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망겜에 갇힌 고인물-135화 (135/563)

망겜에 갇힌 고인물 135화

13층 - Lv. 775 용암망치 강습사단(6)

"일동 준비!"

스펜서 중령의 대대가 모두 바짝 쫄아든다.

저들은 내가 무엇을 할지 미리 들어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전과를 낳을지도 대강은 안다.

엄밀히 따지면 바람의 정령은 화력에 특화된 존재가 아니다.

빠른 기동력과 다양한 물리적 유틸리티를 위해 채택되는 정령이다.

광역 화력이라면 역시 불의 정령, 그리고 뜻밖일 수 있지만 땅의 정령이다.

왜 땅의 정령이냐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운석은 애초에 돌덩이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 하겠다.

물론 정령왕 특유의 강대한 원소 간섭이 어디 가는 건 아니지만 나는 이번만큼은 실피드를 공격에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용이 날갯짓을 한다. 바람이 휘몰아친다.

일개 대대원 약 400여 명 전원이 탑승한 50여 대의 장갑차들이 둥실 떠오른다.

물리적 간섭이 가능한 원소이기에 가능한 방식이다.

도합 500t에 가까운 중량들이 하늘에 길이 이어진 것처럼 달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비행하기 시작한 상대의 선봉을 본 그린스킨들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애초에 실피드가 만든 바람의 길이다.

장갑차들이 달리는 속도도 가속된다.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에 기관총 좌의 몇몇 고블린 사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움츠러든다.

정령왕의 힘을 이용해 공기 저항마저 무력화시켰다. 질주, 또 질주.

1000km/h는 가볍게 나오고 있지 않을까? 이미 음속 직전의 천음속이다. 지상을 달리는 차량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속도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최초의 적과 조우했다.

사실 서로의 화기가 가지는 유효 사거리 내에는 진작에 들어 와 있었다.

누구도 사격할 정신이 없었을 뿐이다.

내 옆이기에 눈을 부릅뜨고 위치만을 살피던 스펜서 중령이 무전으로 명령했다.

"전 병력! 고폭탄 투하!"

기계화 보병의 장갑차에는 통상적으로 여러 가지 장비와 탄약들이 실리지만 이번만큼은 폭탄만을 실어 담았다.

이런 환경에서 장갑차의 폭장량은 당연히 동일 체급의 항공기를 뛰어넘는다.

운전수들의 조작에 의해 장갑차의 뒷문이 열린다.

미칠 듯한 속도에도 내부의 고블린 병력들은 쌓아둔 폭탄을 밀어내었다.

대가리를 아래로 한 대전차 고폭탄이 줄줄이 쏟아진다. 어마어마한 차량 속도에서 나오는 물리 에너지를 고스란히 가진 채, 마치 발사된 것처럼 투하된다.

우리 전차대의 고도는 그리 높지 않다. 급강하 폭격기가 폭격하듯 성형작약탄들이 적의 전차들을 덮친다.

대대가 지나간 직후에야 간신히 응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제대로 된 조준은 없다. 로켓도 이미 지나간 곳을 향해 발사될 뿐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항공기였으면 모를까 먼지를 잔뜩 일으키며 달려오던 장갑차들이 별안간 비행을 시작한다.

그 누구도 대공 사격을 할 정신이 없다.

지나간 길에 일어나는 폭발을 보며 우리는 계속 전진했다.

바람의 길은 계속하여 이어진다.

제국의 전차들과 장갑차 뒤로는 보병들이 있었다.

보병이라기엔 너무 거대한 것도, 그나마 보병다운 것들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파편을 사방으로 흩뿌리는 유산탄이 쏟아졌다.

트롤은 죽지 않겠으나 오크와 오우거는 피해를 볼 것이다.

그리고 저 멀리 뒤편에 아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들이 도착하는 것이 보였다.

우리가 시선을 빼앗은 틈을 타, 적진을 마저 쑥대밭으로 만들 친구들이다.

1차 충돌 대상으로 여겼던 대대가 너무나도 어이없는 방법으로 돌파에 성공했다. 그 뒤를 폭격이 잇는다.

그다음에는 포병대의 포격이 쏟아질 것이다.

그런 와중 머리 위를 다시 그림자가 덮었다.

뒤편에서 날고 있던 제국의 비행선들이 휙휙 지나간다.

주포가 조준하기엔 우리가 지나치게 빠르다. 대신 자동 제어되는 날렵한 대공기관포들이 움직였다.

하지만 어림도 없다.

"모두 충격에 대비!"

"꽉 잡아라! 놓치면 죽는다!"

"아직 여신님의 곁으로 갈 때가 아니다!"

"끄아아아악!"

폭탄을 쏟아내기 위해 열린 뒷문은 이 상황에선 도저히 닫을 수 없다.

그냥 무시하고 더욱 가속했다.

신앙심에 투철한 고블린들은 단 한 명도 허튼짓을 하지 않았고, 음속의 두 배로 순간적으로 가속됨에도 그 충격에 날아가지 않았다.

훌륭하다 장병들!

아무런 훈련 없이 이런 충격을 견뎌내는군. 파일럿을 해도 되겠어.

다시 한번 가속을 하자 속도에 적응하고 조준을 하려던 모든 대공수단들이 다시 우리를 놓친다.

옆을 보니 스펜서 중령의 눈이 핑핑 돌고 있다.

조금만 참아라. 다 와 간다.

나 역시 밖을 눈으로 관찰할 수는 없다.

지휘 차량 위에서 함께 비행 중인 실피드의 눈으로 보고 있을 뿐이다.

이제는 점진적으로 가속.

공기 저항이 없으니 무리도 상당히 덜하다.

마하 3.

적의 항공기가 지나간다.

우리를 포착조차 하기 힘들어한다.

각 분대장들이 차량 안에서 꽉 잡으라고 비명처럼 소리치는 것이 들린다.

마하 5.

어지간한 미사일보다도 빠르다. 이지스함 같은 게 있다면 모르겠으나 갑작스레 강하전이 시작된 이 전장에 그런 건 없다.

이제는 병사들이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마하 7.

지상용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 정도나 이런 속도를 낸다.

물리적으로 요격이 불가능한 속도다.

거의 마하 10 정도에 도달한 것 같은 순간 우리는 목적지에 도달했다.

실피드의 눈에 비치는 적군 수뇌부의 지휘소.

그린스킨들의 지휘관은 우리 트동트 영감님이 그러했듯이 본능을 억누르고 침착함을 연기해야 한다.

그런 인재는 당연하지만 귀하다.

그리고 그런 인재들이 몰살당한다면 당분간 지휘체계라는 것이 사라진다.

대부분의 그린스킨들은 전략적 이해는커녕 전술적으로도 아무것도 모르고 돌격하는 것들이다.

그들이 아는 것은 손에 쥔 무기, 혹은 탑승한 장비의 조작법일 뿐이다.

바람이 다시 대대의 장갑차들을 휘감고, 관성을 무시하듯 미친 듯한 속도가 빠르게 감속된다.

다시 한번 충격이 전해져 온다.

토하는 병사가 있을지도 모르겠군.

거의 낙하하듯이 처박았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실피드를 통해 사상자가 없도록 컨트롤했다.

그 과정에서 마력의 과용으로 한 번 죽었다. 뱀파이어니까 망정이지.

착지의 순간 모든 병력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대부분은 눈이 헛돌거나 구토를 하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제 위치를 잡는다.

장갑차가 움직여 엄폐물이 되고 기관총 사수들이 머리를 내밀고 조준을 한다.

입에서 구토를 질질 흘리면서도 사격은 묘하게 정확하다.

그야말로 정신력의 승리다.

지구의 구 일본 제국군 병사들이 모두 이랬다면 그들의 정신론은 유의미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온몸을 바쳐 섬길 여신님이 없었다.

광신의 앞에 불가능은 뭘까?

애초에 언데드인 나와 꼬맹이, 그리고 소녀만이 멀쩡했다. 영감님과 막내도 비틀거리며 지상에 발을 딛는다.

"그래도 할 만하구먼."

"이전 층의 행성 열차보다는 느렸어요! 그래도 재밌었다."

각각 영감님과 소녀의 감상이다.

이전 층에서 반고리관을 단련할 일이 있어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어질어질한 가운데, 우리처럼 임시 컨테이너 주둔지가 아닌 제대로 요새화된 주둔지에서 응사가 날아왔다.

그리고 트롤들이 시대착오적인 장대한 성문을 박차고 뛰어나온다.

나는 웃으며 실피드를 보았다.

거대한 드래곤은 몸을 줄여 내 곁으로 날아들었다.

처음 계약했을 때처럼 자그마한 모습이다.

핵융합 마력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을 최대한 쥐어 짜낸다.

실피드가 입을 벌리고 광선 같은 압축 공기가 발사되었다.

가장 앞에서 달려들던 트롤 전사가 걸레짝이 되어 사라졌다.

광선은 아주 잠깐 유지되었으나 실피드는 고개를 흔들며 사방에 파괴를 흩뿌렸다.

요새 여기저기에 구멍이 숭숭 난다. 기둥 몇 군데가 긁혔는지 파스스 주저앉는 일도 있다.

과도한 마력 부하에 슬슬 내가 한 번 더 사망할 것 같을 때, 정령왕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핵융합 원자로가 빛을 잃는다.

현상을 유지할 최소한의 마력 흐름마저 끌어다 쓴 결과다. 이젠 이걸 재가동하느니 버리는 게 낫다.

"고마워, 나중에 또 보자구."

투명하게 흐려지는 실피드가 고개를 끄덕하는 듯했다.

* * *

그린스킨 지휘관의 덕목은 본능을 억제하고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하지만 그것은 차순위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능력은 역시.

힘이다.

힘없는 것이 상급자랍시고 앉아 있어 봐야 병사들은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

따라서 제국군은 일반적으로 계급이 높을수록 본인 역시 강하다.

마치 어느 만화 속 해병과도 같다.

그리고 이곳은 제국의 어마어마한 인구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중요한 목축 행성이었다.

그럼에도 전방이 아니기에 변방 취급을 받는 한직이지만 제국이 완전히 바보는 아니기에, 꼭대기만큼은 아주 제대로 되어 있었다.

트롤 준장이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

가뜩이나 위치 때문에 자리를 지켜야 한다.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었다.

더 높은 계급의 강습 사단장 덕에 지휘권이 흔들리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제국군은 서로 체계가 달라도 선후임을 따진다. 이 행성에서만큼은 자신이 왕이었는데 이제 곧 아니게 될 수도 있다.

당장 저 우주에만 그보다 계급이 높고 강한 자들이 많다.

그 와중에 웬 먹잇감이 찾아왔다. 기상천외한 방법이었으나 놀람보단 기쁨이 앞선다.

장성이 괜히 되었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던 차였다.

패널을 들여다보며 지휘하는 것보다는 몸이 직접 가서 두들겨 부수는 것이 트롤에게는 더 알맞은 취미다.

거기에 명성을 드높일 만한 적이라면.

우릉우릉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빛이 솟구친다. 트롤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무기는 이 플라즈마 대검이다.

대부분의 사격을 사선에 가져다 대면 막아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화끈한 화력이 마음에 들기도 했다.

전차도 장갑차도 이걸 트롤의 힘으로 쑤셔 넣으면 녹아내리며 망가진다.

그건 아주 만족스러운 일이다. 파괴, 트롤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

이미 바깥에서 어떤 포격으로 아작이 나버린 요새다.

사방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기에 수고스럽게 걸어나갈 필요는 없었다.

고압 공기의 마찰로 달궈진 바닥이 딱 좋게 뜨끈하다.

요새의 다른 참모진들도 같은 생각을 했던 모양이었다.

대령, 중령들이 사방에서 걸어오고 있다.

각자 제 애병을 챙겨 들고.

좀 쑤시다는 듯 천천히 걸어간다.

이런 계급 정도 되면 적에게 두려움을 느끼는 이는 없다. 그런 나약한 것들은 결코 영관급 장교가 될 수 없다.

선택받은 엘리트들이다.

그 자부심은 거칠게 달려나가는 대신 위압감 있게 느릿한 걸음을 만든다.

마찬가지로 조금 전 그 공격에 죽을 정도로 나약한 이들은 없다. 역전의 용사들이 이곳에 있다.

대가리 맞대고 어디에 어떤 식으로 병력을 투입할지 뇌를 쥐어짜던 참모진과 이런 식으로 전장에 서게 될 줄은 몰랐다.

이 상황이 자못 유쾌하였기에 준장은 웃었다.

* * *

트롤의 으르렁거림이 들려왔다. 몇몇 고블린들이 몸을 떠는 것이 내 눈에 보였다.

그린스킨이라는 이름 아래에 아직도 묶여 있기는 한 고블린들은 트롤의 으르렁거리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것은 유전자에 새겨진 공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랬기에 병사들은 이를 악문다.

제국은 오랫동안 연방의 숙적이며 동시에 악몽이었다.

제국의 멍에라는 오랜 콤플렉스는 대등하게 설 수 있게 된 지금도 그들을 얽매고 있다.

"뒤로 돌앗!"

그 말에야 정신이 없던 와중에도 그들의 정확한 역할을 기억해 낸다.

요새 내부의 수뇌를 처리하는 것은 이 병사들의 역할이 아니다.

적진을 완전히 건너뛰어 왔으나 이곳은 적의 본거지.

아직 출진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던 병력들이 어슬렁어슬렁 다가오고 있다.

다행인 점은 전원 보병이라는 것.

다행이지 못한 점은 어쨌든 압도적인 체급, 그리고 이곳엔 포병이 없다는 사실.

물론 후자는 내가 해결해 줄 수 있다.

강하전이라는 전투의 형태는 함대전과 병행하는 지상전에 포인트가 있다.

하늘에서 불빛과 함께 연방의 푸른 캡슐들이 쏟아져 내린다.

저 대기권 밖의 사령관급 장성은 이미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보고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불쾌하게 눈을 찡그렸겠지.

완벽하게 말렸다고 생각하기에 그럴 것이다.

적의 최중요 인물도 여기에, 지상에서 가장 강한 전력도 여기에.

내가 강제로 만든 결전의 땅이다.

사령관은 과연 부지런한 오우거들만이 앉을 수 있는 자리다.

곧이어 제국의 검은 관도 모두 일대에 쏟아지기 시작한다.

이로써 모든 변수는 차단되었다. 함대전은 당연히 우리가 유리.

지상전은 우리가 불리.

하지만 가장 큰 변수인 생체 전차급 전력들은 모두 지금 이 위치에 집중될 것이다.

여기서 쓸어담으면 된다.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강하 캡슐들을 배경으로 나는 팔을 펼쳤다.

딱 좋게, 석양이 마지막 단말마를 내지르며 꺼져간다. 어둠이 드리운다.

스카프처럼 작은 바르바로이의 망토가 펄럭이고, 내 [피의 샘]에 저장된 모든 혈액이 밖으로 흘러나왔다.

늪처럼 깔린 웅덩이는 더 이상 선홍빛의 신선한 색이 아니다.

검붉게 일그러진 불길한 색의 웅덩이.

그 사이에서 늑대들이 기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뱀파이어의 늑대는 그저 들짐승 정도의 능력밖에 없다. 크기도 그렇다. 이것은 트롤만큼이나 거대하며 끊임없이 핏물 속에서 나타난다.

늑대가 달린다. 제국의 중령 계급장을 단 트롤 하나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도약했다.

거대한 체격에 어울리는 막대한 신체 능력.

땅이 진동하며 트롤의 몸이 십여 미터가량 솟아오른다.

어둑한 하늘에 내려치는 검이 유일한 광원처럼 빛났다.

번뜩이는 섬광과 함께 늑대가 반으로 갈라지는 듯했다.

트롤은 코웃음 치려 했으나 다음 순간 머리가 사라졌다.

검붉은 늑대가 트롤의 머리를 껌처럼 질겅질겅 씹는다.

5미터 높이의 목에서 분수처럼 솟구치는 혈액이 사방에 흐른다. 그리고 그 또한 또 다른 늑대가 되었다.

늑대가 내 명령에 따라 트롤의 머리를 퉤 하고 뱉었다. 가장 계급이 높은 별을 달고 있는 트롤을 향해.

그 트롤이 부하의 머리를 받아내었다.

낮은 으르렁거림.

"호오."

호오는 뭔 호오야. 니들은 여기서 다 죽었다.

[피의 군주] 정말로 피로 이루어진 군대의 주인이다.

무한히 증식하고 또 증식하며 상대의 피를 쏟게 만들고, 그렇게 흘러내린 혈액에서 다시 일어서는 자가 증식의 괴물들.

수천수만의 군세가 일어나고 이 행성이 핏빛으로 물들리라.

붉은 군대가 제국을 삼킬 것이다.

이것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소환수지만 동시에 전략 병기에 해당하는 광역기다.

* * *

안색이 변한 것은 위성을 통해 아래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깨달은 강습 사단장 오우거였다.

멍청한 트롤들과 다르게 저 검붉은 늑대의 의미를 안다.

"지금 당장 내려가야 한다! 강하 준비!"

저 멍청한 트롤 새끼들은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마법적인 것을 경험하기 힘든 시대의 폐해다.

저것은 술자를 죽여야만 멈춘다.

위험하군.

강하 캡슐이 준비되는 동안 두툼한 시가를 빼문다. 로켓 해머의 화구가 잠깐 분사되고 연기가 솟는다.

연기를 빨아들이니 정신이 고양된다.

강습 사단장은 리볼버 캐논을 점검하며 생각했다.

죽음 혹은 승리. 그것이야 말로 실로 그린 스킨다운 것.

죽기 딱 좋은 날이다.

저것이건 자신이건.

떠나기 전에 함대의 제독들에게 경고했다.

그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행성을 포격으로 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