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한전생 더 빌런-172화 (172/367)

16-스캔들

잠재적 골칫거리를 제거한 경완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남미의 위험한 컬트 마피아를 제거했지만 세상은 변한 것이 없는 듯이 여전했다. 온갖 일이 다 일어나는 이 세계에서 사이비 광신도 집단의 유무는 그리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하는 모양이었다.

한국 정부는 북한 지역 발전과 북한 난민 동화책 및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으나, 초능력 연구 예산, 초능력 인재 확보 등 시대의 패러다임을 지배할 기술과 역량을 확보하는 것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와 야근의 일상화라는 패시브 스킬 덕분에 헐떡여도 커버가 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더구나 가스관 연결과 시베리아 철도 연결에 진심인 러시아의 전폭적인 지지,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싫어하는 미국의 지지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었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가고, 인류가 멸종해도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 듯, 중국 주석의 눈깔이 파여도, 수천 명에 달라는 마약 카르텔이 일순간에 단체 자살이라는 기이한 형태로 사라져도 세계는 굴러갔다.

사람이 죽더라도 산 사람은 살아가는 것이 세상의 이치가 아니던가?

그런 이치에 따라 경완은 게임을 즐기며 평화로운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 그를 감시하는 옆집의 국정원 요원 오하나, 한대정은 게임에 몰두하는 경완의 모습을 보며 소름 끼친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도무지 일순간에 수천 명을 죽인 사람답지 않게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 진짜 싸이코패스가 아닐까?

“도대체 어떻게 한 걸까?”

선배이자 사수인 한 대정의 말에 오하나가 대답하길,

“정신계 능력의 일종이라고 봐야죠.”

그들도 명색이 국정원이었고, 미국과의 공조로 경완에 대한 감시, 관리, 경호를 하는 입장이라 그가 이번에 남미에서 저지른 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정신계 능력이라……. 끝이 어디까지인지 도저히 모르겠군.”

신체강화능력에 염동력에 정신계 능력까지. 좀 오해가 있긴 했어도 이경완이라는 인간의 능력은 그 한계가 어디인지 가늠이 어렵다는 점은 마찬가지였다.

왜 하늘은 이런 범죄자에게 이렇게나 대단한 재능을 몰아줬는지 참으로 이해가 안 된다면서 경완을 험담하던 두 사람은 삐빅 하는 신호음에 모니터를 보았다.

누군가 경완의 집에 방문하면 울리는 신호였다.

두 사람은 경완의 집 초인종을 누르고 있는 여자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누구지?”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인데 챙이 넓은 모자와 크고 짙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서 명확히 알 수가 없었다.

그러는 한편 그 여자는 계속해서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다.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안 사요.]

한참이나 누르고 나서야 인터폰으로 나오는 목소리에 초인종을 누르던 여자는 어이가 없었다. 누굴 잡상인으로 아나?

“오빠, 나야.”

[누구세요?]

“나야 나. 미연이.”

가수이자 연기자 겸 예능계의 블루칩, 슈퍼스타 이미연.

그녀가 경완의 집에 찾아왔다.

하지만 인터폰에서 나오는 음성엔 그 어떤 희열이나 감동, 기쁨조차 없었다. 그저 귀차니즘뿐.

[왜 왔냐?]

“왜 왔긴? 집들이 왔지. 선물도 있어.”

[응 고마워. 마음만 받을게.]

그러니 집에 돌아가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었지만 미연도 세상 풍파 산전수전 다 겪어본 여자라 쉽게 꺾이지 않았다.

“문 열어봐. 선물 있다니까.”

[굳이 주겠다면 거절하지 않을게. 대문 앞에 놔두고 가.]

“오빠! 정말 이러기야?!”

[응. 정말 이럴 거야.]

미연의 눈에 불이 켜졌다.

“담 넘어간다.”

[경찰 부른다.]

“부르라지.”

미연은 양팔을 걷으며 현관에서 두어 걸음 물러나 고개를 좌우로 살피며 담을 살폈다. 어디 딛고 넘어갈 곳이 없나 살피는 모양새는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았다.

경완이 경찰을 부르나 미연이 담 넘으려 애쓰는 꼴을 본 누군가가 경찰을 부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되자 경완은 결국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삐- 탁.

대문의 잠금이 풀리는 소리에 미연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현관문을 나선 경완이 대문 안으로 들어오는 미연을 보며 말했다.

무한전생-더 빌런 17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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