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메카닉 x 네크로맨서-111화 (108/152)

111화. 특이능력자 양산 프로젝트

얻고 싶은 건 4단계 강화시술자의 시체나 초상능력자인 릴런스 설스턴이란 망명귀족의 시체였다.

하지만 아무리 맨몸이라도 4단계 강화시술자면 3레벨 좀비인 머슬에게 죽을 것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갑옷과 무기로 무장한 학살자와 싸울 망명귀족 릴런스 설스턴의 경기를 골랐다.

- 머슬 '학살자' 대 초상능력자 릴런스 설스턴

- 99:1

- 총 베팅금액 29조 7526억 크레딧

- 학살자 : - 100

- 릴런스 : + 99

- 학살자에게 100억 크레딧을 걸고 학살자가 이길 경우, 101억 크레딧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 릴런스에게 1억 크레딧을 걸고 릴런스가 이길 경우, 99억 크레딧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 학살자 패배 시 시체인도 가격 : 975억 크레딧

- 릴런스 설스턴 패배 시 시체인도 가격 : 3조 7,536억 크레딧

- 본 경기를 직접 관람하시길 원하시면 1,755억 크레딧 이상 베팅하셔야 합니다.

정부종합청사 좀비인자 매입계에서는 머슬의 머리를 고작 3억 크레딧에 매입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학살자라는 별명이 붙은 머슬이 연승행진을 이어왔더라도 고작 3레벨 좀비 머슬의 시체에 300배가 넘는 프리미엄이 붙은 건 신기한 일이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망명귀족의 시체인도 가격이었다.

"3조? 시체를 가져가려면 3조 7천억 크레딧을 내야한다고?"

"설스턴... 들어본 적은 없는 가문이지만 릴런스 설스턴 한 사람에게 저만한 빚을 남겼다면 꽤 성세가 대단했던 가문이었을 겁니다."

조셉 메를린은 초상능력자 릴런스 설스턴의 성을 중얼거리더니 그렇게 말했다.

"릴런스 설스턴이 진 빚이다?"

"그게 아니라면 당당한 초상능력자가 왜 이런 무대에 맨몸으로 서서 위험을 자초하겠습니까?"

난 그제야 이 투기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금 개념이 잡혔다.

"직접 관람해도 설스턴의 시신을 가질 수 없다면 이 경기도 별 매력이 없군."

난 다음에 로봇이나 배틀슈트 관련 배틀에나 베팅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카운터를 나섰다.

- 전산망 접속을 해제했습니다.

- 총 사용시간은 11분 56초입니다.

- 1억 2천만 크레딧이 결제되었습니다.

- 샤를 연구소 계좌에 남은 잔액은 13억 8천만 크레딧입니다.

그때, 카운터에서 흘러나온 안내음이 내 뒤통수를 때렸다.

'당장 여길 벗어나야겠어.'

조금이라도 지체했다간 전산망만 건드리다가 수십억 크레딧을 날릴 것만 같았다.

"벌써 가시려는 겁니까?"

"용병단 일 때문에 바빠서 나도 오래 못 있겠군. 무슨 일이 있거든 데스윙이나 다른 워리어들을 통해서 알려."

"단장님,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셉 메를린은 문앞까지 나와서 내게 고개를 숙여보였다.

"다, 단장님...!"

그때 샤를이 다가와 내 손목을 잡았다.

지금까진 연구소장님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조셉 메를린을 따라 처음으로 단장님이라고 부르는 게 어색한 모양이었다.

"돈도 좋고, 연구도 좋지만 제일 중요한 건 안전이다. 위험한 순간이 오면 지체하지말고 도망쳐. 알았지?"

"네!"

연구정령으로 만들어준 후, 처음으로 떨어지는데도 샤를은 씩씩해보였다.

따지고보면 2천 년 이상 지하 수십 미터 깊이에서 살아온 인공지능이었으니, 블랙마켓 같은 새로운 환경이 더 새롭고 즐거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샤를의 어깨를 두드려준 후, 상점을 나섰다.

***

팔미라 시 A-6 구역 빌헬름 성, 토비아스 별관.

30대 중반의 동양인 미중년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

침중한 표정으로 두눈을 감고 있는 남자에게 머리가 하얗게 센 집사가 다가왔다.

"공자님."

"조슈아는?"

"트리어로 출발하셨습니다."

"그렇게 고분고분 말을 듣던가?"

"약간의 실랑이가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F 구역에 머무르실 순 없지 않느냐고 잘 설득했습니다."

토비아스 빌헬름은 그제야 눈을 뜨며 집사에게 말했다.

"자네가 중간에 고생했군."

"연합군 사관학교에 입학하실 도련님이 걱정입니다."

"이번 일만 잘 처리했으면 앞길에 창창대로가 펼쳐질 수 있었는데, 전쟁을! 그것도 두 번이나 말아먹은 놈한테 무슨 걱정이야!"

토비아스 빌헬름이 몹시 얹짢음을 참지 못하고 가볍게 목소리를 높인 순간이었다.

소파 앞의 원목 테이블과 그 너머에 세워진 타이탄 급 골렘 모양의 석상이 모래처럼 부서져내리기 시작했다.

크게 소리지른 것도 아니고 화가 치밀어올라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조금 높인 것뿐인데 집기가 가루가 되어버린 것이다.

"큼!"

그 모습을 본 토비아스 빌헬름은 뒤늦게 목을 가다듬으며 숨을 골랐다.

"트리어의 연합군 사관학교는 고위급 귀족도 평민처럼 교육시킨다고 들었습니다. 가뜩이나 신분까지 격하되신 도련님이 그 안에서 잘 적응하실지..."

"놔두게."

토비아스는 단호하게 말했다.

"어차피 팔미라에서 비비고 있는다고 달라질 건 없어."

"사관학교를 졸업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잖습니까?"

조슈아를 젖먹이때부터 돌봐온 노집사 라움은 조슈아와 관련된 문제에서만큼은 걱정이 과했다.

"트리어의 골렘 사관학교에서 제대로 교육받고 연합군 서쪽 최전선에서 골렘나이트로 명성을 떨쳐야 아틀라스급 골렘에 탑승할 수 있네. 시장이 되기도 전에 아틀라스급 골렘을 타고 6레벨 좀비와 겨뤄본 경험이 있다면..."

"작은 전투에서 패배한 실수 정도를 덮을 수 있겠군요. 공자님께서 아틀라스급 골렘까지 생각하시고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 정도 공훈을 쌓고 돌아오지 못한다면 조슈아가 팔미라 시 정계로 복귀할 가망성은 없다는 걸 자네도 잘 알잖나?"

백발의 노집사는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다른 특이사항은?"

"이번 패전으로 밀러쉴더스 소속 전송용병들이 대거 이탈해 새로운 용병단을 구성했습니다."

"규모는?"

"아서라는 단장까지 8,078명입니다."

"8천 명? 밀러쉴더스가 그만한 인원을 한번에 내보내줬다고?"

토비아스 빌헬름이 의외라는듯 돌아보자, 백발의 노집사가 서류철을 건넸다.

그곳엔 아서와 아서 용병단에 관한 정보가 기록된 종이가 30페이지 이상 매여있었다.

- 이름 : 아서

- 나이 : 불명

- 시민등급 : 4등 시민

- 활약상 : 자체 제작한 탑승형 로봇 80여 기를 운용해 6곳의 용병연합을 구출함.

- 목격자 증언 : 최소 정규편제 용병단 60개(3만 명 규모) 이상의 전력이라고 평가(교차검증 완료).

- 보유자산 : 최소 2조 크레딧 이상(추정치)

보고서를 보고나니, 백발의 노집사 라움이 고작 베테랑 용병 8천 명 수준의 용병단 동향에 대해 보고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정도 전력이면 이미 용병 수는 의미가 없겠군.'

토비아스는 보고서의 반 이상을 차지한 일명 워슈트란 탑승형 로봇에 눈길을 빼았겼다.

"이 정도면 워머신 이상의 전력이란 뜻인데...?"

"아서라는 사이보그 용병의 수완이 여러모로 좋은 모양입니다."

"아직 소속된 그룹은 없고?"

"네."

노집사 라움은 그렇게 대답하며 눈을 빛냈다.

마치 토비아스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미 짐작하고 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접촉해봐."

"지금은 아서란 자의 손에 들고 있는 현금이 많으니 제가 손을 내민다고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겁니다."

"감히 빌헬름 가문의 적자가 건네는 제안을 거절한다?"

"이번 전투로 조슈아 도련님과 빌헬름 가문에 악감정이 쌓이지 않았겠습니까?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노집사의 대답을 들은 토비아스 빌헬름은 가만히 소파 팔걸이를 손끝으로 두드렸다.

"계좌가 있는 자였으면 세무조사라도 돌려볼텐데, 4등 시민이라 주머니를 비울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흠... 그가 탑승형 로봇을 만들 정도로 로봇공학에 관심이 많다면... 골렘 아카데미에 추천장 하나 써주면 되지 않겠나?"

"골렘 아카데미 추천장이면 공헌도가 꽤 들어갈 겁니다."

"이번 전쟁만 잘 마무리했으면 조슈아의 혼인행에 쓰려고 모아둔 공헌도가 남아있네."

토비아스 빌헬름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하자, 노집사 라움이 조용히 고개 숙이며 대답했다.

"그럼, 말씀하신대로 접촉해보겠습니다."

***

그 시각, D-135 구역 공장지대 물류창고.

- 용병계약

- 일당 4천만 크레딧

- 공헌도 전납조건

- 임무 당 전리품 거래대금 0.1% 배당

- 배틀슈트 무료정비

- 신체복원 비용 전액지원...

"단장님?"

휴고 가르시아는 계약서를 읽다 뭔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곤 날 불렀다.

"네, 궁금한 점이 있으면 편하게 물어보세요."

"일당이나 공헌도는 밀러쉴더스와 같은 수준이라 따로 말씀드릴 게 없습니다. 하지만... 전리품 거래대금을 0.1%나 배당해주시는 건 좀 과하지 않겠습니까?"

"팀장급은 0.1%고 그 아래 용병들은 0.002%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전체 거래대금의 18% 정도겠군요?"

팀장이 19명이니까 1.9%에 일반 용병이 8,058명이었으니 16.1%였으니까 정확히 18%였다.

"네."

"그럼 의뢰대금과 전리품 거래대금 82% 그리고 공헌도 거래로 용병단을 운영하셔야하는데, 배틀슈트 정비비용과 신체복원 비용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단장님, 저희를 가족처럼 생각해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이런 식의 계약은 아서 용병단을 금새 무너트리고 말 겁니다."

세사르까지 나서서 계약서의 헛점을 꼬집었다.

"일반 용병들 일당만 계산해도 하루에 800억 크레딧씩 나갈텐데 단장님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배틀슈트 고장이나 신체가 훼손당하는 일이 자주 있을 수 있습니다."

난 변명하는 대신 배틀슈트의 헬멧을 투명화한 채로 날아올랐다.

"이건 제가 직접 제작한 배틀슈트입니다. 더 좋은 배틀슈트를 만드는 건 어려워도 간단한 고장 정도는 어렵지 않게 고칠 수 있습니다."

"워슈트까지 만든 단장님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제작사에 맡기고 싶어하는 용병들도 있을 겁니다."

"이해합니다. 배틀슈트가 가장 큰 재산일테니까요."

"그 비용까지 지원해주시는 겁니까?"

"아닙니다. 제가 무료로 정비해드리겠다는 뜻입니다."

난 8천 명이 넘는 용병들이 가진 여러 기업의 배틀슈트를 하나하나 뜯어볼 생각이었다.

용병들은 고장난 배틀슈트를 공짜로 고칠 수 있어서 좋고, 난 다양한 배틀슈트 설계도와 여러 기업들이 힘들게 개발한 마법식을 공짜로 얻을 수 있으니 양쪽 다 윈윈이었다.

"휴~ 그건 다행이군요."

세사르는 내가 직접 고쳐주는 것에 그친다는 말에 한숨을 내쉬며 안심했다.

아서 용병단이 망할까봐 정말 걱정하는 것 같았다.

"신체수복도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아시는 분이 블랙마켓에서 신체수복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셔서 공짜로 치료해주기로 다 얘기가 끝났습니다."

"블랙마켓에서 그렇게 큰 사업을 하시는 지인이 계십니까?"

"아! 그럼 그... 아공간 아티팩트도 그분을 통해 구하신 겁니까?"

휴고와 세사르는 계약서를 읽었을 때보다 더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비슷합니다. 그쪽과도 정기적으로 거래할 예정이라 단순히 친분만으로 연결된 관계는 아니니 신체수복도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허, 허허허허! 이 정도면... 3대 가문의 전속 용병들도 부러워할 수준입니다."

"단장님, 용병단을 더 키워보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휴고와 세사르는 자신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두 가지 계약사항이 실현가능하다는 확신이 서자, 나보다 더 기쁜 표정이었다.

'한번에 8천 명이나 받아들인 것만해도 너무 주목을 받았어.'

D 구역의 방송사들은 4등 시민이 용병단 랭킹 19위의 용병단을 설립한 건 팔미라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인터뷰 요청을 해왔다.

그런 상황에서 공격적인 조건으로 타 사냥기업 소속 용병들을 영입한다면?

'여러 사냥기업들이 전속용병들과 갈등이 있는 상황인데 괜히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을 필요는 없지. 일단은 웅크리고 내실을 다진다.'

새로 일으킨 워리어들은 아직 배틀슈트도 입히지 못한 상황이었다.

3천 기가 넘는 워리어들에게 배틀슈트와 워슈트까지 제작해주려면 한동안 햇볕 보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쓸데없이 적만 늘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아직 이 정도로 규모 있는 용병단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으니, 선배님들께서 많이 가르쳐주십시오."

"제가 감히 단장님을 가르칠 주변이 되겠습니까?"

"저도 아는 건 없지만, 단장님께 도움이 된다면 뭐든 팔 걷어붙이고 나서겠습니다."

내가 가볍게 고개 숙이자, 휴고와 세사르가 벌떡 일어나며 대답했다.

"그럼 일단 계약서 작성부터 마무리 짓죠."

"팀장들에겐 제가 전하겠습니다."

휴고는 곧바로 홀로그램창을 조작해 8천 명이 넘는 용병들에게 계약사항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

아서가 8천 명의 용병들과 계약을 마무리지을 무렵.

B-11 중심상업지구 밀러 그룹 본사 사옥 222층 밀러 테크놀로지 대표실.

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동양인 청소년이 책상에 양쪽 다리를 올려놓은 채, 홀로그램 창을 살피고 있었다.

- 대표 율리안 밀러

그는 누가봐도 어린 티가 나는 귀공자 스타일의 청소년이었다.

그런데 고급정장을 차려입고 대표 책상에 다리까지 올려놓고 있으니, 마치 아버지 직장에 와서 아버지 흉내를 내는 어린 아들 같았다.

하지만 그 앞에 30대 초반의 윌리엄 밀러는 그 모습을 보고 웃지 못했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자신과 닮은 청소년 앞에 서서 양손을 모은 채 공손하게 대기하고 있을 뿐이었다.

- 이번 달 공헌도 수집내역 : 3,106만 점.

"이번 달이 아직 20일이나 남았는데... 저번 달보다 공헌도 점수가 47% 정도 높군?"

청소년은 윌리엄 밀러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물었다.

"네. 시정부의 공헌도 5배 책정과 맞물려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윌리엄 밀러가 대답한 순간이었다.

휙! 하고 청소년이 허공을 세게 터치했다.

그 순간 홀로그램 창이 사라지고 인상을 찌푸린 청소년의 시선이 윌리엄 밀러에게 닿았다.

"윌리엄, 아버지가 네게 밀러쉴더스를 맡긴 건 대단한 성과를 내란 게 아니었다."

"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의 말에 윌리엄 밀러는 입술을 파르르 떨만큼 긴장했다.

그렇다.

청소년이 바로 윌리엄 밀러의 아버지이자 밀러 테크놀로지의 대표 율리안 밀러였던 것이다.

그는 50대 후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외모는 10대 후반으로 보였다.

"네가 필립이나 벤자민에게 미치지 못한다고 아버지가 널 탓한 적이 있었나?"

"없... 었습니다."

"그런데 왜 내 허락도 구하지 않고 전속용병들을 내보낸 거냐?"

율리안 밀러는 아들에게 물었다.

하지만 대답할 기회도 주지 않고 윌리엄 밀러를 몰아붙였다.

"우리보다 재계순위가 높은 레이튼이나 카윈뿐만 아니라 숙적인 루비치 그룹의 사냥기업도 전속용병들을 내보내진 않았어!"

"아, 아버지. 제 말도 들어주세요. 저도 아무 생각없이 저지른 일은 아닙니다."

"도대체...! 크흠!"

고함을 치려던 율리안 밀러는 책상을 내려치려다 가까스로 화를 참아냈다.

"저번에 말씀드렸던 특이능력자 양산프로젝트가 성공했습니다. 저도 아무 생각없이 용병들을 내보낸 게..."

"뭐? 방금 뭐라고 했느냐?"

윌리엄 밀러가 서운함을 토해내려는데, 율리안 밀러가 아들의 말을 끊으며 벌떡 일어났다.

"용병 양산이 가능해졌다는 말입니다."

윌리엄 밀러는 이 날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어느새 그의 얼굴엔 가득했던 서러움이 가셨다.

그 대신 정상까지 치고올라가고 말겠다는 야망이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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