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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313화 (312/1,559)

# 313

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

- 13권 11화

지부장 자리를 노름으로 딴 건 아니라는 건지.

순식간에 물건의 가치를 깨달은 그의 머릿속에 계산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릴 지경이었다.

"흥미로운 물건이군요. 이걸 마탑이 아닌 이곳으로 가져오셨다는 건, 마법 아티펙트가 아니라는 소리겠지요."

"맞아요. 자연 마나가 움직이는 힘을 이용해서 만든 소형 시계에요."

에오니샤는 마치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을 자랑하는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며 자신이 처음으로 만든 발명품에 관해 설명했다.

"세상에...... 자연에 흐르는 마나가 순환하는 힘을 끌어내다니. 이건 진짜 물건인데요? 게다가 구현하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동력도 문제가 없어 보이고......."

시계를 들여다보던 지부장은 자신이 알던 지식이 아닌 무언가 새로운 발견에 흥미가 돋은 듯 시계의 부품 하나하나까지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훑어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무언가 깨달은 듯 눈을 크게 떴다.

"세상에......대체 이걸 누가 만든 겁니까?"

"그, 그게."

"에오니샤가 직접 만든 겁니다."

"와, 왕녀님께서요?! 세상에......이건...... 이건 정말 놀랍군요. 재질은 백나무인가요? 세상에! 백나무로 이렇게 정밀한 작업을 하는 건 쉽지 않았을 텐데!"

"오라버니께서 가르쳐주신 방법으로 가공했어요!"

"동력도 대단합니다! 이건 마나 순환 시 생기는 힘을 이용해서 동력을 구하는군요! 다량의 힘을 끌어내진 못해도 부품의 구동 자체엔 그리 큰 힘이 필요하지도 않지요! 정확하게 구동하고 있습니다!"

잔뜩 열이 오른 듯 그가 벌떡 일어났다.

"왕자님! 부디 특허권한을 제가 주도하여 딸 수 있게 해주십시오! 절대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그의 외침에 나는 말없이 에오니샤를 바라보았다.

"어, 어떻게 해요?"

"뭘 내게 묻고 있어, 네가 만든 건 네가 정해야지."

"그, 그래도......"

"문제가 생겨도 괜찮다. 다 경험이라 생각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해봐."

내 말에 에오니샤는 한참을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아직 어린 아이인 만큼 복잡한 문제를 생각할 여력이 없으니 말이다.

"그, 그럼 부탁드려요! 어떻게 하면 되죠?"

"일차적으로 계약서에 사인하시면 저희 베르실 연금학파의 하인스 지부장인 저 엘릭의 이름을 걸고 특허권한을 지켜드릴 겁니다. 향후 이 기술에 관해서 왕녀님의 허락이 없는 한 다른 이가 함부로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을 테고요."

적어도 전쟁이 벌어지지만 않는다면 유지 될 것이다.

그는 호기심에 가득한 눈을 빛내며 계속해서 설명했다.

"이외에 이 기술가공품을 제작한 이름으로 왕녀님의 이름이 등록이 되고, 저희 연금학파 공동으로 각각 삼 제국 폐하의 명에 따라 대륙연합의 인증을 받게 될 겁니다! 이를 어기면 당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막대한 페널티를 받게 될 테고요! 그뿐일까요! 로열티 문제나 명성은 말할 것도 없지요! 10대 초반에 이런 대단한 발명을 하셨다는 것만으로도......"

"저......무슨 말인지......"

단순 연금술과 공학기술에만 관심을 두던 에오니샤에게 이런 복잡한 문제는 익숙지 않아 혼란스러워 보이는 눈빛이었다.

-조금 도와주는 게 어때?

"요점만 말씀하시면 됩니다."

"아! 이런 죄송합니다. 일단 기술적인 부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이런 특허가 있다는 기록은 없으니까요! 예! 부디 제가 진행할 수 있게 해주신다면 크나큰 영광이겠습니다. 왕녀님!"

비굴하다면 비굴할 정도지만 그의 눈빛은 열정으로 가득했다.

당장에라도 가공기술이 섞인 시계의 내부를 보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그, 그렇게 되면 지부장님께서는......"

"이 정도로 큰 건수에 제가 많이 바랄 순 없지요! 특허유지비는 거의 받지 않겠습니다! 대신 부디 이 시계를 직접 연구해볼 수 있는 권한을......"

그의 말에 에오니샤가 고민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오, 오라버니. 이럴 땐 어떻게 해야......"

"직접 결정해."

"으읏...... 그, 그러니까."

"부탁드립니다! 자잘한 건 제가 다 처리하겠습니다!"

기회를 절대 놓칠 수 없다는 듯 부탁해오는 그 모습에 에오니샤는 결국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부,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왕녀님! 정말 넓은 마음씨를 지니고 계시는군요! 이 같은 은혜는 다시 없을 겁니다!"

몇 번이고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한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세상에. 왕자님, 정말 대단하신 동생분이시군요. 에오니샤 왕녀님의 나이가 고작 10대 초반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장차 10년 뒤 20년 뒤엔 정말 대륙 역사서에 기록될 만큼 대단한 연금술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그 말에 나는 피식 웃어 보였다.

"그래야지요."

에오니샤가 더욱더 대단해질수록 내게 떨어지는 것도 많은 법이다.

* * *

에오니샤의 시계가 세상에 알려졌다.

처음엔 말도 안 된다는 평이 많았지만 실제로 에오니샤가 처음 만들어낸 시계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물건들이 각 상단을 통해 일차적으로 풀려나가며 완전히 이야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시계의 왕녀.

에오니샤에게 붙은 칭호였다.

새삼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 그렇게까지 큰 호평을 받았다는 것이 어찌나 기뻤는지 에오니샤의 표정은 하루가 다르게 밝아져만 갔다.

* * *

"요시아! 같이 가!"

작은 키의 소녀가 앞장서서 걸어가는 흑발의 소녀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따라붙었다.

"아이참! 왜 이렇게 빨리 가는 거야?"

"아? 으응......아무것도 아니야."

한 차례 정체 모를 충격파로 마법 아카데미 내에 존재하는 모든 마나가 증발해버린 사건이 있었다.

이 일로 인해 마법제는 당연히 중단될 수밖에 없었고, 운이 좋았던 건지 마법제는 요시아까지 멀쩡하게 참석한 채로 다시 치러질 수 있었다.

"요시아!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하긴......, 글쎄."

"데비 선생님께 당했던 걸 생각하면 이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 그치?"

소녀의 질문에 요시아가 씁쓸한 웃음을 띠어 보였다.

그 미치광이 선생.

절로 한숨이 푸욱 나왔다.

대체 어쩌자고 자신이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 알 길이 없었다.

"F반!! A반! 전원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하여 지금부터 마법 공방전을 시작한다! A반의 대표는 보시르 골리아! 실레스 칼린! 오르시아 멜콘! F반의 대표는 요시아 프랑소스! 티미 렌다로그! 모리 사엘른!"

삼 대 삼으로 치러지는 마법 공방전은 마법제 전체에 상당한 점수를 부여한다.

그 탓에 어느 반이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경기이기도 했다.

"살상에 이르는 공격은 금한다! 지정된 규칙 이외의 행동은 반칙패로 판단한다!"

엄한 표정을 한 근육질 사내의 외침과 함께 말없이 F반을 상징하는 로브를 만지작거리던 요시아가 천천히 티미를 바라보았다.

"마나 아껴."

"뭐?"

"내가 전면에 나설게."

"그냥 혼자 한다고 하지?"

티미의 껄렁한 물음에 요시아가 비릿하게 웃어 보였다.

"그 미치광이 밑에서 배웠는데 여기서 개쪽당하면 그대로 접싯물에 코 박고 죽어버리는 게 나아."

아무리 4서클이라 해도 머릿수에 장사 없는 법이다.

오만한 끼가 다분한 말이었지만 티미는 요시아의 말 속에 담긴 의미를 깨달은 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어련하시겠냐."

어깨를 으쓱이며 한발 물러나는 티미를 두고 요시아는 말없이 떡갈나무 스태프를 들어 올렸다.

그래, 선생님은 말을 아꼈지만, 자신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괴물이 되어버렸는지는 며칠 만에 깨달을 수 있었다.

본인이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이 이렇다면 그것을 이용하리라.

반대로 A반은 F반 학생들을 깔보면서도 상당히 이를 갈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다름 아닌 보시르 골리야가 있었다.

골리아 공작가의 자제로 A반에서도 말릴 이가 없을 만큼 날뛰는 존재이기도 했다.

그런 주제에 실력도 없는 것은 아니었기에 재수 없지만, 실력이 앞서는 소년이기도 했다.

마침 그에게 가장 혼구녕을 내주고 싶은 작자는 둘.

요시아와 티미였다.

망할 그 데비인지 뭔지 하는 선생에게 가장 분노가 끓어올랐지만, 그의 아버지인 골리아 공작은 절대 그에 대해 알려고도 하지 말고 자극하려 들지도 말라며 엄하게 다그쳤다.

그는 그것이 가장 이해할 수 없었다.

고작 동년배의 선생이었다.

듣자 하니 낙하산이었다고 하는 모양인데 제깟 놈이 뭐가 잘났다고 선생이란 말인가. 제대로 붙는다면 자신의 마법에 그도 맥을 못 추리라.

실제로 듣기엔 그는 마나 서클조차 없는 인간이라고 했었다.

"F반에서 가장 위험한 요시아 프랑소스다. 반대로 나머지 둘은 떨거지일 뿐이야. 우리가 질 요소는 없다. 미리 준비해둔 대로 내가 요시아의 마법을 계속해서 방해할 거다. 그러니 너희들은 내가 버티는 동안 나머지 둘을 빠르게 제압해."

싸늘하게 중얼거린 보시르는 자신의 손에 쥐어진 작은 완드의 끝을 보며 서늘하게 웃어 보였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일차적으로 가문의 보물을 가져온 셈이었다.

착용자의 마나를 대량으로 상승시켜주는 것뿐만 아니라 마법을 5가지를 메모라이징 해 즉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명백히 마법제의 규정에 어긋나는 수치의 상승이지만 무슨 상관이랴. 어차피 선생들 대부분이 그의 편인 것을.

어차피 메모라이즈 된 마법은 단문 영창을 하는 척하며 쏘아 보내면 알아볼 이도 없을 터였다.

보물이 괜히 보물이 아닌 만큼 6서클 마법사가 봐도 쉬이 들키지 않을 만한 은밀한 힘을 품고 있는 보물이었다.

들키지 않을 자신도 있었고 그의 실력이 사실 3서클 중반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기진 못해도 그녀를 방해하는 데엔 충분하다 여겼다.

고요한 대치 상황 속에서 보시르는 껄렁하게 웃어 보이며 요시아를 도발했다.

"창녀가 마법사도 되고, 요즘 세상 참 좋아."

"저급하게 도발하는 것도 마법이면 넌 좋겠다. 대마법사의 자질이 보이네."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치는 요시아의 모습에 보시르의 표정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녀에게 창녀 같은 비하 발언을 던지면 늘 그렇듯 아닌 척하면서도 상당히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던 요시아였다.

실제로 그녀가 그런 경박한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시르는 잘 알고 있기에 더욱 자극을 해왔던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미묘하게 달랐다.

'뭐가 됐건 상관없다.'

완드의 끝을 서서히 빛내며 보시르는 당장에라도 마법을 쏘아 보내기 위해 완드의 끝에 저장된 파이어 볼 마법을 준비했다.

"퍼엉!!

이윽고 심판을 보는 선생 한 명이 스태프를 높게 들어 신호탄을 쏘아 보내기가 무섭게 보시르의 선공이 날아들었다.

"작렬하라! 모든 것을 태우라! 파이어볼!!"

당연, 오랜 시간 집중해서 만든 3서클 마법인 파이어볼이었다.

단문 영창치고는 굉장한 효능을 보이니 아무리 4서클 마법사인 요시아라도 깜짝 놀라리라.

화르르륵!!!

동시에 보시르의 완드 끝으로 불길이 일더니 새빨간 화염구가 생겨났고 보시르는 그저 묵묵히 스태프를 세워 들고 있는 요시아를 향해 비릿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제아무리 잘나 봐야 마법사는 머릿수에 못 당하는 법이다 요시아 프랑소스."

초고속 영창에 완성도 높은 파이어볼을 보고 놀랐으리라.

경기를 지켜보는 마탑의 관계자들이나 선생들, 혹은 학생들이 놀라는 표정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호오...... 세상에 3서클에 저토록 정교하고 빠른 마법을 구사하다니."

"역시 골리아 공작가의 자제분답네요."

"대 마법 가문의 자제니까요."

파이어볼의 진가를 알아본 마탑의 마법사들이 놀랍다는 듯 보시르를 평가한다.

"역시 A반의 수재다운 실력이네요. 저 정도면 조만간 크게 성장하겠어요."

선생들은 그런 보시르를 칭찬하기 바빴다.

"세상에, 저게 우리 나잇대에 가능한 마법 실력이야?"

"완전히 사기극 같네."

학생들의 반응은 놀라움과 허탈함이었다.

화염구의 방향을 요시아에게 겨눈 보시르가 느긋하게 이죽거렸다.

"어디 덤벼봐라! 빌어먹을 X."

과연 어떻게 반응할지, 이해할 수 없는 실력에 놀랐으리라. 그 반응은 금방 드러날 것이고.

요시아의 반응을 기다리던 보시르는 곧 들려온 험악한 목소리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말라 비틀어진 멸치 같은 게 주둥아리만 살아서 시끄러워 죽겠네, 주둥아리로 서클 만들었냐? 메모라이징 마법 쓰면 내가 못 알아볼 줄 알았지? 비열한 새끼. 네가 그러니까 안 되는 거야."

"뭐......뭐?"

"뭐해, x신아. 덤벼. 아주 기름에 튀긴 닭처럼 만들어줄 테니까."

그녀의 도발에 보시르의 표정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그리고 뒤이어 보시르의 완드 끝에서 파이어볼이 흉폭하게 날뛰며 요시아를 향해 날아들었다.

"빌어먹을 X이!"

분명 마법을 영창 하기엔 늦을 시각이다.

빠르게 영창 한다 해도 영향이 없진 않으리라.

"해석하라, 내가 모든 것을 구분하리라. 디스펠."

그런 보시르의 생각과 다르게 맹렬하게 날아들던 파이어볼이 요시아의 곁에 다가가기도 전에 그대로 흩어져 버렸다.

"너희 같은 새끼들, 그 미치광이 선생에 비하면 저 바닥에 기어 다니는 땅개미나 다름없어, 꺼져!"

퍼억!!!

반응하지도 못할 속도였다.

순식간에 파고든 요시아가 스태프 자루를 꽉 쥔 채 그대로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접근에 놀란 보시르가 반응하기도 전에 요시아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미치광이 선생님께 내가 배운 최고의 기술이 뭔지 알아? 구타야 x새야."

쿠당탕!!!

일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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