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 <악의 불씨(2)>
오일식이 죽은 뒤로 전등문도들의 태도가 조금 바뀌었다.
무지성으로 돌격만을 외치던 이들이 몸을 사리며, 자신의 고통에 집중에 제 몸을 돌보기 시작한 것.
“아악!”
“내 팔!!”
“다, 다리가! 다리가!”
비명을 내지르는 목소리들이 그 좆 같은 구호를 듣는 것보단 훨씬 나았다.
물론 그대로 일이 끝나진 않았다.
정신을 차린 뒤엔 내가 오일식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곤 더욱 분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신도 백도인이 아닌가! 그런데 어찌 같은 백도인이 흑도인의 편에 붙어 살인을 저지르는 것인가!”
“이는 절대 좌시하지 않을 거다! 청성파와 무림맹에 알려 네놈과 네놈의 사문에……!”
나를 고발하겠다는 놈부터 시작해 태을문에 복수를 하겠다는 놈까지.
아주 난장판이로구만.
나는 가볍게 응수했다.
“아, 혹시 지금 다 뒈지고 싶어?”
“…….”
꿀꺽.
침묵을 유지하면서도 분노를 참지 못했는지 전등문도들의 몸이 가늘게 떨린다.
흐음, 아직도 상황 판단이 덜 됐나 본데.
“니들 이 일이 그냥 끝날 거라고 생각하나?”
“그게…… 무슨 말이냐!”
“네놈들의 문주는 무림맹에서 공표한 금공을 익힌 자다. 그리고 네놈들은 그 금공을 익혔다는 의심을 받는 자고.”
“뭐? 그, 그게 무슨…….”
“거, 거짓말 마라! 문주님은 그러실 분이 아니다!”
“네놈이 누명을 씌우려는 거구나!”
문파의 인원들이 표사를 지망하는 어른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태을문과 같이 어린아이부터 시작해 나이 든 사람이 모두 함께 지내는 가문 형태의 문파였다면 더욱 처절한 광경을 맞이하게 되었을 테니까.
나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이들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
오일식이 마공을 익힌 게 저들의 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저들을 그냥 놓아주었다간 훗날 어떤 더 큰 재앙이 닥칠지 모르니까.
“뭐, 그건 조사하면 알게 되겠지.”
중상을 입은 자들을 제외하고 모든 이들을 포박하여 독아문으로 향했다.
그나마 황천현 일대에서 규모 있는 세력은 이곳밖에 없으니까.
독아검의 부하들에게 족쇄와 포승줄을 사 오게 한 후, 놈들이 숙소로 사용하던 집안에 쇠말뚝을 박고 족쇄와 연결해 금옥으로 대신 쓰게 했다.
어설프긴 하지만 이 정도면 며칠은 충분히 버틸 수 있을 터.
나는 양옆으로 도열한 독아문도들을 바라보며, 뻐근했던 어깨를 풀었다.
“무림맹에서 조사단이 나올 거다. 그들에게 인계하기 전까지 한 명이라도 죽는다면 니들은…….”
독아검이 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가 벼락처럼 울린다.
“나한테 다 죽는다.”
“네, 넷!”
아니, 그렇다고 허리까지 숙일 필요는 없는데…….
근데 저 인간은 아까부터 왜 저렇게 깍듯해?
어찌 됐든 마공을 익힌 건 오일식과 그를 가장 따랐던 등고현 두 사람뿐인 것으로 보인다.
애당초 수상한 무공임을 본인이 가장 잘 알았을 테니 쉽사리 다른 이들에게 전수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들도 마공이 사형을 넘어 멸족까지 당할 수 있을 정도로 중죄인 걸 아는데 그걸 함부로 타인에게 넘기고 말고 할 수도 없었겠지.
‘더구나 등고현조차 자신이 마공을 익히고 있다고는 생각도 못 했을 거고.’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전등문도들이 용의 선상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는 없다.
등고현처럼 자신도 모르게 익혔을 수도 있는 거고…….
뭐 그건 무림맹 감찰각이나 집행각에서 알아서 판단하겠지.
나는 독아검에게 전표 한 장을 내밀었다.
“이걸로 무림맹에서 사람이 오기 전까지 식비 충당하고 망가진 시설도 고치고.”
독아검이 감동받은 눈빛으로 전표를 받아 들었다.
“……어, 공자님…….”
“부담 갖지 말고 받…….”
“이거 은화 백 냥짜리인데요?”
“…….”
“전등문 애들만 해도 팔십이 넘는데…….”
뭐?
나는 은전 한 냥으로 죽엽청 열 병이랑 과파육, 간식거리인 당과까지 사 왔는데 백 냥이면 충분하지.
아니, 충분한 걸 넘어서 남은 돈으로 전각 짓는 거 아냐?
#
간밤에 독아문에 갔던 진소운이 전등문까지 쳐들어갔다는 소식에 대천상단과 왕가장의 사람들은 아연실색했다.
물론 이것으로 끝났다면 다행이겠지만.
전등문이 백도를 표방하는 문파, 나아가 얕게나마 청성파와 연을 맺고 있는 방파라는 소식을 들은 후엔.
뎅그렁-
……끝내 들고 있던 수저를 놓아버렸다.
“아니!!! 도련님!!! 돈만 되찾으러 가시는 거 아니었습니까!!! 백도 문파를 쳐들어가다니요!!!”
“아, 다 사정이 있었습니다. 걱정 마세요. 문주가 죽은 것도 별 탈 없이 처리할 수 있으…….”
“네에에에?!!!! 무, 문주를 죽여요????”
“아…… 이건 모르셨나?”
진소운이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자, 고중탁은 너무 놀라다 못해 졸도해 버렸고.
느긋하던 왕소소의 표정도 심상치 않게 변했다.
“오라버니. 무림맹에 소속되지 않은 문파라 한들, 백도를 표방하는 이들이라면 문제가 생길 거예요.”
“걱정하지 마라. 해결할 수 있으니.”
“…….”
황천현을 떠나는 상단의 행렬에는 관이 하나 더 실렸다.
처음엔 관을 운반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상단 사람들 모두 질겁을 했지만, 이걸 가져가지 않으면 전등문의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말에 입을 꾸욱 다물었다.
안휘성 합비에 들어선 이후, 진소운은 관을 들고 무림맹 합비 지부에 방문했다.
그사이 진소운이 전등문의 문주를 죽였다는 사실이 전해져 잠시 소동이 일었다.
“진소운 학관생. 이번 일에 대해서 합당한 설명이 있어야 할 걸세. 아무리 학관생의 신분이라 한들 백도 문파에 쳐들어가 문주를 죽인 것은 큰 죄가 되니까.”
삼엄한 감찰 속에서 진소운이 내민 것은 등고현의 시체였다.
“우욱!”
“왜, 왜 이걸!”
“시발! 창문 열어!”
날씨가 많이 풀린 탓에, 방부처리를 하지 않은 시체에서는 코를 찌르는 시취가 풍겨 나왔다.
진소운은 이런 악취에 익숙하다는 듯, 태연하게 보고했다.
“이것을 조사하다 일어난 일입니다.”
“이것이라니?!”
부지부장의 일갈에 진소운의 손가락이 등고현의 눈동자로 향한다.
코를 막고 인상을 찌푸리던 이들의 시선이 곧 진소운의 손가락을 따라 그곳에 다다르자…….
“……!?”
하나둘 놀란 토끼 눈이 되어 코를 막고 있던 손을 내렸다.
“이게 무슨 조화지?”
“먹물이라도 뿌려 놓은 건가?”
“아니, 그렇다기엔 너무 검은 거 같은데…….”
이질적인 눈동자는 단숨에 이 사건이 심상치 않음을 납득시켰고, 진소운의 혐의는 그 자리에서 풀렸다.
진소운은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특별한 외형의 변화는 눈동자뿐이었습니다. 다만 마치 고통을 느끼지 않는 듯, 신체의 한계를 넘어서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신체의 한계를 넘다니?”
“자신의 발목이 부러지는 것도 모르고 바닥을 박차 달려들더군요.”
“…….”
상식적인 무인에게선 쉬이 볼 수 없는 행동.
내공의 한계와 신체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은 절대 그런 무모한 짓을 행하지 않는다.
지부 사람들은 다들 말을 하진 않았지만 몇 가지 단서만으로도 이것이 ‘금공’과 관련된 일임을 직감했다.
그러자 곧장 진소운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역시나 무림학관 수석은 다르군.”
“명망 높은 명문 태을문의 출신은 달라도 뭐가 다르군요.”
“암암, 합비의 자랑인 태을문에서 내 언제고 이런 걸출한 인물이 나올 줄 알았지.”
“태을문주는 잘 계시지?”
학관 수석이 직접 보고 했기에 중간에 누락 될 일도 없고.
이번 사태의 보고는 결국 맹원들의 인사고과로 이어질 터.
그것을 잘 아는 진소운은 별말을 붙이지 않았다.
무림맹 합비 지부는 이례적으로 조사 전에 전등문에 대한 혐의를 공표했다.
‘사술’을 이용해 세간에 혼란을 야기했다는 혐의.
합비 지부의 인원들이 먼저 황천현으로 긴급 출동했고, 무림맹의 집행부에서도 조사 인원을 파견했다.
한편, 백도 무림이 전등문에 대한 조사로 시끌벅적해진 동안.
흑도 무림에선 황천현을 중심으로 기이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글쎄, 흑염룡이 사실은 흑도 고수들의 공동전인이라더만.”
“크하하하! 이 멍청한 놈, 그 헛소리를 진짜 믿다니!”
“허어! 사실이라니까? 황천현의 독아문이라는 문파가 전등문의 습격으로 위기에 처했는데, 글쎄 흑염룡이 단신으로 전등문에 쳐들어가 멸문을 시켰다더군!”
물론 이 말도 안 되는 헛소문을 쉬이 믿는 사람은 없었다.
애당초 진소운은 무림맹 백팔봉 중 하나인 태을문 출신이었고, 본인 또한 무림학관의 수석이었으니까.
학관생의 신분을 얻게 되는 순간 무림맹에서의 출세가 보장되는 만큼, 그 인원들 하나하나의 배경 또한 상세하게 조사한다.
애당초 학관 자체가 구린 과거가 있는 자들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기도 했고.
처음엔 그저 백도인을 놀리기 좋아하는 흑도인들이 만들어 낸 농담에 불과하다 여겼지만, 이번에 떠도는 소문은 그저 농담이라기엔 너무 구체적이고 뚜렷하였기에 계속해서 확대되고 재생산되었다.
일단 전등문이 멸문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전등문도들 전부를 독아문에 가둬두고 모진 고문을 했다지?”
“게다가 전등문의 문주도 죽여버렸다 하더군!”
“허어, 굉장하군……! 아니, 그런데 왜 무림맹이 가만히 있는 거지? 그 위선자 새끼들은 맹방이 아니더라도 백도 문파에 뭔 일만 나면 흑도를 쥐잡듯 잡았잖아.”
“흑염룡이 달리 흑염룡인가? 내부에서 뭔가 모략을 벌인 거겠지.”
“맞아! 그래서 이번에 전등문이 사술을 썼다는 누명을 씌워 아예 토벌 대상에 올려 버렸다던데…… 보통내기가 아니구만!”
근거 없는 소문에서 시작한 이야기들이 무림맹의 대처와 맞닿으면서 흑도인들은 하나하나 헛소문들을 믿기 시작했다.
“하남 전체를 순방하며 흑도 문파 하나하나를 다 점검했다던데?”
“흑도인들을 만날 때마다 ‘친구’라는 호칭을 썼다더군!”
“내가 듣기론 사흑련에 있을 때, ‘혈투’ 어르신과 오랜만에 회포를 나누었다고 하던데?”
“그럼 혈투 어르신께도 무공을 전수받은 건가?”
“그뿐인가! 혈투 어르신께서 유일하게 거둔 제자라 했네!”
작은 눈덩이로 시작한 소문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흑염룡의 위세가 실로 대단하군!”
“역시 흑도 무림의 공동전인이자 흑미륵일세!”
……그 소문은 하남과 안휘성에서 시작해 천하로 알음알음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정작 소문의 당사자인 진소운은 알지 못하는 일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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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림맹 지부에서 일을 마친 뒤 곧장 흑점으로 향했다.
“오! 공자님, 어서 오십시오.”
처음 보는 흑점 주인은 흑패를 확인해 보지도 않고 나를 알아봤다.
“저번에도 그러던데. 대체 나를 어떻게 아는 겁니까?”
“하하, 저희가 귀한 손님을 못 알아보면 안 되지 않습니까. 당연히 용모파기에 대해선 다 파악하고 있지요. 그리고 이것도 있고요.”
“응?”
흑점 주인이 작은 족자를 꺼내었다.
그곳에는 하얀 비단에 금색 수실로 화려한 문양을 낸 옷을 입은 사내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의 가슴팍에는 대문짝만하게 ‘수석’이라는 글씨가 쓰여있었다.
덜덜덜.
나는 떨리는 손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 이게 어디서 난 겁니까?”
은호 그 빌어먹을 놈이 만든 이 저주 받을 그림이…….
“아! 모르셨습니까? 공자님께서 학관에 수석으로 입학하신 후에, 많은 학부모들이 수석 기원 부적으로 구매하면서 유통이 많이 되었습니다.”
이게 뭔 개소리야!
왜 남의 수치스런 과거를 부적으로 쓰는데……!
“이런 이야기가 조금 실례될 수 있겠습니다만…… 사람들의 인식에선 태을문의 제자가 학관의 수석으로 입학한다는 게 형설지공(螢雪之功)과 같은 일로 받아들여지는지, 시험 비슷한 걸 치는 집안엔 꼭 이 족자가 붙어…… 어?”
이성적 판단을 내리기도 전에 내 몸이 절로 움직여 족자를 북북 찢었다.
그리고 그 수치스런 그림이 조각나고 나서야 이 족자의 주인이 흑점 주인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아, 미, 미안합니다.”
“……괜찮습니다.”
스윽-
“또 하나 더 있거든요.”
해맑게 웃으면서 족자를 꺼내어 보이는 흑점 점주.
“…….”
나는 다시금 손을 뻗으려다 냅두었다.
……왠지 똑같은 족자가 더 있을 거 같아서.
후, 씨바.
야무지게 족자를 말아 안전한 곳에 넣어둔 점주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럼 오늘은 어떤 것을 도와드릴까요?”
나는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하오문을 찾은 이유를 말했다.
“양군백 당주를 만나야겠습니다.”
“…….”
순간, 여태껏 웃음기로 가득했던 점주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무슨 일 때문이십니까?”
“전등문에 관한 일입니다.”
“……사술 말입니까?”
“표면적으로 그렇게 알려져 있지요.”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점주.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하며 덧붙였다.
“지난번에 제가 넘긴 사체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라고 하면 이해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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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맹에서 조사를 시작한다고 했으나, 아마 제대로 된 조사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탕마멸사에 누구보다 진심인 이들이었지만, 모순적이게도 그들의 인식 속에 마교의 존재는 그저 상상 속의 도깨비와 다를 바가 없으니.
더구나 합비 지부의 인원들만 봐도 알 수 있듯, 성과를 두고 정치질을 시작하면 본질은 더욱 흐려질 것이다.
그러니 그에 대한 흔적이 사라지기 전에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어쩌면 더 큰 문제가 있을지도…….’
본래 계획보다 더 빠른 준비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였다.
만약 정마대전이 일어나기 전에 마교가 이미 백도 무림 내에서 암약하고 있었던 거라면, 여태껏 내가 준비해 온 계획들은 모두 무용지물이 될 테니까.
무림맹에 보고를 할 때 폭혈단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아직 폭혈단이 마인의 마기를 끌어올리는지 확신할 수 없고, 또한 이 이야기가 알음알음 퍼져 나가 마교의 귀에까지 닿게 된다면 또 다른 변수가 생길지도 모르니까.
“후…… 강호의 평화를 지키기란 정말 어렵구나.”
“뭐 인마!”
“강호의 평화를 지키기 어렵다 말씀드렸습니다.”
“이 자식이 뚫린 입이라고! 손 똑바로 안 들어!”
나는 다시금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내가 잘못한 게 뭐가 있지?
대천상단의 보호통행료도 아꼈고, 앞으로의 상행에서 보호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 놨는데.
이 정도면 되려 칭찬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어휴! 저, 저!”
분을 참지 못한 아버지가 벼루를 집어 던지려 했고, 그때 왕 장주가 얼른 나서서 막았다.
“그만하게. 이게 다 대천상단을 위해서가 아닌가.”
“아니, 진짜 저놈이 흑도인이라도 된 게 아니라면 왜 엄한 백도 문파에 쳐들어가 휘젓고 다닌단 말입니까!”
“아, 글쎄 그놈들이 사술을 익혔다고 하지 않았나. 그럼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거지.”
“역시 장주님이십…….”
“진소운 너 이 새끼 닥쳐! 후, 그러니까 그걸 왜 저 미친 새…… 아니, 저놈이 하냐고요!”
강호의 평화를 지키는 게 이렇게 고독하고 외로운 일일 줄이야.
그렇게 아버지의 눈칫밥을 피해 태을문에서 백해광에게 수련받으며 매일 기절을 하는 동안.
하오문에서 다시금 연락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