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망겜의 고인물로 살아남기-59화 (60/222)

59. 어서와요 마녀의 늪

기묘한 사내가 분주히 돌아다니는 사람들 사이에 멀뚱히 서 있었다.

일반적인 성인 남성의 1.5배는 될법한 키에 빼빼 마른 체구.

기다란 다리와 기다란 팔. 풍성하게 자란 초록빛 머리.

나무의 껍질을 연상케 하는 각진 피부. 그 위에 빼곡이 새겨진 하얀 문신.

멀대라는 표현이 이보다 더 잘 얼울릴 수 없는 사내가 그곳에 서 있었다.

[숲의 종족이네요. 나무의 정령과 인간 사이의 후손이라 알려져 있죠. 말라보이지만,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에요.]

‘무시 안 해요. 미쳤다고 저놈들을 무시하겠어요?’

플레이어들은 크레이 사가에서 절대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캐릭터나 단체 명단을 작성하곤 했다.

그리고 그 명단의 상위권에 꼭 올라가는 게 바로 저 숲의 종족이다.

‘공동체 의식이 강해, 한 명이 해코지를 당하면 어떻게든 찾아와 조지던가요?’

[예. 폐쇄적이고 웬만해서는 바깥으로 나오지 않는 사람들인데, 저 사람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네요.]

나바혼이라 했던가.

워낙 크레이 사가에는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고, 당연히 이안이 기억하지 못하는 캐릭터들도 있었다.

이안이 설명을 요구하듯 쳐다보자, 카일이 물었다.

“아, 혹시 나바혼에 대해서 모르십니까?”

“숲의 종족에 대해서는 좀 알아도, 그곳 출신이 용병을 한다는 건 몰랐네.”

“이 업계에서는 나름 유명한 용병입니다. 실력이 좋아 고용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은데, 아무 의뢰나 받지 않는 사람이지요.”

그런 나바혼이 어째선지 이번 상행 호위에 자진해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덕분에 마녀 때문에 의뢰를 받길 꺼려하던 다른 용병들도 앞다투어 찾아왔다고 한다.

나바혼이라는 이름이 가볍지 않다는 뜻이었다.

카일이 안심하라는 듯이 말했다.

“이번 상행의 호위대장은 나바혼이 맡았습니다. 당신께서는 그냥 여행객들 사이에 쉬고 있다, 혹여라도 문제가 생기면 도와주십시오.”

“그렇게 하겠네.”

굳이 정체를 드러내 앞으로 나서지 않고. 그냥 편하게 마차에 앉아 가기만 하면 된단다.

만약에 마녀의 습격이 없다면, 아무 노동 없이 호위비까지 벌 수 있는 셈.

‘그야말로 완벽한 묻어가기 구나.’

이안이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이자, 카일은 방금의 친절한 미소를 거두고 부하들에게 큰 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할 게 없어진 이안은 자리에 앉아 나바혼을 구경했다.

마침 다른 용병들이 나바혼과 친해지기 위해 모여들고 있었다.

“하하 형씨 명성은 익히 들었수. 나는 은패 용병 제임스요.”

“…….”

“저, 저는 아바렌이라 합니다. 자그마한 용병단을 꾸리고 있죠. 혹시 나바혼 님께서 관심이 있으시면…….”

“…….”

나름 이 업계에서 오래 구른 실력 있는 용병들이 나바혼에게 찾아와 말을 걸었다.

용병이란 언제 위험에 빠질지 모르는 직업인 만큼, 강자와 친해지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구애에 나바혼은 멍하니 하늘을 쳐다볼 뿐이었다.

마치 빛을 쐬는 나무처럼.

대충 대꾸라도 몇 마디 해줄 법하건만.

너무나 깔끔한 무시에 몇몇 다혈질 용병은 대놓고 불쾌함을 표하기도 했다.

“이봐. 형씨. 댁이 강한 건 알겠는데, 앞으로 함께 싸울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거요?”

“필요 없다.”

“엉?”

처음으로 나바혼의 입에서 말이 흘러나왔다.

딱딱하고 묵직한 목소리가 주위에 퍼졌다.

“나 혼자서 충분하다. 너희들은 필요 없어. 방해하지 마라.”

“뭐, 뭐야? 지금 말 다 했어?”

발끈한 용병 하나가 평소 버릇대로 주먹을 휘두르려 했다.

하지만 어느새 움직인 나바혼의 손이 용병의 손목을 넝쿨처럼 꽉 쥐었다.

“끄아아아.”

그대로 팔을 들어 올리자, 용병이 대롱대롱 매달렸다.

고통에 바둥거리는 용병을 보며 다른 이들은 마른 침을 삼켰다.

“대, 대체 힘이 얼마나 센 거야.”

“우리랑 같은 사람이 맞기는 한 거야?”

한차례 소란이 일고.

상단의 책임자인 카일이 다가와 타이르고 나서야 나바혼은 그 팔을 내려주었다.

손목이 눈에 띄게 퉁퉁 부은 용병은 그 자리에서 바로 해고되었다.

성격이 더러운 용병은 봐줘도, 싸움 못 하는 용병은 필요 없는 법이니.

그 소란 이후, 나바혼에게 더 다가가는 용병은 없었다.

괜스레 잘못 걸렸다가는 국물도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혼자가 된 나바혼은 다시 멍하니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원래 숲의 종족은 다른 대륙의 주민들에게 배타적이에요. 예전에 종교적인 이유로 커다란 마찰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저 사람은 어느 정도 자제하는 편이네요.]

‘되게 잘 아시네요? 아는 사람중에 숲의 종족이라도 있나요?’

[예전에, 함께 악마를 베었던 동료 중에 한 명 있었거든요.]

‘아…….’

아련한 어조에 이안은 입을 다물었다.

어쨌든.

실력 하나는 확실하니, 설령 마녀가 습격한다 해도 안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러 이번 상행에 나바혼이 있다고 동네방네 소문을 다 냈으니. 어쩌면 마녀들이 습격을 안 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게 생각했지만 어디까지나 희망 사항일 뿐이다.

이안은 크레이 사가가 어떤 게임인지 잘 알았고. 이 동네가 어떤 동네인지를 알았다.

벌어질까 말까 걱정하면 반드시 벌어지는 이곳.

그렇기에 이안은 여행객 호송용의 마차의 좌석에 앉아 몸을 뉘었다.

무슨 일이 있을 때 대비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휴식해두어야 했다.

‘푹신하네.’

카일이 특별히 준비해준 자리였기에, 마차치고는 제법 푹신했다.

같이 탑승한 승객들도 꽤 여유로워 보였는데, 개인 상인부터 여행객. 귀족의 사용인까지 신분도 다양한 듯했다.

그들은 마스크와 후드로 얼굴을 가린 이안을 흘끗 쳐다보다가, 저이들끼리 얘기를 나누는 데에 집중했다.

그렇게 기다리길 잠시.

밖에서 카일의 우렁찬 소리가 들렸다.

“지금부터 출발하시오!”

선두의 마차부터 천천히 움직였다.

행렬의 중간에 위치한 이안의 마차도 얼마 안 가 이동을 시작했다.

덜컹.

마차가 흔들리는 느낌을 엉덩이로 느끼며. 이안이 잠에 빠지려던 그때.

갑자기 누군가 마차의 문을 벌컥 열었다.

“안녕들 하십니까!”

띠리링.

자그마한 현악기를 손에 들고. 챙이 넓은 모자를 눌러쓴 여성이 유쾌하게 인사를 건넸다.

“신사분들. 숙녀분들. 저는 온 대륙을 떠도는 음유시인! 니라라고 합니다!”

선한 인상과 청아한 목소리. 그리고 친근한 태도 덕에, 얼굴을 찌푸리던 승객들의 불쾌함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니라가 한쪽 손을 앞으로, 반대쪽 다리를 뒤로 빼며 멋들어지게 말했다.

“부디. 저에게 노래할 기회를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승객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다, 부유하게 차려입은 한 노인이 니라의 손에 동전을 올려주었다.

반짝이는 은색 동전에 니라의 눈이 크게 뜨였다.

“히야. 노래와 이야기의 가치를 알아보는 심미안이 있으신 분이군요. 혹시 무슨 노래가 듣고 싶으신가요?”

“가장 최근에 일어난 재미난 일들을 노래해주면 좋겠구나. 내가 들어보지 못한 거로 말이야.”

“그거면 어렵지 않죠!”

쾌활하게 대답한 니라가 악기의 줄을 튕겼다.

띠리링.

“새롭게 명성을 떨치는 영웅. 에스테반 경에 대한 모험담을 노래해 보겠습니다.”

나른한 표정으로 구경하던 이안의 정신이 퍼뜩 들어, 자세를 고쳐앉았다.

악기 소리와 함께 니라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아아. 대륙의 북쪽 끝에도 사람은 산다네. 바람은 춥고, 해는 짧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아간다네.”

니라의 목소리는 호소력이 짙었다. 승객들은 순식간에 그녀의 노래에 빠져들었다.

“어느 날 설인들의 왕이 마을에 내려왔다네. 가장 젊고, 아리따운 처자를 바치지 않으면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겠다 엄포를 늘어놓았네.”

설인들의 횡포에 결국,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가장 아름다운 아가씨를 제물로 바치고.

위기에 순간, 명마 레이야드와 함께 나타난 에스테반이 설인왕의 목을 베는 다소 뻔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니라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다.

뻔한 이야기도 재밌게 풀어내는 재주가 그녀에게 있었다.

“아가씨가 말했다네. 기사님! 기사님! 제발 저와 함께해 주세요! 제가 보답하게 해 주세요! 하지만 에스테반은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네. 아가씨.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 말을 남기고 기사 중의 기사, 에스테반은 떠나가 버리고. 홀로 남은 아가씨는 눈물로 앞섶을 적셨다네.”

띠리링.

노래가 마무리되고. 니라가 마지막으로 현악기를 퉁기자, 집중하고 있던 승객들이 누가 먼저랄 세 없이 박수를 쳤다.

짝짝짝!

“훌륭한 노래였어.”

“에스테반 경이라니. 새로운 영웅이 나타난 모양이구만.”

“자네 모르나? 에스테반이면 그 사람 아닌가. 화이트 가문의 장자.”

“아, 그 미치광이…….”

승객들은 니라의 노래에 만족한 듯했다.

이안에게도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에스테반 경이 잘 해내고 있나 보네요.’

[예. 강인한 사람이니까요.]

에스테반에게는 받은 게 많다.

어쩌면 이안에게 에스테반은 또 다른 스승인 셈이었다.

그렇기에 이안은 에스테반이 게임에서처럼 목숨을 잃지 않기를 바랐고. 꼭 살아남아 재회하기를 원했다.

‘게임에서 반드시 죽는 게 운명이라지만…… 여기는 현실이니까 어떻게든 바꿀 수 있겠지.’

그 뒤로도 니라는 돈을 받고 이것저것 다양한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이곳의 음유시인들은 정보를 대륙 이곳저곳에 퍼트리는 역할로, 꽤나 인정받는 직업인 듯했다.

이안은 니라가 다른 승객들에게 얘기해주는 대륙의 여러 이야기들을 엿들으며. 지루한 시간을 달랠 수 있었다.

***

닷새가 지나고. 상단 행렬은 마녀가 산다는 늪지의 초입에서 멈춰 섰다.

“이 앞에서부터는 언제 습격당할지 모르오. 그러니 여기서 밤을 보내고, 내일 아침 해가 뜨면 다시 출발하는 것으로 합시다.”

카일의 지시에 용병들이 느긋하게 움직이며 취사준비를 했다.

이제 내일부터 위험 구역에 들어서지만, 긴장하는 기색은 없었다.

아직은 늪지에 들어서지도 않았고, 이곳은 사방이 탁 트인 지형이라 습격을 당하기도 힘들었다.

“자, 우리도 움직입시다.”

상인들도 용병들과 함께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움직이지 않는 건 부유한 승객들과 나바혼 뿐.

나바혼은 마치 나무처럼 꼿꼿하게 선 채,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참 신기하네.’

이안이 관찰한 바로는 나바혼은 하루 대부분을 햇살을 쐬는 데에 사용하고.

밥도 이틀에 한 끼 정도밖에 먹지 않았다.

일반적인 인간과는 완전히 다른 생활 습관을 가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그런 나바혼의 한결같은 모습에 안심했다.

멍하니 서 있는 나바혼의 행위에 무언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여기는 것이다.

진짜로 무언가를 하고 있는지,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서 있는 건지는 나바혼 만이 알 일이지만.

보글보글.

솥에 물을 담고, 적당히 재료들을 때려 넣은 죽이 끓어올랐다.

이안이 국자를 들어 그릇에 옮겨 담으려던 그때.

누군가가 끼어들었다.

“이야. 여기 냄새가 제일 좋네요. 오늘은 여기서 먹어볼까요?”

“하하. 니라 양이라면 언제든 환영이지.”

이안의 옆에서 묵묵히 밥을 먹던 아저씨의 얼굴이 눈에 띄게 환해졌다.

니라가 이안과 옆 사람 사이에 파고 자리를 차지했다.

“으하하. 오늘은 무슨 얘기를 해줄거야?”

“아뇨. 오늘은 이분이랑 얘기하고 싶어서요.”

“으잉?”

“안녕하세요?”

갑작스러운 인사에 이안은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니라는 아랑곳하지 않고 물었다.

“그나저나 얼굴은 왜 후드랑 마스크로 감추는 거예요? 혹시 상처 자국이라도 가리는 거예요? 아니면 수배범이라거나?”

굉장히 무례하고 사적인 영역을 파고드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니라는 그런 질문을 기분 나쁘지 않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이안은 적당히 대답해주었다.

“뭐. 사정이 있어서.”

“그렇군요. 딱히 캐물으려던 건 아니었어요. 전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남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마치 노래하듯이 말하는 니라에게 이안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니라는 솥에서 국자로 죽을 푸며 물었다.

“닷새 동안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랑은 얘기를 나눴는데, 후드 씨랑은 얘기를 못 해봤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후드 씨?”

“항상 후드로 얼굴을 가리니까 그렇게 불렀어요. 아니면 이름을 가르쳐 주시겠어요?”

“그냥 후드라 불러.”

이름을 가르쳐주지 않자 니라는 조금 아쉬워하다, 다시 쾌활하게 물었다.

“그러면 혹시 저에게 들려주실 특별한 얘기가 있을까요? 아니면 저한테 듣고 싶은 얘기라거나? 특별히 공짜로 해드릴게요.”

밥 먹는 데 자꾸 귀찮게 하는 니라를 쫓아내려던 이안은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전에 했던 에스테반 경의 이야기. 어디까지가 진실이지?”

“아하. 그런 쪽에 관심이 있으시구나. 원래는 이런 건 영업비밀이라 잘 안 알려주지만…… 에스테반 경이 설인을 여럿 벤 건 맞아요. 그게 설인 왕은 아니었지만. 납치된 사람을 구한 것도 맞아요. 어린 남자애였지만.”

이안은 빈 그릇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 완전히 사기잖아.”

“뭐 어때요. 재밌으면 된 거 아니에요? 이야기가 재밌으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질 것이고, 에스테반 경의 명성도 퍼질 테니 서로 좋은 게 좋은 거잖아요.”

니라의 너스레에 이안은 입을 다물었다.

이해 못 할 일은 아니었다.

가공되지 않은 이야기는 으레 밋밋한 법이니까.

여기서는 니라의 재주에 감탄하는 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니라가 마음만 먹는다면 온갖 악의적인 소문이 퍼질 수도 있다는 것 아닌가.

믿음이 힘을 발휘하는 이 세상에서 그것이 의미하는 무게는 절대 가볍지 않을 터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니라가 껄끄러워졌다. 이안은 니라와 적당히 거리를 두려 했다.

하지만 그때.

웬 묘령의 아리따운 아가씨가 솥에서 국자를 들어 자기 그릇에 옮겨 담는 게 아닌가.

너무나 자연스러운 행동에 아무도 여인을 신경 쓰지 않았지만, 니라 만큼은 두 눈을 빛냈다.

여인이 하는 모양새를 유심히 관찰하던 니라는 몹시 궁금하다는 얼굴로 여인에게 말을 걸었다.

“근데 당신은 누군가요?”

설마 말을 걸 줄은 몰랐다는 듯. 조금 놀란 얼굴의 여인이 이쪽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살포시 미소지었다.

“이름을 밝힐 정도로 대단한 사람은 아니에요. 작은 상단에서 잡일을 맡고 있어요.”

“그런가요?”

여인의 대답에 니라도 태평하게 말했다.

“이야. 근데 이상하네요. 제가 여기 있는 사람들 얼굴이랑 이름 정도는 전부 기억하고 있는데, 당신은 처음 보는 걸요? 어…… 혹시 늪에서 온 마녀신가요?”

너무나 천진난만한 질문에 여인은 민망한 얼굴로 국자를 내려놓았다.

“이런…… 들켜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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