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인도에서 맞이하는 아포칼립스-37화 (37/273)

던전 사냥꾼 (1)

*

살아있는 생물은 인벤토리에 넣을 수 없지만, 죽은 시신은 인벤토리에 수납할 수 있다.

동료들의 시신을 수습한 학생들의 모습은 패잔병 그 자체였다.

일행의 리더는 감히 얼굴을 들지 못하고, 동료들은 그런 리더를 중간중간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런 책망하는 분위기도 오래가지 못했는데,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게 모두 리더만의 잘못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이익에 눈이 멀어 있었다.

누구 하나 브레이크를 걸지 않았고,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죽음의 위협과 마주한 상태였으니까.

물론, 최악의 상황에서 자리를 지켰어야 할 리더가 동료들을 돌보지 않은 건 큰 잘못이지만, 나머지 사람들도 잘한 게 없었다.

‘과연 이들이 재개할 수 있을까?’

20명이었던 멤버가 15명으로 급감했다.

인원 감소는 그대로 전력 공백으로 이어질 터이다.

이들의 장비를 보니 대충 어떤 식으로 싸워왔고, 문제점이 뭔지 알 것 같지만, 나는 필요 이상으로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이들 입장에서 나는 외부인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콩나물님은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쾅! 콰앙!

-서걱! 삭!

나와 윌리아는 리젠된 몬스터들을 가볍게 쓸면서 학생들을 출구로 이끌었다.

다들 내가 너무도 간단하게 몬스터를 처치할 때면 놀라면서도, 죽은 동료들 때문에 대놓고 감탄하진 못했다.

“출구다.”

약 1시간 후, 우린 탈출구에 다다랐다.

그런데 탈출 과정에서 나는 예상치 못한 보물을 얻었다.

[힘 반지 / 특수]

-근력+3

스켈레톤을 토벌하다가 근력을 3이나 올려주는 특수등급의 반지를 습득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동료의 죽음에 슬퍼하는 와중에도 나는 득템을 하네.’

악세서리 장비는 귀하다.

그런데 악세서리에 능력치 옵션이 붙은 장비는 더욱 귀하다.

지금까지 나는 회복의 반지와 부모님께 드린 방어막 반지 등을 얻어보았지만, 둘 다 본래의 기능에 충실할 뿐, 추가 능력치는 붙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능력치를 올려주는 악세서리를 귀하게 여길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능력치를 4나 올려주고 이런저런 옵션이 붙은 제르카의 검과 딸랑 능력치를 3만 올려 줄뿐인 반지의 등급이 같은 ‘특수’인 것만 봐도 얼마나 이게 귀한 건지 알 수 있다.

‘네임드가 아닌, 일반 몬스터가 높은 등급의 장비를 떨구다니···. 전혀 몰랐네.’

단순히 그 확률이 희박해서 그렇겠지만, 스켈레톤을 잡고 특수 등급의 반지를 먹은 건 예상치 못한 행운이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빼코님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이 돌아오지 못했을 거예요.”

“하하, 뭘요. 이것도 다 콩나물님과의 인연인 거죠.”

덕분에 지금의 나는 매우 인자했다.

홍성 A대학 캠퍼스에 다다른 나는 군말 없이 그들의 베이스 캠프까지 함께 이동했다.

가만히 있기만 해도 죽음의 기운이 디버프를 걸어오는 홍성.

하지만 학교에 들어서고 어느 지점부터,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성스러운 기운이 악한 기운을 몰아냅니다.]

“이건?”

의문의 메시지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고, 이에 대한 답은 윌리아가 귓속말로 알려주었다.

“신전의 영향일 거예요.”

“신전이요?”

“네, 저 뒤쪽에 안전구역이 있는데, 그 안에 신전이 있는 것 같아요.”

홍성은 지방 도시치고 흔치 않게 안전구역이 두 개나 끼고 있었다.

하나는 우리가 이용한 홍성읍 북쪽에 위치한 안전구역이고, 다른 하나는 3개 대학 남쪽에 위치해 있는 구항면 안전구역이다.

두 안전구역의 거리는 약 5km.

이렇게 안전구역이 가까이 붙어 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던전 때문이군.’

바로 던전 인근엔 반드시 안전구역과 신전이 존재한다는 법칙 때문이다.

쉽게 말해 홍성읍 안전구역이 본래 있어야 할 자리에 있던 안전구역이라면, 구항면은 우리가 빠져나온 던전을 위한 안전구역이란 뜻이 된다.

대충 상황을 이해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가 저희 본진입니다.”

잠시 후, 우린 번듯한 대학본부 앞에 멈춰섰다.

수백 명은 가볍게 수용할 수 있을 법한 규모 있는 빌딩.

한 가지 흠이라면, 입구가 고블린 스폰 구역이랑 겹치는지, 입구 주변에 고블린들이 어슬렁거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멍멍아.”

나는 학생들이 넝마가 된 무기를 꺼내 쥐기 시작하자, 됐다며 간단히 멍멍이에게 명령했다.

그러자 멍멍이가 콩나물님을 등에서 내리게 한 뒤, 고블린들에게 달려들어 하나씩 물어 죽였다.

덕분에 우린 아무런 방해 없이 걸음을 옮겨 건물에 들어설 수 있었다.

-웅성. 웅성.

건물에 들어서니, 우리를 반겨준 것은 꽤나 밝은 모습의 생존자들이었다.

“설마 저들 모두.”

“네, 저희 캠프 멤버들입니다. 학생이 약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홍성 주민분들이세요.”

“몇 명인데요?”

“200명 정도 됩니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에 나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내 불필요한 감상을 지우고, 말없이 콩나물님의 뒤를 따랐다.

머지않아 우린 식당에 도착했다.

“어? 이 냄새는?”

그리고 콩나물님이 애써 밝은 모습을 보이며 큰 접시 두 개를 들고 와서 나와 윌리아 앞에 내려놓았다.

덤으로 콜라 두 개까지.

“저희 학교에 조리과가 있거든요. 애들 손맛이 좋아서 만족하실 겁니다.”

“오오!”

나는 감탄사를 흘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접시에 든 것이 다름 아닌 떡볶이였기 때문이다.

도와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해서 뭐 얼마나 대단하겠냐 싶었는데, 떡볶이라니.

그것도 대충 흉내만 낸 게 아니라, 제대로 만든 떡볶이였다.

양념이 짙게 밴 시장 스타일 떡볶이.

나와 윌리아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식당의 상석을 차지하고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어머!”

떡볶이를 처음 맛본 윌리아의 반응이 귀엽다.

그녀는 매운지 물을 마시면서도 연거푸 젓가락질을 멈추지 않았다.

“뭐!?”

그사이 사냥팀이 동료들의 죽음 소식을 사람들에게 전한 모양이다.

건물 내부가 술렁이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의 내겐 눈앞의 떡볶이가 중요했다.

매정해 보일지 모르지만, 이걸 어떻게 참아?

“캬!”

“후우.”

오래지 않아 나와 윌리아는 나란히 접시를 비울 수 있었다.

마무리로 콜라를 원샷하니, 이만큼 완벽한 식사가 따로 없었다.

“음식 맛은 괜찮으셨나요?”

완전히 나의 전담 수행원이 된 콩나물님이 다가와 조심스레 물었다.

말해 뭐하겠는가.

나는 바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이를 본 콩나물님이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하하, 다행이네요.”

“이렇게 맛있는 식사는 오랜만이네요.”

역시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서 식생활이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만족스런 식사에 감격한 나는 이들에게 작은 선물을 주기로 했다.

인벤토리에서 유리병 20개를 꺼내 테이블에 늘여 놓았다.

“받으세요.”

“그게 뭡니까?”

유리병 안엔 푸른 이끼가 수북이 들어 있었다.

처음 본 사람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는 물건.

하지만 이어진 설명에 그는 두 눈을 크게 떴다.

“야광이끼라는 겁니다. 전기가 없어도 밤에 빛을 내는 귀한 채집물이에요.”

“그, 그게 정말입니까?”

월광도 북부에서 채집할 수 있는 야광이끼는 빛을 잃은 지금의 세상에서 누구나가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는 물건이다.

그가 놀라는 게 당연했다.

“하루 3시간 정도 햇볕을 쬐게 하고 습도를 잘 유지하면 오래 쓸 수 있대요.”

“감사합니다. 이런 귀한걸.”

나중에 생존 그룹들과 물적 교류를 하게 되면 월광도의 특산품이 되지 않을까 싶은 물건이 바로 이 야광이끼다.

감격한 표정의 콩나물님은 냅다 친구들에게 달려갔고, 야광이끼를 보고 놀란 사냥팀 멤버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호, 혹시 더 구할 수 있을까요?”

“뭐, 콩나물님이 계신 그룹이니, 나중에 더 많이 구하면 판매를 고려해보겠습니다.”

그에 사람들은 잘 부탁한다며 고개를 깊이 숙였다.

“저, 그리고···.”

이어서 사냥팀의 한 멤버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나는 무슨 말을 하려는지 어렴풋이 알았기에 말을 끊었다.

“생명의 은인에게 과한 도움을 요구할 생각은 아니겠죠?”

“······.”

선을 긋는 내 말에 그들은 얼굴을 붉혔다.

왜 아니겠는가.

뻔하다.

리더였던 인물이 신임을 잃은 와중에 그들보다 월등히 강한 내가 나타났으니, 자신들을 이끌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건 콩나물님이 부탁을 해도 안 된다.

“죄송합니다. 주제넘은 짓을 하고 말았네요.”

그들의 심정을 이해했기에 나는 괜찮다며 피식 웃어 보였다.

하지만 이대로 일어나는 건 정이 없으니, 가기 전에 조언 정도는 해주기로 했다.

“조언이요? 감사합니다! 경청하겠습니다!”

원랜 필요 이상으로 깊게 관여할 생각이 없었는데, 이들의 베이스 캠프 환경을 보자니 안타까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이 생존 그룹의 전투 인원은 여러분이 전부죠?”

“네.”

탐색 스킬을 가진 나는 사람들의 머리 위로 이름과 레벨을 확인할 수 있다.

결과, 이들 외에 모두 레벨이 1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20명. 아니 이젠 15명이죠? 15명이 나머지 200명을 부양하는 구조인가요?”

“······.”

“여러분이 나가서 식량을 구해오고, 몬스터 사냥해서 코인 벌고, 또 그 코인은 캠프를 위해 쓰고, 맞습니까?”

이쯤 되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아챘을 것이다.

“던전에서 무리한 이유를 알겠네요. 여러분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동안 저분들은 안전한 이곳에서 하하호호 떠들고 있던 거잖아요?”

“그, 그건.”

“사람들에게 물고기를 주기보다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게 여러분의 미래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싸우질 못하면 농사라도 짓게 만들던가. 최소한 밥값들은 하게 만드세요.”

주민들을 핍박하는 악당들만이 생존 캠프를 망치는 게 아니란 거다.

사냥팀 멤버들이 착한 건지,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 모르겠지만, 내 눈에 이 캠프는 너무도 기형적으로 보였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자연 소멸하겠지.

나는 말을 잃은 그들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빼코님!”

그때, 콩나물님이 등 뒤에서 나를 불렀다.

나는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돌렸고.

“다, 다음에 또 식사하러 오세요.”

이어진 콩나물님의 외침에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에 오면 전투나 좀 봐줘야겠네.’

절대 맛있는 음식 때문이 아니라, 나름 소중한 인연이니 다시 찾아오려는 거다.

***

콩나물, 아니 공나무(본명)는 서백호가 주고 간 야광이끼 병을 만지작거리며 혼자 수긍했다.

“맞는 말이야.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의 체계는 좋지 않아.”

“하지만 갑자기 체계가 바뀌면 반발하는 사람이 생길지도 몰라.”

공나무의 혼잣말에 함께 있던 동료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그럼에도 공나무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유가 있다면 어느 정도 사정을 봐줄 수는 있겠지. 하지만 이유 없는 무임승차자는 냉정히 쳐내야 해. 세상이 달라졌잖아.”

“그건 그렇지.”

원래라면 한 귀로 듣고 흘렸을지도 모르는 말.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겨우 몇 시간 사이 이들의 시각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동료들은 공나무의 말에 수긍하며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잘 부탁해, 신 리더.”

“잘 부탁해요. 콩나물님.”

“무, 무슨?”

그런데 동료들의 반응이 뭔가 이상했다.

“나도 경수랑 같이 도망쳤었는데?”

공나무는 당황하며 반문했고, 이에 돌아온 답은 간단했다.

“그거야 경수가 도망치라고 외쳐서 지시에 따른 거잖아? 문제는 리더면서 뒤도 안보고 도망친 경수지, 지시에 따른 애들이 아니라 생각한다.”

“으응?”

“그냥 받아들여, 네가 리더로 있어야 저분이 자주 올 거 같으니까.”

“저건 반드시 잡아야 하는 동아줄이야.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니지?”

공나무는 말을 잃었다.

그렇게 실각한 구 리더를 대신해 공나무가 홍성 대학사냥팀의 새로운 리더가 되었다.

오로지 서백호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

홍성의 대학을 벗어난 나는 윌리아, 멍멍이와 함께 다시 잊혀진 광산에 재입장을 했다.

[던전 클리어까지 남은 시간: 12시간]

모든 사람이 빠져나가고 재입장을 해서인지, 던전의 타임어택 시간은 리셋이 되었고, 우린 이전보다 느긋하게 전진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던전이 리셋되었다고 해서, 한번 열렸던 보물상자는 다시 등장하지 않았다.

단, 사냥했던 네임드 몬스터는 다시 등장했는데.

[네임드 듀라한 크루더의 영혼이 등장합니다.]

[해당 몬스터를 토벌해도 경험치와 보상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똑같은 전투력과 똑같은 공격 패턴을 가진 녀석이 무경험치, 무보상 몬스터로 나타난 것이다.

[네임드 듀라한 크루더의 영혼을 토벌했습니다.]

“에잇.”

아무래도 던전의 리셋 기능을 악용해, 계속 네임드 몬스터를 사냥해서 큰 보상을 얻는 걸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보였다.

몽마의 던전 때도 네임드는 하루, 보스는 일주일의 리젠 시간이 있었다.

아마 크루더로 하루가 지나야 제대로 리젠이 될 거다.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전투라니 힘이 빠졌지만, 이후부턴 공략하지 않은 영역인지라 나는 다시 흥을 끌어올렸다.

“백호님! 보물상자에요!”

“오오!”

[8,000코인을 획득했습니다.]

[상급 회복물약 1개를 획득했습니다.]

[중급 회복물약 3개를 회득했습니다.]

아무도 건들지 않은 보물상자와.

“저긴 채집 광물이 있는데요?”

“오! 던전 이름에 괜히 광산이 들어가는 게 아니구나!”

-깡! 깡!

[미스릴 조각을 획득했습니다.]

[미스릴 조각을 획득했습니다.]

[흑철 조각을 획득했습니다.]

광물을 채집할 수 있었다.

광물은 조각 10개를 모으면 주괴 1개를 얻을 수 있고, 고급 광물을 이용하면 공방에서도 최고급 이상의 장비를 뽑을 수 있는지라, 나는 검기를 두른 검으로 광물들을 후려쳐서 채집했다.

그렇게 우린 신이 나서 던전을 탐색했다.

그로부터 약 4시간 정도가 흘러···.

“어? 바로 보스룸이라고?”

크루더 이후로 네임드 몬스터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싶더니, 느닷없이 보스룸이 등장했다.

[경고, 문을 여는 순간 보스몬스터의 공격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나와 윌리아 웬 떡인가 싶어서 바로 보스룸의 문을 열었다.

긴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빠르게 던전을 클리어하면 좋지 않은가?

하지만 곧 나는 크루더 이후, 네임드 몬스터가 등장하지 않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네임드 듀라한 알칸 / 레벨: 35]

[네임드 듀라한 제르더 / 레벨: 35]

[보스 하프리치 카르시아 / 레벨: 40]

두 네임드 몬스터가 보스 몬스터와 나란히 서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던전의 권장 레벨이 반드시 클리어 레벨을 의미하는 건 아닌 모양이다.

“아···. 저건 안 되겠는데?”

사람은 누구나 실패를 한다.

항상 성공할 수만은 없으니 말이다.

[침입자!]

[침입자!]

[죽여!]

모든 도전이 아름답다지만···.

도전과 만용은 다른 법이다.

“달려요!”

보스룸의 상태를 살핀 나는 바로 윌리아의 손을 잡고 튀었다.

쫄은 게 아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전략적 후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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