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271화 (27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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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6년 2월 18일, 영강 근처의 하나의 거대한 건물이 보인다. 병윤은 그 건물을 익숙한 눈길로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이제야 완성이 되었군요.”

병윤 뒤의 사람들 역시 건물을 바라본다. 특히 동협 관수회사의 사장 박평수는 감회에 젖은 눈빛으로 이 건물을 쳐다본다. 지금까지는 경성에 있는 상하수도 설비들을 관리하다가 이번에 영강의 그 설비가 완성된 것을 보고, 급히 달려 나왔다.

박평수 사장은 병윤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정말 대단한 설비입니다. 경성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그런 건물입니다. 중국에서 보았지만 역시. 이건...”

“그래요. 이게 동협 그룹이 한반도에서 최초로 만든 상수도 설비입니다. 수질 관리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박 사장님?”

박 사장은 그 물음에 긴장한 얼굴을 하다가 얼른 병윤에게 대답한다.

“일단 대규모 여과기를 투입하여 혹여나 모를 상수도의 이물질들을 걸러내는 설비가 들어왔습니다. 거기에 영강 수량을 대규모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병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곧 건물 안으로 뚜벅뚜벅 걸어갔고, 박 사장을 비롯한 측근들 역시 긴장한 표정으로 병윤을 따라 안으로 들어간다.

-위이잉~-

건물 안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온통 기계들과 관들이었다. 여기도 기계, 저기도 기계, 거대한 기계들과 또 그 기계들과 연결되는 수많은 관들이 눈에 보인다. 그런 기계들 틈에서 안전모를 쓰고, 작업복을 입으며 회사에서 작성한 관리문서를 바라보며 일일이 확인하는 직원들과 기술자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병윤이 측근들을 대동하고, 이 곳에 당도하자 직원들과 기술자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병윤을 일시에 쳐다본다. 그 때, 이 곳의 작업과장이 순식간에 병윤 앞에 도착하고는 말한다.

“이 곳에 어떻게 회장님이 도착하셨습니까?”

병윤은 작업과장을 보더니 한 마디 말한다.

“이 곳이 완공되었고, 작동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 곳 상하수도 설비에 대해 식을 올리려하다가 직원들이 피곤해 할까봐 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동작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까?”

그 말에 작업과장이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병윤에게 자세히 설명한다. 작동 방법 및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병윤이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 그 것은 넘어갔고, 지금 작업과장이 말하는 것은 여기 일을 시작하면서 생기는 경우와 해결을 어떻게 하였는가? 그리고 현재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무엇인가? 그런 정도의 말만 끝냈다. 병윤은 작업과장의 말을 다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알겠습니다. 작업과장 당신이 이야기하신 사항에 대해서 시간을 들여 해결하겠습니다. 그 외 기타사항은 없습니까?”

작업과장이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 외의 사항은 없습니다. 회장님.”

병윤은 작업과장의 대답에 만족한 표정을 짓고는 그에게 말한다.

“알겠습니다. 일 보십시오. 전 이 곳을 어느 정도 살피다 갈 것이니 말입니다. 그럼 수고들 하십시오.”

“예. 회장님.”

작업과장은 다시 자기 일 하러 발걸음을 옮긴다. 병윤은 측근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설비들을 살펴보았고, 어느 정도 살펴보는 것이 끝나자 만족한 얼굴로 병윤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이제 다시 설비실로 나갔다. 그리고 측근들과 함께 차량에 탑승했고, 병윤 옆에는 관수회사의 박 사장이 앉아 있었다. 병윤은 앞을 보면서 입은 박 사장에게 향한다.

“이 건물에 대해서 많이 살펴보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럽군요. 다만 앞으로 이 곳으로 흘러들어갈 인구들의 수를 생각하면 영강의 상수도 설비의 경우는 적은 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박 사장은 그 말에 침을 꿀꺽 삼키면서 병윤에게 말한다.

“그럼. 그 물들은 어디서 찾을 생각입니까?”

“지하수를 어느 정도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영강의 설비는 이 정도로 끝내고,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좋겠네요.”

박 사장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병윤에게 말한다.

“예.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바닷가에 있는 마을들의 물이용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 있는 것 같은데.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담수화 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시는데 어떻습니까?”

병윤은 박 사장의 말 한 마디에 턱을 검지로 쓰다듬었다. 적당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병윤은 조금 어두운 얼굴을 하더니 박 사장에게 시선을 두며 말한다.

“박 사장께서 말씀하신 방법은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관수회사의 자본금으로 실현하기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 말씀은 한 마디로 초기비용이 엄청 들 것이라는 소리입니까?”

“그런 것도 있지만 우선 한반도에 있는 각 도시 및 시골지역의 상하수도 설비를 끝내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담수화 설비를 갖추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아서입니다. 일단 육지에 있는 곳부터 어느 정도 끝을 내면 슬슬 담수화 설비에 대해서 욕심을 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 사장은 그 말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는 병윤에게 말한다.

“회장님이 생각하기에 그 담수화 설비는 언제 설치가 가능해질 것 같습니까?”

병윤은 그 말에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박 사장에게 대답한다.

“아마 최대 10년 내로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선 담수화 설비에 대한 기술들은 이미 있습니다.”

박 사장은 역시라는 표정을 지으며 병윤을 바라본다. 하기야 중국에서의 성공은 장개석 총통의 도움이 있기도 했지만 거의 맨손으로 시작했다. 박 사장이 보기에 병윤은 자신이 언급한 담수화 설비들에 대한 기술들을 확보한 것 같았다. 다만 지금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마도 채산성 때문일 것이다.

“그나저나 박 사장이 관리하는 경성의 상하수도 설비에 대해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박 사장은 그 물음에 기다렸다는 듯이 줄줄이 대답을 한다.

“우선 인계받은 상하수도 설비를 보수하느라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우선 관의 교체와 낡은 장비들을 교체하느라 시간을 날렸습니다. 일단 보수를 끝낸 지역부터 작동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지금 전체적으로 수도관을 신설하고 있습니다. 그 작업은 꽤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몇 개월 정도 예상합니까?”

“한 5개월 정도 예상됩니다. 일단 주요 민가 및 주요 건물에 연결되는 것이라서 그 정도 걸립니다. 만약 경성에 존재하는 모든 민가에 수도시설을 연결한다고 하면 아마 개월 수가 아니라 년 수로 넘어갈 것입니다.”

병윤은 그 말에 타당하다고 여기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차량은 동협 그룹 본사로 향해 달려 나갔다.

같은 시각, 병주의 주둔지도 어느 정도 완성이 되었고, 병주는 수도꼭지의 꼭지를 위로 올리자 물이 콸콸 나왔다. 병주 옆에 있는 신영규 소령 및 각 참모들이 그 모습을 보자 안도의 한숨을 쉰다.

“영강의 설비를 만들었다고 하더니 이제야 물이 나오는군.”

병주는 조금 허탈한 표정으로 물이 콸콸 나오는 수도꼭지를 쳐다보았다. 지금 이 편리하게 사용하는 물을 위해서 오늘까지 이 고생을 다해왔다는 것에 한숨이 나왔다. 병주 옆에 있는 연대 작전과장 신영규 소령은 병주를 바라보더니 한 마디 말한다.

“이렇게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는 이상 샤워장에도 물이 나오겠습니다.”

“그래. 지난 중국의 그 주둔지에 머무르는 것이지. 이 고생은 겨우 6개월이지만 정말로 감격스럽군. 물을 편리하게 사용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지 모르겠어.”

“예. 지금 병사들의 생활에도 중국에서 생활하던 것과 동일하게 맞추었습니다. 동협 그룹에 공여 받은 세탁기, 건조기, 텔레비전, 침대 등 각종 편의물품들을 제공받았습니다. 지금 병사들이 난리도 아닙니다. 따뜻한 물을 이용하니까 아주 좋아합니다.”

“그래. 그래. 겨울철에 찬 물 이용하는 것이 얼마나 고달픈 일인가? 지금이라도 따뜻한 물이 나오니 다행이군.”

“그나저나 나중에 사단으로 확충할 때, 어느정도 문제가 될 것 같은데 연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일을 대비하고자 주둔지를 건설하고 있지 않은가?”

“그거야 그렇지만 사단의 승격이 더 빨리 이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병윤은 그 말에 쯧 하고 혀를 굴리더니 신영규 소령에게 말한다.

“뭐 사단의 승격이 이뤄지면 새로 들어온 인원들은 아까의 인원들처럼 고생한 것처럼 그렇게 지내야지.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신영규 소령은 그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하기야 그렇다. 6개월간 고생한 병사들에게 새로 모집한 병사들을 위해 여기를 양보하자고 말하면 아마 난리를 일으킬 것이 분명할 것이다.

그렇게 말한 병주는 계속 콸콸 쏟아져 나오는 수도꼭지의 모락모락 김이 나는 물을 바라본다. 그리고 물에 손을 가져다 댄다. 역시 수온은 따뜻했다. 동생 하나 잘 둔 것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그 때, 한 사람이 병주에게 말한다. 바로 연대 의무과장인 박수진 소령이었다.

“연대장님. 그 군의관들의 확충은 어떻게 진행할 생각이십니까?”

박수진 소령의 말에 병주는 한참 깜빡했다는 표정을 짓고 말한다.

“아 군의관들의 확충도 있었지 참. 재생치료병원의 반응은 어때?”

“그 쪽에서도 힘들다는 보고이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도움을 주겠다는 반응입니다. 우선 연대장님의 형님이 되시는 분께서도 원래 군의관 출신이니 만큼 최대한 도와드리겠다는 입장입니다.”

병주는 그 말 한 마디에 푸욱 한숨을 쉬고는 박수진 소령에게 말한다.

“쯧. 형님만 죽도록 개고생 하겠군. 아니지. 재생치료병원에 있는 다른 의사들 보고 군의관들을 교육시키겠군.”

박수진 소령은 병주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병주의 말이 한 치도 틀림없이 맞았기 때문이다. 우선 군의관 교육에 대해서는 재생치료병원의 의사들이 가르치고 있는 형국이었다. 다만 병재가 직접 강의를 나서는 경우는 없었고, 대신 병재에게 가르침을 받는 의사들에게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이야기하면 병재의 직전제자라고 할 수 있는 노송규, 채병호, 김강연에게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그들 역시 원래 군의관 출신이었으니 적절한 선택이었다.

지금의 군의관 교육은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었다. 병재의 그 교육 관련 기술들까지 전수받은 이이니 교육 진행 상태는 연대 의무과장인 박수진 소령으로써는 불만이 없었다. 다만 문제점은 사단으로 확충하게 되면 그에 필요한 군의관들 숫자가 많아진다는 점이다.

박수진 소령은 그런 점을 염두하고 병주에게 질문을 던진 것이다. 병주는 박수진 소령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한다.

“우선적으로 계속 이대로 교육을 진행하게나. 혹여 사단 급으로 승급하면 상부에게 말하여 사정을 해결 하게나. 내 형님에게 말해서 어느 정도 일을 진행하겠네. 그러면 되지 않겠나?”

그 말에 박수진 소령은 조금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그 것이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는지 한발 물러선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르게 질문을 던진다.

“그나저나 문경 및 그 주위 지역에 예방접종을 놓는 것 말인데. 아직까지 우리가 행해야 하는 일인지. 묻고 싶습니다.”

병주는 그 말에 한숨을 푹 쉬고 박수진 소령에게 대답한다.

“어쩔 수 없어. 현재 지금 신속하게 주민들의 예방접종 및 치료를 할 수 있는 집단은 우리 군의관들 밖에 없어. 재생치료병원의 의사들이 있다고 하지만 조금 벅찬 감이 있지. 원래 우리 역할이 아닌데 그 역할에 집중하는 것에 솔직히 불만인가?”

박수진 소령은 그 말에 침을 꿀꺽 삼키며 병주에게 흘러나오는 카리스마에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면서 대답을 한다.

“제 휘하 군의관들이 이 일에 대해서 조금 불만을 표시하고는 합니다. 원래 병사들의 치료에 집중해야하는 시기에 인력 분산은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솔직히 외부 마을로 예방 접종 및 치료행위를 하면서 잠을 못자거나 피곤하다는 말들이 많습니다.”

병주는 그 말에 한숨을 푹 쉰다. 박수진 소령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하기야 교통도 발달되어 있지 않은 오지에 가면서까지 주민들을 예방접종 및 치료하는 것이 얼마나 고달프겠는가? 다만 병주로써는 이 일에 대해서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일단 군대라는 것이 그저 주민들을 지키는 역할을 하지만 국가가 이 일을 대신할 수 없다면 그런 여력이 있는 단체가 이런 일을 해야했다.

그 대표적인 단체가 아무래도 광복군을 들 수 있었다. 이렇게 주민들을 위해 예방접종 및 치료행위를 해야 나중에 광복군의 활동에 지장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병주는 박수진 소령의 말을 허투루 들을 생각은 없었다.

“박 소령의 말도 어느 정도 맞기는 하군. 그러면 이렇게 하지. 2개월 씩 끊어서 순환 체계로 이용하자고. 그렇게 되면 의사들의 불만도 어느정도 사그라질 것 같은데 안 그런가?”

박수진 소령은 그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한 발 양보한 표정을 지으며 병주에게 대답한다.

“알겠습니다. 일단 원하는 군의관들의 숫자들을 쪼개어 조씩 나누어 순환 체계를 진행하겠습니다.”

그 뒤에도 병주는 박 소령은 물론이고, 다른 참모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군에 대한 전반적인 일들을 결정했다.

같은 시각, 문경 임시여성학교에서는 열띤 가르침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강의를 하고 있는 이들은 바로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었고, 지금 가르침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10대 혹은 20대, 30대의 여성들이었다. 그 여성들은 군인의 가르침에 대해서 하나도 빠지지 않고, 글자들을 적기 시작했다.

지금 여성들이 배우고 있는 것은 한글과 기본적인 숫자들이었다. 지금 여성들이 사용하고 있는 공책과 연필들은 효순이 설립한 일본성노예피해촉구단체에서 배분된 것들이었다. 그것들 대다수가 동협 그룹에서 제공된 것이라서 여성들은 지금 필기를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지금 칠판에 분필로 적으면서 가르치는 군복을 입은 병사조차 지금 불타오르고 있는 여성들의 배우고 싶은 욕구에 긴장된 얼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 방에서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과 열심히 가르치는 군인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무실로 쓰이는 방에서는 효순이 조금 긴장어린 표정으로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여성들을 바라본다. 한복을 입은 효순과 같은 나이대의 여성들. 그녀들은 전부 이화여대에서 어느 정도 배웠다는 사람들이었다.

효순 역시 배웠다는 사람들 앞에서는 함부로 말을 붙이지 못했다. 하지만 효순을 대하는 그녀들 역시 효순을 긴장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효순은 조용히 있다가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그녀들을 바라보고는 말한다.

“제 오빠와 제 남동생에게 한 가지 사실을 들었는데. 여러분들이 그 간부에 적합한 인물들이라고 들었어요.”

간부라는 말 한 마디에 효순 앞에 앉아있는 그녀들은 한껏 긴장했다. 일단 2일 전에 창시된 이 단체는 현재 조직도가 효순을 단체장으로 임명되고, 법적인 관리에 대해서는 앤드리나 변호사가 맡았다. 다만 숫자가 많은 위안부 관련 여성들을 제대로 관리를 할 수 있는 간부들은 아직 임명되지 않는 상태였다.

그래서 지금 효순은 자신의 오빠인 병재와 남동생인 병주, 병윤의 조언을 들으면서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여성들을 간부로 임명하려고 하는 것이다.

“일단 당신들이 해줄 것들은 지금 많이 가입되고 있는 우리 여성 여러분들의 어려운 것은 없는지 살펴보고 관리를 해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제 말에 동의하세요?”

효순의 그 말에 효순의 앞에 앉아있는 여성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이화학당에서 어느 정도 교육을 받은 것이 약이 되었다. 다만 그 이화학당의 일부 선배들과 선생들 때문에 이런 치욕을 당한 것에 대해서 이를 갈았다.

효순은 이렇게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여성들을 바라보고는 만족스럽다는 미소를 짓는다. 그러나 한 마디 하는 것도 있지 않았다.

“그러나 간부에 임명되는 것은 우리 여성 여러분들을 억압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 사실은 한시라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다시 사회에 떳떳하게 다닐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을 잊지 말아주었으면 합니다.”

-예. 열심히 하겠습니다.-

효순의 앞에 앉아있는 여성들의 대답에 조금 놀란 가슴이었다. 그러나 그녀들을 바라보고는 이들이 자신의 힘이 되어줄 사람이라는 것에 생각한다. 요즘 남자 형제들에게 단체를 다루는 법이나 각종 교육을 받기 때문에 효순은 그 가르침을 받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멀리서 앤드리나 변호사는 효순의 행동을 하나하나 보면서 제법이라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역시 그 미스터 길의 여동생인가? 조직 다루는 법도 범상치가 않네. 아직 미숙한 모습이 보이기는 하지만. 성장속도가 빨라.’

앤드리나 변호사는 효순을 다시 보게 되었다. 지금이야 고문으로 임명된 그녀의 남자형제들 덕분에 운영하고 있지만 만약 효순의 성장이 어느정도 이뤄진다면 남자형제들 도움 없이 이 단체를 잘 운영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앤드리나 변호사는 효순을 그만 보고 얼른 자기 일에 집중했다. 효순은 간부로 임명된 여성들의 얼굴들을 한 명 한 명씩 바라보고는 조금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 그 때, 주근깨와 안경이 돋보이는 여성 한 명이 효순을 바라보더니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이 여성단체는 교육에 중점적으로 할 생각인가요?”

그 여성의 질문에 효순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그 여성을 보고, 조리있게 설명했다. 현재 한반도의 처지와 세계의 정세를 설명해주고, 한반도에 정식 정부가 설립할 때까지 교육에 중점적인 방향을 둘 것이라고 방침을 정했다.

============================ 작품 후기 ============================

휴우 관수회사 이야기와 병주, 효순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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