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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코인재벌-152화 (152/200)

152화

* * *

콰앙!

엄청난 충격과 함께 내 몸이 뒤로 튕겨 나갔다. 이건 순전히 내 힘에 의한 반작용이었다.

있는 힘껏 검을 휘둘렀는데 그걸 막아낸 상대는 태산처럼 꿈쩍도 하지 않으니 내질렀던 힘이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왔다.

“으악!”

나는 일부러 비명을 지르며 겨우 두 다리를 땅에 박아 멈추어 섰다. 충분한 힘과 속도는 보여주었다.

이제 포세이돈의 세 번째 공격을 막아내는 것만이 남았다.

“차라리 처음과 두 번째 공격이 더 낫구나. 하지만 인간치고는 정말 훌륭한 대결이었다. 네 이름이 무엇이라고?”

마치 다 끝났다는 말투.

“김수호라고 합니다.”

“기억해 두마. 오늘의 대결이 역사에 기록되지는 않겠지만, 여기 있는 나와 제우스는 너를 가장 강한 인간으로 기억할 것이다.”

저 뒤에서 제우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암, 그렇고말고. 그래도 수고했다. 녀석.”

내 계획에 동조해 주기 위해 저렇게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번에 내가 죽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말투였다.

둘 중 뭐가 되든 상관없었다.

포세이돈이 이번 공격으로 날 죽일 것이라는 확신만 가지고 있으면 되었다.

“그럼 마지막 공격을 받아 보거라.”

“들어오시죠.”

“죽이기엔 점점 마음에 드는 놈이로구나. 하지만 네놈이 시작한 일이니 목숨으로 끝을 맺거라.”

포세이돈의 몸이 붕 뜨는가 싶더니 매서운 속도로 나에게 날아왔다.

그의 오른팔은 앞으로 쭉 뻗어져 있었고, 그 끝엔 황금빛 삼지창이 들려 있었다.

삼지창 끝은 정확히 내 심장을 향하고 있었다.

내가 막아내지도 피하지도 못할 것이라는 계산. 단순해 보이지만 감히 피하거나 막아낼 엄두도 나지 않는 공격이었다.

나는 모든 감각을 끌어올려 주변 마나의 흐름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읽어냈다.

단 한 번의 기회.

검을 출수할 가장 적당한 타이밍을 찾아야 했다.

너무 빨리 내밀었다간 포세이돈이 삼지창의 경로를 틀어버릴지도 몰랐다. 그리고 너무 늦게 내밀었다간 내 심장에 저 황금 삼지창이 박혀버리겠지.

조금만 더…….

‘지금이다!’

앞선 대결에서 일부러 내었던 기합 같은 건 필요하지 않았다.

내 팔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마그네타 검 끝의 움직임을 포세이돈의 눈동자가 정확히 좇았다.

내 검이 너무 늦게 반응해 겨우 삼지창의 옆 날을 스칠 정도라고 생각해 줘야 이번 작전은 성공이었다.

다행히 포세이돈은 눈동자만 마그네타 검 끝을 따라 움직일 뿐, 뻗어져 들어오는 삼지창의 움직임은 그대로였다.

툭.

마그네타 검날과 삼지창 맨 왼쪽 날이 맞닿았다.

스윽.

마그네타 검이 포세이돈의 삼지창 날 한 개를 그대로 썰고 지나갔다.

포세이돈의 눈동자가 커지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스윽.

마그네타 검은 삼지창의 가운데 날까지 자르고 지나갔다.

포세이돈이 황급히 삼지창을 거둬들였다.

스윽.

포세이돈의 움직임에 맞춰 휘둘러지는 검을 더 앞쪽으로 뻗었다.

삼지창의 마지막 남은 날까지 잘려 나갔다.

내친김에 그대로 검을 한 바퀴 더 회전시킨 후 앞으로 뻗었다.

황급히 멈춰 선 포세이돈의 가슴팍 바로 앞에 마그네타 검 끝도 멈추어 섰다.

포세이돈이 눈알이 튀어나올 만큼 눈을 부릅뜬 채 나를 마주 보았다.

잘린 삼지창이나 자신의 가슴팍에 닿을락 말락 하는 검 끝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내 두 눈을 그대로 바라보았다.

“…다 계산한 것이냐?”

“네.”

“처음부터? 내 마지막 움직임까지?”

“네.”

“이 검은 도대체 무엇이냐.”

“마그네타 검이라고, 꽤 비싼 검입니다.”

“검은 그렇다 치고, 너는 도대체 무엇이냐. 인간이 맞는 것이냐?”

“맞습니다.”

“그 움직임은 도대체 무엇이냐. 정말 다 계산한 것이라고? 삼지창을 거둬들이지도, 방향을 틀지도, 더 깊이 찔러 들어가지도 않게 할 그 순간을?”

“애 좀 먹었습니다.”

“만약 그 검이 삼지창을 못 베어냈다면?”

“이미 제 심장엔 구멍이 뚫려 있겠지요.”

“…….”

한참을 그대로 서서 내 눈을 바라보던 포세이돈이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그제야 그는 날이 모두 잘린 자신의 삼지창을 들어 바라보았다.

“세 번의 공격을 모두 막아냈구나. 약속대로 스테노와 카리브디스의 일은 없던 것으로 하겠다.”

“감사합니다.”

뒤에 있던 일행이 포세이돈과 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어떤가, 포세이돈. 내 관심을 받는 인간의 실력이.”

“흥, 어디서 이런 인간을 찾았는지 모르겠지만 대단하긴 하군.”

“맹세는 지켜야겠지?”

“당연하지.”

포세이돈이 스테노를 돌아보았다.

“스테노. 내 딸 카리브디스를 돌로 만든 죄, 죽음보다 더한 형별을 내림이 마땅하나 신의 맹세는 태산보다 무거운 법. 나 포세이돈은 더 이상 너의 죄를 묻지 않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친구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변명은 필요 없다. 내 마음은 너를 용서한 것이 아니니. 나는 이만 돌아가겠다. 더 이상 내 수하들이 너희를 쫓는 일은 없을 것이다.”

바닷물이 용솟음치더니 허리를 굽혀 포세이돈에게 다가왔다.

포세이돈은 그 위에 올라 바닷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그제야 최수영이 내 목덜미를 끌어안았다.

“무사해서 다행이야, 오빠. 이번엔 정말 위험했어. 아깐 정말 무서웠다고.”

“해낼 거라고 했잖아.”

“그러게.”

스테노와 에우리알레도 곁으로 다가왔다.

“대단해, 수호. 정말 포세이돈을 물리치다니.”

“물리치기는. 겨우 잔꾀를 부려 공격을 세 번 막아낸 것뿐이야. 진짜 강한 게 뭔지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다고.”

제우스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대단하구나. 나도 네가 정말 해낼 줄은 몰랐는데.”

“네? 가능한 계획이라 시키신 거 아니었습니까?”

“가능하긴 했지만, 확률은 희박했지.”

“그런 희박한 도박에 저를 밀어 넣으셨다고요?”

“그 정도 위험도 없이 포세이돈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냐. 하하하. 어쨌든 결과가 좋지 않으냐.”

“뭐, 알겠습니다. 어쨌든 작전은 성공했으니까요. 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우스 님.”

“나도 덕분에 좋은 구경 했다.”

“그런데 원래 이렇게 자주 인간 행세를 하면서 돌아다니십니까?”

“개미가 될 때도 있지.”

“그건 왜요?”

“그들도 내가 잘 다스려야 할 백성이니까.”

“이제부턴 길 가다가 개미를 밟지 않게 조심해야겠군요.”

“만사에 조심하는 것은 나쁜 버릇이 아니다.”

스테노가 물었다.

“개미가 된 제우스 님을 밟으면 어떻게 되는데요?”

“그날의 내 기분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이라면 그 자리에서 벼락을 맞겠지.”

나도 모르게 혼잣말이 나왔다.

“와… 좀 너무한데?”

“뭣이라?”

얼른 말을 돌려야지.

“아닙니다. 제우스 님. 어쨌든 오늘 저희를 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나도 오랜만에 재미있었다. 이제 너희들은 어디로 가느냐?”

“이곳에 잠시 더 머물다가 다른 행성으로 떠납니다.”

“다른 행성이라……. 여섯 개 행성이 차원 이동문으로 이어져 있다지?”

“네.”

“이곳에 다시 돌아올 일이 있거든 올림포스산에 들르거라. 그땐 다른 행성들 얘기도 좀 들려주고.”

“저희 같은 인간이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입니까?”

“산언저리까지만 찾아오면 내가 알아서 안내할 신을 보내마. 즐거웠다.”

제우스의 몸에서 눈부신 황금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빛과 함께 하늘로 쏘아져 올라갔다.

* * *

주둔지로 돌아가는 길에 보니 에페이로스 왕궁 주변이 병사들로 가득했다.

반면 왕궁 오른쪽 평야에는 제4 부대의 재외공관이 순조롭게 건설되고 있었다.

주둔지 안으로 들어서자 마침 지나가던 박현준 제5 부대장이 차를 세워 우릴 반겼다.

“돌아오셨습니까?”

“아, 대대장님. 저희 복귀했습니다.”

“처리하셔야 한다던 일은 잘 해결되었습니까?”

“네. 생각보다 말끔하게 처리되었습니다.”

“다행입니다. 여기 진행 상황을 전해 드릴 테니 차에 타시죠.”

“저희 일행이 많아서 차에 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미인 일행이 한 분 더 늘어나셨군요. 같은 안경을 쓰신 걸 보니 이곳에 살고 계신다던 스테노 님의 동생분이신가 봅니다.”

에우리알레가 직접 나서 자신을 소개했다.

“맞아요. 저는 에우리알레라고 해요. 반가워요.”

“반갑습니다. 짐칸 의자를 내리면 네 분은 충분히 타실 수 있으니 타시죠.”

우리 일행은 박현준 대대장의 차를 타고 제5 부대 지휘관 막사로 이동했다.

“에페이로스 왕국이 전쟁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올리버 중령은…….”

“전쟁에 참여한다고 했겠군요.”

“김 대표님,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냥 그럴 것 같아서요.”

“맞습니다. 올리버 중령은 이번 전쟁에 1개 중대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대가는 뭔가요?”

“광산 개발 및 소유권입니다.”

“이 왕국에 광산이 있어요? 어떤 광물을 캐려는 거죠?”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며칠을 드론을 날리고 수색대를 보내고 하더니 광산 하나를 골랐습니다. 이번 전쟁 참여로 그 광산의 완전 소유권을 받아내기로 한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대단하네요. 아직 도착한 지 몇 주 되지도 않았는데요.”

“이런 말씀을 드리긴 뭐 하지만…….”

“우리끼린데 뭐 어때요. 어차피 우린 이제 곧 여길 떠날 부대원들이잖아요?”

박현준 대대장이 목과 목소리를 모두 낮추며 말했다.

“야욕이 보통이 아닌 사람입니다. 이대로라면 근처 왕국 몇 개를 집어삼키는 건 시간문제겠더군요.”

나도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뭐, 어쨌든 지구인들에겐 좋은 일일 테니까요.”

“이곳에 불시착할 지구인이요, 아니면 올리버 중령이 속해 있는 미국이요?”

“둘 다 말입니다. 하하하.”

“재외공관을 만들기로 하면서 제일 우려했던 일이 사실 이런 것이었습니다. 지구인을 살리자고 시작한 일이 지구의 어느 한 나라의 배만 불리게 만드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요.”

“그래도 김 대표님 덕분에 우리 대한민국도 한 행성에 주둔하게 되지 않았습니까. 저희도 최선을 다해 조국의 발전을 돕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했다.

“아니요. 첫째는 테라 행성에 불시착할 지구인의 안전. 둘째는 테라 행성인들과의 원만한 관계. 그리고 셋째가 조국의 발전입니다.”

잠시 생각하던 박현준 중령이 고개를 굳게 끄덕이며 답했다.

“명심하겠습니다.”

“여기는 거의 정리가 되어가는 것 같은데, 그럼 저희는 언제 출발하나요?”

“내일부터 수색대를 보낼 예정이었습니다.”

“알겠습니다. 드디어 제5 부대와 저희만 남는군요.”

“다른 헌터님들은 동행하지 않으십니까?”

“지난 행성에서도 헌터들이 꽤 돌아갔잖아요? 지금 남은 헌터들도 이번 재외공관 설치까지 함께한 후 복귀하는 일정입니다. 지구를 계속 비워둘 수도 없는 데다, 애초에 5개 대대의 이동을 대비한 인원이었으니까요.”

“네, 뭐. 알겠습니다. 저흰 김수호 대표님과 최수영 이사님만 계시면 걱정 없습니다.”

“오히려 저희 때문에 곤란하실지도요. 거기에 적을 많이 남겨두고 떠나왔거든요.”

* * *

5월 30일 김수호 넥시트코인(NXT) 보유 현황

[보유량 114,500개]

[단가 67억 원]

[평가 금액 767조 1천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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