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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527화 (526/1,559)

제 527화

씁쓸함이 가득한 얼굴을 숨긴 채 라운왕국 내로 들어온 바리스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국왕 크리아네스 올 라운과 대면했다.

“이야기는 들었다.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합니다. 폐하.”

“되었다. 다친 곳은 없느냐.”

“예.”

“다행이로구나…….”

말없이 다가와 바리스의 어깨를 두드려 주는 크리아네스 국왕의 모습에 바리스는 고개를 푹 숙였다.

앙상한 팔에서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바리스, 그의 아버지는 과거 호랑이 국왕이라 불릴 만큼 패기가 가득했지만, 이제는 지팡이 없이는 걷는 것조차 힘든 존재가 되어버렸다.

“폐하. 옥채는……”

“쿨럭…… 쿨럭쿨럭…… 되었다. 미련없는 늙은이가 살아봐야 얼마나 살겠느냐. 데이비의 힘으로 목숨을 연명했다지만 주신께서 내리신 수명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건 이 아비가 가장 잘 안다.”

세상엔 그보다 나이가 더 많으면서도 더 늙은이들이 많다만 그는 미련이 없어 보였다.

“그래. 총괄 시종장이 습격을 당했다고.”

“예. 폐하……”

“감히 왕태자를 노리다니, 간이 배 밖에 나온 놈이로군.”

짧게 중얼거린 그가 바리스의 손을 잡아주었다.

“미안하구나. 이 풍파만이 가득한 자리를 내게 넘겨주게 되다니.”

“괜찮습니다. 저는 제가 선택을 내렸습니다. 이것이 형님을 도울 방법이라면요.”

그렇게 말하지만 바리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헌데, 표정이 좋지 않구나.”

“……”

짧게 침묵한 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형님은 저를 그리 신뢰하지 않으시는 듯합니다.”

“무슨 뜻이더냐.”

“형님께 저는 단순히 지켜야 할 짐덩이로 보시는 건 아닌지……. 어리석은 소자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것이 변했다.

윈리는 자신의 재능을 입증하고 빠르게 성장하며 마탑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고, 형인 데이비는 대륙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바리스만 계속해서 그 자리에 멈춰있었다.

왕이 되기 위해 겪어야 할 난황이라 여기고 더욱이 정진하라는 말을 듣고 나선 바리스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사실 바리스의 입장에선 차라리 그가 화를 내어주었으면 싶었다.

어리석은 의심을 하는 동생을 꾸짖는 형의 분노가 그리울 정도로.

“후우……”

어쩌다가 자신이 이렇게 되었나.

씁쓸한 생각을 하며 정원을 거닐던 그는 문득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한 귀족을 보았다.

귀족파가 몰락한 뒤로 왕당파에 속해있던 하급 귀족이었으나 줄을 잘 선 탓에 제법 높은 직위까지 오르고, 현재 바리스에게 제왕학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 헤름이라는 이름의 백작이었다.

“헤름 백작.”

“저하. 심기 불편하신 일이라도 있으시옵니까.”

“별일 아닙니다.”

“소식 들었습니다. 무례한 놈들이 감히 왕태자 저하의 옥체에 해를 가하려 하였다지요.”

“소문이 거기까지 퍼졌습니까.”

“왕궁 내에서 아주 난리도 아닙니다. 왕실 수호 단장부터 해서 수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렇군요.”

“왕태자 저하께서도 혹여 옥채가 상할 수 있으니 침실로 드시지요. 폐하께서 당분간은 푹 쉬시라 말씀하셨사옵니다.”

“아니오. 이렇게 멈춰있을 순 없지요.”

“고민이 있으신 겝니다.”

그의 말에 바리스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왕이 되어가는 이 숨 막히는 과정에서 숨통을 트일 수 있게 해주는 건 형과 쌍둥이 동생에 대한 소식이 전부였다.

그렇기에 뭐라도 말을 내뱉고 싶은 바리스였다.

“형님께는 제가 그저 지켜야 할 짐일까요.”

“감히 어느 누가 차기 왕이 되실 왕태자 저하를 그리 폄하한단 말입니까.”

헤름 백작의 말에 바리스가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데이비 왕자 저하께서는 정말 대단하신 분이십니다.”

“그건 나도 압니다.”

“하지만 그 위세에 취해 너무 오만해지셨습니다.”

그 말에 바리스의 표정이 굳었다.

“헤름 백작.”

“저하. 신 헤름 백작, 목숨을 걸고 충언을 올리겠나이다. 이대로 저하께서 왕이 된다 하신들. 대신들은 저하가 아닌 데이비 왕자의 눈치를 볼 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데이비 왕자는 이미 타국에 관련하여 라운왕국 왕실과 어떤 상의도 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지요.”

“……”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 아십니까?”

그 말에 바리스가 천천히 입술을 웅얼거렸다.

“허수아비 국왕……”

“맞습니다. 데이비 왕자의 권한은 너무 막강해졌습니다. 외려 이전의 귀족파보다 더욱 치명적이고 위험하지요. 절대 왕권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계속해보시오.”

바리스가 조용히 말하자 헤름 백작이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

“직접 대화한들 이미 권력에 취한 자는 그것을 내놓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남은 건 하나뿐이지요.”

헤름 백작의 말에 바리스의 표정이 파랗게 질렸다.

“헤름백작…… 그 말은……”

“물론 현실은 다릅니다. 저하와 데이비 왕자 저하는 둘도 없는 우애가 깊은 형제분이십니다.”

그 말에 바리스가 이를 악물었다.

자신의 자랑스러운 형을 너무도 존경한다.

하지만, 그렇게 그의 곁에서 그를 돕기 위한다고 하기엔 바리스 본인은 너무도 무력하고 하잘것없는 느낌이 들었다.

지독한 열등감. 너무 사랑하기에 오히려 열등감이 생긴다.

“나는…… 나는……”

“저하.”

헤름 백작의 표정에 미소가 어렸다.

“소신이 보기에 이렇게 된 이유는 데이비 왕자의 권한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

“그러니 폐하께 주청을 드리십시오.”

권한 일부를 회수해 넘겨달라고.

그 말에 바리스의 동공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 권한의 일부를……”

“헤름 백작.”

그때였다.

고개를 숙인 채 몸을 떨던 바리스가 조용히 그를 불렀다.

“저하?”

“나는 정정당당하게 형님께 가까이 가고자 하는 것이지 형님과 싸울 생각은 없어.”

“무슨.”

“형님이 나를 이곳으로 돌려보낼 때 한 말이 있다.”

[키워드를 잘 기억해놔. 나는 언제든 너를 믿고 있다. 바리스. 걱정 마라. 무력은 몰라도 너는 너만의 방식으로 이 형을 지지해주고 지탱해주고 있다.]

스릉…….

“그래. 어디 계속해보아라.”

* * *

“아니! 할배!! 이게 아니라니까?!”

“예끼 이눔아! 무한동력 기관이 여기 설계도의 이론대로면 이렇게 하는 게 맞다!”

“이러면 프레임이 못 버틴다고오!!”

“어디 내기 한번 해보겠느냐!”

“하? 좋아! 대신 할부지, 나한테 지면 내 소원하나 들어주는 거다? 무르기 없기다?!”

“좋다, 이년아. 이 기회에 사고만 치는 네 성질머리 한번 뜯어고쳐 보자꾸나!”

옥신각신 싸우는 할아버지와 손녀의 모습이 보였다.

연금학파에서 데려왔던 기술고문 에디손과 그의 손녀이자 대륙 6대 미녀 중 한 사람이라 불리는 괴짜, 티아라였다.

자신을 내버려두고 큰 재미를 봤다며 단단히 불만을 토로하는 륀느를 떼어내길 포기한 채 공방 안으로 들어선 나는 커다란 원자로의 뼈대를 놓고 싸우는 두 사람을 향해 다가갔다.

“앗! 데이비 왕자님!”

나를 보자마자 반색하며 달려오는 티아라의 모습은 빈말로라도 좋다고 할 수 없었다.

전신에 검댕이가 묻어있고 입고 있는 작업복은 투박하며 낡아 있었다.

“대체 제가 없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에헤헤…… 그게 말이죠……. 사고를 좀 쳐서…….”

“에잉…… 쯧쯧……”

혀를 차며 다가온 그가 내게 물어왔다.

“동력기관을 구하러 가신다더니. 가셨던 일은 잘되셨소?”

“여기 있습니다.”

나는 몽마의 여제 마르카가 가지고 있던 공허 에너지의 결정석.

그녀를 파괴의 마왕으로 만들어주었던 권능의 근원을 건네주었다.

옅은 붉은 연기가 흘러나오는 공허의 결정석을 보며 에디손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플루튬이라는 금속도 신기했지만 이건 이것대로 놀랍군. 딱히 가공을 거치지 않은 듯한데 상당한 에너지가 흘러나오는구려.”

“일단은 마왕의 권능이니까요.”

내 말에 두 사람의 얼굴에 얼이 빠졌다.

“단순 취미생활을 위해 마왕의 힘을 가져왔다라? 허허허허, 기가 막히는군.”

“이거 볼수록 예쁘네요. 마치 보석 같아……”

결정석을 보며 순수한 감탄을 흘리는 티아라에게 공허 에너지의 결정석을 건네준 나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거대한 원자로의 뼈대를 보며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골다 장로와 골고다 장로도 포기한 분야지만 푸른 바위 부족 출신인 그는 어렵지 않게 작업을 해내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래서 인재 등용이 중요한 법이다.

“작업은 순조로운가 보네요.”

“심장부나 다름없는 놈이니 나름 신경 좀 썼소. 내구성에 대한 테스트를 해봐야겠지만 아시지 않소, 원재료가 부족하다는 거.”

“그건 걱정 마세요.”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플루튬의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으니까.

“아 참! 이것 좀 봐주세요!”

그때 가만히 있던 티아라가 눈을 반짝이며 내 손을 잡아끌었다.

그리고는 그와 티아라가 만든 원자로의 뼈대 부분을 보여주며 말했다.

“이 부분, 이렇게 하면 안 되나요?”

그녀의 질문에 나는 동력원을 구성하는 원자로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내가 이러면 터진다고 몇 번이나 말하는데 우리 할배 성질 까칠해서야 원!”

“예끼 이눔아! 설계도대로 만드는 게 뭐가 잘못되었느냐!”

다시 옥신각신 싸우는 두 사람이었지만 나는 나름대로 감탄을 하는 중이었다.

“둘 다 괜찮네요. 조금 새로운 발상이에요.”

“으잉?”

“거봐! 할부지!”

“하지만 티아라양의 말대로 작업하면…….”

내 말에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아마 공허 에너지를 못 버티고 터졌겠죠.”

내 말에 티아라의 어깨가 축 늘어졌고 에디손이 마음에 든 것처럼 껄껄 웃어 보였다.

“것 봐라, 이놈아! 이 할애비의 말이 어디 틀리는 걸 본 적이 있더냐! 그래. 내기는 이 할애비가 이겼다!”

“이, 이건 말도 안 돼!”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는 티아라의 뒷모습을 보며 껄껄 웃던 에디손이 식은땀을 스윽 닦았다.

“고맙소. 은사.”

“뭘요.”

“저 아이 언제부터인가 이상하게 비뚤어져서 말이오. 틈을 주면 곤란하기 그지없군.”

나이를 거꾸로 먹은 게 아니라는 걸 입증하듯 에디손은 눈치가 정말 빨랐다.

“세상에 괜찮은 녀석이 얼마나 많은데 이상한데 물이 들어서……”

“뭐 문제라도 있었습니까?”

“어릴 때부터 이런 공학 장비를 좋아하던 아이였소이다. 잘못하면 평생 장비와 결혼했다면서 혼인도 치르지 않을 것만 같아서 내 조금 방향을 바꿨는데 그리될 줄 몰랐소.”

“흐음……”

“에잉…… 다 늙어서 주책인 게지. 그보다 은사.”

진지한 얼굴로 그가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시계 왕녀님의 정체가 대체 무엇이오?”

그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휙 돌렸다.

비명을 지르며 도망친 티아라가 사라지고 커다란 원자로 안에서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작은 소녀가 기침하며 모습을 드러낸다.

“내 일찍이 여러 천재를 봐왔지만. 티아라 이외에 저런 천재는 처음이올시다.”

티아라는 나이에 따른 경험이라도 있지 에오니샤는 그게 아니었다.

아직 부모의 품에 안겨 어리광이나 부려야 할 나이의 아이가 대륙 최고의 기술자를 경악하게 할만큼의 재능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티아라 양은 저돌적인 면에서, 에오니샤는 주도면밀하고 신중한 면에서 서로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둘이 붙여놓았는데. 화학반응이라도 일어났습니까?”

“아니오, 오히려 너무 좋아서 문제지.”

상반된 입장을 지닌 에오니샤 올 라운과 에디손의 천재 손녀 티아라는 두 사람이 만난 것만으로도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티아라 저 녀석은 성격은 저리해도 몇 년 안에 나를 뛰어넘을 기술자가 될게요. 헌데……”

에오니샤는 누구에게 배운 것도 아니면서 순수한 아이의 마인드를 최대한 이용하여 그 자리를 노리고 있다.

“솔직히 정말 탐이 나오. 시계 왕녀님을 이 늙은이가 가르치면 대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 될지……”

재능 면에서는 에오니샤가 역시 압도적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럼 부탁드리지요.”

“은사?”

“에오니샤를 잘 키워주세요.”

“흐음…… 외람된 말이지만 그건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소.”

말끝을 흐린 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 늙은이가 가진 고정관념이 저 새로운 발상을 뽑아내는 왕녀님의 앞길을 막을까 생각되는군.”

그는 탐을 내면서도 미련 없이 물러났다.

“아름다운 원석은 그 원석 나름대로 풍미가 있소. 나 같은 맞지 않는 세공사가 건드렸다간 외려 그 원석의 아름다움을 깎아 먹을 뿐이지.”

그가 허허로이 웃어 보였다.

에디손을 데려온 이유는 사실 그런 것도 있었지만, 그의 존재가 에오니샤의 성장에 도움이 될까 싶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니.

포기하면 쓰나.

“그럼 방식을 바꿔보지요.”

“방식?”

“고정관념을 버리고 개념을 가르쳐주는 겁니다.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해시켜주지 마세요. 그저 논제를 던져주시면 됩니다.”

내 말에 에디손의 표정이 씁쓸하게 굳었다.

“그야말로 사자로군.”

사자는 새끼를 절벽에서 밀어버린다고 하였던가.

에오니샤의 재능은 어정쩡한 방법으로 손을 대선 개화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오라비 된 도리에서 비록 원수의 자식이지만 아무런 죄가 없고 티 없이 순수하기만 한 겁많은 소녀를 이끌어주는 것도 가족의 의미이리라.

약속과 결심은 변치 않는다.

“에오니샤에겐 그것만큼 확실한 가르침도 없을 겁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맡겨주시오.”

그가 씁쓸하게 웃으며 내 가슴에 주먹을 툭! 하고 부딪혔다.

* * *

“왔군.”

소영지에서 멀지 않은 천막.

나를 반긴 콘타스 대제는 천막 속에 놓인 의자에 늘어진 청년을 향해 고개를 까딱였다.

“여기 저놈을 데려온 이유는 믿을 수 없기 때문입니까?”

“그 작은 영지 안에 얼마나 많은 첩자가 있는지 알 수 없지. 내부의 적을 경계하는 것보단 차라리 외부의 침략자를 경계하는 게 더욱이 손쉬운 일이니까.”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루미나티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까?”

“아니, 짐은 그저 흑마법사 무리라고 알고 있었다. 허나, 상황을 보니 보통 문제는 아닌 듯하군.”

“그렇네요.”

“이놈은 입을 열지 않아, 그렇다고 흔적 하나 남기지도 않았지. 놈들을 찾을 방법이 있나?”

그의 물음에 나는 천막 밖에서 검 두 자루를 품에 안고 들어오는 금발의 소녀를 바라보았다.

“데이비! 왔구나!”

청단이와 홍단이를 내게 돌려주며 그녀가 걱정스레 물었다.

“바리스 왕자는? 괜찮아? 다친 곳은 없고?”

“그래. 운이 좋았지.”

내 말에 일리나가 분개한다.

“방법이 있냐고 물었습니까. 대제.”

이윽고 내가 조용히 그를 향해 묻자 그가 고개를 끄덕인다.

“당장은 없어요. 그러니 그놈들을 꺼내야지요.”

그렇게 말하며 나는 아공간에서 작은 브로치를 꺼내 들었다.

특별한 능력이 없는 브로치이지만 이 물건.

내 첫사랑이자, 애증의 상징이었던 그녀의 징표나 다름없다.

만약 그놈들이 정말로 페스리사 대륙 출신의 유일한 데스로드.

이미 바리스에게 놈들의 끄나풀이 접촉했다는 사실은 그의 옷에 붙어있는 메라몽을 통해 전해 들었다.

힘이 안 되니 머리를 써서 대륙의 분위기를 흔들어볼 모양인데.

너희들의 그깟 개짓거리를 무시할 만큼 큰 사건을 이쪽에서 터뜨려주마.

사람은 입을 조심해야 한다.

한마디 단서가 놈들의 목을 죌 테니까.

나는 데스로드 로 아이아스의 징표이자, 그녀의 상징이나 다름없던 그 브로치를 강하게 틀어잡았다.

비록 진품은 아닐지라도. 놈들은 거부할 수 없다.

“유인 한번 해보죠. 거부할 수 없는 미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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