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40권 : 1)아르펜 왕국의 내정 (267/520)

달빛조각사 40

[ 아르펜 왕국의 내정 ]

위드가 있는 대지의 궁전!

검이나 마법 좀 쓴다 하는 북부의 유저들은 대지의 궁전으로 볼려들었다.

"이게 진짜 아르펜 왕국의 왕궁이었어?"

"튼튼하게 잘 지었네. 산 위에 지었는데도 주변과도 잘 어울리고."

"으아...이 거대한 노가다의 흔적이라니!"

 북부 유저들 중에는 왕공된 지 얼마 안 된 대지의 궁정에 처음 와 본 사람들이 많았다.

 유저들은 위드의 얼굴을 보고 싶어 했지만 정작 그는 왕궁으로 돌아온 직후 집무실에 틀어박혀서 나오지 않았다.

"역시 집이 좋군. 집 떠나면 돈 들고 고생이란 말이 틀리지 않았다니까."

 모험을 위해 아르펜 왕국을 떠날 때만 해도 공사 중이던 대지의 궁전이지만 완성되고 나니 금방 오래 살았던 집처럼 포근함이 느껴젔다.

 위드에게는 긴 시간을 보낸 고향 집의 편안함 같은 것도 해당 사항이 없는 편이었다.

 모라타의 흑생 거성이 20평대 임대 아파트라면 대지의 궁전은 160평대 펜트하우스!

"조망이면 조만, 내부 장식도 완벽하고...... 돈 많은 사람들이 좋은 집에서 살려 하는 욕구를 이제 이해할 수 있겠군. 역시 사치는 해 봐야 안다니까."

 위드의 마음은 금방 참숯보다 진하고 검은 욕방으로 가득 찼다.

"이런 주택을 많이 지어서 분양할 수 있다면 떼돈을 벌 수 있을 텐데. 으음, 역시 건설업자만 한 직업이 없지. 경기 침체가 오면 고생을 하기도 하지만 말이야. 아르펜 왕국에도 더 적극적으로 건설 붐이 일어나야 해."

 경제 발전의 원동력을 역시 땅 투기!

 직업의 다양성 면에 있어 아르펜 왕국은 다른 어느 국가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높은 비율을 자랑한다.

 전투력 부분에 있어서는 취약할지 모르나 생산과 예술, 개발 부분에서는 월등한 잠재력을 가졌다.

 아르펜 왕국에 이대로 3년, 아니 1년의 시간만 주어지더라도 북부의 모습은 바뀔 것이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지역에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는 도시들이 건설되어 자리를 잡을 것이고, 도로들이 북부 대륙을 거미줄처럼 편리하게 연결하며, 뒷골목에서는 창조적인 예술이 다양하게 꽃을 피우리라.

 신생 왕국인 만큼 도시계획에 강점이 있고 변화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앞으로 자연과 사람들에 의하여 북부 대륙과 어우러지는 왕국의 발전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았다.

"현재도 아르펜 왕국의 인구가 상당히 많아지고, 마을과 도시가 어마어마하게 생겼군."

 위드가 다음으로 열어 본 것은 아르펜 왕국의 내정 창이었다.

 돼지 저금통의 배를 따는 듯한 설렘과 긴장감이 느껴졌다.

 세계를 구하는 용사로서 엠비뉴 교단과 밪설 때도, 가진 거라고는 좋은 목청뿐인 못생긴 오크가 되어 불사의 군단과 싸우던 시절에도 느껴 보지 못한 소름 돋는 긴장감.

 <아르펜 왕국>

 대륙 북부의 광대한 영토를 다스리고 있는 왕국.

 아르펜 왕국을 상징하는 깃발과 문화는 북부의 서로 다른 지형과 기후를 가진 모든 지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국가가 없는 주민들을 교역과 문화를 통한 평화적인 방법으로 복속시켜, 영토 면적은 과거 니플하임 제국의 영역을 대부분 이어받았다.

 국왕의 존엄성은 주민들과 기사들이 우러르면 존경하는 수준,

 북부의 주민들 대부분이 믿는 프레야 교단에서도 국왕을 '신성을 받드는 왕'으로 존중하고 있다.

 자신의 손으로 국가를 건설하고 길을 개척해 간 귀족 중의 귀족이며 왕 중의 왕.

 믿을 수 없는 소문들 중에는 국왕이 베르사 대륙을 위해 신들의 선택을 받아 용사로서의 임무를 수행했다는 것도 있다.

 아르펜 왕국의 주민들의 성향은 모험과 자유, 경제적 풍요로움의 추구다.

 예술에 대하여는 만족감을 느끼기 위하여 지축을 아끼지 않는다.

 대제국의 침략이 벌어지고 있지만 불가사의함 힘을 가진 국왕이 막아 낼 수 있으리라 믿으며, 밥만 먹고 일만 한다고 해도 좋은 정도로 매우 근면한 성격을 가졌다.

 출생률은 측정이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늘어 가는 중(무엇을 많이했을까?ㅋㅋㅋ)

 특히 아르펜 왕국에 정착한 오크들은 '암컷 수컷 구면 말고 400마리만 낳아 잘 키워 보자.'라는 구호를 외친다.

 몬스터들은 여전히 활개를 치고 돌아다니지만 도시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못할 정도의 치안은 지켜지고 있음.

 군사력:7390  경제력:48291  문화: 42092  기술력:62380  종교 영향력:86  왕국 정치:92  인근 지역에 대한 영향력:97%  왕국 발전도:79  위생:42  치안:92%

 북부 지역의 주민들은 아르펜 왕국에 소속되어서 행복함.

 평원과 황무지, 범람지역의 개간, 폐광 재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

 새로운 상품들이 창출되며 경제력 팽창 중.

 숙련된 기술자들은 고급풍, 특산품의 제조로 장인이 되려는 자부심을 품고 생산량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도로가 연결되는 공사가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국가 내 무역은 식료품을 기반으로 날로 확대되어 크게 부족함이 없는 편.

 지방 도시의 세금 납부에 대한 저항은 적지만, 그들은 가끔 말한다.

"아르펜 왕국은 역사는 짧아도놀라운 국가야! 하지만 범죄를 이대로 방치해 둔다면 밀무역이나 도둑들이 점점 늘어날 것 같군."

"내가 납부하는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국가는 커지는데 뒷북 행정은 그것을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어."

"우리 국왕 폐하께서는 어디서 뭘 하시는 거지? 그분의 영웅적인 업적에 대하여 감치 평하할 순 없지만 왕국 내에 산적한 일들이 어마어마한데 말이지."

 넓은 바다에 대한 흥미로, 해운업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해상 교역은 안정된 항로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신비한 물고기를 낚기 위하여 먼바다까지 출항한 낚시꾼들은 굶주린 상어의 간식이 되고 있다.

 농업에서는 젊은 농부들이 여러 종족들을 위한 작물들을 적극 재배하고 있다.

 남아도는 쌀과 밀은 오크들이 신 나게 먹어 치우고 있는 중.

 부가가치가 높은 커피, 차, 약초의 재배 면적은 계속 증가하여 부농의 기반을 닦았다.

 니플하임 제국의 유물과 흔적은 모험가들을 집구석에서 쉬지 못하게 만든다. 몇 가지 모험이 성곤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술집에서는 모험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아르펜 왕국의 군사력은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들은 다른 제국의 침략에도 나서지 않는 겁쟁이라고 조롱당하고 있다.

 산골 마을이나 산맥 근처의 마을들은 몬스터 토벌이 자주 일어나고 있음.

 대륙의 각지에서 모여 온 명망 높은 기사들은 아르펜 왕국의 국왕 위드를 숭배하고 있다.

 왕국의 도시 개발은 급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며, 끊임없이 모이는 인구로 인하며 별별 명목으로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왕국 전체 인구: 38291029  매달 세금 수입:21943920  왕국 운영비 지출 내겨: 군사력 12% 기술개발 6% 경제 발전 38%  문화 투자 비용 6% 의뢰 및 몬스터 토번 14%  도로 개설 22% 종교 2%  군사력: 기사 4939면, 수련 시가 9720명 병사 162023명.

 아르펜 왕국의 군대는 드디어 어깨를 펴고 성문 밖으로 나갈 정도가 되었다.

 기사단 병력은 대부분 자유 기사들과 벤트 성의 병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병사들은 수준은 뒤떨어지더라도 몬스터 토벌과 탐험의 경험은 조금씩 가졌음. 적어도 활이나 검, 방패를 쓰는 법은 익혔다.

"이것이 나의 아르펜 왕국이군!"

오랜 기간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왔는데도 그사이 무럭무럭 자라 있는 왕국.

위드는 구체적인 수입과 국력 등을 확인하면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잘 키웠어. 지금까지 배를 가르지 않은 보람이 느껴지는군. 훌륭해."

이 근방에서 살아가는 북부 유저들이라면 아르펜 왕국의 황당한 발전에 대한 이야기들도 자주 들었다.

"일주일 전에 헤롯 강 부근에 가니까 초가집이 하나 생겼더라."

"그래? 어제 가 보니 약 오백여 채 규모의 판자촌이 자리를 잡고 있던데."

"무슨 소리야. 내가 헤롯 강에서 오는 길인데, 거기 완전 중간 규모의 마을이던데!"

"야, 거기 내 친구 있는데 방금 귓속말로 오크들 왔다고 알려 주더라."

"초보들도 지금부터는 시작한다던데?"

"그럼 끝났군!"

북부의 인구는 마구 늘어나고 있었고, 초보를 갓 벗어난 유저들은 거침없이 대륙을 돌아다녔다.

초보 탈출을 위해서는 꾸준한 사냥도 중요하지만, 북부 대륙에서는 대박의 꿈도 충분히 노릴 수 있다.

니플하임 제국의 유물, 오랫동안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약초, 미발견 던전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과거에는 빈 땅밖에 없던 장소에 교통이나 모험, 생산의 거점으로 순식간에 마을이 생성되었다.

위드의 입장에서 아르펜 왕국은 알아서 성장하는 돼지 저금통과 같았다.

황금 알을 낳는 양계장을 소유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언젠가 진짜 배를 가르게 되면 엄청난 자금이… 내 평생의 노후가 여기에 달려 있어."

당장의 밥그릇에서 승격된, 일생일대의 노후 자금!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노후 자금에 대해서는 불안해졌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연금도 떼어먹힐지 모른다는 걱정이 있는데 하물며 풍전등화 신세인 아르펜 왕국은 말할 것도 없다.

"하벤 제국을 막지 않으면 내 안락한 노후도 끝장이 나는건데."

위드는 그러면서도 전쟁터로 당장 달려가지는 않았다.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하벤 제국군이 쳐들어올 텐데 준비도 되지 않은 지금 일부러 만나러 갈 필요는 없다.

더군다나 파보와 같은 건축가들이 작업을 개시하였기 때문에 이곳까지 오는 길도 무난하고 평탄하진 않으리라.

"부르지도 않은 손님들인데 오면서 고생 좀 해야지. 군대 현황 정보!"

『 아르펜 왕국의 군대

기사 : 32,998인

평균 레벨 : 367

병사 : 187,390인

평균 레벨 : 194

충성심 : 99%

훈련도 : 89%

아르펜 왕국의 국왕은 '대륙을 구하는 영웅'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의 의로운 부름에 응답하여 자유 기사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기사들의 긍지는 대단하며, 어떤 위험에도 달려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사기가 드높습니다.

기사들의 무장은 괜찮은 편이나, 야생마를 길들여 타고 다니는 신세라 돌격에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병사들은 절대적인 충성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리 분별력이 없어 국왕이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해낼 것입니다.

몬스터와의 싸움에 이골이 나 있으며, 경험 많은 병사들은 던전 탐험에도 익숙합니다.

천공의 섬 라비아스가 아르펜 왕국의 영역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조인족은 인간에게 머리를 숙이지 않지만, 특별한 인연으로 인해 기꺼이 아르펜 왕국의 소속이 되었습니다.

전쟁이 벌어지면 두말없이 참전할 것입니다.

군사 요새의 숫자가 적습니다. 벤트 성을 포함하여 구니플하임 제국 시절에 건설된 군사 요새들을 수리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성벽이 부실합니다.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지면 쉽게 함락될 것입니다. 』

"으음, 영토와 인구가 많이도 늘어났군. 그래도 군사력은 하벤 제국에 비하면 쓸모가 거의 없어."

위드의 북부 개달은 모라타부터 시작되었다.

당시에는 빠른 경제 발전을 위하여 프레야 교단의 보호를 받으며 군사비 지출은 최소화하는 수단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지금도 숙련된 정예 병사들이 적고, 기사들도 많지 않다.

전쟁이 벌어지더라도 몬스터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대륙의 도시들을 지켜야 했으니 실제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라비아스의 경우에는 새로운 영토로서의 가치가 매우 크겠군."

아르펜 왕국의 영토가 북부 전체로 확장되는 측면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실속은 그다지 없다.

니플하임 제국의 몰락 이후로 방치되어 폐허가 된 마을과 도시.

몬스터들이 설치는 바람에 살아남은 인구도 많지 않고, 발전을 위해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길다.

치안의 안정과 도로 연결, 성벽, 건설, 도시 재건 등에 들어가야 할 돈도 많았다.

그렇지만 천공의 섬 라비아스는 몬스터의 침략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개발도 상당 부분 이미 이루어져 있다.

그 자체로 수많은 던전들이 있는 하나의 작은 왕국과도 같았다.

"조인족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정도니 당장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

조인족은 인간과 상당히 다른 외모를 가졌다.

완전한 새의 형상으로 변신을 할 수도 있었다.

또한 인간이나 드워프, 엘프는 2차, 3차 전직을 통해 전문분야를 성장시키지만, 조인족은 그보다 훨씬 놀라운 특성을 가졌다.

일정한 레벨에 도달하고 먹잇감을 충분히 사냥하고 나면 탈피를 할 수 있었다.

예전 자신의 낡은 몸을 버리고 종족의 새로운 육체를 얻는게 가능한 것이다.

더 멀리, 더 높이, 더 빠르게 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크게 발달한다.

조인족에게 탈피란 누구나 꿈꾸는 대단한 경험이 될 테지만 위드는 중요한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탈피를 할 때마다 새로운 장비를 착용할 수 있게 되니 큰 돈을 들여서 전체적으로 바꾸게 되겠지. 원래 모든 취미에서 장비병이란 어쩔 수가 없는 거니까 말이야."

로열 로드에서는 착용 가능한 최고의 장비를 맞추려는 사람이 부지기수로 많았다.

기능적으로나 미적으로나 좋은 장비를 착용하고 모험을 나가면 훨씬 편해지고 자신감도 생긴다.

도시는 시장과 상점을 돌아다니며 더 좋은 물품을 구매하려는 인파로 항상 북적였다.

조인족은 집단생황을 중요하게 여길 뿐만 아니라 외모에도 신경을 쓰기 쉬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인간처럼 옷을 다양하게 많이 입어서 꾸미지 않기 때문에, 부리와 발톱에 착용하는 전투용품 외에 액세서리에도 민감하다.

새 머리에 착용하고 있는 왕관이나 목걸이에 따라 전체적인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떤 구두를 신느냐에 따라서 같은 참새라도 흙 땅과 나뭇가지에서 걷는 느낌이 확 다른 것처럼, 조인족은 귀엽거나 강인한 외모를 가진 만큼 더 장비들을 의식하기 마련이다.

조인족의 장비들은 현재까지는 대부분 라비아스에서 거래가 되고 있다.

비행 가능한 조인족이 활동 반경이 아무리 넓다고 해도 그들은 원하는 조건에 맞는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라비아스로 와야 한다.

조인족 전용 레스토랑이나 여관, 기술 훈련소도 라비아스에만 있다.

지상의 어떤 레스토랑에서도 조인족을 위한, 버터로 구운 지렁이 스테이크를 팔진 않을 것이다.

어떤 조인족은 그 특성상 귀소본능이 있어서 최소 1년에 한두 차례는 라비아스로 돌아와야 한다는 제한도 있었다.

그렇다면 조인족의 고향인 라비아스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 확실하며, 따라서 안정적으로 세금을 거두어 들일 수가 있었다.

아르펜 왕국의 세금 수입을 확실히 늘려 줄 수 있는 새로운 영토가 라비아스였다.

"이렇게 확실한 돈줄이라니. 좋군. 정말 좋아."

띠링!

 - 아르펜 왕국이 침략당하고 있습니다.

   기사들과 병사들은 적의 영토 점령에 대해 적극적으로 맞서 싸우기를 원합니다.

   천공의 섬 라비아스의 조인족도 투쟁심에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그들이 싸우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면 충성심과 사기의 저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군대와 조인족이 적과 싸우는 것을 허락하시겠습니까?

"에휴. 이놈들이 없는 것보단 낫겠지. 수락한다."

 - 왕국의 군대가 출전하게 됩니다.

   조인족과 병사들의 충성심이 높기에 이탈병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군대가 모일 장소를 선택하여 주십시오.

"대지의 궁전."

 - 현재 위치로 군대가 이동하게 됩니다.

   천공의 섬 라비아스도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국왕 폐하께서 군대를 지휘하실 기사를 선택하셔야 합니다.

   선택된 기사는 기사단과 병사들에 대한 모든 지휘 권한을 가지며, 전투 공적에 따라서 막대한 공헌도를 얻어

   귀족으로의 승급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혹은 국왕이 직접 군대를 지휘할 수 있습니다.

"누굴 믿어. 내가 직접 해야지."

 - 국왕 폐하께서 직접 전군을 통솔합니다.

  병사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사기를 발휘하게 됩니다.

"군대는 거들 뿐이고, 북부 주민들 전부가 나서 줘야겠지. 그리고 놈들을 물리치는 데는 시간 조각술이 관건이 되겠군."

세계를 구하는 용사로서의 활약은 모든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비록 퀘스트라고는 하지만 로열 로드에서 사상 초유의 레벨을 달성하고 강한 전투 능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그것은 전쟁의 시대에서 벌어졌던 일들일 뿐.

실제로 현재 위드의 레벨은 퀘스트를 마치고 나서 크게 줄어들어 419밖에 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사막에서 조각 생명체들을 탄생시켰던 영향이 치명적으로 작용한 것.

북부에서 활동하는 유저들 중에는 위드보다 레벨이 더 높은 사람들이 대거 있었다.

그들에 비해서 우월하거나 믿을 수 있는 재산은 시간 조각술 하나밖에 없다.

그러나 단지 하나의 스킬이 아니라. 모든 조각술의 비기를 모으고 난 이후 역사를 넘나들면서 모험을 하고 터득한 시간 조각술!

로열 로드 최초의 직업 최후의 비기였고, 다른 누군가가 이와 비슷한 스킬을 터득할 수 있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위드만이 가진 대체 불가능한 절대적인 무기였다.

앞으로 시간 조각술을 중급까지 올려놓으면 세상을 멈출 수 있게 되리라.

그 무한한 상상력과 가능성!

"그때가 되면 정말 특별해질 거야. 시간을 멈춰 놓은 후에 아름다운 광경을 혼자서 실컷 볼 수도 있겠고, 기존의 자연질서를 파괴하는 예술 작품을 탄생시키는 것도 가능해지겠지. 최고의 조각사가 될 수 있는… 아, 안 돼. 이런 쓸모없는 예술 스킬이라니!"

★★★★★★★★★★★★★★★★★★★★★★★★★★

하벤 제국의 북부 정벌군에 속해 있는 군단장들이 천막에 모였다.

군단장들은 그 하나하나가 베르샤 대륙 어느 지역에 가더라도 떠들썩한 소란이 얼아날 만큼 강한 전투력을 가진 랭커들이었다.

특히 북부 정벌군의 총사령관 역할을 맡은 제1군단장 드라카는 로열 로드를 통틀어서 무수히 많은 전투를 전부 승리로 끝냈다.

그에게는 헤르메스 길드의 아낌없는 지원이 이루어져서, 소속 기사들 또한 최고의 정예로 평가받는다.

물론 드라카의 군대에 대한 명성은 대부분 악명이라서, 어쩌다 방문한 마을의 주민들은 집과 재산을 몽땅 버리고 피난 행렬을 떠나게 될 정도였다.

"정보대의 소식에 의하면 대지의 궁전에 위드가 등장했습니다."

"대지의 궁전이라면, 전속 진군하면 사흘이면 닿을 거리로군요."

"풀죽신교라는 놈들이 계속 덤비는 바람에 진군 속도가 느려지고 있어요. 대지의 궁전까지는 최소한 사흘, 늦으면 닷새까지도 잡아야 됩니다."

"시간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위드가 나타난 이상 제대로 된 전쟁을 대비하면서 진군을 하려면 일주일도 모자라죠."

"일주일 정도의 시간은 얼마든 기다려 볼 만합니다. 대지의 궁전은 지금까지 상대해 본 북부 유저들보다 평균 실력이 한층 높을 것입니다. 그들을 해치워야 진정 북부를 상대로 해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고, 위드와도 북부 대륙을 건 결판을 내는 것입니다."

북부 정벌군은 북부 유저들을 질릴 만큼 상대해 봤다.

개미 떼를 연상시킬 정도로 대량의 유저들이 모여서 바글거리지만 눈여겨볼 정도의 강자들은 별로 없다.

북부의 유저들이 모여서 돌격해 오면 정벌군은 화살과 마법으로 7할 이상 박살을 내고, 기사단과 보병을 전진시켜서 남김없이 휩쓸어 버린다.

이 단순한 방식은 지금까지 시간은 걸리더라도 확실한 효과를 거두어 왔다.

압도적인 힘으로 전투에서는 대승을 거두었지만 적들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덤벼든다는 점이 문제였다.

헤르메스 길드의 유저들은 북부로 깊숙이 들어오면서 이들이 이곳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느꼈다.

'뱀에게서 둥지 안에 있는 새끼를 지키려는 어미 새들 같군.'

침략하는 하벤 제국이 굶주린 큰 뱀이라면 북부 유저들은 연약한 어미 새들과 같았다.

목숨을 바쳐 가며 필사적으로 덤벼들고 있었는데, 단순히 위드의 인기 때문에만 북부 유저들이 싸운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아르펜 왕국은 베르사 대륙 유저들에게 남은 최후의 보루.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기를 원하는 자에게 있어 북부는 마지막 남은 생활 터전과도 같았다.

'그렇더라도 우리의 이득을 위해서는 자유 지역을 남겨 둘 수 없지.'

'마지막 도피처까지도 휩쓸어 버릴 것이다. 그럼으로써 대륙 통일이 달성되는 것이야.'

'장기간의 독재를 위해서는 북부를 확실하고 완벽하게 제압해야지.'

북부 유저들의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중앙 대륙으로 회군하자는 말을 하는 군단장은 아무도 없었다.

약탈과 토지 획득.

벌써 영토 점령으로 인한 이득을 모두가 함께 누리기만을 기다렸다.

점령군에 속한 유저들의 직업도 병사들을 거느리고 정복 전쟁을 수행하기 좋은 기사들이 다수였다.

"수뇌부에서는 위드에 대한 대처 방법을 내놓았습니까?"

"길드 수뇌부로부터 내려온 명령은, 상관하지 말고 이대로 계속 대지의 궁전으로 진군하라는 것입니다."

"위드가 나타났으니 애초 계획대로라면 바드레이 님께서 친히 오셔야 하지 않습니까?"

"아시다시피 하벤 제국 내에 심연의 절망이라고 불리는 어비스 나이트가 나타났기 때문에……. 위드가 대지의 궁전에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승산이 희박하다 보니 다른 곳으로 도망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현재는 제국 내부를 더 신경 쓰는 것 같습니다."

"하긴… 위드라고 해도 별다른 준비 없이 우리 무적 군단에 덤빌 수는 없겠지요."

헤르메스 길드에서는 위드가 나타났다 해도 현재의 하벤 제국 북부 정벌군을 격파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기에는 지금까지 북부 유저들을 너무 압도적으로 박살을 내 왔다.

위드의 개인적인 능력이야 이쪽의 군당장들과 호각를 이룰 수 있더라도, 완성된 군대의 힘은 집단으로만 상대할 수 있다.

"아르펜 왕국의 군사력은 한계가 있고… 아마 우리 중의 1명만 나서더라도 격파가 가능할 겁니다. 그 이상의 병력을 움직인다면 정보대에서 관찰이 가능합니다."

"대지의 궁전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그들이 위드와 같이 우리에게 맞서서 싸우겠지요."

"그렇더라도 지금까지 하던 대로 처리하면 됩니다. 위드의 지휘 능력이 대단하긴 하지만, NPC가 아닌 이상 일반 유저들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다루진 못합니다."

"하기야 중앙 대륙을 정복하는 과정에서도 우리 헤르메스 길드만큼 군대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적은 본 적이 없지요."

"겁먹고, 도망치고……. 유저들이 많아지더라도 대부분이 전쟁은 처음입니다. 북부로 넘어와서 우리에게 열심히 덤벼들었던 자들이 그곳에도 나타나겠지만, 나머지는 숫자만 채우다가 전세가 심각하게 불리해지면 도망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설혹 아니더라도 여론을 움직이면 그렇게 만들 능력이 우리에겐 있지요."

"뭐, 하벤 제국군을 직접 보는 순간 이 군대를 향해 덤빌 수나 있을까요?"

전쟁은, 혼자서 벌일 수 있는 모험과는 그 규모부터가 차원이 다르다.

현재의 하벤 제국군은 헤르메스 길드의 유저들을 중심으로 하여 전쟁 경험이 많은 NPC 군대를 주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헤르메스 길드가 하벤 왕국을 장악하기도 전의 초창기에는 충분히 유저들이 전쟁의 중심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전쟁의 규모가 커지다 보면 명령에 따라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군대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아무래도 유저들은 개성이 강해서, 엄정한 군기를 바탕으로 전투 병과를 맞추고 전술에 맞춰서 싸우기가 힘들다.

지휘관이 명령을 내려도 곧바로 시행하기보다 개개인이 생각과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전쟁 경험이 없는 일반 유저들이 모이면, 가끔은 승리를 거두더라도 패배할 때는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반면에 NPC들로 군대를 구성하게 되면 체계적으로 전투를 펼치며 전술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아주 유명하고 강한 유저라도 군대의 집중 공격에 버텨 내기는 어려운 것이다.

NPC 군대는 다른 장점도 많았다.

수십 일씩의 행군이나 산적 토벌 임무에 동원되더라도 충성심만 유지되면 기대 이상으로 철저하게 해낸다.

좋은 지휘관을 통해 사기와 충성심, 훈련도를 높게 유지한다면 매우 큰 능력을 발휘했다.

중앙 대륙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적국의 군대를 격파하고 통합하면서 하벤 제국 군대의 군사력은 어느 왕국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거대해졌다.

일찍부터 막대한 투자를 통해 마법을 적극적으로 부흥시켜서 전쟁을 위해 동원했다.

하벤 제국의 군사력의 핵심을 이루는 절반 정도의 병력이 북부로 출진한 만큼, 아르펜 왕국이 휩쓸리는 것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이 되었다.

현재의 하벤 제국군은 무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전쟁 능력을 발휘한다.

북부는 물론이고 베르사 대륙 전체에 대한 분석을 끝냈다.

그들에게 맞설 수 있는 거대 세력이 갑자기 나타날 수는 없을 것이다.

"위드의 동향에 대해서는 정보대에서 계속 주시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대지의 궁전에서 우리에게 덤빈다면, 해치워 버리도록 합시다."

"그것도 괜찮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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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님, 헤르메스 길드에서는 그대와 같은 인재를 원하고 있습니다."

"글쎄요, 저 역시 동료들과 함께 하나의 무리를 이끌고 있는 입장이라서 중요한 결정을 쉽게 내리기가 곤란하군요."

사냥꾼 로빈은 헤르메스 길드로부터 정식으로 초대를 받았다.

서윤을 쫓아다니던, 잘생기고 키 크고 학벌 좋은 돈까지 많은 로빈!

로열 로드에서 그의 레벨도 어느덧 400을 넘어갔고, 착용하고 있는 장비는 가장 좋은 것들이다.

화려한 옵션을 기본으로 하고 항상 마법 효과가 발동하는 검, 몬스터로부터 지켜 주는 든든한 갑옷.

어느 한 측면에서도 모자람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재봉사와 대장장이를 통해서 따로 추가로 다이아몬드까지 주렁주렁 박아 놓았다.

햇빛을 받으며 마을에서 걸어 다니다 보면 유저들의 놀람과 시샘 어린 시선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러나 레벨이나 장비와는 달리 실제 전투력은, 어둡고 침침한 던전에 들어갈 때마다 무서워서 다리가 후덜거릴 정도였다.

개인 활동이 많은 직업인 사냥꾼임에도 불구하고 로빈은 혼자서는 잘 다니지 않았다.

용병, 기사를 주렁주렁 데리고 다니고, 사제도 필수적으로 5명 이상 끌고 다녔다.

사냥 효율이 좋거나 보상이 좋은 퀘스트가 있는 유명한 던전들을 패거리로 몰려다니기 때문에 주변에는 엄청난 민폐!

몬스터 떼가 갑자기 몰려나오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용병들이 지켜 줘서 로빈이 죽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로빈 님께서 같이해 주신다면 우리 헤르메스 길드에도 더 없는 영광 아니겠습니까? 물론 다른 친구분들도 함께 초대하는 것입니다."

"으흠, 그렇다면야 솔깃한 제안이로군요."

로빈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깊은 생각에 잠겼다.

멋진녀석들 길드는 로열 로드 내에서 여러모로 유명했다.

정재계의 부유한 자제들만 모여서 베르사 대륙에서 돈을 물 쓰듯 하며 취미로 길드를 운영한다.

명문 길드들끼리의 패권 다툼이 치열할 때에도, 어느 단체에서도 멋진녀석들 길드는 건드리지 않았다.

로빈처럼 돈과 권력이 넘쳐 나는 이들을 건드렸을 경우 뒤처리가 깔끔하게 끝나는 경우는 드물다.

로열 로드 내의 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해서 다른 길드에 보복을 요청할 수도 있으며, 개인적인 영향력도 상당하다.

돈을 마구 뿌리면서 다니는데 누가 이들과 친해지고 싶지 않아 하겠는가.

실제로 로빈과 멋진녀석들은 헤르메스 길드에도 상당히 많은 의뢰를 했다.

"활이 하나 필요합니다. 레벨 제한은 340 정도로요."

"어느 정도의 등급으로 구할까요? 그리고 특별히 원하는 옵션이라도 있으신지요."

"전설에 나오는 등급이면 만족스럽겠죠. 최소한 그 레벨에서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활로."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그런 물건이 없는 건 아니지만 흔하지도 않습니다."

"가격은 늘 그렇듯이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옵션은 몬스터를 단체로 결빙시키는 것이 효과가 괜찮더군요."

자신들이 쓰기 위한 무기와 방어구를 가격에 상관없이 구해 달라고 하거나, NPC 용병이나 퀘스트를 도와줄 가이드 역할을 해 주는 유저의 고용을 맡겼다.

상인으로 활동하는 유저는 멀리 떨어진 지역의 특산품을 구입하러 가기가 귀찮아서 교역품들을 구해 달라는 주문도 자주 했다.

다른 유저들 간에 분쟁이 벌어지면 상대를 죽이거나 심하면 척살령을 내려 달라는 요청도, 넘치는 돈을 지불하며 해왔다.

헤르메스 길드에서 보자면 이런 이들은 견제하거나 적대할 필요가 조금도 없었다.

어렵지 않은 부탁들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받는 재정적인 이득이 매우 크다.

현재 대륙에서 독보적인 힘을 갖게 된 이후로도 헤르메스 길드는 멋진녀석들 길드와 같은 부르주와 단체들은 아예 내부로 포섭하려는 정책을 펼쳤다.

부유한 이들을 받아들임으로써 마르지 않는 자금을 얻고 현실 세계에서 영향력 등을 발휘할 수 있으니 상호 간에 이득이 많은 거래였다.

"최근에 제가 영주가 되어 보고 싶었는데, 헤르메스 길드에 가입하면 도시를 좀 얻을 수 있을까요."

로빈은 최근에 영주의 포부가 생기기 시작했다.

영주가 되려면 명성이나 공적치에서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헤르메스 길드의 홍보원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가능하시죠."

하벤 제국에서 빼앗아서 남아도는 땅들 중에는 영주를 찾지 못한 지역이 많이 있다.

제국 직할령으로 되어 있는 이런 도시들을 분양해 주고 나면 당장은 세금 수입이 아까워도 두고두고 남는 장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영주이며 동시에 제국의 귀족이 되었다면서 조금만 기분을 치켜내세워 주고 후하게 대접한다면 자신의 체면에 걸맞는 서비스를 받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 대가로 지불할 금액에 대해서는 세세하게 따지지 않는게 로빈과 같은 부잣집 아들의 특성이다.

헤르메스 길드의 입장에서는, 영주 직위를 수여하고 나서 도시를 성장시키려고 한다면 이후로도 끊임없이 필요한 물자나 병력을 판매할 수 있으니 역시 장기적으로 이득이 많은 장사다.

"어려운 부탁인 줄 알았는데 과연 헤르메스 길드는 통이 크군요."

"로빈 님께서 요청하시는데 길드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럼 어느 땅을 원하십니까?"

"개척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북부에서 도시를 키우며 영주의 꿈을 이루어 보고 싶습니다."

"북부요? 하지만 그곳은 점령 작업이 아직 끝이 난 게 아니라서 당장은 통치나 치안 유지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상업이 발달하고 사람이 많은 자유도시는 어떠실까요?"

"북부에는 큰 가능성이 잠들어 있죠. 저같이 기업가의 장남으로 태어나서 자란 사람은, 당장 발달되진 않았어도 잠재력이 큰 시장이 있는 곳을 선호합니다. 제 친구들 역시 북부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뜻은 잘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북부의 점령 지역은 낙후된 마을 정도의 수준이지 아직 도시라고 할 만한 게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까 더 매력이 있죠. 기초부터 완전히 새롭게 설계해서 저만의 도시를 세울 수가 있으니까 말입니다."

"아, 역시 보는 관점이 저와는 다르시군요. 그런 식으로 생각하신다면 흡족해하실 만한 지역이 몇 군데 있을 겁니다."

헤르메스 길드의 홍보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북부의 넓은 점령 지역에 도시 10개쯤 건설할 지역을 분양해 주기란 어렵지 않았다.

이미 완성된 도시보다는, 맨땅에 기초부터 지어야 하는 도시가 필요로 하는 물자가 더욱 많을 테니 헤르메스 길드 측에서도 오히려 이득이었다.

모라타의 신화 때문인지 북부에서 영주가 되고 싶다는 유저들은 아주 많이 있었다.

헤르메스 길드에서는 그런 쪽으로도 단단히 부수입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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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타의 유저 일곱번째토끼는 활자 중독의 병을 앓고 있었다.

어떤 글이든 읽는 것을 좋아했다.

현실에서도 여섯 살에 시중의 만화책을 섭렵하고, 열일곱 살 때에는 출간되고 있는 대부분의 소설책을 끝장냈다.

글에 대한 집착은 일곱번째토끼로 하여금 대도서관에 틀어박히게 만들었다.

"흐흐흐, 여기서 그런 일이 있었군. 퀘스트도 멋진 것이 있겠는데. 확실하지는 않으니 300골드 정도에 정보를 팔아 먹어야지."

역사나 지리, 식물에 관한 책을 닥치는 대로 읽다 보면 퀘스트의 단서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런 정보들 몇 가지를 잘 조합하면 큰돈을 벌 수도 있고, 장기 미해결 퀘스트의 완수, 보물을 찾아내는 행운도 생긴다.

"응? 전쟁의 시대 영웅전이라.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못보던 책인데."

일곱번째토끼는 책장을 펼쳤다.

 [전쟁의 시대 영웅전 #3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는 무수히 많은 영웅들이 명멸해 갔다.

한 지방을 떠들썩하게 했던 영웅도 더 강한 자의 출현으로 목숨을 잃었고, 중앙 대륙을 

장악하려던 능력 있고 야심 많은 국왕도 남쪽의 팔로스 제국의 침공 앞에 허무하게 삶의 종지부를 찍었다.

이 시대를 기록하면서 과연 첫 손가락에 꼽을 만한 영웅이란 누구일 것인가.

필자는 단언하건대, 그는 헤스티거 반 루드바흐라고 할 수 있으리라.

한 사람의 남성으로서, 전사로서, 예의 바른 신사로서 그는 한 점의 결점조차 찾을 수 없는 완벽한 표본과도 같은 사람이다.

전쟁의 시대를 떠돌며 무수히 많은 무용담을 남겼으며, 귀족과 평민을 막론하고 그를 떠올리며 베개를 눈물로 적신 여자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심지어 이 전쟁의 시대를 자양분 삼아서 대륙을 도탄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리려던 어느 교단마저도 헤스티거가 처리했다는 소문이 있다.

헤스티거는 명예와 권력, 돈을 추구하지 않으며 오직 스스로의 단련과 정의 실현을 위해서만 살아갔다.

비겁함을 멀리하고, 탐욕에 사로잡히지 않았으며, 향락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마음을 가졌다.

헤스티거가 없었다면, 팔로스 제국의 건국도 과연 가능이나 했을 것인가.

헤스티거야말로 이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진정한 영웅이라고 부를 만하다.

그 외의 주목할 만한 영웅으로는 절대적인 검술사인 자하브가 있다.

예술에도 탁월한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대륙을 방랑하며 살아간 자하브도, 이 시대의 범접할 수 없는 강자 중의 1명이다.

한때 세상에 거친 모래바람을 일으키던 팔로스 제국의 황제의 경우, 그에 대해 내려오는 전설은 무척 많지만 민간의 소문들이 으레 그렇듯이

검증되지 않은 것들뿐이다. 그를 상대한 기사는 모두 죽었고, 도시들은 파괴되었다.

인간의 한계를 초월했다는 강대한 무력도 잔인함에 의하여 과장된 것이라는 평판이 공신력 있는 학계의 평가다.

팔로스 제국의 황제는 영웅 헤스티거와 함께 모험을 떠난 이후로 돌아오지 않았으니 객관적으로 봐서는 다소 모자람이 있으리라.

어쨌든 이 시대를 변화시킨 영웅 중의 1명으로 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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