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모든 걸 기억하는 천재무사-56화 (56/357)

#56. <신검을 놀라게한 일류무사(4)>

가장 상석에 짧은 탁자가 놓인다. 여섯 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탁자.

그리고 그 탁자와 직각으로 양 옆에 긴 탁자가 이어 붙여진다.

의도적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연회장 내부엔 직계와 방계가 서로 마주 보고 앉아있었다.

왼쪽으론 직계인 남궁진명과 그의 부인, 자녀인 남궁산과 남궁선화가 앉고. 그 옆으로 각 당의 당주와 단주들이 앉는다.

오른쪽으론 남궁송주와 그의 아들인 남궁기표. 그리고 외청을 담당하는 청주들과 외부의 일을 맡아 하는 이들이 각기 자리해 앉는다.

나?

나는 가장 상석의 왼쪽편에 앉아있었다.

처음에 남궁선화 옆자리에 앉으면 되겠거니 하며 다가가니, 남궁진명이 상석을 가리키는 것 아닌가.

대경하여 몇 차례나 거부를 해봤지만, 기어코 이 자리에 앉혔다.

“자네를 위해 작게나마 연회를 준비했네.”

어떻게든 피하고자 했던 시간이 되돌아왔다.

다시 한번 이 낯간지러운 자리를 견뎌야 하는가 생각할 때.

“과연 그게 옳은 결정인지 의문이 드는군요. 소가주님.”

남궁송주의 말에 남궁진명의 미간이 살짝 찌그러졌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분명 남궁세가에 은인이 오신 것은 맞습니다. 허나, 남궁세가는 큰일을 겪지 않았습니까. 무사 다섯이 죽었습니다. 세가의 무사들과 외부의 세가 사람들이 과연 이 일을 좋게 보겠습니까?”

내가 바라던 대로 연회를 말려주는 남궁송주였지만, 반대로 그가 말리니 어쩐지 반발심이 치솟아 오른다.

“…….”

남궁진명은 남궁송주에게 달리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외부 사람들이 보기에는 말도 안되는 하극상에 가까운 행위였지만, 남궁세가의 무사들은 별로 놀라지 않는다.

다만 직계 쪽에 앉은 이들이 남궁송주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정도.

“그럼 어찌하는 것이 좋다 생각하십니까.”

“남궁세가의 이름으로 금전 100냥 정도 준비했습니다. 그 정도면 태을문의 제자에게 충분하고도 남는 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남궁세가 무사들의 목숨값이 겨우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단 말씀이십니까?”

“무사들의 목숨값은 감히 금액을 책정할 수 없지요. 허나, 대가라는 건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 아니겠습니까.”

명백히 남궁진명이 밀리는 모습.

이것이 지금 남궁세가의 실상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었다.

창궁상단의 상단주 남궁송주.

그는 방계임에도 불구하고 남궁세가 내에서 소가주의 의견을 반박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발언권을 가진 자였다.

그가 이렇게 행동할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상단주로 있는 창궁상단이 남궁세가가 외부에서 벌이는 모든 사업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남궁세가의 이름으로 벌어들이는 모든 돈이 창궁상단을 통하여 남궁세가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남궁세가의 목줄을 틀어쥐고 있는 상황.

“…….”

불편한 정적이 장내를 감돌 때, 문이 벌컥 열리며 커다란 몸을 가진 노인이 들어왔다.

“그게 무슨 소리지?”

순간, 장내의 모두가 벌떡 일어나 인사했다.

“““가주님을 뵙습니다.”””

6척은 될 것 같은 큰 키에 단단한 근육들, 턱과 머리를 감싼 하얀 수염과 머리만 아니라면 중년인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의 노인이었다.

그는 내 옆에 턱 하니 자리했다.

“남궁송주에게 묻노라. 그게 무슨 소리더냐?”

다른 이들은 모두 자리에 앉았지만, 남궁송주는 아직 서서 대답을 했다.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바로 오늘 남궁세가의 직계 자손들이 죽을 뻔한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남궁세가의 정예 무사가 다섯 명이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런 날 연회를 연다고 하면 세상 사람들이 어찌 볼까 두렵습니다.”

“바로 오늘 그 습격에서 활약한 것 또한 이 청년이라 들었다. 그리고 이 청년이 불과 몇 달 전, 남궁세가의 무사들을 비롯해 4천이 넘는 인원을 손수 구했지. 그런 귀한 이가 남궁세가에 방문했음에도 연회조차 열지 않는다면 세상 사람들이 뭐라 하겠느냐?”

남궁송주는 답하지 않은 채 지그시 창제신검 남궁태하를 바라봤다.

놀랍게도 남궁송주의 시선엔 일말의 두려움조차 담겨있지 않았다. 그저 한심한 노인네를 바라보는 젊은이의 패기 만만한 시선이었을 뿐.

“죽은 이들에 대한 애도는 격식을 차려 할 것이니라. 허나 그렇다 해서 우리가 겨우 모신 손님을 대접하지 못할 정도로 외부 눈치를 봐야 하는 가문이더냐?”

“…….”

“답하라!”

“……아닙니다.”

“그럼 되었구나. 시작하자.”

#

굳이 이런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에서 감사 같은 건 받고 싶지 않았지만,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시비들이 들어와 음식과 술을 놓기 시작했다.

“자네가 진소운이라지?”

“무림말학 진소운 창제신검께 인사 올립니다.”

“흐음, 생각보다 평범하게 생겼구나.”

칭찬인지 비난인지 모를 말에 뭐라 답할 수가 없었다.

“남궁기태를 곤죽 냈다고?”

“아……. 몰랐습니다. 침입자인 줄 알고.”

“푸하하하, 시비한테 하는 것을 봤으면서도 그런 거짓말을 한다니. 꽤나 뻔뻔한 아해구나.”

호탕하게 웃으며 어깨를 툭툭 치는데 그때마다 몸이 퉁퉁 울린다.

슬쩍 고개를 돌려 남궁송주와 남궁기태를 보니 음식이 아니라 벌레를 먹고 있는 표정이었다.

“저 할아버님.”

그때 남궁선화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할 말이 있느냐?”

“네. 제가 이번에 받게 될 대연신단을 진소운 공자께 드리고 싶어요.”

“!”

“!”

장내의 소란이 갑자기 멎었다.

갑작스런 남궁선화의 이야기에 나도 먹던 고기를 놓쳐버렸다. 남궁세가의 자손들이 오 년마다 하나씩 대연신단을 받는단 이야기를 들었는데. 설마 그걸 포기한다고?

“남궁세가에서 이미 그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느니라. 네가 그렇게 나서지 않아도 된다.”

“아니요. 그것과는 별도로 이번에 또 목숨을 빚졌습니다. 은혜를 갚지 않는 건 남궁세가의 이름에 먹칠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넌…… 조금 있으면 무림학관 정시를 치러야 한다. 괜찮겠느냐?”

“대연신단을 핑계로 저의 부족함을 면피하지 않겠어요.”

“좋다. 그렇담, 그렇게 하거라.”

남궁진명과 그의 부인 입에서 잠시 앓는 소리가 나왔지만, 가주가 결정을 내린 이상 토를 다는 이는 없었다.

연회는 나름대로 조용하게 치러졌다.

청명표국에서 있었던 단체 인사나 그런 것은 없었고, 간혹 개인적으로 다가와 감사 인사를 하거나 술을 따르는 이들은 있었다.

어느 정도 연회가 끝날 때쯤이 되자 창제신검이 말했다.

“자네는 나를 좀 보지.”

애당초 그를 만나기 위해 온 자리.

“알겠습니다.”

“아아, 바로 일어나지 말게나. 아직 자네와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으니, 내가 먼저 자리를 비켜줌세.”

그렇게 창제신검이 먼저 자리를 떠나고 나는 한참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태을문의 제자. 잠깐 볼 수 있겠나?”

가주의 개인 연무장에 가려는데, 남궁송주가 나를 따로 불러 세웠다.

“무슨 일이십니까?”

그는 대답 대신 기를 둘러 목소리가 새어 나가는 것을 막았다.

남궁송주의 행동에 남궁산과 남궁선화가 미간을 찌푸렸지만, 별달리 막아서거나 하지는 못했다.

“자네는 모르겠지만, 자네의 모습이 내 눈에 좋아 보이지 않네.”

“어떤 이유에서지요?”

“그 이유는 자네가 알 필요 없네. 자네가 알아야 할 건, 남궁세가의 직계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방계의 힘만으로 충분히 태을문 정도는 지워낼 수 있다는 거네.”

“……구엄산의 일 때문에 그런 겁니까?”

남궁송주의 두 눈이 커졌다.

이윽고 그의 입가에 처음으로 미소가 어렸다.

“머리가 좋다더니, 허언이 아니었군.”

“창제신검이 두렵지도 않으십니까?”

“……창제신검은 두렵지. 허나 큰일을 멈출 정도는 아니네. 구엄산의 일이 있었지만 내가 아직도 멀쩡하게 세가를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알겠지.”

“…….”

“자네는 구엄산의 일뿐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에겐 아니야. 자넨 나에게 잘못한 일들이 아주 많아.”

“…….”

“그러니 명심하게. 내가 마음먹은 순간. 태을문이 안휘성에서 사라진다는 걸 말이야.”

남궁송주는 이내 기막을 걷어내고 나가버렸다.

남궁산과 선화가 다가와 진지한 어투로 물었다.

“무슨 이야기를 한 건가?”

분명 뭔가 있을 거라 확신하는 모습. 난 고개를 저으며 그들을 안심시켰다.

“별일 아니었습니다. 어서 가시죠. 가주님께서 기다리십니다.”

“…….”

#

대연전.

남궁세가의 가장 깊숙하고 높은 곳에 위치한 가주의 처소다.

앞마당에는 가지각색의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해 있었고, 처소를 돌아 뒤로 가자 태을문에 있는 대연무장과 같은 크기의 연무장이 가주 개인의 연무장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곳에 선 창제신검은 턱수염을 매만지며 황산의 꼭대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주님, 저희 왔습니다.”

“식사 자리가 편하진 않았지?”

창제신검의 위엄 있던 모습은 어디 가고, 그는 장난치고 싶어 하는 노인의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아닙니다. 맛있는 음식을 잘 먹고 잘 대접받아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헌데 말이야.”

“…….”

“자네가 우리 산이의 신단을 빼앗았다지?”

“!!!”

예상치 못하게 훅 치고 들어오는 창제신검.

남궁산이 금세 나섰다.

“억울해 죽겠습니다. 할아버님 눈 뜨고 코를 베인 심정입니다.”

나는 뒤통수를 강하게 맞은 심정으로 남궁산을 보았다.

“그게 무슨…….”

“자네가 가져간 칠채보주가 사실은 내가 가장 아끼던 보물 중의 하나였다는 사실을 아는가?”

“허…….”

하늘이 노래졌다.

분명 아버지의 성미상 먹지도 못하는 보석 따윈 가지고 있어봐야 뭐 하냐며 진작 팔아버렸을 텐데.

그걸 인제 와서 돌려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니 창제신검의 물건을 왜 손자가 맘대로 가져다 내기에 걸은 거야!’

어차피 해결 방법이 없는 상황.

뻔뻔하게 나가기로 했다.

“그건 남궁산 선배님과의 정정당당한 승부였습니다. 만약 혼을 내시려거든…… 저 말고 신검님의 보물을 마음대로 내기에 쓴 남궁 선배님을 혼내주십시오.”

“풋!”

“크흐흐흐.”

남궁산과 선화는 키득거리며 웃고 창제신검은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주 재밌구나. 검을 손으로 잡았다더니 배포가 아주 대단해.”

장난이었던가?

나는 기가 빨리는 심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

동시에 무형의 기운이 내 몸속으로 들어오려 했다.

‘이 무슨!’

격기의 수준이 그동안 겪었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아버지인 진태산이 시냇물 수준으로 파악하는 정도였다면, 창제신검은 황하의 강물과 같이 거대한 물줄기로 온몸을 꽁꽁 묶어놓으려는 느낌.

나는 재빨리 뒤로 두 걸음 물러나며 태을진경을 일으켰다.

“?”

“?”

속내를 알지 못하는 남궁산과 선화.

창제신검은 금세 격기를 거둬들이곤 끌끌 웃었다.

“재미있구나. 약관도 되지 않은 아해가 강호를 요동치게 만든 이유가 있었어.”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할아버님?”

남궁선화가 물었지만 창제신검은 고개를 저었다.

“후훗, 넌 몰라도 되느니라. 알게 되면 네 선택을 후회하겠지.”

창제신검은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스스로 익힌 것 중에 재미난 것이 있다지?”

남궁산을 슬쩍 보며 말하는 것을 보니, 파쇄식을 이야기하는 듯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구나. 산이 너는 가서 내 검을 가져오고, 선화 너는 내려가 보거라.”

“좀 더 구경하고 싶습니다. 할아버님.”

“산이도 내려보낼 것이다. 난 이 아이와 단둘이 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

“……네.”

입술을 비죽이던 남궁선화는 몇 번이나 나를 돌아보며 내려갔다.

두 사람이 연무장에서 멀어지자 그가 다시 내게 물었다.

“산이에게 들었다. 창궁무애검법의 약점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결국 예상이 맞았다.

그리고 창제신검은 꽤나 확신하고 있었다.

난 일단 모르쇠를 시전했다.

“어찌 그 신묘하고 기묘한 검법의 약점을 저 같은 이가 알 수 있겠습니까. 선배께서 과장하신 듯합니다.”

“남궁기표 그 아이의 오성이 산이보다 낮을지 몰라도, 이제 막 약관이 된 아이에게 이 초식 만에 제압당할 수준은 아니지.”

그때, 남궁산이 대연전에서 신검의 검을 가지고 나오고 있었고, 신검은 멀리 떨어진 남궁산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남궁산의 손에서 빠져나온 검이 자석에 끌리듯 창제신검의 손에 잡혔다.

“말해 보거라, 네 검을 보기 위해서 내가 어떤 대가를 치르면 되겠느냐?”

“없는 것에 대가를 치르시겠다 하시니 썩 난감하기만 할 뿐입니다.”

호의로 가득했던 눈빛이 점점 서늘하게 변했다.

평생을 군림하며 살아왔던 이가 풍기는 위압감은 살기만큼이나 견디기 힘들었다.

“난 거짓을 좋아하지 않는다.”

난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는 위기감을 느끼면서도 쉽게 입을 열 수 없었다.

남궁세가의 근간은 창궁무애검법이다.

창궁무애검법을 창안한 시조 이후로 몇 세대나 창궁무애검법은 남궁세가의 오의이자 최고의 검법으로 이름 날렸다.

제왕검법이 등장한 이후에도 창궁무애검법에 대한 강호의 대우는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가문의 근간이 되는 검법의 파쇄식을 알고 있다는 건, 그 가문의 근본이 되는 뿌리를 쥐고 흔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비싸게 굴고 싶다면 얼마든지 비싸게 굴어도 된다. 지금 내가 얼마나 급한지 네가 안다면 무엇이든 달라고 하겠지. 그것조차 허용하겠노라.”

창제신검이 창궁무애검법의 파쇄식에 군침을 흘리는 이유를 알고 있다.

남궁세가의 방계 또한 주력 검법으로 창궁무애검법을 익힌다.

지금처럼 방계가 제멋대로 굴려 할 때, 파쇄식은 그들의 검법을 제압하여 규율을 다잡을 수 있는 최고의 패인 것이다.

“그럴 리는 없겠습니다만, 제가 창궁무애검법의 약점을 안다 쳤을 때. 전 제 목숨을 보존받을 수 있겠습니까? 아니, 저를 제외하고라도 태을문이 온전하다 할 수 있겠습니까?”

회귀한 내가 파쇄식을 세상에 알리지 않는 이유.

그건 파쇄식이 곧 내 명줄과 내 사문의 명줄을 끊어낼 위험한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 그 어떤 문파라도 자신의 대표 무공에 파쇄식이 존재한다면 어떻게 해서든 그것을 없애려 할 것이다.

“!!!”

신검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풍기던 모든 기운을 거둬들였다.

“어떤 대가를 받더라도 그 끝이 결국 죽음이라면 무엇을 받더라도 무의미하지 않겠습니까.”

창제신검은 풍 맞은 노인처럼 멍한 표정으로 한참이나 나를 응시했다.

“……좋다, 그럼 네겐 파쇄식 따윈 없다는 것이구나?”

“네 그렇습니다.”

“그럼 그 파쇄식을 얼마에 내놓을 생각이더냐?”

“없는 것을 사야 하실 정도로 급하신 겁니까?”

“만약 그것이 지옥에 있다면 그곳까지 가서라도 사야 한다.

창제신검이 각오한 이상, 난 결국 파쇄식을 내놓게 될 것이다.

나 또한 남궁세가가 정마대전 전까지는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에 파쇄식을 넘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남궁세가에게 받아낼 수 있는 가장 비싼 값은 무엇일까.

“어떤 것이든 상관없으십니까?”

“말해 보거라.”

어떤 것이라도 된다면 내가 남궁세가에서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창궁상단을 주십시오.”

“……뭐?!”

창제신검의 입이 함지박만하게 벌어졌다.

처음 보는 신검의 당황하는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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