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인도에서 맞이하는 아포칼립스-78화 (78/273)

<78. 성장의 탑 (2) >

성장의 탑 5층을 클리어한 후 우린 바로 6층에 올라갔다.

그러자 밖에서 보았던 탑의 크기를 생각하면, 나올 수가 없는 드넓은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6층에 등장하는 몬스터의 수준은 레벨 50~60 정도.

“어라?”

그런데 등장한 몬스터를 보자 나와 윌리아는 헛웃음을 흘렸다.

이유는 지하미궁 2단계에서 실컷 사냥했던 라미아가 나왔기 때문이다.

“6층도 별로 힘들진 않겠네요.”

윌리아는 내게 블레스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자 능력치가 한 번에 30%가 상승하고.

나는 허리춤에서 무왕의 보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키에에엑!

위협적으로 뱀눈을 뜨며 포효를 내지르는 라미아들 사이에 파고들었다.

도약이나 블링크 등의 도움 없이, 능력치만으로도 인간을 초월한 움직임이 되었다.

품속에 파고들었단 표현이 맞을 만큼 지나치게 가까이 접근한 내 모습에 녀석들은 하나같이 움찔거리며 칼날이나 다름없는 손톱을 뻗어왔다.

그런 라미아들의 손톱엔 하나같이 붉은 기운이 서려 있었다.

몬스터들의 수준이 올라가다 보니, 이젠 일반 몬스터도 검기와 같은 스킬을 기본으로 사용했다.

그럼에도 나는 라미아들을 스킬 없이, 순수 칼질만으로 베어갔다.

[스킬에 의존하지 않고, 꾸준히 검술을 활용하는 건 아주 좋은 습관입니다.]

이런 내 행동에 대해 검술 스승 오티스는 아주 만족스럽다는 듯 뿌듯해했다.

나는 오티스의 반응을 적당히 무시하며 검을 놀렸고, 일검에 한 마리씩, 순식간에 여섯 마리의 라미아를 베어냈다.

몬스터는 레벨이 올라갈수록 견고해진다고 해야 할까?

내구력 같은 게 높아지는 느낌이다.

다행히 내 장비의 질과 능력치가 높아 사냥에 문제는 없었지만, 라미아 정도가 되니 피륙을 베는 게 아니라 바위를 베는 느낌이 들었다.

라미아 무리를 잡고 검을 검집에 넣은 나는, 여전히 바깥과 다른 시스템에 적응을 못 하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역시 보상 메시지가 안 뜨니 좀 심심하네.”

“그게 나름대로 의욕을 불러일으키나 보죠?”

“그럼요.”

성장의 탑 내부에선 최초토벌 한 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보상은 주지 않는다.

대신 하나의 층을 클리어하면 교환권이란 걸 받을 수 있는데, 이걸 성장의 탑 입구의 자판기에서 원하는 보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던전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리고 재밌는 건 성장의 탑에서 얻은 교환권은 타인에게 양도 및 판매가 가능하단 것이다.

내가 마음먹고 누군가에게 교환권을 밀어주면 레벨 30의 사냥꾼을 양산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이 기회에 부모님, 제대로 회춘시켜드려야지.’

그래서 이 시스템을 이용해 부모님의 레벨도 일정 수준까지 올려줄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이벤트 상점에서 레벨 줄임 반지가 나온 건 참 적절한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앞으로도 계속 외부 활동을 할 텐데, 탐색 스킬을 가진 사냥꾼들이 점점 늘어나게 되면 언젠가 레벨이 들통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레벨 줄임 반지의 등장으로 인해, 아버지의 레벨을 속일 수 있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보물 상자도 없고, 개별 보상도 안 주고. 빠른 성장이 강점인 곳이지만, 뭔가 수련하는 것 같네요.”

내 감상에 윌리아도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레벨에 맞는 던전이 내겐 성장의 탑보다 더 좋은 사냥터이다.

각종 최초 보상을 독차지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나와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당연히 성장의 탑이 여러모로 좋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 향상되면 사냥꾼 협회에 이곳을 알려주려는 것이다.

“가랏!”

그때, 저 멀리 라미아들이 달려오는 게 보였다.

그래서 나는 성검과 함께 왼쪽 허리춤에 걸린 춤추는 단검에 정신을 집중했고.

곧 단검이 자아를 가지기라도 한 것처럼 스스로 허공으로 솟구치더니, 미사일처럼 공중에서 방향을 틀어 적에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기를 머금은 단검이 라미아를 급습했다.

-키엑!

라미아는 춤추는 단검을 쳐내려 했다.

하지만 검은 공중에서 다시 한번 미세하게 방향을 바꾸었고.

-푹!

라미아의 목을 꿰뚫었다.

목에 구멍이 생긴 라미아는 그대로 절명했다.

‘좋아!’

하지만 춤추는 단검의 활약은 오래가지 않았는데···.

이유는 바로 다음 라미아가 춤추는 단검을 쳐내버렸기 때문이다.

[익숙하지 않은 무기를 쓰니, 당연한 결과죠.]

‘이런 식으로 꾸준히 연습을 해야 익숙해질 거 아냐!’

나는 오티스의 지적에 발끈했다.

그나마 이게 많이 나아진 건데.

그래도 이렇게 계속 사용하다 보면 언젠가, 춤추는 단검으로 내 검술을 구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무협지 속 어검의 등장이다.

꽤나 멋지지 않은가.

“챙, 촤아악!”

뭐, 아직은 숙련도가 부족해서 직접 검을 휘두르는 게 1천 배는 편했지만 말이다.

***

“어이, 김씨. 바쁜가?”

“무슨 일이세요?”

가의도에서 가족과 함께 살게 된 김씨는 어느새 마을의 인기인으로 자리 잡았다.

그도 그럴 게 혼자서 저택을 완성시킬 정도의 수준 높은 건축기술은 섬마을에선 너무도 귀중한 거였으니 말이다.

“아니, 우리 집 벽지에 물이 스며들어서···. 어디선가 물이 새는 것 같은데, 위치를 모르겠어.”

“그래요?”

평소와 같으면 바로 도와주겠노라 하겠지만, 김씨는 오늘 일정이 가득 차 있었다.

“죄송한데, 급한 게 아니면 조금 이따가 봐도 될까요? 오늘 백호씨 부모님이 이사 올 팬션도 살피고, 백호씨가 개인적으로 도와달라고 한 게 있어서, 잠깐 가의도 밖에도 나갔다 와야 하거든요.”

“그래? 어휴, 백호씨의 일이라면 당연히 그거 먼저 해야지. 방해해서 미안하네, 우리 집은 나중에 봐주게.”

“네, 그래도 오늘 중으로는 볼 수 있을 거예요.”

김씨의 입에서 백호란 이름이 거론되자, 마을 주민은 당연하다는 듯 자신의 일을 뒤로 미뤘다.

그리고 마을 주민은 빈손으로 오기 뭐했는지, 김씨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참. 이거 우럭을 말린 거거든, 가족들하고 같이 구워 먹어봐. 맛있을 거야.”

“어휴, 뭘 이런걸.”

김씨는 기분 좋게 웃으며 선물로 받은 반건조 우럭을 인벤토리에 챙겨 넣었다.

마을 주민이 돌아가고, 김씨는 하던 일을 계속했다.

그는 지금 서백호의 부모가 살 펜션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었다.

가의도에 있는 건축물 중에서도 가장 신축인 건물이지만, 한동안 관리가 안 됐다 보니 손볼 곳이 몇 군데 보였다.

김씨는 맥가이버처럼 뚝딱뚝딱 펜션을 수리했다.

마지막으로 수압과 전기를 체크한 그는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여긴 이 정도면 되겠구만.”

김씨는 펜션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던 도구들을 챙겨 길가로 나왔다.

그러자 성곽처럼 벽에 둘러싸인 마을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너무도 아늑해 보이는 환경.

서백호가 장담했던 대로 인구가 많진 않지만, 사람이 안심하고 살기 좋은 훌륭한 장소였다.

“어? 어디 가세요?”

그렇게 김씨가 안전구역 근처에 다다랐을 때.

제법 그럴싸한 장비로 무장하고 있는 가의도 청년단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4명 전원이 오늘 레벨 30을 돌파하면서 그들도 당당히 고렙이라 할 수 있는 수준에 다다랐다.

하지만 그런 그들보다 더욱 눈에 띄는 존재가 있었으니, 얼마 전 오크 전사로 진화한 거구의 뚱이였다.

주인을 잘 만난 덕에 뚱이는 오크치고 지나치게 근사한 장비들로 무장하고 있었고, 덕분에 가의도 청년단의 리더 같은 존재로 여겨지고 있었다.

김씨는 뚱이와 하이파이브로 인사를 대신하곤, 자신의 외출에 관심이 많은 이장의 딸 김민희의 물음에 답했다.

“백호씨 도와줄 게 있어서.”

“좋겠다. 아무 때나 스승님 만나러 갈 수 있어서. 여기서 스승님의 거주구역을 아는 건 김씨 아저씨뿐이죠?”

“하하···.”

사심 가득한 김민희의 이야기에 김씨는 서백호가 당부했던 것을 떠올리며, 어쩔 수 없이 웃음으로 얼버무려야 했다.

“아아, 요즘 스승님 보기가 너무 힘들어서 원.”

“그래도 백호씨 부모님이 가의도에 들어와 살면 더 오래 머물지 않겠어?”

“히히, 그건 그렇죠?”

김민희는 자신도 그걸 기대하고 있다며 씨익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런데 자네들은 계속 가의도에만 있는 거야?”

“무슨 뜻이에요?”

“아니, 더 강해지려면 육지로 나가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김씨의 타당한 지적에 가의도 청년단은 하나같이 묘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였다.

“생각보다 이 주변 환경이 성장하기 제법 좋거든요.”

“그래?”

김씨는 그들에게도 어떤 비밀이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하긴. 아무리 뚱이의 보조를 받는다고 해도, 몬스터가 한정된 곳에서 꾸준하게 성장하는 걸 보면 뭔가 있을 것 같긴 해.’

그 후, 청년단과 헤어진 김씨는 언덕길을 따라 안전구역에 도착했고, 웨이포인트가 설치된 장소에서 가의도의 풍경을 한눈에 살필 수 있었다.

마을을 보호하는 벽과 여기저기 설치된 대형 비닐하우스, 그리고 어제 서백호가 닭, 돼지, 소의 새끼들을 구해오면서 이를 키우기 위한 축사가 마을과 조금 떨어진 곳에 만들어져 있다.

꽤나 이상적인 풍경이었다.

‘이 섬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살기 좋아지겠지.’

그런 감상과 함께 김씨는 웨이포인트를 타고 월광도로 넘어갔다.

“아앗! 김씨님!”

“잘 지냈는가.”

오늘도 안전구역 근처의 오크를 괴롭히며 놀고 있던 월광도의 NPC 헤롤드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왔다.

김씨가 가의도로 넘어가고 심심해하던 헤롤드로선 그의 방문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무슨 일로 왔습니까?”

“축사하고 비닐하우스 좀 지어주려고. 백호 씨가 펫들 이용해서 가축 키우고 농사도 지어본다고 하길래.”

“그렇군요. 가끔은 일이 없어도 방문해주는 게 어떻겠습니까?”

“백호씨에게 물어보고, 괜찮다고 하면 종종 놀러 오지.”

마음 같아서 김씨를 따라다니고 싶지만, 안전구역을 벗어날 수 없는 그로선 먼발치에서 그의 작업을 구경할 뿐이었다.

김씨는 며칠 만에 본 콩쥐, 팥쥐, 감자(펫)의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홉고블린인 콩쥐, 팥쥐와 스켈레톤인 감자 모두 한 공간에 모여 있었다.

펫들은 매직블록을 대충 쌓아 만든 간이 축사에서 병아리와 새끼돼지, 송아지 등을 보살피고 있었다.

듣기론 테이밍 아이템이 요즘엔 기본 몇만 코인이라던데, 그런 귀중한 펫들을 사냥이 아닌 잡일에 동원하다니···.

서백호가 아니라면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자자, 팥쥐는 나 좀 돕자.”

김씨의 지시에 홉고블린 팥쥐는 군말 없이 따랐다.

이내 김씨는 팥쥐의 도움으로 오래지 않아 뚝딱뚝딱 축사와 비닐하우스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간편하게 건축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편의 아이템들과 무거운 짐도 가볍게 나르게 하는 인벤토리 덕분에 가능한 작업 속도였다.

이어서 김씨는 서백호의 황금삽을 이용해 비닐하우스의 밭을 뒤집어 작물을 심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들고, 축사엔 동물에 맞는 바닥재를 깔아 주었다.

그리고 서백호가 이벤트 상점에서 구매한 온풍기를 새 축사로 옮겨 설치한 후, 새끼 동물들을 옮겼다.

이 정도면 할 일을 모두 했다고 생각한 그는 서백호의 펫들에게 주의사항을 알려 주고, 헤롤드가 있는 안전구역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휘이잉!

12월의 차가운 바람과 함께, 새하얀 가루가 폴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보였다.

그것을 본 김씨는 표정을 굳혔다.

“첫눈인가?”

자신이야 서백호 덕에 운 좋게 잘살고 있지만, 근근이 하루를 버티고 있는 일반 국민들에게 겨울은 너무도 혹독한 계절일 터이다.

이젠 몬스터뿐만 아니라, 추위와도 싸워야 한다.

때문에 눈을 보며 감상은커녕, 생존자들에 대한 걱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김씨는 첫눈을 맞으며 안전구역으로 향했다.

***

-헥헥헥!

참고로 오늘은 멍멍이도 우리를 따라 성장의 탑에 진입했다.

하지만 멍멍이는 제대로 활약하는 일 없이 윌리아의 탈것으로서만 활동했는데, 7층부턴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였다.

윌리아가 나보다 멍멍이에게 힐을 쓰는 일이 더욱 많아진 거다.

정작 최전선에서 싸우는 건 나인데.

[웨어 울프 좀비 / 레벨: 65]

-키에에엑!

-촥악!

나는 포위하듯 덤벼든 7층의 웨어 울프 좀비들을 쓸어 버렸다.

그리고 다쳐서 윌리아에게 치료받고 있는 멍멍이에게 다가갔다.

“멍멍아 괜찮아?”

-컹!

멍멍이는 괜찮다며 짖었지만, 나는 전혀 괜찮지 않았다.

최근 멍멍이를 자주 데리고 다니지 못한 탓에, 격차가 심하게 벌어져 함께 다니는 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이제 사람들의 시선을 덜 신경 쓰게 되면서 멍멍이도 어딜 가든 데리고 다니려 했는데.’

사냥을 끝내고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데, 멍멍이는 자신이 쓸모없어졌다고 여기는지 완전히 풀이 죽고 말았다.

난 그런 멍멍이를 바라보다가 이내 피식 웃으며 쓰다듬어 주었다.

“걱정하지 않아도 돼.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니까.”

나는 인벤토리에서 책자를 꺼내 들었다.

그건 콩나물님이 나를 위해 만든 교환권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물품들을 정리해 놓은 리스트였다.

[8단계 자판기]

-펫 진화(교환권 10장)

[10단계 자판기]

-펫 각성(교환권 10장)

그리고 그 안엔 펫을 강화할 아이템의 정보가 담겨 있었다.

‘8단계와 10단계, 10장씩.’

한 층을 클리어하면, 각 단계별로 교환권 20장을 준다.

파티였다면 이 20장을 인원에 따라 나눠 가졌겠지만, 나는 혼자라서 독차지할 수 있다.

즉, 한 번만 클리어해도 펫 두 마리를 진화시킬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단 거였다.

당연히 고민도 많이 들었다.

교환권을 쓸 곳이 많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레벨과 나의 레벨도 올려야 하는데, 여기서 펫을 강화시키는 게 과연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멍멍이 (치프 다이어 울프) / 레벨: 48]

생각하는 와중에도 멍멍이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마치 자신을 버리지 말란 것처럼.

‘한 층을 클리어하면 20장의 교환권을 주는데, 익숙해지면 하루에 4번까지 클리어할 수 있잖아. 교환권 10장이면 오히려 싼 걸지도 몰라.’

더구나 우린 2인 파티다.

이 구성이 불안해서 멍멍이를 데리고 다니려던 것 아닌가?

“윌리아 님, 교환권을 얻으면 멍멍이도 성장을 시켜줄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내 계획을 말하자 윌리아도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좋아요! 펫이 주인의 수준을 쫓아가지 못해 끝내 사장될 거였으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을 시스템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렇겠죠?”

이로써 성장의 탑에서 한가지 목표가 더해졌다.

당연히 나와 윌리아의 강화가 무엇보다 최우선 과제지만, 거기에 멍멍이의 강화도 포함시켜 보기로.

“멍멍아 최대한 몸 사려. 알았지?”

-컹!

“그럼 계속 갈까요?”

우린 성장의 탑 공략을 이어갔다.

성장의 탑 7층은 언데드 존.

단지 다른 곳과 차이점이 있다면 늑대인간+언데드란 특이한 조합을 갖고 있다는 거였다.

덕분에 탑 내에서 유일하게 얻을 수 있는 보상인, 최초토벌 보상을 챙길 수 있었다.

비록 보상은 변변찮았지만 말이다.

늑대인간 좀비들은 아주 날렵한 데다가 목을 날려도 쉽게 죽지 않아 꽤나 귀찮았다.

‘몬스터들의 레벨이 높아서인지 윌리아의 중급 힐도 크게 피해를 주지 않고.’

그래서 나는 이 기회에 성검이나 실험해 봐야겠단 생각으로 칼립소를 뽑아 들었다.

왠지 성검은 언데드에 직빵일 것 같지 않은가.

나는 성검에 마력을 불어 넣으며 괜히 외쳐 보았다.

“빛이여!”

-후웅!

그러자 광선 검처럼 빛으로 된 검이 생성되었다.

동시에 성검을 웨어울프 좀비에게 휘둘러 보았더니···.

-키에에에엑!

-키에엑!

-퍼서서석.

“어?”

늑대인간 좀비들이 햇빛에 닿은 흡혈귀 마냥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추가로 아무런 스킬도 쓰지 않았음에도 단 한방에 골로간 것이다.

언데드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을 보이는 성검에 나는 뽕이 차서 신나게 무쌍을 찍으며 달려나갔다.

“25초 안에 7층 클리어한다!”

지금 남은 내 마력으로 성검이 유지되는 시간이 딱 25초였다.

“갑시다. 리아 인버스님!”

“윌리아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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