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모든 걸 기억하는 천재무사-262화 (262/357)

262. <금의야행(3)>

『……하여, 사흑련은 내부를 완전히 정리했고, 체계를 완성해 나가는 중입니다. 그간 사흑련에 합류하지 않았던 문파들에게 전서를 돌려 합류를 독려하는 중이고, 사흑련의 소문을 들은 흑도 무림의 인원들은 하나둘 사흑련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차후 사흑련의 확장은…….』

산서성에서 당도한 보고서.

아직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이 상세하게 써 있다.

12봉성의 주요 문파들이 구파일방 등과의 정보 격차를 좁히기 위해 만든 정보분석단체, 통칭 ‘연구소’에서 보내온 보고서.

“책상쟁이들이 부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게 당연하다 해도. 이건 좀 심하군.”

철순직이 고개를 저었다.

이전에도, 그전에도, 연구소가 생긴 이래로 단 한 번도 긍정적으로 전망을 분석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12봉성은 그들의 이야기를 부정하거나 자신들의 입맛에 맞추어 바꾸는 등의 일은 하지 않았다.

그들이 보는 시선이 냉철하고 정확하기 때문.

철순직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스스로를 돌아볼 때에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지난 오백 년간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던 강호의 위계를 바꾸자면, 장작더미 위에서 잠을 자고 쓸개를 입에 물고 있는 것만으론 부족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쓴소리쯤은 매일 듣고 있어도 상관없었다.

그럼에도 이번 보고서가 예측하는 12봉성의 앞날은, 이전 보고서가 긍정적으로 보일 정도로 절망적이다.

“혈교의 등장과 사흑련의 득세. 명분을 가진 거대 문파의 성세 확장과 그에 희생되는 중소 문파들이라…….”

너무나도 명징한 이야기들이 그려진다.

그 ‘중·소 문파’에 12봉성, 아니 백팔봉이 들어갈 것은 당연하다.

애당초 백팔봉의 존재 목적은, 기득권의 신진세력 억압에 불과하니까.

겉으론 있어 보이지만 실상은 아무런 권위도 권력도 없는 백팔봉이란 자리를 내어주고, ‘이 정도면 만족하라’고 하는 꼴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권리는 없고 책임만 있는 자리.

문제는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오백 년간 새로운 세력이 득세하려 할 때마다 온갖 사건들이 결국 새로운 세력을 와해시켰다.

개별적인 하나하나의 사건들 간엔 연관성이 없더라도, 커다란 역사 속에서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이를 우연이라 치부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화성,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

거체의 사내는 우직하게 입을 다물고만 있을 뿐이었다.

진소운의 동태를 살피겠다며 대표단에 합류했지만, 남화성은 단 한 번도 진소운과 그 대표단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정보’를 전달한 적이 없다.

“정말 진소운이 변화를 불러일으킬 사람이라 보는가?”

무겁게 입을 잠그고 있던 남화성의 눈빛이 순간 번뜩인다.

“철 형, 난 사실 그런 거 잘 모르겠소.”

이내 담백하고 담담하게 말을 잇는다.

“애당초 나는 머리를 쓰는 역할도 아니지 않소. 그저 내가 보고 들은 이야기를 전달해 줄 뿐이지.”

아무것도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는 남화성.

그를 바라보는 철순직의 입가에 웃음이 삐져나온다.

그 안 굴러가는 머리로 쓸모없는 정보를 전달하려 애를 쓰는 게 철순직에게 보였으니까.

참으로 신기하다, 근래에 진소운은 사절단 업무로 한참이나 학관을 떠나 있었다.

헌데 어째서 남화성은 간자 행동을 꺼리는 것일까?

철순직은 물끄러미 남화성을 쳐다보았다.

“그가 그리 좋은가?”

“무, 무슨 소리요!”

가문의 비밀이라도 들킨 듯, 평정심을 유지하려던 남화성의 표정이 단숨에 깨진다.

“그딴 씨벌럼이 뭐가 좋겠소. 맨날 날 간자 취급이나 하고 허드렛일이나 시키는데.”

간자가 맞는데, 간자 취급을 당한다고 분노하는 남화성.

상대의 내면을 금방 파악하는 철순직은 느낄 수 있다.

분노와 욕지거리 속에 숨겨진 커다란 신뢰를.

자신과 십오 년 이상 붙어 다니면서도 보여주지 않았던 신의를 고작 일 년도 안 된, 더구나 정시를 치를 때 치열한 경쟁자였던 진소운에게 보여주고 있음을.

애당초 누구도 믿지 않고, 누군가의 신뢰도 바라지 않고 살아온 철순직이었기에 이런 모습을 보아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저도 모르게 의문이 생겨난다.

“자네는 사문의 부흥보다 자네의 감정이 더 중요한 건가?”

“…….”

씩씩거리며 흥분하던 남화성이 우뚝 멈춰 선다.

“이번 정시에 삼원문이 쓴 비용이 천문학적이네. 자네를 합격시키기 위해 온갖 애를 썼지. 정녕 자제는…… 부득불 자네를 학관에 밀어넣은 사문을 배신할 생각인가?”

남화성의 눈빛이 서늘하게 변한다.

“철 형, 말조심하시오.”

살기를 쏘지 않음에도 눈빛에서 날카로움이 느껴지는 듯했다.

“난 정시에 참여한 이후로 단 한 번도 사문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소. 난 단 한 번도 내 감정을 위해 사문을 배신한 적이 없단 말이오.”

“그런가?”

사람과 사람 간의 신뢰에 대해서 믿지 않는 철순직이다.

그리고 그런 신의를 주고받는 이들이 우습다고 생각했던 그였다.

헌데, 눈 앞의 어리석은 남화성을 볼 때마다 가슴속에 뭔가 뒤틀리는 기분이 고개를 드는 것은 왜일까?

“안타까운 말이네만 진소운은 혼자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지 못할걸세. 기껏해야, 구파일방을 등에 업고 자신과 사문의 성세를 키우는 정도겠지.”

“…….”

“그가 뛰어난 인재임은 부정할 수 없네. 하지만, 결국 그도 적당한 위치에 오르다 멈출 사람이네.”

이번 사절단 업무로 진소운은 무림맹과 사흑련의 교두보 역할을 맡게 되었다.

무림맹은 그를 중하게 쓸 수밖에 없을 터.

하지만 그가 중한 위치가 된다 한들, 무림맹은 기득권인 자신의 자리를 내어줄 이들이 아니다.

적당한 수준에서 백팔봉의 위치를 바꿔주는 선물을 내릴 것이고, 진소운은 적당히 거절하다 위에서 주는 선물을 받아먹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만족하겠지.’

지난 오백 년간 백팔봉이 그러했듯.

“그리고 그 위치는 삼원문을 대신할 수도 있음이네.”

철순직은 남화성의 두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가슴속에 차오른 이 불편한 감정이, 얼른 해소되기를 바라며.

“태을문과 삼원문의 위치가 바뀔 때도, 자네는 계속 진소운의 옆에 설 수 있는가?”

그걸 바꾸기 위해 발악하는 12봉성이다.

자신들이 강호의 주인인 양 세대를 이어가며 권세를 유지하는 그들에게 자연의 질서가 그렇지 않음을 깨닫게 하려고 지난한 시간을 애써 왔다.

그런데 진소운은 그런 대의(代議)에 큰 훼방을 놓고 있다.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여.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결국 아무것도 바꿀 수 없네.”

“…….”

“자네가 바라는 건 이 세상을 바꾸고자 함이 아니었나?”

남화성은 단순한 면이 있다.

자신이 빠져든 것에 깊이 골몰하고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어린 나이에 훌륭한 성취를 이룰 수 있었지만, 반대로 큰 그림을 볼 수 없기에 큰일을 할 수가 없다..

“곧 세상이 바뀔 거네.”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거요? 철 형.”

철순직은 고개를 저었다.

“자네도 지금 자네에게 이야기해 줄 수 없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겠지.”

“…….”

“그때가 오면. 자네도 선택을 해야 할 걸세.”

철순직은 긴 보고서를 둘둘 말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엇이 대의(代議)를 위함인지 결정을 내려야 한단 말이지.”

이어 남화성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밖으로 향했다.

남화성은 한참이나 철순직이 나간 문을 바라보았다.

#

사절단의 보고까지 마친 나는 곧장 무림학관으로 향하려 했다.

수신호위와는 진작 헤어졌고, 일명과 당서희와도 마지막 인사를 나누려 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일각 사제가 보고 싶군요.”

“나도 좀 더 자고 싶은 것이야. 음냐음냐.”

……잠은 집에 가서 자!

결국 별수 없이 함께 무림학관으로 향했다.

무림학관을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건만, 학관의 정문을 보자니 감회가 새롭다.

‘하긴 학관 생활을 한 것보다 하지 않은 시간이 더 많으니.’

학관 시설엔 변화가 달리 없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학관생들의 분위기가 여느 때와는 달랐다.

곧 있을 학년 평가에 대비해 학관생들은 치열한 훈련을 하는 중이었다.

일명도 그걸 아는지, 학관생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안타까움이 깃들어 있다.

“학년 평가 때문에 다들 많이 초조하겠군요.”

꽤 의외였다.

“일명 선배도 학년 평가 때문에 마음 졸였습니까?”

일명이라는 이름은 그가 강호 활동을 하기 전부터 유명했었다.

그런 존재도 학년 평가는 두려워했었다니…… 신기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내 예상과 달랐다.

“아니요. 다들 초조한 감정을 느끼는 모습을 매번 보았으니까요.”

속세의 번뇌는 이미 초월해 버린 부처의 웃음을 띠는 일명.

“…….”

아, 왠지 얄밉다.

천재란 질투와 질시를 받는 게 당연한 거다.

이거 봐봐, 이렇게 가만히만 있어도 재수가 없잖아?

일명이 주위를 한차례 둘러보곤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일 년간 동고동락한 동기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건 썩 유쾌한 일이 아닙니다.”

혹자는 학관의 규율이 너무 엄혹한 거 아니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

들어오기도 힘든 학관 안에서 또다시 성적순으로 걸러낼 필요가 있겠냐고.

하지만 무림맹의 기조는 단 한 번도 바뀐 적 없다.

추려지고 추려진 최고의 인재들만이 권한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책임의 무게를 이겨낼 수 있는 사람만이 다른 이의 목숨을 짊어질 수 있다는 이 냉정한 기조는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었다.

‘물론, 그렇게 하고도 마교에게 발렸다는 게 모순이지만.’

내가 전생을 떠올리고 있을 때, 일명은 어쩐지 씁쓸한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소운 시주는 대표직을 맡고 있지요? 그렇다면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닐 겁니다.”

“무슨 말입니까?”

“전 용소아와 함께 학관을 다녔기에 모두의 기대와 학관대표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그리 크게 느끼진 못했지만, 소림사의 대표로 있는 만큼 많은 책임을 지는 자리에 대한 부담감이 무엇인진 알 수 있었습니다.”

“…….”

그는 내 얼굴을 한 번 더 들여다보며 살며시 웃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아직 말해줘도 모를 것이라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았겠지만…… 시주는 왠지 알고 있는 것 같군요.”

나는 달리 답을 하지 않았다.

다시금 대표실을 향해 걷고 있자니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저기, 소불 아니야?”

“업혀 있는 사람은 백수신녀 같은데?”

“용봉지회가 온 건가?”

세상이 무너져도 모를 정도로 집중하며 훈련하던 학관생들마저 땀을 닦는 것도 잊은 채 이편을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구른다.

이미 학관에 들어왔다는 것만으로 강호에서 인정받는 신성이 된 그들이지만, 그들에게조차 전 기수의 용봉지회는 또 다른 신격화된 영웅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으니까.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었고.

“아미타불.”

사람들의 성원에 답하듯 일명이 작게 합장을 한다.

그러자 멀리서 지켜보던 학관생들이 일제히 답례하듯 합장했다.

저 줏대 없는 집단행동을 보니 어이가 없다.

도문의 제자 놈들은 왜 갑자기 합장을 하는 거야. 배알도 없나.

멀리서 수군거리는 인원들은 많았지만, 쉽사리 다가오는 이들은 없었다.

그렇게 학관대표실이 있는 건물에 도착했을 때.

“대표님 오셨습니까…… 헉! 뒤에 계신 분들은…….”

“네, 이분들은 저와 함께 움직이셨던…….”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학관생은 복도가 쩌렁쩌렁하게 울리도록 외치며 달려갔다.

“대표님이 용봉지회와 돌아왔다!”

이윽고 일을 하던 이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이편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대표님!”

“대사형!”

“오라버니!”

반가운 얼굴들이 모두 일제히 나를 마중 나왔다.

그래, 내가 용봉지회에 밀리는 건 당연하지. 그래도 나한텐 이 사람들이 있…….

“헉! 일명 선배님!”

“당서희 선배님이다!”

나에게 달려오던 학관생들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나를 지나쳐 일명을 둘러쌌다.

뭐냐? 나 안 보이…….

“선배님들께서 여긴 어찌 오셨습니까?! 어서 앉으시지요!”

“미쳤어……. 이 볼 너무 하얗고 말랑말랑해……!”

내가 바로 코앞에 있건만, 나 따윈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 당서희의 볼을 찔러보고 일명에게 말을 거는 학관생들.

‘아, 졸라 외롭구만.’

그냥 다 꺼져줬으면 좋겠는 마음이었다.

#

“가셨던 일은 잘 마무리하고 오신 겁니까?”

나는 그간 그토록 그리웠던 칠색화의 향을 만끽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럼. 내가 누구냐.”

은호는 여전히 못 미덥다는 듯 미심쩍은 눈빛으로 쳐다본다.

“흑도 무림에서 흑염룡이 진정한 사흑련의 신성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던데……. 또 무슨 짓거…… 아니, 무슨 일을 하고 오신 겁니까?”

“……그놈들의 날조와 선동이 하루 이틀이더냐, 들리는 대로 다 믿으면 내가 흑도 무림의 공동전인이라는 소문도 사실이게?”

“…….”

은호는 잠시 말없이 나를 응시했다.

나는 최대한 자연스레 녀석의 시선을 무시했다.

“흑염룡의 별호가 흑미륵으로 바뀌었다던데…… 그것도 날조인 거지요??”

푸웃.

나는 나도 모르게 내뱉은 칠색화의 향기로운 차향에 잠시 넋을 놓았다.

“흑……미륵?”

“네, 태을문의 제자가 ‘관심법’을 쓸 때마다 흑도들이 절로 고개를 조아렸다면서요?”

미친 새끼들 미친 새끼들 미친 새끼들.

누가 흑도 아니랄까 봐 별호 하나를 지어도 아주 악의적이다.

강호에 뿌리를 둔 불가 문파들이 들으면 발작할 만한 별호를 갖다 붙이다니.

그냥 아주 교묘하게 엿을 먹이는…….

허, 설마…… 담악 그자가 차도살인지계를 쓴 건가?

“아무튼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홍 사저가 대사형의 다리몽댕이를 분질러 버리겠다며 폐관수련에 들어갔습니다.”

폐관수련 들어가기 직전 사련이의 얼굴이라도 떠올렸는지, 은호가 잠시 몸을 부르르 떤다.

뭐야…… 왜 그래, 사람 불안하게.

“아마 각오하셔야 할 겁니다.”

“…….”

스스로 폐관수련에 들어간 건 칭찬할 만하나, 그 동기가 하늘 같은 대사형의 다리를 분지르기 위해서라니.

흠…… 당최 이걸 좋아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잠시 지끈거리는 머리를 꾸욱꾸욱 누르다가 말을 돌렸다.

괜히 생각할수록 머리만 아파질 테니까.

“근데 저건 왜 여기 와 있는 거냐?”

내가 가리킨 집무실 한편에선, 야율극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내가 오고 싶어서 온 줄 알아!”

“…….”

저 새끼는 아직도 나만 보면 저 지랄이네.

“그러니까 여기 네가 왜 와있냐고. 넌 대표단 소속도 아니잖…….”

“대표단 소속입니다.”

“응?”

저 반골 기질 가득한 놈이 대표단에 소속되었다니.

도둑놈이 포쾌 일을 한다는 것만큼 어이없다.

내가 칠색화 마시는 것도 멈추고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자, 은호가 차분히 부연한다.

“제가 데려왔습니다.”

응? 너 똑똑한 줄 알고 내가 믿었는데, 왜…….

나는 턱짓으로 야율극을 가리켰다.

“굳이 싫다는 놈을 왜?”

은호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곧 죽을 거라서요.”

“뭐?”

겨우 살려낸 놈이 또 죽는다니.

시부럴, 내가 없는 동안 학관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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