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스터 셰프-176화 (176/219)

<-- 176 회: 6-15 -->

"미……미정 씨."

양손을 뒤로 돌린 미정이 스스럼없이 브래지어의 잠금장치를 푸는 순간 감춰져 있었던 풍만한 가슴이 드러났다.

그러나 미정은 이상행동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팬티까지 벗으려고 했다.

"아……안 돼요."

"이거 놔!"

"미……미정 씨."

"너, 뭐야?"

"제발 정신 차려요."

"호~오, 귀엽게 생겼네. 기분이다."

"흐~읍!"

"컥~!"

깜짝 놀란 지훈이 팬티를 벗으려는 미정의 양손을 붙잡으며 제지하는 동안 그녀는 별안간 키스를 해 왔다.

무방비 상태에서 키스를 당한 지훈은 절로 비명이 나올 정도로 입술을 사정없이 깨무는 미정을 억지로 떼어 내려고 발버둥 쳤다.

"미정 씨, 정신 좀 차려 봐요."

"뭐 해? 나, 하고 싶어."

"미……미정 씨."

지훈의 계속되는 제지에도 불구하고 여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괴력을 발휘한 미정은 지훈의 목을 끌어안고는 침대로 잡아당겼다. 덕분에 지훈은 미정의 가슴에 얼굴을 박은 상태에서 침대에 함께 쓰러졌는데, 바닥에는 어떻게 벗은 것인지 손바닥만 한 크기의 팬티가 버려져 있었다.

"빠……빨리, 어서!"

'이래서는 안 되겠어.'

쓰러진 상태에서도 뭔가를 갈망하며 자신의 몸을 더듬는 미정을 힘겹게 완력으로 제지한 지훈은 두 다리를 사용해서 그녀가 꼼짝 못하도록 양팔을 눌렀다.

환각 상태에서 지훈의 몸을 더듬었던 미정은 양팔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마치 야생마처럼 허리를 비틀고 다리를 흔들며 빠져나가기 위해서 격렬하게 저항을 했다. 그러다 아무리 용을 써도 지훈에게서 빠져나갈 수 없자 별안간 악을 질렀다.

"꺄아아~악!"

"미정 씨!"

"비켜."

"미정 씨, 진정해요."

"내려와. 꺄아아아~악!"

미정이 계속해서 비명을 질러 대자 당황한 지훈은 손을 써서 막았다. 그러나 그래도 그 틈을 비집고 나오는 소리가 상당했다.

결국 방법이 없어진 지훈은 키스를 하듯 자신의 입으로 미정의 입을 틀어막았다.

말랑말랑한 지훈의 입술과 혀가 닿는 순간 미정은 신기하게도 비명을 지르지 않고 갈구하듯 혀를 쭉 내밀며 탐닉하기 시작했다.

'음양오행기를 주입함과 동시에 혈도를 눌러서 자극을 하면 마약의 기운을 억누를 수 있을지 몰라.'

이 상태로 환각에서 깨어나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리고 지금처럼 난동을 계속 부린다면 그때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기에 지훈은 미정의 배꼽 한 뼘 아래에 오른손을 바짝 붙이고 음양오행기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반면 자신의 민감한 부위에 살짝 걸쳐진 지훈의 손가락을 느낀 미정은 뱀처럼 몸을 비틀면서 더욱 강한 자극을 갈망하며 비음을 토해 내기 시작했다.

"하~악!"

츠츠~츳!

방 안에는 미정의 들뜬 신음 소리가 상당 시간 이어졌다.

하지만 음양오행기의 주입이 계속해서 이루어지자 숨 넘어갈 듯 가쁘기만 했던 그녀의 신음 소리도 차자 잦아들었다.

"휴~우!"

도이수텝의 노승이 알려 준 대로 몸 안의 혈도를 일주시켜서 정순해진 음양오행기를 미정의 몸 안에 집어넣은 지훈은 조금 전부터 잠에 빠져든 그녀의 얼굴을 천천히 살폈다.

'어느 정도 기운을 억제한 건가?'

미친 망아지처럼 조미정을 진탕시킨 마약의 기운을 억누르는 데 성공한 지훈은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그녀의 나신을 잠시 살피다가 마른침을 삼켰다.

솔직히 지훈도 남자인지라 탐스러운 미정의 나신이 강렬한 자극을 주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지금 당장 급한 것은 억지로 눌러놓은 마약의 기운을 해소하는 것이었다.

'혈도를 자극하면 음양오행기에 휘말려 있는 마약의 기운을 몸 밖으로 배출할 수 있을 거야.'

마약과 독을 해독했던 예전의 기억과 노승에게 배운 혈도술을 바탕으로 지훈은 미정의 몸 구석구석을 마사지하듯 눌러 가며 자극했다.

아무 반응이 없던 초반과는 달리 3~4분이 지나면서 미정의 몸 안에 머무르고 있던 음양오행기가 혈도를 따라 이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동시에 그녀의 몸 밖으로 노란색의 액체가 땀처럼 배출되기 시작했다.

칠흑 같은 밤하늘에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별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저마다 자신의 자태를 뽐내듯 초롱초롱 반짝이는 별들을 잠시 바라보던 지훈은 긴 한숨을 토해 냈다.

'오늘 밤은 어디서 자지?'

방 안에는 속옷 차림의 조미정이 아무것도 모른 채 쿨쿨 자고 있었다.

사실 그녀의 속옷도 지훈이 입혀 준 상태였는데, 어쨌든 그런 상태에서 한방에서 같이 자다가 깨어나면 서로가 불편할 것 같아서 밖으로 나왔다.

'미정 씨가 오늘 밤의 일을 기억 못 해야 할 텐데…….'

뉴스에서 본 것 같은데 마약을 먹고 환각 상태에 빠지면 정신을 차린 후에도 당시의 기억을 못 찾는다고 했다.

물론 자신이 마약을 먹고 환각 상태에 빠져 본 적이 없기에 그게 사실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지훈은 그것만 믿고 오늘 밤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상황을 조작할 생각이었다.

'난 아무것도 못 본 거야. 그리고 미정 씨가 방문을 잠근 통에 방 안에 들어가지도 못한 거고.'

지훈이 만든 조작 사건의 내용은 대충 이런 식이었다.

술에 취한 조미정은 자신과 함께 방갈로로 돌아왔고, 돌아오기 무섭게 자신을 방밖으로 내쫓은 후에 문을 잠가 버렸다. 그래서 꼼짝없이 밖으로 쫓겨난 자신은 열쇠가 없어서 방 안으로 다시 들어갈 수가 없어 다른 곳에서 잤고, 그 이후의 상황은 당연히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식이었다.

'제발 기억이 없어야 하는데.'

자신의 조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정이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해야 했다. 하지만 만약 그녀가 어느 정도의 기억을 갖고 있다고 해도 지훈은 끝까지 우길 생각이었다.

'그나저나 나는 어디로 가지?'

이미 밤이 깊어서 안내 데스크에는 아무도 없었고, 얼핏 보기에도 모든 방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이 빈방은 없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오늘 밤을 보내기 위해서는 이곳이 아니라 인근의 다른 게스트 하우스를 돌아봐야 할 것 같았다.

'돌아다니다 보면 빈방을 구할 수는 있을 거야.'

하룻밤 잘 수 있는 곳을 찾을 생각에 숙소를 빠져나온 지훈은 맞은편에서 우르르 몰려오는 열 명가량의 남자를 발견했다.

"저자야!"

"저놈이 여자를 데려갔어."

"저놈이 확실해?"

"맞아. 아까 여자를 데려갔던 한국 남자가 틀림없어."

"일단 두들겨 패."

맞은편에서 다가온 자들은 꼴과 모셋이 불러온 패거리였다. 그들은 열 명이나 되는 자신들의 숫자를 믿고 겁 없이 지훈에게 달려들었다.

"왜 그러는 거요?"

"여자는 어디 있어?"

"나쁜 놈, 우리 일을 방해해?"

"여러 소리 말고 흠씬 두들겨 패."

"멈춰!"

"닥쳐, 새끼야."

"아니, 네놈들은?"

처음에는 상황을 몰라서 상대의 공격을 피하기만 했던 지훈은 꼴과 모셋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차렸다. 그리고 상황 파악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나타난 꼴과 모셋이 반갑기까지 했다.

솔직히 아까는 미정을 지키는 것이 먼저였고 주위의 시선이 많아서 그냥 넘어갔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들에게 오늘 일의 책임을 단단히 묻고 싶었다. 그래서 차라리 잘되었다는 생각에 감춰 둔 실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했다.

"이 자식 봐라, 제법인데."

"죽어!"

"이놈들, 잘 만났다!"

큰 잘못을 저지르고도 뉘우치기는커녕 앙갚음을 하려고 온 자들이라면 굳이 자비를 베풀 필요가 없기에, 지훈은 단전의 음양오행기를 개방하고는 실력 발휘에 나섰다.

퍽-!

"아~욱!"

"나쁜 놈들, 뭘 잘했다고 다시 와?"

"컥-!"

"헉."

"건방진 한국인, 맛 좀 봐라."

"어딜."

퍼-퍽!

상대가 열 명이라고는 하지만 일반인의 범주를 훌쩍 뛰어넘은 지훈에게 그 정도 숫자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순식간에 네 명을 제압해서 무력화시킨 지훈은 길옆의 담벼락을 타고 힘차게 도약을 해서 몽둥이를 휘두르는 두 명의 턱에 강력한 킥을 날렸다.

"이 자식, 보통 놈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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