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등급인생-286화 (286/633)

0286 / 0633 ----------------------------------------------

[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빅터와 안드레아, 그리고 5명의 병사들은 각자 사고 싶은 것들을 산 뒤, 여기서 바깥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물건들을 구경하면서 알게 모르게 박철건을 쳐다본 고씨 남매들은 곧 그들이 완전히 나가자 다시 박철건에게 가까이 다가온다. 고경열은 왠지 부럽다는 표정으로 박철건에게 말한다.

“수요가 많군.”

박철건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고경열에게 말한다.

“말 그대로 난 줄을 잡았거든. 그 대신이지만 너희들을 지원해주는 것도 하나의 역할이지. 즉 난 그런 역할을 하면서 받는 것이 바로 이 줄이라고.”

고경열은 박철건의 말에 납득했다. 뭐 박철건이 밀수상이든 간에 동협 그룹에서 만드는 물건의 숫자는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박철건처럼 전기아궁이를 250원으로 뻥튀기를 하지 않지만 숫자가 부족해서 미군들 사이에는 대략 10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 즉 150원이라는 이야기였다.

“그 외에도 판매하는 것이 많나보오. 아까 시계도 있고, 웬만한 것은 다 있는 것 같던데? 밀수로 잡혀가지 않소?”

고경열의 염려에 오히려 박철건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한 마디 말한다.

“말했잖아. 그 쪽에서는 여기에 취급하는 물품들을 귀중하게 여긴다고. 뭐 다른 밀수상이 있다고 하지만 흥. 나만큼 물건의 종류와 개수를 취급하는 중개상은 없을 거야. 그들이 여기를 덮친다는 것은 한 마디로 자승자박인 일이지.”

고경열은 그 말에 피식 웃더니 한 마디 말한다.

“그런 이유가 있으니 이렇게 당당하게 장사할 수 있나보는군.”

“적어도 그들에게 곤란하게 만들지는 않으니까 말이지. 거기다 일이 수틀리면 말이야. 난 빠져나갈 구석이 있다고.”

고희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경열에게 한 마디 말한다.

“아까부터 느꼈는데 희미하게 화약 냄새가 풍겨요.”

고희수의 말에 박철건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경열에게 말한다.

“역시 폭탄을 다루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화약 냄새만큼은 잘 맡는군. 정답이야. 일단 자폭용이기는 하지.”

그러면서 박철건은 고희수가 다뤘던 원격폭발장치를 꺼낸다. 고경열은 박철건이 내놓은 물건에 눈이 커지고는 말한다.

“자폭용. 허. 가게에 폭탄을 설치했네.”

“일단 위협용이지. 아주 만약이지만 저들이 욕심을 부려서 여기를 차지하려고 한다면 이 걸로 날릴 수 있다고 위협하는 거지.”

고경열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한다.

“하기야 쉽게 죽지 않는군. 그런데 그렇게 된다면 당신은?”

“나야. 물론 비밀통로가 있다는 말씀. 뭐 이 가게에 쌓인 물건은 아깝지만 돈이야 동협 그룹에서 저금되고 있으니까 탈출하고, 인출하면 끝이야. 또 그런 일이 발생할 때, 보험을 하나두었거든. 물건 값도 지불받고 완전 꿀이지.”

고경열은 그 말에 은근히 부럽다는 시선으로 박철건을 쳐다본다.

“뭐 그 덕분에 이렇게 자네들을 지원해주지 않나? 너무 부러워하지 말라고. 여기서 벌어봤자 일 년에 10만 원 정도밖에 안 돼. 자네는 이번 일의 성공으로 20만원의 보수를 받는다고 들었는데. 그 정도면 꽤 할 만 하지 않아?”

“당신보다 더 위험한 일이니 당연한 노릇이지. 어차피 액수는 만족하고 있소. 그나저나. 이제 시간이 다 되었군.”

“시간이 다 되었다니. 아. 탈출한 시간 말이야?”

고경열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박철건을 쳐다본다.

“어때. 지금 수단은 있나?”

“지금 바로 이용할래?”

“마치 기다렸다는 듯한 눈치구만.”

“당연하지. 반 손님 반 불청객은 이만 물러나라고.”

“제길. 잘 먹고 잘 사소.”

그렇게 고씨 남매는 박철건이 마련해준 수단으로 북한 지역에서 탈출한다.

1946년 4월 6일, 결국 한독당 내부에서 토지개혁 관련한 문제로 당원들이 빠져 나가 한국민주당을 결성하고 말았다. 이른바 우익들의 분열에 대해서 많은 우려가 있었다. 한국민주당 이하 한민당은 김성수를 당수로 하여 여러 명이 모여서 만든 우익 단체였다. 그런데 한민당의 경우는 4분 내지 3이 친일파 그리고 지주층으로 이루어져서 경성 혹은 많은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했다.

한독당의 당수 김구는 이 사태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다는 입장만을 내뱉고는 관망한 자세를 내비쳤고, 이승만 역시 따로 활동은 하지 않았다. 한민당의 경우는 반공보수를 이념으로 내걸고, 친미 활동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들의 세력은 지주들이 많은 전라도에 국한되어 있어서 경상도, 강원도에 있는 미군정과의 연대는 힘들기 그지 없었다.

한편 이 소식에 대해서 병윤은 TV로 접했다. 옆에 있는 곽 상무와 손채현 비서는 조금은 긴장한 얼굴로 TV 내용을 쳐다본다. 병윤이 화면을 보면서 한 마디 말한다.

“결국에는 떨어져 나갔군.”

곽 상무는 그 말에 병윤에게 시선을 두면서 한 마디 말한다.

“이렇게 우익 층이 분열되었으니 큰 일이 아닙니까?”

병윤은 걱정스러운 곽 상무의 말투에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대답한다.

“어차피 떨어져 나갈 사람들이었습니다. 어제 김구 선생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해봤는데. 지금 북한에서 이루어지는 토지개혁 건으로 불만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사건이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줄까요?”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입니다. 저들 역시 우리들에게 적대할 이유는 없죠. 자신들이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한 일이지. 굳이 적을 만들 필요는 없을테니까 말이죠.”

곽 상무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한다.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한독당의 인원이 찾아온다면 회장님께서는 어떤 태도를 보일 생각이십니까?”

“저들이 어떤 제의를 하는 가에 따라서 들어보고, 안 들어보고를 결정해야지요. 우리는 정치 세력이 아니라 이익집단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 때, 손채현 비서가 병윤에게 서류들을 건네주면서 한 마디 말한다.

“회장님. 제이너에너지의 간부가 한국으로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들이 내일이라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어떠냐는 말을 해왔는데. 회장님께서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내일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진행해볼까요?”

“예. 알겠습니다. 그들에게는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현재 제이너에너지의 관계자들은 지난 번 지었던 40층 주택단지에서 호텔용으로 개조한 곳에서 머무르고 있었다. 문경에서 그나마 손님들을 대접할 수 있는 장소가 거기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동협 그룹 내부에서 호텔을 세우자는 말들이 나왔는데 병윤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었다.

그 때, 곽 상무가 옆에서 병윤에게 한 마디 말한다.

“그나저나 회장님. 문경에 지어지고 있는 제철소의 경우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겸이포 제철소가 대강 수리가 완료하였는데. 만약 그 제철소가 지어진다면 수요 이상으로 공급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어차피 이 곳이 발전하면서 수요는 급속도로 상승할 것입니다.”

“으음. 알겠습니다.”

곽 상무는 결국 고개를 끄덕이면서 병윤의 말을 따랐다. 그 뒤에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각 물품들의 생산량 및 재고처리, 그리고 식량창고의 건설 현황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마치고 난 뒤에 오늘 하루는 끝이 났다.

1946년 4월 7일, 병윤은 미군정의 중개로 이번 제이너에너지의 주요 간부를 바라본다. 주요 간부의 이름은 레먼 제이너. 즉 제니어에너지의 사장의 아들이었다. 병윤은 잠시 자신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 청년의 모습에 조금 신기하다는 모습으로 바라볼 뿐 곧 얼굴을 고치고는 레먼 제이너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이번에 심부지열 발전소에 대한 합작을 진행하고 싶다는 말씀입니까?”

레먼 제이너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답한다.

“예. 원래 우리 제이너에너지는 지열발전소를 중심적으로 짓는 전력회사입니다. 이번에 지열관련 새로운 기술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반도 미군정에게 부탁을 해서 이 자리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지열발전소를 중심적으로 운영한다는 말에 병윤은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은 상당히 넓었다. 원래 지열발전소는 조건을 많이 따지는 발전소였다. 즉 판의 경계선. 열선이 가장 중요하였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지열발전소는 특정지역에서 지을 수 없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었다.

“좋습니다. 사실 심부지열 발전소같은 경우는 우리도 아직 짓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일단 2MW 규모의 발전소를 짓고 있습니다.”

그 말에 레먼 제이너는 조금 멍한 시선으로 병윤을 쳐다본다. 이미 짓고 있다니. 그 말은 즉 연구개발이 다 끝났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러나 병윤의 말은 레먼 제이너의 생각을 부정했다.

“물론 지금은 공사 중에 있고, 필요한 연구는 끝이 났습니다만. 합작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 말에 레먼 제이너는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푹 쉰다. 레먼 제이너는 병윤을 쳐다보며 한 가지 제안을 던진다.

“이야기를 들으니까 이미 전부 연구개발이 끝났다는 말을 들어서 간담이 서늘했습니다. 그나저나 합작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말씀이 저로써는 상당히 궁금하군요.”

“아까 당신이 소개했듯 제이너에너지가 지열발전을 전문적으로 하는 전력회사라고 소개하지 않았습니까? 참고로 기기와 설비는 몰라도 전문인력 같은 경우는 보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레먼 제이너는 그 말에 병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금세 알아차렸다.

“흠. 한 마디로 우리 쪽에서 발전소를 운영할 전문인력을 파견해달라는 말씀입니까?”

“그 대신에 저희들 측에서는 제이너에너지가 원하는 설비와 기술들을 제공해드리겠습니다. 어떻습니까?”

“......”

레먼 제이너는 그 말에 고민에 빠져든다. 전문가의 육성은 쉽지 않았다. 비록 동협 그룹 측에서 지열 발전소를 짓고 있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그 쪽에서도 인력 육성은 쉽지 않은 모양이다. 하기야 아직 갓 독립한 국가인데 전문인력이 있을리 만무한 일이었다.

“좋습니다. 우리 측에서 전문인력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설비와 기술들에 대해서 우리 쪽으로 보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레먼 제이너의 의견에 병윤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일단 서로의 의사를 확인하였으니 이제 계약서를 체결하면 될 일이다.

“좋습니다. 일단 큰 그림은 잡은 것 같으니 계약에 대해서 논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레먼 제이너가 이끈 제이너에너지의 임원들과 동협 그룹의 회사 내 중역들이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자세한 계약 내용들을 서로 토의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시간을 보낸 끝에 두 회사 간에 서로 만족할만한 내용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내용을 계약서에 담아서 레먼 제이너가 자신이 가진 인장을 가지고, 인주를 묻혀서 꾹 누르고, 병윤 역시 도장을 가지고 꾹 누른다.

계약서의 체결이 완료되면서 서로 화기애애한 상태가 되었다. 이제 서로 간에 원하던 목표들을 이루어냈다. 제이너에너지의 경우는 사실 전문 인력을 보내주는 것 외에도 차후에 미국 혹은 한반도에 지열발전을 만들게 된다면 서로 합작하여 만들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어느정도 일이 끝났다는 생각에 레먼 제이너는 병윤에게 한 마디 묻기 시작했다.

“심부지열 발전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발전에 대해서 상당히 재밌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동협 그룹에서 자체적으로 태양광 발전이라고 다른 방식의 발전을 추구하지 않습니까?”

“원래는 그렇지요. 일단 태양광 발전은 햇빛이 있으면 무조건적으로 발전이 되는 경우이니 말입니다. 다만 햇빛이 약한 경우가 있다는 것이 큰 단점입니다. 사실 이번 지열발전소의 건설은 그런 태양광 발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만든 발전방식입니다.”

그 말에 레먼 제이너는 조금 고민을 하다가 이내 한 마디 말한다.

“원래는 전력을 얻는 주요 수단이 화력발전인데 말이죠. 그런 것은 전혀 추구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병윤은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레먼 제이너에게 한 마디 말한다.

“사실 화력 발전이라는 것이 장단점이 확고한 것이라서 말이죠. 장점이야 연료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는 것이지만 연료가 부족하면 사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화력 발전소를 운영할 때마다 생기는 오염물질에 대해서 처리할 비용이 따로 있다는 점이지요.”

레먼 제이너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하기야 화력 발전소는 연료가 필요했다. 거기다 중요한 점은 바로 화력 발전소를 운영할 때마다 오염처리를 위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 우리 제이너에너지 역시 화력발전에서 지열발전으로 전환한 이유가 바로 그 것 때문입니다. 오염 처리 때문에 말이 많거든요. 이 것으로 잘 되었습니다. 동협 그룹의 심부지열 발전방식이라면 분명히 지열발전의 조건을 상당히 완화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것은 사업의 확장이 되겠지요. 미국에서도 사실 그 거대한 덩치만큼이나 전력이 상당히 필요하거든요.”

병윤은 그 말에 들으면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인다. 레먼 제이너는 그런 병윤의 태도에 많은 이야기를 말하기 시작한다.

“휴우. 사실 미국에서도 태양광 발전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부유한 집마다 그 태양전지를 설치해서 전기 값을 아끼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화력발전소를 중점적으로 운영하는 전력 회사 측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화력발전소가 골칫거리가 되는 셈이지요. 또한 발전소의 전기를 얻기 힘든 작은 도시나 마을 같은 경우는 아예 태양전지 단지를 만들어 공유하는 형태도 있다고 합니다.”

그 말에 병윤은 고개를 끄덕인다. 요즘 한반도에서도 그런 형태의 마을들이 있다는 말을 곽 상무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예전 자신의 마을인 사현리처럼 마을 중심에 태양전지들을 만들고, 그 곳에서 전력을 이용한다고 말이다. 역시 사람들 생각은 전 세계 어디서나 같은 법이었다.

“그리고 이 곳 문경을 보니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미국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재생치료센터가 여기에 있고, 또 공장들이 새롭게 지어지고 있고, 더군다나 어제 머물렀던 40층 주택단지에 대해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닭장 같은 모습이지만 내부의 경우는 그렇지 않더군요. 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TV와 냉장고, 샤워 시설과 욕조. 미국의 일반 숙박시설에서도 그건 조금 찾아보기 힘들겠죠. 그런 곳에서 이번 지열 발전소의 건설은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하하. 그렇습니까? 작년에 비하면 많이 발달했지요.”

그 때 레먼 제이너가 눈빛을 반짝이더니 병윤에게 한 가지 말한다.

“혹시 소문이 하나 들리는데 한 가지 사실을 알려줄 수 있습니까?”

병윤은 그 말에 잠시 궁금한 표정으로 레먼 제이너에게 말한다.

“무슨 일이기에 그렇습니까?”

“혹시 동협 그룹 측에서 컴퓨터를 개발한다는 말이 사실입니까?”

“......”

병윤은 그 말에 웃는 낯을 하지만 침묵한다. 그러자 레먼 제이너는 조금 당황한 표정을 하더니 병윤에게 한 가지 말한다.

“아. 사실은 별 게 아닙니다. 저와 연관된 교수께서 컴퓨터에 대해 관심이 많거든요. 미국에서 2개월 전에 만들어진 컴퓨터 에니악을 가지고 연구하던 교수인데. 새로운 개념의 컴퓨터라는 소식에 관심이 있었던 것입니다.”

병윤은 그 말에 조금 진지한 얼굴을 하면서 레먼 제이너에게 말한다.

“흠. 우리 측이 컴퓨터를 개발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습니까?”

레먼 제이너는 그 말에 싱긋 웃으면서 병윤에게 대답한다.

“다 아는 수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사실 미군정 측에서 이야기를 어느 정도 들었습니다. 미군정에 제 삼촌이 계시거든요. 이번에 동협 그룹에서 새로운 지열발전 방식을 개발한다는 소식도 그 사람에게 들었습니다.”

병윤은 그 말에 휴우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거 참 곤란하군요.”

“곤란하게 되었다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사실 컴퓨터에 대해서는 저와 아까 이야기했던 교수님. 그리고 삼촌 밖에 모르는 사실입니다.”

병윤은 생각을 한다. 어차피 비밀리에 개발한 것들도 아니었으니 이 사실은 다른 사람에게 귀에 들리는 것이 당연했다. 개발하고 팔아먹을 물건인데 다른 사람들의 귀에 들리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것이 당연했다. 정말 비밀리에 개발하는 물품들에 대해서는 저 사람들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당신의 삼촌께서는 특이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계시는군요.”

“하하. 제 삼촌이지만 상당히 엉뚱합니다.”

“그 교수의 이름은 누구이기에 컴퓨터 개발현황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합니까?”

“프리스턴 대학 연구소 교수에 재직 중인 존 폰 노이만 교수입니다.”

============================ 작품 후기 ============================

헐 이 이름이 여기서 언급되네요 ㅠㅠ. 인간 사에서 천재라고 잘 알려져 있는 존 폰 노이만 교수입니다. 이 사람 덕분에 지금의 컴퓨터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댓글들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때때로 작가에게는 많은 관심이야말로 약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