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문제많은 아카데미의 부적술사-58화 (58/62)

〈 58화 〉 Witch of affection (3)

* * *

"사유 스텔리아는 기본적으로 외모가 매우 뛰어난 편이었어, 사나 위러블리만 봐도 알겠지?"

남자의 말에 체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사나만 봐도 어린 나이부터 예쁜데 그의 어머니인 사유 스텔리아또한 외모가 뛰어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유 스텔리아는 그 외모를 자연스럽게 이용하고 다녔어."

"...자연스럽게 이용하고 다녔다는 건 무슨 의미죠?"

"말 그대로 그 외모로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는 척하며 남자들을 홀리고 있었다는 뜻이다."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기에 당황하지는 않았지만 뒤이어 이어지는 말에 당황하고 말았다.

"그 여자가 그때 홀린 남자들만 해도 마을 남자의 절반 가까이야. 심지어 더 소름 돋는 건 뭔지 알아? 아무도 사유 스텔리아가 남자들을 홀리고 다녔는지 몰랐다는 거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마을 남자 절반가까이 사유 스텔리아라는 사람에게 빠졌는데 다른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 이상했다.

그리고 그때, 체이는 남자가 자신이 사나와 같이 왔을 때, 마나를 이용해 내쫓은 것을 떠올렸고, 그와 같은 타이밍에 남자가 입을 열었다.

"사유 스텔리아가 마녀였기에 가능한 거였어."

"마녀요?"

"처음엔 그저 의심이었어, 그도 그럴게. 마녀란 상상 속에 인물이었거든. 의심이 커지자 사람들은 사유 스텔리아가 밖으로 나갔을 때, 두 모녀가 지내는 오두막을 뒤진 적이 있고, 그때 증거를 찾았어. 두 모녀의 머리카락색과 같은 분홍색 책을 말이지. 그 책에는 여러 가지가 적혀있었어, 사람을 홀리는 법, 홀린 사람에 주변인들이 못 알아채게 하는 법, 그리고.. 각인 마법까지 말이지."

가만히 듣고 있던 체이는 혹시나 자신이 잘못 들었을까 봐 되물어보았다.

"각인 마법이요?"

"그래, 각인마법. 홀린 사람에게 각인을 걸면 그 주변에도 자동으로 각인이 걸리는 끔찍한 각인을 말이야."

"그럼 각인 마법에 각인은 무엇인지 확인했습니까?"

각인마법은 사람에게 한가지 각인을 걸어놓고 그 각인을 자신의 마음대로 발동할 수 있었기에 무슨 각인인지 확인하는 것은 필수이지만, 안타깝게도 이 마을 사람들은 알아내지 못했다 한다.

"정확히는 알아내지 못한 게 아니라 각인이 적힌 종이가 찢게 있어 확인을 못한 거지만 말이지."

그 말을 듣고 자신이 측은한 표정을 짓자 남자는 헛웃음을 내뱉으며 심각하게 말했다.

"허.. 이 뒤에 말을 들으면 무슨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군. 우리는 그 책을 발견하자마자 당장 사유 스텔리아를 찾으러 다녔고, 거기서 충격적인 상황을 볼 수 있었지. 마을의 촌장에 아들과 사랑을 나누던 사유 스텔리아를. 그 모습이 발각되자 촌장에 아들과 결혼하기로 한 여성은 심장마비로 죽었고, 그 모습을 본 아들 또한 며칠을 피폐하게 살다 결국 자살을 선택했지. 2명이 죽자 마을 사람들은 사유 스텔리아를 마녀란 명분과 살인혐의로 처형시키기로 했고, 몇일 지나지 않아 사유 스텔리아를 사형시켰다."

가만히 말을 듣고 있던 체아눈 의문점이 하나 생겨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왜 마을 사람들은 사나까지 그렇게 싫어하는 것입니까, 결국 사나의 어머니만 잘못한 거 같은데요."

체이의 질문을 들은 남자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다른 곳에서 들려주지."

그렇게 남자는 원두막을 내려갔고 체이 또한 남자를 따라 원두막에서 내려온 뒤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걷다 보니 도착한 곳은 어느 호수.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선명히 보일 정도로 그 호수는 깔끔했다.

자신이 호수를 구경함과 동시에 언제 말할 것인지 시선을 주자 남자는 호수 가장자리에 떠있는 나뭇잎을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아까 네가 말했듯, 사나 위러블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

"그래도 사유 스텔리아의 딸이라는 이유로 감시가 시작됐지. 예상외로 사나 위러블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평범한 어린 소녀처럼 돌아다녔어."

"그렇담­"

"하지만, 사나 위러블리와 같이 놀던 한 아이가 있어서는 안될 것을 발견해버렸지. 사유 스텔리아를 처형하면서 태워버린 분홍색 책을 말이야."

체이는 그 말을 듣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채 그저 두 눈을 떨었다.

남자가 말한 내용에 의미는 간단하다.

'사나 또한 사유 스텔리아와 같이 마녀가 되었다는 것.'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체이는 남자에게 말했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몸을 돌려 오두막집으로 뛰어가려고 할 때 뒤에서 남자가 말했다.

"겉모습에서 눈을 돌리는 게 좋을 거야."

체이는 그 말을 들으며 오두막 집으로 마을에 오던 속도보다 더 빠른속도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마녀에 대한 걸 내가 까먹다니 이런 멍청한!'

마녀의 자식은 어느 시기를 넘으면 자동으로 마녀로 바뀌게 된다.라는것은 아카데미에서부터 배우는 기본 상식 중에 상식이었고, 시간이 흘렀다고 이 상식을 까먹은 자기 자신을 탓했다.

아마 분홍색 책을 발견한 시점보다 전부터 사나는 마녀로 각성을 했을 테니 지금 위험한 건.. 다름 아닌 에르문.

마녀로 각성한 사나와 단둘이 붙어있는 에르문이 걱정되어 최대한 빠른 속도로 이동했고, 오두막 문을 열자 자신은 볼 수 있었다.

바닥에서 젠가를 즐기고 있는 사나와 에르문을 말이다.

****

나는 그저 사나와 젠가를 즐기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땀 한 방울을 흘리며 갑작스레 문을 열고 들어와 나와 사나를 갈라놓은 체이선배는 무엇일까.

"음.. 선배, 갑자기 왜 이러시는 거에요?"

내 질문에 체이선배는 그저 사나를 한번 보고선 나를 빤히 보고있었고, 좀 뻘쭘해진 나는 다시 한번 물어보려 했지만, 체이선배가 더 빨랐다.

"에르문, 사나와 놀면서 뭔가 사나에 대한 생각이 바뀌거나 하지 않았어?"

"..네? 갑자기 무슨 소리세요."

"...에르문, 사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귀엽다?"

확실히 방금까지 젠가를 하면서 느낀 건데 사나는 확실히 어린애만의 순수함과 귀여움이 느껴졌다.

그런데, 내 말을 어떻게 받아 드린 것인지 체이선배는 얼굴을 굳히며 나를 완전히 사나가 안 보이게 등 뒤에 두며 말했다.

"사나, 혹시 이 오빠한테 각인을 걸은 거니?"

"네?"

"예?"

사나가 의문을 표하고 나또한 의문을 표했고, 점차 시간이 지나자 사나와 나의 표정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나는 나이에 맞지 않게 싸늘한 표정을 지었고 나는 당황과 두려움이 담긴 표정을 지었다.

"선배,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나는 서둘러 체이선배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러냐고 물었고, 체이선배는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나를 마주 보며 말했다.

"사나의 어머니는 사람을 홀려서 각인을 걸어놓는 마녀였고, 자동으로 그 딸인 사나 또한 마녀로 각성한 거야, 그리고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홀리고 있는 거고. 그리고 아마 너도 홀리고 있었을 거야."

나는 그 말을 듣고선 어떻게 된 일인지 깨달음과 동시에 속으로 절규했다.

절규한 이유는 2가지가 있다.

첫째. 나중에서야 어떤 사건을 계기로 마녀의 자식들이 자동으로 각성하지 않고, 큰 충격이나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때 선택적으로 각성한다는 사실이 밝혀지지만 아직은 그 사실을 몰라 체이선배가 사나를 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

두번째. 체이선배가 사나를 적으로 생각한 것으로 사나가 배신감을 느껴 지금 당장 마녀로 각성할 수 있다는 것.

나는 서둘러 체이선배에게 진정하라고 말 하려 했지만, 사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빠, 오빠가 말해봐. 내가 오빠를 홀렸어?"

전과는 달리 발음이 새지 않고 말하자 나는 각성이 아슬아슬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난 안 홀렸어, 홀린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고."

"에르문, 네가 설령 그렇게 생각한다 해도 너도 모르는 사이에 홀렸을 수도 있어. 그러니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마."

내 단호한 말에도 체이선배는 나를 걱정하며 이미 사나가 마녀로 각성했다고 거의 확신하고 있는듯했다.

내가 이 상황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을 때, 사나가 체이선배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하.. 역시 언니도 그 사람들이랑 다를 게 없네요."

깊은 분노가 느껴지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사나에 몸에서 마나가 폭발하듯이 퍼져 나왔다.

"저를 그 사람과 똑같은 마녀로 생각하니.. 생각대로 진짜 마녀가 되어 드릴게요."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사나가 사라졌다.

****

사나는 에르문오빠와 시울과 젠가를 즐길 때 최고로 행복했다.

누군가와 같이 느끼는 즐거움.

자신을 싫어하지 않은 마음.

아주 약간의 시간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지금껏 살아온 시간 중에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좋았다.

하지만, 갑작스레 내 행복을 깨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소리에 정체는 전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마음을 일부 열어준 거 같은 언니였다.

언니가 내뱉은 말은 차올랐던 행복을 부숴버릴 만큼 최악이었다.

자신이 마녀가 아니냐는 그 말은 자신의 어머니가 있었던 때와 자신이 마녀라고 사람들에게 배척당하고 경멸당하던 시기를 떠올리게 하여버렸다.

그래도.. 그 정도는 많이 들어왔기에 버틸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 소리를 에르문오빠도 듣고 만 것이다.

오빠가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같이 배척하며 경멸한다면 도저히 살 수 없을 것만 같았기에 충격받고 있을 때, 기적적인 생각이 떠올랐다.

진정한 마녀로 거듭 난 뒤, 오빠를 홀려 제 품 안에서 항상 웃게 하는 그런 생각이 말이다.

그렇기에 스스로 마녀의 힘을 받아들였고, 그 힘은 매우 달콤했다.

"저를 그 사람과 똑같은 마녀로 생각하니.. 생각대로 진짜 마녀가 되어 드릴게요."

이 말과 함께 자신을 경멸하는 마을 한가운데로 이동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갑작스레 나타난 자신을 보더니 처음에는 당황스럽고 의문 섞인 표정을 지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언제나 받아왔던 경멸 어린 시선을 보내왔다.

그 표정을 받아들이는 자신은 생각했다.

'역시 이 마을에 오길 잘했어.'

앞으로 오빠에 애정을 받으며 살아갈 건데 이런 걸리적거리는 사람들이 있어서는 언제 오빠의 마음이 바뀔지 모른다.

그렇기에 오빠의 마음을 바꿀 수도 있는 걸리적거리는 것을 치운다.

"그러니.. 다들 비켜주세요."

그 말과 함께 어머니때부터 이어진 각인이 발동되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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