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얼마 전, 매절 계약 대금을 입금받고 가족들의 선물을 하나씩 구매했던 날.
현승은 한참을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큰맘 먹고 ‘게임기’를 하나 구매했다.
「 놀러 와요, 동물의 섬! 」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동물 친구들과 한적한 섬마을에서 농사나 낚시 등의 소일거리를 하며 살아가는 게임!
이 게임을 하고 있노라면 휴양지에서 쉬는 기분이 들곤 했던 까닭에 전생에서부터 즐겼던 바 있었다.
“하아….”
한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내 무를 대체 누가….”
종일 게임을 플레이하며 우여곡절 끝에 ‘무 농사’를 풍작으로 마쳤건만, 고작 하룻밤 새에 누군가가 제 무를 전부 훔쳐 가 버린 까닭이었다.
“우울하네….”
현승이 게임기를 침대 한편에 내려놓던 찰나였다.
지이이이이잉-.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고.
“뭐야?”
현승이 곧장 거절 버튼을 눌러 버렸다.
적어도 지금은.
누구와도 통화할 기분이 아니었으니까.
지이이이이잉-.
그때 다시금 진동이 울렸다.
“또 뭐야….”
이내 현승이 다시금 제 휴대폰을 집어 들기를 잠시.
“아.”
방금 막 도착한 문자메시지의 내용을 확인하고는 짧은 침음을 흘려 보였다.
[ 작곡가님, 안녕하십니까? LS 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 팀에 소속된 김우현 실장이라고 합니다. 다름 아니라 작곡가님의 곡을 인상 깊게 들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제안을 하나 드리고자…. ]
조만간 LS 측에서 계약 제안을 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건만 이토록 빠른 시일 내로 입질이 오리라곤 예상치 못했었다.
“흠.”
분명 중요한 일이었다.
그래.
분명 중요한 일인데….
‘일 이야기 할 기분이 아니네.’
이내 현승이 꾸역꾸역 억지로 답장을 적었다.
[ 밤사이에 힘겹게 농사지은 무를 전부 도둑맞아서 몹시 슬픔. 나중에 다시 통화. ]
그리고는 휴대폰을 침대 구석에 던진 뒤 눈을 감았다.
계약이건, 뭐건.
일단 한숨 푹 자고 일어난 뒤에 생각해 볼 요량이었다.
* * *
그렇게 며칠이란 시간이 흘렀다.
“흠-.”
김우현은 사내 카페테리아 한자리를 꿰차고 앉은 채로 노트에 무언가를 끄적이는 중이었다.
1. 현재 우리에게는 HS라는 가명을 사용 중임.
2. 계약자 명과 예금주는 민현승.
3. 단, ‘민현승’이 본명이 아닐 가능성도 있음.
4. 타 매니지먼트사 전속 작곡가로 추정됨.
5. 실력만큼은 확실히 출중한 것으로 판단됨.
6. 취미생활인지 무 농사를 짓는 것으로 추측됨.
이내 노트에 좁쌀만 한 크기로 적어 놓은 ‘HS’의 특이사항을 쭉 훑어본 그가 다시금 한 줄을 추가로 적어 넣기에 이르렀다.
6. 며칠 전, ‘무를 도둑 맞았다.’라는 말을 끝으로 벌써 며칠째 내 연락을 무시하는 중임.
사실 김우현으로서는 전혀 예측지 못한 상황이었다.
‘나를 모르나?’
현역이라면 업계 내에서 ‘떠오르는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제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 봤을 터였다.
설령 제 이름은 들어 보지 못했더라도 꽤 굵직한 가수 라인업을 자랑하는 LS 엔터테인먼트는 들어 봤을 터.
‘계약 의사가 없더라도 최소한 거절 의사 정도는 밝혀야 하는 거 아닌가?’
이내 그가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지, 힘든 일이 있으셨으니….’
한 해 동안 힘들게 농사지은 무를 도둑 맞았다면 상심이 커서 일이 눈에 밟히지 않을 수도 있는 노릇이지 않겠는가?
“흠.”
그렇다고 하염없이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 HS ]
휴대폰 전화번호부에 기입된 번호를 한참 동안 노려보던 그가
천천히 생각을 정리해 봤다.
‘지금 다시 연락을 해 볼까?’
다시 연락한다면 어떻게 말문을 열어야 할까?
한참 동안 고민하던 그가 전화를 걸기 시작했고.
뚜우, 뚜우-.
다시금 신호가 들려오길 잠시.
-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에서 무뚝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현승 씨?”
- 예, 누구?
짧은 답에 잠시 눈매를 좁혔던 김우현이 “큼, 흠.”하고 나직이 헛기침을 해 보이고는 조심스럽게 속으로 곱씹은 인사말을 건넸다.
“지난번 당하셨던 무 도난 사건은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 아, LS?
“예, 일단은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는 바이며….”
김우현이 말을 이어 나가려던 찰나.
- 이제 괜찮아졌습니다.
“다행이군요.”
- 낚시로 잊고 있습니다.
현승이 곧장 덧붙였다.
- 섬에서 배낚시 좀 즐기니까 화가 가라앉더라고요.
그 말에 김우현이 귀에 바짝 가져다 대고 있던 휴대폰을 잠시 떼어 내고는 액정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뭐지?’
목소리는 20대 같건만 농사부터 시작해서 낚시에 이르기까지.
취미가 어째 중후한 느낌이라 이질감이 들 따름이었다.
왠지 장발에 수염을 기른 ‘자연인’ 이미지일 거라 예상했다.
“그럼 지금은 통화 가능하십니까?”
그때 수화기 너머에서 “잠시.” 하는 소리가 들리기를 잠시.
- 지금 입질이 와서.
연달아 끙끙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 오, 간만에 월척이네요!
그 말에 김우현이 상투적인 투로 답했다.
“오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내 수화기 너머에서 현승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 그나저나 용건만 간단히 해 주셨으면 하는데.
한차례 마른침을 삼켜 낸 김우현이 답했다.
“전속 계약을 제안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통화로 대화 나눌 게 아니라 직접 찾아뵙고 천천히 대화를 나눠 보고 싶은데….”
조심스레 말끝을 흐린 그가 재차 물었다.
“혹시 서울에는 언제쯤 복귀하실 예정이십니까?”
곧바로 알쏭달쏭한 답이 돌아왔다.
- 서울인데요?
방금 분명 섬에서 배낚시를 즐기고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뭐야? 서울에도 섬이 있나?’
김우현의 고민이 깊어지던 찰나였다.
- 질질 끄는 거 질색이니까 조건 정리해서 내일 뵙죠.
“내일 말씀이십니까?”
- 내일 오후 5시 합정동 DP 카페에서 뵙겠습니다.
말을 마친 현승이 “그럼 다시 낚시하러 이만.”하고 덧붙이고는 전화를 뚝 끊어 버렸다.
이내 김우현이 멍한 얼굴로 제 손에 들린 스마트폰을 멍하니 바라보던 찰나였다.
“실장님, 웬일로 그렇게 넋을 놓고 계세요?”
막 점심 식사를 마치고 카페테리아에 들어선 홍보팀 직원들이 그에게 인사를 건네 왔고.
“그, 뭐야.”
김우현이 대뜸 질문을 건넸다.
“서울에도 섬이 있나?”
이내 여직원 하나가 피식 웃으며 답했다.
“서울에 섬 많잖아요? 서래섬도 있고, 세빛둥둥섬도 있고….”
그 말에 김우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거기서도 낚시를 하나?”
연달아 남직원 하나가 답했다.
“얼마 전에 다큐에서 보니까 장어 낚시꾼들이 있다던데요?”
김우현은 그제야 이해했다는 양 “아….”하고 침음했다.
민현승.
잘은 모르겠지만 그는 몹시 출중한 작곡 실력을 지녔으며 취미 삼아 무 농사를 짓고 한강에서 장어 낚시를 즐기는 인물인 듯 보였다.
심지어 어깨가 넘도록 자란 장발(*정확하지 않음)에, 산적처럼 기른 수염(*정확하지 않음)에, 제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뚝 끊는 무례함에 이르기까지.
“이거….”
김우현이 재차 중얼댔다.
“종합적으로 미친놈이네….”
김 실장의 오해가 점점 깊어져만 갔다.
* * *
다음 날, 약속 장소에 30분 이르게 도착한 김우현이 자기 손목에 채워진 시계를 내려다봤다.
‘4시 59분….’
이제 약속 시각인 다섯 시까지는 불과 1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
한데.
어쩐 일인지 통 연락도 닿지를 않고, 얼굴 또한 비추질 않았다.
‘설마 바람맞는 건가?’
아무리 ‘계약 의사’가 없다고 한들 미팅까지 잡힌 이상 바람을 맞히는 건 상식 밖의 일이었다.
심지어 제게 양해조차 구하지 않고 바로 다음 날로 약속을 잡아 버린 까닭에 일정까지 포기했다.
‘그런데 바람을 맞혀…?’
연락이라도 닿으면 또 모를까.
‘메시지도 안 읽고, 전화도 안 받고….’
보통 약속이 잡혔으면 언제 오는지, 출발은 했는지, 설령 늦게 된다면 얼마나 늦을지 정도는 알려 주는 게 상식이 아닌가?
적어도 그의 상식선에서는 그랬다.
아무리 기다려도 취미로 무 농사를 짓고, 한강에서 배낚시를 즐기는, 장발에 수염을 기른 자연인은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하아-.”
한숨을 푹 내쉰 김우현이 꿰차고 앉은 자리 옆에 세워 놓은 낚싯대 세트를 바라봤다.
법인 카드로 구매하기가 모호했던 터라 오롯이 사비로 구매한 고가의 낚싯대 세트였다.
‘빈손으로 오기 뭣해서 큰맘 먹고 구매했더니 바람을 맞혀?’
김우현은 환불할 일이 없으리란 생각에 영수증을 챙기지 않은 과거의 자신을 책망하던 찰나였다.
[ 17:00 ]
스마트 폰 액정 시계가 다섯 시가 되었음을 알렸고.
저벅, 저벅.
그때, 별안간 젊은 남자 한 명이 카페 안에 들어섰다.
“음?”
이내 김우현이 방금 막 카페에 들어선 남자를 위·아래로 한번 훑어봤다.
이는 김우현이 고질적으로 앓고 있는 일련의 직업병이랄 수 있었는데….
‘비주얼 괜찮고, 비율 좋고, 카메라도 잘 받을 것 같고, 완전히 배우 관상인데?’
꽤 출중한 미모를 지닌 남·여를 발견하면 지금처럼 외모를 뜯어 살피기 일쑤였다.
그때.
카페 안을 두리번거리던 남자가 김우현을 뚫어지라 바라보기 시작했고.
“혹시 LS?”
느닷없이 건네 온 물음에 김우현이 사례라도 들린 양 연거푸 “켁, 켁!”하고 기침을 해 댔다.
“설마 작곡가님…?”
놀랍게도 취미로 무 농사를 짓고 한강에서 배낚시를 즐기는 작곡가는, 당장 배우로 활동하기에도 손색이 없는 출중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자신의 예상과 달리 개량 한복을 즐겨 입지도, 머리를 어깨까지 기르지도,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라지도, 자연인 느낌이 풍기지도 않았다.
심지어, 잘생겼다.
그냥 잘생긴 정도가 아니라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잘생겼다.
“예, 민현승입니다.”
이내 현승이 김우현의 맞은편에 앉아 팔짱을 껴 보였다.
“연락이 안 되셔서 못 오시는 줄 알았습니다만….”
그 말에 현승이 눈매를 좁혔다.
“시간 맞춰서 오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건 그런데….”
“그 정도 신뢰도 없이 계약을 제안하십니까?”
이내 김우현이 곧장 고개 숙여 사과했다.
“아,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뭔가 상황이 미묘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직감이 들면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간 족히 수백 번 이상의 미팅을 진행해 본 김우현에게 있어 이토록 주도권이 없는 자리는 처음이었다.
‘그래 봐야 애송이지.’
앳된 느낌이 남아 있는 얼굴을 보아하니 사회생활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이십 대 초반이 분명해 보였다.
한참 동안 칭찬을 늘어놓다가 그럴싸한 계약조건이나 읊어 주면 금세 사인을 받아 낼 수 있을 터였다.
“실은 작곡가님께서 보내 주신 곡을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반면 현승은 그 말에 답조차 하지 않았다.
“작곡 실력이 정말 출중하시더군요. 비단 저뿐만 아니라 사내 A&R팀 직원들도 전부 하나같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만….”
그때.
“압니다.”
짜증이 섞인 투로 답한 현승이 미간을 찡그리며 되물었다.
“그러니까, 곡을 사 가셨겠죠.”
당돌한 태도에 할 말을 잃은 김우현이 애써 미소 지었다.
“심지어 외모도 정말 출중하십니다.”
“예, 보시다시피.”
“당장 배우를 하셔도 되겠는데….”
현승이 재차 고저가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생각 없습니다.”
정적이 흐르기를 잠시.
“그럼 혹시 계약된 회사가 있으신지….”
두루뭉술 말끝을 흐린 김 실장이 현승을 바라봤고.
“아뇨, 당장은 없습니다.”
그 말에 김우현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아, 그러셨군요….”
그리고는 애써 기쁜 기색을 드러내지 않으며 준비한 계약서를 건네주었다.
“사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작곡가님께 저희 LS 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 계약을 제안해 드리고자 찾아뵀습니다. 한번 쭉 검토해 보시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실 수 있을지….”
이내 현승이 고압적인 투로 답했다.
“예, 일단 읽어나 보죠.”
말을 마친 현승이 김우현으로부터 건네받은 계약서의 내용을 느릿하고 꼼꼼하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사락, 사락-.
종잇장 넘어가는 소리만이 무심하게 울려 댔고.
‘뭐지? 설마 조건이 마음에 안 드나?’
김우현은 연신 현승의 눈치를 살펴 대는 중이었다.
‘설마, 그럴 리가.’
향후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는 ‘독소 조항’이 몇 개나 섞여 있다고는 하지만 업계 평균보다 훨씬 우호적으로 작성된 계약서가 아니던가?
심지어 계약서 내에 삽입된 독소 조항 역시 계약 경험이 없는 생신인의 안목으로는, 절대 솎아 낼 수 없을 만큼 교묘하게 짜인 조항이었다.
더군다나 신인 작곡가에게 있어 업계 내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탄탄한 가수 라인업을 갖춘 LS 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은 꿈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국에는 사인을 할 수밖에 없겠지.’
김우현이 평온함을 되찾고는 얼음이 다 녹은 까닭에 밍밍해진 아메리카노를 들이키려던 찰나였다.
“업계 표준보다는 나은데.”
현승이 계약서에 시선을 고정해 둔 채로 말을 이었다.
“독소 조항이 많네.”
“예?”
“조금 읊어 드려요?”
이내 현승이 몇 가지 조항을 소리 내 읽어 주었다.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해지 불가능.”
“어차피 해지하실 일이 없을 테니….”
“사람 일은 혹시 모르는 건데 무슨 말씀을.”
그리고는 재차 다른 조항을 읊었다.
“위 같은 경우 저작물의 귀속 기간은 협의하여 조정한다.”
“말 그대로 협의….”
“수틀리면 사내 법무팀 동원해서 입맛대로 조율해 버릴 거면서.”
다시 한번.
“계약 기간도 너무 길고 정산 비율도 마음에 안 들고.”
현승이 고개를 내저으며 계약서를 돌려줬다.
“제 총평은 ‘전반적으로 성의가 부족하다.’ 정도겠네요.”
“이 정도면 그래도 신인 조건은 아닌데….”
“예, 저는 경력 말고 실력에 맞는 대우를 원하거든요.”
현승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물었다.
“제 실력도 신인 실력은 아니잖아요?”
그리고는 덤덤한 투로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기회 드리겠습니다.”
“…….”
“성의가 듬뿍 담긴 계약서로 다시 준비해 주시죠.”
이내 김우현이 뒤통수라도 맞은 양 멍한 얼굴로 현승을 빤히 올려다봤고.
“내일 이 시간에 여기서 다시 뵙죠.”
현승이 그 말을 끝으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뒤돌아서서는 카페 밖으로 휙 나가 버렸다.
“허….”
김우현은 끝내 헛웃음을 흘리곤, 제 목을 옥죄던 넥타이를 풀며 중얼거렸다.
“재미있네….”
쉽게 사인을 받아 낼 수 있으리란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김우현은….
연예계라는 콘크리트 정글에서 구를 만큼 구른 인물이었다.
그런데….
단순히 출중한 작곡 실력만이 다가 아니라는 촉이 느껴졌다.
뭐랄까?
계약을 수십 번은 해 본 것 같은 연륜과 안목을 지녔달까?
“저놈 저거….”
이내 김우현 역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물건이네….”
저 작곡가는 크게 될 물건이 분명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갖고 싶은 물건.
“그래, 누가 이기나 해 보자….”
김우현의 눈 위로 이채가 반들대기 시작했다.
다음 만남 때는….
어떻게든 사로잡고야 말겠노라는 생각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