9) 엠비뉴의 대군
"인생이란 말이야, 마늘 까기와 같은 거야. 왜냐하면, 아무리 까도 맵거든."
위드는 스스로 말하고 나서도 납득이 되어서 고개를 끄덕였다.
군대를 이끌고 들모레 요새로 향하면서 왜 이다지도 힘든 퀘스트를 많이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초창기에는 그저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
"그 정도가 아니야. 확실히 전생에 뭔가를 국가적으로 크게 팔아먹었어."
웬만큼 큰일들은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해결해주고, 위드는 그 뒤에서 달콤한 과실을 맛보면서 안락하게 살고 싶었다.
그런데 베르사 대륙의 중대한 사건마다 꼭 끼어들어 고생을 해야 하다니!
"이게 다 남들이 놀고 먹고 있을 때 혼자 고생하고 있다는 증거인데 말이야."
위드가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있는 와중에도 그의 군대는 계속 행군을 했다.
사막의 대제로서의 위엄과 공포는 직속 사막 전사 부하들까지도 함부로 떠들지 못하게 할 정도였다.
전일이와 전이를 비롯한 조각 생명체들도 위드의 성격에 대해서는 잘못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저지른 짓들이 있다보니, 다들 위드를 호전적이고 잔인하지만 사막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영웅으로 안다.
사막 전사들에게는 가히 사막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나타난 제왕이라고나 할까.
위드는 하필이면 사막에 떨어져서 이것도 얼마나 큰 불만 이엇는지 모른다.
"적당히 살기좋은 곳에 있어야 했는데. 사막이라서 어디 한번 가려고 해도 멀어서 엄두도 못내고, 물도 구하기 귀찮았고, 몬스터들도
너무 화염계열들만 많았지."
사막은 정말 사람 살 곳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물론 처음부터 그곳에서 태어난 사람들이야 모르겠지만 나중에 방문한 사람들이 겪는 숱한 불편함들은 어쩔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로열로드에서도 유저들이 가장 찾지 않는 장소가 남부 사막 지역이 되었으리라.
위드에 의해서 사막 지역의 부흥이 어느정도 이루어졌다지만, 그럼에도 구경하러라면 모를까 가서 살고 싶은 마음들은 없었다.
"나를 따르겠다는 부족들이라고 해봐야 양 몇마리 키우는 놈들이 전부였지, 팔아먹으려고 해도 돈도 안 나와."
위드는 이동하는 와중에 그런 식으로 계속 불평을 늘어놓았다.
전쟁에 대한 긴장감 해소에는 돈드는 사치성 취미보다는 뒷담화나 불평이 최고인것!
머릿속으로는 냉정하게 지금까지 드러난 엠비뉴 교단과 현재의 전력을 비교 분석했다.
'내가 조금 더 강해져야 할 필요성이 있어. 그리고 최악의 상황에서는...퀘스트를 완벽하게 실패해 버려야지.'
무조건 이길 거란 환상은 버려야 했다.
불사의 군단과 싸우던 당시에도 그랬지만, 만약에 일이 잘 못 될 것 같으면 혼자서라도 살아야 한다.
여기서는 살고 죽는 건 큰 의마가 없고 조각술 최후의 비기 퀘스트를 망치고 끝나는 것이 되겠지만, 최대한 많은 걸 얻어내야한다.
"엠비뉴 교단을 위해서 마폰 왕국과 베이너 왕국을 먼저 쓸어버려야지. 어차피 못먹을 감이라면, 사막 전사들을 이용해서 이 대륙을
엠비뉴 교단이 나중까지 그대로 이어진다면 대륙에는 정말로 파멸밖에 답이 없다.
하지만 역사는 어떻게든 바뀌기 마련이고, 중간에 무슨 마스터들이 나타나거나 해서 어떤 대단한 원정대를 꾸려서 엠비뉴 교단의 총본영을
파괴할지도 모른다.
"큰 실수를 할 뻔했군. 서윤을 통해서 마족도 깨워줘야지."
나쁜짓에도 섬세함이 필요한 법!
퀘스트 실패에 대한 계획들까지 세우다 보니 저쟁에 대한 부담감은 많이 사라져 있었다. 못된 행동과 그 결과들을 생각하다 보니 엔도르핀이
마구마구 분비되어 어느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최상의 상태가 되었다ㅣ.
선두에서 행군을 이끌던 전일이가 물었다.
"들모레 요새까지는 2킬로미터 정도 남았습니다. 적군의 기병들이 계속 정찰을 오는데, 박살낼까요?"
마폰 왕국과 베이너 왕국군이 주둔하고 있는 들모레 요새에서는 자신들을 공격해 오는 것인줄로만 알고 잔뜩 긴장한 모양이었다."
"아니, 내버려둬라. 그리고 조금 일찍 도착했으니 오늘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엠비뉴 교단은 밤을 통해서 온다. 그들은 언데드처럼 지ㅣㄹ줄을 모르는 데다 마법과 신성력도 이용하기 때문에 먼길을 빠르게 주파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빨라도 오늘 중으로는 도착하지 못할 것이고, 낮에도 쉬지않고 계속 행군한다해도 내일 정오 무렵에나 도착하게 되리라.
'그때가 전투를 벌이기에 최적의 시기지.'
엠비뉴 교단이 기다리다가 밤에 습격을 해오더라도 별로 상관은 없다. 들모레 요새 근처의 대평원에서 자리를 잡고 잇었기에, 마법으로 적당한 조명만
만들어 낸다면 전투에는 지장이 전혀 없다.
밤은 언데드들에게도 유리한 시간. 뭐, 어쨌든 전투는 벌어지고 말것이고, 위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작정이었다.
착한척하면서 마음의 고민을 떠 안거나 망설이는 성격은 결단코 아니었으니까.
엠비뉴 교단도 따지고 보면 상당히 재수가 없는 편이다.
현재의 그들은, 노들레라는 진정한 용사에게 총본영이 괴멸되기는 했지만 다시 살아나서 대륙을 악으로 물들이고 있다. 그런데 뜬금없이
과거의 역사속에 위드가 튀어나와서 아예 죽자살자 싸우려고 든다.
노들레처럼 정의와 명분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양심의 가책을 받으면서 전투수행시의 도덕적 의무를 지키지도 않는다.
엠비뉴 교단의 입장에서도 위드를 넘어서지 못하면 훗날의 종교적 영향력까지도 날려버릴 수 있었다.
그렇게 저녁이 되었고, 별다른 사고도 벌어지지 않은 편안한 밤이 지나갔다.
평원에는 야영을 하는 병사들이 밝혀놓은 모닥불과 횃불이 가득했다. 저 멀리 떨어지 ㄴ어두운 곳에는 언데들도 제멋대로 앉아있거나 서 있다.
엠비뉴교단에서도 진군 속도를 조금 늦췄으며, 들모레 요새의 군대는 성문밖으로 일절 나서지 않았다.
위드에게 워낙 호되게 당했던 만큼 알아서 사라져 주기를 바라는 것이리라.
그리고 다음날.
위드는 병사들에게 푸짐하게 고깃국을 먹였다.
"실컷먹어라."
"예, 대제님"
"건더기가 정말 많습니다."
험궂게 끌려다녔던 전투 뇨예들이 황송해 하는 걸 보니 기분도 좋았다.
목숨을 건 싸움에 내보내기전에는 푸짐하게 먹여주는 위드가 가진 최소한의 양심!
위드는 들모레 요새도 관찰했다.
마폰 왕국과 베이너 왕국의 병사들이 칼날처럼 엄정한 군기를 세우며 전쟁에 대비하고 있었다.
"역사에 확실히 남을 수 있을 만큼 멋진 전투가 되겠군."
역사서에 기술되는 위드관련 부분은 이미 온갖 쌍욕들로 도배될 것이 기정사실화 되어있는 상태!
엠비뉴 교단의 군대는 예측대로 정오를 약간 넘긴 시간에 도착했다.
그리고 드디어, 베르사 대륙의 운명을 결정짓는 전투가 개시되었다.
엠비뉴 교단의 군대에서 가장 압도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이라면 아무래도 청동 거인들로 이루어진 군단과 거대한 비행 생명체들이었다.
지상을 가득 채운 광신도들이야 사실상 대충 전투 노예들로 상대를 할 수 있거나, 그게 안되어도 최소한 시간은 끌어줄 수 있으리라.
그러나 청동 거인과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 생명체에 탑승한 채 활을 쏘는 궁수부대, 암흑사제, 극악의 기사단, 마녀,
엠비뉴의 사제들로 이루어진 완벽한 병력 구성.
제4지파의 대사제 모툴스가 청동 거인들과 비행 생명체에 타고있는 군대를 관할했다.
제6지파의 잉그리그는 암흑 군대 전반을 이끌었다.
엠비뉴 교단도 따지고 보면 문어발식 확장을 일삼는 대기업과도 같았다.
"뭐, 뭐야!"
"이상한 놈들이 나타났다."
전투노예뜰이 놀라서 반응했다.
"오오, 거룩하신 엠비뉴 교단께서 이몸을 찾아주셨다. 파괴!파괴!파괴!"
"잘 찾아오셨나이다. 이곳에 모여 있는 인간들을 전부 죽여주시옵소서!"
군대내의 엠비뉴 광신도들은 열광을 하며 환호했다.
위드는 그동안 광신도들이 눈에 띄는 족족 적들에게 던져주거나, 언데드로 만들거나, 혹은 뱀파이어로 바꾸었다.
그런데도 질기고 질긴 바퀴벌레처럼 연명하고 있던 그들!
그런 병력이 도처에서 1만명 넘게 등장하며 환호를 했다.
위드가 아무 말 없이 손을 쓱 들었다. 그러자 군대 사이사이 배치되어있던 사막 전사들이 광신도들을 신속하게 처리했다.
2만여 명에 이르는 사막 전사들과 사막 용병들이야말로 엠비뉴 교단에 물들지 않은, 어떤 면에서는 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위드의 철저한 신봉자들이었다.
"모두 똑똑히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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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록의 함성을 사용하셨습니다.
모든 병사들이 공포를 잊습니다.
군대에 전투와 관련된 특별한 행운이 생깁니다.
훈련된 병사들은 자신이 맡은 임무를 탁월하게 수행할 것입니다.
기사단의 돌격에 아트록의 축복이 부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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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때에 스킬을 사용해 줘야 했다.
워낙에 대군이라서 적당한 때에 확실하게 통솔력을 발휘 하지 않으면 귀족들의 군대같은 경우는 뿔뿔이 흩어져 버리기도 한다.
전투 노예들도 틈이 생기면 싸우기보다는 도망쳐 버리려하리라.
"저들은 엠비뉴 교단! 우리가 살아가는 이땅을 파괴하기 위하여 나타난 자들이다."
위드는 말살의 검을 뽑아 엠비뉴 교단을 겨누었다.
"인간성이 사라진 광신도! 죽음과 파괴밖에 모르는 자들! 오직 엠비뉴만을 믿으며 모든 이들을 죽이고자 하는 목적만을 가지고있다.
우리가 뿌려 놓은 곡식들을 짓밟고, 도시를 불태워서 문명을 없애고, 아이들을 처형하려는 잔인무도한 자들이다.
모두 저들과 싸우기 위해 검을 들어라!"
"우와아아!"
사막전사들과 전투 노예뜰이 함성을 질렀다.
어떤 적을 맞이해도, 전사들에게는 위드와 함께 싸운다는 것이 중요했다.
또한 전투노예들이야 어차피 자유가 없다. 싸우지 않으면 죽을 뿐!
들모레 요새에서는 그저 황당할 뿐이었다.
"저 야만족의 수장이 무슨소리를 하는 거야. 자기들끼리 내분이라도 일으키는 것인가?"
"모르겠습니다. 국왕폐하. 아무튼 뻔뻔하기 짝이 없는 자입니다."
마폰왕국과 베이너 왕국군의 입장에서 위드의 연설은 정확히 침략자인 자신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만 엠비뉴 교단이 접근해 오면서 들모레 요새에서도 긴박한 위기감이 흘렀다.
"전투준비를갖춰라!"
"공중에서의 공격에 대비하고, 궁수들은 화살을 넉넉히 준비하라!"
"전원 전투준비!"
위드가 원하던 대로 들모레 요새에서도 분주하게 수비를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위드의 군대와 들모레 요새까지는 그래도 상당히 거리가 있었다.
성벽 위에서 쏜 화살과 마법이 닿지 않아야 했고, 언데드들이 요새 주변에 흐르는 강에 접근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새 수비군을 전투에 끌어들이기에는 지형상의 난점이 조금 있었지만, 이 정도야 조금만 더 치사하게 극복하면 될일.
"싸움이다. 강적과 싸우는 전투 진형대로!"
위드는 명력을 내리며 엠비뉴 교단과 맞서기 위해 군대의 진형을 바꾸었다.
사막전사들은 중간과 좌우의 날개에 배치되었다. 아직까지 저들의 공격이 어떤식으로 구체화 될지 모르기에 상황에 따라
즉각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최근에 징집한 전투 노예뜰은 앞에 세웠다. 잃어버리더라도 아깝지 않은 병력이다.
귀족들의 군대는, 그래도 머릿수는 충분히 채울 수 있고 밥값도 하기에 중앙과 후바엥 넓게 퍼트렸다.
각 교단에서 선발된 사제들과 성기사들도 뒤쪽에 챙겨 놓았다.
그리고 위드는 군대의 가장 선두에서 쌍봉 낙타를 탄 채로 엠비뉴 교단의 접근을 지켜보았다.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닌데.'
속으로는 물론 가장 안전한 후방에 있고 싶었다.
제일 앞에 있어봐야 엠비뉴 교단의 일차 표적이 되어서 각종 저주마법이나 공격마법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신세밖에 더 되겠는가.
남자로서의 자존심이야 당연히 없었다.
사막의 대제이며 폭군으로서 전쟁에서 피바람을 일으킬 때와는 달리,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두려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성격!
엠비뉴 대군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멈추지 않고 계속 다가왔다.
위드는 적의 대사제와 멋지게 말싸움을 벌일 계획을 갖고 있었다.
전쟁의 명분이 어디에 있는지, 저들이 왜 나쁜놈인지를 따끔하게 질타하면서 군대의 사기를 극적으로 끌어 올리려는 것이다.
이 전투는 규모면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뿐만아니라, 향후 베르사 대륙의 미래까지도 바꿀 것이닌 당연히 중요하지 않겠는가.
방송국들도 생방송으로 중계를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멋진 모습을 연출해 주어야 했다.
물론 놈들의 약점이나 정보를 찾아내개 된다면 더할 수 없이 좋고, 극적인 타협이 이루어지지 말란 법도 없었다.
위드는 냉정하게 말하면 정의의 편이 아니라, 가진자의 편이 되고 싶었으니까.
"에...너희는 우선 이곳까지 오느라 수고했다."
부드럽게 구슬리는 말투였지만 아트록의 함성을 잉ㅇ하였기에 전장에 쩌렁쩌렁 울렸다.
그러나 엠비뉴 교단은 진군을 멈추지 않고 계속 다가왔다.
이제 양측의 거리는 곧 화살은 닿지 않더라도 공격마법은 충분히 통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양측이 모두 워낙에 대군이 모여 있기에 이 정도는 거의 근접해 있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엠비뉴 교단이여, 너희의 음모는 만천하에 밝혀지고 말았다. 나는 시간을 거슬러서 대륙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우러 온 것으로......"
위드가 이번엔 더욱 큰 소리로 질타를 했지만, 엠비뉴 교단의 사제들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지나가던 몸보신이 짖더라도 이보다는
좀 더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아예 듣는 것 같지도 않았다.
철컹!철컹!철컹!
그때, 청동 거인들이 앞으로 나서더니 양손을 위로 들어 올렸다. 그들은 5미터, 6미터가 넘는 거대한 바윗덩어리를 들고 있었다.
"설마....."
청동거인들의 바위 투척!
수백개의 바윗덩어리들이 공간을 가로지르며 위드와 전투노예뜰을 향해 그대로 날라왔다.
"절대방어, 다른 하나의 검 소환, 탄생의 힘!"
위드는 급하게 스킬들을 발휘하고 말살의 검을 뽑아서 바윗덩어리들을 베었다.
정말 두부자르듯이 잘려나가는 바위들, 가까이에서 날라오던 다른 바윗덩어리들은 알아서 스스로 타오르더니 녹아버렸다.
콰과과과광!
그러나 위드가 없앤 것은 입분의 일도 되지 않았고, 나머지 바윗덩어리들은 그대로 전투 노예들을 강타했다.
아무말도 없이 전투 개시!
엠비뉴 교단의 군대는 신탁을 받아서 출격한 것이기 때문에 그 어떠한 말도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비행 생명체들도 날아오더니 탑승하고 있는 궁수들로부터 소나기 같은 화살 공격이 이어졌다.
엠비뉴의 저주가 걸려 잇어서, 화살에 맞은 이들은 고통스러워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전투 노예들이 버텨 내기에는 너무나도 엄청난 공격이었다.
"우아아아악!"
"아아, 살려주세요. 엠비뉴 교단에 충성을 다짐하겠습니다!"
"방패를 들고 공격 범위 밖으로 뛰어라!"
전투노예들의 진형은 삽시간에 와해되어버렸다.
사실 중장갑병도 아닌 이상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건 그냥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비행 생명체들이 하늘에서 움직이 ㄹ때마다 지상에서는 그 부근을 피하기 위해서 아우성이다.
쿠걱쿠거걱!
"신! 신을 믿으라! 엠비뉴 신은 모든 이들에게 평등하다. 너희 모두를 공평하게, 고통스럽게 죽여줄 것이다!"
"영광, 파괴, 죽음!"
엠비뉴 교단 측에서는 괴물들과 극악의 기사들, 광신도들이 미친듯이 절규하며 앞으로 달려 나왔다.
그러나 위드는 여전히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정도야 충분히 예상 했지. 거뜬하게 이길 수 있겠군."
엠비뉴 교단의 전면적인 공세가 바로 벌어졌고, 전투 노예들로 구성된 군대의 선봉은 처참하게 박살나고 있었다.
그러나 위드가 가장 잘하는 부분이야말로 전력 분석!
숱한 전쟁터를 경험하고 지휘해 보았기에 싸워 보기도 전에 적들이 어느정도인지 안다.
엠비뉴 교단에 대한 예상 정보들은 턱없이 부족하였지만, 강자들이 많은 전쟁의 시대다. 어떠한 피해도 입지 않은 엠비뉴 교단이라면
당연히 최상의 전력을 갖추고 오리라고 짐작했다.
머릿수를 끌어 맞춘 어중간한 전투노예들로는 적들을 조금 귀찮게나 한다면 할 몫을 다한 것이었다.
위드도 전투에 아직 가담하지 않았고, 주력인 사막 전사들도 대기중이었다.
본격적인 카드는 아직 꺼내 들지도 않았으니 이렇게 예상 했던 수준이라면 충분히 싸워 볼수 있는 상태이리라.
"...그리하여 엠비뉴 신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지옥의 문이여, 열려라!"
그런데 그때, 엠비뉴의 교단 측에 속해있는 마녀들이 뭐라고 중얼중얼하더니 두손을 번쩍 쳐들었다.
그러자 하늘에 붉은 기운이 가득 모여들더니 어두운 구멍이 뚫렸다.
콰르르르릉!
천중벼락이 사방에 떨어지더니, 구멍을 통해서 나오는 것은 지옥의 마물들!
"크리리리릿. 얼마만의 인간 세계 방문인가?"
"모두 먹어 치워 주자!"
날개가 달린 지옥의 하급 마물들이 수천말이 이상 무더기로 튀어나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위드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러면 그렇지, 이놈의 팔자는......"
위드의 모험은 닷새간 전례 없을 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막의 카리스마, 폭군 위드의 행보에 유저들은 부러워하면서도 재미있어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더욱 화제가 된 건 바로 모험의 내용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다양한 반응들이 나왔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서 노들레와 힐데른의 퀘스트를 하다니, 로멘틱 그 자체네요.
-두사람이 꼭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저도 남자랑 같이 전쟁의 시대에 가보고 싶어오. 그런 곳에서도 지켜주는 남자라면 믿을 만할텐데... 현실은 던전에서 도망치는 애들밖에 없으니, 원.
헌신적이고 용감한 남자는 전통적으로 인기가 있었다.
-사막전사들의 울퉁불퉁한 팔근육. 꺄아!
-헤스티거는 늘씬하면서도 얼굴도 미남형에, 눈빛이 정말 좋지 않나요? 수염까지 길렀을때는 진짜 영화배우급이었던 듯.
-재수없게 생긴거죠.
-그냥 콱 죽었어야 하는데.
-전투를 마치고 땀에 젖어있는 모습을 보니까 진짜 미남이더라고요. NPC라는게 아까울 정도로.
-쌍봉 낙타도 표정이 살아 있어서 귀엽습니다.
그리고 정보 게시판, 분석 게시판 등에서도 모험과 연관된 무수히 많은 글들이 쏟아졌다.
제목: 전쟁의 시대에 존재하는 왕국들에 대하여
제목: 베르사 대륙의 역사 변동?
제목: 엠비뉴 교단의 위험성을 다시 한 번 경고하며
제목: 과거의 변화로 인해 퀘스트에 실패한다면 대재앙이 벌어질지도
위드의 모험이 대륙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기에 화제가 끊이지를 않았다.
모든 이들이 모험에 대하여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엠비뉴 교단도 당장 크게 연관이 있었을 뿐만아니라, 중앙 대륙의 하벤제국에도 연속적으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유저들은 은근히 고소해하고 있었기에 게시판에서의 비판 여론은 그리 크지 않았다.
게다가 위드가 전쟁의 시대에 타락한 왕국들을 쓸어버리면서 엠비뉴 교단을 물리치는 내용이 되고나니 더욱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엠비뉴 교단의 군대와의 전쟁이 방송국에서 생중계로 진행되었다.
방송국들도 생중계를 원했지만, 방송일정을 늦추기라도 한다면 이젠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다 알고 있는 시청자들의 항의에 의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던 것이다.
사실 이번 전투는 단순한 위드의 모험으로만 볼 수도 없게 되었다.
전투의 승패에 따라서 베르사 대륙의 운명이 ㅜ디바뀌게 된다.
위드를 좋아하는 무리이거나 싫어하는 무리이거나, 한결같이 전투에서 승리하기를 바랄 수 밖에 없었다.
시청자들이 완벽하게 위드를 응원하게 되었고, 그만큼 그의 행보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화령은 다른 동료들과 모험을 하는 도중에 위드의 퀘스트 내용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날 놔두고 다른 여자를 데리고 가다니..흐흐흑."
그녀는 로열로드에 접속해서 서럽게 울었다. 어찌나 눈물을 흘려 대는지, 제피는 물론이고 벨로트로 달래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언니가 이정도로 위드님을 좋아...아니, 사랑했던 거야?'
'화령 님에게도 이렇게 순수한 면이 있었구나. 하긴 겉으로는 별로 티를 내지 않는 사람이 외로움은 더 많이 타는법이지.'
다들 그녀의 눈물이 그칠 때까지 조용히 곁을 지키며 기다려 주기로 했다.
"아흐흐흐흑, 팽! 저, 전쟁의 시대에 있는 가방도 꼭 갖고 싶었는데."
"......."
"지난번에 해외 스케줄 때문에 스트레스를 얼마나 많이 받았다고! 과거로 돌아가서 달콤한 여행을 했어야 되는데......
구두도 많이 신어보고."
"......."
다소 둔감한 페일도 화령의 말이 완전한 진심이 아니란 건 알았다. 참지 못하고 쏟아지는 눈물을 어쩌지 못해서 장난처럼 말을 늘어놓는 것이리라.
위드가 같이 가자는 제의도 하지 않았으니 얼마나 섭섭하고 밉겠는가.
그래도 화령이 그렇게 말하니까 왠지 진짜 가방과 구두에 목맨 사람같이 들리기는 했다.
"위드님이랑 잘 지내고 싶었는데. 앞으로는 가방도 비싼거 안사려고 했는데."
"......"
"지금까지 예약 걸어놓은 것들만 다 사고 나면 신상품 나올때까지 한동안은...흐흐흑!"
"......"
화령은 정말 실컷 울었다.
본래 성격이 직설적이고 감정을 여과없이 표현할 줄 아는 그녀였다.
정득수는 호성 그룹의 회장직에서 자의반 타의 반으로 쫓겨난 이후로 자신의 넓은 저택을 정리했다.
"더 이상 여기에는 미련도 없군"
대한민국 경제계를 좌지우지하는 그룹회장, 사장 들이 살아가는 부유한 동네지만 떠나기로 한 것이다.
채권단과 정치권에 의해서 호성그룹의 알짜배기 기업들은 백화 그룹과 벽일 그룹에 의해서 인수되고 있었다.
언론에 의해서 무능한 기업가로서 낙인찍힌 신세이다 보니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었다.
아직 지방 여러 곳에 별장들이 남아 있고, 미국과 이탈리아 등 해외에도 부동산이 있다
"하지만 내가 진심으로 가고 싶은 곳은 없구나"
쭉 살아오던 저택을 떠나서어떤 도시, 어떤 나라에서 살아가더라도 쓸쓸함을 감출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기업 경영을 하면서 정신업싱 바쁘게 살아왔지만 갑자기 한가해지게 되었다. 잠시 멈춰서서 과거를 돌아보니 모든것들이
일장춘몽과 같았고, 자신은 그저 외로운 사람이었다.
늙고 돈만 많은 중년이 되어 버린 것이다.
과거에 워낙 큰 부를 가지고 있었고, 회장 자리에서 떠나면서 회사 지분을 정리했기에 보유한 현금은 상당하다. 그렇지만 마음의
허전함은 돈으로도 살 수가 없는 것이었다.
일가친척들은 이제 그를 반겨주지 않을테고, 남아있는 가족이라고는 서윤뿐이었다.
"딸아이의 근처에서 살아야겠군. 만나서 다정하게 이야기는 하지 못해도, 가끔씩 거리에서 지나다니는 걸 볼 수는 있겠지."
부동산을 통해서 단독주택을 구하기로 했다.
"선생님, 어떤 집을 찾으시는데요?"
"그냥 나 혼자 살집이 필요하다오."
정득수는 복잡한 사정이야기는 설명하고 싶지 않았고, 부동산에서도 더이상 묻지 않았다.
혼자사는 사람이 많은 시대인 것이다.
아울러 정득수가 기업 회장 출신이라는 것도, 부동산 중개인 아줌마는 알아보지 못했다. 사실 그룹 회장들의 얼굴을 정확히
기억하는 일반인은 드문 편이다.
"그러시구나. 그럼 전세 구하실 건가요?"
"전세?"
"네? 아, 요즘 시세가 많이 오른 편이라서요. 전세로도 많이들 거주하시죠. 혼자사실거라면 월세로도 좋은집이 나온게 있는데요."
"그냥 매매로 합시다."
"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집을 찾으시는지요? 이 동네가 살기좋다고 소문이 나서 매물이 많이 없는데...그래도 지금은 이사철이라서
매매라면 몇개 잇긴 하거든요."
이현이나 서윤이 사는 집과 너무 가까워도 곤란하니 조금은 떨어져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도로주변에 있는 집도, 사생활이
방해 될 것 같아서 싫었다.
"흔한 2층집 정도가 좋겠소."
"아, 2층짜리 단독주택요? 그러면 고를 수 있는 집은 더 줄어드는데요."
"정원에 나무들은 너무 번잡하게 많지 않았으면 하고, 연못 같은게 하나 있는 것도 붕어들 기르는 소일거리로 괜찮을 것 같군.
실내에는 골프연습장이나 영화 감상실을 만들어 둘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하고...아, 휘트니스를 위한 기구들도 들여놓아야 될 것 같소.
거실은 따로 서재로 꾸며야하니 구조가 좀 넓었으면 좋겠군."
"...더 바라시는 건 없나요?"
"계단이 좀 번거로우니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있는 집이었으면 하는데 주차장은 번호판 자동 인식으로 작동 되어야 하고, 다섯대에서
일곱대 정도는 넣을 수 잇어야 편할 것 같고."
"저기, 이 동네에는 원하시는 그런집도 없고, 혹시 그런 집이라면 가격이 얼마정도 하는지는 알고 계시는지요?"
"한 50억이면 되지 않겠소? 예전에 살던 집을 처분할 거라서 100억정도까지는 상관이 없는데."
"......"
부동산 업자를 패닉으로 몰고간 집 구하기는, 이곳 동네의 현실적인 상황을 듣고나서 아담한 2층짜리 주택을 구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물론 일반 서민이나 중산층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정득수에게나 아담한 건물 면적만 140평짜리 집이었다.
바트는 모라타의 선술집에서 저렴한 맥주를 시켜서 마셨다.
"크으, 좋다."
선술집에는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다들 사냥도 퀘스트도 팽개치고 뭐ㅏ는 것인지 모르겠군."
위드의 모험이 중계되는 날에는 도시안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굳이 북부만 그런 것도 아니고, 사정은 중앙대륙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하벤 제국의 영토내에서도 보면서 킬킬 거리며 좋아한다니,
인기는 말 다한 셈이지 않은가.
바트는 어렵게 선술집의 자리를 구했다. 그나마 한 가게만 계속 이용하면서 고정 고객이 되지 않았더라면 앉아서 마시지도 못했으리라.
'딸을 딸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딸 친구를 딸 치구라고 말할 수가 없구나.;
서윤과 위드와의 관계에 대해서 밝히더라도 아무도 믿지를 않고,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이나 하기 일쑤다.
'가상 현실에서 이런 기반을 닦았을 줄이야 내가 어디 알았나.'
북부대륙에서 특히 위드는 왕이었기 때문에 그에게 함부로 대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설자리가 없었다.
모라타에서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살아가며 풀죽신교에도 슬쩍 발을 들여놓고 있는데, 그날로 북부를 떠나야 하는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야, 이제부터 시작인거야?"
"닭부터 빨리 먹자."
"아까운데 천천히 먹어야지."
"5마리 더 시켰어. 왕창먹으면서 봐야돼."
"잘했다!"
배와 턱의 살이 늘어져서 탐욕스럽게 생긴 상인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있었다.
"으음"
바트는 상인을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북부 발전의 초창기에는 상인들의 체형도 작고 마른 편이었다. 다들 레벨이 낮다보니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북부의 발전 만큼이나 뱃사이 두꺼워진 상인들이 상당히 많아졌다.
일반 유저들도 뚱뚱보 상인이라면 일단 믿음을 주었다.
북부상인들은 비싼물건을 바가지 씌워서 팔기보다는 저렴하게 대량으로 공급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어서 인기도 높았다.
치안도 확보되지 않은 넓은 지역을 마차를 끌고 돌아다니면서 요역을 하기에, 겁쟁이라는 말로 무시하지도 못한다.
전투계열 직업들도 진입하지는 못하는 험한 산골마을로, 가죽과 철광석 등을 사오기 위해 손수레를 밀고 올라가는 것이다.
다만 상인이라고해서 무조건 살이 찌는 건 아니고, 전투 능력을 올리거나 교역을 하면서 장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금방 다시
날씬해질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장사하기 어렵고 창피하다면서 억지로라도 살을 반드시 찌우는 편이었다.
"나도 전직이나 할까? 전투계열 직업은 아무래도 맞지 않는 것 같은데."
바트는 상인이 되기 위해 전직을 결정했다.
전사로서 몬스터들과 싸우기가 만만치 않았고, 기업가로서 평생을 살아온 만큼 상인이 되어 보는 것도 재미가 있으리라.
레벨이 워낙에 낮은 만큼 지금 전직을 하더라도 크게 아쉬울 것도 없었다.
헤르메스 길드의 수뇌부에서 중앙대륙을 제패했다고 판단했다.
연합군은 와해되어 패전을 거듭한 끝에 사라졌고, 몇몇 미점령 지역은 있지만 아직 제국군이 가지 못한 곳들이다.
중요한 요새와 성, 도시 등을 장악하고 왕국의 수도들을 점령했을 뿐, 지방의 작은 마을들과 깊은 산속, 섬들은 완전 히 복속시키는 데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늦어도 1~2달 내로 중앙 대륙의 모든 땅에 하벤 제국의 깃발이 걸리게 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드워프 왕국 토르, 엘프의 숲도 무난하게 장악 작업이 진행되었다.
오히려 그들을 정복하기가 훨씬 쉬운것이, 드워프나 엘프는 국가를 이루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저항을 하지 못했다.
돈과 인력을 동원하여 야금야금 영토를 빼앗고 있으니 곧 하벰 제국의 영향력 아래에 놓이게 되리라.
하벤 제국의 황궁에서는 라페이가 주도하는 중대 회의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회의의 결과에 따라 베르사 대륙의 통치 방법과 전쟁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중앙 대륙에서의 큰 전쟁은 대략적으로 마무리 되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걸림 돌은 엠비뉴 교단과 위드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라페이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수뇌부에서는 골칫덩이들이 나왔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엠비뉴 교단은 국가들이 몰락한 자리에서 무섭게 세력을 확장해 가고 있었다. 종교적인 영향력이 확대되자 여기저기에서 광신도 들이 출몰
하고 있었기에 이를 막아 내기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다.
점령지에 하벤 제국에 대한 복종과 충성심을 심어주기도 전에 까딱 잘못하면 엠비뉴 교단으로 넘어가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서 모험을 하고 있는 위드.
도대체 어떤 식으로 대응 방법을 찾아야 하는가.
도시 파괴의 여파는 이제 정점에 달해서, 몇몇 중요한 상업.군사도시들이 쓸모없게 변했다.
그정도야 드넓은 하벤 제국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까지는 아니었지만, 승승장구하고 있는 그들에게 미묘하게 무시할 수 없는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도 사실 이엇다.
중앙 대륙의 패자가 되었는데도 상당한 피해가 생겨서 기뻐할 수만은 없으며, 사람들의 관심도 위드의 모험으로 향했다.
"아시다시피 현재 위드는 곧 엠비뉴 교단과 싸우게 될 것입니다."
라페이가 회의를 개최한 지금 이때에는 위드와 엠비뉴 교단의 군대 간의 전투도 막 시작되고있었다.
각 방송국들이 생중계를 해 주면서 모두 그것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헤르메스 길드에 소속된 유저들 조차도 위드의 모험이 시작되면 가슴을 졸이며 시청할 정도였으니 그 인기야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위드가 만약 퀘스트를 무사히 완수하고 조각술 최후의 비기를 얻어낸다면, 어떤 종류의 것인지는 모르지만 우리의 앞길에 상당한
골칫덩이가 될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막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퀘스트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지요. 하지만 지금까지 보기에 그 퀘스트들이 쉬워 보이는 것도 아니니 실패하기를 기다려 봐도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최대한 상황에 맞는 준비를 해 나가야 합니다."
"상황에 맞는 준비라니요?"
수뇌부는 라페이의 말이 계속 진행되기를 기다렸다.
헤르메스 길드가 별다른 저항 없이 쉽게 하벤 왕국을 먹어치우고 경쟁자들을 제거하며 중앙대륙을 제패한 데에는 라페이와
참모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명문 길드들 사이를 이간질하고 첩자들을 심어놓는 장기적인 안목.
물론 위드의 등장은 큰 변수 였지만, 이번에도 라페이가 잘 해결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참모부에서는 위드의 퀘스트를 계속 분석해봤습니다. 그리고 내려진 결론은, 현재 진행되는 퀘스트가 대실패를 했을 경우 엠비뉴 교단은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커지게 될 것입니다."
"저런......."
수뇌부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다들 어느 한 지역의 영주였기 때문에 엠비뉴 교단이 지금 보다 더 심하게 확산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 바였다.
영주들이 가까이 있는ㄴ 친한 사람들과 작게 속삭이며 불평을 늘어놓았다.
"이번에 포도 농장에 크게 투자를 했는데 말이야...."
"난 온소 사업에 돈을 걸었는데, 그 효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
이 자리에는 헤르메스 길드의 초창기 멤버들도 참석하고 있어서, 칼라모르 왕국 점령지 에바루크 성의 영주 다인도와 있었다.
에바루크 성은 칼라모르의 영역내에서 유일하게 저항군들이 날뛰지 않는 지역으로, 인구도 늘어나고 있고 경제도 발전했다. 전쟁 후의
재건기를 통해 제2의 수도라고 할 만큼 발달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엠비뉴 교단에 의해서 고생을 하던 영주 누만차가 물었다.
"구체적인 피해 예상은 나왔습니까?"
"엠비뉴 교단이 현재보다 어느 정도로 커질지는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퀘스트의 중요도와 내용으로 보아서는 2~3배가 될 수도 있겠고, 어쩌면 그 이상도 가능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국가들의 역사가 사라지고, 주민들이 모두 광신도로 변해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리되면 하벤제국의 전 군대가 엠비뉴 교단과 전쟁을
치러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대비가 되어있습니다."
하벤 제국에서는 엠비뉴 교단과 맞서기 위하여 일찍부터 대비를 해왔다.
가진 것이 많을수록 걱정도 크다고, 대륙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신성 기사 부대도 비밀리에 창설해 가고 있었다. 신성력이 부여된
무기와 갑옷으로 무장을 하고 엠비뉴 교단을 칠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혀 예측하지 못하던 방식으로 갑자기 엠비뉴 교단의 세력이 거대해진다면 악전고투를 예상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승부를 해야하리라.
성들이 그대로 엠비뉴 교단의 영역으로 넘어가 버려서, 중앙 대륙 전체를 놓고 다시 기초부터 닦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그들과 싸우는 사이에 연합군이 회복할 기회를 주게 될지도 모르니 하벤 제국의 통치가 중대한 갈림길에 놓이는 것이다.
"하벤제국의 국력은 강대합니다. 전력을 다한다면 엠비뉴 교단을 물리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여론도 등에 업을 수 있겠지요.
위드가 실패한 엠비뉴 교단을 처리하는 것입니다. 즉, 피해는 있더라도, 어찌 되었든 힘으로 만회할 것입니다."
위드의 모험으로 인해서 하벤 제국의 계획에도 차질은 이미 벌어졌다.
중앙대륙을 완전히 석권하고 난 이후에 엠비뉴 교단을 몰아내려고 했는데 다급하게 연속된 전쟁을 대비해야 했던 것이다.
"만약에 위드가 모험을 성공한다면요?"
"역사가 인간들에게 조금 더 유리하게 바귀어서 엠비뉴교단의 세력은 더욱 크게 위축되겠지요.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당분간 엠비뉴
교단과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그 경우, 전쟁준비를 하고 있던 군대는 그대로 북쪽으로 올라갑니다."
"그 말뜻은......"
"북부 대륙의 토벌, 아르펜 왕국의 멸망입니다."
중앙대륙에 이어서 북부대륙까지 하벤제국의 차지가 되면 전 대륙에 걸쳐서 사실상 더 이상의 경쟁자는 없다.
대륙의 완전한 지배자가 되는 것이다.
위드의 모험에 따라 하벤제국의 대응도 달라질 수밖에는 없겠지만, 라페이는 어느 쪽이든 그들에게는 이득을 가져오는 방향으로 모든것을
준비했다.
'단지 나에게 두려운 것은......'
그러나 라페이가 영주들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위드는 불가능한 퀘스트를 수없이 성공으로 이끌었다. 그 전무후무한 능력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의 퀘스트를 실패해 버린다면 하벤 제국의 입장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위드도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여기까지 내다보지 못한 것은 아닐 것이다. 전쟁의 시대로 가서 역사를 바꿀 수 있음을 알고 도시들을
파괴했을 때부터 이미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었겠지. 그렇다면 일부로 퀘스트를 실패해 버리고 엠비뉴 교단을 키워주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역사적으로 보면 중앙대륙과 북부는 단절되어 있어 교리가 그리 많지 않았다.
엠비뉴 교단이 판을 치게 된다면, 북부의 피해는 거의 없을 테지만 반면 중앙대륙은 완전히 초토화 된다. 위드가 최선을 다하지 않고
퀘스트를 실패해 버린다면 큰 후유증을 겪어야 하는 건 헤르메스 길드였다.
'정말 일부러 실패해 버리는 건 아니겠지?'
라페이는 불안감에 몸을 떨어야 했다.
위드는 하늘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마물들을 보고 있었다.
"몬스터가 비처럼 내려오는구나!"
마녀들이 열어버린 지옥의 문!
지옥을 관장하는 악마들은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 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무수한 마물들이 세상으로 쏟아져 내려오고있었다.
세상이 갑자기 해가 저물기 직전처럼 어두워지고, 쏟아져 나온 마물들이 질러대는 괴성으로 귀가 먹먹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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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모레 대평원에 지옥의 문이 열렸습니다.
베르사 대륙에 중대한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대마녀 페쳇은 매우 위험한 여자입니다.
그녀는 온갖 사악한 술수와 흑마술에 능숙하며, 새로운 실험들을 통하여 어둠의 물건들을 만들어냅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지옥의 반지'는 지옥과 연결된 통로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녀를 제거하고 반지를 없애지 않는 한 개방된
지옥의 문을 통해서 몬스터들은 계속 나오게 될 것입니다.
혹시 모릅니다, 문이 오랫동안 열려있게 된다면 어떤 위험한 악마가 인간 세상을 기웃거리게 될지도......
전장에 묵직한 공포가 찾아와 모든 이들의 사기가 60% 감소합니다.
지옥의 문이 오랫동안 열려 있으면 의지와 투지가 미약한 자들은 미쳐버리게 될 것입니다.
모든 이들에게 신앙의 효과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니다.
들모레 대평원에서 흑마법의 효력이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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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문에서 튀어나온 마물들이 어찌나 충격적이로 놀라운지, 병사들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하늘에서 집채만 한 덩어리가 땅으로 뚝 떨어지더니 꿈틀거렸다.
"꾸에, 꾸에에에!"
몸 전체가 지방으로만 이루어진 무언가가 입을 쩌억 벌리고는 풀과 나무, 바위, 무엇이든 보이면 다 먹어치웠다.
지방을 꿈틀거리면서 병사들을 향해 기어 오는 놈의 공격 방식은, 당연히 한입에 꿀꺽 삼켜 버리는 것이리라.
어떤 마물은 칼날 같은 것을 몸에 달고서 날아와서 부딪쳤다.
마물들은 지옥의 문을 통과하자마자 무장한 채로 평원에서 있는 인간들을 보고 신나게 덤벼 들었다.
아마 그들의 마음은 이게 웬 뷔페식이냐며 반가움이 가득 할 것이다.
전투가 벌어지기 전, 위드는 노들레의 성장 퀘스트를 진행 하면서 쌓은 자기 자신의 능력을 믿었다.
"남아 있는 퀘스트들은... 적당히 싸우고 패주면 되겠지. 힘이 세지니까 얼마나 좋아? 타협이나 양보같은 건 몰라도 되잖아."
그렇기 때문에 엠비뉴 교단의 군대와도 기꺼이 전쟁을 벌이도록 퀘스트를 진행시켰다.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적들이 대량으로 등장하면 어쩌나하는 걱정도 물론 아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역으로, 과연 이번에도
일이 대책 없이 커질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재수없는 것도 한두번이지, 연속적으로 일이 잘못 커지는 것도 확률상 어렵지 않게는가.
"역시 이번에도 이렇게 될줄이야. 확실히 나는 복권을 사지 않기를 잘했어. 샀더라면 평생 당첨되지 않을 거야."
마지막까지 방심해서는 안되고, 돌다리도 두들겨 보며 건너라는 말도 물론 있다. 그렇지만 인생이 적당히 매끄럽게 풀리기도 해야 되는데
위드에게는 그게 아니었다.
"이놈의 팔자는 정말 규칙적이란 말이야."
한숨을 내쉰 위드는 아트록의 함성을 터트렸다.
"모두 수비에 전념하라!"
전투 노예들에게 마물들과 싸우라는 주문은 도저히 불가능!
대충 잠깐이라도 시간을 끌면서 살아남아주면 그걸로 충분했다.
핵심적인 전력인 사막 전사들과 용병, 각 교단의 사제들이 뒷수습을 하면 되리라.
"불신자들을 제거하자!"
"고통스럽게 죽이자."
"산채로 맛있게 뜯어먹어주지."
어느새돌진해 온 엠비뉴 교단의 광신도들이 전투 노예들과 격전을 치르고 있었다.
보통의 평범한 광신도가 아니라, '어린아리를 잡아먹은', '피를 뽑는 고문에 능숙한', '이교도를 괴롭히는'과 같은 수식어가 있는 광신도들!
평범한 광신도들이 레벨 100 이하라면, 이들은 200을 넘기는 데다 특수능력까지 한가지씩 지니고 있었다.
광신도들의 특성상 여러명이 모여있으면 더 강해지는 효과가 있기에 만만치가 않다.
군대의 주력을 이루는 암흑 기사, 사제, 마녀 들도 돌격을 해오니 전투 노예들은 말 그대로 박살이 나고 있었다.
게다가 엠비뉴 교단의 숱한 괴물들과 비행군단, 청동 거인까지 있었으니 이들의 전력은 그야말로 깨뜨릴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았다.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기에 징벌의 사제단, 극악의 기사단은 나서지도 않았다.
하는 걱정도 물론 아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역으로, 과연 이번에도 일이 대책 없이 커질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재수 없는 것도 한두 번이지, 연속적으로 일이 잘못 커지는 것도 확률상 어렵지 않겠는가.
"역시 이번에도 이렇게 될 줄이야. 확실히 나는 복권을 사지 않기를 잘했어. 샀더라면 평생 당첨되지 않을 거야."
마지막까지 방심해서는 안 되고, 돌다리도 두들겨 보며 건너라는 말도 물론 있다. 그렇지만 인생이 적당히 매끄럽게 풀리기도 해야 되는데 위드에게는 그게 아니었다.
"이놈의 팔자는 정말 규칙적이란 말이야."
한숨을 내쉰 위드는 아트록의 함성을 터트렸다.
"모두 수비에 전념하라!"
전투 노예들에게 마물들과 싸우라는 주문은 도저히 불가능!
대충 잠깐이라도 시간을 끌면서 살아남아 주면 그걸로 충분했다.
핵심적인 전력인 사막 전사들과 용병, 각 교단의 사제들이 뒷스습을 하면 되리라.
"불신자들을 제거하자!"
"고통스럽게 죽이자."
"산 채로 만ㅅ있게 뜯어 먹어 주지."
어느새 돌진해 온 엠비뉴 교단의 광신도들이 전투 노예들과 격전을 치르고 있었다.
보통의 평범한 광신도가 아니라, '어린아이를 잡아먹은', '피를 뿁는 고문에 능숙한', '이교도를 괴롭히는' 과 같은 수식어가 있는 광신도들!
평범한 광신도들이 레벨 100이하라면, 이들은 200을 넘기는 데다 특수 능력까지 한 가지씩 지니고 있었다.
광신도들의 특성상 여러 명이 모여 있으면 더 강해지는 효과가 있기에 만만치가 않다.
군대의 주력을 이루는 암흑 기사, 사제, 마녀 들도 돌격을해 오니 전투 노예들은 말 그대로 박살이 나고 있었다.
게다가 엠비뉴 교단의 숱한 괴물들과 비행 군단, 청동 거인까지 있었으니 이들의 전력은 그야말로 깨뜨릴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았다.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기에 징벌의 사제단, 극악의 기사단은 나서지도 않았다.
보스급 몬스터로는 대마녀 페쳇, 엠비뉴 교단의 대사제 모툴스, 잉그리그까지 있으니 이보다 더 화려한 진용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그런데 전투 노예들이 그나마 싸우려고 드는 것은, 아트록의 함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위드를 믿기 때문이었다.
전투가 벌어지면 앞장서서 상황을 반전시키는 화끈한 모습을 보여 주던 위드가 있다. 강제로 이곳으로 끌고는 왔지만 자신들과 함께 싸우리라는 믿음.
"두렵군. 이 정도라면 백화점 명품관 같은 느낌이야."
상상을 초월하는 대공세에, 위드는 절로 가슴이 떨려 왔다. 그렇지만 조각사로서 움츠러들던 과거의 자신이 아니다. 사막의 대제로서의 명예와 자부심이 있지 않은가. 당당ㄷ한 배짱과 능력을 보여 주어야 할 때!
"음,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는군. 백화점에 들어가서 구경을 해 보고 나서 너무 비싼 가격에 충격을 먹고 밤에 잠을 못잤지."
전투 노예들이 무참하게 죽어 나가고 있었다.
"입으면 보이지도 않는 속옷 하나에 10만 원씩 하다니.... 정말 공포의 근원이었어."
위드는 현실도피 중!
그러나 곧 엠비뉴 교단의 군대에 대해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래도 엠비뉴 교단이 백화점 모피 코트 정도는 아니지. 어디 해보자, 엠비뉴 교단!"
위드는 쌍봉 낙타를 몰고 정면으로 달렸다.
"인간, 제법 맛있어 보이는 구나."
마물들이 그를 먹잇감으로 삼고 하늘과 땅에서 덤벼들었다.
지옥의 마물들은 인간의 생기를 흡수하여 강해질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이 세계에 마기를 빼앗기고 금방 약해진다.
과거 몬투스의 경우는 보전이 잘 되어서 힘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던 드문 경우이고, 마물들이나 악마병들이 가장 강한 건 지금뿐이다.
그렇다고 해도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 검술을 마스터한 무지막지한 노가다의 화신 위드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화염의 검!"
화르르륵!
위드가 말살의 검을 휘두르자 근처에 있던 마물들은 그대로 전소되었다.
공격 영역이 3배나 넓어졌을 뿐만 아니라, 공격력 자체도 예전과 비교가 안 되었다.
그리고 떨어뜨린 아이템들은 인간 세계에서는 구하기가 정말 어려운, 지옥의 보석과 지옥의 철, 제련 도구들!
"제대로 놀아 보자!"
위드의 전투 의지가 솟구쳤다. 쌍봉낙타를 타고 그대로 적을 향하여 돌진했다.
말살의 검을 제대로 다루어 보는 것은 처음이지만, 숱한 무기를 써 본 탓에 어렵지 않았다.
예전의 클레이소드에서부터 무기마다 무게중심이나 타격점이 약간씩은 다 달랐다. 위드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검이 나타나면 손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바꾸어서 금방 적응을 했다.
드워프들의 작품답게 무기 자체의 감각으로는 흠잡을 곳이 없어서, 바로 오래 써 본 것처럼 다루어 낼 수 있었다.
스탯이 아닌 감각의 영역이었지만, 이런 것들에 있어서는 너무나 탁월한 위드였다.
검광이 스쳐 지나갈 때마다 마물들이 화염에 휩싸인다.
한번 베어 버린 마물들은 다시 돌아보지도 않았다. 너무도 엄청난 공격력 탓에, 야심차게 인간 세상으로 쏟아져 나온 마물들은 완벽하게 타서 재로 변했다.
"뛰어라!"
위드와 쌍봉낙타는 함게 움직였다. 마물들을 밟고 높이 도약해 가면서 연속으로 베었다.
지옥의 문 입구까지 올라가서는 스킬을 사용!
"흑기사의 일격!"
마물들이 나타나는 족족 계속 베어 버렸다. 한 번씩 터지는 광역 스킬은 하늘의 마물들을 한꺼번에 회색빛으로 변하게 만들었다.
마녀들이 만들어 낸 지옥의 문이 생각보다 커서 빠져나가는 마물들도 있었지만, 위드에 의해서 대다수의 마물들이 세상에 온 보람도 찾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렇다고 해도 지옥의 문을 닫지 못하는 이상 마물들은 계속 쏟아져 나오고 점점 강한 놈들이 출현하게 된다.
그러니 위드의 행동은 일견 무의미해 보이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었다.
"엄청나게 강한 인간!"
"만 명의 인간을 먹는 것보다 저놈 하나가 더 낫다."
"하지만 어떻게? 악마만큼이나 강하다."
마물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데에는 완벽하게 성공했다.
위드는 신기에 다다른 기마술로 쌍봉낙타를 타고 마물들을 밟아 가면서 하늘에 머물렀지만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내려가자!"
마물들을 역으로 밟으면서 지상으로 착지했다.
푸흐흐흥!
쌍봉낙타는 절벽에서 뛰어내리더라도 거뜬할 정도였기에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가자, 쌍봉아!"
그리고는 엠비뉴의 교단을 향해서 당당하게 돌진을 시작!
청동 거인들이 그를 향하여 바위들을 던졌다.
대부분은 쌍봉낙타가 절묘하게 내달리면서 피해 냈고, 피하기 까다로운 것은 위드가 베어서 녹였다.
마물들에 이서엇 엠비뉴 교단의 막강한 군대에도 혼자 돌격하는 무모함!
사막 전사들은 출동하지 않고 있었기에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다.
"인...간! 엠비뉴 신께서 심장을 꺼내 바쳐야 한다고 명령하신 인간이 바로 저자다!"
"위대한 엠비뉴 신을 따르는 이들이여, 저놈을 죽. 여. 라!"
키보다도 더 큰 지팡이를 들고 있던 모툴스와 잉그리그가 명령을 내렸다.
전투 노예들을 향하고 있던 암흑 기사들과 광신도들이 일제히 반응했다.
"죽이자! 저놈을 내 손으로 찢어 놓는 영광을!"
"암흑의 검이 너를 처단할 것이다."
위드를 부잡기 위하여 수십 겹의 포위망이 형성되었다.
"이렇게 되어야 재미있지!"
위드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싸우기 전에는 걱정도 많고 하지만, 막상 움직인 이상은 두려울 것이 없다. 최악의 상황이 되더라도 목숨을 잃고 퀘스트에 실패하고 나서 중앙대륙이 엉망진창이 되는 정도 아니겠는가.
결과에 대해서는, 속이 쓰리면서도 고소한 면도 함게 잇으니 참을 만은 하다.
스포츠 선수들이 결승전에 임하여 막대한 부담감 탓에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실제로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위드의 경우에는 어찌 되든 상관이 없었다.
"나만 당하는 거 아니지. 망해도 다 같이 망하는 거야. 전부 덤벼라!"
위드의 손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쇼를 보여 주는 말살의 검!
암흑 기사들이 덤벼 왔지만 공중을 날아다니는 다른 하나의 검에 의해 요격이 되어 버리거나, 위드의 손에 직접 베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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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기사의 일격!
돌이킬 수 없는 공격이 주변의 적들에게 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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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는 적들에게 새까맣게 둘러싸여 있었다.
지상으로 내려온 마물들도 나약한 전투 노예를 노리기보다는 비할 수 없을 만큼 강한 위드를 향해서 모여들었고, 엠비뉴 교단의 일차 목표 역시 마찬가지였다.
"암흑과 파괴가 지배하는 이 세상에....."
"속박과 고통으로 얽매이게 하여....."
마녀들이 저주와 고통의 주문을 외웠다.
위드가 아무리 레벨이 높고 강하다고 하여도 여러 개의 저주에 한꺼번에 걸리면 전투 능력은 확실하게 떨어지게 된다.
위드는 귀신같이 마녀들의 행동을 예측했다.
"귀가 간지러워. 슬슬 내가 욕을 먹을 때가 된 것 같군."
근겁한 적들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고, 전설의 프로스트 보우 요르푸시카를 무장하고 마녀들이 있는 지역을 향하여 마구 쏘았다.
새하얀 얼음 화살들이 암흑 기사들을 꿇고 곧장 마녀들을 향하여 날아갔다.
"피해야 한다!"
"불신자의 화살이다!"
마녀들은 급하게 저주 마법을 취소하고 피하거나 보호 마법을 걸어서 수비를 했다.
제아무리 위드가 날린 얼음 화살이라 해도 몇 겹이나 걸린 강력한 보호 마법을 뚫지는 못했다.
그러나 위드는 연속으로 활시위를 마구 당겨서 수백 개의 화살을 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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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오는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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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사 스킬의 마스터
궁술도 곧 마스터를 앞두고 있었기에 엄청난 빠르기였다.
쌍봉낙타는 적들 사이를 휘젓고 다니몃서 위드가 화살을 쏘기 쉽도록 움직였다.
마녀들이 평쳐 낸 보호막이 하나씩 깨져 나가면서, 얼음 파편이 주변의 적들까지도 얼어붙게 만들었다.
"크익!"
암흑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파편에 맞고 얼음덩어리로 변해 버렸다.
생명력이 낮은 마법사들은 빗맞은 파편에 그대로 사망! 그나마 암흑 기사들은 얼음이 녹고 나면 다시 움직일 수는 있었다.
그리고 보호막기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부터는 얼음 화살이 마녀들의 몸을 꿰뚫었다.
그렇지만 당하는 것도 잠깐뿐, 마녀들은 파리와 연기로 변해서 멀찌감치 도망쳤다.
"아직 인간의 탈을 벗지 못한 주제에 제법이구나!"
대마녀 페쳇도 나서서 나머지 마녀들을 빼돌렸다. 공중에 공간 왜곡 마법을 펼쳐서 얼음 화살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게 방향을 바꾸어 버린 것이다.
그사이에 암흑 기사들과 마물들의 공격을 받았다.
정면에서 덤벼 오는 암흑 기사들의 공격은, 맞더라도 크게 아프지 않았기 때문에 무시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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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자를 위한 존엄한 가죽 갑옷이 적의 공격을 흡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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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 살아가는 헤카테의 꼬리에 적중당했습니다.
지옥의 기운이 몸에 스며듭니다.
생명력이 1,393감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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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물들의 공격은 여러 대를 맞으면 여간해서는 해소가 어려운 저주에 걸리게 된다.
간다한 종류의 조각 생명체 부하 알베른과 알베런이 해소해 줄 수 있지만, 지옥 힘은 신성력도 많이 소모되고 시간도 다소 필요하다.
당장의 생명력 감소도 무시할 수 없지만 저주가 더 까다롭다고 판단, 위드는 검으로 다시 주변의 적들을 상대했다.
"마녀들과 마법사들, 사제들부터 확실히 처리를 해야 하는데."
마녀들만 해도 1,000명이 넘었고, 화살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것은 불고 ㅏ100여 명도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전투의 초기에나 틈을 봐서 파고든 것이지 각종 괴물들이 진군을 해 오면 이런 기회는 쉽게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수많은 마법사들이 힘ㅇ르 모아서 위드의 고역을 차단하고, 각종 암흑의 마법을 발휘아면서 마물들까지 늘어나게 된다면 갈수록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깝게 됐군."
물러설 대를 알아야 하기에 깨끗하게 단념을 하고 가까이 있는 암흑 기사들부터 확실하게 처리를 했다.
마물들은 어차피 계속 늘어나고 있었지만, 처음처럼 잡다하게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