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인도에서 맞이하는 아포칼립스-63화 (63/273)

< 이상지형 (2) >

***

보령의 사냥팀이 사람들을 납치해서 어떤 식으로 굴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현수 / 레벨: 28]

[최정원 / 레벨: 29]

[연시우 / 레벨: 33]

[박주영 / 레벨: 34]

[한현군 / 레벨: 37]

녀석들의 본거지인 청천 저수지 앞 B병원 근처에 도착한 나는 숨어서 병원을 살피다가 사냥팀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레벨을 보곤 말을 잃어야 했다.

아버지가 알려준 정보를 상회하는 전력.

지금 보이는 사람들의 수만 20명이 넘는데, 그들의 평균 레벨은 30을 가볍게 웃돌았다.

“서울의 주요 사냥팀을 모아놔도 저 정돈 아닐 것 같은데?”

인구가 많은 서울 또는 주변 대도시도 아니고, 이런 소도시에 저 정도 전력이 갖춰져 있다는 게 쉬이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해. 고레벨은 저렇게 많으면서, 왜 중간레벨과 저레벨의 사냥꾼은 보이지 않는 거지?’

웃기게도 고레벨의 사냥꾼들이 하나같이 K-2소총을 꼬나쥐고 병원 주변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체계가 분명하고 규율이 잘 잡혀 있는 느낌이야. 보령 사냥팀 지도자의 파워가 상당히 강한 모양이군.’

나는 일반적이지 않은 보령 사냥팀의 모습을 보며 그렇게 평가했다.

상대하기 가장 귀찮은 부류.

어쩌면 보령 사냥팀은 탈영병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세력일지도 모르겠다.

강력한 규율과 대량의 소총을 보니, 이런 추측은 당연한 거였다.

‘매직블록으로 아예 성을 만들어 놨네.’

보령의 사냥팀은 레벨도 레벨이지만, 코인도 꽤나 많은 것 같았다.

녀석들의 거점이라는 B병원이 완전히 요새로 변모해 있었으니 말이다.

“대체 뭘 숨기고 있는 거지?”

B병원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

나는 지상 300미터 지점에 떠서 발아래에 펼쳐진 B병원의 상황을 시력 강화 스킬로 살피며 미간을 찌푸렸다.

“백호님.”

그때, 윌리아가 진지한 투로 나를 불렀다.

나는 무슨 일인가 싶어 돌아봤고.

-찰칵.

갑자기 윌리아가 포즈를 취하며 나와 셀카를 찍었다.

“아, 방금 표정 심각했는데.”

“에이, 괜찮아요. 분위기 있고 좋죠.”

“흠흠, 그런가요?”

오늘 성남에 갔을 때 전자제품을 챙기는 김에 윌리아에게 스마트폰을 쥐여줬더니, 그 후 틈만 나면 저렇게 사진을 찍고 있다.

상대에게 카메라 셔터음이 들릴 리 없는 거리이다 보니, 나는 그녀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았다.

‘귀여워라.’

통신이 되면 더 좋았겠지만, 카메라 기능 하나만으로도 저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절로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윌리아를 보며 혼자 깨달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으면 안 된다고.

혼자 진지하게 굴어 봤자 일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조급해하지 말고, 시야는 넓게.’

솔직히 저들의 레벨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그건 일반적인 수준에서 높은 거지, 결코 우리의 적수는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그냥 바로 쳐들어가서 혼자서 쓸어 버릴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성급하게 칼질부터 하면 안 되지.’

만에 하나 아버지의 정보가 잘못되어 이들이 악인이 아닐 가능성도 아직 있다.

목을 벤 후, 오해였다는 참사가 있어선 안 되는 만큼, 제대로 확인을 하고 선택하기로 했다.

죽어 마땅한 놈들이면 쓸어 버리고, 아니면 내 갈 길 가면 되는 것이다.

“어? 저기 보세요.”

그렇게 천천히 고도를 낮춰 B병원 근처 수풀 속으로 몸을 숨겼는데, 여기저기 카메라로 찍어대던 윌리아가 사진 중 이상한 걸 발견했다.

“이건?”

“매직 블럭으로 이은 다리 같아요.”

청천 저수지 가운데에 작은 반도형태의 땅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게 반도가 아니라 섬을 매직 블록으로 이은 거였다.

그래서 그 섬을 자세히 살폈더니, 주변과 전혀 다른 품종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와 윌리아는 저수지의 섬을 보며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이상지형이군요?”

“그런 것 같습니다.”

“잠깐,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판단하건대, 보령 사냥팀의 높은 레벨은 이상지형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커 보였다.

저수지에 위치한 의문의 섬.

그 섬과 다리로 연결된 B병원은 성처럼 입구를 지키고 있다.

“뭔가 달달한 냄새가 나네요.”

우리의 목적은 콩나물님의 구출이지만, 겸사겸사 얻어가는 것도 있으면 좋지 않겠는가.

확실히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지금 이 순간 내 속물근성 레이더가 외치고 있다.

저곳에 보물이 있는 것 같다고.

“가보죠.”

“네!”

그리하여 나와 윌리아는 은밀하게 저수지 반대편으로 돌아가 마력을 채운 후, 저공비행으로 섬에 접근을 시도했다.

***

공나무(콩나물)는 부상당한 동료를 치료했지만, 하급 치료 물약 하나로 완치되는 상처가 아니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피가 멎고 움직일 정도는 되었기에 공나무는 안도하며 동료를 부축했다.

“고, 고마워.”

“당연한 건데 뭐.”

그리고 그들은 관리자를 따라 탑을 나섰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아파트 30층 높이는 가볍게 넘을 것 같은 거대한 탑이다.

더불어 그 탑이 자리하고 있는 지하 공동의 풍경도 장관이었는데, 축구장이 몇 개는 들어가고도 남을 공간에 군데군데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발광석이 박혀 있었다.

그로 인해 고개를 들어 공동의 천장을 보면 마치 밤하늘에 별들이 빛나는 것과 같은 모습이 연출되었다.

너무도 웅장하고, 또 몽환적인 풍경이지만, 공나무 일행에게 이를 감상하며 감탄을 내뱉을 여유 따윈 없었다.

탑 밖으로 나오자 이상지형 내부에서 경계근무 중인 다른 팀 관리자들이 서늘한 눈으로 자신들을 주시하는 게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이번엔 경험치로 바꾸는 게 낫겠지?”

“솔직히 레벨업보다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스킬을 익히는 게 낫지 않나? 레벨업을 해봤자, 능력치 1개밖에 더 늘어나?”

“물론, 그게 더 체감은 크겠지만, 대장이 레벨 올리길 게을리하지 말랬잖아.”

“음···. 하긴 그랬지. 그럼 네 말대로 경험치로 바꾸자.”

관리자 두 명은 공나무 일행에게서 몰수한 교환권을 경험치로 바꾸었다.

교환권을 보상으로 바꾸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탑 입구엔 등급에 따른 자판기가 놓여 있는데, 그 자판기에 교환권을 투입하고 원하는 보상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각자가 가진 교환권을 경험치로 바꾼 관리자들은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을 지었다.

“경험치 겨우 15% 올랐어.”

“난 13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람을 부린 것만으로 얻은 경험치임에도 두 사람은 그 양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에 공나무는 불안함을 느껴야 했고.

“다음엔 3층까지 올라가 볼까?”

“음···.”

두 사람의 이야기에 공나무를 포함한 노예들의 안색이 파리해졌다.

3층부턴 난이도가 레벨 21~30까지인데, 그들의 수준으론 공략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장비만 충실했어도 이렇게 걱정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장비 중에 좋은 건 이미 모두 빼앗기고 지금의 장비는 조악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3층을 올라가라고?

누군가 죽어 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야, 이 새끼들 겁먹은 거 봐라.”

공나무는 3층은 무리라며 주장하고 싶었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자신들의 관리자 외에도 주변에 감시 근무 중인 관리자 10명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관리자들 중엔 특권의식이 강해서 노예가 함부로 지껄이는 걸 용서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말 한마디 잘못 놀렸다가 다른 노예팀 관리자에게 동료의 목이 날아가는 것을 보았던 공나무로선 입을 꾹 닫아야만 했다.

“이 새끼들 수준으론 아직 무리려나?”

“쯧, 그렇겠지. 괜히 누구 뒤지면 새로운 노예를 또 구해야 하는데, 그것도 귀찮으니까.”

“그래, 3층은 나중에 도전하자.”

“어쩔 수 없지.”

공나무와 일행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특히 3층에 가면 100% 죽었을 터인 18번이 가장 크게 안도했다.

“우리 오늘 근무 있던가?”

“6시간 후에 병원 외곽 근무 있어.”

“한 바퀴 더 돌고 가면 되겠네.”

“어, 그럼 될 듯.”

성장의 탑은 한 층을 클리어하면 이런 메시지가 뜬다.

[다음 층에 도전하시겠습니까?]

[탑을 나가시겠습니까?]

다음 층 도전을 선택하면 바로 사냥을 이어갈 순 있지만, 같은 층에 재입장을 하거나 이전 층으로 돌아가고 싶으면, 일단 탑을 나와야 한다.

하지만 탑을 나오면 3시간의 재입장 대기 시간이 있다.

즉, 3시간 동안은 탑에서 사냥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뜻이다.

이는 다음 사냥을 위한 재정비 시간, 즉 휴식시간이었다.

“자 밥이다.”

관리자들은 자신들의 인벤토리에서 찐 감자를 꺼내 공나무 일행에게 인심 쓰듯 던졌고, 허기진 그들은 헐레벌떡 감자를 주워들어 입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 다른 관리자는 대야를 꺼내 그곳에 워터 스킬로 물을 채워 넣었다.

“짐승이 따로 없네.”

“저렇게까지 살고 싶을까?”

물을 떠먹을 수 있는 뭔가가 있으면 좋겠지만, 관리자들이 그런 세세한 것까지 챙겨줄 리가 없다.

그렇다고 흙 묻은 손으로 물을 뜨면 금세 더러워지기에 대야에 얼굴을 박고 입술을 오므려 물을 빨 듯이 섭취해야 했다.

입술만 살짝 물에 닿게끔 조심조심 먹었지만, 그 모습이 짐승처럼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더구나 관리자들은 얌전히 물먹는 모습을 지켜보지 않았다.

흙 묻은 발로 물을 마시던 사람의 뒤통수를 지르밟았다.

“쿠억!”

나름 서로를 배려하며 먹던 물은 금방 더러워졌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참고 그 물을 마실 수밖에 없었다.

오로지 살기 위해서.

인간 이하의 대우에도 살고자 하는 의지가 이들을 버티게 만들었다.

“뭣들 해?”

“어? 대장.”

그때, 공나무 일행 앞에 절망이 나타났다.

5명으로 이뤄진 파티.

하지만 자신들과 다른 점이라면 그들은 노예+관리자 파티가 아닌, 순수하게 탑을 공략하는 보령 사냥팀의 주전력이었다.

[이지우 / 레벨: 45]

[김민성 / 레벨: 43]

[최은백 / 레벨: 42]

[박우성 / 레벨: 42]

[김해솔 / 레벨: 41]

그들은 자력으로 성장의 탑 4층을 클리어할 수 있으며, 최근 5층을 공략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공나무는 들은 적이 있다.

특히 그들의 리더인 ‘이지우’는 다른 이들과 느낌부터 달랐는데, 이유는 그에게서 어느 남성의 분위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빼코 님.’

한때 압도적인 무력으로 그들을 구해 주었던 유튜버.

그와 분위기가 너무 흡사했다.

감히 넘볼 수 없는 강자의 분위기가.

“우린 2층까지 돌고, 재입장 시간 기다리는 중이야.”

“너흰 3층 도전 안 해?”

현재 공나무가 속한 팀은 1, 2층을 한 번에 클리어한 후, 3층에 올라가지 않고 탑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1층에 재입장한다.

일단 탑 밖으로 나오면 3시간의 재입장 시간이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탑 안에 오래 머물고자 굳이 수준이 낮은 1층까지 클리어하는 거였다.

그런데 3층에 도전할 여력이 된다면, 한 번에 1, 2, 3층을 올라갔다가 밖으로 나오면 되니, 하루 중 대기를 위해 소모하는 시간이 줄고, 탑에 있는 시간이 늘게 된다.

그래서 3층 이야기를 꺼내는 거였다.

“이 새끼들 실력이 생각보다 허접해서 들어가면 죽을 것 같거든.”

“그래?”

이지우는 스윽 공나무 일행을 훑었다.

그러다가 공나무에게 시선이 멈췄다.

그에 공나무는 흠칫 몸을 떨고, 일행들은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보령 사냥팀의 리더 이지우가 물어왔다.

“너, 3층 공략이 힘들다고 생각해?”

이지우의 물음과 동시에 주변에 있던 모든 관리자급 사냥꾼들의 차가운 시선이 질문을 받은 공나무에게 날아와 꽂혔다.

공나무는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이유는?”

“장비가 나빠서요.”

그에 이지우는 씨익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하지만 입과 달리 눈은 웃고 있지 않아 보는 이로 하여금 섬뜩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미소였다.

“그 말은 장비만 좋으면 3층을 공략할 수 있다는 말이군.”

물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이고, 실제로는 도전을 해봐야 안다.

이지우는 공나무 팀의 관리자들에게 말했다.

“장비 괜찮은 걸로 지급해줘.”

“그러다가 날뛰면?”

“지들이 날뛰어 봤자지. 장비 문제를 해결해 줬는데도 3층 공략에 실패하면 알지?”

이지우의 물음에 공나무는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

만약 여기서 안 된다란 말을 하면, 3층 공략이건 뭐건, 100% 죽는다는 걸 알아챘기 때문이다.

공나무의 답이 만족스러웠는지, 이지우는 관리자들에게 고생하란 말을 남기곤 밖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올랐다.

“······.”

한때 공나무 일행과 비슷한 수준의 노예팀 몇 곳이 계획적으로 쿠데타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지우는 칼 한 자루로 간단히 그들을 쓸어 버렸다.

옷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그래서 이지우는 잡혀 있는 노예들에겐 공포이자 절망의 상징과 같았다.

“우리 대장이지만 포스가 후덜덜하다니까?”

“그러게.”

이지우는 노예팀을 굴리지 않는다.

다만 상납금 형식으로 각 팀이 습득한 교환권 중 2할을 챙겨간다.

사냥팀이 수십에 달한다는 걸 생각하면 결코 적은 양이 아니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보령 사냥팀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을 수도 있어.’

당연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신들의 탈출 가능성 또한 줄어들 게 될 테니, 공나무의 안색은 더 안 좋아졌다.

‘아니, 그전에 3층에 도전하다 죽을 수도 있으려나.’

그렇게 태풍과도 같던 이지우가 떠나고.

얼마 안 있어 다른 노예 사냥팀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방으로 들어가 있어.”

“너희가 말한 장비도 챙길 겸, 재입장 가능 시간(3시간)에 맞춰서 올 테니, 잠자코 있어라. 대가리에 빵구 나기 싫으면.”

노예들이 많이 모여 있어 봤자 좋을 게 없으니, 관리자들은 공나무 일행을 매직 블록을 쌓아 만든 튼실한 감옥에 집어 넣어졌다.

처음엔 한숨이 푹푹 나오던 공간이었으나, 이젠 감옥 안이 오히려 편했다.

이 안에 있는 동안엔 관리자들이 그들을 괴롭히지 않았으니까.

공나무는 벽에 기대어 멍하니, 창살 너머의 탑을 바라보았다.

감옥은 외부에서도 안을 쉽게 볼 수 있게 한쪽 벽면이 창살로 이뤄져 있었다.

‘저 증오스런 탑. 안 무너지려나?’

‘어쩌다 내 신세가 이리되었을까?’

‘하긴, 대재앙부터 모든 게 정상이 아니었지.’

공나무는 속으로 계속해서 혼잣말을 되뇌었다.

그리고 그건 다른 일행들도 다르지 않았다.

‘어?’

그렇게 얼마나 혼자 탑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문뜩 그의 시야에 이상한 게 포착되었다.

탑 벽면에 웬 벌레가 붙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닌가?

6개의 다리와 4개의 눈을 가진 벌레가.

하지만 그 벌레가 희한하단 생각이 들었다.

‘사이즈가, 너무 큰데?’

거리와 탑의 크기를 따졌을 때, 거의 인간에 육박하는 크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나무는 눈을 비볐다.

‘어어어어?’

그리고 이어진 상황에 공나무는 크게 놀랐다.

그 거대 벌레가 둘로 분할이 되더니, 자신이 있는 곳을 향해 똑바로 날아오기 시작한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황급히 주변에 알리려 했는데.

‘사람?’

공나무는 머지않아 그것이 벌레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알고 보니 벽에 매달려 있는 6개 다리, 4개 눈을 가진 괴생명체는 한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등에 업고 있는 것이었다.

다리가 6개로 보인 이유는 등에 업힌 사람의 다리와 벽을 타고 있는 사람의 손발이 합쳐져 그리 보였던 것이고.

“치, 침입자다!”

그때.

관리자들도 하늘을 나는 괴이한 이들의 등장을 알아챘다.

-타타타타탕!

-티티티틱!

소총이 불을 내뿜었다.

하지만 총알은 방어막에 가로막혀 그들을 제지하지 못하고,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감옥의 창살 앞까지 다가왔다.

“콩나물님!”

“어? 빼, 빼코님? 빼코님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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