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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혼란과 광기와 학살과 기회의 시대
1947년 1월 15일, 병윤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병윤은 두 사람이 내준 자료들을 읽으면서 만족스러운 얼굴을 짓는다.
“일단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셨군요. 수고들 하셨습니다.”
그 말에 두 사람 중 한 사람인 정규진이 휴우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러나 나머지 한 사람인 우장춘 박사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이었다.
“이번 자료는 단순히 수경재배의 기본을 만족시키는 결과물에 불과합니다. 제가 원하는 벼의 다기작은 아직 다가가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병윤은 우장춘 박사를 바라보면서 한 마디 말한다.
“너무 조급할 것 없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한반도의 기후 상에는 실내 건물이 아닌 이상 다기작은 불가능한 처지입니다.”
우장춘 박사는 으음 하면서 이맛살을 찌푸린다. 우장춘 박사는 벼의 이기작을 보급할 수 있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이다. 병윤은 그런 우장춘 박사를 쳐다보면서 한 마디 말한다.
“선생님 이전에 있었던 사람들이 지식과 지혜가 없어서 2기작을 시도도 못해봤겠습니까? 기후 상 불가능하니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방향을 돌린 것이 적층 식 실내 농업이구요.”
우장춘 박사는 그 말에 침을 꿀꺽 삼켰다. 병윤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아무래도 일반 농민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농법이라는 것은 적절한 비료 투입 시기, 그리고 물을 대는 것, 마지막으로 삼모작이 다입니다.”
“으으음... 그래서 방향을 애초에 실내농업으로 잡으셨습니까?”
우장춘 박사의 질문에 병윤은 당연히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이 쪽으로 방향이 안 되면 그 쪽으로 방향을 돌릴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
“만약 실내농업이 활성화가 되고, 또 수경재배를 할 수 있게 된다면 벼의 다기작도 꿈만은 아닐 것입니다.”
우장춘 박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병윤에게 말한다.
“휴우. 알겠습니다. 한반도의 기후 상 어쩔 수 없다면 어쩔 수 없겠지요.”
“일단 수경재배의 기본적인 환경 구축은 잘 된 일입니다. 이 것을 토대로 우리는 수경재배를 본격적으로 실시할 수 있습니다.”
그 말에 정규진과 우장춘 박사는 고개를 끄덕였고, 정규진이 병윤에게 한 가지 묻는다.
“일단 상업적인 실내 농업은 언제 할 수 있겠습니까?”
병윤은 그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내 대답을 한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최소 3년 정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3년?!”
“그 때까지 벼의 다기작을 어느 정도 완료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정규진과 우장춘 박사는 어렵다는 얼굴을 한다. 지금의 시간을 소모해서 수경재배가 될 수 있도록 겨우 만들었는데. 그 때까지 다른 작물은커녕 벼의 다기작을 완료할 수 있다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지만 지금 이 인력으로는 불가능...”
병윤은 정규진의 말을 도중에 끊어버리고 한 마디 이야기했다.
“인력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올 해 건축될 대학이 완성된다면 인력은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 때, 아무래도 두 분은 물론 연구소에 있는 사람들 모두 다 학생들 강의에 나서서 인재를 직접 뽑는 것도 좋겠습니다.”
정규진은 그 말에 납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정규진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병윤에게 말한다.
“그래도 3년은 너무 촉박합니다. 대학이 열리고, 쓸 만한 인재들을 양성함과 동시에 벼의 다기작의 가능성이 보이려면 족히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립니다.”
병윤은 그 말에 얼굴을 잠시 찡그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종이를 가져다가 이내 무언가를 그리고, 적기 시작했다. 병윤이 알고 있는 기술들 중 농학계열에서 나온 지식들이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적은 병윤은 그 것들을 정규진과 우장춘 박사에게 넘겼다.
“이 걸 가지고,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정규진과 우장춘 박사는 처음에 병윤이 작성한 자료에 대해서 관심도 안 보이다가 이내 읽어보면서 눈이 확 커졌다. 이런 자료라면 자신이 연구하는 시간을 확 줄이는 그런 보물이나 다름없었다. 둘은 병윤이 만든 것을 집중하면서 읽다가 이내 다 읽고, 병윤을 바라본다.
“회장님. 이건...”
“일단 제가 알고 있는 농학의 범위입니다. 이 것을 가지고도 3년 이내에 못 끝내겠습니까?”
병윤의 말에 우장춘 박사가 나서서 한 마디 말한다.
“이 정도면 3년이 아니라 1년 이내로 끝낼 수 있습니다.”
우장춘 박사의 말에 정규진은 화들짝 놀랐지만 그 역시 우장춘 박사의 말에 동의하고 있었다. 병윤이 건네준 이 서류들이라면 3년 이내가 아니라 1년 이내도 가능할 듯 싶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회장님. 진작에 이런 자료가 있었다면.”
병윤은 그 말에 휴우 한숨을 쉬며 그 두 사람에게 말한다.
“저는 여러분들이 자기 자신들의 능력으로 만족할만한 성과를 보였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어쩔 수 없군요. 이왕 이렇게 된 것 1년 이내에 끝내주십시오.”
정규진과 우장춘 박사가 그 말에 동시에 외친다.
-예! 회장님!-
그렇게 대답하고는 두 사람은 희희낙락거리며 병윤이 작성한 자료들을 마치 보물 대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가져가고는 곧 집무실에서 나간다. 병윤은 두 사람의 뒷모습에 피식 미소를 짓는다.
그렇게 잠시 시간이 흐르자 집무실 책상 위에 놓인 전화기가 울렸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병윤은 전화기가 울리는 소리에 별 생각 없이 전화기의 송수화기를 잡고 한 마디 말한다.
“동협 그룹 회장 길병윤입니다.”
-아. 병윤인가?-
이 목소리는. 아무래도 백범 선생의 목소리였다. 병윤은 얼굴을 바로하고는 곧 바로 정중하게 김구에게 말한다.
“선생님이 저에게 전화를 다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그건 너무 나에게 아부 떠는 자세가 아닌가? 하여튼 인사는 됐고, 이제 이야기를 좀 해야지.-
“예. 선생님.”
-저번에 자네가 보내준 100만원은 잘 받았네.-
“하하. 우리 동협 그룹을 보살펴준 선생님에게 은혜를 갚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자네가 준 100만원은 내 세력에 있어서 크나큰 힘이 되고 있다네. 휴우. 요즘은 우익들 사이에서 지지리 분열되며 싸우고 있는 와중이라서 돈이 많이 들고 있다네. 적어도 자네 덕분에 친일파 돈을 받지 않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해방 이후 친일파들은 살기 위해서 머리를 굴렸다. 그래서 행동한 것이 정국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도자들에게 뒷돈을 찔러두고, 그 지도자들의 보호를 받는 것이었다. 그러나 해방 직후 임시정부의 악질 친일파 처리를 위해 반민특위를 실시를 하자 친일파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일본으로 밀항해갔고, 어떤 이는 잠적을 했으며 어떤 이는 원한이 깊었던 사람들에게 목숨을 잃기도 했다.
다만 임시정부가 악질은 제외하고 어느 정도의 죄과는 봐준다는 행동을 취하자 숨어 있던 친일파들은 독립 운동가들의 묵인 아래 슬그머니 활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도 친일파들이 독립 운동가들의 세력을 넘어서기는 힘들었다. 그들에게는 군대, 무기, 또 돈을 가지고, 민심도 휘어잡고 있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친일파들은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대신 자신들이 알고 있는 지식들을 활용하여 사업을 하거나 아니면 지식인이 되어 행사하고 있었다.
“휴우. 다행입니다.”
-그 것보다도 중요한 것이 있는데. 식량 증산을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던 생각이었어.-
병윤은 김구의 그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단호하게 한 마디 말한다.
“이미 시대의 흐름은 정해졌습니다. 이제는 지주의 시대가 아니라 자작농의 시대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지주를 자본가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끄응. 나도 그걸 모르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한민당의 반발이 너무 거세. 대다수 지주였던 사람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박살내고자 하는 발언에 귀를 기울일 것 같은가? 자네의 그 자본가 전환도 잘 될지 모르는 판에서 말이야.-
“지주 아래서 농업 생산량의 증산은 어차피 한계가 있습니다. 더욱이 지주들이 세금이나 도구 사용비, 비료 값 등 그걸 소작농에게 떠넘기는 이상 어쩔 수 없습니다. 결국 농민들의 분노는 폭발하기 마련이고, 지주의 시대는 연장을 해도 어쩔 수 없이 붕괴가 되는 것입니다.”
-하아. 이 때만큼은 단호하군. 그런데 한민당과 우남 형님이 연합을 해서 경자유전의 원칙을 번복하고 있어.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자네 말대로 이뤄질 것이 아닌가?-
“예. 그렇기는 합니다. 눈치 빠른 지주들은 자신들이 지주를 하다가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에 저의 동협 그룹 정책인 경공업 지원 절차를 밟고, 경공업에 끼어들고 있습니다. 한민당이 지주의 입장을 고집하든 말든 시간이 지나면 그들의 세력도 쪼그라들겠죠. 또 아까 말씀드린 지주와 소작농 등 전통적인 관계가 아닌 다른 방식의 식량 증산에 대해서 우리 그룹 내에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으음. 그 적층식 실내농업이라는 그런 방식을 말인가?-
“예. 그렇죠. 건물 안에서는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수경재배의 토대를 만든다면 쌀의 다기작도 가능해집니다.”
-그게 정말인가?!-
“원칙상은 그렇습니다. 아직 그 것까지는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내년에 본격적으로 손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동협 그룹은 적극적으로 농업에 끼어들지는 않겠습니다.-
-흠. 그런 무슨 방식으로 그런 연구를 하는 것이지? 단순히 애국심의 투로는 아닐 것이고, 아무래도 그 것으로 수입을 얻을 방법을 생각하는 것인가? 자네의 방식을 보면 건물의 노후 혹은 수리 방식으로 돈을 얻는 법도 있겠고, 또 토지를 가진 영세농민들에게 돈을 빌려준 후 적층식 실내농업을 계약해서 그 농민의 수입을 나눠서 빚을 갚게 하는 방식도 있겠지.-
“하하. 이런 들켰습니다. 예. 저도 손해만 보고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뭐. 그래도 그런 방식이라면 난 얼마정도 지지해줄 자신은 있지. 하여튼 자네의 그 구상이 적극적으로 이뤄진다면 아무리 농민들이 바보라도 자네의 동협 그룹에 구름 떼처럼 모여들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렇게 된다면 쌀값이 너무 내려갈 것 같군.-
“쌀이 넘친다고 하면 수출하면 그만입니다. 우리나라 옆에는 가장 거대한 시장이 놓여있지 않습니까?”
-아. 중국을 말하는 것인가? 그 쪽은 시장이 거대하니까 자네 말대로 정말 이뤄질 것 같군. 하지만 중국도 바보는 아닐 텐데?-
“그 쪽에도 수요가 많으니까 아무래도 쌀값 조정을 위해 증산될 우리 쌀들을 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 용도라면 얼마든지 수입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하기야 그렇겠군. 쌀값을 조정해서 지금까지 있는 쌀값 모리배들의 횡포를 막을 수 있겠지. 빌어먹을 모리배 놈들.-
“하하. 일단 내 년이나 혹은 2년 뒤에 본격적으로 식량 증산이 이뤄진다면 자연적으로 없어질 사람들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래도 그 놈들의 횡포 아래서 굶어죽은 사람들이 많아. 단속하고, 족쳐도 줄지를 않으니 문제는 아닌가? 일단 자네의 계획대로 순조롭게 이뤄지기를 제발 빌겠네.-
“예. 알겠습니다.”
-그래. 이만 전화는 끊지.-
그 말을 끝으로 병윤의 귀에는 뚜- 뚜- 뚜- 하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병윤은 송수화기를 살포시 전화기 위로 내려놓는다.
“휴우. 여전히 식량 때문에 고심인 것 같군.”
사실 기근에서 벗어나려면 중요한 것이 작황, 그리고 유통이었다. 총 작황이 안 좋다하더라도 유통이 좋으면 적어도 전 지역에서 기근이 일어나더라도 버틸 수는 있었다. 그러나 작황은 좋은 대신 유통이 좋지 않으면 일부 지역은 쌀이 넘쳐서 항상 배부른 사태인 반면 어떤 지역에서는 기근이 들어서 사람들이 다 아사하고 한다.
지난 번 삼척의 아사 사건 역시 제대로 된 교통로가 갖춰지지 않으니 생긴 현상이었다. 그 때는 병윤의 작은 형 병주가 직접 군사들과 헬기들을 동원하여 삼척의 아사 사태를 가라앉혔지만 말이다. 그 때문에 삼척의 어느 광장에서는 병주의 동상까지 세우려고 했었다. 사람들 모두 외면할 때, 직접 헬기들을 이끌고, 아사사태를 해결하려고 한 병주의 태도와 행동에 감격해서였다.
현재는 식량창고가 군면 지역에 다 건설되어서 작년의 그 아사하는 사람들까지 생길 정도로 개판은 아니었다. 더욱이 TV의 확산은 사람들에게 세상에 대한 정보들을 신속 정확하게 전달을 해줬다. 그래서인지 TV가 놓인 시골 지역에도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사태들을 모르는 사람들이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한반도의 사람들은 가난했다. 비록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재기의 발버둥을 치지만 그래도 가난했다. 하지만 희망적인 부분은 상황이 점차 나아진다는 것이었다. 작년에 아사하는 사태에 비해서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지금도 한반도는 무척 가난하지만 미래에는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그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 지금이라도 자신과 동협 그룹이 잘 하면 된다.
1947년 1월 17일, 상주 문경 바로 밑에 있는 이 지역은 역사적으로 가장 발달한 지역이었다. 경상도에서의 상이 상주를 뜻하는 것일 정도로 말이다. 비록 일제강점기 시대를 맞이해서 조금씩 쇠퇴를 하기 시작을 하더니 이제는 완전히 시골지역이 된 지 오래였다. 상주 바로 위에 있는 문경이 각 기업들을 유치하고, 현대적인 시설들을 건설하고 있지만 상주는 변한 것이 없었다. 그래서 병윤과 측근들이 상주를 방문하자 때를 노리고 있던 상주의 유지들과 공무원직에 있던 사람들이 병윤을 반긴다.
상주의 유지들 중 한 사람은 오규수가 병윤에게 읍소하며 한 마디 말한다.
“상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병윤은 그 말에 정중하게 오규수에게 인사를 드린다.
“동협 그룹의 회장 길병윤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상주에서의 동협 관수회사의 진출을 위해 방문했습니다.”
오규수를 비롯한 상주의 유지들과 공무원들의 얼굴은 순간 밝아진다. 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동협 그룹의 진출은 환영할 일이었다. 유지들이야 자신들의 지역이 발달하는 것이 이익이었고, 공무원들에게 있어서 자신의 할 일이자 또 이익이 들어설 일이었다. 그리고 상주 사람들 역시 이익이 될 만한 일이었다.
일자리의 창출, 그리고 수입의 확대, 기반의 발달 등 해로운 것이 없었다. 정상대로라면 사람들이 동협 그룹의 사람들을 반겼겠지만 지금은 그 사람들은 일하는데 바빴다. 오규수는 하하 웃으며 병윤에게 말한다.
“동협 그룹의 어느 영역이든 우리 상주의 유지들은 환영입니다. 관수 회사라면 깨끗한 물들을 각 건물에 공급하는 그런 자리 아닙니까? 요즘 상주에서 흐르는 강들이 더더욱 깨끗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문경에서 상주로 흐르는 영강의 물을 우리들이 잘 사용할 수 있게끔 정화를 시켜서 내보낸다는 사실을 알고, 상주에 있는 사람들이 기뻐하고 있습니다.”
병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오규수에게 한 마디 말한다.
“예. 사실 낙동강의 물은 한 곳에서만 집중적으로 쓸 수 없지는 않겠습니까? 또 관수회사의 진출은 물론이고, 지력 발전소의 건설 역시 생각해 있습니다.”
“흐음. 전기와 물의 공급을 하겠다는 취지입니까? 그렇다면 역시 기업들과 공장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기반을 갈고 닦겠다는 의미입니까?”
“기업들에게 있어서 좋은 입지라는 것은 아시다시피 교통이지 않습니까? 또 필요한 수자원은 물론이고, 전력까지 많이 필요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문경에 자리 잡은 기업들은 포화되기 시작해서 기업들을 주위로 분산시키려고 합니다.”
오규수를 포함한 유지들은 확 얼굴이 밝았다.
“그런 일이라면 저희들은 언제나 대환영입니다. 적어도 이 곳 지역이 시골지역이라는 말을 안 해도 되겠군요.”
병윤은 한 가지 더 말할 것이 있다는 듯 오규수에게 귀띔을 해준다.
“그리고 대구-칠곡-구미-상주-문경 간의 도로들을 개통할 생각이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교통 걱정은 없을 것이 분명합니다.”
오규수는 연달아 터진 행운에 싱긋 웃는다. 오규수는 병윤을 바라보고는 한 마디 묻는다.
“그럼 저희들이 도와줄 일이라도 있겠습니까?”
병윤은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오규수와 유지들, 상주의 공무원들에게 이렇게 도와주면 좋겠다는 말들을 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병윤의 말에 매우 집중하면서 들었다. 병윤의 말이 끝나자 오규수와 유지들은 생각에 잠겼고, 공무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단 병윤이 말한 내용은 어렵지 않았기에 결국 그들은 병윤의 말에 따르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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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본격적으로 주위 지역에 대한 기업들의 분산이 시작됩니다. 그만큼 동협 그룹이 많이 커졌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