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빛조각사 55권 : 5. 드워프들의 꿈 (393/520)

5. 드워프들의 꿈

블랙 드래곤 케이베른에 의해 바웰 성이 완벽하게 파괴되었다.

영주성과 도시가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무너졌지만 그 너머에는 끝을 모를 거대한 주택가가 건설되어 있었다.

건축가들이 제대로 작정하고 만든 날림 도시!

- 크오오오오!

케이베른이 포효하며 하늘을 낮게 날았다.

대충 지은 건물들이 바람에 휘말려서 쓰러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넓은 주택가!

“대충 하지 뭐.”

“어…… 뭐 너무 열심히 안 해도 돼. 놀면서 해, 놀면서.”

“발로 짓자고. 쓰레기 더미도 치우지 마. 그걸로도 대충 지어, 대충.”

뒷일은 케이베른에게 맡기고 건축가들은 집을 지었다.

일반 유저들도 덩달아 조금씩 힘을 보탰고, 바웰 성의 6배나 되는 면적의 주택지가 완성되었다.

평원을 넘어서 숲과 산에도 건물들이 걸쳐 지어져 있었다.

- 부서져라!

케이베른은 넓은 땅에 지진을 일으켰다.

대지가 춤을 추듯이 흔들리자 폭삭 무너지는 건물들. 한꺼번에 수천 채의 건물들이 파괴되었다.

하지만 열 채, 스무 채가 한 번에 무너지다 보면 운 좋은 건물들은 서로 걸쳐서 남아 있는 경우가 있었다.

거기에 건축가들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냈다.

“케이베른은 마법으로 부수거나 태우거나 하잖아.”

“어, 그렇지.”

“건물의 내구도를 올려서는 버틸 수가 없어. 그런 류의 승부는 가능성이 없지. 아주 잘 지은 석조 건물이나 왕궁이라도 그대로 파괴되어 버리니까.”

중앙 대륙에서 최고의 건축물로 꼽혔던 아렌 성만 하더라도 버티지 못했다.

성의 꼭대기에 내려앉아 포효하던 케이베른!

무거운 무게를 견디지 못해서 무너지고, 마법 공격에 의해서도 박살이 났다.

“구조를 바꾸면 지진은 해결할 방법이 있어.”

건축가들은 주택을 둥근 형태로 지었다.

벽과 천장만이 아니라 바닥까지도 둥글게 해서 지진이 발생해도 굴러다니도록 만들었다.

“사람은 안 사니까. 구조가 완전 자유로운데.”

“그래, 버티기만 하면 되지. 우린 시간을 버는 게 목적이니 말이야.”

심지어 이런 집들은 주택단지에 겹치지 않고 띄엄띄엄 지어 놓았다.

“석재 건물도 한두 채씩 짓자.”

“시간이 걸릴 텐데?”

“화염 마법에도 견뎌 줘야지. 직접 강타당하는 건 어쩔 수 없어도 비껴 맞으면 버텨 줄 거야.”

주택단지마다 한 가지의 넓은 범위 공격 마법에 부서지는 일을 방지하고 케이베른에 서너 번씩 손을 쓰게 만들었다.

“드래곤이 아주 귀찮겠어.”

“어, 제대로 짜증 나겠다.”

화염 저항을 높이기 위해 케이베른이 오기 직전까지 성수를 가져다가 뿌리기도 했다.

그렇게 지은 건물들은 백 분의 일도 되지 않았지만 중간중간마다 심어 놓아서 시간을 끄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케이베른이 대규모 마법을 퍼부으며 도시 전체를 파괴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여기저기에 집들 한 채씩은 살아남아 있었다.

파보와 건축가들은 먼 곳에서 도시가 파괴되는 걸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시간 제대로 끌어 주네!”

“그러게 말입니다. 다른 지역들보다 세 배는 더 오래 버티는 것 같습니다.”

건축가들은 자신들의 업적에 뿌듯함을 느꼈다.

날림, 부실 공사로 드래곤의 발목을 잡아 주다니!

자신들이 정식으로 진행한 퀘스트는 아니지만,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공로를 알아주리라.

케이베른은 주택지를 날아다니면서 마법이나 육체의 힘으로 건물을 일일이 부쉈다.

절망과 공포를 안겨 주는 블랙 드래곤임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모르게 귀찮고 힘들어 보이는 느낌!

그렇게 바웰 성과 함께 드넓은 도시의 영역이 부서지고 불타고 잔해로만 남게 되었다.

드래곤의 복수

악룡 케이베른은 인간들의 문명을 파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정령과 요정들이 다시 경고하고 있다.

“일주일 후에 케이베른이 네할레스로 향하게 될 거예요.”

다음은 브렌트 왕국의 옛 수도인 네할레스가 목표였다.

“드디어 부쉈다.”

“저걸 다 파괴하긴 하는구나. 그래도 생각보단 빨리 끝났다.”

“잔해들이 끝을 모르겠네.”

건축가들과 숨어 있던 유저들은 바웰 성과 주택들이 전부 사라진 걸 보며 아쉬워했다.

더 오래 시간을 끌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드래곤의 마법 공격은 끝내는 감당할 수 없는 것.

케이베른은 두 날개를 활짝 펼친 채로 하늘로 날아올랐다.

지상이 까마득하게 낮게 보일 정도로 높은 곳에 올라간 드래곤은 주둥이를 쩍 벌리며 포효했다.

- 쿠우와아아악!

드래곤 피어!

하늘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케이베른이었다.

그 모습들을 본 미헬이 보고했다.

“위드 님! 케이베른이 이제 레어로 출발할 것 같습니다.”

* * *

파이톤과 오베론은 용아병의 대장인 바뎀믹스를 막고 있었지만, 힘을 위주로 한 공세가 만만치가 않았다.

특히 워리어인 오베론은 할버드를 막아 낼 때마다 방패가 깨질 듯한 충격과 함께 벽까지 튕겨져 나갔다.

“커으윽!”

드래곤의 마법에 의해 강화된 용아병. 바뎀믹스가 오베론에게 무시무시한 힘으로 돌진해 들어왔다.

“안 돼!”

오베론은 파이톤이 고함을 지르면서 바뎀믹스의 뒤에서 달려오는 걸 보았다.

한발 늦다. 그건 결국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게 되리라.

“방패 도약.”

오베론은 막다른 구석에서 방패로 땅을 찍고 위로 솟구쳤다.

쿠우웅!

바뎀믹스가 벽을 산산 조각내는 것이 보였다. 얼마나 큰 충격인지 부근의 용아병들이 튕겨 나가고 땅까지 흔들렸다.

“조, 조그만 드워……프. 이젠 죽어라!”

오베론은 간신히 위기를 벗어나며 천장에 매달렸지만 또 다른 위기에 몰렸다.

- 작은 친구, 아주 맛있는 먹이로군.

으스스한 목소리가 목덜미에 들렸다.

‘즐탄!’

드래곤 레어를 지키는 암살자의 등장.

오베론은 암살자에 대해서는 알고만 있었다.

선두를 지키는 워리어로서 천적과도 같은 존재지만 어쩔 수 없을 때는 동료들을 믿고 신경을 끄는 편이 나았다.

- 그 작은 몸을 잘라 주지.

샤아아!

허공에서 낫이 나타나 바람을 가르며 날아들었다.

천장에 매달려 있는데 아래에는 바뎀믹스와 우글거리는 용아병들. 옆에는 암살자 즐탄!

“방어의 열광!”

오베론은 스킬을 발동시키며 몸으로 맞아 주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천장에서 몇 초라도 더 버티면 그만큼 바뎀믹스와 즐탄의 시간을 끌 수 있을 테니까.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

샤아아앗.

샤아악!

오베론의 몸을 낫이 가르고 지나면서 생명력이 순식간에 감소했다.

< 치명적인 일격! >

< 결정적 일격!

방어의 열광이 강제 취소되었습니다. >

< 목숨이 위태롭습니다……. >

< 전투 불능 상태에 빠져들었습니다. >

방어 스킬을 발동시킨 채 고작 3번의 공격만 허용했는데도 위험해지는 상태.

연속으로 낫을 휘두르는 즐탄의 몸이 잠깐이나마 나타났다.

뼈로 만든 가면을 쓴 살벌한 존재였다.

< 전율적인 공포에 몸이 굳습니다. >

암살 계열의 보스 몬스터답게 위압감마저 심어 줬다.

‘굳이 저게 아니더라도 살긴 틀렸는데…….’

그 순간, 오베론은 즐탄의 뒤에 있는 그림자가 일렁이는 것을 보았다.

‘착각인가? 아니면 스킬?’

그림자가 쭉 늘어나더니, 단검을 손에 쥐었다. 그러고는 즐탄의 목덜미를 그대로 찌르는 것이었다.

- 감히!

즐탄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뒤로 물러났다.

그림자는 그대로 사람의 모습으로 변해 아래로 떨어지려는 오베론의 옆구리를 붙잡았다.

“늦었죠? 죄송합니다. 이놈이 워낙 신출귀몰해서…… 따라오느라 시간이 걸렸습니다.”

검은 로브를 쓰긴 했지만 깔끔하게 생긴 사내였다.

오베론은 짚이는 이가 있어서 입을 열었다.

“혹시 당신도 위드 님의 동료…….”

“네, 저도 암살자입니다.”

마치 그다음에 이어지는 단어를 막으려는 듯한 빠른 말투.

“양념…….”

“커험, 살아 나가는 것만 생각합시다.”

오베론은 전투 불능 상태로 적진에 고립되어 살긴 틀렸다고 생각했다.

“저는 놔두고 혼자라도 빠져나가십시오.”

“그러지 않겠습니다. 살 수 있는데, 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도저히 무리…….”

퍼퍼펑!

그때 정확히 날아와 폭발하는 연막 화살이 있었다.

“지금입니다, 갑시다!”

양념게장은 오베론을 옆구리에 단 채로 천장을 박차고 벽을 밟으며 달렸다.

용아병들의 공격이 뒤따라 작렬하는 것을 뒤로하고 무서운 속도로 내달리는 양념게장!

“정말 잘 피하십니다!”

“네! 그래야죠! 전 오베론 님과는 달리 암살자라서 몇 대만 맞으면 금방 죽습니다.”

“그런…….”

안전지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바뎀믹스를 반드시 스쳐 지나가야 한다.

“될까요?”

“되게 해야죠. 될 겁니다, 아마!”

- 분쇄 가르기!

바뎀믹스가 할버드를 공중에서 붕붕 돌렸다.

피할 장소도 없는 와중에 끔찍하기 짝이 없는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푸슈슈슉!

그때를 맞춰서 무려 50발이 넘는 화살이 한꺼번에 빗발치듯이 날아왔다.

폭발하고, 얼리고, 바람을 일으키고.

다양한 종류의 마법 화살들이 연쇄 반응을 일으키면서 바뎀믹스를 붙잡았다.

양념게장은 바뎀믹스를 아슬아슬하게 스치듯이 지나쳤다.

“막앗!”

“오베론 님을 지켜요!”

레어 안쪽으로 들어오자 드워프 전사들이 달려들어서 방패로 겹겹이 막아섰다. 얼룩지고 구겨진 갑옷을 입은 드워프들이지만 필사적이었다.

“용아병들은 내버려 두고 마법사들부터 쏴요!”

페일은 궁수들과 함께 전투를 계속 지휘하고 있었다.

레어의 입구에서는 용아병과 몬스터들이 끊임없이 비집고 들어오고 있었다.

그 너머에는 마법을 발휘하는 지배자급들이 몰려들고 있다.

울타 산맥에 있는 던전의 보스 몬스터들.

- 복종하라! 이것이 케이베른 님의 뜻이다!

바뎀믹스가 다시 드워프들에게 덤벼들며 약한 드래곤 피어를 터트렸다.

가까이 있던 드워프들은 순간적으로 기절 상태에 빠졌다.

“다친 이들이 피할 수 있도록 더 달라붙으십시오!”

오베론은 사제들의 치유 마법으로 생명력을 회복했다. 완전히 낫지 않은 다리를 질질 끌면서도 바뎀믹스에게 달려가려고 할 때였다.

- 날쌘 찬바람 : 상황이 점점 안 좋습니다. 울타 산맥의 몬스터들이 집결하고 있습니다. 던전마다 몬스터들이 튀어나와요. 레어 밖에는 진짜 장관이에요. 나무들이 쓰러지고 있고…… 몬스터들이 가득 밀려왔습니다.

통신 채널로 조인족 유저가 소식을 전달했다.

바뎀믹스의 부름에 응답한 몬스터들이 끝없이 모여들고 있다고 한다.

“이런 공격이 계속된다면 막을 수가…….”

그때, 오베론의 눈에 위드가 드워프들과 함께 희생의 화로를 끌고 오는 것이 보였다.

TO BE CONTINUED

“위드 님!”

오베론은 부서지고 깨진 갑옷을 입은 채로 땅을 구르듯이 달렸다.

드래곤 레어의 수많은 보물들도 이 순간에는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희생의 화로를 드디어 구하신 겁니까?”

“그렇습니다.”

“상황이 급하니 한번 써 봐도 될까요?”

“쓴다고요? 이걸요?”

“예, 그래야만 놈들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베론은 드워프였던 만큼 당연하게도 화로를 다뤄 본 경험이 많았다.

주변의 빈 수레를 부숴 나무들을 화로에 던져 놓고 불을 피웠다.

금세 활활 타오르는 선명한 불길!

드워프의 보물인 만큼 화력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희생의 화로여, 내 레벨 30개와 생명력 5,000을 태울 테니 힘을 다오!”

거세게 타오르던 희생의 화로의 불길이 오베론에게 옮겨 갔다.

드워프의 몸 전체가 불길 속에 갇힌 것처럼 보였지만 굉장한 힘이 전달되고 있었다.

불 속에서 철이 달궈지는 것처럼, 오베론의 몸이 붉게 변했다.

“희생의 화로. 전설이 사실이로군요. 그럼 다시 싸우러 가 보겠습니다. 제게 맡기고 철수하십시오.”

오베론은 바뎀믹스를 막기 위해 달려갔다.

“으랴아아아합!”

무려 800대의 레벨과 늘어난 5만의 최대 생명력!

“강철의 분노!”

적의 강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공격력이 세 배까지도 증가한다.

“가라.”

오베론은 도끼와 방패를 번갈아 휘두르며 용아병의 대장인 바뎀믹스를 막아 냈다.

몸으로 돌진하고, 방패로 밀치며 돌진하는 워리어 특유의 전술!

공격력을 강화하긴 했지만 방어력으로 압도하며 밀어붙였다.

오베론이 전사의 함성을 터트렸다.

“지금부터 바뎀믹스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모두 입구를 지키세요!”

기진맥진해 있던 드워프 워리어들과 전사들은 그 틈에 몸에 붕대를 감고 약초를 발랐다.

드워프들은 사제들의 치유 마법으로 생명력을 회복하고 다시 전투에 뛰어들었다.

레어의 입구에는 전투의 열기가 뜨겁게 지배하고 있었다.

“희생의 화로를 이렇게 쉽게 쓰다니…….”

위드는 오베론의 희생정신에 깜짝 놀랐다.

레벨이 500대는 넘었을 텐데 용아병들을 막고,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망설이지 않고 써 버린 것이다.

“저도 실례하겠습니다.”

잠깐 눈이 먼 드워프들이 달려와서 연달아 희생의 화로를 작동시켰다.

오베론처럼 과감하진 못했지만 레벨 10개, 20개씩을 바치고 한층 강해져서 전장으로 돌아갔다.

그들이 발휘하는 전투력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비록 잠깐 동안이라고는 하지만 베르사 대륙의 최강의 유저가 되어 활약할 수 있었다.

“다 덤벼라! 도마뱀 새끼들아!”

“전부 죽이고 훔쳐 가자, 크하하하핫!”

드워프 30명 정도가 희생의 화로를 작동시키니 용아병들의 전진을 쉽게 막아 냈다.

즐탄과 스몰링이 마법을 터트렸지만 통로가 너무 좁았다.

병력이 밀집해 암살이 쉽지 않았고, 시원하게 광범위 마법 공격을 벌이기에도 용아병들이 장애가 되었다.

- 미헬 : 위드 님! 케이베른이 이제 레어로 출발할 것 같습니다.

드워프들이 막아 내며 간신히 한숨을 돌리나 싶었는데, 케이베른이 돌아온다.

“정말 잠시도 쉴 틈이 없군.”

위드는 이것이 시간과의 싸움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레어에서 보물을 빼돌렸더라도 안전 지역까지 도망치지 못한다면 쫓기고 말 것이다.

“희생의 화로는 확실히 챙겨야 해. 넌 이것만 가지고 먼저 레어를 빠져나가라.”

“예, 형.”

위드는 나이드에게 희생의 화로를 맡겼다. 드워프 4명이 수레를 함께 끌면서 광산으로 빠져나갔다.

“시간이 모자라. 용아병에게 들키지 않았더라면 더 많이 챙길 수 있었을 텐데…….”

위드가 아쉬운 눈으로 레어를 둘러보았다.

드래곤의 레어 내부를 제대로 알고 있던 유저는 아무도 없었다.

위드도 지난번에 입구 근처를 기웃거린 정도에 그쳤다.

‘그렇게 준비했는데도 완벽하지 않았어.’

레어의 보물들을 통째로 옮겨 갈 생각을 했지만, 생각보다 금이 너무나도 많았다.

온통 널려 있는 찬란한 황금 덩어리들!

큼지막한 금괴들이 걸리적거려서 보물들을 잘 살피지 못하는 날이 올 줄이야.

옛 왕국들이 남긴 유산들, 골동품, 세공품들은 크기나 너무 커서 수레로 옮기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시간만 주어졌다면 남김없이 가져갔겠지만 아직 살펴보지도 못한 보물들도 많이 있었다.

- 모두 철수!

위드는 사자후를 터트렸다.

철수라는 단어가 레어의 내부에서 끝없이 메아리쳤다.

“빠져나가자.”

“위드 님의 명령이다, 어서 가자고.”

보물을 잔뜩 챙기던 드워프들은 수레를 밀며 광산으로 빠져나갔다.

“부상자들도 어서 움직여요!”

용아병들을 막느라 생명력이 떨어져 뒤로 빠져 있던 유저들도 보물이 담긴 수레를 끌었다.

보물 앞에서는 없던 힘도 새로 솟아나기 마련.

- 너희들! 케이베른 님의 물건을 훔치고는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다!

바뎀믹스가 할버드를 휘두르며 더욱 거칠게 발광했지만, 오베론이 방패를 휘두르며 근접전으로 막아 냈다.

“모두 철수한다. 뒤는 저희들이 책임집니다!”

위드는 오베론의 말에도 불구하고 레어를 빠져나가지 못했다.

멍하니 서서 그저 드워프들만 바라볼 뿐!

“위드 님! 저희들은 걱정하지 마시고 먼저 가셔야 됩니다. 어서요! 그래야 그다음에 우리가 빠져나갑니다!”

오베론이 고함을 질렀다.

페일이나 타격대의 유저들도 서둘러 철수를 준비했고, 그만큼 용아병들이 더 크게 난동을 부려 대고 있었다.

드워프 빈델이 배낭을 두둑하게 챙겨서 달려왔다.

“가야 됩니다, 위드 님.”

“…….”

“저 사람들은 걱정하지 마세요. 철수 작전만 수십 번 연습했습니다. 마법 스크롤도 준비해 놓았고요. 어서요!”

위드는 어쩔 수 없이 쓸쓸하게 돌아서야 했다.

“끄으응!”

느릿느으리리릿.

< 최대 무게를 초과하셨습니다.

이동 속도가 84% 감소하였습니다. >

힘과 민첩의 한계를 초과하는 짐을 든 채로!

“끙차!”

레어와 연결된 갱도의 입구도 간신히 통과하고, 로아의 명검을 지팡이 삼아 걸었다.

- 가지 마라! 이대로 보낼 수 없다!

뒤에서는 오베론과 드워프들이 물러나면서 바뎀믹스와 용아병들을 적절히 막아 내고 있었다.

갱도는 좁았기 때문에 중형급의 몬스터들은 입구를 통과하지 못했다.

느릿느릿…….

위드는 욕망과 미련을 듬뿍 남겨 놓은 채 걸었다.

“휴우.”

한 걸음 멀어질 때마다 짙어지는 아쉬움.

다시 보물이 가득한 곳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그럴 수가 없다.

“저리 꺼져라!”

최후방을 책임진 오베론은 도끼를 휘둘러서 용아병들을 견제했다.

희생의 화로를 쓰지 않았더라면 드워프 전사들은 버티기 어려웠겠지만 지금은 훌륭하게 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오베론이 바뎀믹스를 밀어내고 외쳤다.

“무너뜨리세요!”

레어와 연결된 광산의 출구!

드워프 건축가들은 빈집 털이에 참여하지 않고 다양한 함정들을 설치해 놓았다.

추격자들에 쫓기는 상황을 고려한 것인데, 지금이 함정을 써야 할 때였다.

쿠르르릉!

오베론이 통과한 직후에 천장이 일제히 무너지면서 용아병들을 뒤덮었다.

지독하게 강하던 바뎀믹스도 갱도를 채운 돌무더기로 사라졌다.

막혀 버린 길의 끝을 보며 드워프 전사와 워리어들은 몸에 힘이 쭉 빠졌다.

“아, 드디어 끝났어…….”

“지독하게 힘든 전투였다.”

“후아, 재밌었네. 다들 집중하자고. 천장을 무너뜨리고 함정들이 설치되어 있지만, 용아병들이 곧 쫓아올 테니. 어서 빠져나가야지.”

드워프들이 지친 상태에서도 몸을 휘청거리면서 달려갔다.

오베론은 땀에 흠뻑 젖어서 위드에게로 다가왔다.

“위드 님, 같이 가시죠.”

“고생하셨습니다.”

“별로요. 그보다 짐이 무거운 거 같은데 제가 좀 들어 드릴까요?”

“안 돼요.”

“예?”

“절대 안 됩니다.”

“…….”

오베론이 엄청난 전공을 세운 건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배낭을 맡길 정도는 아니었다.

‘먹튀’란 믿고 있을 때 발생하는 법!

“위드 님, 이렇게 어려운 퀘스트를 매번 거의 혼자서 진행하셨다니 존경스럽습니다. 진짜 아무나 못 할 일입니다.”

오베론은 이런 험난한 전투를 헤쳐 왔을 위드에게 존경심을 표했다.

“정말 멋지고 짜릿한 경험이었습니다. 아직 다 끝난 건 아니지만 평생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위드는 깊게 탄식할 뿐이었다.

“힘들어도 혼자 먹어야 했는데…….”

“……?”

남겨 놓고 온 레어의 보물들이 눈에 밟히고, 드워프들에게 나눠 줘야 할 게 아깝고.

솔직히 드워프들이 너무 잘 싸워 줬기에 보물들을 안 줄 수가 없었다.

오베론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말을 이었다.

“저는 솔직히 준비하면서도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 힘든 퀘스트를 성공시켜서 진짜 기쁘시겠습니다.”

“기쁘기는 개뿔.”

“……?”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기분이 다른 이치!

‘드워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옅어지겠지. 근데 보물은 영원히 남는 거잖아.’

드래곤 레어에서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머무는 동안 화로를 찾고, 중간중간에 부지런히 귀한 보물들을 챙겼다.

드래곤의 레어에서 얻은 물품 중에서 핵심들만을 모아 놓은 배낭이 두 개.

‘눈과 손. 둘 다 빨라야 하지. 어쩌면 일주일 동안 쓸 집중력을 다 소모한 것 같아.’

레벨 900대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전사용, 궁수용 장비들을 풀로 갖춰 놓았고, 고급 마법 스태프와 로브 등도 따로 챙겼다.

화려한 옵션들 중에는 드래곤에 의해 강화된 것들도 있었다.

부피가 작은 액세서리류들은 미처 살펴보지 못했는데 나이드나 체이스, 그 외에 드워프들이 가져온 것들을 살피면 쓸 만한 것들이 많으리라.

‘앞으로 장비 걱정은 완전히 덜 수 있겠군.’

드래곤의 레어에 있는 물품들은 어느 것 하나 고급이 아닌 게 없었다. 그동안 사용하던 신발이나 허리띠, 여행복, 보호대, 가죽 갑옷 같은 것들을 월등히 뛰어난 장비들로 바꿔도 된다.

‘앞으로 전투력이 훨씬 높아지겠지.’

위드가 착용하는 장비들은 조금씩 아쉬운 것들이 있었다.

로아의 명검이나 하늘 지배자의 갑옷을 제외하면 몇 가지 품목들은 전반적인 수준이 조금씩 떨어졌다.

그럼에도 더 나은 것들로 바꾸지 못했던 건 경매에 참여하거나, 골드를 주고 구입하기에는 귀하기도 했고 가격이 너무나도 비쌌기 때문이다.

‘힘이면 힘, 민첩이면 민첩. 필요에 따라 공격력을 크게 높이는 방식도 가능하겠고…… 맷집이나 회복력 향상, 저주 저항 등 사냥터나 던전에 장비들을 맞출 수 있어.’

더 이상 헤르메스 길드원들의 장비가 부럽지 않았다.

좋은 장비들을 갖추면 그만큼 강해진다. 사냥 속도가 훨씬 빨라지고 효율적으로 바뀐다.

노가다의 영역도 한 단계 더 높아지는 것이다.

TO BE CONTINUED

“헉헉.”

“어서 가세, 조금만 더 가면 돼.”

드워프들은 수레를 밀면서 좁고 어두운 갱도를 빠져나왔다.

광산 밖에서 따뜻한 햇볕이 그들을 내리쬐었지만 잠깐이라도 만끽할 여유는 없었다.

“어서 싣고 출발해요!”

파돈의 지휘에 의해 황소와 수레가 연결되고 드워프들은 마부가 되어 급히 떠났다.

“안전한 장소에 도착하면 여물을 듬뿍 주마. 그러니 달려라!”

“음머어어어!”

황소가 끄는 수백 대의 수레들이 산길을 흩어져서 내려간다.

드래곤의 레어를 털고 난 후 마지막 도주 단계!

위드는 흙먼지가 자욱한 갱도를 부지런히 걸었다.

옆에는 드워프 워리어 오베론이 끝까지 호위하며 따라왔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베론 님이 아니었다면 이번 일을 이렇게 잘 끝내지 못했을 겁니다.”

“아닙니다. 위드 님이 깔아 주신 판에서 제 역할을 한 게 전부입니다.”

오베론은 정말 뛰어난 리더십을 가진 지휘관이었고, 헌신적인 성품까지 가지고 있었다.

위드는 이번 빈집 털이 계획만큼은 그가 가장 큰 역할과 희생을 치렀음을 인정했다.

‘솔직히 의심을 멈추지 않았지.’

갱도를 빠져나오면서도 오베론이 가까이 붙을 때마다 경계했다.

‘여기서 내 뒤통수를? 방송 중이기는 한데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 나처럼 착한 사람이 악당에게 마지막에 당하는 일은 흔한 일이야. 평소라면 몰라도 희생의 화로까지 발동시켰으니 지금으로서는 유저 중에서 최강이라고 불릴 만해…… 설마! 이 순간을 노리고 희생의 화로를 발동시켰던 걸까? 맞아, 충분히 그럴 수도 있어. 이런 음험한 드워프가…….’

의심에 의심을 거듭. 급기야 나중에는 반드시 죽여야 할 나쁜 놈이 되어 있었다.

‘그래도 워리어라서 공격력은 높지 않으니…… 일단 막을 수 있어. 여차하면 찰나의 조각술을 써서라도 반격을 해야지.’

짐을 나눠 들자는 말까지 했으니 범인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며 경계했다.

갱도를 빠져나온 지금은 의심이 50% 남아 있긴 했지만 다시 좋은 사람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늙어서 죽는 순간까지도 남에게는 거두지 않는 의심!

‘믿을 건 가족뿐이라고 하지만…… 그 말도 절대적이진 않아. 원래 사기꾼들이 가장 먼저 통수를 치는 게 자기 가족이기도 해.’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들이 하는 말도 의심해 봐야 하고, 물건을 사거나 부동산 거래를 할 때에도 몇 번씩 확인을 해 봐야 하는 세상이다.

중고 장터 같은 경우는 그야말로 던전 이상으로 위험한 곳.

“오베론 님이 있어서 정말 든든합니다.”

“제가 한 일은 조금입니다. 위드 님 덕에 베르사 대륙이 행복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두 눈을 번뜩이면서도 훈훈한 대화를 나누는 위드!

- 날쌘 찬바람 : 케이베른이 10분 후면 도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서 데브라도 마을로 가죠.”

“예, 알겠습니다.”

위드는 이번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 지으면 오베론을 두고두고 부려 먹을 생각을 했다.

‘잘만 데리고 다니면 훌륭한 인재가 될 소질이 있어.’

전투력이나 인맥, 영주로서의 활동은 페일보다 훨씬 낫다.

능력 뛰어나고, 성실하며, 욕심까지 적은 최상의 인재.

‘왜 사업가들이 항상 인재에 목말라 있는지 알 거 같아. 보이는 그대로가 맞다면 정말 오랫동안 우려먹을 수 있는 사람이야.’

위드는 거짓말이 아닌 아부를 위해 입술에 침을 듬뿍 발랐다.

“하하핫, 평소에도 오베론 님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무슨 말씀을요. 제 활약이야 위드 님의 십분의 일도 안 되는데요.”

“로열 로드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오베론 님의 영상을 많이 찾아봤습니다.”

“정말요?”

“도움이 정말 많이 되었죠.”

분석하고 참고하기 위해서 당연히 살펴봤다.

종족도 드워프로 하는 것을 잠시 고려해 봤었는데, 뭐든 만들어서 판매하는 분야로는 최고의 직업!

전투력도 쓸 만했지만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존재했다.

‘키가 너무 작아. 그리고 머리도 커…….’

신체 비율의 문제!

외모가 못생긴 건 문제가 안 되지만 팔다리가 적당히 길어야 검술을 잘 활용할 수 있었기에 결국 선택하지 않은 종족이었다.

오베론은 뻔한 아부에도 불구하고 얼굴을 붉혔다.

“다른 사람도 아닌 위드 님께서 제 영상을 찾아보셨다니 정말 영광이로군요.”

“말린사의 던전 공략은 세 번이나 봤었습니다.”

“오, 그것들도요? 그땐 저도 레벨이 높지 않았는데요.”

“도끼 투척 기술을 한참 익히실 때죠? 초보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을 겁니다.”

위드는 화기애애하게 오베론과 대화를 나누면서 데브라도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입구에는 희생의 화로와 함께 나이드와 드워프 유저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형! 케이베른이 레어에 곧 도착한대요.”

“그래, 어서 퀘스트 보고부터 해야겠다.”

위드는 드워프들과 희생의 화로를 끌고 장로에게 향했다.

맥주를 마시며 도끼날을 갈고 있던 드워프 장로가 희생의 화로를 보고 깜짝 놀라서 일어났다.

“여기 말씀하신 희생의 화로를 가져왔습니다.”

“이, 이것이…… 우리 종족의 보물!”

드워프 장로는 눈물을 한 방울 흘리며 희생의 화로를 쓰다듬었다.

띠링!

드워프들이 바라는 도둑질 완료.

끈질긴 드워프들은 케이베른에게 빼앗긴 보물을 되찾았다.

오랫동안 기다려 온 그들의 목적이 달성되었다.

드워프 장로는 종족의 영웅에게 마땅한 보상을 해 줄 것이다.

< 명성이 32,000 올랐습니다. >

< 드워프와의 관계에 깊은 신뢰가 형성되었습니다. >

“오래되고, 낡았지만 대단한 불의 기운이 느껴지네. 이 화로에서 역사를 바꿔 놓은 수많은 병장기들이 탄생했지.”

“케이베른의 레어에서 구해 온 진품입니다. 레어에서도 드래곤이 꼭꼭 숨겨 놓은 가장 귀한 보물이었죠.”

대화를 나눌 때 약간의 조미료는 감칠맛을 더해 주는 필수 요소.

드워프 장로는 조미료를 덥석 물었다.

“그래, 드래곤이 우리의 화로를 가지고 따뜻하게 살았겠지.”

“그럼요. 케이베른조차도 애지중지하던 보물이었습니다.”

위드는 마을 장로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케이베른의 동향이 신경 쓰였다.

- 날쌘 찬바람 : 케이베른이 레어에 도착했습니다.

드디어 집주인이 돌아오고 만 것이다.

그동안 빈집 털이를 당한 케이베른이 보일 반응에 대해서는 애써 무시했었다.

- 날쌘 찬바람 : 드래곤의 괴성이 들리고 있습니다. 감히 내 보물을…… 다 죽인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속 좁은 드래곤이기에 어떤 반응을 보이더라도 이상하지 않았다.

위드는 떳떳해지기로 했다.

‘내 잘못은 아냐. 드워프 종족의 숙원 퀘스트였고, 하프엘프 비슈르도 구해 오라고 했지.’

그저 퀘스트를 진행한 것뿐이었다.

물론 희생의 화로만이 아니라 드래곤의 레어를 닥치는 대로 쓸어 오긴 했지만.

혼자서 한 퀘스트도 아니고 드워프 천 명에, 타격대까지 데려가서 훔쳐 오고 말았다.

‘먹어도 크게 먹어야지. 조금 먹고 죽는 게 가장 억울하더라고. 사실 퀘스트에도 문제가 있었어. 레어까지 들어가서 다른 보물들은 안 건드리고 나온다고? 그게 얼마나 정신 건강에 해로운 짓인데.’

드워프 장로는 흙먼지로 더러운 옷소매로 흐르는 눈물을 슥 닦았다.

“참고 기다리면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네. 희생의 화로를 구해 온 자네라면 보답을 받아야 마땅하지.”

“보답…… 어떤 보답 말입니까?”

위드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보물을 잔뜩 챙기긴 했지만 욕심은 끝이 없는 법!

“우리 마을의 기술을 배우기에 충분해.”

“기술이요?”

“불과 철을 다루는 비전의 기술들. 그것을 알려 주겠네. 희생의 화로에서 열흘 정도 가르치면 될 것 같군.”

띠링!

< 드워프 대장장이들의 비법 ‘불의 피우고 관리하는 법’을 익힐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익히면 불에 대한 친밀도가 30% 높아집니다.

대장장이 스킬이 강화되지만, 정령술이나 마법의 효과도 높아집니다. >

< 드워프 대장장이의 비법 ‘강철 혼합 연마법’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철을 다루는 드워프들만의 비법들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합금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으며, 특수 강철 제작에 도움이 됩니다.

대장장이 생산품의 가치를 높입니다. >

위드도 고급 대장장이 3레벨의 스킬에 올라 있기에 기술의 가치를 잘 알아봤다.

‘스킬 자체로도 좋지만 더 좋은 물건을 만들수록 대장장이 스킬은 더 잘 오른다. 대장장이 마스터를 훨씬 쉽게 해낼 수 있겠어.’

드워프들이 만들어 놓은 장비 정도를 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 이상의 대단한 비법을 얻어 낼 기회였다.

“우리 드워프들은 뜨거운 불을 이겨 내는 이들이지. 희생의 화로가 돌아왔으니 드래곤에게 저항할 수 있는 힘이 생겼어.”

“드래곤에게 저항한다고요?”

“으음, 드래곤들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는 완전한 독립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케이베른 같은 악룡에게는 맞서야 되겠지. 케이베른이 있는 한 드워프들은 두 다리를 쭉 펴고 살지 못할 것이네.”

위드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케이베른은 정말 나쁜 드래곤이죠.”

“드워프들의 총회를 열어서 희생의 화로를 구했다고 알릴 것이야. 그리고 그 화로의 힘을 빌어서 케이베른과 싸워야지.”

“케이베른을 이길 수 있을까요?”

“어려운 건 알지만 우리 드워프들이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이야. 자네는 이 화로를 노른 산맥의 그루터기 마을로 가져가게.”

“그루터기 마을이요?”

“드워프들이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모이는 장소야. 화로를 되찾아 온 드워프라면 모두들 환영할 테지. 지도를 줄 테니 찾아가도록 하게. 케이베른이 쫓아올지도 모르겠는데, 놈은 최대한 우리가 유인하도록 하지. 하지만 자네도 위험할 테니 방심하진 말게.”

띠링!

개최되는 드워프 총회

노른 산맥의 그루터기 마을에는 열흘 후, 종족의 운명을 결정하는 드워프들의 회합이 열린다.

수많은 드워프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한편, 레어에서부터 이어진 흔적으로 케이베른이 추적해 올 수 있지만, 데브라도 마을의 드워프들은 준비되어 있다.

그들은 광산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울타 산맥에 남은 흔적들을 지우기 시작할 것이다.

난이도 : S

퀘스트 제한 : 드워프.

< 드워프의 숙원 퀘스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각 변신술로 완벽하게 드워프로 몸을 바꾼 상태이기에 퀘스트 수행이 가능합니다.

의뢰를 거절한다면 드워프들과의 관계가 적대로 바뀝니다. >

“반드시 그루터기 마을로 가겠습니다.”

<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

< 그루터기 마을의 지도를 입수하셨습니다.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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