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명문고 EX급 조연의 리플레이-226화 (226/925)

43. 변하지 않는 것 (7)

홍규빈은 몽롱하면서도 점점 사고가 명료해지는 것을 느꼈다.

제갈재걸을 만나 옅어져 있던 피로가 초판 1쇄를 보니 아예 눈 녹듯이 사라진 탓이었다.

홍규빈은 밀려오는 감격에 할 말을 잃고 제 손에 들린 잡지와 잡지의 초벌 버전을 응시했다.

‘내가 꿈을 꾸고 있나?’

홍규빈이 플레이어 협회에 입사하고 나서도 구질구질하게 굴기 시작하자 제갈재걸은 홍규빈을 모른 척했다.

그런 제갈재걸이 홍규빈을 찾아온 것도 놀라운데 선물이 너무 커서 말을 잇지 못했다.

반면 제갈재걸은 수치심에 말을 잇지 못했다.

제 사진과 인터뷰로 가득한 잡지를 바쁜 첫 제자의 시간을 빼앗아 가며 건네는 상황이 미묘했다.

게다가 말 많은 첫 제자가 입을 떡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더 그랬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선물을 준비하겠…….”

“아닙니다. 이렇게 귀한 선물을 받아 어떻게 감사 인사를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요. 근래에 들어서 가장 갖고 싶었던 겁니다.”

제갈재걸이 종이봉투 쪽으로 손을 뻗으려 하자 홍규빈이 생글생글 웃으며 종이봉투를 꽉 움켜쥐었다.

“신문부 학생이 만든 걸로 아는데, 초판 1쇄는 귀한 것 아닌가요?

“……아이들이 세 권이나 줘서요. 열람용, 소장용, 예비용으로 쓰라고 했습니다. 예비용은 선물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시 제갈재걸 선생님의 제자들답게 사리에 밝구나!

홍규빈은 감탄했다.

자신도 질 수 없다는 생각이 차올랐다.

“답례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선생님 차 필요하세요?”

“차 말씀이십니까? 이번에 취재 여행차 방문한 곳에서 좋은 찻잎을 들여와서 괜찮습니다.”

“아뇨, 그 차 말고요. 가을에 NK자동차에서 신형 플레이어카가 출시될 예정인데, 마침 전에 제갈 선생님께서 입은 버건디 슈트와 같은 색상의…….”

“됐습니다.”

제갈재걸은 홍규빈이 진짜로 플레이어카를 뽑아 오기 전에 철벽을 쳤다.

홍규빈은 끈질기게 디자인과 성능, 승차감 등에 대해 구구절절 늘어놓았지만, 제갈재걸은 조금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사실 저 선물은 제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의신이가 추천해 주더군요.”

홍규빈은 그 말에 다시금 제갈재걸의 성품에 관해 감탄했다.

홍규빈이 초판 1쇄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오해할 때는 제갈재걸은 조의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다 마음에 든다는 티를 줄줄 내자 굳이 언급하여 조의신에게 공을 돌리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제갈 선생님. 의신이한테도 고맙다 전해 주세요. 저도 직접 감사 인사를 하겠습니다.”

제갈재걸은 그 말에 희미하게 웃었다.

홍규빈은 그 미소를 보자 다시 질척거리며 제갈재걸을 붙잡았다.

“……그런데 정말 차 안 필요하세요?”

“됐다고 했습니다.”

*    *    *

은광고의 기숙사는 전교생을 넉넉히 수용하고도 남을 규모로 지어졌지만, 기숙사생은 전교생의 반 정도에 불과했다.

그래서 사전에 기숙사실을 함께 쓰겠다고 지익회에 신고하지 않는 한, 기숙사생은 누구나 2인실을 혼자 쓸 수 있었다.

그러고도 아직 비어 있는 방이 남았다.

그 덕에 목우람도 비어 있던 기숙사실에 혼자 배치되었다.

‘다른 애 기숙사실에 놀러 가는 건 처음이네.’

예전에 성시완과 김신록, 유상훈이 내 방에 놀러 온 적은 있지만, 내가 다른 애 방에 놀러 간 적은 없었다.

우리 반 애들이나 박승현을 만날 때는 보통 기숙사의 층마다 존재하는 공용 공간, 중앙 휴게실을 이용하거나 지익회관의 편의시설을 이용했으니까.

“빨리 앉죠!”

목우람이 들뜬 얼굴로 나를 맞이했다.

내 손에는 휴게실 자판기에서 뽑은 과자와 음료가 잔뜩 들려 있었지만, 목우람은 먹을 거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먹을 것 외에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처음 기숙사실에 들어 왔을 땐 좋은 시설에 감탄했는데 목우람은 그딴 건 아무래도 좋다는 태도였다.

그저 목우람은 빨리 권레나 얘기를 듣고 싶어 안달을 냈다.

“본인이 없는 자리니까 별로 대단한 얘기는 못 할 것 같은데…… 무슨 얘기부터 듣고 싶어?”

내 플레이어블 캐릭터, 권레나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자리에 없는 반 친구를 소개하는 수준의 이야기만 할 예정이었다.

권레나가 참석한 환몽 경매, 입학 첫날에 있던 일, 출생의 비밀이나 진짜 이름 같은 건 말할 수 없을 거다.

“전부 부탁드립니다.”

중증이구나.

무엇부터 말할까 고민하다가 말을 정리했다.

“걔는 올해 현악부에 들어가서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권레나가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지 몇 달 되지 않았다는 말에 목우람이 경악한 얼굴을 했다.

권레나의 바이올린 연주는 아직 미숙하긴 했지만, 바이올린을 배운 기간을 생각하면 꽤 빠르게 습득한 편이니까.

“권제인 선배님의 내한 공연 일정이 잡혔다는 소식에 반 아이들과 티켓팅을 했어. 공연 장소는 우리 학교 호연관이었는데 그곳 좌석이 많은 편이 아니고, 권제인 선배님이 내한 공연을 하는 건 오랜만이라서 티켓을 구하기 어려웠어.”

권제인의 내한 공연 티켓팅에 반 아이들이 단체로 광탈했다는 말에 목우람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과몰입 중인 목우람은 머릿속으로 본인이 권레나 콘서트의 티켓팅에 실패한 상상을 하는 것 같았다.

내 이야기는 권제인 선배님과 권레나가 만났을 때로 이어졌다.

“권제인 선배님이 스태프로 일하던 우리를 찾아오셨어. 반 아이들한테 선물을 주셨는데…….”

여기에서 자연스럽게 권제인이 선물한 이능 바이올린 이야기가 나왔다.

털썩.

목우람이 권레나에게 이능 바이올린이 있다는 말에 세상을 잃은 얼굴을 하며 바닥에 엎어졌다.

“그 영상 속에서 레나 님께서 이능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을 봤습니다. 하지만 레나 님이 가장 존경하는 음악가가 직접 선물한 이능 바이올린인 줄은 몰랐습니다…….”

목우람이 심하게 망가졌다.

권제인이 직접 선물한 바이올린은 권레나에게 엄청나게 큰 의미가 있긴 했다.

이 부분은 숨기는 게 좋았을까?

“……이렇게 된 이상 스승님보다 뛰어난 수준의 이능 바이올린을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망가진 목우람의 회복은 빨랐다.

목우람의 눈에서 투지가 들끓는 게, 뮤즈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느낄 수 있었다.

그때, 목우람이 떠올릴 필요가 없는 일까지 기억해 내려 했다.

“예전에 권제인 씨가 스승님께 선물용으로 이능 바이올린을 하나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분명 ‘가족이 바이올린에 관심을 보이면 선물할 예정’이라고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

나는 즉시 말을 돌렸다.

목우람은 언젠가 권레나의 출생의 비밀을 알아챌지도 모른다.

그러나 권레나와 3초 눈이 마주쳤다고 기절하는 놈한테 지금 비밀을 알게 하는 건 좀 그랬다.

“너는 걔한테 맞춰서 이능 바이올린을 만들 거잖아. 네 스승님이 만든 선물용보다 더 좋은 이능 바이올린을 만들 수 있을 거야.”

“네! 정진하겠습니다.”

목우람을 한껏 띄워 준 후, 화두를 던졌다.

“그때 이능 바이올린 아이템 카드의 설명문을 읽었는데…… 그 설명문은 네 스승님이 작성한 거야?”

“네, 그렇습니다!”

이능 바이올린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설명]

연주자의 경험, 기대, 사상, 목표, 신념 등에 근거하여 희귀도도 연주의 질도 변하는 악기.

최대 UR급까지 변화한다.

한편, ‘무명의 운명’의 설명문은 이러했다.

[설명]

사용자의 경험, 기대, 사상, 목표, 신념 등에 근거하여 이름도 희귀도도 효과도 변하는 무기.

운명력을 지닌 자만이 사용할 수 있다.

다시 떠올려도 두 아이템의 설명문은 상당히 유사했다.

“변화하는 악기라는 개념이 신선했어. 원래 이능 바이올린은 이런 설명이 붙는 거야?”

“아닙니다. 스승님의 모든 이능 바이올린이 그런 건 아닙니다. 초기 작품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 무슨 계기로 이능 바이올린이 ‘무명의 운명’과 유사해진 걸까.

짐작 가는 이유를 하나 던졌다.

“상위 존재들이 네 스승님을 아꼈다고 들었어. 그렇게 바뀐 건 상위 존재와 관련이 있어?”

“상위 존재들이 스승님의 작품에 영향은 줬겠지만, 아닙니다.”

목우람은 추억에 잠긴 얼굴로 먼 곳을 응시했다.

“본래 바이올린 장인이시던 스승님께서는 이계 충돌 이후, 플레이어로 각성하셨습니다. 그리고 권제인 씨처럼 소리를 이용해 이능을 사용하는 플레이어를 위해 이능 바이올린 제작을 하기로 결심하셨습니다.”

목우람은 세계에서 단 한 명뿐이던 위대한 바이올린 장인의 일대기를 짧게 읊었다.

그는 유명 인사였지만 사람을 피해 살던 인물이라 정보가 거의 없었다.

목우람의 입에서 나오는 건 전부 처음 듣는 이야기들뿐이었다.

“스승님께서는 저를 거두시기 전에는 무모한 일도 서슴지 않으셨습니다. 이능 바이올린 제작 재료를 모으기 위해 높은 난이도의 이계 공략도 자주 가셨다고 합니다.”

“그날 스승님이 공략하셨던 이계는 SSR+++급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뭐가 잘못된 건지 입장과 동시에 EX급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계 충돌이 일어나 ‘존재할 수 없던 것’, ‘관측하기 어려웠던 것’이 당연히 현세에 존재하게 되었다.

그러나 규격 외 측정불가, EX급 이계가 세계에서 관측된 사례는 손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희귀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도 있지만, EX급 이계는 지나치게 강대한 힘 때문에 실체를 유지하지 못하고 자멸해 금방 소실되어 관측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EX급 이계에서는 긴급 탈출 아이템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스승님과 동행했던 공격대 파티원은 전멸했습니다. 스승님도 죽음을 각오했을 때, ‘새하얀 그림자’가 나타났습니다.”

새하얀 그림자.

사람의 형상에 가까웠던 새하얀 그림자 하면 곧장 떠오르는 게 있었다.

내게 ‘무명의 운명’을 건넸던 정체불명의 존재였다.

“그 새하얀 그림자는 아이템 카드를 꺼내 무기로 실체화하여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새하얀 그림자는 목우람의 스승을 출구로 이끌었다.

그자는 이동 중에 아이템 카드를 온갖 무기로 자유롭게 바꾸어 가며 마주친 에너미나 기믹을 처리했다.

“무사히 이계를 탈출한 스승님은 거듭 감사 인사를 하며 그분의 이름을 물었지만…… 그분은 ‘운명력이 인도해서 왔을 뿐.’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운명력까지 언급되다니.

“스승님께서는 그 아이템 카드에 쓰여 있던 설명문에 영감을 받아 변화하고 성장하는 바이올린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목우람은 딱딱한 한국어로 모든 설명을 마쳤다.

그 이후로도 권레나의 음식 취향, 이능 바이올린이나 목우람의 스승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지만, ‘무명의 운명’의 단서는 그 이상 얻을 수 없었다.

헤어지기 전, 목우람에게 한 가지 더 물었다.

“그 아이템 카드에 대해서 더 아는 건 없어? 예를 들면, 카드 테두리 색을 보면 희귀를 알 수 있잖아.”

“아, 그렇죠!”

그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꾸던 아이템 카드는 투명한 카드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그 아이템 카드는 그 그림자만큼이나 새하얬다고 합니다. 이상한 일이죠. 희귀도 표시 중에 흰색은 없지 않습니까?”

*    *    *

목우람과 헤어진 후, 내 기숙사 방.

나는 아이템 창에서 투명한 아이템 카드를 꺼내 들고 살펴봤다.

어딜 봐도 흰색이 아니었다.

‘운명력 운운하는 새하얀 그림자가 사용한 그 아이템 카드는 분명히 ‘무명의 운명’이었을 텐데.’

장인이 봤다는 아이템 설명문을 생각하면 그랬다.

왜 색이 다른 걸까.

그러나 더는 정보를 얻을 곳이 떠오르지 않았다.

운명력이 발동해 준다면 모를까.

‘운명력을 통해 정보를 줄 거면 진작에 줬겠지. 써 보는 수밖에 없겠구나.’

여태까지 교신처럼 후유증이 남는 것을 우려해 직접 사용하는 걸 자제하고 있었다.

최대한 정보를 모은 후 사용해 보고 싶었지만 여기까지인 것 같았다.

‘백호군과 대련할 때 써 볼까.’

무에 정통한 백호군이 대련을 통해 힌트를 주지 않을까?

그렇게 계획을 세우고 잠들기 전, 전용 메뉴를 열었다.

최근 매일같이 확인하는 건 얼마 전에 추가된 ‘리플레이’ 기능이었다.

‘다시 색이 돌아왔어.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구나.’

그간 리플레이에 대해 알아낸 건 다음과 같았다.

첫째, 리플레이 목록에는 이 세계에서 만난 이들 중, 내가 게임 속에서 등장했다고 인식한 이들의 이름이 뜬다.

둘째, 리플레이에는 단계가 존재하며 특정 이들을 선택할 시, ‘현재 단계에서는 선택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셋째, 둘째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이들을 선택하면 ‘선택이 완료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목록이 회색으로 바뀐다.

목록이 회색으로 변한 후에는 무엇을 선택해도 반응이 없다.

넷째, 일정 시간이 흐르면 회색으로 변했던 목록이 다시 원래대로 복구된다.

‘스킬 쿨 타임 같은 개념인가? 그래도 쿨 타임이 끝나는 규칙성을 파악하지 못하겠는데.’

‘리플레이’기능이 해방된 이후, 나는 목록을 차례대로 눌러 봤다.

유상훈의 경우 두 번 선택했다.

첫 번째는 이틀 만에, 두 번째는 하루 만에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 뒤로 선택한 건 손민기.

손민기의 경우는 4일 만에 돌아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게 마음에 걸려. 이상해’

내가 선택을 마칠 때마다 시스템 메시지는 떴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적어도 나한테는.

‘정말 단순히 내가 꿈을 꾸지 않아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걸까?’

뭔가 마음에 걸렸다.

불길했다.

그래도 계속 시험해 보는 수밖에 없었다.

가능하면 방학 중에 이 리플레이의 정체에 대해 파악하고 싶었다.

잠들기 전, 손민기 다음으로 리플레이 목록에 기록되어 있는 장남욱을 선택했다.

〈선택이 완료되었습니다.〉

유상훈, 손민기에 이어 장남욱도 선택이 가능했다.

셋 사이의 공통점과 선택이 불가능했던 이들 사이의 차이점을 떠올리다 오늘도 꿈 없이 잠들었다.

*    *    *

플레이어 군사관학교 생활관, 남자 기숙사동.

장남욱이 몇 번이나 뒤척이며 숨을 몰아쉬다 눈을 번쩍 떴다.

급하게 몸을 일으킨 그는 주변을 둘러봤다.

장남욱은 마치 자신이 지금 기숙사에 있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남욱아?”

도시후가 기척을 느끼고 일어났다.

장남욱은 평소에 분 단위로 시간을 지키며 제시간에 잠들고 기상하며 기수장으로서의 모범을 보였다.

그 탓에 장남욱이 일어나면 룸메이트 도시후도 따라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었다.

그래서 도시후는 장남욱이 일어나니 반사적으로 일어났는데, 디바이스로 시간을 확인하니 아직 심야여서 어리둥절해했다.

“왜 그래?”

2층 침대에 있던 도시후가 훌쩍 뛰어내려 왔다.

디바이스 플래쉬 기능으로 본 장남욱의 안색은 매우 창백했다.

안경을 안 쓰고 자면 잠이 안 온다며 잘 때도 안경을 쓰던 장남욱이었는데, 안경도 침대 밖으로 굴러떨어져 있었다.

‘어, 눈이 좀 이상하게 빛나는 거 같은데…….’

도시후가 안경으로 숨겼던 ‘별 처녀의 눈’을 어렴풋하게 인식했지만, 장남욱은 눈을 숨길 생각도 하지 못했다.

도시후를 보고 나서야 조금 안심한 얼굴을 한 장남욱이 입을 열었다.

“……악몽을 꿨어.”

명문고 EX급 조연의 리플레이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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