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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615화 (614/1,559)

제 615화

내 물음에 교주가 움찔거리며 물러났다.

쿠웅!!!!

동시에 육신과 혼이 동기화하며 되찾은 모든 마나가 움직인다.

당연히 동기화가 되면서 바닥을 드러냈던 신성력도 처음 이상의 양으로 가득 차버렸다.

프리아 여신이 내려준 보석은 사용하기에 따라서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진다.

내가 가진 최후의 히든카드를 원하는 때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니까.

물론, 아주 잠깐 발현한 것만으로 1% 가까이 파손된 만큼 그 효과가 길진 않을 테지만.

‘어쩌면, 데이비 그대가 가진 힘 때문일지도 모르지.’

파손율이 생각 이상으로 큰 이유.

그건 어쩌면 신의 힘으로부터 독립하는 금기의 힘 때문일 확률이 높다.

내게 무력 사용을 금했던 그녀의 권능조차 일거에 씹어먹었던 금기의 힘이다.

당연히 몸을 모든 힘과 규칙으로부터 독립시키는 금기의 힘이 내 힘이 아닌 외부의 권능을 남겨놓을 리가 없다.

처음 보옥을 얻었을 땐 금기의 힘이 없을 적이었고.

두 번째 평행선의 세계에선 외부의 힘에 의해 동기화를 유지했던 게 아니라 영혼과 육신의 괴리가 생기며 스스로 혼과 육신이 동기화한 결과였다.

즉.

금기의 힘을 얻은 지금에 이르러서 다시 보옥을 얻는다 해도 그 힘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소리였다.

“하. 이런 새침데기를 봤나.”

프리아 여신. 깍쟁이 짓도 귀엽게 하시는구먼.

“뭐 하는 거야!! 피해!!”

그때였다.

당황한 예현화의 외침에 나는 포위하듯 파고드는 두 명의 강자들을 인식했다.

영웅이자 무극이라 불리는 존재 중 하나, 빙검신녀 화옥란. 그리고 반대편엔 타오르는 도를 휘두르며 들어오는 적수도룡 학중성이었다.

그들의 행동에 나는 딱히 큰 반격을 가하지 않았다.

대신.

“스읍……”

쿠웅!!!

그대로 한발을 들어 강하게 굴렀다.

콰아아앙!!!

삐릭.

[파손율 1%]

벌써 100분의 1이 파괴되어버렸지만, 그 효과 또한 확실했다.

발을 구르며 만들어낸 강기의 충격파가 그대로 그들의 육신을 후려치며 거대한 EMP 효과를 만들어내 버린 것이다.

순식간에 힘을 제압당한 두 강시는 뒤따르는 충격파에 휩쓸려 거칠게 처박혀버렸다.

“마…… 말도 안 돼!! 무극이 둘이다! 무극 둘이서 상처하나 줄 수 없다니!”

경악한 교주의 외침이 들려오기가 무섭게 나는 손에 쥐고 있던 홍단이를 허공에 띄웠다.

외려 실질적인 무력은 일반 무인과 다를 바 없는 교주 정도라면 굳이 보옥을 발현할 것도 없었다.

“커헉!!”

“교…… 교주!!”

반응할 새도 없이 홍단이의 검신이 교주의 왼쪽 어깨를 관통하며 그를 석벽에 처박아버렸다.

이에 놀란 장로들이 급히 움직이려 했지만.

쿠웅!!!!

그들은 마법의 존재를 모른다는 크나큰 페널티를 안고 있다.

[역회전 서클 마법]

[썬더콜링]

[체인 썬더]

극도로 강화된 벼락이 석실의 천장에서 만들어진 마법진에서 스파크를 튀기며 장로들을 일순간에 새카맣게 태워버렸다.

무극조차 상대가 안 되는데 고작 심연의 존재에게 힘을 잠깐 빌린 정도인 장로가 버틸까.

아직 정신을 차리고 있는 적은 검을 휘두르며 한자성을 끝없이 몰아치고 있는 천금문주와 나머지 한 명의 절대 오성.

그리고 장로 하나와 교주가 전부였다.

“크윽…… 교주님!”

“태상제. 무사한가!”

“예…… 운이 좋았습니다.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어서 피하셔야…….”

“크윽! 검이 뽑히질 않네!”

그냥 벽에 박힌 게 아니라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그의 몸을 더욱 압박하는 홍단이의 검신에 태상제가 급히 달려가 홍단이의 손잡이를 잡으려 했다.

콰지지직!!!!!

“크아아아악!!!”

하지만 홍단이의 검신 전체에서 터져 나온 뇌광이 그를 쳐내버렸다.

[홍다니 손대지 마!!]

홍단이의 강력한 의지력이 터져 나오자 태상제와 교주의 얼굴에 경악성이 어린다.

“바…… 방금…….”

“자아가 존재하는 검이니까 쥐는 자도 가리는 거다.”

우드득…….

창을 들고 파고드는 나머지 한 명의 절대 오성을 신창 롱기누스의 세 번째 형태. 언월도로 베어버린 내가 조각난 강시의 시체에 헬파이어를 던지며 그에게 다가갔다.

교주와 장로들이 믿어 의심치 않는 전력 대부분이 이렇게 당해버린 것이다.

이후 나는 머리카락 세 올 정도를 뽑아 분신체를 만들어냈다.

우치의 주술이자 도술인 분신술이다.

“살아있는 양반들 챙겨.”

늘 그렇듯 명령을 하달하자 세 명의 분신체들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다가가 상처투성이가 된 곽도영의 환부를 지혈하는 분신체.

근처에 쓰러진 자들의 옷을 크기 좋게 찢어 넝마가 된 옷을 입고 있는 여성들에게 건네주는 분신체들 까지.

방금 전 보옥의 힘을 잠시 개방하여 처박아버린 남은 두 명의 무극은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대체…… 대체 네놈의 정체가 뭐란 말이냐.”

교주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내게 말했다.

“뭐긴 선계의…….”

“거짓말하지 마라!! 우리에게 힘을 내려주신 분께서 말씀하셨다! 네놈의 존재가 그딴 거짓된 존재가 아니라고!”

심연의 공주를 쫓아 이곳에 왔으니 저놈들이 심연의 공주와 연결점이 있다는 건 당연한 일이다.

“흐음…….”

“말하라…… 네놈의 정체가 대체 뭐길래 세 명의 무극을 저토록…….”

“이거 웃긴 양반이네.”

담담하게 다가간 내가 그의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활성화하지 않아도 치명상을 입히는 건 어렵지 않았다.

“커헉!!”

피를 울컥 토해내는 그를 향해 내가 물었다.

“내가 당신 부하라도 되나?”

“…….”

“내가 왜 나에 대해서 구구절절이 불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데. 안 그래?”

내가 예현화를 바라보며 묻자 그녀의 표정이 묘하게 변한다.

그녀도 듣고 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렇겠지.”

“멍청하게 잡혀 오긴 왜 잡혀 와있냐.”

“뭐뭐?! 모두가 당신 같은 괴물인 줄 알아?!”

땍땍거리는 예현화를 뒤로한 채 내 분신체에게 안겨 파르르 떨고 있는 곽효영이 나를 바라본다.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이는 그녀를 뒤로한 채 내가 물었다.

“그 두 년 어디 갔어.”

“큭…….”

퍼엉!!!

그 말과 동시에 태상제의 머리통이 베어져 나갔다.

파손율이 조금 올라가긴 했지만 저런 자들일수록 오래 살려 놓으면 문제가 되는 법이다.

“거기 아가씨.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거야.”

이후 나는 예전 동굴에서 만났던 붉은 머리 여성을 콕 짚어 말했다.

“갇혀있더니 잘도 빠져나왔네?”

“흥. 누군가의 힘 덕분에 말이야.”

“그러게. 몸 안에 규제를 걸어놨는데 그건 어떻게 풀었는지 몰라.”

“그걸 말해줘야 할 이유라도 있나?”

“없지.”

대뜸 답하며 다시금 교주에게 시선을 돌린다.

“그 두 년 어딨어.”

“누굴 말하는 것이냐.”

“거 있잖아. 산발에 쉰 목소리 한 광년과 같이 있는 또 한 명.”

내 말에 그가 비릿하게 웃어 보였다.

“감히 네놈이 그분들에게 닿을 성싶으냐?”

“거 믿는 구석도 많네.”

그렇게 말하며 내가 그의 명치에 검지를 올렸다.

“이봐. 몸속에 심연을 품으면 내가 어찌 못할 줄 아는 모양인데.”

내가 고문에는 아주 도가 텄어요.

“굳이 보석의 파손율을 올릴 필요도 없었다.

나는 그의 전신에 베르샤의 저주로 감각을 극대화 시켰다.

그리고는.

옅게 웃으며 손끝에 검은 불을 피워올렸다.

“인간이 느끼는 최고의 고통은 작열통이라지? 이게 사람 미치게 만들거든.”

[삼매진화]

[흑마법 저주의 낙인]

[병합기]

[심문의 불]

심연의 힘을 받아들였다 해도 놈의 저항력이 심연처럼 깡패같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사…… 삼매진화?!”

이론으로나마 존재하는 화기공을 본 교주가 비명을 내지르며 버둥거린다.

하지만 내 손을 떠난 검은 불은 이미 그의 전신을 불태우기 위해 가까이 갔다.

퍼걱!!!

그때였다.

내가 소량의 힘을 담아 구현해낸 분신체 하나가 박살 난 것이다.

대체 누가?

심문의 불을 꺼뜨린 내가 고개를 돌렸을 때.

나는 볼 수 있었다.

충격파에 맞아 튕겨 나간 두 명의 강시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내게 다가오는 것을 말이다.

대부분 육신이 망가졌지만 그나마 멀쩡하게 제압당했던 두 명의 무극, 적수도룡 학중성과 빙검신녀 화옥란이었다.

웃긴 점은 이전의 그 둘과는 조금 기세가 다르다는 점이었다.

“후배의 실력이 정말 놀라운 수준이로고.”

“그러게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몸을 툭툭 털어내며 다가오는 두 명의 절대 고수의 얼굴에.

자아가 어리기 시작했다.

“완성이구나…… 완성했어!!!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네놈이 가한 충격파로 인해 내부에 변화가 생긴 게로구나!! 진짜 무극이 깨어났다.

혈마공으로 만들어진 흡혼진기로 그들의 혼을 모아 만들어냈다! 강시의 단단한 육신에 그들의 자아가 깃들었으니 네깟놈이 죽었다 깨어나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교주의 외침에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영웅이라며. 그런 영웅이 당신을 왜 도와.”

내 물음에 교주가 끌끌 웃어넘긴다.

“당연히 그들은 오로지 내 명령을 듣도록 금주가 걸려있으니까. 크흐흐…… 무극들이여! 이 건방진 놈을 죽여라!!”

그의 외침에 학중성과 화옥란의 강시가 느긋하게 나를 바라본다.

“허어…… 아직 어린 아이 같은데 이토록 고강한 내공이라니.”

“놀랍네요.”

“잠깐동안 심심풀이로 쓸만하겠어.”

그들의 말에 아직 피난하지 못한 곽도영과 여인들이 놀란 듯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아…… 아니! 선배님들 대체 무슨 소리입니까! 저자들은 중원의 흐름을 파괴하는 자들…….”

“흐음? 자네는 누구인가?”

“후배. 곽도영이라 하오.”

“호오…… 곽가놈의 자손인가? 그래. 제법 훌륭하긴 하다만 아직 멀었구나.”

그렇게 말한 학중성이 검 끝으로 나를 가리켰다.

“저 청년 정도는 돼야 문제가 되지 않지.”

그들의 이상행동.

아무리 봐도 금제로 인해 하는 말과는 달랐다.

마치 자의로 그들을 따르는 것처럼 말이다.

“대체 무슨…….”

“아. 내가 이야기를 안 해줬나?”

이에 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슨 소리를…….”

“당신들이 떠받들던 중원의 삼 영웅. 무극도 아닌 주제에 무극이라 자칭하던 그 양반들의 실체가 저거야.”

저들은 중원의 평화 안위에는 어떤 관심도 없다.

그저…….

“강한 놈을 이기는 것에만 관심 있는 놈들일 뿐.”

영웅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자들의 진실을 본 소감이 어때?

내 말에 적수도룡 학중성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마치 이 노부를 잘 알고 있다는 듯한 태도로군.”

“잘 알지.”

“잘 알아? 혹 지금 시기가…….”

“당신네가 천마에게 목숨을 부지하고 150년이 지났지.”

“네놈.”

내 말에 학중성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은하검성 유길태는 그래도 괜찮은 양반이었는데. 당신 둘은 아니더라고. 당신네를 아는 이들이 붙인 별명이 쌈닭이었던가?”

얼마나 조롱의 의미가 담겨있었으면 현경 이상급의 강자를 두고 쌈닭이라 불렀겠는가.

당연한 일이었다.

일의 경중 따윈 관심 없고 그저 강한 존재가 있다면 이쪽에 붙기도 저쪽에 붙기도 하는 그야말로 천상천하 유아독존 같은 양반들이었으니까.

천마와 싸워 영웅 대접을 받는 건 그저 천마가 강해 보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담담하게 말한 나는 교주의 몸을 관통했던 홍단이를 뽑아 들었다.

“커헉!!!”

몸에서 갑자기 검이 빠져나가자 바닥으로 떨어진 교주의 표정이 고통으로 일그러진다.

“죽여!! 저자를 죽이시오!! 당신들이 그토록 원하던 강자일지니!!”

그 말에 빙검신녀 화옥란이 새하얀 비도를 빙그르르 돌리며 앞으로 나섰다.

“확실히…… 우리의 자아가 깨어나게 만든 아이가 저 아이인가 보군요. 우선은 제가 실력을 가늠해보죠.”

“뭐? 실력을 가늠해?”

저 두 명의 자아는 내가 방금까지 하던 짓을 보지 못했다.

비록 일반 만령 강시일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힘을 내뿜고 있다지만.

그들은 저런 태도를 해선 안 되었다.

“오세요. 당신이 강자라면 어디 한번 재미라도 봐야겠으니.”

예쁜 얼굴을 한 채 왈패나 다름없는 행동거지를 보이는 그 모습에 곽도영은 물론 나머지 이들도 기가 막힌 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충격을 받은 듯 당가의 아가씨인 당유린과 예현화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영웅이라던 분들이 어찌하여…….”

“어째서 상황을 보고도 내게 검을 겨누냐고? 때로는 소설보다 진실이 더 소설 같거든.”

숨겨온 진실이 꼭 깨끗하란 법은 없다.

알려진 역사가 꼭 그들의 생각대로라는 이유는 없다.

나는 빙검신녀 화옥란을 향해 다시 걸음을 옮겼다.

“방해나 할 생각이면 내가 다시 곱게 보내주도록 하지.”

단순 강시일 때엔 상관없었지만 그들이 자아를 가졌다면.

윤회했어야 할 그들의 혼을 어떻게 가져왔는지는 대충 답이 보이기 시작한다.

진짜 영혼은 윤회에 들었지만 그들의 흔적과 남은 잔재가 모여 자아를 생성한 것이다.

죽으면 덧없이 바스러질 그런 자아를.

그럼에도 그 잔념이 생각보다 많았는지 그들 본인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생전의 힘을 되찾았다면 제법 흥미로운 대결이 되었을 테지만 애석하게도 지금 나는 보석의 힘을 통해 혼과 육신을 원하는 시간대에 동기화시키고 있다.

대상을 잘못 골랐다는 말을 여기서 쓰는 것이리라.

내 발언에 화옥란의 표정에 흥미가 인다.

“나를 상대로 그토록 오만한 발언을…….”

쩌저저저적!!

파직!!

다시 한번 보석에 아주 미약한 금이 생긴다.

아주 잠깐 발현한 힘. 그것으로 충분했다.

나는 정확히 빙검신녀 화옥란의 무공인 천년빙화신공을 운용했고, 그녀가 내뿜는 힘 이상의 경지를 끌어내 그녀의 비도를 그대로 강탈.

한번 휘젓는 것으로 그녀의 전신을 난자해버렸다.

남들이 보기엔 그저 짧은 비도를 한번 휘두른 것처럼 보였지만.

이미 수십 수백 번은 그녀의 몸을 베어 넘긴 후였다.

몸이 가벼우니 외려 오버를 하게 된다.

“후손들의 앞날에 방해나 하는 성질 더러운 조상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시련과 방해는 다른 법이다.

나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무너지는 화옥란의 예쁜 얼굴을 그대로 짓밟아버렸다.

“커헉?! 네…… 네 녀석…… 이 아름다운 얼굴에 그 더러운 발을…….”

“미안한데. 내가 남녀 평등주의라. 여자라고 손 안 대는 그런 느끼한 놈은 아니야.”

맞을 짓을 했다면 맞는 것이다. 거기에 성별의 차이 같은 건 의미가 없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윽고 적수도룡 학중성의 광소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대단해!! 대단하구나! 후기지수 중에 이토록 놀라운 인재가 있었다니! 무림의 미래가 밝음이로다! 저 이중적인 여자가 손도 쓰지 못하고 당할줄은…….”

“당신도 덤빌 거지?”

이미 알고 있다는 듯 내가 말하자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강한 호승심을 드러냈다.

“암!! 천마 이후로 이토록 강한 자를 볼 줄 예상치 못했다!”

“그럼 이번에 내가 당신에게 사용할 무공은 적파무룡도다."

내 말에 학중성의 표정이 굳었다.

“네놈…… 지금 노부의 무공으로 노부를 누르겠다 말하는 것이냐?”

“후기지수니 애송이니 뭐니 하는데…….”

말끝을 흐린 나는 붉은 머리 여성의 부축을 받아 도망치는 교주의 몸에 흑마법의 낙인을 몰래 찍어 넘긴 뒤 말했다.

“나는 당신들이 자칭으로 무극이라 일컫는 게 너무 거슬리거든.”

무극은 천마 독고준이 뼈를 깎는 노력 끝에 홀로 오른 경지.

그 경지를 너희 같은 싸움에 미친 쌈닭들이 올랐다고 거짓말하는 게 고깝잖다.

“…….”

남은 건 한자성과 싸우고 있는 천금 문주 하나. 천열문주 천금은 내가 죽어도 가세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건 자성에게 내린 내 숙제였으니 말이다.

본인은 모르는 듯하지만, 서서히 그의 성장이 가속화되며 천금과 대련하는 내내 그의 움직임은 눈에 띌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정리는 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들어와. 진짜 무극이 어떤 경지인지 보여줄 테니까.”

파직…….

보석이 아주 소량 다시 파손되며 혼과 육신이 동기화되고 내 힘이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공의 창시자인 학중성조차 이뤄내지 못한 청염기가 내 전신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용이라도 흉내 내듯 불게 타오르는 화염의 기류를 압도적으로 위압하는 나의 푸른 용이 거대한 입을 쩍 벌리듯 그를 위협했다.

“무극이라 칭할 거면.”

“마…… 말도 안 돼?! 어떻게 다른 이가 나조차 이루지 못한 적파무룡도의 극의를?!”

“이 정도는 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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