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화
천일영이 국송연의 전서구를 낚아채고 피의 길로 들어서기 전.
성운은 천일영이 복수를 위해 자리를 내어 준 대로 기꺼이 검으로 도법을 펼치며 현황우를 몰아넣었다.
휘이이잉. 휘리리릭. 휘이잉.
몇십 개의 검로가 현황우의 눈에 그려졌다.
그 순간 현황우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법의 기본은 힘으로 찍어 누르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무게가 나가는 도가 아닌 검으로 사용하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일이건만, 어째서 자신은 지금 이리도 식은땀을 흘리고 있단 말인가.
쿠웅. 카앙!
자신이 들고 있는 검으로 내려지는 거대한 힘. 마치 도로 때린 것 같다.
순간 현황우의 얼굴이 공포로 물들었다.
이것은 겨우 사십 년 치의 내공이 아니었으니.
휘이잉.
바람이 핏방울을 허공으로 띄워 올렸다.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검날에 성운의 등에서 흐르는 피가 방울이 되어 떠다녔다.
그것은 아주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으면서도 내공이 일으키는 바람을 타고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마치 얼굴을 타고 흐르는 눈물처럼.
후우우우웅! 카아아앙.
“크흑!”
“겨우 이런 고통에 신음을 흘리지 말아라. 내가 느낀 고통은 겨우 이 정도가 아니니!”
눈앞에서 보이는 광경. 믿어지지 않는 그 광경에 현황우의 입술이 비틀렸다.
휘이잉. 촤아악! 촤악!
억누르는 거대한 힘으로 몸이 뒤로 밀리는 순간.
현황우는 성운의 신형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현황우의 눈에 성운의 신형이 다시 보인 것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이었다.
훅.
촤아아아악.
순간 공동파를 배신한 초절정 고수와 절정 고수의 목이 날아갔다.
그것은 현황우를 일부러 힘으로 밀어 버리고 그 틈을 타서 날린 일검이었으니.
“크학!”
“커헉!”
“으악!”
어느새 도법을 검법으로 결을 바꾸어 순식간에 세 명이나 되는 배신자의 목을 날려 버린 성운의 눈에 살기가 맺히다 못해 피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이건 시작일 뿐이다. 배신자는 오늘 내 손으로 모두 다 죽여 버릴 것이니.”
“이런 젠장.”
휘이이잉!
잠시의 욕설도 입에서 나오는 것을 허락지 않는다는 듯이 성운의 검이 또다시 도법으로 바뀌어 현황우를 찍어 눌렀다.
콰앙!
현황우가 서 있는 땅이 쪼개질 정도의 충격이 가해지자, 이내 검에 당하지 않고 막기만 했음에도 현황우의 입에서 피가 토해졌다.
내상이었다.
“커헉!”
“이게 끝인 줄 알았더냐!”
성운은 순간 왼손에 든 검을 마치 창처럼 날렸다.
휘이이잉. 콰직!
“크아아악!”
끝까지 배신자의 가면을 쓰고 공동파에서 성운의 편인 척했던 초절정 고수.
그를 향해 검이 날아가자 초절정 고수는 검을 들어 튕겨 내려 했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음을 자신의 가슴이 꿰뚫린 이후에야 알아챘다.
“크흐흐윽. 어찌 튕겨 냈는데 그대로 날아오는…….”
툭.
초절정 고수는 심장에 박혀 있는 검을 바라보다 이내 숨이 멎었다.
무려 5갑자나 되는 내공으로 검을 던진 것을 모르기에 피하지 않고 튕기려 했던 무모한 짓의 최후.
그러나 그는 몰랐으리라.
조금 전의 검속은 피하는 것도 처음부터 불가했다는 것을.
“배신자의 피를 공동파에 뿌려 이미 죽은 자들의 넋을 달래겠다. 그것이 너희들의 마지막 공양이다. 그러니 너희들의 목, 전부 가져가마.”
“이런 망할 놈의 영감탱이가!”
쿠우웅.
성운의 몸에서 거대한 기운이 터져 나왔다.
그 기운에 공동파에 있던 배신자들의 얼굴은 죽음을 직감한 듯 새파랗게 질려 갔다.
반면 성운의 등 뒤에서 진형을 짜고 있던 무인들의 얼굴은 환하게 밝아졌다.
“하하하…… 하하.”
현황우는 얼떨떨한 웃음을 흘리며 떨리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분명 내공에서 성운이 자신의 힘을 압도한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잠시 생각에 잠길 겨를도 없이 현황우는 이를 드러내며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
“언제 이런 힘을 얻으신 것입니까. 저에게 내상을 입힐 정도의 힘을 숨겨 두고 있으셨던 것입니까.”
“알 것 없다. 그보다는 네가 힘을 어찌 얻었는지 그것부터 알아낼 것이다. 전부 불기 전까지는 죽지도 못할 테니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며 무릎을 꿇거라.”
“크그그극. 조금 힘을 얻었다 하여 기고만장하시군요. 아직도 눈치를 못 채신 것입니까. 제가 웃는 웃음의 의미를.”
현황우의 사악한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 그리고 그 순간.
쿠우우우우웅.
현황우의 내공이 급격하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네놈! 무슨 짓을!”
“성운 장로님의 말씀, 그대로 돌려드리겠습니다.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시며 무릎을 꿇으십시오.”
성운이 느끼기에도 현황우의 내공은 순식간에 4갑자를 넘어서서 이내 5갑자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내 6갑자에 도달하자 성운의 목울대가 일렁이며 침이 넘어갔다.
쿠구구구구궁.
7갑자.
현황우가 기운을 올리는 동안 숙였던 고개를 들어 올렸다.
“……!”
혈광, 그리고 죽음의 살기.
공동파의 무인은 물론이고, 배신을 하여 현황우를 따르기로 했던 자들까지 모두 몸을 떨었다.
그것은 이미 과거 공동파의 무인들을 죽일 때보다 더욱 짙은 살기였으니까.
“후우우우우. 몸에 무리가 많이 가서 되도록 사용하지 않으려 했습니다만 어쩔 수가 없군요. 성운 장로님을 이기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하는 모양입니다.”
“네…… 네놈! 힘을 숨기고 있었단 말이냐!”
“당연한 일 아닙니까. 이만한 내공이 없었으면 어찌 공동파의 장문인과 다른 고수들을 한 번에 죽일 수 있었겠습니까. 착하기만 하고 눈치는 없는 성운 장로님! 3갑자가 늘어난 것을 보여 주니 그것을 곧이곧대로 믿다니, 병X 같은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이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네놈은 고작 산적 두목이 된 것이냐. 이 무슨 미친 짓을.”
“내공이 7갑자에 이르면 중원 제일이다. 천마든! 무림 맹주든! 사혈련의 천주든 내 상대가 안 된단 말이다. 그러니 공동파 따위 없애 버리고 내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나를 따르는 자들은 그 뜻을 알고 온 것이다. 네놈이 생각하는 배신과 같은 게 아니란 말이다.”
현황우의 말이 송곳이 되어 성운의 가슴을 깊숙이 찔렀다. 배신에도 결이 다른 배신이 있다는 말인가. 성운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이 네 뜻대로 움직이도록 만들었구나. 그러나 내 비록 나이 늙어 고집만 남은 것이라 할지라도 네놈에게만은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을 것이다.”
“필요도 없다. 고루한 늙은 장로 따위의 충성 같은 것은.”
성운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저 사악하고 악독한 현황우를 지금 이기지 못할 것을 깨닫자 나오는 눈물이기도 했고, 또한 그동안 이렇게나 속아왔다는 것에 대한 통한의 눈물이기도 했다.
‘젠장.’
질끈 눈을 감았음에도 불구하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숨길 수 없었다.
그러나 가슴속 깊은 곳에서 쪼개질 듯한 마음이 이제는 너덜너덜해져 더는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았지만, 결국 성운은 이를 악물었다.
그렇게 결심하며 다시 고개를 들려는 그 순간.
“야, 우냐?”
“……!”
느닷없이 바닥에서부터 들려오는 소리.
성운은 적지 않게 당황하면서 빠르게 손등으로 눈물을 훔쳐 냈다.
“뭐냐, 언…… 언제 왔냐. 아니, 그보다 어디 갔다 온 거냐.”
“으이그, 하라는 복수는 안 하고 눈물을 짜고 있네.”
“이건……. 그, 눈에 먼지가 들어간 거다.”
“그래, 그래. 그런 거로 해 두지.”
“윽! 하여간에 예나 지금이나 꼭 창피한 순간에 나타나서 한 소리를 해 대냐!”
“뭐, 괜찮지 않겠냐. 네 녀석치고는 우는 얼굴이 제법 귀여웠다. 조금 더 보고 싶을 정도로.”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고개를 들어 성운의 숙인 얼굴을 바라보던 백유화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벌게진 얼굴로 창피함을 가리는 성운으로부터 등을 돌린 백유화는 현황우를 노려보았다.
“너냐? 내 친구를 울린 놈이.”
“친구? 나이 차가 몇 살인데 친구라고 하는 것이냐.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이죽거림을 한껏 담은 표정을 드러내며 현황우는 비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속마음은 달랐으니.
‘도대체 언제 나타난 것이지?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났다!’
7갑자에 이르는 내공으로도 느끼지 못할 만큼 은밀하게 나타난 눈앞의 작은 여인이 현황우의 뒷골에 소름을 돋게 만든다.
현황우는 이내 짓고 있던 웃음을 거두고 백유화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말은 필요 없겠지. 제법 실력이 되는 것 같으니 바로 시작하지.”
“동감이다.”
현황우의 신형이 튀어 나갔다.
휘이이잉. 피잇. 파앙.
그리고 백유화의 양손이 하늘로 뻗어 올라갔다.
서로가 격돌하려는 순간.
백유화는 혀로 입술을 핥고, 현황우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살기를 뿜었다.
촤아아아악! 촤악. 촤아아아악!
그러나 그 순간, 사방에서 들려오는 섬뜩한 소리에 현황우는 검으로 백유화를 내리치려던 손길을 멈췄다.
분명 여인은 자신과 검이든 권이든 맞대고 싸웠어야 했을 터.
그런데 어찌하여 전혀 다른 곳에서 목이 날아가고 사지가 찢기는 소리가 들리는가.
“크헉.”
“아아악!”
공동파의 고수라 불릴 만한 사람들의 신형 수십이 무너져 내렸다.
아니, 무너져 내린 것이 아니라 쪼개지고 갈라져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마른 땅이 온통 피로 적셔져 온 사방이 핏빛이 되고, 한 번에 수십의 사람이 죽어 내리는 것을 본 현황우의 이가 악다물어졌다.
“네…… 네년! 나를 공격하는 척하면서 설마 다른 사람들을 도륙한 것이냐.”
“아니, 아까 성운이 너와 검을 나누는 동안에 강선을 펼쳐 뒀었거든. 근데 너하고 싸우려면 강선을 회수해야 해서 당기니까 다 죽어 버리네.”
“그걸 지금 말이라고! 죽어라!”
현황우가 거대한 내공을 품고 검을 날렸다.
공동파의 검술인 복마검(伏魔劍).
그것을 본 백유화의 발걸음이 한 발 뒤로 빠진다.
촤라라라라랑. 피잉. 투두두두둑.
순간 눈앞으로 천 개가 넘는 강선을 펼쳐 현황우의 검을 받아 내는 백유화의 얼굴에 긴장이 흘렀다.
백유화도 자신의 내공을 전부 담은 강선이건만, 현황우의 내공이 그것을 한참 상회하여 모조리 잘려 나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백유화는 한 번 더 천 개의 강선을 뿌리며 급히 신형을 뒤로 뺐다.
투두두두두둑.
하지만 여전히 인정사정없이 잘려 나가는 강선.
백유화의 입술이 비틀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웃음이 섞여 있었으니.
“네가 강선을 뿌려 준 덕에 검속이 느려졌구나.”
“이번에는 복수해라, 영감탱이.”
휘이이잉. 카아아앙.
성운의 신형이 튀어 나가며 현황우의 검을 받아 냈다.
그러나 그것은 현황우의 눈을 속이기 위한 것.
성운은 현황우의 검을 받아 내는 듯하다가, 이내 검날을 흘리며 통천검(通天劍)의 초식으로 현황우의 배를 도려내듯 갈라냈다.
“크윽!”
“젠장, 얕았나!”
성운의 몸이 허공으로 날아오르며 한 바퀴를 돌았다.
그리고 그 원심력을 이용하여 그대로 내려치는 도법, 바로 공동파의 도법인 자전마도(紫電魔刀)다.
콰앙!
서로의 내공이 부딪히며 거대한 충격이 일었다.
현황우는 거친 도법에 내공을 실어 검으로 내려쳐지는 것을 막아 내며 입술을 깨물었다.
내공에서 더 강함에도 불구하고 성운의 도법에 담긴 무게가 견디기 힘들었다.
그러나 힘의 우위를 사용할 줄 아는 것이 어찌 성운뿐이겠는가.
휘리리릭. 파박!
현황우는 급히 왼손을 뻗어 수공인 복마대력수(伏魔大力手)로 성운의 목줄을 움켜쥐었다.
“커헉!”
“그 괴상한 도법은 이제 됐다. 죽어라.”
뚜두둑. 뚜둑.
성운의 목뼈에서 뒤틀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조금의 시간이라도 더 지나면 그대로 꺾여 부러질 만큼의 힘이 파고드는 순간.
촤라라라라라랑. 피잇.
오른손으로는 검을 맞대고, 왼손으로 성운의 목줄기를 움켜쥐고 있는 현황우의 다리와 배, 그리고 어깨로 강선 삼천 개가 날아들었다.
촤아아아악.
순간 강선 수천 가닥이 현황우의 몸을 뚫고 들어갔다.
그중에서도 성운을 잡은 왼팔에 집중적으로 강선이 꽂혀 들어가니.
“크아아악!”
현황우의 혈도를 찌르고 기도를 비집어 헤쳐 들어간 강선이 피를 튀기며 몸속으로 들어가고, 이내 몸 안에서도 강선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살 속을 파헤친다.
“이 미친년이!”
“인형사를 얕보지 마라. 강선은 몸에 꽂힌 이후가 더 괴로운 법이다.”
백유화가 이를 악물고 내공을 강선에 퍼부어 현황우의 팔을 조종하자, 이내 성운의 목줄을 잡고 있던 팔이 힘없이 떨어져 내렸다.
현황우는 내공이 7갑자에 이르러서도 자기 뜻대로 되지 않자, 목에서 피가 끓어오르듯 거친 목소리가 토해졌다.
“이제 됐다. 녹림과 뜻을 같이하는 자는 모두 다 일제히 공격해라. 더는 봐주지 않는다.”
“네!”
현황우의 뒤로 있던 일류 고수들과 사백 명의 산적들이 일제히 병장기를 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백유화와 성운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이런 젠장, 현황우까지 포함해서 이 인원을 다 상대하기는 힘든데.”
“유화야, 일단 내가 막아 보마. 너는 그동안에 새로운 강선을 펼치거라.”
백유화와 성운의 다급한 얼굴을 본 현황우는 기꺼이 웃음을 지었다.
처음부터 압도적인 힘으로 깔아 죽여 버렸어야 했거늘. 그러나.
촤라라라락. 피빗. 피빗. 피비비빗. 피비빗.
털썩. 털썩.
순간 등 뒤에서 들려오는 기괴한 소리.
아주 작은 것이 날아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수없이 많은 산적이 차례로 등 뒤에서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에 현황우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갔다.
“이게 무슨!”
“꺄하하하학. 속았냐. 너희들이 일제히 덤벼서 곤란한 표정을 지어 주니 금세 기가 살아서 웃는 얼굴이라니. 꺄하하하학.”
“네년!”
뿌득 소리와 함께 이가 갈리는 순간.
현황우의 바로 등 뒤에 있던 일류 고수마저 무너져 내린다.
데려온 사백의 산적들이 모두 쓰러져 바닥에서 피를 토하고, 그 너머로 수하들을 이 지경으로 만든 자들의 신형이 보이기 시작하자 현황우는 더욱 짙은 혈광을 보이며 검을 움켜쥐었다.
“네놈들은 누구냐.”
“이름을 묻는 것이라면 나는 당강용이라고 하네.”
“사천당문의 문주가 직접 이곳까지 온 것인가?”
“아까 너희들이 산 아래로 내려와 갈림길에서 다시 공동파가 있는 산으로 오르는 것을 보고 있었지. 일부러 너희들의 뒤를 치기 위해서 갈림길 아래에 내려가 있었다.”
“사천당문의 문주나 되는 자가 이렇게까지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냐.”
“신중하지 않아서 죽은 사람들이 가족 중에 있었어서.”
당강용과 당양희가 손끝에 걸린 비침 통을 들어 올리자 그 뒤로 오십의 사천당문 무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는 현황우 혼자만 남은 상황.
사방이 모두 포위되었다.
현황우는 이내 결심이 선 듯한 흉악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결국 모두 죽여야 끝이 나겠구나.”
쿠우우우우우웅.
느닷없이 현황우의 몸에서 뜨거운 열기가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이내 몸에서 새하얀 연기가 나오고, 몸에 난 상처들이 순식간에 아물어 가기 시작했다.
또한 점점 거대해져 가는 기운.
성운은 침을 삼키고, 백유화는 기운에 밀려 찌릿찌릿한 몸을 양팔로 움켜쥐었다.
슈유유유육.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와 함께 현황우가 거대한 기운을 품고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내공 10갑자다. 이제부터 어찌할 것이냐.”
“누나가 미안해. 이제 안 웃을게. 나 너한테 크게 잘못한 거 없지?”
백유화는 입가에 짓고 있던 비웃음을 지우고, 양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은 채 공손한 태도와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