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화 〉 경매장 습격사건 (4)
* * *
사람이 많이 돌아다니는 홍대 길거리.
그중에서 잔잔한 재즈음악 소리가 들려오며 풍미로운 커피향이 나는 카페.
그곳은 사람들에게는 매우 인기 많은 카페이다.
카페의 이름은 '거베라'.
거베라는 꽃이름이다.
그리고 그 꽃의 의미는 신비, 풀 수 없는 수수께끼.
왜냐고?
"자기야, 여기 커피는 너무 향이 좋은 거 같아."
"여기는 분위기가 굉장히 좋군.."
"잔잔한 재즈가 너무 좋아."
이렇게 이 카페, 거베라는 사람들에게 매우 좋은 인식을 받는 카페이다.
이런 카페에 비밀스러운 사실이 하나 존재한다.
그것이 이 카페의 이름이 거베라이며 신비, 풀 수 없는 수수께끼를 의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근데 진짜로 일반인들은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이긴 하지."
나는 카페뒤에 서서 카페뒷편을 살펴보고 있었다.
"달이 저쪽에 떠 있으니까.. 이쯤일 텐데."
나는 달을 한번 바라보고 벽을 살피기를 반복했다.
이봐, 뭘 찾고 있는 거지?
내가 아까 전부터 계속해서 달과 건물벽을 바라보고 있으니 답답해하던 시울이 나에게 물었다.
입구 찾는 중.
입구?
그래, 우리가 지금 갈려고하는 경매장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총 2가지야.
첫 번째는 거금을 들여서 들어가는 티켓을 사는 것.
근데, 이걸 살려면 돈이 좀 많이 들어서 패스.
내가 지금 하는 두 번째 방법은 경매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비밀통로를 찾는 거야.
비밀통로? 이 벽에서 말인가?
응, 그리고 이 두 번째 방법의 힌트는 '빛이 한점으로 모일 수 있으면 그곳에 길이 열릴 것이다.'야.
흠.. 그게 무슨 말인지 너는 알고 있나?
당연하지, 아까 그 말을 해석하면 말이지?
저 달 보여?
나는 손으로 하늘에 떠 있는 달을 가리켰다.
밤에, 심지어 빛도 거의 없는 이 건물 뒤편에 있는 빛은 저 달이 유일해.
그렇다면 저 달빛이 한점으로 모이는 곳에 비밀통로가 있다는 거지.
내 말에 시울이 감탄사를 내 보냈다.
나는 그반응이 괜스레 좋아서 한마디 더 이어나갔다.
아, 참고로 두 번째 힌트, 그거 있잖아.
그 힌트를 얻는 법은 단순해.
매일 카페 사장이 메뉴판에 한 문장씩 쓰거든?
일주일 동안 그 문장들을 보고 키워드를 빼서 조합하면 나와.
그래서 지난 일주일 동안 계속해서 밖으로 나갔다 왔던 건가?
응.
그런데 그거아나?
뭔데?
딱히 안궁금했다.
나는 시울의 비꼼에 순간 화가나가지고 살피던 것을 멈추고 시울의 볼을 꼬집으며 괴롭혔다.
그만! 그만! 내가 잘못했다! 제발!
나는 시울의 절규를 듣고 나서 시울을 놔주었다.
시울, 너도 좀 찾아내봐.
나는 시울에게도 찾으라고 시키고 벽을 살피기 시작했을 때 시울이 내게 물었다.
여기 아닌가?
뭐?
시울의 말에 당황한 나는 시울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시울은 벽한쪽을 앞발로 가리키고 있었다.
여기라는 이유는?
시울이 가리킨 벽은 다른 곳과 똑같은 무늬가 있는 벽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시울에게 이유를 물었고 시울에 대답에 나는 얼이 빠졌다.
여기서 바람 소리가 들려오니까.
바람?
다른벽과 달리 이곳에서는 바람이 통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렇다면 여기가 아닌가?
나는 곧바로 시울이 가리킨 벽을 살펴보았다.
막 벽을 눌러보다 어느 벽돌이 내가 손으로 밀자 그대로 밀어지며 그 주위 벽들이 가루로 흩날리며 점차 사라져갔다.
"찾았다."
나는 벽이 사라지고 나타난 지하로 가는 계단을 한번 둘러본 뒤 생각에 빠졌다.
"아까 그 벽돌이 힌트와 무슨 상관이 있는 거지?"
나는 그 계단을 함부로 내려가지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힌트와 연관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달빛이 아예 비춰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하다.
그렇게 내가 들어가지 않고 게속 버티다 보니 사라졌던 벽이 원래대로 점차 되돌아오고 있었다.
이봐! 어떻게 할 건가!
시울이 내게 외쳤다.
들어가긴 할 거니까 앞에서 기달려!
계속해서 연관성을 찾다가 벽이 거의 다 다쳐갈 때쯤 나는 그냥 통로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벽이 닫히기 전 마지막으로 달을 돌아보았다.
"아."
그리고 내 눈에는 한줄기에 달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것을 확인한 후 벽문이 닫혔다.
"구름이었어."
내가 혼자서 중얼거리자 시울이 물었다.
구름? 갑자기 무슨 구름이지?
"아까 전 빛이 한점으로 모이지 않았던 이유는 구름때문에 달이 가려져 있어서였다고."
내가 벽을 살필 때는 구름이 달이 가리고 있었지만 조금 전 확인했을 때는 달이 구름에 가려져 있지 않았다.
"구름이 있으면 찾지도 못하게 되어 있었네."
나는 속으로 이 길을 만든사람을 불평하며 앞을 바라보았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쭉 나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양 벽에는 횃불이 달려 있어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나타내었다.
"그럼 내려가 볼까?"
나는 시울을 내 주머니에 넣은 뒤 계단을 계속해서 내려갔다.
한참을 계단을 내려가고 있을 때 나는 이상함을 느꼈다.
이거 뭔가 이상하군.
아무래도 이상함을 느낀 건 나뿐만이 아니라 시울도 느낀 것 같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이거 뭔가 끝이 없는 느낌이야.
지금 내려가고 있는 계단은 한참을 더 내려가야만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생각을 계단을 처음에 내려갈 때도 생각했고 말이다.
아무래도 이거.. 환각맞는 것 같지?
그런 것 같다.
이 이상 현상을 환각이라고 확신한 나는 부적을 하나 꺼내어 한자를 써 내며 능력을 발동시켰다.
"[깰 성]."
이런 환상들을 대비하여 생각해 둔 한자 [깰 성].
[깰 성]은 (술이)깨다, (잠이)깨다,깨닫다,깨우치다,(병이)낫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에 환상에 파훼법으로 생각해 두고 있었다.
그리고 결과는...
당연히 성공이었다.
솔직히 처음 써 보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한자들도 생각해 놓긴 했지만 바로 성공하여 다행이라고 생각하였다.
환상이 깨지면서 우리의 앞에는 문이 생겨났다.
하!
시울이 갑자기 헛숨을 쉬었다.
왜?
뒤를 봐라.
허.
시울의 말에 따라 뒤를 돌아보니 아까 전 벽입구가 바로 뒤에 있었다.
그 말은 즉 우리는 들어온 순간부터 바로 환상에 걸렸다는 것이다.
뭐. 그래도 환상을 빨리 부셔서 다행이네.
무튼, 이제 슬슬 가 볼까?
나는 옷을 정리하고 가면이 제대로 적용되었는지 시울에게 확인받은 후 문을 열었다.
문을 열어 공간을 둘러보았다.
벽한쪽이 통유리로 되어 있고 그 유리를 앚아서 볼수 있도록 배치된 큰 크기의 아쿠아텍스 소파가 있었다.
그리고 그 소파 위에는 리모컨이 하나 올려져 있었다.
내가 소파 위로 가서 앉자 내가 열고들어왔던 문으로 한 여성이 들어왔다.
그 여성은 아무런 장식없는 하얀색 가면을 썼고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몸매는.. 넘어가는걸로 하고.
내가 여성를 빤히 쳐다보자 여성이 입을 열었다.
"당신이 비밀통로로 입장한 손님이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그렇군요."
여성은 고개를 한번 끄덕인 후 말을 이어나갔다.
"손님께서 입장하긴 것으로 자리가 모두 매진되었기 때문에 지금으로부터 5분 후 경매갸 시작됩니다."
"그리고 원하시는 경매품이 있다면 소파 위에 있는 리모컨으로 숫자를 입력하여주시면 저희쪽에서 경매를 이어나갈 것입니다."
"더 궁금하긴 것이 있습니까?"
"낙찰된 경매품은 언제 어디서 얻는 거죠?"
"낙찰된 경매품은 경매가 끝난 뒤 이 방으로 경매품들을 전달해드립니다."
"그렇군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듯한 의미를 취하자 여성은 나에게 추가로 말을 전하였다.
"혹시라도 궁금하시거나 어떠한 일이 생기신다면 리모컨에있는 호출버튼을 눌러 주시면 바로 찾아오겠습니다."
"그럼 좋은 시간 보내시길."
그 말을 끝으로 여성은 방을 나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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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문을열고 밖으로 나간 후 인이어를 통해 누군가에게 말을 전하였다.
"비밀문을 열고 들어온 손님을 확인하였습니다."
"그 손님은 어린 나이로 보였으며 검은색에 보석이 박힌 가면을 착용하였습니다."
"목소리 변조 여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어떤 식으로 대처할까요."
여성의 물음에 인이어를 통해 누군가가 말을 전하였다.
"신경 쓰지 마라. 그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누군가가 이 경매장안으로 침입하였다."
"그 인물을 찾는 쪽으로 경계심을 기르도록."
"그럼."
그 말을 끝으로 인이어의 말이 끝겼다.
여성은 아까 그 손님도 궁금하였지만 주어진 지시에 따라서 침입한 누군가를 찾는 것을 우선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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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성의 말을 다시 한번 기억해내며 경매를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리니 거울을 통해 보이는 곳에 한줄기에 빛이 들어오면서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 남자는 아까 보았던 여성과 똑같은 차림을 하고 있었다.
"여러분! 저는 이 경매를 진행하게 된 사회자입니다."
"사소한 말들은 전부 패스하고 지금부터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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