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인도에서 맞이하는 아포칼립스-59화 (59/273)

< 격차 (1) >

***

[폭주 스킬의 효과가 사라집니다.]

[폭주 스킬의 반동으로 30분간 모든 능력치가 50% 하락합니다.]

전신에 넘치던 힘이 사라짐과 동시에 몸이 물속에 빠진 것처럼 무거워졌다.

더불어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던 사고가 평범해지니, 갑자기 천재에서 둔재가 된 느낌이다.

근력, 순발력, 마력 이 세 가지 능력치가 상승하면서 만들어 내는 부과효과가 생각 이상으로 다양하단 것을 증명하는 상황이다.

“웁.”

갑자기 능력치가 확 떨어져서일까?

뒤늦게 극심한 두통이 밀려오고, 멀미에 구토감을 느꼈다.

하지만 꾹 참고, 머리와 몸이 분리된 엘더 크림슨 로드 루시엘라의 사체로 시선을 옮겼다.

눈을 감지 못하고 죽은 녀석의 얼굴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과 분노가 담겨 있었다.

이어서 루시엘라는 모든 몬스터가 그러하듯 푸른빛으로 변해 사라지기 시작하고.

[축하드립니다. 최초로 로드급 엘더 몬스터를 토벌하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최초의 로드급 엘더 몬스터 레이드 성공, 이 위대한 업적이 명예의 전당에 기록됩니다.]

로드급 엘더 몬스터?

즉, 지금 사냥한 루시엘라는 엘더 몬스터 중에서도 특수개체란 뜻이 아닌가.

‘어쩐지 강하더라.’

심지어 시스템에서도 레이드를 언급했다.

이 말은 애초에 단체 사냥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몬스터란 의미 같다.

“와, 와아! 서아 님!”

곧이어 굳어 있던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며 내게 몰려오기 시작했다.

환희에 빠져 있는 사람들.

지금까지 상대해 본 적 없는 난적이었던 만큼 모두가 기뻐했다.

“괜찮으세요?”

그 사이에서 폭주 스킬의 디버프에 대해 유일하게 알고 있는 윌리아가 다가와 나를 부축했다.

-타타타탕!

이는 나 혼자만의 승리라 할 수 없다.

지금도 필사적으로 몬스터들의 접근을 막고 있는 군인들과, 루시엘라가 영역화한 필드에서 촉수들이 나를 방해하지 못하게 공대원들이 열심히 막아주었기에 마음 놓고 싸울 수 있었다.

물론, 공적을 비율로 따지면 내가 가장 높겠지만, 끝까지 도망치지 않고 자리를 지킨 이들도 충분히 기뻐할 자격이 있었다.

“네가, 아니. 당신이 모두를 살린 겁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러니 편히 쉬고 계십시오. 뒷일은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내 정체를 알아챈 것 같기도 하면서, 아닌 것 같기도 한, 수원팀의 리더 김현수가 감동한 표정으로 눈물을 훔치며 그리 말했다.

‘아니, 이 형은 왜 우는 거야?’

그런 김현수의 말에 윌리아 다음으로 가장 많은 촉수를 막아낸 윤시아와 레벨은 아직 부족해도 공대장 역할에 충실했던 강이솔도 똑같이 눈물이 그렁그렁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멋졌습니다. 평생 오늘을 잊지 못할 거에요.”

“함께해서 영광입니다. 김현수 님의 말처럼 푹 쉬고 계십시오. 금방 정리하고 오겠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나와 윌리아를 대법원 부지에 남기고 아직까지 싸우고 있는 군인들을 돕기 위해 움직였다.

“후우···.”

손끝이 떨린다.

아슬아슬했던 전투의 감각이 남은 것이다.

하지만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고, 윌리아는 그런 내 주먹 위로 살포시 손을 얹었다.

“저들이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셨어요.”

“아아, 살아남아서 기쁜 건 당연하긴 한데, 다들 눈물이 그렁그렁한 게 재밌어서요.”

그런데 윌리아는 그런 게 아니라며, 자신의 인벤토리에서 흔들의자를 꺼내 거기에 나를 앉혔다.

“그만큼 백호님의 전투가 처절했거든요. 그런데 끝까지 버티고 버텨서 극적인 역전을 해내시니, 모두가 감동한 겁니다.”

나야 적의 패턴에 익숙해지기 위해 공격을 당하는 것도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 입장에선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아마 앞으로 저들은 백호님이 무얼 하든 지지하고, 응원해 주겠죠. 오늘 백호님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으신 거예요.”

그렇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내가 직접 나 자신의 전투를 지켜본 게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솔직히 나도 자신의 이득을 위해 싸웠을 뿐인데.’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엄해서일까?

윌리아는 무던한 내 반응에 피식 실소를 흘리며 화제를 전환했다.

“보상 메시지 아직 안 보셨죠?”

“아!”

보상 메시지란 말에 나는 그때서야 손뼉을 치며 기대감 섞인 표정을 지었다.

이어서 메시지창으로 시선을 옮겼다.

[엘더 크림슨 로드 루시엘라 레이드에 마지막까지 참여한 23명에게 공적에 따라 보상이 분배되며, 도주자에겐 보상이 지급되지 않습니다.]

막바지에 도망친 사람들도 크림슨 로드 1페이즈에선 나름 활약한 사람들일 텐데, 얄짤 없었다.

하지만 이것 또한 그들의 선택에 의한 것.

나는 크게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내용을 살폈다.

[레이드 공적 순위를 표기합니다.]

1위. 서백호 65.1%(본인)

-다른 사람들에겐 서**으로 표기됩니다.

2위. 윌리아 21.4%(동료)

-다른 사람들에겐 서**으로 표기됩니다.

-단체 사냥 시 동료(전 NPC)의 공적은 따로 표기되며, 이는 당사자의 정보보호를 위한 조치입니다.

당연하지만 공적 1위와 2위는 나와 윌리아의 차지였다.

시스템의 의외로 친절한 조치 덕분에 윌리아가 NPC란 사실을 들킬 염려는 없어 보였다.

‘근데 둘 다 서**이면 남매로 아는 거 아냐?’

그나저나 우리 둘이서 차지한 공적 수치가 무려 86.5%.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럼 나머지 21명이 13.5%를 나눠 먹었다는 뜻인데···.

꽤나 냉정한 평가 같았다.

그대로 나는 다른 사람들의 순위를 살폈다.

3위. 강** 5.0%

4위. 윤** 2.5%

5위. 김** 1.5%

6위. 한** 0.6%

.

.

.

23위. 박** 0.2%

그런데 3위가 의외다.

윤시아와 김현수가 3위와 4위를 차지할 줄 알았는데, 강씨면 강이솔이란 뜻 아닌가.

강이솔의 공적이 윤시아와 김현수를 합친 것보다 높다니?

‘아, 하긴···. 강이솔이 엘더 몬스터의 존재를 눈치채고, 먼저 조사를 진행하긴 했지. 만약 엘더 몬스터의 존재를 늦게 알아챘다면 더욱 큰 참사가 벌어졌을 수도 있으니까.’

정보 탐색, 공략까지 지대한 영향을 준 게 강이솔인 만큼, 그 공로까지 포함된 게 아닐까 싶다.

아니면 단순히 공대장 보너스일지도 모르고.

그리고 순위표 아래엔 이런 메시지가 떠 있었다.

[보상 분배가 완료되었습니다.]

[보상을 획득하시겠습니까?]

나는 윌리아에게 물었다.

혹시 보상을 내가 몰아서 받는 건가 싶어서.

“윌리아 님도 보상이 따로 주어집니까?”

“네, 이번엔 저도 공적치에 따라서 보상을 별도로 주네요.”

시스템이 익명 보호에 최선을 다하는 느낌이다.

평소엔 내가 윌리아의 보상까지 한 번에 몰아받아서 분배해주는 식이었는데, 단체 사냥에선 NPC란 것을 들키지 않게끔 보상까지 따로 챙겨주는 것을 보니 말이다.

“좋네요. 보상을 두 배로 받는 느낌이라. 서로 바꿀 보상이 있으면 나중에 교환할까요?”

“넹!”

나는 보상받기 버튼을 터치했다.

그러자 요란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엘더 크림슨 로드 루시엘라를 토벌하여 경험치 823,200을 획득했습니다.]

[최초 토벌 보상은 가장 큰 공을 세운 1인에게 제공됩니다.]

[뱀파이어를 최초 토벌하여, 경험치 100,000을 획득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라 ‘부상’과 ‘상태 이상’이 모두 회복됩니다.]

가장 먼저 엄청난 양의 경험치가 쏟아졌다.

한 번에 레벨이 3이나 오르다니, 레벨이 10을 넘은 뒤로 처음 겪는 일이었다.

그리고 루시엘라 앞에 붙는 명칭이 ‘크림슨 로드’라고 해서 아예 그런 몬스터가 있는 줄 알았는데, 그냥 칭호 같은 건가 보다.

최초 토벌 보상이 뱀파이어로 표기되는 것을 보니 말이다.

‘한 번에 오른 레벨도 레벨이지만···. 보상은 역시 아이템이지.’

레벨업 효과로 인해 ‘폭주’ 스킬의 상태 이상이 회복되었다.

덕분에 온몸에 힘이 돌아오고, 나는 기분 좋게 웃으며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스크롤을 내렸다.

[엘더 크림슨 로드 루시엘라의 토벌 보상이 지급됩니다.]

-325,500코인을 획득했습니다.

-상급 회복 물약 12개를 획득했습니다.

-인벤토리 10칸을 획득했습니다.

-영약 ‘로드의 내단’을 획득했습니다.

-스킬북 ‘검강’을 획득했습니다.

-스킬북 ‘단독비행’을 획득했습니다.

-춤추는 검을 획득했습니다.

[뱀파이어 최초 토벌 보상이 지급됩니다.]

-25,000코인을 획득했습니다.

-스킬북 ‘마력회복’을 획득했습니다.

무려 9줄.

보상 메시지가 무려 9줄이었다.

“하, 하하.”

아니, 코인과 포션, 인벤토리처럼 꾸준히 얻는 보상을 뺀, 신규 보상만 해도 5개였다.

나는 그 보상들을 하나하나 살폈다.

[로드의 내단 / 영약 / 희귀]

-근력, 순발력의 능력치가 일정량 영구적으로 향상된다.

첫 번째는 영약 ‘로드의 내단’.

나는 이미 천년삼이라고, 마력을 10이나 올려주는 영약을 섭취했다.

그 천년삼에 이어 이번엔 근력과 순발력의 능력치를 올려주는 영약을 손에 넣은 것이다.

이번에도 천년삼처럼 근력과 순발력을 5씩, 총 10을 올려주면 좋겠다.

다만 이건 안전한 곳에서 섭취하기 위해 일단 인벤토리에 수납했다.

[검강 / 최상급 / 액티브]

-검기보다 더욱 뛰어난 절삭력과 파괴력을 무기에 부여한다.

-검강을 사용한 상태에서 근접 스킬을 사용할 경우 위력이 크게 상승한다.

-검기와 검강을 중복으로 사용할 수 없다.

-마력소모: 2(1초간 유지)

두 번째 보상은 ‘검강’, 검기 상위 스킬이 등장했다.

보조 설명부터 범상치 않다.

검강을 사용한 상태에서 근접 스킬을 사용하면 위력이 크게 상승한다니.

마력소모가 큰 게 조금 흠이지만, 전투력을 높여주는 스킬은 언제든 환영이다.

[단독비행 / 최상급 / 액티브]

-10초 동안 하늘을 날 수 있다.

-단, 해당 스킬은 단독비행으로 본인을 제외하고 20kg 이상의 대상을 들고 날 수 없다.

-마력소모: 2

세 번째 보상은 ‘단독비행’이다.

하늘을 날 수 있는 스킬이라니, 순간적으로 많은 활용법이 생각나게 했지만, 설명을 읽은 나는 묘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당연히 하늘을 날 수 있는 스킬이 생긴 건 좋은데. 무슨 비행기 수화물도 아니고, 꼴랑 들고 날 수 있는 무게가 20kg이냐?’

무게 제한이 없다면 사람들을 들고 이리저리 옮겨 다닐 텐데 아쉽게 되었다.

그래도 하늘을 날 수 있게 된 건 환영할 수밖에 없다.

[춤추는 검 / 단검 / 등급: 희귀]

-소유자의 의지에 따라 하늘을 날고, 대상을 공격하거나 견제하는 단검이다.

-별도의 훈련이 필요하며,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마력을 두 배로 소모하여 검기나 검강을 춤추는 검에 담을 수 있다. 단, 그 외의 전투 스킬은 사용이 불가하다.

-자체 ‘회수’ 기능과 자체 ‘수복’ 기능이 있다.

네 번째 보상은 ‘춤추는 검’으로 무려 희귀 등급의 장비였다.

먼저 검의 디자인을 본 다음 등급을 봤더니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희귀 등급의 장검이 나왔더라면 훨씬 좋았을 테니까.

하지만 설명을 읽은 나는 두 눈을 크게 떴다.

판타지로 치면 플라잉 소드, 무협으로 치면 어검을 흉내 낼 수 있는 마법 무기였기 때문이다.

물론, 훈련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내 머릿속에선 이미 어검을 날리며 상대를 압박하는 전투가 그려지고 있었다.

‘와씨, 대박 간지템이네.’

나는 바로 춤추는 검을 뽑아 들고 허공에 띄워 보았다.

처음엔 잠시 주춤했으나 오래지 않아 허공에 띄우는 데 성공하긴 했지만···.

-툭.

금세 바닥에 힘없이 떨어졌다.

생각 이상으로 다루기 힘들 것 같다.

그래도 연습해야지 어쩌겠는가.

이 무기의 사용법이 숙달되기만 한다면 강력한 비장의 수가 될 테니 말이다.

당장은 미숙해서 크게 도움이 안 되더라도, 나는 미래를 생각해 싱글벙글 웃으며 춤추는 검을 허리에 채웠다.

[마력 회복 / 최상급 / 패시브]

-휴식 중 마력회복 속도가 100% 증가하며, 전투 중에도 50% 속도로 마력을 회복한다.

마지막 보상은 바로 이것 ‘마력 회복’이다.

윌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것과 같은 스킬이다.

능력치 중에서도 늘어도 늘어도 항상 부족한 게 바로 마력이다.

마력 회복은 그런 약점을 조금이나마 극복시켜주는 스킬이다.

이로써 나는 더욱 긴 시간을 싸울 수 있고, 같은 시간 대비 더욱 많은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좋아!”

보상을 모두 확인한 나는 허공에 어퍼컷을 내질렀다.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는 최고의 물건뿐이었다.

크림슨 로드 루시엘라랑 싸우면서, 죽을 수도 있단 생각이 들 만큼 위험하긴 했는데, 보상을 보자 그 끔찍했던 존재가 너무도 아름다운 추억 속의 그녀가 되어 버렸다.

‘지옥에선 행복하렴. 루시엘라.’

나는 아낌 없이 주고 떠난 루시엘라를 떠올리며 고마움을 표했다.

“보상은 만족스러우셨나요?”

그때, 윌리아가 다가와 내게 물었다.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자한 미소로 답했다.

그리고 윌리아가 손에 넣은 보상에 대해 들었는데, 그녀도 나와 같이 단독비행 스킬을 얻었으며, 거기에 내가 윌리아에게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던 루시엘라의 흰색 원피스를 얻었다.

등급은 무려 희귀, 어중간한 근접 스킬로는 뚫을 수도 없을 만큼 견고한 방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잘됐네요. 둘 다 비행 스킬을 얻은 김에 같이 하늘이나 날아 볼까요?”

내 제안에 윌리아는 바로 답을 하지 않았다.

“총소리가 점점 잦아드는 거 보면 함께 싸운 사람들이 곧 돌아올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굳이 기다릴 필요 없죠. 용무도 마쳤으니, 우린 이만 빠지도록 해요.”

어차피 그들에게 붙들려있어 봤자 축하 파티라며 여기저기 끌려다니기밖에 더하겠는가?

서**은 서**답게 조용히 사라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나는 윌리아에게 춤을 청하듯 손을 내밀었고, 이윽고 그녀는 내 손을 맞잡았다.

‘단독비행.’

우린 둥실 허공에 떠오르며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비행 몬스터들의 간섭을 받지 않을 만큼 높이.

***

“후우···.”

강이솔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엘더 몬스터가 불러들인 일반 몬스터를 군인들은 큰 부상자 없이 처치하는 데 성공했다.

실은 위험할 뻔했지만, 알고 보니 계룡대 파벌인 지상작전사령부가 이번 일의 위험성을 알아채고 수원에서 적응군(레벨업 병사)과 병사들을 급파하여 상황을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다.

이번 일로 인해 계룡대와 청와대가 다시 사이가 좋아질 수도 있는 일이기에, 강이솔은 들떠서 서**에게 상황 종료 소식을 알리려 했다.

“서아 님?”

하지만 쉬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장소에 서**은 없었다.

그에 강이솔은 당황했고, 뒤늦게 자리에 나타난 윤시아와 김현수 등 레이드팀 주축 멤버들은 아쉬움을 표해야 했다.

“바람 같은 분이네요.”

“후, 같이 이야기 좀 나누고 싶었는데.”

그렇게 그들은 지원을 온 수원의 군부대와 적응군과 함께 현충원 생존구역으로 복귀했다.

도망친 레이드팀 멤버들은 모두 현충원에서 안절부절못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강이솔과 각 팀의 리더들은 굳이 그들을 욕하지 않았다.

일반 몬스터를 상대했던 군인들과 달리, 엘더 몬스터를 상대했던 사냥팀은 무려 4할에 가까운 대원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들의 행동도 이해가 되었다.

다만 정부 소속 인원들에겐 형식상 징계를 하리라 경고하고는 엘더 몬스터 토벌 소식을 상부에 전했다.

“그게 무슨?”

그런데 위성전화로 보고를 하던 강이솔은 국가부흥처장이 아닌 보좌관이 전화를 받아 의문을 표했고, 이어진 보좌관의 설명에 말을 잃어야 했다.

[어, 국가부흥처장님은 대통령님과 함께 잠시 강화도로 이동하셨습니다. 그···. 웨이포인트 단체 이동 아이템을 이용하셔서요.]

알고 보니, 국가부흥처장과 대통령은 엘더 몬스터 토벌전이 실패할 기미가 보이자, 뒤도 보지 않고 서울을 떠난 거였다.

“이런 개새끼들이···.”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