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3화 〉[4권] 143회 - 공정거래
다들 평소답지 않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기에 레스는 초조해져서 점점 눈동자가 흔들렸다.
“내가 뭔가 잘못했어?”
가식 없는 순수한 목소리였다.
“아니. 그런 게 아니야.”
타티아나가 서둘러서 말을 받았다. 그때 사격장의 입구 쪽에서 누군가 나타나 말을 걸었다.
“안녕들 하시는가.”
다들 고개를 돌려서 저쪽을 향했다. 모르스 요원이 서류 가방을 손끝에 걸어서 어깨너머로 늘어트리고 떡하니 다리를 어깨너비만큼 벌린 채 우뚝 서 있었다. 레스와 눈이 마주친 모르스는 바로 이쪽으로 오라는 손짓을 했다.
“나중에 봐. 급한 일이 생겨서.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다들 미안해.”
그 말을 남기고 레스가 자리를 떠나자 피카니가 운을 뗐다.
“내가 녀석하고 같이 지내는 동안 지금처럼 섬뜩해지는 모습을 두 번 봤어. 첫 번째는, 그놈과 내가 처음 만났을 때였지.”
루나가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굉장히 창피한 과거입니다만, 털어놓겠습니다. 그 당시 저는 변장을 하고 만만해 보이는 놈들을 노려서 방심하게 만든 다음 소매치기를 하는 수법으로 벌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타티아나가 말을 받았다.
“상대를 방심시키는 변장이라면, 너 설마….”
피카니는 한숨을 쉬고 말을 이었다.
“그래. 여장했어. 어쨌든, 한 번은 감이 좋은 놈을 만나서 소매치기를 하다가 들켰지. 물론 총은 항상 가지고 다녔으니까 내 힘만으로도 충분히 맞설 수 있었는데 난데없이 나를 위해 흑기사가 나타났지. 그 흑기사는 총을 뽑고 집어넣는 순간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순식간에 상대의 권총을 쏴서 부숴버리고는 말했어. 10초 준다. 날 붙잡으려던 놈은 바람처럼 달아났지.”
루나는 그 광경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들떴다.
“정말 극적인 만남이었네요.”
피카니가 루나를 향해 말했다.
“레스는 제게 와서 무뚝뚝하게 물었습니다. 사는 곳은 어디지? 다친 곳은? 저는 적당히 둘러대고 녀석이 뒤를 돌아보는 순간 뒤통수를 때려서 기절시켰죠. 다음에는 그놈이 타고 온 훌륭한 말과 노잣돈, 권총을 챙기고 뿌듯한 마음으로 마을을 나와 사막을 건넜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지나가지 않을 법한 곳에 야영했습니다.”
루나와 타티아나의 싸늘하고 경멸로 가득한 시선을 견디느라 피카니는 이마와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숨쉬기가 힘들어져서 그는 옷의 단추를 하나 풀고 헛기침했다.
“다음 날 아침. 저는 얼굴에 물벼락을 맞고 잠에서 깼습니다. 눈을 비비고 보니 거기엔 레스가 제 머리맡에 떡하니 서 있었죠.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말이 안 됐죠. 저는 새벽을 꼬박 지새우다시피 말을 타고 달렸으니까요. 그런데 녀석은 어둠 속에서 흔적들을 전부 구분해가며 잠도 안 자고 두 다리로 절 추적해왔던 겁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피카니가 즉석에서 연극을 했다. 그때의 상황을 재현하듯이 허공을 향해 두려움에 떤 시선을 보내며 그는 말했다.
“어떻게?! 사막을 그렇게나 오래 달려왔는데!”
피카니는 몸의 방향을 바꾸고 얼굴에 표정을 싹 지워버렸다. 그리고 레스의 목소리를 흉내 냈다. 하지만 아주 싸늘하고 인간미가 없는 말투였다.
“‘너는 사막을 달려왔지. 하지만 사쿠라비는 사막과 대화한다.’ 정말이지, 최근까지도 죽음에 내몰리는 경험은 여럿 겪었지만, 그때만큼 무서웠던 적은 없었죠.”
이야기를 들은 두 사람은 레스의 그러한 모습이 상상이 안 가면서도 방금 피카니의 실감나는 연기 덕에 장면이 절로 연상됐다. 타티아나는 소침해진 투로 말했다.
“동료에게 연정을 품었냐고 떠봤던 게 레스에게 그렇게나 예민한 주제였나?”
“레스 씨는 자길 죽이려던 사람이나 배신했던 사람에게도 자비를 베푸시는 데 그런 질문으로 정곡을 찔렸다고 정색하실 분 같지는 않아요.”
루나가 말하는 단어 하나하나가 피카니의 심장을 꿰뚫었다. 루나가 뒤늦게 얼버무렸다.
“악의는 없었어요.”
“어쨌든, 전 녀석하고 1년을 같이 지내봤어도 아직도 그가 어떠한 사람인지 모릅니다. 첫 만남 당시 녀석은 웃음도 없었고, 정도 없었고, 말도 없었고, 무서웠죠. 지금 모습과 전혀 달랐습니다. 분명 부족으로부터 추방당한 지 얼마 안 됐을 시기니까 그랬겠죠.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해도 총알을 누군가의 머리에 박는 일은 없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타티아나는 긴 속눈썹을 가지런히 내리고 침울한 시선으로 땅을 보았다.
같은 시간, 아무도 엿듣지 못할 인적 없는 곳에서 레스는 모르스 요원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레스가 팔짱을 끼면서 눈썹을 찌푸렸다.
“캘러헬 씨가 하극상을 저지르고 탈영을 했었다고?”
어제와는 달리 모르스는 가식적인 태도를 버리고 평범한 언행을 보였다.
“자세한 경위는 나도 몰라. 기록에 적힌 대로 너의 질문에 답했을 뿐이다. 70년 가까이 지난 일이니 공소시효는 지났다. 그래도 제국이 그를 부를 명분은 아직도 많아. 그놈이 어디 보통 사람이어야지.”
“그래서 문명으로 돌아가기 싫었던 캘러헬 씨는 당신하고 사법 거래를 했고.”
“딱히 그 녀석을 억지로 제국으로 돌려보낸다고 내가 크게 얻을 이득은 없었다. 이 부분에서 나와 녀석은 이해가 일치했지.”
“당신이 베르나르라고 하던 그 기사하고 힘을 합치면 충분히 끌고 갈 수 있었을 텐데.”
“난 할 일이 산더미야. 낭비할 시간이 없어. 게다가 캘러헬은 무법자로 남는 편이 훨씬 나아.”
“무슨 소리야?”
모르스가 손 모양으로 개의 입질을 흉내 내며 말했다.
“제국은 캘러헬에게 목줄을 채우고 싶어 하지. 목줄을 채워야 원하는 대로 부리니까. 하지만 내 생각은 제국과는 달라. 목줄을 찬 늑대는 야성을 잃고 개가 되지. 난 캘러헬이 늑대로 남길 바란다. 늑대와 개는 유전적으로 같아도 영혼은 달라. 개는 인간의 명에 의존하지만, 늑대는 주인을 기다리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답을 찾지.”
“이해하기 쉽게 말해줘.”
“난 녀석을 우리보다 일찍 황무지로 보냈다. 캘러헬은 문제가 될만한 것들을 볼 때마다 자기 힘으로 답을 찾고 방해될 것들을 처리해줄 거야. 아주 신속하게. 반면에 나는 이미 목줄을 찬 철밥통이지. 우리는 녀석처럼 자유롭게 활개 칠 수가 없어.”
레스는 인상을 찡그렸다.
“이용하는 처지에서 캘러헬이 무법자로 남는 편이 유용하다는 의미였군. 댁들을 대신해서 손을 더럽힐 사람이.”
모르스는 어깨를 으쓱였다.
“캘러헬은 늑대의 길을 원했다. 또 아직 자신의 제자들이 저지른 잘못을 책임지고 싶어 했지. 난 녀석이 배신을 제외한 어떤 일을 하든 간섭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어. 그는 너희들이 임의로 부르고 있는 경로 A로 향했다. 비교적 문명화된 곳 말이다. 너희들은 경로 B, 야생으로 갈 거고. 자세한 건 대위에게서 들어. 내 직감으로는 너희들이 아자리아를 만날 거 같아.”
“당신들은 어디로 향하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인가?”
“정답. 그나저나 내가 선물을 가져왔어.”
모르스가 여태껏 어깨너머로 걸쳐둔 서류 가방을 자신의 앞에 들어 보였다. 가방의 잠금장치를 열자 가방이 펼쳐지면서 내부가 드러났다. 레스는 날숨을 길게 뱉으며 안에 들어있는 파스낙 리차트라의 지팡이를 집어 들었다. 왼눈만 가늘 게 뜨면서 자기 손에 쥔 그것을 바라보며 그는 말했다.
“이건 무엇을 의미하는 거지?”
“말했다시피 선물이다. 네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자면. 어차피 우리는 쓰지도 못할 물건을 계속 들고 다니자니 관리하기가 귀찮아졌다.”
“돈으로 바꿀 수도 있었을 텐데.”
“구매할 사람이 쉽게 나타날 거 같아? 그러니까 앞으로 돈독히 지내보자고. 바다위.”
“흐음.”
그는 손에 쥔 지팡이를 고쳐잡으면서 바라보다가 몸을 휙 돌렸다. 마음대로 자리를 떠나는 레스를 향해 모르스가 물었다.
“어디 가는 거야?”
뚜벅뚜벅 걸어가면서 레스가 대꾸했다.
“이제 내 것이니까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거지?”
“무슨 생각이야?”
레스는 일행들에게 돌아가고 있었다. 피카니와 루나, 타티아나가 한창 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던 참이었다. 때마침 타티아나가 침울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대체 녀석이 추방당했을 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지금 타티아나는 레스가 오는 방향을 등지고 있어서 그가 오는 걸 몰랐다. 피카니와 루나가 이쪽으로 다짜고짜 오고 있는 레스와 모르스를 보고는 다급히 타티아나에게 뒤를 보라는 손짓을 했다. 타티아나는 레스를 보자마자 딸꾹질이 터졌다. 레스는 왜 타티아나가 이쪽을 보자마자 자기 입가를 양손으로 틀어막는지 이상하다고 생각했으나 깊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루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마법사님. 원래 쓰던 지팡이는 어떻게 됐어요?”
“제 지팡이요? 잃어버렸어요.”
루나는 여태껏 빈손이었다. 레스가 지팡이를 그녀에게 건넸다.
“이거 쓰세요.”
물건을 주고받는 건 일상적인 행동이다. 루나는 아무 생각 없이 레스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쪽으로 불쑥 내민 물건을 받다가 자기 손에 쥔 것의 정체를 깨닫고 머리털이 곤두섰다.
“에에에에에엑?!”
모르스는 어처구니가 나갔다는 표정과 몸짓을 보였다.
“지금 장난하냐?”
타티아나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어떻게 그냥 줄 수가 있지? 하꾹!”
레스는 덤덤히 말했다.
“그야 난 이거 필요 없으니까.”
모르스가 뒤에서 그의 등을 손끝으로 쿡쿡 찔렀다.
“어이. 저거 제값 받으면 금싸라기 땅에 집도 지을 수 있어. 그걸 그냥 양도한다고?”
“그럼 더욱 나한테 필요가 없네. 방랑자한테 땅이랑 집은 무슨.”
루나가 손잡이와 칼집을 양손으로 잡고 당기자 가느다란 검이 광선처럼 번뜩였다. 그녀는 칼날을 보고 마음이 더 혼란해졌다.
“그렇지만 이거 칼 들어있는 건데요?! 레스 씨는 남자니까 칼 필요하지 않아요?”
“관심 없어요. 난 검법도 모르고.”
타티아나가 호들갑을 떨면서 손을 번쩍 들었다.
“검법이라면 내가 알려줄 수 있어! 헤꾹!”
레스는 심드렁한 반응이다.
“귀찮아. 그렇다면 저걸 분해해서 칼날은 타티아나가 쓰면 되겠다.”
피카니는 이 상황에 끼어들 마음조차도 안 들어서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고 낮은 신음만 흘렸다. 루나는 어안이 벙벙한 모습으로 얼어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지팡이를 양손으로 단단히 잡고 그를 향해 고개를 살짝 숙였다.
“감사히 받겠습니다. 지금은 드릴 게 없지만, 나중에 반드시 보답해드릴게요!”
“네.”
레스는 간단하게 손을 흔들어서 화답하고 태평히 하품을 사람 없는 방향으로 뿜었다. 그러다가 뒤늦게 뭔가 생각났다는 듯 시선을 타티아나에게로 돌렸다.
“아, 미안하다. 기껏 선심 써서 나한테 기술을 가르쳐주겠다는데 성의 없게 거절해서. 나쁜 뜻은 없었어.”
“햐끅!”
타티아나는 뭐든 말하려다가 딸꾹질에 입이 막혔다. 레스는 덤덤한 얼굴로 자신의 허리춤에 달아둔 수통을 집어 들고 가볍게 던져서 상대에게 전했다. 그녀는 레스와 수통을 번갈아 보다가 마개를 열고 물을 허겁지겁 들이켰다.
한편, 하딘은 브라우닝에게 들려주던 긴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언제나 왜 저는 살아남는지 저 자신과 주님에게 묻습니다. 정녕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역할이 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질문으로 영영 남을 우연인 걸까요? 그 전투가 끝난 후 제국 최고의 의사와 마법사들이 갈가리 찢어진 제 몸을 도로 붙여줬지요. 하지만 조각 난 저의 영혼은 제가 탔던 말과 전우들, 그리고 저희의 불탄 깃발과 함께 아직도 거기에 묻혀있습니다.”
브라우닝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말했다.
“용기를 가지시오. 형제여, 잃은 것을 돌아보지만 말고 가진 것을 보살피시오. 주께서 말씀하시길 ‘지각없는 자는 미련함을 즐기지만 슬기 가진 자는 똑바로 걸어간다. 의논 없는 계획은 실패하나 조언자가 많으면 계획이 성공한다. 사려 깊은 이는 생명의 길을 걸어 아래에 있는 저승을 벗어난다.’ 우리는 혼자가 아닐세 형제여. 모두가 있소.”
하딘은 쓰고 있던 기병대 모자를 벗어서 가슴에 대고 정중히 머리를 꾸벅 숙였다.
“말씀 고맙습니다.”
“이제 복음으로 넘어가도록 하겠네.”
브라우닝은 시선을 탁자로 돌렸다. 거기에는 하딘이 애용했던 망가진 레버 액션 소총이 놓여 있었다. 브라우닝은 겉을 잠깐 손끝으로 쓸다가 혀를 찼다.
“이렇게까지 상태가 심각해서야 어찌할 방법이 없군. 형제에게는 새로운 복음이 필요해.”
“안타깝군요. 부사관 시절부터 저와 함께해온 전우인데.”
브라우닝은 근처에 놓인 보급품 상자 속에서 소총을 꺼내 양손에 하나씩 들어 자리로 돌아왔다. 그가 오른손에 든 총을 먼저 탁자에 놓으며 설명했다. 이중으로 뻗은 금속 총열에서 고풍스러운 멋이 나는 소총이었다.
“1894년형 윈체스터. 3kg. 기존 제식 소총에 쓰는 탄약은 물론 전용 고화력 탄환부터 심지어 권총탄까지 사용 가능. 스톡은 참나무로 만들었어.”
하딘은 고개를 끄덕끄덕 흔들면서 브라우닝이 내려놓은 다른 소총으로 눈을 옮겼다. 이건 앞선 것보다 곡선이 날렵하고 총열도 훨씬 길었다.
“1895년형 윈체스터. 4kg. 한발씩 일일이 집어넣어서 장전해야 했던 다른 레버 액션과는 달리 관형 탄창이 아니라 볼트액션처럼 클립으로 단번에 장전 가능한 내부 탄창을 사용하지.”
“흥미롭군요.”
하딘은 1895년형 소총을 손에 들고 레버를 시험 삼아 몇 번 움직여보았다.
“관형 탄창 구조 한계상 탄두가 뭉툭한 것밖에 쓰지 못했던 기존의 레버 액션과는 달리 끝이 뾰족한 표준 규격의 소총탄을 쏠 수 있지. 5발 들어가.”
브라우닝은 회중시계를 들고 하딘에게 신호를 보냈다. 하딘은 탄약통에서 클립을 집어 레버가 완전히 젖혀진 소총의 약실에 꽂아서 단번에 밀어 넣고 바로 조각상처럼 굳게 자세를 잡았다. 천둥 같은 총성이 이어졌다. 쩌렁쩌렁한 메아리가 가라앉을 즈음에 브라우닝이 말했다.
“6초. 5점에 전부 5발 전부 명중. 멋지군!”
“말 위에서 싸우는 거에 비하면 가만히 있는 표적을 맞히는 건 일도 아니지요.”
하딘은 레버를 재차 움직여서 내부가 비었는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레버에 약지와 소지만 걸고 총몸을 위로 휙 젖혀서 총을 돌리려 했다. 하지만 총이 워낙 길고 무거워서 생각대로 움직여주질 않았다. 브라우닝은 그 행동이 마뜩잖은 눈치였다.
“형제여, 방금 설마 스핀 로딩을 시도 한 거요?”
“문제 있습니까 선생님?”
브라우닝의 눈빛에 불과 같은 기운이 나타났다.
“그건 불경한 짓이네! 다들 스핀 로딩이 멋있다고 괜히 시도하다가 손가락이 부러지고 총을 놓치고 총을 망가트리지! 그것 말고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나 많은데!”
그의 시선이 원래 하딘이 사용하던 망가진 레버 액션 소총에 멎었다. 그 소총의 레버는 손가락을 걸고 돌리기 쉽도록 넓게 펴져 있었다. 브라우닝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만약 스핀 로딩용으로 레버를 두드려달라는 부탁을 할 생각이라면, 절대로 안 돼!”
“물론입니다 선생님.”
하딘은 침을 꿀꺽 삼키고 바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