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드래곤과 흑곰
위드의 높은 시야에 사제들이 무언가 중얼거리면서 신성 마법을 외치는 것이 보였다.
"꿰뚫고 비틀어서 파헤치고 짓이겨지리라. 파동의 광선."
"무서웠던 기억, 앞으로 벌어진 가장 위험한 일들이 너에게 벌어지게 된다. 공포의 도래."
"날갯짓을 하며 들끓라. 식인 해충 무리 소환!"
"흘러넘치는 피는 솟구쳐서 멈추지 않으리라. 피의 전야제!"
위드는 두 팔을 휘두르고 내리쳐서 광신도들을 쓸어버렸다.
콰과광!
땅이 깊게 파이며 튕겨 나가는 수십 명의 광신도!
제 아무리 이곳이 엠비뉴의 대신전으로서 신앙의 힘이 극대화되는 장소라고 하더라도 막무가내에 가까운 거대한 무력에는 소용이 없었다.
위드가 두 팔을 휘두를 때마다 건물이 부서지고 땅이 쿵쿵거렸다.
위드가 두 팔을 휘두를때마다 건물이 부서지고 땅이 쿵쿵거렸다.
거대 생명체로서 작고 연약한 자들을 짓밟는 쾌감!
주먹만 휘두르면 무엇이든 부술 수 있고, 발로 땅을 구르는 것만으로도 적들이 다뒹굴었다.
거인이 되어서 산다는 것은 이런 재미이리라.
"덤벼라, 이 잡템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놈들아."
위드가 전쟁의 시대를 위젓고 다닐 때 일반 병사들이 그를 대적한다는 것은 에초에 불가능했다.
무력의 차이도 하늘과 땅만큼 있었지만, 눈빛만 마주쳐도 그냥 스스로 항복을 할 정도의 카리스마와 투지로 적들을 눌러 버린 것이다.
적국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항거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권위와 두려움이 뒤따르는 악명으로 복종을 강요했다.
기사들이라고 하여도 그저 검을 마주쳐 보고 죽는것이 영광일 정도로, 사막의 대제왕은 베르사 대륙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럼에도 광신도들은 전혀 위축된다거나 공포에 빠지지 않았다.
곧 위드에게로 집중되는 엠비뉴 교단의 각종 마법들!
위드는 일부 마법으로 상체를 굽혀서 피했지만 대부분은 적중당했다.
물론 대혈 흑곰다운 두꺼운 가죽 덕에 마법의 최대 피해는 절반 이상 줄여 놓을 수 있었고 아픔도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적당히 좀 하자. 너희와 내가 전생에 무슨 원수를 졌다고 이러냐."
"닥쳐라, 하늘로 오르는 탑을 파괴한 원흉! 너의 죄를 벌써 잊은 것이냐!"
"그래그래, 다 세상을 위해서 살아왔던 내 잘못이지. 매번 이런 식이엇어!"
위드는 대신전에 있는 건물의 잔해들을 전투에 이용해 먹었다.
초대형 흑곰이 뛰어다니다 보니 당연히 아무거나 대충 던져도 쉽게 맞힐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워낙에 빠르게 돌아다니든 데다가 크고 작은 탑의 잔해가 사방에 널려 있었기 때문이다.
건물들을 엄폐물과 장애물로 쓰면서 적들을 순차적으로 제거햇다.
저주를 퍼부을 수 있는 사제들의 상당수가 드래곤을 상대하고 있는 만큼 마음껏 활약을 하지 못한다는 부분은 큰 장점이 되었다.
이미 징벌의 사제와 참악의 사제들 중에서 상당수는 드래곤을 향한 세뇌의 신성 마법을 발휘하고 있어서 위드를 향한 공격은 불가능하였던 것이다.
헤울러만은 계속 위드를 노려보았다.
"너희의 신은 엠비뉴에게 굴복하였다. 절대 저항하지 못하리아. 신성모독!"
-대사제 헤울러가 이 영역 전체에 신성모독을 선포했습니다.
-신앙심에 따라 생명력과 마나에 타격을 받습니다.
-생명력 4,394 감소!
-신성모독에 저항하지 못했습니다.
-신앙 스텟이 일시적으로 0으로 바뀝니다.
-4분동안 엠비뉴 교단의 시체를 제외한 다른 신의 성기사와 사제는 성역을 발휘하는 데 제약이 뒤따릅니다.
위드는 현재 신앙심이 거의 없어서 별라는 피해는 입지 않았다.
그렇지만 헤울러가 사용하는 기술들은 모조리 분통이 터졌다.
"도대체 저런놈가 어떻게 싸우라는 거야!"
과거에 바드레이와 싸웠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도 온갖 불리한 조건들은 다 안고 싸웠는데 지금은 더 막막할 정도로 심각하다.
신성모독의 선포는 대규모 전쟁에서는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교과를 가졌다.
일반 사제들을 데려왔다고 하더라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헤올러를 죽이려고 한다면 엠비뉴 교단의 엄청난 병력이 막을 것이고, 공격이 몇 번 성공하더라도 넘쳐 나는 자기네 편 사제들이 깨끗하게 치유해 줄 것 아닌가.
사회에 나가서 부잣집 아들과 경쟁하는 것처럼 불공평하기 짝이 없는 상황!
헤올러는 지팡이를 양손에 들고 땅을 몇 번 쿵쿵 찍었다.
"엠비뉴께서는 모든 것들을 태워 버리라고 하셨다. 멸망의 불 소환!"
-멸망의 불이 소환되었습니다.
-이 마법의 정체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 있지 않습니다.
-흑마법 중에서도 인간을 상대로 하는 최악의 공격 마법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으며, 어떠한 방식으로 마법력을 운용하는지는 비밀입니다.
-막대한 생명력일 자양분 삼아서 지옥의 밑바락, 살아 있는 자들의 살을 태우는 끔찍한 불꽃을 불러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멸망의 불은스스로 불타면서 꺼지지 않습니다.
-일정 반경을 돌아다니면서 소환자를 제외한 살아 있는 자들을 태우고 흡수하면서, 갈수록 뜨거워질 겁니다.
-마침내 필요한 마력과 생명력을 채우고 나면 소환자에게 돌아가서 궁국의 화염 마법 중의 하나를 발동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무슨 적당히가 없구만."
아무리 엠비뉴 교단의 대사제라고 해도 전체 범위형 신성 마법을 어떻게 연속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단 말인가.
어마어마하게 큰 불덩이가 공중에 서서히 형성되고 있었다.
직접 육체를 사용하는 전투 능력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신성 마법과 보호 마법에 있어서는 헤울러는 절대적인 수준이었다.
드래곤의 앞발이나 꼬리 휘두르기 같은 물리적인 공격도 보호 장벽을 펼쳐서 가뿐하게 막아 낼 정도였다.
"하필 이렇게 중요한 때에 부하들이라고는 고빼기도 보이지 않는군. 쓸모없는 헤스티거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위드는 하늘로 오루눈 탑의 붕괴로 쌓여 있는 엄청난 잔해를 이용해서 위치를 이동했다.
헤울러와 사제들, 엠비뉴 교단의 주력은 드래곤의 주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 저주 마법에 의해서 위드도 대신전을 떠날 수는 없지만, 더 깊이 안으로 들어가면서 적들을 유인했다.
그사이 멸망의 불이 생성되어 드래곤을 노렷다.
위드보다는 그족이 더 가깝기 때문인 듯했다.
"엠비뉴 신은 남자가 맞나? 뭐라고 꼭 말하기는 어려운, 그게 그렇게도 작더던데......."
"저놈을 죽여라!"
엠비뉴를 따르는 기사들이 괴물들을 이끌고 공격해 왓다.
평소라면 그들은 상당히 무서운 존재다.
한껏 속도를 내면서 평지를 돌격하며 창을 던지고 검으로 찌르면서 적을 분쇄할 수 있기 때문.
질서 정연한 기사단의 돌격은 진형의 위력을 극대화시킨다.
수천 명에 이르는 상급 기사들은 몇십 만의 군대라고 해도 제멋대로 휘젓고 다닐 수 있으며, 평원에서는 어떤 몬스터라도 포위하여 살육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곳은 탑의 잔해와 절반쯤 봉괴한 건물들로 인해서 포위망 구성이 불가능했다.
바닥도 엉망진창이라서 기사들은 말을 제대로 빠르게 몰 수가 없었다.
어설픈 돌격은 위드에게 잘 차려진 한정식!
-거듭된 공격으로 인해서 분노가 일어납니다.
-힘이 크게 증가합니다.
-맷집이 강화됩니다.
-생명의 최대치가 증가하며, 그만큼의 비율로 분노가 증가되긱 전까지 생명력이 일시적으로 증가합니다.
분노 상태까지 일어났다.
위드는 엠비뉴의 기사들을 잡아다가 건물과 동료들을 향하여 내던져서 박살 냈다.
"크아아아아아!"
거대곰의 포효!
이것이야말로 대형 생명체로서 만끽할 수 있는 거ㅐㄷ한 쾌감!
-크롸롸롸롸롸라라라라!
이에 응답하려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주 가까운 곳에서 땅과 건물의 잔해까지 뒤흔들리게 하는 더 엄청난 울음소리가 들렸다.
"으으음, 조용히 싸워야겠군."
드래곤이 있는 장소에서 고함이라니, 상당히 무안했다.
"점부 덤벼 와라. 몽땅 아주 철저히 부숴 주마!"
위드는 그 무안함과 분노르 풀어내기 위해서 더욱 맹렬히 광신도와 기사를 주먹으로 쳐서 묵사발을 냈다.
아슬아슬하고 위채롭게 서 있는 건물들을 부수고, 바위들을 던져서 기사들이 달려오는 길목을 막았다.
하늘에서 비행하는 괴물들도 있었다.
대신전의 곳곳에서 비행 괴물들이 등장하여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그들은 드래곤을 향해서도 많이 날아갔지만 위드를 향해서도 수십마리 이상이 다가왔다.
위드는 비행괴물이 다가오면 손으로 잡아서 땅으로 내던졌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포효!
"크아아아아!"
어릴때는 괴수들이 날뛰는 영화가 그렇게도 좋앗다.
사람들에게는 왠지 모르게 초대형 생명체에 대한 동경 같은 것이 있는지도 모른다.
현대 문명이 쌓아 올린 빌딩 숲에서 활약하는 킹콩 같은 무지막지한 생명체!
위드는 그런 생명체가 되어서 팔다리를 휘두르며 대신전을 무식하게 박살내는 입장이었다.
악인들이 모여 있는 소굴에서 진짜 나쁜 놈이 되어 버린 기분!
"넘어가라!"
"말을 타고 뛰어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말을 버리고 지나간다."
"저, 저 곰이 우릴 주시하고 있습니다. 커어억!"
지형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초대형 흑곰의 장점을 십분 활용!
땅을 주먹으로 내리치면 쩌억 갈라지고, 그 울림으로 기사들이 말에서 떨어졌다.
위드가 지나간 곳은 그 무게로 인해 땅에 깊은 구덩이가 파였다.
병력이 나오는 입구와 골목길을 아예 부숴서 적들의 진입을 어렵게 했다.
"가까이 다가가지 말고 창을 투척하라."
"원거리 공격 부대들을 불러라. 궁병들을 배치하라."
엠비뉴 교단에서는 병사들과 기사들을 대거 동원했다.
사제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는데, 드래곤을 제압하느라 빠져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기사들이 지상 가득히 배치되고, 엠비뉴의 궁수들은 강화 마법을 걸고 건물과 잔해 위로 올라가서 위드를 향하여 쉴새 없이 화살을 쐈다.
"지독하게도 쏴 대는군."
위드는 적들이 내던지는 창은 팔로 쳐 내고, 화살은 어쩔 수 없이 몸으로 맞았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털가죽의 방어 능력이 발휘됩니다.
"꿰엑!"
"화, 화살이......."
"계속 공격한다! 엠비뉴의 뜻을 거스르는 자를 용서치 말라."
궁병들은 마구 화살을 쐈다.
워낙에 덩치가 크다 보니 대충 쏴도 잘 맞고, 피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하지만 빗나가서 반대편에 잇는 아군을 맞이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위드의 두꺼운 자죽을 뚫지 못하고 튕겨 나간 창과 화살도 동료들을 살상햇다.
"창을 던져라. 저 흉학한 괴물도 위대한 엠비뉴의 앞에서는 버티지 못하리라."
"사냥을 하자. 저놈의 고기는 우리가 실컷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기사들은 계속 사기를 복돋우면서 격려를 했다.
안 그대도 광신도들은 충성도와 투지가 거의 떨어지지 않는데 기사들이 응원을 해 주니 더욱 열심히 덤벼들었다.
위드가 초대형 몬스터로서 갖는 힘과 체격에 의한 장점은 엄청났다.
수십 미터나 되는 팔은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훌룡한 원거리 집단 공격 무기가 되어 주는 것이다.
위드가 공격을 할 때마다 최하 열에서 많으면 서른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주먹을 휘두르면 건물 같은 것은 그냥 다 부서지고, 기사들은 방패로 막아 내더라도 튕겨 나가서 동료들과 부딪치면서 한꺼번에 사망!
"과연 클수록 재밌어."
엄청난 파편들이 생겨날 정도의 최강의 공격력을 실컷 만끽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발 근처까지 와서 창과 검을 휘두르느 골치 아픈 기사들과, 상대적으로 높은 시야 때문에 작게 보이는 궁병들이 화살을 계속 쏘아 대는 것은 골치 아프다.
위드느 발길질과 주먹질을 잠시도 멈추지 않앗다.
약간이라도 여유를 부리면 기사들이 털을 붙잡고 몸을 타고 올라와서 공격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궁수들의 공격도 지긋지긋할 정도로 끊이지 않았다.
바위를 던지고, 팔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가해서 궁수들과 그들이 모여 있는 장소를박살을 내더라도 다른 곳에서 또 공격을 가한다.
이곳은 엡비뉴의 대신전인 만큼 죽여도 적들은 계속 나타나고 있엇던 것이다.
-생명력이 감소합니다.
-드엥 꽂혀 있는 화살의 개수가 2,600개가 넘었습니다.
-대단한 기록을 세우면서 맷집이 1 증가합니다.
-많은 부상으로 인해 생명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합니다.
"죽어라!"
"놈이 약해지고 있다!"
피해를 입는 만큼 위드도 적들을 무지막지하게 해치우고 있지만 상대편 병력은 줄어드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쿠오오오오!"
초대형 흑곰으로 포효를 하면, 적을 공포에 질리게는 하지 못하더라도 주춤거리게 만드는 효과는 있었다.
조금도 지치지 않은 것처럼 으르렁거리고 가공할 힘으로 기사들을 두들겨 패고 던지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죽을 맛!
몸에 꽂혀 있는 화살들을 빼내고 치료를 할 수가 없으니 지속적으로 생명력을 조금씩 빼앗겼다.
몸이 크니까 공격당할 부위도 그만큼 많고 방어가 불가능하다.
안 그래도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생명력이 빠르게 감소햇다.
게다가 엠비뉴의 대사제 헤울러는 영악하기까지 했다.
잃어도 상관없는 병력을 위드에게로 보내서 시간을 끌게 해면서 드래곤의 세뇌에 집중하고 있엇다.
현재 진행되고 있을 드래곤의 세뇌가 끝나고 나면 엠비뉴의 병력과투닥거리는 것 따위는 아무 의미도 없을 것 아닌가.
초거대 흑곰이라고 해도 드래곤 앞에서는 그냥 귀엽기 짝이 없는 곰 요리에 불과!
'이렇게 죽는 것도 대단한 영광... 아냐, 이런 식으로 길들여져서는 안 돼. 아직 본전도 찾지 못햇어.'
그러나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엠비뉴 교단의 고급 병력과 괴물들을 없애기 위한 적당한 방법이 없었다.
아무리 싸우고 도 싸워도 효과가 없는 것 같아서 사실상 막막했다.
'이놈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지?'
위드의 시야에 저 멀리 있는 건물이 불터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과거 노들레는 독을 이용했지만, 위드는 그러한 독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설혹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 독은 이미 헤스티거에 의하여 말끔하게 타 버린 상황!
엠비뉴 교단의 병력을 언제 혼자서 존투로 다 해치울 수 있을 것인가.
하늘로 오르는 탑을 건설하면서 봤던 그 수많은 군대는, 어느 1~2명의 힘으로 제압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낟.
하늘로 오르는 탑이 무너지면서 엠비뉴의 대신전에 막대한 타격을 가했다고 해도, 남아있는 병력만 해도 엄청났다.
-크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아프다! 제멋대로인 인간들, 나에게 고통을 주다니, 무모하구나. 종족 자체를 말살시켜 버릴 것이다. 머리라... 머리가 깨어질 것만 같다!
갑자기 드래곤의 비명이 들렷다.
절대 최강의 생명체인 드래곤이지만 지금은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
엠비뉴의 고위 사제들과 헤울러가 드래곤을 단단히 붙잡고 있는 모양!
위드와 마찬가지로 드래곤도 자신의 권능을 다 쓰지 못하는 이상 지금은 무지막지한 힘과 체려, 생명력을 가진 초대형 생명체에 불과하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보통은 엄청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잘 죽지도 않는다.
하지만 엠비뉴 교단에서는 신성력으로 드래곤을 옭아매고 세뇌시킬 역량이 충분한 것이다.
"얼마 남지 않았다. 헤울러 님의 일이 끝나면 이 세상은 약간의 부스러기도 남지 않고 파멸하리라."
"드래곤을 거느릴 수 있다니 과연 우리 교단은 훌룡하군."
궁병들이 기뻐하면서 왁자지껄 떠드는 목소리가 위드의 귓가에 들려왔다.
넓은 대신전의 건물들은 붕괴하면서 무너져 내리고 있었으며, 괴물들과 기사들이 내는 소리들도 상당하다.
하지만 뒷담화라면 그 어디서든 민감하게 들을 수 있는 전투적인 귀!
"그렇단 말이지."
위드는 뒤돌아서 달리기 시작했다.
대신전을 벗어나려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그런 방식으로 뭔가를 해 볼 수가 없었으니까.
위드는 대신전의 잔해를 단숨에 높이 뛰어넘어서 드래곤에게로 향했다.
사제들의 신성력에 의하여 형성된 줄기들이 수백 가닥씩 묶인 채 드래곤은 몸부림을 치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드래곤이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신성력의 붉은 기운들은 몸을 옥죄었다.
그리고 헤울러와 징벌의 사제들은 드래곤을 향해 주문을 계속외우는 중.
가만히 놔두면 드래곤은 금방 엠비뉴를 향해 꼬리와 날개를 살랑거리는 애완동물이 되어 버리고 말리라.
기사단이 그 주변을 수십 겹으로 에워싸고 있었었다.
위드를 향해 공격하던 극악의 기사들은 대신전에서 나온 병력의 일부에 불과하였다.
실제로 대신전의 주 병력은 드래곤을 향해서 출동한 상태!
영악한 헤울러는 드래곤을 붙잡고 나서 위드를 도망치지 못하도록 묶어 놓고 제물로 바치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적이 등장했다."
"막아라!"
엠비뉴 의 기사들이 돌아섰지만, 위드는 땅을 쿵쾅거리면서 달려가는 것으로 그대로 돌파해 버렸다.
위드의 몸과 발에 차인 기사들이 사방으로 나가 떨여졌다.
"아우솔레토!"
-누가... 누가 나를 부르는가.
드래곤이 커다른 눈을 끔벅이면서 위드를 쳐다보았다.
빚쟁이처럼 강렬하던 눈빛은 썩은 동태눈처럼 변해 가고 있었다.
엠비뉴 교단의 세뇌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의미!
정상적인 상태의 드래곤이라면 이렇게 쉽게 세뇌에 당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우솔레토는 오랜 기간 엠비뉴 교단에 의해 세뇌 작업을 당해 왔기 때문에, 잠깐 동안 깨어나기는 했지만 다시 길들여져 가고 있는 것이리라.
위드는 기사들을 돌파하고, 사제들의 공격 마법을 피하거나 맞아 가면서 앞으로 달렸다.
"내가 너를 구해 주겠다!"
-너는... 너는 누구지?
아우솔레토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위드를 향해 잡아먹을 듯이 으르렁거렸다.
그렇지만 그 사실은 순식간에 전부 잊어버린 것처럼물었다.
치매 드래곤이라서 다행인 상황!
"나는 네 친구다."
-친...구?
"지금 널 구해 주도록 하지."
위드는 아우솔레토 주변에서 세뇌와 속박의 주문을 외우고 있는 사제들을 발로 걷어찼다.
"안 돼!"
사제들이 비명을 질렀다.
엠비뉴 교단 입장에서는 다 차려 놓은 밥상이 뒤집어지는 사오항!
드래곤을 묶고 있는세뇌와 구속의 붉은 줄들이 절반쯤 걷혔다.
"방해하지 마라. 빙하의 숨결!"
대사제 헤울러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니 기온이 낮아지면서 위드의 주변에서 1초도 되지 않는 빠른 순간에 투명한 얼음 덩어리들이 생성되어 터졌다.
피할 수 없는 공격 방식!
-부서지는 빙하의 파편에 의해 충격을 받았습니다.
-생명력이 36,212 감소합니다.
-움직임이 느려지고 상처 부위가 얼어 붙으면서 다 녹을 때까지 계속 추가적인 피해를 입습니다.
-부서지는 빙하의 파편에 의한 연속 공격에 적중되었습니다.
-피해가 가중됩니다.
빙하의 숨격은 열 번이나 연속으로 터지는 위력적인 마법 공격이엇다.
덩치가 아주 작았다면 순간적인 반사 신경이나 주의를 통해서 피해를 줄였겠지만 지금의 몸으로는 불가능했다.
고스란히 다 맞아주는 수밖에 없엇지만, 그래도 분노 상태 덕분에 버텨 낼 수가 있었다.
-이동속도, 움직임이 58% 느려집니다.
다른 사제들도 신성 마법으로 공격을 했지만, 위드는 그런 공격쯤은 몸으로 맞아 주면서 드래곤을 얽매고 있는 세뇌와 구속의 붉은 줄들을 전부 풀어냈다.
몇몇 개는 자신이 대신 맞아 주었다.
-엠비뉴를 따르게 하는 신앙의 굴레에 적중되었습니다!
-영혼혼에 직접 충격을 입으면서 정신력이 감소합니다.
-정신력이 완전히 줄어들게 되면 육체를 다스리는 의지를 상실하며 엠비뉴 교단에 종속된 노예가 될 것입니다.
-현재의 정싱력 상태 : 조금 어지러움(87/100).
위드로서는 생명을 건 모험으로 망신창이가 되었다.
사제들의 일제 마법 공격에 의해 남은 생명력도 고작 3만을 넘지 못하는 상태!
인간 조각사로서 활약을 하는 동안에는 이런 생명력으로도 활용을 잘했다.
워낙 전체 생명력이 낮아서 잠깐만 방심하면 금방 죽임을 당한다.
생명력 500이나 1,000도 알뜰하게 활용해 가면서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금은 덩치가 큰 남큰 더 많은 공격을 허용할 수 밖에 없기에 비할 수 없이 훨씬 위험했다.
그럼에도 짓밟고 차 내면서 서두른 탓에 더 이상의 공겨 없이 주변의 사제들을 치워 버리고 드래곤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아우솔레토의 눈동자가 자신과 거의 비슷한 크기인 위드레게로 향했다.
-친구......
"그래, 친구다."
-친구라는 게 조금 어색한데.
"우린 둘도 없이 친한 사이였지. 네가 부끄러움이 많아서 그래."
순수한 우정을 나누는 감동적인 느낌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드래곤과 초대형 흑곰!
위압감이 넘치는 두 거대 생명체들이 가까이에서 서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압박감을 주었다.
실제로는 막 속아 넘어가려는 치매 드래곤과, 사기를 치고 있는 흑곰이 있을 뿐!
위드와 드래곤을 향하여 엄청난 공격 마법들이 펼쳐졌다.
세뇌 작업을 하느라 잠시 동안 멈춰 있던 멸망의 불도 목표를 정하고 다시 날아왔다.
위드의 간당간당한 목숨 상태로는 직접 맞는다면 죽음 외에는 다른 길이 없었다.
아무리 레벨이 제법 높다고 해도, 수십 개 이상의 마법 공격들은 순식간에 생명력을 깎아 놓을 정도로 파괴력이 뛰어났었으니까.
-공격이다. 막아라.
"아니야, 친구. 넌 할 수 있어. 보호막을 펼치면 되잖아."
-보호막?
"그래. 넌 보호 마법을 정말 잘 쓸 수 있거든. 그리고 지금은 좀 급하니까 빨리 쓰면 더 좋을 거야."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른다.
"뼈와 심장에 넘쳐 나느 마나에 명령을 내려. 저것들을 막으라고."
-막아라.
그러자 드래곤의 몸만 가리는 얇은 보호막이 생성되었다.
"치사하게 이러기냐? 나도 숟가락 얹었는데 함께 지켜줘야지. 당장 보호막을 최대한 펼쳐!"
-전부 막아라.
위드와 드래곤을 감싸는 수십 개의 보호막들이 형성되었다.
콰고과과광!
멸망의 불이 부딪치고, 다른 공격 마법들이 마구 두들겼는데도 불구하고 가장 바깥쪽에 있는 2~3개의 보호막만이 허물어졌다.
과연 드래곤의 절대 마법 능력!
물론 아우솔레토가 드래곤 중에서도 특별히 강한 탓이기도 하고, 위급한 순간에 모든 마력을 다해서 보호막을 펼쳐 필요 이상으로 방어에 힘을 쏟은 것이기도 햇다.
위드는 보호막이 유지되는 잠깐 동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세뇌와 속박으로 부상이 극심했던 아우솔레토의 몸은 다시 치유력이 발휘되면서 조금씩 나아졌다.
물론 탑의 붕괴와 위드가 부딪친 충격으로 인해서 생명력은 절반 이하였다.
위드나 드래곤이나 지금은 위험한 상태!
"친구, 나도 치료를 좀 해주겠나?"
-해 주고 싶지만 할 줄을 모른다. 어떻게 해야 하지?"
"그러니깐 이사람, 아니 이 흑곰이 너안테 아주 중요한 분인거야. 그래서 다친 부위를 치료해 줘야 된다고 생각 해 봐. 그러다 보면 방법도 떠오리지 않을까?"
-그런 방법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역시 네가 그렇지. 그러니까 친구도 얼마 없지 않았겠냐. 못된 심보로 얼마나 할 일이 없었으면 세사잉나 박살 내려고 하고."
-뭐라고?
"아니야, 아무것도."
직므은 제저잇ㄴ이 아니라서 위드를 잠시 동안 친구로 느낀다고 하지만 언제 아우솔레토가 다른 존재를 위해서 치료 마법을 써 봤겠는가.
독불장군으로 자기 혼자만 알면서 살아가는, 전형적인 친구없는 드래곤!
다행인 것은, 세뇌 작업이 심하게 이루어져서인지 오만한 성격이 아까보나든 약간 순화되어 있엇다.
"놈이 자유를 찾게 해서는 안된다. 기사들은 공격하라!"
엠비뉴의 병력이 드래곤을 향하여 달려오기 시작했다.
사제들과 종교재판관들은 마법 공격을 했다.
그 막강한 공격들이 아우솔레토의 강력하기 짝이 없는 보호막에 의해 차단되면서 화려한 볼거리들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드래곤의 마나도 무한대는 아닌 법!
보호막들이 하나씩 거두어지고 나자 아우솔레토가 날뛰었다.
가까히 나가오는 적들을 앞발과 꼬리로 후려치고 주둥이로 물러서 맛을 음미하더니 꿀꺽 삼켰다.
위느는 드래곤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구경만 했다.
그를 진자 친구로 여겨서인지, 아우솔레토는 아무런 제지도 가하지 않았다.
"그걸먹냐?"
-배가 고팠다. 그래도 천박한 맛이군.
귀하게 자란 드래곤답게 음식 투정은 필수!
'자,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한다......"
위드의 머릿속은 아무것도 깔려 있지 않은 최신형 컴퓨터처럼 빠르게 돌아간다.
'이 드래곤이 강하기는 해도 전투 방식이 영 아닌데.'
아우솔레토의 능력은 명불허전
꼬리 공격하네에 건물이고 괴물이고 그냥 전부 부서져 버린다.
위드도 흑곰으로 변한 이후로는 그렇게 할 수 있었지만, 파괴의 규모가 달랐다.
건물을 하나씩 부수는 것이 아니라, 다리나 꼬리에 걸리는 것들은 몽땅 부서진다. 기사들이 들고 있는 튼튼한 방패와 갑옷도 있으나 마나였다.
"엠비뉴 신이 우리를 죽이니 기꺼이 이 한몸을 희생하리 엠비뉴 신이 타락한 세계를 파괴하니 완전한 정화가 이루어지리라."
그렇게 박살이 나면서도 엠비뉴 교단의 병력은 부서진 잔해들을 밟으며 일개미처럼 꾸준히 전진해 왔다.
-썩 꺼져라!
드래곤이 고함을 지르면 수백 미터에 이르는 영역에 강력한공기의 압축과 팽창이 일어나 병력이 밀려나며 화살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비교적 나약한 광신도들은 괴로워하면서 알아서 죽어 갔다.
뭐, 이정도라고 해도 보통 상상할 수 있는 이상의 능력을 가진 몬스터로 충분히 대단하지만, 엠비뉴 교단의 반격도 우습게 볼 수가 없었다.
고위 사제들이 세뇌를 위한 신성 마법을 다시 외웠다.
아우솔레토가 계속 지금처럼 단순하게 육체밖에 활용하지 못한다면 붙잡히고 말 것이다.
'그런데 세뇌를 당하지 않거나 엠비뉴 교단에 잡히지 않아도 큰일이야. 조금만 시간을 줘서 제정신을 차리고 과거를 떠올리고 나면 대륙의 평화가 위험하단 말이지.'
맨정시닝 된 아우솔레토는 그 자체로 공포의 존재다.
엠비뉴 교단 이상으로 위험천만할 뿐만 아니라, 독보적인 강함을 가졌다.
가장 위엄 있는 생명체인 드래곤으로서 지배력을 발휘하며 몬스터들을 조종한다면 금방 대륙을 짓밟을 수 있는 병력까지도 갖출 수 있을 게 아닌가.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는 역사상 최악의 드래곤은 정말 그보다 더 끔찍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제정신을 차린드래곤이 바로 옆에 친한 척 붙어있는 위드를 보며 할 수 있는 생각도 한 가지뿐이다.
'살점이 토실토실하게 올라 있는 맛있는 곰 고기네?'
드래곤에게 사냥을 당하는 신세가 되면 어떤 잔꾀를 부리더라도 희망이 없을 게 아닌가.
"그렇더라도 이미 호랑이안테 물려 가는 신세야."
-친구여, 무슨 말이낙.
하늘에서 날아오는 괴조를 앞발로 붙잡고 먹어 치우던 드래곤 아우솔레토가 물었다.
아우솔레토는 위드를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친구로 여기기 때문인지 비교적 맑고 친근했다.
아마 돈을 투자하게 해 주면 수십 배로 불려 주겠다는 친구의 말에 속아 넘어가는 선량한 사람들도 저런 눈빛을 했으리라.
"아무것도 아니야. 그보다도 배는 좀 채웠어?"
-조금... 그래도 아직 배가 고프다.
"몬스터들을 더 먹을 꺼야?"
-지금은 괜찮다. 한꺼번에 많이 먹진 않는다.
"음, 그렇다면 다행이고."
그사이에 아우솔레토가 잡아먹은 괴물만 100마리는 될 것이다.
드래곤의 머리가 이리저리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괴물들을 냠냠 쩝쩝 해 버렸던 것.
위느는 여전히 드래곤에게 전투를 맡기고 옆에 붙어 있자니 심심햇다.
마치 된장찌개에 된장이 없고, 김치찌개에 김치가 들어가 있지 않은 것처럼!
약간식 생명력을 회복하고는 있었지만 그걸로느 화끈함이 많이 모잘랐다.
"이래서야 재미도 없고, 괴물 몇마리 해치우는 것으로는 별 결과도 안 나오고 지루하기만 하지."
몸을 쓰며 싸우는 그래곤 옆에만 붙어 있는 것으로는 전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도 한몫을 햇다.
"미친 짓이란,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씩은 저지르라고 있는 거니까"
"날개르 펼쳐."
-무슨 소리냐?
"두 날개를 활짝 펼치고 하늘로 날아 봐. 너는 날 수 있어."
친구라고 믿기 때문인지 아우솔레토는 별다른 의심 없이 날개를 펼쳤다.
그동안은 몬스터들의 돌격을 물리치는 데에만 활용되었던 날개가 넓게 펼쳐졌다.
좌우로 수백 미터에 이르는 날개를 활짝 펼친 드래곤의 우아하면서도 완벽한 자태!
-익숙한 느낌이다.
드래곤을 향해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아우솔레토가 머리를 높게 지켜들더니 상체를 세우고 가볍게 날갯짓을 햇다.
그러자 몸이 땅에서 서서히 떠올랐다.
10미터. 20미터.
그리고 점점 가속도가 붙으면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드래곤!
자유로워지는 드래곤을 향해 엠비뉴 교단에서는 온갖 마법을 사용햇었지만, 전면을 가리는 공기 방패에 의해서 막혀 버렸다.
드래곤이 하늘을 지배하게 되면 그 무엇으로 막을 수 있겠는가!
"역시 쉽게 비행을 하는군."
위드도 땅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내내 가만히 있던 그여씨만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니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크게울렸다.
위드는 드래곤의 발목을 잡고 몸을 회전시켜서 등에 올라탔다.
-무슨건방진 짓이냐! 어리석은 피조물이 내 등 위에......
"난 친구라니까. 내가 나는 법도 알려 줬잖아 벌써 잊었어?"
-아 그런가?
쉽게 수긍하는 드래곤!
뭐, 지금이야 온전한 정신이 아니다 보니 나름의 친밀도를 느끼고는 있었다.
언제까지 지속될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더 높이 올라가 보자."
-알았다.
드래곤은 위드를 태우고 엠비뉴의 대신전이 까마득하게 보일 정도로 높은 곳까지 날아올랐다.
와이번들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였다.
뜀박질을 하며 흥겨워하던 세 살배기 어린아이가 퀵 서비스 오토바이에 올라탄 듯 놀라운 속도!
초대형 흑곰으로 변신해 있는 위드의 체중이 만만치가 않을 테지만 드래곤은 그런 무게의 부당 따위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처럼 무섭게 날았다.
드래곤의 목을 필사적으로 꽉 붙잡지 않으면 땅으로 곤두박질을 치며 떨어질 정도였다.
-높이 올라왓다.
"음, 그렇군"
땅을 내려다봤지만 지상의 대신전이 아예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의 높이였다.
그 흔적을 알고 있었기에 어디라는 것을 가늠할 수 있지, 아예 몰랐다면 찾기도 힘들 정도의 고도.
바람은 얼음을 머금고 있는 것처럼 차가웠다.
위드의 저항력이 높지 않았다면 얼어붙어서 죽었을 수도 있으리라.
고급스러운 광택이 흐르는 블랙 드래곤의 비늘에도 옅은 서리가 어려서 반짝였는데, 그 모습조차도 환상적일 만큼 아름다웠다.
조화와 군형, 절대적인 비례미란 이런 것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물론 그 아름다운 드래곤의 등에 매달린, 거듭된 전투로 인해서 털가죽이 좀 찢어지고 땅에 처박히고 뒹굴어서 먼지 투성이가 된 거대 흑곰은 전혀 어울리지 않았지만.
-이젠 뭘 하지?
"뭘 하긴. 복수를 해아지"
-복수... 저 무의미한 생을 살아가다가 종국에는 자멸의 길을 선택하는 인간들을 향해서 말인가?
드래곤은 말을 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진 듯이 코를 실룩였다.
아무리 치매에 걸렸다고 해도 원래 아우솔레토의 성격이 어디 간건 아니었다.
"바로 그거야."
-반가운 말이군. 그렇다면 땅으로 다시 내려가겠다.
"참, 그전에 말이야, 한가지 연습해 둘 것이 있는데."
-무엇이냐?
"숨 좀 크게 들이마셔 봐. 있는 힘껏."
아우솔레토는 선생님 말이 진리인 줄 아는 유치원생들처럼 시키는 대로 했다.
주둥이를 벌리면서 입과 코로 함꼐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
공기를 머금은 드래곤의 상체가 잔뜩 부풀어 올랐다.
이것이야말로 드래곤이 가진 최악 최강의 공격 부기.
블랙 드래곤의 블레스였다.
-이렇게 하면 되는 것인가?
"연습은 충분해. 그럼 앞으로 내려가 보자. 자라나는 어린 이들한테 사기의 위대함... 아니, 정의가 승리한다는 걸 보여 줘야지."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