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화 사냥꾼 협회의 도시 (2)
[축하드립니다. 성장의 탑 10층을 클리어하였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최초로 성장의 탑을 클리어하였습니다.]
나는 해당 메시지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죽는 줄 알았다.
물론, 폭주가 끝나며 능력치가 50% 떨어지긴 했어도 아예 싸울 수 없는 상태인 건 아니고, 여차하면 도주용으로 사용할 귀환스크롤(이벤트 상점)도 있었지만, 이런 위기감은 오랜만이었다.
덕분에 정령들과 멍멍이에 의해 끝이 난 전투가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중급회복.”
나는 고중력의 필드가 사라지자 힘겹게 몸을 일으키려는 윌리아와 시에나에게 회복의 반지(중급회복 2회 또는 상급회복 1회)를 이용해 치료 스킬을 사용해주었다.
“후우···.”
“제길, 마을을 떠나자마자 골로 가는 줄 알았네.”
시에나는 성장의 탑이 이리도 험난한 줄은 몰랐다며 부르르 몸서리를 쳤고, 윌리아도 상태가 괜찮아지자 바로 내게 힐을 사용했다.
그로인해 나도 어느 정도 힘이 돌아옴을 느꼈다.
그러나 날아간 귀는 회복되지 않아 통증만 줄어들 뿐이고, 능력치의 급격한 다운으로 무력감이 컸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어차피 탑을 나가서 교환권을 경험치로 바꿔 레벨업을 하면 모든 상태 이상이 회복되니까.
‘상급회복 물약을 먹으면 즉시 치료되지만, 어차피 레벨업 하면 되는데 굳이 낭비할 필요는 없지.’
이어서 나는 메시지의 뒷 내용들을 살폈다.
성장의 탑을 클리어했다는 내용 외에도 여러 메시지가 떠올랐던 걸 봤기 때문이다.
[성장의 탑을 최초로 클리어하셨습니다. 이 위대한 업적은 명예의 전당에 기록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업적 메시지.
이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사실은 성장의 탑이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한국에만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최초보상을 주진 않을 테니까.
그렇다면 어디선가 콩나물님과 일행들이 당했던 것처럼 성장의 탑을 악용하는 사람이 또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좋은 시스템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사람들보다 악용하는 사람들이 먼저 떠오르다니, 어쩔 수 없는 씁쓸한 현실이다.
[성장의 탑 10층을 클리어하여 10단계 교환권 20장을 획득했습니다.]
[성장의 탑 클리어 보상으로 최상급 스킬북 뽑기권을 획득했습니다.]
[성장의 탑 최초 클리어 보상으로 최상급 스킬북 선택권을 획득했습니다.]
[성장의 탑을 클리어하여 하늘섬 이카루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하늘섬 이카루스에 입장하시겠습니까?]
다음은 보상 메시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교환권 20장은 원래부터 예정되어 있던 보상이다.
하지만 성장의 탑도 던전처럼 클리어 보상과 최초 클리어 보상을 나눠 줄지 몰랐기 때문에 나는 이게 웬 떡이냐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최상급 스킬북 선택권 하나와 뽑기권 하나.
적어도 최상급 스킬북 2개가 확보된 것 아닌가?
최상급 스킬이면 아무리 못해도 주력기인 만큼 나는 크게 만족했다.
‘하늘섬 이카루스?’
그러나 메시지 사이에서 하나만큼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늘섬 이카루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말.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하늘을 나는 섬이 있고, 거길 이용할 수 있다는 건데.
이게 좋은 건지 현재로썬 알 수가 없었다.
다만 이름이 조금 불길하다.
신화에서 이카루스는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날다가 태양에 녹아 추락해 죽지 않던가.
“하늘섬 이카루스에 대해 아시는 분?”
나는 두 NPC 출신 동료들에게 물었다.
그에 자칭 700살인 시에나와 윌리아 모두 고개를 내저었다.
“원래, 동료가 되면 NPC가 보유한 정보 일부가 차단되는 모양이야. 내가 모르는 게 있다니 말이 안 되거든.”
자신만만하게 그리 말하는 시에나의 모습에 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실은 윌리아를 보면서 눈치채고 있던 사실이니까.
월광도 신전에서 NPC로 생활하던 시절엔 모르는 게 없는 만능 윌리아였는데, 동료가 되고 난 후, 시스템과 관련된 정보에 대해 모르는 게 꽤나 많아졌다.
그래서 정보가 차단되는 시스템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시에나까지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내 예상이 맞는 모양이다.
“모르면 가보자고. 죽기야 하겠어?”
“보상과 함께 나열된 메시지라면 나쁘게 생각할 필요 없을 것 같긴 해요.”
그건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그래도 만에 하나라는 게 있다.
“그래도 정비를 하고 가죠.”
지금은 상태가 말이 아니고, 폭주 디버프도 해결해야 하니, 잠깐 나갔다 오는 게 좋을 것 같다.
“좋아, 그러지.”
메시지는 앞서 이렇게 말했다.
[하늘섬 이카루스는 성장의 탑 입구를 통해서도 입장하실 수 있습니다.]
때문에 우린 거리낌 없이 성장의 탑 10층을 벗어났고.
드넓은 지하 공동에 모습을 드러냈다.
“와아아아!”
“협회장님! 대단하십니다!”
“클리어라면 레벨 100의 10층을 깬 거잖아요!? 대박!”
그러자 성장의 탑을 이용하는 사냥꾼협회 소속 멤버(보령팀 포함)들이 크게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아무래도 업적 메시지 때문에 저러는 모양이다.
군데군데 놀라거나 어안이 벙벙하단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자랑스러워하거나 대리 만족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몇몇은 아부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들과 나는 경쟁자이기 전에 같은 편이었으니 당연했다.
괜히 사람 뻘쭘하게 만드는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교환권을 바꾸기 위해 자판기로 향했다.
“정말, 저희가 다 써도 됩니까?”
“그렇대도? 신경 쓰지 말아.”
시에나는 자신에게 교환권을 나눠줄 필요가 없다고 한다.
어차피 자신의 레벨이 더 높으니, 우리가 레벨을 따라잡을 때까진 수습이라는 셈 치겠다고.
나는 그녀에게 고마움을 표하고는 윌리아에게 5장의 교환권을 주고 내 손엔 15장을 남겼다.
공평한 분배다.
농담이고, 내가 더 많은 교환권을 쥔 이유는 이것 때문이다.
[10단계 자판기]
-펫 각성(교환권 10장)
멍멍이를 더욱 강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다이어울프에서 섀도우울프로 진화한 멍멍이는 의심의 여지 없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오늘만 해도 위급상황에서 정령들과 함께 10층 보스를 마무리 지었으니 말이다.
그런 멍멍이가 무려 10단계 교환권 10장을 필요로 하는 아이템으로 각성이란 것까지 한다면 한층 더 강해질 거란 기대감이 들었다.
‘멍멍이 상황을 지켜보고 나서 뚱이를 강화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현재 뚱이는 가의도 청년단 소속이나 다름이 없다.
하지만 청년단 멤버들의 더 나은 성장을 위해 머지않아 뚱이를 빼고 사냥에 다니게 시킬 생각이다.
그럼 뚱이는 어떻게 되는가?
당연히 예전처럼 우리와 다닐 예정이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라 ‘부상’과 ‘상태 이상’이 모두 회복됩니다.]
나는 멍멍이를 각성시키기 전에 우선 10단계 교환권 5장을 경험치로 바꿔 레벨을 올렸다.
그러자 경험치 바가 쭉쭉 올라 레벨이 하나 상승한 것에 그치지 않고 다음 레벨업 직전까지 가서 멈췄는데, 아마 교환권 10장을 다 경험치로 바꿨다면 레벨은 3이 올랐을 것이다.
떨어져 나갔던 귀도 완벽하게 복구가 되었다.
“그럼 간다 멍멍아?”
-멍멍!
내 레벨업은 멍멍이의 각성에 비하면 작은 이벤트였다.
나는 지체 없이 교환권 10장을 사용했고.
[섀도우 울프 멍멍이를 각성시키시겠습니까?]
‘그래.’
[각성을 시작합니다.]
곧이어 멍멍이가 눈 부신 빛에 휩싸였다.
[각성이 완료되었습니다.]
각성의 특수효과로 보이는 빛은 약 1분간 지속되었다.
그리고 1분 뒤, 빛이 사그라지기 시작하고, 이내 각성에 성공한 멍멍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음?”
그런데 나는 멍멍이를 보며 의문을 표해야 했다.
그도 그럴 게 무려 성장의 탑 10층의 교환권 10장을 이용해 각성한 거다.
나야 동료들이 모두 NPC라서 20장의 교환권을 거의 뜻대로 쓸 수 있지만, 일반 사냥팀들은 최대 입장 인원에 맞춰 탑에 오르면 보통 인당 2~3장의 교환권을 손에 쥐게 된다.
그런 면에서 교환권 10장은 결코 적은 양이 아니었다.
더구나 10층은 난이도도 매우 높았으니 말이다.
“좀 커진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극적인 변화를 기대했던 나는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멍멍이의 외형에 적잖이 당황했다.
덩치가 조금 커진 거 빼면 딱히 바뀐 게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
[형, 형.]
어디선가 낯선 소년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나는 뭔가 싶어 주변을 살폈지만, 우리 파티 주변으로 다가오는 사냥팀이 따로 없음을 확인하곤 설마란 표정을 지었다.
[형, 나야 나.]
그리고 이내 내 시선이 멍멍이에게 향해지자, 멍멍이가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금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멍멍이?”
[어, 맞아. 나야 멍멍이.]
“헐···.”
각성이 뭔가 했는데, 이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멍멍이는 일반적인 몬스터의 수준을 넘어 네임드나 보스, 엘더 몬스터처럼 말을 전해올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뿐 아니다.
[멍멍이가 스킬을 새로 습득했습니다.]
[그림자 이동]
-100미터 이내의 그림자가 드리운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멍멍이 본인과 탑승자(최대 2명)까지 함께 이동할 수 있다.
[섀도우 웹]
-그림자 그물을 만들어 적을 포박한다.
[섀도우 스트라이크]
-10개의 그림자 창을 만들어 적에게 일제히 투사한다.
공간이동 스킬에 구속 스킬, 더불어 강력해 보이는 공격 스킬까지 생긴 것이다.
이로 인해 멍멍이의 존재 가치는 더욱 껑충 뛰었다.
‘탑승자 2명까지 함께 공간 이동시킬 수 있다고? 그럼 우리 팀의 기동력이 더욱 좋아지겠네.’
나는 기분이 좋아져서 멍멍이를 안아 들고 춤을 추었다.
그에 멍멍이도 기분이 좋은지, 소리 내어 짖어 댔다.
“그나저나 이제 말까지 할 수 있는데 이름이 멍멍이인 건 좀 심하려나?”
역시 말을 할 줄 아는 상대를 멍멍이라 부르는 건 좋은 것 같지 않다.
해피가 좋을까?
하지만 이런 내 생각에 멍멍이는 의외의 말을 했다.
[멍멍이가 귀엽고 좋아.]
“그래?”
뭐, 본인이 그렇다면야.
나도 멍멍이란 이름이 귀엽고 입에 착 달라붙긴 마찬가지다.
수월해진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멍멍이가 다양한 스킬을 얻으면서 우리의 전술 폭이 더 넓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연신 멍멍이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성장의 탑 클리어 보상으로 얻은 최상급 스킬북 선택권과 뽑기권을 바라보았다.
[최상급 스킬북 뽑기권을 사용했습니다.]
[낙뢰 스킬북을 획득했습니다.]
[낙뢰 스킬북 / 등급: 최상급 / 액티브]
-하늘에서 강력한 낙뢰 한줄기를 떨어뜨린다.
-적과 근접전투 중일 동료가 있을 경우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범위 직경 5미터.
-마력소모량: 7
“오오.”
이름부터 강렬한 공격 스킬의 등장.
나는 감탄사를 흘리며 눈으로 시에나에게 묻곤, 그녀가 미소로 화답하자 바로 윌리아에게 주었다.
“시에나 님도 있는데, 제가 가져도 될까요?”
“시에나 님은 궁수잖아요. 그리고 윌리아 님의 마력이 제일 높아서 마법형 원거리 스킬은 윌리아님께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윌리아는 내가 내민 낙뢰스킬을 소중히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에나는 앞서 교환권을 양보했을 때처럼 이번에도 전혀 욕심이 없어 보였다.
“나는 이미 오늘 너희에게 최상급 스킬북을 두 개나 받았잖아. 신경 쓰지 마.”
확실히 그것도 그렇다.
시에나에게 선물로 준 레이져샷과 스네이크샷 모두 최상급 스킬북이었으니 말이다.
덕분에 나는 부담감 없이 최상급 스킬북 선택권을 나를 위해 사용했다.
[공간참 / 등급: 최상급 / 액티브]
-강기를 이용해 공간을 벤다.
-전방 10미터 이내의 적에게 피해를 주는 광역스킬이다.
-소모마력: 7
나는 단일 전투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족한 것이 있으니, 다수의 적 또는 애매하게 떨어진 거리의 적을 상대하기 위한 스킬이 부족하단 것이다.
그래서 범위가 큰 공격 스킬을 습득했다.
“이걸로 정비는 끝이 났네요.”
내 말에 일행들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성장의 탑 입구를 응시했다.
이제 이카루스인지 뭔지 모를 하늘섬에 가볼 차례다.
*
[하늘섬 이카루스가 개방되었습니다.]
[최초로 하늘섬에 방문하셨습니다. 이 업적은 명예의 전당에 기록이 됩니다.]
[희귀~유일 등급 장비 뽑기권을 획득하셨습니다.]
내가 하늘섬에 방문하자 또다시 최초 업적보상이 떠올랐다.
성장의 탑 클리어와 동시에 보상을 몰아줄 계획이 아니라면, 이카루스 외에 다른 하늘섬도 있고, 그곳을 통해서도 최초업적 보상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물론, 내 예측일 뿐이라 장담은 못 하지만.
“와아···.”
[하늘섬 이카루스는 휴양지입니다. 성장의 탑에 머물렀던 시간만큼 이카루스에서 머무를 수 있습니다.]
[이카루스 내의 자판기에서 10단계 교환권을 통해 이카루스 초대권을 구매하여 다른 사람들을 초대할 수도 있습니다.]
이카루스에 입장한 우리 파티는 하나같이 감탄사를 흘렸다.
그림으로 그린듯한 멋들어진 자연경관과 해변을 품고 있는 리조트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휴양지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늘섬이라고 해서 상상했던 풍경이 있었는데, 이카루스는 그걸 초월하는 아득한 규모를 가지고 있었다.
“하늘섬에 바다가 있다니.”
“천리안으로 보니까 외곽에 결계가 쳐져 있긴 하네. 밖에선 눈이 내리고 있는 반면 여긴 쨍쨍하니,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공간 같아.”
날씨가 포근해서 몰랐는데, 외부에선 눈이 내리고 있다고?
신선한 공기와 바람이 느껴져서, 도무지 이곳이 격리된 공간이라고는 짐작하지도 못했다.
“레벨 100의 보스몬스터를 죽여야만 올 수 있다면, 고렙들만을 위한 휴양지란 뜻이군.”
이 공간 자체가 일종의 혜택인 셈이다.
나는 모처럼 들떠서 신나게 이카루스 내에 위치한 리조트로 달려갔다.
멍멍이도 날 쫓아 뛰어온다.
“어서오십시오. 위대한 모험가님.”
“어서오십시오.”
그리고 우릴 맞이한 것은 리조트를 관리하는 NPC로 보이는 인물들이었다.
남자는 집사 복장을 여성들은 메이드 복장을 걸치고 있었다.
한 번에 이렇게 많은 NPC가 모여 있는 걸 처음 본 나로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버틀러 레이몬드 / 호감도: -]
-호감도 작업이 불가능한 대상입니다.
“이곳에선 식음료, 주류 등이 무제한으로 제공되며, 마사지와 스파 등의 관리서비스도 무료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원하시는 서비스가 있으실 경우, 담당 시종들에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더구나 혜택도 꽤나 구체적이어서 나는 헛웃음을 흘려야 했다.
사람들은 추운 겨울에 죽네 마네 하는데, 이곳은 완전히 낙원이었다.
시에나는 이런 대접이 익숙한지, 샴페인을 올린 금쟁반을 들고 서빙하는 직원에게 느긋하게 다가갔다.
“멋진 쟁반이군.”
“감사합니다.”
익숙해 보인다는 거 취소.
시에나는 샴페인이 아니라 번쩍번쩍한 쟁반에 시선을 빼앗겼을 뿐이었다.
윌리아도 NPC가 일러둔 무제한 음식을 찾아 두리번거리지만, 나는 곧 이 낙원을 즐기지 못하고 나가야 할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고 말았다.
[10번 보유자(경상도 킹스맨)]
-그, 도움이 필요하면 이곳에 요청해도 되는 건가요?
경상도 킹스맨이었다.
언제부턴가 시나리오 조각 메시지창은 헬프 게시판처럼 되었다.
그에 강이솔이 무슨 일이시냐 물었고.
[10번 보유자(경상도 킹스맨)]
-제주도의 사냥꾼으로부터 도와달라는 말을 듣고 제주도에 왔지만, 저와 제 동료들만으로는 가망이 없어 보여서요.
그보다, 제주도에 갔다는 이야기가 내 이목을 잡아끌었다.
강이솔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2번 보유자(강이솔)]
-제주도를 가셨다고요? 경상도에서 활동하신다 하지 않았습니까?
[10번 보유자(경상도 킹스맨)]
-이분한테 그게 있더라고요. 단체로 이동할 수 있는 아티팩트가. 내륙에 올 때는 비행 스킬로 날아서 오기도 하셨고요. 엄청 고렙이세요. 그런데도 희망이 없어 지원을 부탁한 겁니다. 저도 염치불구하고 여러분들께 도움을 요청하려 하고요.
대체 제주도에 뭐가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