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270화 (270/633)

0270 / 0633 ----------------------------------------------

[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6년 2월 16일, 오늘 효순을 대표로 하는 하나의 여성단체의 창단식이 문경에서 열렸다. 그 창단식에는 문경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러나 대표적으로 병재, 병주, 병윤의 세 형제는 물론 동협 그룹의 임원들 및 문경에서나 한반도에서나 제법 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원들이 찾아왔기에 이 단체의 창단은 꽤나 주목을 받았다.

효순이 한복을 입고, 연단에 서고는 마이크에 입을 대고 소리친다.

“해방 전 일제에게 유린당한 우리 여성들의 악랄한 피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비록 사람들에게 우리는 비록 창녀, 왜놈에게 유린당한 년이라고 조소를 받겠지만 지금 이렇게 목소리 높여 부르지 아니하면 그들은 쳐다보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의 권리는 사람이 높여 불러야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의 그 기억이 매우 힘들고 악몽에서 꾸어지지만 지금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지금 이 단체는 여러분들에게 힘이 되어드리겠습니다. 생계를 유지하도록 도움을 줄 것이고, 아픈 기억들을 치유하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지금 일본성노예피해촉구단체는 지금 계시는 여러분들을 보살펴 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당신들 중 하나입니다.”

그 순간 연단 밑에 있었던 여러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눈물을 지으면서 짝짝 박수를 쳐댔다. 수많은 사람들 중 자신들만큼 아픔을 겪는 이들이 없었다. 그러나 이 단체야말로 진정 자신들을 위로해주리라 생각했다. 단지 뜻만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연단 위에 선 효순의 뒤에는 힘이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 있었다. 아마 지금 모여든 것도 효순이 말한 것을 실시할 수 있는 힘이 있기에 그렇다. 효순은 지금도 계속해서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분이 앓고 계시는 병들을 치료하고자 많은 의로운 사람들이 이 단체에 협력하고자 하였습니다. 재생치료병원의 의사들 역시 여러분들의 병을 치료할 것입니다. 만약 치료비를 청구한다면 제가 대신 지불해드리겠습니다. 지금 이 단체는 여러분들의 안위와 흘리는 눈물을 잊지 않기 위해서 또 괴로운 기억 속에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짝! 짝! 짝! 짝! 짝! 짝!-

연단 밑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쳐댔다. 특히 한복을 입은 여성들은 눈물을 지으면서 박수를 쳤고, 그 여성들의 가족들도 고개는 숙이지만 흐느껴 울고 있었다. 그렇게 효순의 발표는 슬슬 끝이 났다.

그리고 창단식 이후에 벌어진 것은 연회식이었다. 다만 요즘은 식량난으로 뭐라 말이 많았기에 조촐하게 차려졌다. 효순은 긴장한 얼굴로 자신의 오빠, 남동생들을 바라보며 말한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병재는 그 물음에 한 마디로 대답한다.

“걱정마라. 넌 제대로 할 수 있다. 나와 내 동생들이 무조건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우리는 가족이니까 말이야.”

병주와 병윤은 그 말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효순이 이 단체의 장으로 만든 것은 세 형제가 만들어낸 일이었다. 그리고 이 단체가 그냥 이름만 내걸지 않도록 많은 일들을 해야 했다. 그 때, 옆의 조금 특이한 백인 중년 여성이 걸어와 병재에게 다가간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미스터 길.”

병재는 그녀를 보자 자동적으로 고개를 숙이면서 대답한다.

“제가 요청하신 일에 참가해주신 것에 대해서 무척이나 감사드립니다. 헬렌켈러씨.”

헬렌켈러는 그 말에 싱긋 병재를 바라보며 웃는다. 사실 병재와 헬렌켈러와의 인연은 꽤 있었다. 바로 병재가 미국의 재생치료센터에 근무하던 때였는데, 장애를 가진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많이들 언론에서 화자가 되던 때였다. 그러던 때에 헬렌켈러가 그 곳에 방문했고, 병재의 치료를 받기로 하였다. 그리고 병재의 치료는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헬렌켈러는 촉각으로 느낄 수 없었던 자신의 신체에 시각, 청각을 겪을 수 있었다. 그러한 일이 지난 직후, 병재의 주가는 급상승한 것은 다를 바가 없었다.

헬렌켈러는 이 일에 대해서 병재에게 감사를 취했고, 병재는 언젠가 일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자신을 도와달라는 말을 해주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헬렌켈러를 불러왔다.

헬렌켈러는 자신을 보고 긴장한 효순을 보더니 이내 병재에게 말한다.

“그나저나 제가 가르칠 아이들이 바로 이 아이군요?”

병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한다.

“예. 선생님이 많이 불편하실 것 같지만 부디 부탁드리겠습니다.”

헬렌켈러는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숙이며 대답한다.

“걱정마세요. 이건 그저 기브 앤 테이크니까 말이죠. 그래도 제 할 일들이 많이 남았다는 사실에 기쁩니다.”

병재는 그 말에 고맙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병주와 병윤은 헬렌켈러를 보자 조금은 어려워한 눈치였다. 그 때, 헬렌켈러가 효순을 바라보더니 한 마디 말한다.

“내가 어렸을 적에 나를 지금까지 보살펴준 한 사람의 선생님이 있었단다. 너를 보니 그 선생님이 생각나시는 것 같구나.”

효순은 그 말에 고개를 숙이면서 헬렌켈러의 말을 들었다. 사실 헬렌켈러가 쓰는 영어는 병재가 가르쳤기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 효순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헬렌켈러에게 대답한다.

“열심히 한 번 해보겠습니다.”

헬렌켈러는 그 말에 미소를 짓는다. 자신의 제자들 중에서 저 아이는 특별한 아이가 될 것 같았다. 병윤은 효순과 헬렌켈러를 보자 병재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한다.

“으음. 유명한 사람이 이 단체에 참석하다니. 형님 명성도 그냥 명성은 아니었군요.”

“크흠. 미국에서 어느 정도 명성을 쌓은 것이 이렇게 약이 될 줄은 몰랐어. 원래 유명한 선생의 장애는 나도 힘들기는 했지만 어찌어찌 치료한 것 같다.”

병주와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 때, 병주가 병재에게 한 가지 묻는다.

“그나저나 이 단체에 참여한 여성들을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병재는 그 말에 크흠 거리더니 이내 병주와 병윤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일단은 활동을 개시함과 동시에 교육을 시켜야지. 병윤아. 네 동협 그룹에 전문가들이 많다고 들었다. 안 그러냐?”

“아무래도 형님은 그 여성들을 교육시킬 여성 학교를 만들 생각입니까?”

“어쩔 수 없는 노릇이 아니겠는가? 우선 대학의 설립은 어느 정도 진행하고 있어?”

병윤은 그 말에 잠시 생각하다가 병재에게 대답한다.

“아직 멀었습니다. 이제 내년에 완공될까 말까한 일인데.”

“어쩔 수 없군. 일단 학교 건물을 짓거나 사서 그녀들을 교육시킬 학교를 만드는 수밖에 없겠군.”

“그런데. 그 교육비는 어떻게 댈 생각이십니까?”

“쯧. 내 수입이라도 보태겠다. 너도 어느 정도 보태라.”

병윤은 그 말에 에휴 한숨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 때, 병주가 병재를 바라보더니 한 마디 말한다.

“제 연대에 속한 병사들 역시 꽤 배운 녀석들입니다. 그들을 교사로 활동하기에 적합해보입니다.”

병재는 그 말에 박수를 짝 치면서 병주에게 잘 말해주었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칭찬한다.

“아 그렇지! 사실 군대야 가장 기초적인 언어 및 수학, 여러 가지 학문이 필요하기는 하지.”

“예. 일단 제 병사들을 학교에 써 먹으려고 생각 중입니다. 훈련에 빠진다고 한다면 좋다고 달려나갈 녀석들이니 말입니다.”

병재는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병주에게 말한다.

“어지간히 굴려. 매번 출근하는 곳마다 병사들 얼굴 보니까 불쌍해죽겠다.”

병주는 그 말에 훗 하며 웃고는 대답한다.

“원래 병사들은 대우를 해준 만큼 굴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 정도 대우를 해주는데 훈련도 그만큼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기야 병주만큼 병사들의 복지와 편의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도 없었다. 병주는 병사들에게 그만큼의 복지를 제공하는 대신 엄청 힘들게 병사들을 훈련시켰다. 오죽하면 병사들이 전투보다 훈련이 더 힘든 처지라고 말할 지경이었다. 지난번 미군 대대에서 병주의 연대와 같이 훈련을 받았는데. 그 미군대대가 낙오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병재는 그런 병주의 말에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때, 병재에게 다가오는 하나의 사람들이 눈에 보인다. 바로 병원의 전속 변호사인 필드헌 변호사와 옆에 젊은 백인 여성이 서 있었다.

필드헌 변호사는 병재를 바라보고 말을 건넨다.

“다들 여기에 계셨군요.”

병재는 필드헌 변호사를 보자 한 마디 묻는다.

“무슨 일이십니까? 미스터 필드헌.”

“이 단체의 법적인 조력자를 데리고 왔습니다.”

그 말에 병재는 필드헌 변호사 옆에 있는 하나의 여성 변호사를 바라본다.

“미세스 앤드리나 라고 해요.”

병재는 꽤나 성숙한 얼굴의 여성 변호사의 얼굴에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한다.

“이 단체의 변호사를 맡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그 때, 필드헌 변호사는 흠흠 거리면서 병재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나저나 이 단체에 변호사를 부르다니 미스터 길 당신 역시 상당히 특이한 사람이군요. 꽤나 제대로 성심성의껏 준비를 하다니 말입니다.”

병재는 그 말에 조금 씁쓸한 얼굴을 하고는 말한다.

“적어도 구색이라도 갖춰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나저나 이 일에 협조하신 것에 대해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필드헌 변호사와 앤드리나 변호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병재에게서 떨어져 주위를 둘러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한반도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었다. 앤드리나 변호사는 자신의 선배이기도 한 필드헌 변호사에게 한 마디 물었다.

“그냥 낙후한 국가의 한 단체라고 하던데. 이 곳에 미국에서 명성이 자자한 미스터 길이 있는지 몰랐네요.”

필드헌 변호사는 그 말에 피식 웃고는 앤드리나 변호사에게 말한다.

“너에게 이건 기회나 다름없는 일이야. 여기를 발판으로 너의 꿈에 한발자국 씩 전진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하기야 원래 이 단체에 미국 상원의원도 참석하려고 했다고 들었는데.”

“그래. 네 아버지처럼 말이지?”

앤드리나 변호사는 그 말에 뚱한 얼굴로 필드헌 변호사를 바라보며 말한다.

“끄응. 제 아버지 이야기는 그만하시고요. 왜 이런 곳에 아버지가 저를 파견 보냈는지 몰랐지만 여기도 흙 속의 진주인 것 같네요.”

“그래. 맞는 말이야. 아마 전 세계에서 영향력을 주는 단체로 성장할지도 몰라. 이 단체에 고문으로 있는 사람을 보자면 말이지.”

“아. 그 미스터 길과 또 동협 그룹의 동생이 말인가요? 원래 그 사람은 중경공단의 전 회장이라고 들었는데. 여기에 참석했는지 몰랐네요.”

“뭐 혈족으로 단단하게 엮였지. 네 변호사 경력에도 그다지 나쁠 것은 없어.”

앤드리나 변호사는 그 말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일단 법적인 문제로 자신을 불렀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병재가 준비한 자료들을 보고는 앤드리나 변호사와 필드헌 변호사는 솔직하게 깜짝 놀랐다. 미국에서 수집한 자료들보다 더 방대하게 자료들을 수집 정리하였으니 말이다. 법적인 문제와 더불어 자료들이 갖춰졌으니 이 단체를 보고 뭐라 말하는 사람에 대해서 법적으로 털어주면 되는 일이었다.

필드헌 변호사와 앤드리나 변호사는 빈 자리에 앉아서 서로 대화를 나누는 동안 병재와 병주, 병윤은 물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병윤은 병재를 바라보고는 한 마디 말한다.

“그나저나 형님은 여의사를 육성할 계획이 있으십니까?”

“어. 있다. 왜? 뭐라 할려고?”

병윤은 그 말에 손사래를 치면서 대답한다.

“아니. 그냥. 형님이 적극적으로 이 단체에 임하신 것을 봐서 말입니다. 그나저나 이 단체의 역할을 보면 위안부가 아닌 여성들이 참여할까봐 하는 소리입니다.”

병재는 그 말에 걱정 말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한다.

“흥. 주객전도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차피 이 단체에 속한 여성들의 교육은 부차적인 문제야. 가장 주된 점이 이 여성들의 피해사실을 확연히 기록하고 해결하기 위한 발판을 만들기 위해서다. 난 아직도 효순이 그런 사태에 놓인 것을 한시도 잊을 수가 없다.”

병주와 병윤은 그 말에 씁쓸하게 웃는다. 그 때, 세 사람에게 다가오는 두 사람이 있었다. 세 사람은 그 두 사람을 바라보자 조금 긴장한 얼굴을 짓는다. 바로 한독당의 문경지부 현철환, 그리고 그 현철환이 따르는 한 사람인 민세 안재홍이었다. 안재홍은 세 사람이 앉아있는 자리에서 빈 의자에 턱하니 앉고는 세 사람을 바라보며 말한다.

“한반도에서 굉장한 영향력이 있는 세 사람이 이 단체에 한 자리로 뭉쳤군. 그래. 자신의 여성형제를 돕기 위해서 이 단체를 만든 것인가?”

안재홍의 말 한 마디에 병재가 흠흠 거리면서 대답을 한다.

“으음. 민세 선생님이 여기에 참석할 줄은 몰랐습니다.”

안재홍은 그 말 한 마디에 피식 웃고는 말한다.

“원래 백범이나 우남이 참석하려는 것을 말리고, 내가 이렇게 찾아왔다네. 지금 산금(현철환의 호)의 일을 보는 것과 동시에 말이지.”

병재는 한껏 긴장한 얼굴로 안재홍을 쳐다본다. 지금 이 자리에 앉아있는 안재홍은 만만치 않는 인사였다. 김구와 이승만, 그리고 여운형, 박헌영 등 조선에 상당한 영향력을 구가하는 조선인 정치인들 중 하나였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의도는 상당히 좋은 단체를 만드는군. 그 우남의 독촉(독립촉성중앙협의회) 밑의 산하 단체인가?”

그 말에 병재는 손사래를 치면서 부정한다.

“원래는 그렇게 되기로 하였지만 우남 선생께서는 부담스럽다고 산하에 넣지는 않았습니다.”

안재홍은 그 말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야 당연하겠지. 원래 자네들이 결성한 단체들의 경우는 솔직히 우남의 그릇에는 넣지 못할 만큼 거대해. 사실 지금까지도 난 자네들이 정치 일선에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해서 궁금할 지경이니 말이야.”

병윤은 그 말에 크흠크흠 거리면서 안재홍에게 한 마디 말한다.

“우리 형제들의 나이를 보십시오. 아직 이립도 되지 않는 젊은 사람들입니다. 정치는 수많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비로소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까? 저희들이 많은 것을 겪었다고 하지만 적어도 어르신들의 경험에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안재홍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병윤의 말에 대답한다.

“쯧. 그래서 10년이나 20년 뒤에 정치에 진출하려고? 우리 같은 세대들에게는 편하겠지만 자네와 같은 세대가 정치에 나서려면 꽤나 고생하겠어.”

병윤은 그 말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안재홍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병재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나저나 많은 외국인들이 눈에 보이는군. 자네의 영향력 덕분인가?”

병재는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한 마디 말한다.

“예. 일단 법적인 전문가들을 불렀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위안부에 관여한 친일파들의 공격이 있을까봐 그렇습니다.”

안재홍은 그 말에 웃으면서 병재에게 한 마디 말한다.

“친일파들의 공격? 흥. 그들이 자네들을 공격하다가 뻔히 죽을 목숨이라는 것을 아는데 공격하겠는가? 물론 김활란과 노천명 쪽에서 뭐라 말을 하겠지만 그래봤자 그 쪽에서도 공격해봤자 뾰족한 수는 없을 거야.”

병주는 그 말에 김활란과 노천명을 떠올린다. 김활란은 여성의 지위 향상에 노력을 한 인물이었지만 악질 친일파와 다를 바 없었고, 노천명은 문인이지만 그녀 역시 동일했다. 현재는 문인 관련 친일파들을 처리하기 위해 반민특위가 열리고 있었다.

“그리고 김활란의 제자들 중 여기에 다수 속하는 이도 많아서 김활란도 공격하다가는 자신 역시 당한다는 것을 알겠지. 그리고 반민특위로 인해서 그녀 역시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라서 만약 이 단체를 공격하다가는 그녀의 목 스스로 조르는 결과가 될 거야. 한 마디로 지금 결성하는 것은 꽤나 적절하다는 것이지.”

병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안재홍의 말을 들어봐서 이 단체를 싫어할만한 세력들에 대한 정보를 들었고, 자신 역시 따로 대책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그 일들에 대해서 병주와 병윤 역시 도울 것이다.

지금 현재, 연단에 헬렌켈러의 연설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고, 그 옆에 효순이 서 있어서 감명 깊게 쳐다보고 있었다. 병재와 병주, 병윤은 효순의 만족한 얼굴을 보면서 다행이라는 표정을 짓는다.

============================ 작품 후기 ============================

아직 반민특위는 끝나지 않았네요. 일단 경찰쪽 인력과 정치쪽 인력을 족치는 것을 완수했고, 지금은 문인 관련 쪽을 족치고 있습니다.

많은 댓글들을 달아주십시오. 제발 달아주세요. 제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