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인도에서 맞이하는 아포칼립스-81화 (81/273)

081화 정령형 몬스터 (2)

당연하지만 구해달라는 시나리오 7번 조각 보유자(주한미군)의 단체 메시지에 나와 강이솔, 10번 조각 보유자인 경상도 킹스맨이 당황했다.

그리고 이는 메시지 창에 정확하게 드러났다.

[2번 보유자(강이솔)]

-무슨 일입니까?

[10번 보유자(경상도 킹스맨)]

-지금 7번님 위험에 빠지신 겁니까? 도움을 원하세요?

[11번 보유자(나)]

-영어로 물어봐야 하지 않나요?

[2번 보유자(강이솔)]

-아, 그렇네요. Hey 7! What happened?

이런 우리의 물음에 주한미군인 7번 보유자가 급하게 주소를 보내왔다.

[7번 보유자(주한미군)]

-I'm in the Godeung Mt. in Pyeongtaek.

평택의 고등산?

거긴 우리가 지금부터 가려고 하던 곳이 아닌가.

주한미군이 엘프가 등장하는 산이라며 위험하니 접근하지 말라던 곳.

덕분에 메시지를 주고받던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11번 보유자(나)]

-2번님, 자세한 상황을 밝히지 않으면 도울 수 없다는 영문 작성 부탁드립니다.

[10번 보유자(경상도 킹스맨)]

-네? 설마 정말 돕지 않으시려고요?

[11번 보유자(나)]

-세상이 워낙 흉흉하지 않습니까? 만나본 적 없는 상대이니, 조심해서 나쁠 것 없죠.

상황 파악이 안 되는데 무작정 사람을 돕겠다고 나서기엔, 주한미군인 7번과 나 사이의 신뢰도가 부족했다.

내 냉정한 반응에 킹스맨은 반박하지 못했다.

그리고 영어 좀 하는 강이솔은 착실히 내 지시에 따라 영문으로 물었다.

[2번 보유자(강이솔)]

-If you don't explain, We won't help you.

강이솔의 물음에 그때서야 주한미군은 제대로 상황을 알려왔다.

[7번 보유자(주한미군)]

-We were attacked!

[2번 보유자(강이솔)]

-attacked? who did that?

[7번 보유자(주한미군)]

-fucking elves!

엘프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소식.

짧지만 어렵지 않게 상황을 유추할 수 있었다.

장소가 험프리스가 아닌 고등산이라고 하는 걸 보면, 주한미군이 우리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던 그 산에 접근했다가 엘프의 공격을 받게 된 모양이다.

분명 사정이 있어서 접근을 했겠지만, 자신들이 해준 경고를 자신들이 무시한 꼴이니, 솔직히 자업자득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나는 원래부터 그곳에 용무가 있던 사람이다.

그래서 가서 상황을 살펴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1번 보유자(나)]

-2번님. 제가 가볼 테니, 따로 움직이지 않으셔도 됩니다. 계속 정보만 알려 달라고 하세요.

[2번 보유자(강이솔)]

-알겠습니다.

그리고 강이솔은 곧 사람이 갈 예정이라고 주한미군에게 전달했다.

단지 내가 주한미군에게 지원군이 될지 안 될지는 아직 모른다.

일단 현장에서 정확히 상황 파악부터 할 생각이다.

그런데 이런 우리의 모습에 경상도 킹스맨은 의문을 표해왔다.

[10번 보유자(경상도 킹스맨)]

-2번님과 11번님은 알고 지내는 사이시군요? 그런데 왠지 분위기가 부하와 상사의 느낌이네요.

정답이다.

그러나 나는 더 이상 채팅에 어울리지 않았다.

사람을 상대하는 건 강이솔이면 충분하나까.

그렇게 약간의 소동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일정에 변화는 없다.

나와 윌리아, 멍멍이는 즉시 평택으로 날아갔다.

지난 이벤트 몬스터 토벌 때 방문했던 지역이었기에 웨이포인트가 등록되어 있었다.

-휘이이잉!

안전구역을 벗어나자 눈에 뒤덮인 새하얀 세상과 서늘한 냉기가 몰려왔다.

하지만 윌리아와 나는 추위에 몸을 떠는 일은 없었다.

우리의 외투엔 공통적으로 체온유지 기능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기온이 떨어져 동사자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가 바라 마지않는 장비였다.

“날아가죠.”

“네.”

이젠 나와 윌리아뿐 아니라 멍멍이도 하늘을 날 수 있는지라, 단체로 허공을 날아 목적지로 향했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다시 눈이 내릴 것처럼 흐릿흐릿하고, 지면엔 녹지 않은 눈이 쌓여있다.

나름 운치 있는 풍경이지만, 생존자들에겐 지옥이나 다름없는 환경이었다.

그런 점에서 나는 행복한 놈이다.

이 풍경을 보면서 감상을 표할 여유가 있으니 말이다.

-타타타타탕!

하늘을 날길 2분여.

우린 연속되는 총격음을 들을 수 있었고.

곧 엘프들이 목격된다는 고등산 근처에 다다랐다.

이어서 우리는 10명의 사냥꾼과 10명의 소총수로 이뤄진 군인들이 처음 보는 몬스터와 싸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타락한 하급정령 / 레벨: 71]

그리고 몬스터의 정보를 본 순간.

나는 눈을 빛내야만 했다.

“정령형 몬스터!”

더불어 이번에 성장의 탑에서 조사 스킬을 배우게 된 윌리아도 몬스터의 정보를 보곤 놀랐다.

설마 정말 이곳에서 정령형 몬스터를 마주하게 될 줄이야.

무기 강화 3~4단계에 필요한 정령석은 정령에게서 나온다는 얘기를 일전에 대장장이 토레프에게서 들었었다.

그래서 혹시나 이곳에 정령이 있지 않을까 해서 왔더니, 정답이었다.

나는 씰룩이는 입꼬리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총탄 막아주세요.”

“네!”

멍멍이와 윌리아를 그 자리에 두고 나는 최고속으로 날아갔다.

-휘이이이익!

그러자 마치 비행기가 날아가는 듯한 소음이 귓가를 스쳤다.

-콰아아앙!

잠시 후, 군인과 몬스터들 사이에 윌리아가 펼친 방어막이 생기며 총탄을 튕겨내고.

그곳에 작은 크레이터를 만들며 내가 요란히 착륙했다.

“어? 당신님은?”

등 뒤에서 들려오는 어눌한 한국말.

슬쩍 뒤를 살피니, 일전에 나에게 이곳에 가지 말라고 경고했던 재미교포2세 제임스 최가 그곳에 있었다.

“여긴 오면 안 되는 거 아니었습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사단장 새키가 빡대가리라 부하만 죽어나고 있습니다.”

요컨대, 자신들도 상부의 명령이라 어쩔 수 없었단 의미.

나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곤 허리춤에 채워진 두 자루의 검 중, 보조 무기인 아칸의 세이버에 손을 얹었다.

-키에에엑!

이어서 발도 자세를 취하고는.

전신이 푸른빛으로 물들어 있는 반투명한 신체의 귀신을 향해 검을 뽑았다.

하지만 단번에 정령의 목을 벨 수가 없었다.

이유는 발검과 동시에 녀석의 손에서 푸른빛의 광선이 세 갈래로 뿜어져 왔기 때문이다.

그중 한 갈래는 나를 노리고, 두 갈래는 제임스 최를 비롯한 주한미군들을 노렸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했냐?

-촤아악!

[타락한 하급정령을 토벌하여 경험치 20,500을 획득했습니다.]

[타락한 하급정령의 토벌 보상이 지급됩니다.]

-2,100코인을 획득했습니다.

-정령석 1개를 획득했습니다.

전부 다 베어 버렸다.

앞서 날아든 3갈래의 공격은 물론, 타락한 하급정령의 목까지.

‘나이스 정령석! 토레프가 낮은 확률로 드랍된다고 했었는데, 시작부터 운이 좋군.’

곧 내 곁으로 윌리와 멍멍이가 착지하고.

내 검속을 눈으로 좇지 못한 건지, 주한미군들은 벙찐 표정들을 지었다.

“무슨 상황인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엘프에게 공격받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자신들이 단번에 달라붙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던 몬스터.

아니, 오히려 죽임당할 확률이 높았는데, 그런 무시무시한 몬스터를 단칼에 죽여서인지 그들은 하나 같이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내게 극진해졌다.

*

잠시 후, 자세한 전말을 전해 들은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그러니까, 일주일 전에 탐색을 위해 이 안에 투입했던 병력이 어제 귀환했었다고요? 행방불명되거나 죽은 줄 알았던 사람들이?”

“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진귀하고 다양한 물건들을 챙겨 귀환했고, 그것에 눈이 돌아간 지휘관들이 대대적인 고등산(엘프 지역) 공략을 결정했다는?”

“네!”

“하지만 막상 고등산의 공략을 시작하자 엘프들의 공격을 받았고, 그로 인해 험프리스의 주력이 안에 갇혀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는 상태란 거죠?”

“네!”

나는 황당해하며 주한미군들을 바라보았고, 그들은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피했다.

이들도 상부의 결정이 너무 무모했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 제임스 최는 변명하듯 말했다.

“엘프가 공격할 줄은 몰랐다. 귀환한 부대가 엘프들은 NPC고, 감시만 할 뿐 공격하지 않는다고 했슴요.”

“흠···. 그렇다고 해도 레벨 70대의 몬스터가 등장하는 데 들어가나?”

이들의 수준으론 어림도 없을 텐데.

“최하급정령이 대부분인데, 최하급정령은 레벨 30~40대요.”

나름 괜찮다고 생각할 만한 조건이었다는 건가?

그럼 뭐하나.

정작 엘프들은 공격하고, 방금 제임스 최를 공격한 정령은 최하급이 아닌, 레벨 70대의 하급정령이었는데.

대체 얼마나 보상이 달콤했으면 이런 무리를 한 건지.

하지만 이어진 제임스 최의 보상 설명에 나는 두 눈을 크게 뜨며 헛바람을 삼켰다.

‘천상의 맛을 자랑하는 야생닭과 돼지 등 고기도 풍부하고.”

‘능력치를 올려주는 열매가 나무 여기저기 달려 있으며.’

‘정령형 몬스터 밀집 구역에선 산삼처럼 생긴 영약도 여러 번 봤다?’

‘타락한 최하급정령을 잡고 얻은 정령석은 온기를 내뿜는 데다가 전기까지 생산한다고!?’

이야기를 들으니 비로소 험프리스 상부가 왜 욕심을 부렸는지 알 것 같다.

나만 해도 먹을거리 빼고는 하나같이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능력치를 올려주는 열매도 대단하고, 영약도 대단하지만···.

특히 정령석의 의외의 기능에 깜짝 놀랐다.

그래서 인벤토리에서 정령석을 꺼내 정보를 살피니.

[정령석 / 특수 / 소재]

-정령의 기운이 뭉쳐져 형성된 결석으로, 무기 강화 시 필요한 주요 재료이다.

-내부엔 높은 전기 에너지를 품고 있으며, 겉으로는 따뜻한 열기를 내뿜는다.

-내부의 전기 에너지가 소모될수록 정령석이 내뿜는 열기도 온도가 낮아진다.

그의 말이 사실이었다.

예상치 못한 전략 물자의 등장.

정령석은 강화템이란 이유만으로도 귀한데, 자체적인 기능 역시 사기적이었다.

“전기 내장량은 얼마나 됩니까?”

“긴 것 같아요. 24시간 넘게 히터 10대를 연결해 쓰고 있는데, 아직 안 꺼져요.”

정확한 성능은 더 확인해봐야겠지만, 전기 먹는 하마인 히터 10대를 24시간 넘게 키고도 멀쩡하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성능은 준수하단 뜻이었다.

‘정령석은 강화 용도 외에도 꼭 쟁여 놔야 하는 아이템이잖아?’

정령석의 전기를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전자제품의 전기코드를 정령석에 가져다 대기만 하면 그냥 쓸 수 있다.

엄청나지 않은가.

“들어갔다가 나오는 방법은 따로 있습니까?”

조사팀이 들어갔다가 일주일 만에 귀환했단 뜻은 평범한 방법으론 나올 수 없는 이상지형임을 뜻했다.

“내부 어딘가에 하얀 기둥이 있는데, 그거 만지면 돼요.”

참고로 나는 아까 전부터 진실의 눈을 사용하고 있는 상태다.

미궁 2단계에서 얻은 극상급 스킬로 상대방의 거짓말을 감지해내는 스킬이다.

만약 상대가 내게 거짓말을 하면 악의가 강할수록 짙은 붉은 기운을 내뿜는다.

하지만 그에게선 붉은 기운이 풍기지 않는다.

전부 사실이란 얘기다.

나는 슬쩍 윌리아를 바라보았다.

그랬더니 그녀는 내 선택에 따르겠다며 웃어 보일 뿐이었다.

“들어가 보도록 하죠.”

내 말에 제임스 최와 주한미군들이 자신들도 따라가겠다며 나섰지만, 나는 짐덩이가 늘어나는 건 질색이다.

다만 통역은 필요할 것 같아서 제임스 최만 데려가기로 했다.

나는 제임스 최를 소형 SUV 수준으로 덩치를 키운 멍멍이 등에 앉혔다.

“물지 않았으면 좋겠어.”

제임스 최는 멍멍이의 포스에 잔뜩 쫄아서 그렇게 부탁했다.

그리고 우린 이상지형이 자리한 고등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제임스 최는 생각했다.

세상에서 화기가 점점 뒤로 밀려나고 있다고.

갖고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몬스터를 토벌할 수 있게 해주지만, 화기로 잡는 몬스터는 아무런 보상을 주지 않는다.

물론, 보상이 없더라도 당장의 생존을 위해 필요하면 써야겠지만, 그런 화기도 일정 수준 이상의 몬스터에겐 잘 통하지 않게 된다.

‘이능 아래 화기.’

이게 새로운 세상의 공식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레벨 30 몬스터의 공격에 쉽게 깨지는 하급 방어막 스킬조차 총탄으론 절대 뚫을 수 없고, 수류탄과 유탄도 가뿐히 막아낸다.

그래도 전차포나 대전차미사일엔 뚫리긴 하지만, 이마저도 중급 방어막엔 막힌다고 하니, 점점 화기보다 레벨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건 당연한 순리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 눈앞에 마주하게 된 인물은 새로운 세상의 극에 다다른 자라 할 수 있겠다.

칼 한 자루를 쥐고 담담히 나아가며 앞길을 막는 모든 것을 양단해 버렸으니 말이다.

그것이 육안으론 파악하기 힘든 스피드의 공격이건, 지면에 커다란 구덩이를 만들 만큼 막강한 파괴력의 공격이건 모조리 검으로 베고 목을 날렸다.

마치 그는 대재앙 이후의 세계를 위해 태어난 존재 같았다.

“엘프는 코빼기도 안 보이네요.”

“전부 미군 잡으러 간 거 아닐까요?”

“음···.”

강한 만큼 그의 행동에선 여유가 묻어났다.

그 모습이 앞선 전투 장면과 오버랩되면서 절로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작 그의 외모는 평범했지만 말이다.

“어? 사과네요. 그러고 보니 능력치 올려주는 열매가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게 이건가?”

“옵션 있어요?”

“오! 1시간 동안 마력을 3 높여준다네요?”

“보스전처럼 중요한 순간에 사용하면 좋겠네요.”

남자가 말하면 그의 파트너인 여자가 답을 하는 식의 대화가 계속 이어졌다.

두 사람의 세계에 제임스 최는 쉽게 끼어들 수 없었고, 그 둘이 무서워서 빨리 동료들을 구해달란 재촉도 감히 할 수가 없었다.

“정령석 더럽게 안 나오네. 최하급은 벌써 30마리 넘게 잡은 것 같은데, 하나도 못 먹었어요.”

“아무래도 등급 높은 정령을 잡아야 잘 나오나 봐요. 아까처럼요.”

“하급정령만 모여 있는 데 없으려나?”

이후로도 남성은 달려드는 몬스터들을 소름 끼치는 검술로 일검에 베며 나아갔고.

-콰아아아앙!

-투투투투투!

머지않아 전투 소음이 이들의 귀에 포착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머지않아 전투 현장에 다다랐다.

바닥에 누워 있는 수많은 군인들.

그럼에도 서 있는 군인들의 수는 족히 500명쯤 되는 것 같았다.

그런 군인들을 압박하는 건 정령형 몬스터 30마리와 단 5명의 엘프가 전부였다.

제임스 최는 지금까지 오면서 함께한 한국 사냥꾼들의 실력을 보았기에 그들이 나선다면 사태가 해결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

“아, 안 도와주세요?”

하지만 어째서인지 검사인 남성은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이어진 말에 제임스 최는 뒤통수를 맞은 느낌을 받았다.

“엘프들과 저는 친밀도 0%의 중립관계로 뜨는데요? 아무래도 엘프들은 인간이라고 무조건 공격하는 부류가 아닌 거 같아요.”

“와, 왓!?”

그게 지금 중요하냐는 물음이 목구멍까지 치솟았다.

그보다 사람을 살리는 게 먼저 아니겠냐면서.

“뭐, 중재는 해보겠습니다. 하지만 미군 편만 들 생각 없다는 거 알아주세요. 괜히 친하지도 않은 여러분 편들면서 NPC들과 적대할 생각은 없거든요.”

그때서야 제임스 최는 깨달았다.

눈앞의 남자는 온정만으로 움직이는 타입이 아닌, 철저히 계산기를 두들기는 타입의 인간이란 걸.

그리고 잠시 후.

그는 엘프와 미군 사이에 끼어들며 외쳤다.

“헤이 험프리쑤! 돈두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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