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지배하는 이류무사(2)>
와글와글
시험이 끝나고 저녁.
대연무장 앞에 커다란 종이가 붙었다.
첫 번째 시험을 채점한 시험관들이 그날 시험의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특별전형시험의 과정.
결과를 본 태을문의 사람들은 놀람을 금치 못했다.
“저게 사실이야?”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오지?”
.......
18등. 송자문.
19등. 계철영.
20등. 곽삼남.
.......
시험 결과를 본 계철영은 차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시험을 친 제자들의 숫자가 63명.
상위권이라 볼 수 있지만, 한 명을 선발하는 시험임을 생각하면 결코 훌륭한 등수가 아니었다.
더구나 그는 막대한 금액을 들여 선생까지 초빙한 상황.
막대한 금액을 받고 고용되었던 선생은 더욱 놀람을 금치 못했다.
생전에 자신이 가르친 제자가 이런 점수를 냈다는 것 자체가 그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계철영은 자신이 보기에도 수재는 아니지만 기재라 볼 수 있는 수준. 분명 자신이 출제한 예상시험에 대한 이해와 암기도 끝난 상태였다.
결국 자신이 낸 예상문제가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닌가!”
시험을 정리하고 태을문에서 내준 숙소로 자리를 옮기려던 이자곤을 장사군이 잡았다.
“철영이가 19등이라니 이럴 리가 없네!”
“…….”
장사군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이자곤의 얼굴이 차갑게 변했다.
“선배님. 견성사자의 공정함을 의심하는 것입니까?”
“!”
제아무리 견성사자 출신의 선배라 할지라도 무림맹이 치루는 견성사자의 직위는 공명정대함을 가장 앞서 내세운다. 장사군은 자신이 흥분하여 치명적인 실수를 했음을 깨달았다.
“내 말은 이런 결과가 도출 된 것이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말일세.”
어찌 돌려 말을 해도 결국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 이자곤의 표정은 더욱 침잠해 들어갔다.
장사군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물러설 수 없었다. 계철영에게 문제가 없음에도 점수가 떨어졌다는 것은 결국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았다.
“아무리 선배님이라 할지라도 저희가 시험의 공정함을 증명할 필요는 없다 생각합니다……만, 본래 태을문에서나 해야 하는 이의제기를 선배님이 하셨다 생각하고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자곤은 시험지의 가장 맨 상단에 위치한 것을 꺼내어 이자곤에게 보여주었다.
“1등을 한 아이의 시험지입니다.”
장사군은 빠르게 문제를 살폈다.
총 50개의 문제는 무공의 기본 상식부터 검진의 운용 방식, 진법의 구성 요소, 무사로서 알아야 할 독초와 약초의 구분에 관한 문제들이다.
“점수의 향방은 40번대의 문제들에서 갈렸습니다. 이번 시험에서 처음 출제되는 주화입마의 가능성과 대응 방법에 관한 42번 문제. 주안술과 역용술을 구분하는 방법에 관한 43번 문제. 은잠술의 특징과 대응 방법을 말해야 하는 46번문제. 운기조식으로 독기를 배출하는 방법에 관한 48번 문제……등이 되겠군요.”
“이, 이것들이 나왔다고?”
장사군도 사람인지라 시험에 관한 예상에도 한계가 있었다.
허나, 그렇다 해도 이번엔 그 예상이 한참이나 빗나가 버렸다.
“이런 것들은 기초시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것들 아닌가?”
“시험 응시자들의 과도한 열기에 수험자의 분별이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특히나, 선배님 같은 ‘선생’들의 활약 덕분에 만점자가 많이 나와 시험의 수준이 확연히 올라가 버렸죠.”
이자곤의 말은 날카롭게 장사군을 쿡쿡 찔렀지만, 장사군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그, 그래도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교육을 한다네. 하지만 주화입마나, 주안술 이런 내용은 기초 무공을 이수한 수험자들이 익힐 만한 내용이 아니지 않는가? 어떻게 철영이 앞에 18명이나 있을 수 있는가?”
장사군의 말에 시험을 주관했던 문사들이 성난 표정으로 하나둘 나서려 했지만 이자곤이 손을 들어 막았다.
“물론 수험자들이 익힐 만한 공부는 아닙니다만……. 기초 공부를 하는 무사들이 모두 해야 할 공부가 아니겠습니까?”
“……나도 예상 못 한 걸 태을문이 예상했다고?”
“그건 아니더군요. 저도 이상해서 1,2,3등을 모두 모아 물어보니 태을문의 대제자가 공부를 게을리 하는 아이들을 모아 하나하나 가르쳤다고 하더군요. 직접 책까지 만들어서요.”
“대제자가?”
장사군의 시선이 한쪽에서 아이들과 왁자지껄하게 떠들고 있는 진소운에게 향했다.
“물론 시험을 위한 공부도 좋습니다만, 결국 무림맹에 필요한 인재란 이런 시험에만 강한 사람이 아니라 무공 전반에 대한 소양을 가진 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자곤은 그 말을 끝으로 문사들과 함께 숙소로 향했고, 장사곤은 한참이나 멍하니 진소운과 당주들을 비롯한 태을문의 사람들을 이글거리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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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찌 된 일이요!”
황망한 결과가 추상 같은 호통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바.
계연석은 장사곤 앞에서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분노를 양껏 터트렸다.
“자네만 믿으라 하지 않았소! 분명 합격시켜 준다 하지 않았나!”
극존대의 어투는 어느새 반존대로 변해갔지만 장사곤은 별말 하지 않았다.
극성스런 학부모들의 태도 변화야 너무 지긋지긋하게 받아봤기 때문이다.
자식 문제가 걸리면 고관대작도 황제를 알현하듯 굽신거리는 게 이 바닥이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결과가 신통치 않으면 그 반대의 대우도 감수해야 했다.
“죄송합니다. 계철영 수험자의 성적을 만점에 가깝게 만들어 놓기 위해 집중 공부한 게 되려 발목을 잡은 것 같습니다.”
“이대로면…… 이대로라면…….”
“걱정 마십시오. 2차 시험은 1차 시험과 다를 것입니다.”
“대책이 있는 거요?”
“지난 시간 동안 가장 공을 들인 것이 2차 시험입니다. 2차 시험에선 소속 무문의 무공을 시험 보지요.”
“철영이는 초식은 익히되 내공 심법은 익히지 않았소!”
“걱정 마십시오. 백팔봉의 수준이란 높고 낮음의 차이가 현격하기 때문에 무림맹에선 내공은 배제하고 초식에 관해서만 시험을 봅니다. 특히 내공 없이 초식을 숙련되게 펼칠 수 있어야 더욱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데, 태을문에선 이미 철영 수험자보다 높은 무공 숙련도를 가진 이가 없지 않습니까.”
“……크흠. 내 두고 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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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시험은 사문의 무공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높은지 가늠하는 시험입니다.”
이자곤의 말에 어쩐지 계룡상단 측 인사들의 화색이 밝아졌다.
“시험은 10명의 견성무사 앞에서 한 사람씩 사문의 무공을 펼치게 될 것입니다. 단, 안전을 위하여 내공 사용은 일절 금합니다.”
이자곤의 말에 계연석이 ‘옳지!’라는 탄식을 내뱉었다. 얼마나 크게 외쳤는지 단상 위의 장로들과 문주님이 계연석을 바라봤지만, 계연석의 시선은 시험장에 고정되어 있었다.
“내공을 못 쓰면…… 결국 계 사형이 일등이 되겠군요.”
옆에 선 금표가 중얼거렸다.
태을문의 부생당의 다니는 제자 중 계철영을 가장 싫어하는 방앗간집 장자.
은호, 동룡의 큰 형이자 다른 제자들의 큰형도 자처해 잘 챙겼기에 따르는 아이들도 많았다.
“걱정되느냐?”
“걱정 안 됩니다……라는 말은 거짓말이겠죠. 계 사형은 매번 어디 유명한 무공 사부들을 구해서 개인 수련을 하지 않습니까.”
쾌검이 주가 되는 태을문의 초식은 단조로운 면이 있어, 다양한 초식을 이미 익혀본 계철영의 입장에선 더욱 숙련도를 가질 수 있었다.
실제로 내공을 사용하지 않고 초식 대련을 하게 되면, 대부분의 대련에서 계철영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고, 호각을 이루는 건 사련 정도밖에 없었다.
“대사형, 꼭 일등 하십시오.”
“필기시험은 네가 점수가 더 높지 않았더냐.”
난 일부러 등수를 조절하기 위해 5등 정도로 맞춰놓았다.
금룡은 내 바로 윗 등수인 4등이였다.
“그래도, 전 사형이 무림학관에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안 끝났다. 그리고, 내가 예전에 알려준 소천검법 다 익혔느냐?”
“당연하지요.”
“그럼 기대해도 좋다.”
“뭘요?”
난 대답 대신 말을 잇는 이자곤을 바라봤다.
“해서, 견성무사들은 오직 태을문의 기초검법인 소천검법만 사용할 것입니다. 수험자들 또한 이와 마찬가지로 소천검법만을 사용하여 50초식 안에 견성무사들의 초식을 격파하면 되겠습니다.”
이자곤의 말에 당주들과 문주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견성무사들이란 무림맹의 삼급 무사 이상으로 결성된 존재들.
아무리 태을문의 제자들이 사문의 무공에 숙달되어 있다 한들 그들의 초식을 격파하는 것엔 큰 어려움이 따랐다.
하지만.
“소천검법만 사용하라고?”
“분명 그렇게 말했지?”
“나도 똑똑히 들었어.”
제자들은 어쩐지 신이 난 목소리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남궁산과의 일전 후에 내게 소천검법을 알려달라 찾아온 아이들에게 나는 소천검법의 상승식을 알려주었다.
파검식을 기반으로 초식의 변환을 거쳐 약점을 없애고 강점을 더욱 발전시킨 초식.
때문에 본래의 소천검법을 파쇄하는 데 가장 특화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계룡상단에선 다른 의미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보시오! 장사곤 선생!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이오!”
시험의 정숙함도 잊은 채 분노의 일갈을 내지른 사람은 계연석.
장사곤의 표정도 더욱 딱딱하게 굳어갔다.
......
6등. 곽일남
7등. 계철영
8등. 송경문
......
둘째 날 시험에서 계철영의 최후 점수는 10등 안으로 겨우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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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떻게 할 거야!!”
그나마 반존대를 유지하던 계연석의 말투가 종국엔 하대로 바뀌었다.
장사군은 치욕감에 눈꺼풀이 부르르 떨렸다.
“아버님.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장사군이 존대까지 하며 처절하게 말했지만 계연석의 눈에는 불신이 가득했다.
“결국 이 특별전형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차지하는 건 세 번째 시험입니다. 다행히도 철영이의 두 번째 점수가 나쁘지 않아 얼마든지 판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계속 말해봐라.”
“……세번째 시험은 앞선 두 시험의 상위 16명만을 뽑아 비무를 펼치는 시험입니다. 앞선 시험들은 사실상 이 시험을 위한 준비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물론 거짓말이었다.
세 번째 비무는 열기가 과열되지 않는 수준에서 무공의 종합적 깊이를 알아보는 시험.
결국 여기서 실력의 고하가 차이 나지 않는다면 앞선 시험의 점수에 영향을 받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압도적으로 비무에서 이길 수 있다면 앞선 시험 점수가 무의미해지는 것이었다.
“흥! 태을문이 삼류 문파라고는 하나, 그 안에도 꽤나 자질이 보이는 연놈들이 있다. 그들을 압도하여 철영이가 이길 수 있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지?”
계연석은 이제 완전 제 부하를 대하듯 말하고 있었다. 장사군이 그럼에도 이를 꽉 깨물고 말했다.
“저 또한 알고 있습니다. 금표, 은호, 동룡. 이 방앗간 집 삼형제가 태을문에서 무공의 깊이가 괜찮은 편이고, 홍 문주의 딸인 홍사련은 부생당의 아이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죠.”
“한 놈이 빠졌다. 진소운! 지금도 믿을 수 없지만 놈은 혈랑철검 성모현과 개벽신룡 남궁산을 꺾은 녀석이다. 당최 계철영이 어떻게 녀석들을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단 말이냐.”
장사군 때문에 도매급으로 싸잡아 욕을 먹고 있는 계철영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지만 사안의 중함을 알기에 별말 하지 않았다.
“아버님.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네놈이 믿음을 줘야 믿는 것이지!”
“저도 소문을 들어 알고 있습니다. 진소운 그 아이가 보인 신위란 결국 동귀어진 수준의 자살 공격과 같은 것입니다. 이번 시험에선 그런 상황까지 가기 전에 시험관들이 모두 말릴 것입니다.”
“본론을 말해라! 본론을!”
계연석의 채근에 장사군이 침을 삼켰다. 그리고 여자 무사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잠시 주춤하던 여자 무사가 품에서 붉은 목갑을 꺼내 들었다.
목갑을 열자 안에는 사이한 붉은 빛깔의 단환이 다섯 개가 튀어 나왔다.
“그것이 무엇이냐?”
“철영이를 무림학관으로 보내줄 비법입니다.”
“…….”
“바로 폭혈단이라 하옵니다.”
계연석의 눈이 부릅떠지고 입이 덜덜 떨렸다.
“네, 네놈이 계씨 집안의 대를 끊으려 작정을 했구나!! 어디 그런 사이한 약을 가져와!!”
“아버님. 그 옛날 마교가 왜 멸망당한지 아십니까?”
“갑자기 그 이야기가 왜 나와!”
“이상하지 않습니까? 강호엔 수없이 많은 사파와 흑도들이 온갖 패악질을 부리고 있지만, 무림맹은 그들을 멸망시키지 않습니다. 근데 어찌하여 마교만 멸망당한 걸까요?”
“…….”
“갖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라면 바로 이 비법 때문입니다. 폭혈단은 아무런 조건 없이 무려 두 배의 잠력을 일으켜 주는 효능 때문입니다.”
“그래, 그리고 사람을 폐인으로 만들지.”
“아닙니다.”
“뭐?”
“그렇게 알려져 있습니다만 실제로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마교의 힘이 막강해져 천하를 넘볼까 두려웠던 당대의 무림맹이 마교를 멸망시킨 것입니다.”
“그런 말은 처음 듣는다.”
장사군이 이번엔 남자 문사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 문사는 지게에서 청록색의 목갑을 꺼내어 열어 보였다.
“잠혈단이라는 것이옵니다. 폭혈단으로 잠력을 일으킨 후에, 잠혈단으로 잠력을 다시 잠재우면 최소한의 후유증으로 최대의 힘을 부릴 수 있습니다.”
“…….”
계연석의 두 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장사군의 말처럼 완전 깔끔하게 부작용이 없을 리는 없었다.
그런 약이 있었다면 폭혈단이 이리 비밀리에 유통되지도 않았을 테니까.
허나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잠혈단이라는 대응약이 있다는 점. 더불어 지금으로선 계철영이 무림학관에 갈 점수가 안 된다는 점 등이었다.
계철영을 바라보던 계연석이 장사군에게 말했다.
“솔직하게 말하지 않으면 네놈을 지옥 끝까지 쫓아가 망하게 만들 것이다. …그 약의 후유증이 무엇이냐?”
장사군이 침을 꿀꺽 삼켰다.
“……백초식을 넘어가면 단전에 영구적인 상처를 남깁니다.”
“이런…… 쳐 죽일…….”
“하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아버님. 철영이의 단전엔 무려 30년의 공력이 있습니다. 사련이란 아이와 진소운이란 아이가 태을문의 무공으로 죽어라 노력했다 한들 20년의 내공도 채우지 못했을 것입니다. 폭혈단을 먹은 철영이의 한 수도 쉬이 당해내지 못할 겁니다.”
고수 간의 싸움에서 백초식이란 찰나의 순간이지만 철영이 수준에서의 백초식이면 그것들을 다 채우기 전에 탈진하고 만다.
더구나 총 다섯 번이 넘지 않는 비무를 생각하면 폭혈단을 먹는 건 그리 나쁜 생각이 아니었다.
“아버님.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그때 계철영이 앞에 나섰다.
“아버지! 저 이거 먹겠습니다.”
“네가 나설 때가 아니다.”
“생각해 보십쇼. 아버님. 남궁산 대협이 내공을 삼성밖에 쓰지 못했음에도 진소운과 대협은 총 오십초식도 나누지 못했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던 계연석이 결국 이를 빠드득 갈았다.
“철영이의 단전에 손톱만 한 상처라도 난다면 네놈을 찢어 죽일 것이다.”
장사군 또한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으로 답했다.
“저만 믿으십쇼. 아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