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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279화 (278/1,559)

# 279

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

- 12권 2화

그녀의 정신을 침식하는 검은 기류가 마치 그녀를 잠식하듯 서서히 더욱 커져만 갔다.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이루던 힘 중 검은 부분이 서서히 커지면서 점차 우세해지자 레이나는 반사적으로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강하게 저었다.

'아니야. 정신 차리자. 또다시 잡아먹히면 안 돼.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무엇 때문에 지금을 기다려왔는지 잊어선 안 돼.'

평소라면 절대 상상도 못 했을 어린아이 같은 시기였다.

기적을 선도하는 자, 경배하는 자. 그 뜻을 받들라.......

눈을 하얗게 빛내며 중얼거리던 에실트가 한순간 비틀거렸다.

그리고는 일으켰던 몸을 그대로 무너뜨리며 숨을 헐떡였다.

"하아......하아......"

"에실트? 에실트!"

놀란 얼굴로 신관 소녀, 에실트를 보던 로이나가 급히 다가가 그녀를 부축하자 멍하니 있던 에실트가 눈을 크게 떴다.

"로, 로이나? 왜......그러시죠?"

"정신 차려! 너 방금......"

"네? 제가 무슨......"

좀 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당황스런 목소리를 내는 에실트의 모습에 로이나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레이나를 바라보았다.

"레이나 방금 그건......"

이에 상념에 빠져있던 레이나는 묵묵히 저 멀리서 보이는 거대한 빛의 세례를 보며 천천히 에실트를 지나쳤다.

"글쎄요.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 보이네요. 여긴....... 고요의 섬이 분명해요."

"고요의 섬? 설마. 여기가......"

"네, 저희가 처음 오려고 했던 장소이면서...... 마왕의 측근이던 닉스의 봉인지역입니다. 놈의 익숙한 기운이 가까이에 있어요."

"......"

그제야 모든 이들은 상황을 파악한 듯 보였다.

"기회는 놓칠 수 없어요. 가죠."

가면으로 가려져 얼굴이 보이진 않지만 레이나의 목소리는 상당히 잠겨있었다.

* * *

"메르실......우리가 겪었던 것 말이야."

"네?"

"그거......그 공간이동?"

"아......"

"솔직히 마나 게이트 이외에 그런 게 가능한 줄은 몰랐거든."

"저도 뭐라 답해줄 수가 없어요."

"너는 불가능해?"

"사람을 전이시키는 마법을 거대한 구조물 없이 맨몸으로 시행하는 이는 제가 알기론 이 세상에 딱 한사람뿐이에요."

적탑의 대현자.

"공간이동은 엄연히 7서클 마법이에요."

"그럼...... 데이비 왕자 그 사람이 7서클 마법사이기도 하다는 거야? 신성 마법에는 공간 이동류 마법은 본적도 들은 적도 없어."

크루세이더라 해도 들은 게 있다. 평소 일행에서 바보 소리를 듣긴 하지만 그녀는 엄연히 성국에서 발탁된 어리면서도 재능이 출중한 중급 성기사였으니 말이다.

로이나의 그런 질문에 메르실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불가능해요. 신성력과 마나를 병행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니까요. 팔란 제국에 검의 공주님이라 불리는 일리나 데 팔란 황녀님도 신검의 힘으로 신성력을 끌어다 쓸 뿐 본인은 마나 밖에 가지고 있지 않을 거예요."

"그럼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

"조용히 해라. 여긴 적진이다. 떠들다가 위치가 노출된다."

두 사람의 대화에 주변을 경계하며 앞서나가던 수인남성, 벤디크가 스슥 나타났다.

"꺅! 벤디크! 소리 없이 나타나지 말라고 했잖아요!"

"네가 우리 전부를 위험에 빠뜨릴 짓을 하고 있으니 그렇지."

"......"

"벤디크의 말이 맞아요. 여긴 적진이니까요. 긴장을 늦추면 안 되겠죠. 다만...... 데이비 왕자가 행한 공간이동에 주문 같은 건 없었어요. 아마 성자의 특권......아닐까요?"

"그래? 솔직히 데이비 왕자의 소문은 워낙에 뜬금없기도 하고. 과장된 게 많으니까."

로이나의 말에 조용히 앞서가던 레이나가 한 손을 들어 모두를 제지했다.

"쉿."

동시에 긴장감이 어린 표정으로 모두가 무기를 꽉 쥐고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적들이에요. 기류만 보면......하위 언데드 메이지와......뱀파이어......그리고 지배당한 몬스터들."

레이나가 몸을 숨기며 말했다. 이에 일행이 그곳으로 시선을 보내자 새카만 로브를 입은 인영과 몬스터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게 보였다.

수는 많지 않지만. 싸한 기운이 전신을 찌릿찌릿하게 만들 정도로 어두웠다.

"어쩌지? 싸워?"

당장에라도 튀어나갈 것처럼 로이나가 물어오자 벤디크가 그녀를 만류한다.

"내가 시선을 끌겠다. 그사이에 지나가라."

"......부탁할게요."

평소라면 만류했을 그녀였지만 그녀는 이상한 선택을 내렸다. 이에 나머지 모두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벤디크는 조용히 고개만 끄덕인 뒤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레이나, 왜 그러는 거야."

"조용히....... 지금부터는 말을 하지 마세요. 발소리도 최대한 죽여야 합니다. 벤디크의 노력을 수포로 돌릴 작정인가요?"

"레이나......"

로이나는 놀란 눈으로 레이나를 바라보았지만 레이나는 침묵한 채 손에 들고 있던 거검, 변형된 칼디라스를 뿌득 소리 날만큼 강하게 틀어쥐었다.

바사사삭!!!

그리고는 곧 벤디크가 큰 소리를 내며 어그로를 끌기 위해 빠르게 튀어나가기 시작했다.

벤디크는 적당히 의심이 가지 않는 선에서 해결하려는 듯 마치 실수로 들킨 것처럼 모두의 시선을 잡아끌기 시작했다.

메르실은 창의적인 마법사다. 그는 자신의 독자적인 마법으로 일대 영역을 탐지마법으로 주변에 얼마나 많은 적이 있는지 구분했고 그것을 이용해 전투보다는 잠입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콰앙!!!

이윽고 벤디크가 일을 크게 치기 시작했는데 큰 폭음이 들리기 시작하자 레이나는 그대로 속도를 올려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완전히 같다.

'반드시......성공시켜내 보이겠어....... 반드시, 놈들을 죽이고 나를 지킬 거니까...... 칼디라스와의 약속을 위해서라도.'

정신이 죽어버렸던 그녀를 다시 일깨워주고 정신이 완전히 붕괴된 신검. 칼디라스의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두 번째 기회를 허무하게 날릴 수 없었다.

레이나가 이를 악물고 빠르게 움직였다.

한두 번 와본 곳도 아니지 않은가. 적들이 숨겨놓은 은신처 따위. 그녀의 경로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기감으로 익숙한 누군가의 기척이 걸렸다.

"카트린느 대공......!"

그 기척의 주인공을 찾아낸 레이나가 작은 목소리로 외치자. 제압하고 있던 몬스터의 목을 깔끔하게 베어버린 여성이 눈을 크게 뜨고 다가왔다.

"용사님?"

"어떻게 여기에......"

"그 불량한 왕자가 밑도 끝도 없이 던져버리더라구요......거참......이곳에 용사님이 있을 거라고."

당신을 도와주라 말하더군요.

"하지만, 그 혼자선......아뇨, 의미 없는 소리겠네요. 그가 신성마법을 펼치고 있다면 추가적인 몬스터의 진입은 차단할 수 있겠죠......"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조금 황당하다는 듯 말하는 카트린느 대공의 말에 레이나는 침묵했다.

그렇게 의도하지 않게 다시 합류한 카트린느 대공의 힘은 정말 대단했다.

검을 뽑지도 않은 채 맨손으로 위험한 몬스터의 뒤를 점하고 소리 없이 제거하는 솜씨가 가히 놀라울 정도였다.

'역시, 그녀는 예전부터 강했구나.'

그런 생각이 드는 레이나였지만, 곧 잡념을 떨쳐내고 어둡게 변한 협곡 내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이에요. 몬스터가 침략해준 덕분에......오히려 이곳의 경계가 옅어졌어요. 좋은 뜻은 아니지만 기회네요."

"용사님은 계시라도 받은 거야? 어떻게 한치의 헛갈림 없이 이곳을 알아낸 거야?"

"......계시, 그렇네요. 계시라면 계시네요. 어떻게 하시겠어요? 이 안은 정말 위험할 수 있어요."

"폐하의 명령이 있어. 나는 용사님을 돕기로 했으니까. 돕는다. 그뿐이야. 내 목숨 하나 지킬 힘은 있어. 그러다 죽으면 내 팔자려니 할 뿐이야."

담담한 그녀의 말에 레이나가 이번엔 로이나와 작은 소년과 소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세 사람 또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리다고 우습게 보지 말아요. 나는 목숨을 걸었고, 무슨 일이 터져도 각오하고 따라나섰으니."

"저......저도예요!"

"내 뜻은 주신의 뜻의 품으로."

세 사람의 조금 오글거리는 대답에 레이나는 조용히 검을 뽑아 들고 협곡의 한쪽에 세워진 거대한 바위를 그대로 베어냈다.

서걱!! 그그그그극! 쿵!!

거대한 울림과 함께 바위가 깔끔하게 잘려나가자 카트린느 대공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레이나는 그 안으로 보이는 거대한 석굴 유적을 가리키며 말했다.

"진입합니다."

* * *

거대한 진입로를 지나 들어온 유적은 고요했다.

대부분의 몬스터가 사라졌는지 일행을 막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그런 진입은 곧 도착한 거대한 공동에서 멈춰 세워졌다.

백색의 천 옷 위에 검은 플레이트 갑옷을 입은 기이한 기사, 그리고 로브를 입은 여성이 그들의 앞을 막아선 것이다.

"흡......"

숨 막힐 정도로 강한 기세에 놀란 메르실과 에실트가 몸을 잘게 떨자 레이나가 팔을 들어 두 사람을 제지했다.

"먼저 가. 애초에 용사님이 내게 도움을 요청한 건 저들 때문이겠지. 안 그래?"

눈치 빠른 카트린느의 말에 그녀가 침묵했다.

"미안해요."

"이쪽이 좀 더 흥미가 끌려서. 대륙에 평화가 온 뒤로 몸이 좀 많이 녹슬었거든."

장난스런 기세가 완전히 사라지며 그녀의 꼬리와 눈동자가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녀를 불여우라 불리게 만든 힘의 근원이었다.

"몸 좀 풀어보자고."

짧은 말에 레이나가 카트린느를 지나쳐 공동의 뒤편으로 이어진 통로로 빠르게 내달렸다.

콰앙!!!!

당연 그것을 보고 있을 기사가 아니었다. 어디서 꺼냈는지 모를 거검을 뽑아 들고 레이나를 향해 검을 휘두른 기사의 속도는 실로 놀라울 정도였다.

하지만, 기사의 공격은 허리춤에서 긴 검을 뽑아 든 카트린느의 행동에 그대로 막혔다.

"......"

"한눈팔지 마."

뒤지기 싫으면.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숨 막히는 기류가 카트린느의 몸에서 터져 나오자 기사는 곧 막힌 자신의 검을 빠르게 회수하며 카트린느에게서 거리를 벌렸다.

죄책감이 앞선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어야 하는 것인가.

레이나의 손에 핏기가 사라질 정도로 칼디라스를 강하게 틀어쥐었다.

"레......레이나! 저 괴물을 혼자 맡겨도 괜찮은 거야?!"

다급한 로이나의 외침에 레이나는 침묵했다.

"대공이라면 버텨낼 수 있을 겁니다."

적어도 그리 쉽게 당할 그녀는 아닐 테니까.

스스로를 애써 채찍질하며 속도를 끌어올린 레이나는 곧 거대한 공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어둠이 가득한 낭떠러지. 그 위로 이어진 좁은 길과 중앙에 마법의 힘으로 띄워진 거대한 원 형태의 공간이 무겁게 공기를 짓눌렀다.

"세상에......"

"말도 안 돼......"

그리고, 그런 그들의 눈앞에 드러난 상황에 레이나 일행은 모두가 침묵한 채 굳어버렸다.

"하아......"

짧은 숨소리였다.

"침입자로군."

어둡지만 선명한 목소리였다.

"식사를 구하기 위해 떠난 몬스터와는 별개로 이렇게 차차 발걸음을 해줄 줄은 몰랐군. 상으로 목숨만을 살려주마."

"말 같지도 않은 아량. 집어치워."

짧게 말한 거대한 존재는 3미터는 될법한 거대한 몸체를 일으켰다.

앙상한 검은 뼈가 전부였지만. 그의 몸에서는 위험신호가 빠르게 울리고 있었다.

마왕의 측근. 절대 강자. 초대 리치 닉스.

그런 위명과 다르게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었으니 말이다. 괴리감이 느껴질 정도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경우는 단 하나밖에 없다.

힘의 차이가 극렬할 경우.

이미 힘의 차이는 보지 않았던가. 레이나는 묵묵히 검을 들어 올린 채 말했다.

"닉스. 당신은 여기서 완전히 사멸한다."

"호오......펄떡펄떡거리는 먹이로군. 뭐, 좋다. 이쪽도 이 몸에 스며든 새로운 힘을 직접 경험해볼 필요가 있으니."

짧게 말한 거구의 해골이 천천히 천장식으로 감 쌓인 양팔을 들어 올렸다.

"당신의 봉인은 갓 풀린 탓에 힘이 그리 많지 않을 텐데?"

"심연이라 하였다. 그대의 말대로 본래의 나는 지금 힘을 거의 다 소실해야 한다만."

그의 말과 동시에 주변이 진동하기 시작하며. 방금까지 아무것도 없던 넓은 바닥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태초 힘과의 계약에 따라, 닉스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섬뜩한 그의 푸른 눈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이곳에서 초대 리치 닉스는 이미 봉인이 풀렸다는 것을 말이다.

동시에. 좀 전까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던 거대한 사령마나가 공동 전체를 감싸며 진동하기 시작했다.

"명을 받들라."

"윽?!"

"우웁?!"

그리고, 그 여파는 마법사에겐 치명적이었다.

레이나의 몸이 크게 움찔거렸다. 그의 힘이 지금 이 정도로 강한 건 말이 되지 않았다. 봉인에서 풀린 그가 본 힘을 되찾는 데에 걸린 시간이 수년이다.

적에게 포로로서 사로잡혀 있던 그녀가 필사적으로 탈출을 감행했을 때. 수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그때 닉스는 자신의 힘을 대부분 되찾았으니까.

그렇다면 이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애초에 그는 힘을 숨기고 있었는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메르실!! 정신 차려!"

그대로 무너진 채 동공을 사정없이 떨며 바들바들 떠는 메르실이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런 괴물이......"

상상을 초월하는 힘의 격류가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다.

마법사에겐 직접 느껴지고 보이는 어마어마한 힘의 격류에 메르실은 온몸의 마나가 역류함을 느끼며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단순히 현기증이나 울렁증을 느끼는 수준을 넘어 마나가 역류해버린 것이다.

메르실과 에실트의 힘은 중요하다. 그리고 그들을 보호해줄 로이나 또한.

하지만. 시작부터 주축 중 하나인 메르실이 거품을 물고 혼절했다.

"......"

혼란에 빠진 일행들을 뒤로 숨긴 채 전신에 흑백의 기류를 터뜨린 레이나가 빠득 이 가는 소리를 냈다.

"이미 나를 고통 속에 던져넣어 놓고 또다시 고통을 겪게 만들려고 한 것이었나요?"

엿이나 먹으십시오.

매정한 주신이시여. 한번 잃었지만, 두 번은 죽어도 잃지 않을 겁니다.

저는 이제 그때와 같이 순수하고 정의감만 앞서던 마음을 잃어버렸으니.

그녀의 전신에서 지독할 정도의 살기가 쏟아져 나왔다.

그녀의 힘도 그러했지만, 지금의 살기는 도저히 그녀를 용사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어둡고 탁했다.

이건 마치, 마족과 같은 형태였다.

"하하하하하!!! 종족이 뒤틀려 이도 저도 아닌 경계에 들어간 자로구나,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는 게지!"

거대한 힘을 일으키며 그가 한 손을 들어 손가락을 까딱였다.

동시에.

지독한 중압감이 일대를 완전히 짓눌렀다.

"오라. 나는 봉인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힘을 손에 넣었으니. 그 첫 희생자로, 네놈에게 경의를 담아 죽음을 선물하마."

[굴레에 속한 모든 이에게 명하노니. 망자는 죽음의 부름에 답하라.]

[9서클 흑마법]

[사형 선고]

9서클.

8서클이라 불리던 그의 힘을 명백히 벗어난 수준의 힘이었다.

그리고,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뒤편으로 거대한 시계가 구현되기 시작했다.

"저 분침이 한 바퀴를 돌았을 때. 죽음을 맞이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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