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모든 걸 기억하는 천재무사-120화 (120/357)

#120. <황금 옷을 입은 흑염룡(5)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하던데, 이 정도면 유죄라 해야 될 것 같군요.”

생각해 보면 남궁선화와 성모란은 안휘성 내에서 이름난 미녀들이다.

그간 나와 함께한 행보가 워낙에 가혹해서 스스로를 꾸밀 시간이 없었던 탓이지, 실제 그녀들이 각 잡고 꾸민다면 이번 기수의 학관에선 그녀들과 비견될 만한 이들은 없었다.

내 너스레에 남궁선화와 성모란이 입을 가리고 웃음소리를 낸다.

그 모습마저도 그림 같아서 사방에선 작게 앓는 소리들이 들려온다.

“무슨 그런 섭한 말씀을, 이게 본래 저희 모습이라고요.”

성모란의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의 모습은 처음 철검문에서 봤을 때와 참으로 많이 닮아있었다.

다만 최근엔 진흙 묻은 육포도 거리낌 없이 씹던 모습이 생생하였기에 미처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근데, 저분은 일행이십니까?”

내가 두 사람 뒤에 선 다른 미녀를 가리키자, 두 사람은 물론이고 금·은·동 형제까지 묘한 웃음을 짓는다.

“모르겠어요?”

“모르겠냐고요?”

전생까지 따지자면 많은 미녀들을 먼발치에서나마 많이 봐왔었다. 그럼에도 눈앞에 있는 이처럼 붉은 장옷과 금색 장신구가 절묘하게 잘 어울리는 미녀는 본 적이 없었다.

“저예요. 대사형.”

“……아?”

내 입이 함지박만 하게 벌어졌다.

목소리는 분명 내가 아는 그 아이의 것이 분명했으니까.

“사련이?”

붉은 장옷의 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허! 아니, 근데 분명 걸음걸이가 생판 처음 보는 사람의 것이었는데.”

나는 절대 기억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여러 가지로 사람을 기억할 수 있다.

유년시절을 두 번이나 함께 보낸 사람의 몸짓이나 걸음걸이 동작의 움직임은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련이의 걸음걸이는 분명 사련이의 것이 아니었다. 장옷으로 가려져 확실치는 않지만 골격과 체격도 본래 사련이의 것이 아니었다.

“아니, 진 공자 반년 만에 본 사매에게 가장 궁금한 게 걸음걸이뿐이에요?”

성모란이 혀를 차며 말한다.

“괜찮아요. 언니, 본래 대사형은 여자 맘이라곤 눈꼽만큼도 못 맞히는 무딘 사람이거든요.”

“그, 그게 무슨.”

“허씨 아저씨네 막내딸에게 고백했다 차인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요?”

사련이는 마치 복수라도 하듯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어 내 입을 봉해버렸다.

사련이가 꺼낸 이야기에 성모란과 남궁선화는 갑자기 신나는 소재라도 찾은 것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

근데 사련이는 철검문과의 갈등이 풀리지 않았을 때 학관에 왔을 텐데. 언제 친해진 것이지?

“어찌 된 것인지 정말 안 알려줄 것이냐?”

단순히 키가 컸다기엔 너무 많은 것이 바뀌었다.

마치 내가 미타성수를 마셨을 때처럼 사련이의 체형은 무신지체와 많이 흡사하게 변했다.

홍사련이 남궁선화와 묘하게 눈을 마주친다.

“얼마 전에 신검님과 만나 뵈었어요.”

“창제신검님을?”

“네. 그분께서 절 보시더니 기회를 놓치기 아깝다면서 벌모세수를 시전해 주셨어요.”

“허어?”

“그때, 그걸 아직 흡수하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사련이가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금방 알아차렸다. 더 이상 빙정이 필요 없게 된 왕소소로부터 받은 각종 영약들.

태을진경을 익혔다면 모를까 대진신공으로 녹이기엔 역시나 버거웠나 보다.

“덕분에 이렇게 되었답니다.”

사련이 자랑하듯 빙그르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아 보였다. 작은 움직임에서도 묘한 투기가 발산된다.

“참으로 잘 됐구나. 신검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은 드렸느냐?”

“물론이죠.”

“잘했다. 나중에 나도 따로 감사의 말을 드려야겠다.”

남궁선화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내게 말했다.

“근데 어째서 이렇게 조용한 거죠? 당연히 진 공자님이 다른 사람들에게 시달릴 걸 예상해서 조금 천천히 온 것인데.”

“…….”

세 사람의 등장으로 화기애애했던 분위기가 금방 가라앉았다.

은호가 짧게 축약하여 이야기를 해주었고, 세 사람 모두 미간이 찌푸려졌다.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고요?”

“이것들이 안 되겠네.”

성모란과 남궁선화는 우리들보다 더욱 분개한 표정이 되었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걸 보면 그리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남궁선화가 동그랗게 눈을 뜨며 말했다.

“진 공자님, 저 누군지 모르세요?”

“…….”

“제가 바로 그 오대세가의 남궁선화라고요. 저만 믿으세요.”

남궁선화가 성큼성큼 자리를 옮기기 시작했고, 우리도 그녀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우리가 마치 역병인 듯 피하던 이들이 세 여자가 함께하자 망부석처럼 꼼짝하지 않는다.

“사형, 본래 남궁 소저 성격이 저렇게 화끈했나요?”

내게 다가와 작게 이야기하는 사련의 말에, 나는 동정호에서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하며 이야기했다.

“아니, 그땐 조금 더 차분한 성격이었던 것 같다.”

“……흠, 역시. 자고로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러면 신검님께 너무 죄송해지는데…….”

사련은 내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정기 오라버니!”

성큼성큼 다가가는 남궁선화의 외침에 이편을 바라보던 남자가 휙하니 고개를 돌렸다.

“왜 누이를 보고도 모른 척하시는 거죠?”

남궁선화가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화난 듯 말하자, 고개를 돌렸던 남자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떤 미녀분인지 자꾸 시선이 가더라니 선화 누이였군.”

“왜 제 시선을 피하시나요? 제게 잘못이라도 하신 건가요?”

“하하, 무슨 그런 말을. 안 그래도 정시 간에 고생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네.”

“아, 마침 소개해 드릴 사람이 있어요. 그 고생에 함께했던…….”

남궁선화의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정기라는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네. 태을문의 진소운.”

남자가 나를 지그시 보더니 고개를 끄덕한다.

“제갈세가의 정기라 합니다. 직접적인 인연은 없어도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그는 다름 아닌 제갈천기의 형이자 제갈현운의 둘째 아들인 제갈정기였다.

그는 나를 묘한 눈으로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돌렸다.

“흠…… 선화 누이. 지금은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때가 아닌 거 같네.”

“그게 무슨…….”

제갈정기의 시선이 옆쪽 탁자로 향한다.

그곳엔 족제비 얼굴을 한 남궁기표가 살기 등등한 눈으로 이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자리는 상징성 있는 자리네. 이런 곳에서 낡은 친분을 내세워 깨진 신뢰를 되돌리려 하는 건 얕은 생각으로밖에 보이지 않네.”

듣다 못 한 성모란이 나섰다.

“정기 오라버니, 말씀이 너무 지나치신 거 아닌가요?”

“후…….”

제갈정기가 잠시 한숨을 내쉬곤 표정을 바꾸었다.

그나마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일말의 호의마저 모두 메말라 버린 모습이었다.

“왜 두 사람은 백도회에 들어오지 않는 거지?”

“그건…….”

“남궁기표는 물론이고 남궁세가의 사람들 모두 백도회에 소속되었어. 본래라면 철검문도 백도회에 들어올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지. 결국 우리와 함께하지 않겠다 결정한 것 아닌가?”

“그건…….”

“물론 태을문의 사람들도 함께할 수 있음이야. 하지만 그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지?”

“백도회의 명령을 받으라는 이야기 인가요? 대체 누구의 의지이죠? 백도회 어르신들의 의지인가요?”

제갈정기는 답답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누군가의 의지가 아니네. 그랬다면 이렇게 정도회, 12봉성까지 모두 한마음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이건 다 혼돈을 막기 위함일 뿐이지.”

“그게 무슨…….”

“태을문의 제자가 홀로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백팔봉의 위에 서면 강호의 사람들이 뭐라 생각하겠나.”

남궁선화는 관자놀이에 혈관이 튀어나올 만큼 흥분했다.

“대체 무슨 소릴 하시는 거예요?!”

“진 공자 또한 어딘가 속해야 한다는 걸세. 그걸 원치 않는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좋을 것이네. 그게 아니라면 우리가 끌어 내릴 것이니.”

“…….”

“……유쾌하지 않겠지만 연회를 즐기시게.”

더 이상 이야기하면 큰 소리가 날 것 같다는 말을 끝으로 제갈정기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남궁선화가 더욱 흥분하여 달려들려는 것을 말려 우리의 자리로 돌아왔다.

“…….”

“…….”

분위기는 종전보다 더욱 처진 상태였다.

누구 하나 섣불리 입을 열지 못하는 상태.

“……미안해요. 진 공자님. 도움이 못 되네요.”

“그게 왜 소저가 사과할 일입니까.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십시오.”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백팔봉에 끌려다니느냐, 아님 대표직을 포기하느냐였다.

“진소운 학관생.”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교두 중 한 사람이 우리 탁자 근처로 다가와 있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바라봤다.

“역시나 내 예상이 맞았군.”

그는 견성사자로 태을문에 방문했었던 이자곤이었다.

“교육각 소속이시지 않았습니까?”

“정시가 끝났으니 한동안 견성사자로서의 일은 없지 않겠나. 최근에 교두로 발령받아 이곳으로 왔네.”

이미 태을문의 아이들은 그와 안면이 있기에 다들 눈을 마주치고 작게 포권을 쥐었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는 없었다.

아니, 누군가를 아는 척하고 밝게 인사를 나누기엔 우리의 상황이 썩 편하지 않았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썩 좋지 않은 모양이군.”

“……교두님도 이제와서 아는 척을 해주지 않으셨습니까.”

“하하, 보았나?”

“못 보았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지요.”

“이해하게나, 교두는 견성사자와 달리 눈치 봐야 하는 사람들이 많네.”

“그래도 최소한 교관들보다는 처지가 낫지 않습니까?”

교두는 사실상 학관생들의 무공사부나 다름없다.

무공 실력은 물론이고, 학관생들에 뒤지지 않을 배경과 경력을 가지고 있어야 교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 혀가 독한 것은 여전하군.”

“죄송합니다. 오늘 기분이 영 좋지 않군요.”

“뭐, 그렇겠지.”

이자곤은 이해한다는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거 아는가?”

“어떤 거 말씀이십니까?”

“나는 자네가 일부러 특별입학을 양보했다는 것을 알고 있네.”

“…….”

“뭐, 전혀 없는 일은 아니야. 백팔봉 중에서 특히 12봉성에 속한 이들 중에 간혹 그런 이들이 있지. 하지만 자네처럼 아무것도 없는 이가 그런 선택을 하는 경우는 없다네.”

난 그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한 선택은 제 3자가 보았을 때 자살에 가까운 행위였으니까.

“그래도 난 어쩐지 자네가 특혜를 포기했을 때, 자네를 다시 학관에서 볼 거라 예상했네.”

“……그게 무슨?”

“폭혈단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알았지. 자네는 여타 다른 이들이 생각해 낼 법한 일은 하지 않는다는 걸.”

“…….”

“자넨 어떤지 모르겠지만, 난 사실 지금도 다른 누군가 대표를 할 거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군. 아마 자네가 계속 대표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게 어떤 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이자곤은 그렇게 말한 뒤 어깨를 두드리곤 다시 다른 탁자로 향했다. 그가 향한 곳은 12봉성들이 있는 탁자였다.

“…….”

난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며 나 자신을 되돌아봤다.

오직 무림학관의 입관만을 맹목적으로 바라보고 달려오다 시야가 좁아져 버린 느낌이었다.

‘하아…….’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고민해 보자 답은 의외로 금방 나왔다.

“진 공자?”

나는 연회장 중앙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그곳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러자 장내의 소란이 잦아들고 나를 응시하는 이들이 하나둘 늘었다.

“뭐 하려는 거지?”

“스스로 대표직을 내려놓으려 하나?”

“그러기엔 옷이 너무 화려한 거 아니야?”

“하하하.”

어쩌면, 나는 전생과 다른 현생에 기대를 했는지도 모른다.

남궁선화, 성모란, 모용재화, 제갈천기 등을 보면서 다른 이들도 이렇게 바뀔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나는 목소리에 내공을 담아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학관생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번 기수 학관 대표가 된 진소운이라고 합니다.”

나는 사방을 둘러보며 가볍게 포권을 한 번씩 쥐었다.

“저를 아는 분도 계실 거고, 모르는 분도 계실 겁니다. 또한 저를 마음에 들어하시는 분도 계실 거고,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전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고 학관 대표로서 본분에 맞는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 누구도 호응하지 않는다. 나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아마 역대로 학관의 대표는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의 자제들이 하는 것이 연례행사였을 겁니다. 최근엔 12봉성에서도 가끔 대표가 나왔지만, 그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요. 그리고 이번엔 제가 되었군요.”

바뀌지 않는다 한들 그것이 무슨 상관일까.

그것조차 그들의 선택일 뿐이고, 그들이 지금 보이는 행동들은 내가 과거 그렇게도 경멸했던 졸렬한 행동에 불과할 뿐인데.

“전 애당초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그대로, 힘없는 문파의 제자일 뿐입니다.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12봉성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지요. 그렇다고 그들 밑에서 속할 생각도 없고요.”

적대적인 시선이 날아든다.

네가 얼마나 할 수 있을까? 하는 비웃음이 사방에서 터진다.

“그래서 전 그런 것들을 제외하고 오직 이번 기수 학관생들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나는 그저 기회를 줄 뿐이다.

그것이 비극적인 미래를 아는 나의 의무라고 생각하기에, 그리할 뿐이다.

“전 여러분들이 학관을 졸업하는 날 입학 때와는 차원이 다른 모습으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더불어 어느 세력에도 치우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쪽이 사라져 주는 것 같은데.”

누군가 말한 이야기에 주변 사람들이 키득거린다.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순리대로라면 제가 나가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요. 하지만 그랬다간 여러분들은 그저 지금 상태 그대로 안주할 뿐이겠지요.”

“태을문의 제자 따위가 별소리를 다 하는군.”

“우선 이 자리에서 일부 간부진을 선임하겠습니다.”

“…….”

“우선 남궁세가의 남궁선화 소저. 철검문의 성모란 소저. 그리고 저의 사제들인 홍사련과 이은호를 선임하겠습니다.”

“미쳤군.”

“그래, 너희들끼리 실컷 소꿉장난이나 해라. 얼마 못 가 끝날 테니.”

반발이 심상치 않다.

정작 간부로서 선임된 이들도 동요를 금치 못한다.

“그리고 이제 네 자리가 남았군요.”

“굳이 네 자리를 남겨둘 필요 있나? 모두 맘대로 뿌려버리지.”

“남은 네 자리는 다른 학관생들을 위해 스스로 희생할 수 있는 분들로 채우도록 하겠습니다.”

“…….”

“참고로 선착순이 될 겁니다. 가장 먼저 오신 분이 다섯 번째 간부가 되겠군요.”

“미쳤군…….”

나는 의무를 행할 뿐이다.

그리고 그것에 따를지 말지는 그들의 몫이다.

“아무도 당신을 따르지 않을 것 같은데? 괜찮겠나?”

“상관없습니다.”

“…….”

따른다면 살 것이다.

따르지 않는다면.

“제겐 누굴 강제할 권리 따윈 없습니다. 모든 것은 여러분들의 선택이니까요.”

본래의 역사대로 죽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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