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맛있는 버프를 만들어 드립니다-145화 (145/149)

< 클래스가 다르다 3 (3) >

*

한여름은 갑작스런 옵티머스의 등장에 어리둥절했지만,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을 보고 나자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근처에 있던 조연들이 한여름을 추켜세웠다.

“오오~ 여름 씨 벌써 팬클럽 생겼어요?”

“팬클럽 힘 좋다. 유명 셰프님을 데려올 정도면 총알 많이 장전했겠는데?”

“여름이 덕에 호식하겠다. 잘 먹을게 여름아~!”

한여름은 손사래 치며 그들의 말을 정정했다.

“신인인데 아직 팬클럽은 없어요. 그냥, 왕호 오빠가 개인적으로 온 거 같아요.”

“와, 셰프님이랑 친해?”

“조금요?”

“그게 더 대단한데?”

한여름에게 감사를 표한 조연들은, 이내 최유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크크, 근데 최유나 대박이네. 어떻게 저런 착각을 다 하냐.”

“그러니까. 설레발은 진짜 금물이야.”

“올해 들어 진짜 제일 웃었다.”

“꼴 좋다. 그렇게나 우리 무시하더니. 속이 뻥 뚫리네. 여름 씨 진심 대박!”

“앞으로 촬영 진짜 볼만 하겠는데? 이제 감독님도 여름이 말 귀담아들을 거 아냐.”

비중이 적은 조연들이나 엑스트라들은 최유나를 싫어한다.

당연하다.

감독이나 주연배우에게는 온갖 가식을 보여주는 것에 비해, 비중 적은 조연들에게는 무시로 대하기 일쑤였으니까.

최유나의 삽질이 그렇게 속 시원할 수가 없었다.

마치, 소화위장약을 들이킨 것마냥 속쓰림은 가라앉고 편안함은 오래갈 것 같았다.

“여름 씨! 우리랑 있지 말고, 언넝 가봐요. 곧 촬영 시작일 텐데.”

“그래그래. 서프라이즈 당사자가 여기 있음 안 되지.”

“그럼, 인사만 빨리하고 올게요.”

여름이는 그제야 왕호를 보러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마침, 왕호가 트럭 앞에 나와 있었다.

여름이는 활짝 웃으며 왕호에게 손을 흔들었다.

“오빠! 이게 다 뭐야?”

“뭐긴, 깜짝파티지.”

왕호는 ‘어때? 쩔지?’ 하는 눈으로 여름이를 응시했다.

“대박······. 저번에 커피숍에서 얘기한 것 때문에 온 거야?”

“그거 아니라도 응원 차 왔어. 너 고생 많이 하잖아.”

“와, 눈물 날 것 같아···”

“그러면서 안 우네.”

“그 말 들으니까 다시 쏙 들어갔어. 난 최유나가 하도 생색내길래 혹시나 했지. 오빠가 걔 때문에 온 줄 알고.”

“나도 당황했어. 아주 단단히 착각하더라? 덕분에 좋은 구경 했지. 걔 창피해서 이제 촬영 어떻게 하냐?”

“헤헤, 방금까지만 해도 완전 우울했었는데 활력이 막 샘솟는다. 고마워~!”

왕호와 여름이가 얘기하고 있자, 요리 준비를 도와주던 희영이와 소녀들도 우르르 튀어나와 응원을 건넸다.

“언니 응원하러 왔어!”

“여름이 언니 파이팅!”

“언니! 저 플래카드 문구 내가 구상한 거야. 문과 1등이잖아 내가.”

“사진은 내가 골랐음!”

“다들 고마워!”

스태프들의 잘 먹겠다는 감사 인사 100개보다, 귀여운 동생들의 진심 어린 응원 하나가 훨씬 효과적이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힘이 불끈불끈 솟아오른다.

덕분에 여름이는 예전의 한여름처럼 다시 활발해졌다.

그녀가 잔뜩 신이 난 표정으로 왕호에게 물었다.

얼굴에는 생기 가득한 웃음꽃이 잔뜩 피어있었다.

“오빠! 안에 잠깐 구경해도 되지?”

“그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유다희와 강산이, 그리고 라이언 셰프가 바쁘게 요리를 만들고 있었다.

“와··· 이게 다 무슨 메뉴들이야··· 다들 정말 고마워요!”

“여름이 왔네? 힘들면 이 언니한테 말을 하지.”

“헤헤, 모기 잡는데 대포 쓸 거 없잖아. 어? 언니 화장했어? 웬일이래?”

“그 최유나인지 뭔지 얼굴 믿고 나댄다며. 혼내주려고 없는 솜씨 좀 부려봤어.”

“오~ 언제는 자기 이쁜 줄 모르겠다고 하더니···”

“이젠 인정해야지 별수 있겠어?”

다희가 어깨를 으쓱하자, 여름이가 큭- 하고 실소를 터트렸다.

라이언 심과 산이와도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는 다시금 왕호에게 물었다.

“오빠! 근데, 트레일러까지 달고 왔던데··· 식당까지 사용하려구?”

“있는 거 놀려서 뭐해. 그래서 우리 알바 소녀들 데려왔잖아.”

“와······. 아마 영화 촬영장 밥차 중엔 이게 역대급일 거야. 초호화 뷔페도 모자라 무슨 레스토랑을 끌고 왔어.”

너무도 거대해져 버린 스케일에 여름이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옵티머스를 두리번거리던 그녀의 눈에, 무언가 바뀐 모습이 들어왔다.

“어? 저건 뭐야? 내부가 조금 달라졌네?”

“아, 카페 좀 차려봤어.”

“웬 카페······. 오빠 커피도 만들 줄 알아?”

“아니. 나중에 배워두려고. 오늘은 바리스타 하나 불렀지.”

“헐··· 뭐야 이 밑도 끝도 없는 스케일은?”

“너도 아는 사람이야. 지금 재료 빼먹은 거 있다고 사러 갔어. 이따 밥 먹을 때 봐봐.”

“바리스타까지··· 나 때문에 리모델링 한 거야?”

“어차피 두고두고 쓸 거니까.”

한여름의 표정이 기쁨을 넘어 걱정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너무도 고맙고 이렇게나 좋을 수 없었지만, 되려 왕호가 걱정됐다.

“오빠 너무 무리한 거 아니야? 메뉴 종류랑 양도 엄청나던데, 거기에 카페까지······. 돈깨나 든 거 같은데.”

“여름이 너도 이 밥차에 꽤 일조했잖아. 이 정도 받을 자격 충분하지. 게다가 이거 홍보용으로 영상 딸 거라서 괜찮아.”

여름이의 걱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근데··· 최유나가 가만있을 거 같지 않은데··· 오빠한테 피해 가면 어쩌지? 그냥 나 응원만 와도 난리 칠 게 뻔한데, 저렇게 창피까지 당했으니··· 안 봐도 비디오다.”

“괜찮아. 그래서 상문이까지 데려왔잖아. 난리 쳐봤자, 인스타로 헛소리나 할 게 뻔한데 상문이가 영상 잘 편집해서 올릴 거야. 헛소리 못 하게.”

물론, 이것 외적으로 이상한 소문을 만들어 음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자신과 친하다는 500만 1,000만의 팔로워를 가진 배우들까지 동원해서 말이다.

허나, 날조에 의한 선동은 되려 역풍이나 호되게 얻어맞을 거다.

조작 방송 파문 때, 피부로 느꼈다.

힘이 없다면 몰라도, 지금의 왕호를 건드렸다가는 아주 큰코다친다.

걱정되는 건 여름이를 건드리는 건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경우가 최유나 입장에서는 더 큰 실수일 것 같았다.

‘차라리 내가 나서는 게 낫지··· 여름이를 공개적으로 건드렸다간······.’

왕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마 다른 이가 나설 게 분명했다.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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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가 돌아가고 왕호는 감독과 한차례 인사를 나눴다.

“감독님! 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제작사 대표님에게는 미리 말해놨는데··· 깜짝 놀래켜주려다 보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하하하, 아닙니다. 우리 식구들 맛있는 밥 차려주신다는데 아무렴 뭐 어떱니까? 그나저나 여름 씨와는 어떤 사이···? 여름 씨 팬클럽에서 의뢰한 겁니까?”

“그건 아닙니다. 사실은 같은 소속사입니다. 그렇다고 같은 소속사라서 온 건 아니고, 그 전부터 친하게 지내던 사이죠.”

“이야, 그러셨구나. 우리 딸한테 셰프님 왔다고 자랑하니까 꼭 싸인 받아오라고 하더군요. 배우들한테도 싸인 해달라는 애가 아닌데 참··· 될 수 있으면 음식도 싸 오라고 하하.”

“싸인 무조건 해드려야죠. 감독님께서 우리 여름이 좀 잘 챙겨 주세요. 곁에서 봐서 아시겠지만, 아주 해맑고 친화력 좋고 배려심 많은 친구입니다.”

“하하, 유명한 셰프님이 이렇게 올 정도니 충분히 그런 것 같군요. 이거, 오늘부터라도 잘 챙겨야겠습니다.”

감독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자, 이번엔 후줄근한 차림의 여자 스태프들이 불쑥 찾아왔다.

“어머어머, 진짜네?!”

“감독님! 이게 무슨 일이에요?!”

“어? 안왕호 셰프님! 호호호, 이번에 내식부 아주 재밌게 봤어요.”

촬영장에는 잘 나오지 않는, 작가들이었다.

급하게 나왔는지 다들 츄리닝 차림이었다.

감독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작가들을 맞이했다.

“아이고, 촬영장이라면 꺼리시는 분들이 이때다 싶어서 나오셨구만? 나도 몰랐으니, 나한테 뭐라 하지 마쇼. 서프라이즈라나?”

“현수막 보니까 여름 씨가 부른 거예요? 오, 여름 씨 팬들 파워 대단하네! 탑스타 급이야 아주.”

“여름 씨 팬 때문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온 거라는데? 같은 소속사라나?”

“같은 소속사? 오, 그럼 셰프님도 연기 하세요?”

작가의 질문에 왕호는 거칠게 손을 흔들었다.

“아닙니다. 배우는 아니고 요리 방송 나가는 데 도움 좀 받고 있습니다.”

“호호, 그러시구나. 여름 씨처럼 좋은 배우 있으면 알려줘요. 캐스팅할 때 참고하게. 그럼 밥차 또 오려나? 호홍!”

“같은 식구면 충분히 밥차 출동할 수 있죠. 근데, 아직 식사 준비 끝나려면 조금 기다리셔야 되는데···”

“어유, 당연히 기다려야죠. 돈 내고 먹으려 해도 몇 시간씩 줄 서야 되는데.”

작가들까지 만나고 나서야 왕호는 온전히 요리 준비에 몰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촬영이 어느 정도 끝나자, 드디어 식사시간이 시작됐다.

사람들은 기대에 잔뜩 찬 표정으로 밥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접시에 각종 메뉴를 잔뜩 퍼올린 그들은, 알바 소녀들의 안내에 따라 트레일러 식당 안에 자리를 잡았다.

“와, 완전 레스토랑이여 레스토랑!”

“밖에 대박 추운데 이번엔 따뜻하게 먹겠다.”

“이게 바로 클래스 차이인가?”

일반 밥차가 왔다면, 야외에 천막을 치고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덜덜 떨며 밥을 먹었을 거다.

찬바람 쌩쌩 얻어맞으면서, 음식은 순식간에 식어버렸겠지.

그에 비해 지금은 고즈넉한 분위기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고 있다.

인생 밥차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밥을 먹는 데 그치지 않고 레스토랑과 메뉴 사진을 찍어 자신의 SNS 계정에 마구 업로드했다.

“자랑 안 할 수가 없다.”

“어디 보자··· 업로드 제목은··· 클라스가 다른 밥차로···”

개인당 최소 두 접시씩 해치운 그들은, 부풀어진 배를 어루만지며 만족했다.

“꺼어억! 후, 진짜 잘 먹었다. 뱃가죽 터질 거 같네.”

“예전에 해외 로케 가서 먹은 호텔 샐러드바보다 맛있었다 진짜로.”

“이 정도로 잘 나오는 뷔페 있으면, 여기서 결혼 두 번도 하겠네.”

“크크, 형님은 벌써 두 번 하셨잖소.”

“뒈질래? 아, 그나저나 입가심으로 커피 한잔 딱 하면 좋겠는데···”

그들의 마음이라도 읽은 것일까?

가려져 있던 옵티머스의 벽면이 들리며, 비장의 무기, 왕호네 카페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곳엔 어느 잘생긴 바리스타 한 명이,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바리스타가 꿀 발라진 달달한 목소리로 소리친다.

“식사 다 하신 분은 이쪽으로 오세요! 밥 드셨으니, 커피 한 잔씩 하셔야죠.”

박주혁이었다.

“헐 소름! 카페까지 있어?”

“가자! 바리스타님! 전 따뜻한 아메리카노요!”

“전 까페라떼!”

“전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는 너무 허세 아냐? 난 달달한 캬라멜 프라푸치노!”

박주혁은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사람들의 주문을 머릿속에 입력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박주혁은 능숙하게 에스프레소 머신을 다뤘다.

별다방에서 1년을 알바했기도 했고, 오늘을 위해 조금 연습까지 해왔다.

그리고···

[스킬 “빙의”가 발동됩니다.]

[스킬 “메소드 연기”가 강화됩니다.]

[클래스 “매드 클라운”의 능력이 개방됩니다.]

내가 바리스타가 되고, 바리스타가 내가 된다!

마치 바리스타의 영혼이 빙의된 것 마냥, 완벽한 바리스타의 모습을 연기하기 시작했다.

이 연기를 위해 직접 바리스타도 만나보고, 세계 바리스타 대회의 영상도 엄청나게 챙겨봤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지금 박주혁의 손짓 하나하나, 미세한 얼굴표정, 심지어 들숨 날숨의 호흡까지!

전부가 완벽한 바리스타의 것이었다.

손님이 물밀 듯이 밀려왔지만, 박주혁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의 능숙한 손놀림에서는 마치 10년 차 전문 바리스타에게서나 볼 법한 여유가 느껴졌다.

“주문하신 에스프레소 콘파냐 나왔습니다.”

작은 에스프레소 잔 위에 휘핑크림이 꽃이 핀 것마냥 아름답게 올라가 있다.

커피를 자주 즐기는 스탭 하나가 물었다.

“호오, 향이 아주 좋군요. 원두는 어디 걸 쓰십니까?”

당황할 법도 한데, 박주혁은 망설임 없이 커피에 대한 설명을 술술 읊었다.

“원두는 콜롬비아 수프리모 원두를 사용했습니다. 최고급 원두로 품질이 매우 좋고 감칠맛과 향미가 뛰어납니다. 감미로운 아로마 향과 독특한 호두 향이 어우러져 부드러운 신맛과 초콜릿 향의 단맛을 느낄 수 있죠. 농부 후안이 원두를 재배하고, 로스팅

하는 엠마가 원두를 볶았습니다. 2차 로스팅은 제가 직접 했습니다. 시티 급으로 볶았습니다.”

“오오오!”

완벽한 연기를 위해선 그에 걸맞는 지식의 공부 또한 필수다.

박주혁은 그것까지 놓치지 않았다.

로코킹 고훈정보다는 아니지만, 천상계 급의 엄청나게 잘 생긴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를 타준다.

잘 생겨서 그런지 훨씬 전문가처럼 느껴졌다.

남자들이 볼 땐 뛰어난 실력자였고, 여자들이 볼 때는···

“꺄! 완전 존잘남이야!”

“진짜··· 여기가 무슨 커피프린스 1호점인 줄 알았잖어.”

“바리스타님! 아니, 오빠! 저는 카페라떼로 주세요! 그리고 번호도 좀···”

라떼를 시킨 여성 스탭들에게는 유일하게 그릴 줄 아는 하트를 예쁘게 그려서 건넸다.

“어멋! 이건··· 바리스타님의 마음인가요?”

“하하, 맛있게 드세요.”

미소도 함께 건넸다.

여자들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진다.

그들 중엔 작가들도 껴 있었다.

“와~ 바리스타님 분위기 미쳤어 증말~”

“이 캐릭터 완전 탐나는데? 훈남 바리스타······.”

“바리스타님! 배우 할 생각 없어요? 얼굴이 너무 아까운데···”

이번에도 박주혁은 웃으며 답했다.

“아직 신인이지만 저도 배우입니다. 여름이랑 같은 소속사에요.”

“오~ 배우였어요? 그럼, 바리스타는···”

“소속사 들어가기 전에 커피 만들었었습니다.”

거짓말은 아니다.

비록 1년간, 그것도 고작 프랜차이즈 알바생이었지만.

허나, 작가들은 당연히 바리스타를 하다 길거리 캐스팅된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박주혁의 연기에는 빈틈이랄 것이 없었다.

“배우면··· 혹시 각성도 하셨나요?”

“예.”

“와, 너무 완벽한데? 어디에 숨어 있다 이제 나타났어요? 여기 박하진 소속사 맞지? 셰프님 대체 뭐야··· 이런 고급 각성자 배우를 바리스타로 다 쓰고···”

박주혁은 의도치 않게, 유명 작가들의 마음마저 사로잡았다.

밥차에 이은 커피차!

다섯 번째 서프라이즈였다.

옵티머스는 촬영장 2대 황금마차라는 ‘밥차’와 ‘커피차’를 동시에 아울렀다.

“아주 잘 먹었습니다. 셰프님!”

“커피도 향이 정말 진해요 바리스타님!”

“여름 씨 덕에 오늘 정말 귀한 대접 받네요. 고마워요!”

여기서 끝인 줄 알았다.

5단계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하지만 왕호의 생각은 달랐다.

할 거면 제대로.

겨우 5단계에서 끝날쏘냐!

만족에 겨운 사람들의 귀에, 또다시 충격적인 음성이 들려왔다.

“쿠키 박스 하나씩 가져가세요~!”

“헉!”

연예인 팬덤의 유명한 조공품 중 하나라는 디저트 박스까지 스탭 하나하나에게 모두 제공했다.

어디서 그냥 사 온 쿠키가 아닌, 소방관 쿠키처럼 버프가 걸려있는 수제 쿠키다.

배우에게 생명이라는 컨디션을 올려주는 ‘징크스 브레이킹’ 버프가 말이다.

6단계.

완벽 그 자체의 응원.

그 어떤 연예인 조공에게도 밀리지 않는 클래스.

우주급 스케일.

왕호 덕분에 여름이의 어깨는 하늘에 닿을 듯이 올라갔다.

*

6단계의 충격적인 응원밥차가 촬영장을 휩쓴 후로, 촬영장의 분위기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 클래스가 다르다 3 (3) > 끝

ⓒ 신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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