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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속 서큐버스-47화 (47/95)

00047 <-- 전쟁을 멈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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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테아 언니, 저들의 에크렌스 왕국의 전력은 어떻게 되지요?”

“음, 전쟁 마법사는 왕실 직속 마법사와는 다르답니다. 물론 장수급 이상은 레벨 120 이상이어야만 하지만, 그들은 늙은 사람들이니까요. 전쟁 마법사들은 보통 젊은 20대들이 많으며, 레벨로 치면 40대 중후반 정도일 겁니다.”

르테아 언니와 상의하며 들었던 내용이다. 그렇기에 나는 내 네임드만으로도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한쪽 국가를 돕는 꼴이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이 지역에 평화가 찾아오고 다양한 사람들이 늘면서 던전에 대한 홍보가 이뤄질 것이다.

르테아 언니의 파티처럼 무작정 찾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인간 대다수에 대한 내 던전의 인식은 0에 가깝다. 운디르나 선배님은 좋은 장소라고 했지만, 정작 전장이 던전에서 옮겨간 탓에 DMP는 하나도 벌리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우리들로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귀여운 마스터. 나는 여기서 벗어날 수 없지만?”

“응……? 언니가 왜?”

순간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는 느낌이 든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당황한 목소리가 나왔다.

“마스터 이행 계약, 기억 안 나? 그 마법진에선 나는 세이나 마스터님을 던전 내에서 보호하라고 했지 밖에서까지 보호하라고 하진 않았거든. 최근 마스터가 밖에 잠깐씩 나가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대놓고 밖에 나가면 안 돼.”

“그치만…… 내 던전이 안 크는걸……요?”

“계약은 계약이니까. 나는 여기 참여할 수 없겠네.”

나는 당연히 네임드들을 전부 내보낼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모두를 내보내면, 던전 자체가 누군지 모를 상대에게 갑작스레 노출되는 일이다. 누군가 지키는 건 좋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아리에타 언니는 아니었다.

하긴, 던전의 해변 필드 담당의 아리에타 언니도 바깥으로 자리를 쉽게 비울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나는 다시금 움직일 수 있는 네임드들의 정보를 살펴보며 전력을 확인한다.

이름: 타피

종족: 시간의 뱀파이어

레벨: 67

특수 스킬: 빛 내성, 시간 감속, 시간 가속, 시간 정지, 혈액 조종, 불굴, 죽음의 구름

붉은 머리카락에, 붉은 눈동자를 빛내며 ‘암살’이라는 말 때문인지 의욕적으로 나를 바라보는 타피.

타피 혼자만 움직이려도 했으나, 레벨 차이가 20밖에 나지 않기에 아리에타 언니가 뒤에서 도울 줄 알았다. 그래도 다른 아이들이 가면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에 시엘을 바라보았다.

이름: 시엘

종족: 시간의 엘프

레벨: 65

특수 스킬: 시간 감속, 시간 정지, 시간 가속, 자유로운 바람, 계산

금발에 황금색 눈동자의 시엘,

나는 당연히 시엘의 레벨이 가장 높으리라 생각했는데, 이전보다는 레벨이 많이 올랐지만 타피보다 낮다.

그래도 아리에타 언니와 지옥훈련을 하며 전투를 했던 타피와는 달리 다른 쪽으로 공부를 했기에 레벨이 역전당한 것 같다.

시엘은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 굳이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옆에 있는 메로우 폼으로 졸고 있는 소멜을 바라본다.

이름: 소멜

종족: 시간의 메로우

레벨: 53

특수 스킬: 화염 내성, 정화, 반응 가속, 시간 감속, 시간 정지, 시간 가속, 물 다스리기

소멜도 아리에타 언니에게 배우고는 있지만, 지옥훈련이 아니라 아이처럼 가르치기에 강해지는 건 아니다.

게다가 소멜은 너무 어리다. 정신도 어리고 몸도 여리다. 시엘과 타피도 암살을 시키기엔 빠듯하지만, 인간이라면 언제든지 몰살하려고 했던 아이들이니만큼 이번 전략에 거는 게 있다.

그리고 선생님처럼 보이는 르테아 언니까지 바라본다.

이름: 르테아

종족: 시간의 다크 프리스트

레벨: 46

특수 스킬: 어둠의 치유, 어둠의 권능, 턴 라이프, 시간 감속

타락시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레벨 자체가 전쟁 마법사들과 얼마 차이가 안 나는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정말 급습이 아니고서야, 같이 활동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할 정도가 될 터다.

하지만 인간 세계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숨어들기 위해선 꼭 가야 할 것이다.

뭐, 나는 아리에타 언니에게 갇혀서 밖에 나갈 수 없어 쓸모없을 것 같다만, 혹시 몰라서 살펴본다.

이름: 세이나

종족: 던전 마스터 서큐버스

레벨: 55

종족 스킬: 꿈

특수 스킬: 시간

세부 스탯 ▽

“……”

“주인님, 왜 그래요?”

이전에 비해서 4레벨밖에 오르지 않았다.

나 자체가 싸울 일도 없었지만, 기절과 휴식을 번갈아 가며 한 탓이다.

뭐 동료들이 강해졌으니 걱정은 없다만, 내가 싸우게 되었을 때 위험하기는 할 것 같다. 그래도 아이들보다 레벨이 낮다니…… 여기서 갓 몬스터가 된 르테아 언니를 제외하고는 제일 낮은 게 아닐까?

세부 스탯창을 열어보았을 때 마력량 자체는 수치가 아니라 물통형 ui로 나오기에 어마어마하다는 게 보이기는 하지만, 코어를 형성할 때부터 바닥에 가까울 정도로 떨어지고, 채워지지는 않고 있다.

나중에 회복하면 천천히 훈련을 해보자고 생각한다. 지금은 아직 마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아리에타 언니…… 저는……”

“안 돼요. 세이나 마스터님은 절대 못 나갑니다.”

“그래요……”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바닥을 바라본다.

해변의 모래가 슬리퍼 사이로 알알이 발에 박히는 게 느껴진다. 2층으로 내려가면 입구에서 발을 탈탈 털고 들어가야겠다.

시엘이 내가 침울해하는 동안, 일어나 의욕적으로 말한다.

“그러면 저와 타피, 르테아 언니, 소멜까지 가는 건가요?”

“소멜은…… 어때?”

메로우 폼으로 코에 방울을 달며 자고 있던 소멜이 번쩍 일어나 인간 폼으로 변신한다.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냐는 듯 고개를 갸우뚱한다.

시엘이 옆에서 소멜에게 소근거리자, 소멜은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미야앗! 저도 갈래요!”

“소멜은……”

“또 마스터는 소멜은 어리니까 안 된다고 그럴 거지?”

“타피, 그게 아니라……”

어쩌면 소멜을 어린아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게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

소멜은 여기서 네 번째로 나이가 많다. 세 번째부터는 몇 개월인지 따져야 하겠지만 말이다.

소멜도 상당히 의욕적인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타피도 소멜이 할 수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다만 르테아 언니는 조금 망설이는 듯 보인다.

“언니가 없으면 안 되지요.”

“그, 그야……”

“이 기회에 타피와 친해지는 건 어때요?”

“세이나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알겠습니다.”

르테아 언니가 마지못해 하는 대답이긴 하지만, 시엘이 잘 해줄 거다.

우리가 할 일은 에크렌스 왕국 쪽의 전쟁 마법사의 암살 작전.

목격자가 없으면 암살이니, 오히려 몰살 작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작전이다.

그냥 목격자가 없게 죽인다. 잘하면 DMP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탐욕적으로 DMP를 끌어모으는 게 이번 목적은 아니다.

“인간 세상에 대해서는 르테아 언니가 잘 알 테니까, 내가 없어도 다들 잘 알지? 언니 말 잘 따르고.”

“주인님께선 감각 공유로 저를 보실 거죠?”

“아냐, 마스터는 나를 볼 거거든. 내 감각이 더 좋으니까.”

내 말을 들은 건지, 안 들은 건지, 시엘과 타피는 서로를 노려보며 나에게 감각 공유를 하라고 따진다.

그저 감각을 훔쳐볼 뿐인데 이렇게까지 경쟁하는지는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내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려는 아이들이 귀여워서 무심코 웃음이 나온다.

“후후, 둘 다 볼 테니까 걱정하지 마.”

“세이나님은 코어에서 쉬고 계세요, 잘 하고 올게요.”

르테아 씨의 확신에 찬 말에 조금은 마음을 놓아본다.

그리고 지금 당장 가는 게 좋다고 생각했으니, 다들 경쟁하듯 빠르게 물건을 챙긴다.

뭐, 옷가지와 인간들이 쓰던 금화 정도를 제외하고는 없지만, 인간들의 세상에서는 돈이 최우선이니 많은 돈으로는 어떻게든 될 것이다. 전쟁터에서도 탐욕적인 사람은 많고, 돈은 통용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전쟁 마법사 암살계획, 아니 학살계획이 시작되었다.

입구에서 떠나는 네임드들에게 마력을 쓰며 축복을 내리며, 나는 아리에타 언니의 손에 다시 남겨진다.

“마스터님, 조금 전에 그 표정은……?”

“아니, 내 레벨이 젤 낮은 게 아닌가 싶어서……”

“코어를 만든 마스터의 레벨은 네임드들처럼 훈련으로 쉽게 오르는 게 아니랍니다. 던전의 경험이 바로 마스터의 경험이지요. 던전이 커지면 자연스레 레벨이 오른답니다.”

“하, 그래서 네임드들이 마구 학살하지 않았으면 했는데 말이야.”

아리에타 언니의 탄탄한 배에 얼굴을 파묻으며 안긴다.

서큐버스끼리의 신체 접촉인데, 이상하게도 아무렇지 않은 기분이다.

막 태어난 마스터였을 때는 그렇게 훈련하면서 마력량을 늘렸는데, 지금은 그런 방식으로 올릴 수 없는 게 한스럽기도 하다.

나는 또 에너지가 부족해 코어까지 실려온 것 같다.

========== 작품 후기 ==========

성장형 먼치킨이라고 쓴 이유..

먼치킨 의미로는 세계관에서 던전 마스터 자체가 강한 네임드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형 네임드와 몬스터들과 차별이 될 정도로 강하고, 특히 시간을 다룰 수 있기에 강하다는 의미였습니다.

성장형에 관해서는 스포가 될 것이라 제대로 적지는 않지만, 여러 의미로 던전과 주변 인물들, 주인공이 함께 강해진다는 의미로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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