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36권 : 8)북부로 가는 파이톤 (237/520)

8)북부로 가는 파이톤

 조나스의 대장장이들은 말살의 불도마뱀 왕의 뿔과 가죽을 가공하기로 결심했다."우리의 손으로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평생을 후회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네."다 완성하고 나서 꼭 넘겨줄 필요도 없고 말이야."

"악당에게 줄 바에야 차라리 만든 이후에 숨기거나 폐기 처분하는 편이 낫지."

꿍꿍이를 품고 작업에 돌입하여, 드워프들이 주축이 되어 성의를 다했다. 말살의 불도마뱁의 왕의 뿔은 보통의

강도가 아니라서 다이아몬드로 흠집을 내기가 어려웠다. "세상에 이런 물지 존재하는 줄은 몰랐군."

"모를핸드, 이제부터 시작이네.""암! 우리 드워프들에게 포기란 없지." 어려움에 맞닥뜨릴수록 드워프들은

신바람이 났다. 위드에게 줘야 하는 물건이라는 것도 잊어버린 채로 뿔 자체에만 집중했다. 가죽은 인간들이

맡았다. 그들은 재붕을 하기 전에 실험용으로 가죽의 일부를 떼어내기 위해서 장검을 녈네 자루나 버려야 했다.

검으로 베려고 해도 잘 베이지가 않았고, 마법검도 효과가 없었다. 냉기를 간직한 마법검은 가죽에 가져도

대기만 해도 무력화되어 버렸다."대충 잘라서 이어 붙이기만 하더라도 완벽한 작품이 될 것 같아. 기사들의

갑옷을 수십 배는 능가할 물건이 될 것이네." "부드러우면서 감촉도 좋은데 마법 방어까지 되다니, 이런

몬스터를 사냥하는 게 과연 가능한 것인가?" 대장이들과 재봉사들은 가죽의 질만 보고도 몬스터가 얼마나

강대했을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런 몬스터를 사냥하는 데 성공한 위드의 능력에 대해서는 놀라움으로

밖에 표현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가죽과 뿔을 가지고 씨름하던 중 위드와 사막의 전사들이 베이너 왕국의

동맹군들을 무찌르자. 얌전히 검과 갑옷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그들이 만드는 물품들이 베어나 왕국에 특별히

더 피해를 줄 것 같지도 않다.더군다나 앞으로의 전쟁은 엠비뉴 교단과 벌인다고 한다. "엠비뉴 교단이 뭐야?"

"몰라. 하지만 이 세계를 파괴하려고 한다는군. 그리고 저자는 이 세계를 구할 수 있는 용사라는데."

"그 말을 어떻게 믿어?" "타거핸드가 꿈을 꾸었는데, 헤스티아 신께서 나타나서 말해 줬다던데/"

"드워프의 꿈이라면 진짜겠군." 위드는 불과 화로를 관장하는 헤스티아 여신과도 인연이 깊었다.

모라타에는 헤스티아의 대장간이라는 위대한 건축물을 지어 놓고, 교단에도 상당한 헌금을 하고 있다.

헤스티아 여신은 분명이 존재하고 이 땅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도 의외로 따르는 자들이 적었다.

마법사들은 화염 계열을 익히더라도 신앙심보다는 마도학을 파고들기 마련이다. 대장장이들은 불보다는 아무래도 광물의 신을

더 맣이 따랐으며, 드워프들은 어떤 신도 숭배하진 않는다. 신이 있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난 오늘 맥주나

실컷 마시고 코 골면서 잘 거라는 속편한 성격 때문이었다. 세계를 구하는 용사는 단 1명으로, 그렇지 않아도

많은 신들의 관심을 받는다. 헤스티아는 그로 인해 위드에게 약간의 도움을 준 것이었다. 드워프들은 말살의

불도마뱀 뿔에 대해서 정말로 처치 곤란의 상황에 놓였다. "도무지 이걸 어떤 식으로 가공을 해야 할지 모르겠군.

흠집도 낼 수가 없는데 말이야." "원형을 그대로 놔두고 손잡이라도 붙여서 쓰면 나으려나?" "길이가 5미터가 

넘어가는데... 그건 너무 커서 불편하고 아름답지도 않잖은가." "어떻게든 이걸 한번 깍아서 제대로 가공해 보세.

드워프들의 자존심을 걸고 말이야." 조나스의 드워프 대장장이 100명이 달라붙었다. 사실 손잡이만 달아 주더라도

워드에게는 그럭저럭 쓸 만 할 것이다. 검술의 마스터에 이른 이상 무기의 형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마나를 뿜어내어 원거리 타격을 할 수 있고, 또 자잘한 적들은 넘쳐 나는 힘으로 그냥 두들겨 패면 된다. 조각

변신술을 활용한다면 몸을 오우거보다 더 큰 거구로 바꿀 수도 있었고, 그런 육체를 유지하기 위한 힘과 민첩도

충분한 상태였다. 조각 파괴술까지 써서 보완한다면 원형 그대로라도 뿔을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존심까지 건 드워프 대장장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수많은 방법들을 사용해 봤지만 물리적으로 자르거나

깨뜨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최후의 방법으로, 화로에 넣어 보세." "그래도 될까? 녹아 버리기라도 한다면....."

"이 정도의 강도라면 녹진 않을 거야. 다른 방법도 없으니 일부라도 시도를 해 보는 게 어떻겠는가?"

"조금만 해 보도록 하지!" 중앙의 긴 뿔이 있고, 좌우로 작은 뿔들이 하나씩 더 있다. 드워프 대장장이들은

작은 뿔의 끝부분을 화로에 넣어서 시험을 해 보기로 했다. "자 시작하네. 무슨 사고라도 벌어지면 당장 빼도록

하자고." "으음, 잘되어야 할 텐데." "자, 시작하네. 무슨 사고라도 벌어지면 당장 빼도록 하자고."

"으음, 잘되어야 할 텐데." 드워프들의 손에 의해, 말살의 불도마뱀 왕의 뿔이 강철도 녹일정도로 불길이

활호라 타오르는 화로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뿔은 조금의 반응도 없었다. "모를핸드, 이 정도로는 약한 것

같으니 화력을 더 크게 올려 보세." 화로에 나무를 던져 넣고 풀무질을 하면서 화력을 강화했다. 그러자

화로에 변화가 생겨났다. 말살의 불도마뱀 왕의 불이 새하얀 빛을 내기 작하더니 불길을 먹어 치운 것이다.

"뭔가?" "모르겠어. 어쨋든 계속 불을 때 봐!" 불의 기운을 흡수하는 뿔에 의해 화로가 꺼졌다. 드워프들은 계속

새로운 불길을 피웠다. 그러나 아무리 크고 강한 불이라도 금세 꺼져 버렸다. 한번 작업에 몰두하면 끝을

보려고 하는 드워프들은, 계속 불을 피웠다.

 위드가 조나스 성에 와서 대장장이들과 재봉사를 불렀을때, 그들은 거의 초주검 상태였다. "물건들은?"

"여기 있습니다." 인간들이 먼저 가죽으로 된 갑옷을 바쳤다. 재질은 가죽이지만 강철 갑옷처럼 탄탄한 구조였다.

붉은 가죽의 촉감은 비단을 만지는 것처럼 부드럽고 따스했다. 손에 들어도 무게가 별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볍기까지 했다."음." 디잔이도 위드의 마음에 들었다. 시장에서 대충 옷을 고르다가 백화점 명품 매장에

들른 듯한 느낌! 아무리 시장 옷의 품질이 괜찮다고 해도, 사실상 비싸기 짝이 없는 백화점 명품 브랜드보다야 부족한

부분들이 제법 있지 않은가. 그런데 인간 재봉사들이 정성 들여서 만든 이 갑옷에는 어떠한 결점도 눈에 띄지 않았다.

위드도 재봉 스킬을 익히고 있었기에 애써 흠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발견되지 않을 정도였다. 금조개 껍데기로

만든 단추와 구석까지 꼼꼼하게 보풀 없이 마무리된 박음질. 그렇지만 위드는 조금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지

않았다. 재봉사들이 눈치를 보며 말했다. "가죽의 무늬는 열을 가하면 드러날 것이옵니다." "흠, 그런가?"

위드는 시간을 오래 끌지 않고 바로 갑옷의 정보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만약 겉으로만 멀쩡하고 드러나지 않은 불량이

있다면 재봉사들은 바로 죽은 목숨이었다.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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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자를 위한 존엄한 가죽 갑옷 : 내구력 189/189, 방어력 195, 말살의 불도마뱀 왕의 가죽으로 만든 감옷

조나스의 재봉사등리 목숨을 걸고 만든 세기의 명품이다. 전쟁의 시대에 완성된 가장 훌륭한 갑옷으로, 

너무나도 귀한 재료들로 완성되었으며 갑옷의 내부는 천연 리넨 실로 연결되어 재봉선이 몸에 닿지 않도록

처리되었다. 특별한 맞춤옷으로, 자격이 있는 자만이 입을 수 있다.]

제한 : 레벨 790, 왕이나 그에 버금가는 지위 / 옵션 : 화염 저항 89%, 물리적 피해 감소91%

모든 무기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함. 힘+130. 민첨 31%를 추가함. 생명력과 마나의 최대치 22% 증가,

최고의 카리스마와 위엄. 화살이 꽂히지 않음. 높은 마법 보호력을 가짐. 불을 다루는 능력+3. 

화염 계열의 직업에 마나 회복 속도 증가. 사용한 마나를 67%까지 다시 회수. 어두움을 물리친다.

"으음." 그 어떤 말도 필요 없이, 감동밖에 나오지 않는 상태의 갑옷이었다. 위드의 전투 능력과 방어력은

이미 엄청났지만, 여기에 날개를 단 격이었다. 특히 맞춤옷이라고는 중학교를 다닐 때 외에는 입어 본 적도

없지 않은가. 위드가 전투 중에 스킬을 활용하기 시작하면 불의 기운을 마구 방출하게 되리라. 그러면서 

화려하게 드러나는 갑옷의 무늬들은 더욱 우아함을 안겨다 주리라. 아무리 옷에 대해 관심이 없더라도

좋은 갑옷을 입고 있다보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기 마련이다. "그럭저럭 쓸 만은 하군. 수고했다."

"감사하옵니다." "여봐라, 이 인간들에게 포상감을 내려라." "얼마나 줄까요?" 위드는 기분이 좋아서

외치다가 순간 멈칫했다. 그러고 나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200골드를 주도록 해라." "옛!"

흘린 땀과 노력에 비해 인건비에 대해서는 인색하기 짝이 없는 사장님 정신! 재봉사들은 생명을 건진 것만

으로도 다행이라고 여겼으니 불만을 푝시하지는 않았다. 기품이나 명성이 있었다면 그에 대해서 따졌을 수도

있지만, 악명이 다른 모든 걸 압도하는 처지라서 당연하게 받아 들였다. 이미 단기간에 쌓은 악명만으로

대륙 최고, 인간으로서는 가히 경쟁자가 없을 정도였다. 위드는 존엄한 가죽 갑옷을 착용했다. 완벽하게

벗겨져서 반짝반짝 빛나는 대머리에, 잔인하고 야비하며 치사하고 지독하게 쪼잔하다는 인상을 심어 주는

쭉 찍어진 눈매. 그러나 옷이 워낙에 좋아서 그럭저럭 잘 어울렸다. "그러면 너희는 무엇을 만들어 왔는지

보도록 하자." 이번에는 드워프들의 차례. 드워프들에게는 기대치가 높았으므로 어중간한 물품이 나온다면 몽땅

때려죽일 작정이었다. "우리는.,, 흠, 말보다는 일단 직접 보시구려." 드뤄프 모롤핸드가 별다른 말 없이

조금 특이하게 생긴 검 세 자루를 가져왔다. 위드의 주문에 맞춰서 서로 연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 진 검이었다.

안타까움 때문인지, 무기를 넘겨주는 드워프들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 '괜찮아 보이는군.' 겉으로 보기에도

보통의 색채가 아니었다. 햇빛을 받으니 무기로 쓰기가 아까울 정도로 오색찬란한 빛깔을 낸다. 다이아몬드 덩어리로

만든 창과 검처럼 맑은 광채를 뿜어냈다. 드워프가 작품에 대해서 설명했다. "초고열을 가해서 열을 흡수한

그 순간에만 가공을 할 수 있었소. 물론 깎아 내거나 한 건 아니고, 오히려 망치로 두들겼지. 강하게 두들길수록

조금씩 크기 줄어들었는데, 그럴수록 더 뛰어난 강도를 갖게 되고 마나를 흘렸을 때 화염을 증폭시키는 능력이

올라가는 것 아니겠소? 지금의 형태는 최소로 줄여서 검으로 만든 것이오. 어지간한 힘으로는 불가능하여

우리 드워프들이 모두 탈진하도록 노력을 했소." 말살의 불도마뱀의 뿔을 가공할 수 있는 비밀은 열을 가하는

것이었다. 드워프 모롤핸드의 입을 통해 나온 설명은 간략했지만, 실제로 드워프들이 한 일은 보통의 수고로움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땀을 흘리며 불을 지피고, 천부적인 팔 힘을 타고난 드워프 대장장이들이 일을 마치고 나서

단체로 쓰러졌을 정도로, 뿔의 형태를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검의 날을 연마하느라 조나스에 있던 망치 2,000개를

내다 버려야 했을 정도로 고된 작업이었다.드워프들이 아니고서야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을 일. 대장장이들이 몽땅

달려들어서 혼신을 다해 협력하여 만들어 낸 작품! "어, 그렇군." 그러나 듣는 위드는 모롤핸드가 드워프치고는 참

말이 많다고 생각했다.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저 드워프의 발언은 유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상태를 

확인했다.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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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에 실패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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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뛰어난 무기인지, 감정에도 실패했다. 보통 마법에 의해 숨겨져 있는 경우네는 감정에 계속 실패하게 된다.

솜씨가 좋은 마법사만이 봉인을 풀어서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물건이라 해도 평소에 확인해 보지 않은 종류나

에술품, 혹은 기존의 것들에 비해서 너무 뛰어난 것들을 경우라면 처음에는 감정에 실패하게 된다. 특이한 물품들은

감정하거나 감상하면 스탯이 오르는 것도, 극히 드물지만 가끔 일어나는 일이었다. 위드의 입가가 아주 가늘게

찢어졌다.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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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살의 검 : 내구력 204/204, 공격력 175~226. 말살의 불도마뱀 왕의 뿔로 만든 검. 화염의 정수를 간직한 뿔을

드워프 대장장이들이 검으로 가공했다. 당장 대륙의 보물로 지정해도 좋을 정도로 아르마운 검. 아무나 이 검을 

사용할 수는 없지만,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난다면 믿기 어려운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제한 : 레벨 815이상. 불에 대한 저항력 100%. 힘 2,000. 말살의 불도마뱀 왕의 심장을 먹은 자. 

예술적 가치 : 5,386 / 옵션 : 매우 가벼움. 검을 휘둘러도 지치지 않음. 힘 +20%. 예술 +155. 전투 명성을 최고

수준으로 증가시킴. 무기 약화 저주에 대한 아주 강력한 내성. 수리 불가능. 더 강한 반대 속성과 마주치지 않는

한 내구도가 줄어들지 않음. 화염을 간직한 속성으로 인해 적의 무기와 방어구를 녹이고, 피부에 닿으면 일정 확

률로 '전소'시키는 효과를 가진다. 화염 저항력이 20% 이하인 적은 100% 확률로 불에 타게 됨. 화염 계열의 공격

범위를 3배이상 확장함. 불의 힘을 100% 증폭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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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위드는 내용을 몇 번이고 확인했다.로또에 당첨된 사람이 종이에 적혀 있는 번호를 자꾸만 보는 것과 마찬

가지의 심정이었다. 이 무기만 있다면 정말 원하는 대로 싸워 볼 수 있으리라. 마치 맨발로 뛰던 축구 선수에게

최고의 축구화가 주어진 것과도 같았다. 레벨 제한도, 지금 현재의 위드라야 간신히 무장할 수 있을 정도로 아슬아슬했다.

그러다가 문든 드는 생각. '원래의 세계로 돌아간다면 이 무기도 사라지게 되겠지. 마음껏 쓸 수 있는 것도 당분간인 거야.'

갑자기 굳어 버리는 위드의 표정! 눈가가 파르르 떨리더니 입까지 동시에 실룩였다. "빛 좋은 개살구로군."

위드가 화를 내자 드워프들은 겁에 질려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여봐라." "예!" "이 드워프들이 수고했으니 30골드를

줘라." 드워프들은 밤을 새우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최고의 무기를 만들어 준 대가로 고작 30골드를 받게 되었다.

위드의 악명이 또 늘어나게 된 순간이었다. 엠비뉴 교단의 진군! 그들의 다가오고 있기에 위드는 그동안 항복한 귀족들의

군대와 포로로 붙잡은 병사들을 조나스 성 앞에 모이도록 했다. 강제로 징집한 병사들까지 합하지 무려 65만이 넘는 대군

이었다. 위드와 사막 전사들, 사막 용병들의 실력이야 워낙에 압도적으로 뛰어났지만, 나머지 병사들은 그냥 그런 

수준이었다. 전쟁의 시대였기에 패잔병들과 귀족들의 병사도 보통보다는 수준이 높다. 전쟁터를 전전한 징집병들도 약간의

실력이야 갖추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크게 기대할 수 있는 병력은 아니었다. 그 외에 30만 명 정도는 그냥 검만 들고 있을

뿐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엠비뉴 교단에 먹잇감으로 던져 줄 수는 있겠군." 위드는 전쟁의 핵심적인 역할은 자기 자신과

사막 전사들이 할 수 밖에 없다고 진작부터 계획하고 있었다. 강한 무력을 갖추었고, 전투를 지휘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

그렇다면 기꺼이 희생양들을 던져 주면서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 가야 했다. 야비한 전투법이야 수없이 많은 전쟁을 이끌면서

그 효율이 이미 확실하게 증명이 된 바이다. "근데 오래 버텨 주지는 못할 텐데." 위드는 조나스 성의 궁수 탑에서 평원을 내려다

보았다. 65만이라는 엄청난 군대가 모여 있는데도 다들 불안하고 두려워하고 있었다. 훈련도가 그렇게 높지 않고, 패잔병에다

시민들을 강제로 끌고 와 만들어 낸 병력이기 때문에 사기가 좋지 않았다. 엠비뉴 교단의 주술, 세뇌, 현혹, 저주, 자살 충동 등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전혀 미지수. 현재의 위드가 보기에는 값싼 불량 식품 같은 군대였다. "최소한 마녀들의 마나라도 소모하게

해 주긴 하겠지만 무너지는 건 금방이겠군. 수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니야. 잘못하면 사막 군단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겟어." 조나스 성의 성벽을 이용하여 엠비뉴 교단을 막는다는 계획은 폐기했다. 이곳바다도 훨씬 더 좋은 전투 장소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마폰 왕국과 베이너 왕국군이 퇴각한 들모레 요새! 들모레 요새를 사이에 두고 엠비뉴 교단과 전투를 벌이는 것이다.

당연히 노림수는, 마폰 왕국과 베이너 왕국군도 전쟁에 억지로 끌어들여서 몽땅 싸우게 하는 것이었다.

엠비뉴 교단의 군대도 분산시키고 두 왕국도 확실히 망하게 하는 일석이조의 계획. "전략이란 이런 것이지."

위드는 스스로의 계획에 대해서 완벽하게 만족했다. 과거 전쟁 영웅들도 아마 이와 비슷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을까. 음흉하고

얍삽하며 비열한 작전을 세워 성공시켜 내는, 상대가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당하게 하는 뒤통수치기야말로 거듭 찬사를 받아

마땅한 희대의 전략이었다. 특히 엠비뉴 교단과 함께 마폰 왕국과 베이너 왕국이 철저하게 박살이 난다면 최고의 소화제가

따르 없으리라. "모두 이동하라." 위드의 명령에 따라 군대가 들모레 요새를 향해 진군을 개시했다. 보급을 위한 마차들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움직였다. 장기전에 대비를 한다기보다는 일단 약탈한 재물과 전쟁물자는 모조리 싣고 가는 것이었다.

조나스 성에 있는 인간들과 드워프들은 성벽 위에 올라서 군대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정말 우리를 살려 주는군."

"음, 비록 악명은 높지만 약속은 철저히 지키는 인간이었어." 그들이 위드에 대해 이렇게 약간의 칭찬을 하고 있을 무렵,

조나스 성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불이야!" "성이 불타고 있다!" 조나스 성의 창문 밖으로 화염이 넘실거렸다. 불은 무섭도록

빠르게 번져서, 곧이어 성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성뿐만이 아니라 도시 곳곳에세도 화재가 일어났다. "물을 가져와서 불을 꺼라!"

"안 돼. 우물이 막혔어!" 불은 꺼지지 않고 도시 전체로 퍼져 나갔다. 위드는 뒷정리를 확실히 해 놓고 떠난 것이었다.

재봉사 드라고어. 인형 눈 붙이기, 단추 꿰기, 옷 나눠 주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마스터 퀘스트의 새로운 임무를 바았다.

"백색의 웨딩드레스라... 재봉사로서 반드시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였지." 가장 아름다워야 하는 신부의 드레스. 재봉사의 명성을

날리기에는 매우 좋다. 중앙 대륙이 지금처럼 격렬한 전쟁에 휩싸이기 전에는 재봉과 관련된 일거리들이 매우 많았다.

부유한 상인과 귀족들, 왕족들의 요청에 의해서 파티를 위한 드레스 등을 많이 만들었던 것이다. 고위 귀족의 드레스를 재단해

주면서 이익도 많이 남겼다. 드라고어는 드레스 분야에 있어서는 이미 경험도 많은 장인이었다. "순수한 아름다움의 절정에 이른

드레스를 만들어 보이겠어." 모라타에서 최고급 천을 가져오고, 근처의 대장간에서 수정을 대량으로 사 왔다.

"수정 알갱이들을 옷에 붙이는 거야." 과거였다면 적당히 포인트만 주었을 테지만 아무래도 특별한 퀘스트를 진행하는 중이다 보니

드레스 전체에 1만 개의 수정 알갱이를 붙이는 엄청난 작업을 시도했다. 바느질도 엉성하게 하지 않고 평생 입을 옷처럼 튼튼하게 

한땀 한 땀 짜 맞췄다. 그러면서 느끼는 재봉사로서의 감정이 있었다. "괜히 재봉사를 한다고 했어." 드라고어는 다른 직업들이

진심으로 부러웠다. 그렇지만 마스터 퀘스트 외에도 그에게는 주문량이 밀려들고 있었기에 쉴 수가 없었다. 북부에는 경쟁자 카드모스도

있었지만 고레벨 유저들이 부쩍 늘어나서 가죽 갑옷, 부츠 등은 계속 부족했다. 농부 미레타스의 땅은 순수 면적만 아르펜 왕국의 3%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했다. 엄청난 수확을 거두고 그 이후로 땅을 사는 데 계속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넓고 평탄한 곡창지대에서는

곡식들이 여물어 가고 있었으며, 땅에 포함된 언덕과 산에서는 약초들이 자라났다. 농부 미레타스는 황금의 손이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져

있었는데, 그가 곡식을 뿌리기만 하면 잘 자라서 엄청난 돈을 벌어다 주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요즘 미레타스는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다.

"이놈의 농사일은 끝이 보이지 않네." 자갈과 바위를 파내고 곡창지대를 조성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 넓은 지역을 관리해야 한다. 가뭄

이라도 들면 큰일이기에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수지를 만들고, 농수로를 연결한다. 이것만 하더라도 하루 종일이 모자랄 지경이었는데

메뚜기 떼나 조인족들도 경계해야 했다. 미레타스가 하는 일을 보고 있으면 농부가 한 알의 곡식을 여물게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욕을

하는지 알 수가 있었다. "시간이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농사밖에 없으니까." 농부로서 첫 번째 임무는 사람을 굷주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식량 생산이 중단되면 아르펜 왕국이라고 할지라도 금방 성장이 정체되어 버리고 만다. 식료품의 가격이 오르고, 인구가 더 이상

증가하지 못하게 된다. 모라타에서 먼 곳의 도시까지 식량 공급이 풍부하게 되지 않으면 교역과 모험, 경제 발전, 기술 향상 등 모든 면에서

차질이 생긴다. 북부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미레타스는 계속 곡창지대를 일구어 나갔다. 그는 밭과 논을

일구기 위해 모라타에서 한우도 대량으로 구입해서 활용했다. 머지않은 시기에 곧 하벤 제국이 침공해 올 것은 틀림없는 바, 농부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앞장서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전투에 나서는 이들이 굶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전사 파이톤. 아베리안 숲을 평정한 그는 괴물처럼 강해져 있었다. 방송을 통해서 유명세도 떨쳤지만 이제는 더 넓은 세상을 마음에 두었다.

"이쪽에서는 더 잡을 몬스터가 없군." 던전 내부에 있는 고위 몬스터들은 발견하기도 어렵고, 마취, 기절, 혼미, 중독과 같은 여러 특수 능력과

마법을 써 오기 때문에 혼자서 싸워 이기리란 더욱 불가능하다. 동료가 없이 혼자 싸우면서 파이톤은 전사로서의 한계를 처절하게 깨달았다.

방송을 통해서 위드의 사막에서의 행보를 보았더니, 레벨이 400대까지 오르고 난 이후부터는 소위 말하는 것처럼 장난이 아니었다. 성장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매번의 전투에 목숨을 걸다니, 파이톤의 가슴까지 뜨거워졌다. "전사로서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서라도 익숙해진 장소를 벗어나 더 멀리,

더 많이 돌아다녀 봐야겠군." 파이톤도 명문 길드와는 친하지 않았다. 사실 예전에 가입되어 있던 친목 길드가 있긴 했지만 중앙대륙의 정복 전쟁에

휘말려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는 싸울 곳을 찾아다니는 전사. 이번에는 북부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한창 개척되고 있는 북부에서 전사로서의 길을

걸어 보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방송 때문에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큰일이로군. 도시 내에서는 검과 갑옷을 착용하지 말고, 얼굴도

가려야겠어." 파이톤은 머리에 밀짚모자를 착용하고, 여행자의 복장을 대충 챙겨 입었다. 그리고 근처에서 찾은 야생마를 타고 북부로 넘어갔다.

야생마의 부름! 기마술이 뛰어나지 않아도 야생마를 붙잡아 타고 다닐 수 있게 해 주는, 다소 특이한 스킬이었다. 중앙 대륙의 북쪽 지방은 과거 

데이몬드의 부활의 군단이 휩쓸고 지나가서 많이 황폐했다. 도시들은 무너진 채로 방치되어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오고 가는 주민들도 별로

없었다. "조금만 더 가면 북부 대륙이 나오겠군." 중간에 몬스터라도 만나면 적당히 해치우면서 가려고 했던 파이톤의 생각과 달리, 북부로 향하는

길에는 무수히 많은 상인들이 오가고 있었다. 마차를 서른 대에서 백 대까지도 끌고 가는 대상인들이 다수였다. "소문과는 달리 북부의 생산력이 

얼마 되지 않아서 필요로 하는 물건이 많은 모양이로군." 물론 현실은 파이톤의 이러한 생각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과거에는 상인들이 중앙 대륙에서

물건을 가져와서 북부에 팔았다. 지금도 그러한 교역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이는 늘어나는 수욕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초보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중앙 대륙이 전쟁에 휩싸이고 나서부터 로열 로드의 대부분의 초보자는 이제 북부에서 시작을 한다.

상인들 입장에서는, 중앙 대륙의 도시들을 돌아다니면서 장사를 하는 것보다는 북부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 컸다.

중앙 대륙의 대도시에서는 광장에서 자릿세를 내고 하루 종일 판매하더라도 재수가 없으면 물건을 몇 개 팔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런데 모라타나 벤트 성 같은 북부의 대도시에서는 굳이 순서를 기다려 가면서 광장에 자리르 잡을 필요도 없이, 성문 근처에서 바로 몽땅 팔아 치울 수 있었다.

중급품, 고급품의 수요도 탄탄하게 넓어져서, 무엇이든 사 와서 팔 수가 있었다.

과거에는 물건이 없기에 사 왔다면, 지금은 엄청난 소비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북부의 생산력도 일취월장하고 있지만, 광산 개발에는 지형 조사와 탐사, 채굴 과정 등이 있기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

그렇지만 위대한 건축물로 헤스티아의 대장간이 있는 데다 대장간의 거리가 조성될 정도였기에, 물량 부족도 일시적인 현상이었었다.

차후에는 북부 내부의 교역량이 더 크게 확대되리라.

"보통 도시들을 보면 경제력이나 기술력, 성장에 한계가 있는데 북부는 끝이 없어."

"인구 같은 통계 보고 교역물 가져오면 안 된다니까. 일단 가지고만 오면 무조건 다 팔려. 말이 필요 없는 상황이야."

"오크 동네로 물건 가져간 상인들은 장난 아니라더라. 시중가의 10배까지 바가지를 씌웠는데도 싸다고, 더 없냐고, 가격은 얼마든지 더 쳐줄 테니까 가져오기만 해 달라고 부탁하더라던데?"

상인들은 돈과 꿈을 좇아서 북부로 향하고 있었다.

"이 앞쪽으로 가면 헤미르 강이 나오는데... 거기선 멀리 빙 돌아가야 하나?"

파이톤은 상점에서 구입한 지도를 보면서 잠시 고민을 했다. 강을 건너려면 수영을 하는 것이 가장 쉽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야생마를 놓아주고 그 이후부터는 걸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문득 강 쪽을 돌아보니, 마차를 몰고 있는 상인들은 그냥 헤미르 강을 향해 일직선으로 이동을 해 갔다. 맞은편에서도 거래가 잘되었는지 함박웃음을 지으며 빈 마차를 끌고 오는 상인들이 있는 게, 뭔가 상당히 이상했다.

"강을 넘어가는 배라도 있는 것인가?"

주변에 도시는 없었는데..... 어쨋든 그렇다면 다행이 었다. 그런데 정작 파이톤이 헤미르 강에 도착해서 본 것은, 강의 양쪽을 이어 주는 어마어마하게 긴 다리!

폭이 최소 3킬로미터는 되어 보이는 강을 가로질러 넓고 튼튼한 석조 다리가 놓여 있었다.

"이럴 수가! 이런 다리를 만드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파이톤은 석조 다리의 웅장함에 정신이 멍해졌다.

돌이란 건축 재료로 자주 쓰이지만 또 그 한계가 명확하기도 하다. 무겁고 부피도 커서 대형 건축물을 짓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은가.

더군다나 가까이에서 보니 돌 하나하나마저도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평평하게 깎아 내고, 정교하게 그림을 새겨 넣었다. 기둥에는 조각품의 형상들이 있었는데, 불새와 황소 그리고 북부 각 도시들의 모습이었다.

다리는 편편하게 놓인 게 아니라 배들이 오고 갈 수 있도록 중심부를 높게 해 놓은 형태였는데, 유람선은 다니지 ㅇ낳았지만 실제로 많은 낚시배들이 지나다녔다.

파이톤이 야생마를 재촉해서 가까이에서 보니 낙하를 방지하는 돌벽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북부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기술자들을 반겨 주는 트리반 마을로 오세요! 북부 교통의 핵심인 모라타와 가깝고 구마죽도 무료입니다.

-케아트 마을에서는 개간이 되지 않은 농지를 무료로 나눠 드립니다. 한번 옹골자게 땅을 파 보실 분이라면 당장 오세요. 삽자루도 공짜로 드립니다.

-후이스 시에서 여행자들에게 북부를 안내해 주는 특별 패키지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별 대표 풀죽도 맛볼 수 있는 기회!

북부의 도시들과 마을들이 여행자들을 위한 홍보 글귀들을 깨알처럼 적어 놓았다.

돌을 운반해 온 유저들의 이름도 윗부분에 2~3명씩 새겨져 있었다.

"혼자서는 들 수도 없는 이런 노가다 건축물이라니... 다리 하나를 짓기 위해서 바위 몇만 개를 쓴 거야?"

파이톤은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계속 다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쯧쯧, 말은 제법 괜찮아 보이는데 북부에는 처음 온 모양이군."

"그러게 말일세. 예전에는 저렇게 다리에서 넋 놓고 서 있는 사람들이 참 많았지."

"지금도 여전하지. 노가다야말로 북부의 이념적인 상징임을 모르는가? 낮이 되면 또 수백 명 정도는 서 있을걸."

상인들은 한마디씩 하면서 마차를 끌고 서둘러 지나갔다.

과거에는 로열 로드에서 도시에 들어가면 모든 유저들이 우러러보는 것이 너무나도 흔한 모습들. 그런데 위드는 간소하게 여행자복만 입고 다니다 보니 북부 전체의 문화도 비슷하게 맞춰졌다.

초기에는 고레벨 유저들이 많지 않기도 했지만, 제법 이름을 내세울 만한 사람들이더라도 모라타에 가면 그들과는 비교자체가 불가능한 위드가 있다.

또한 대륙 전체를 통틀어도 상위권에 속해 있는 모험가나 전사 중에서는 조용히 다니는 이들이 의외로 상당히 많았다.

선술집에서 가장 싼 음료를 마시고 있는 다크 게이머들도 바글바글하다.

다크 게이머들은 북부로 와서 의외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었는데, 주변에 쓸 만한 사냥터가 너무 많아서였다. 유적 탐사, 보물 발굴, 공적 쌓기에도 도움이 되고, 퀘스트를 도와 달라는 등의 소소한 의뢰들도 끊이지 않는 추세다.

이런 식이다 보니 북부에서 모나크라는 초보자가 벌인 일도 상당한 화제가 되었다.

레벨 60 정도. 한창 자기 능력에 대해서 과신할 때다.

스탯을 올리면 실제 힘과 속도가 빨라지니 뭔가 대단한 것 처럼 느껴졌다.

중앙 대륙에서의 버릇을 못 버리고 말싸움이 벌어지자 상대에게 수련장으로 나오라고 했더니, 레벨 420의 마법사에게 그냥 날아가 버렸다는 이야기.

그 일이 있는 이후로 북부에서는 평범한 여행자 복장을 입은 유저들이라고 함부로 대접하지 않았다. 어떤 고레벨 유저들이 뒤섞여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자세히 보면 부츠나 망토, 반지, 목걸이 등에서 차이가 난다.

파이톤의 경우에는 등에 메고 있는 대형 검, 그리고 야생마를 붙잡아서 탔다는 자체가 초보자는 아니라는 점을 의미 했기에 금방 알아본 거이다.

"이런 다리는 중앙 대륙을 유랑하면서도 본 적이 없는데 말이야."

파이톤은 말을 탄 채 그대로 다리를 건넜다.

다리는 충분히 넓어서, 양쪽으로 마차들이 계속 지나다님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여유 공간이 있었다.

"우와, 북부 대륙이다!"

"여기만 넘어가면 모라타야?"

"아냐, 한참 더 가야 돼. 북부가 얼마나 넓은지 아니?"

"빨리 가고 싶다."

"달려!"

중앙 대륙에서 넘어가는 유저들도 소란을 떨면서 계속 달려갔다. 북부로 향하면서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와 해방감을 만끽하는 듯했다.

다리의 중간 부분에서는 잠시 경치를 구경하려는 상인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리를 완전히 건넌 이후, 파이톤은 마침내 다리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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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건축물, 튼튼한 돌다리!

먼 길을 떠날 대 중간에 강과 호수, 절벽이 나타나면 막막하기 짝이 없을 것입니다. 여행자들의 피로와 괴로움을 씨어 주는 돌다리 입니다.

지진과 홍수에도 절대 부서지지 않으므로 안전하게 이용하시면 됩니다.

대표 건축가 이름은 게이오르, 그리고 북부 유저들의 힘으로 세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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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대륙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위대한 건축물!

원래 문화와 경제가 발전한 중앙 대륙에는 이미 지어져 있는 위대한 건축물들이 많았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해서 하나 둘 파괴되어 버렸다.

공성전을 통해서 성의 주인이 바뀌거나 할 때 잘못 파괴되어 버리거나, 혹은 어차피 빼앗길 거 수비 측에서 부숴 버리는 경우 또한 허다했던 것이다.

아르펜 왕국에서는 건축가가 최고로 선망받는 직업으로 꼽혔다.

건축가로서 이름을 날리면 특수 건물들도 지을 수 있고, 특히 위대한 건축물을 시작하면 수만 명의 유저들과 협력해서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북부를 연결하는 다리 중에도 위대한 건축물만 6개나 되었다.

아르펜 왕국은 돈이 모이기만 하면 물 쓰듯이 한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위대한 건축물들을 마구 지어 냈다.

건물만 그냥 덩그러니 지어져 있으면 재정 낭비에 볼품도 없을 테지만, 북부에는 가장 중요한 자원인 사람이 있다.

건축물들이 세워지면 우르르 그곳으로 이동을 해서 사냥도 하고, 모험도 하고, 생산을 해내는 유저들.

각 지방을 다리로 연결함으로써 교역량이 늘어나고 문화와 기술을 전파하였으며 중앙집권적인 체제를 갖추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현재는 누구나 인정하는 북부의 생명줄이었다.

"위대한 건축물의 이름이 튼튼한 돌다리라니, 참 재미있는 곳이군."

파이톤은 돌다리를 지나서 북부로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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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돌다리를 건너셨습니다.

피로가 감소하여 체력이 80%까지 회복됩니다.

지구력이 영구적으로 3 증가합니다.

민첩성이 영구적으로 1 증가합니다.

행운이 영구적으로 2 증갑합니다.

모험을 통한 재난이 발생할 확률이 일주일간 41% 감소시킵니다.

모험에 대한 발견으로 명성이 35 높아집니다. 북부에서는 모르는 이들이 없으므로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에서 발견물을 보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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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이런 효과도 있네!"

아베리안의 숲에 머물면서 사냥에만 전념하느라 북부가 돌아가는 사정에 대해서는 까맣게 몰랐다.

하지만 그가 진짜 놀라야 할 것을 지금부터였다.

아무것도 없는 북부로 희망만 가져왔던 유저들의 시절은 지나가고, 지금은 북부에 대번영의 시대가 찾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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