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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640화 (639/1,559)

제 640화

포도맛 캣타워와 마가는 둘 다 눈앞에 쌓인 어마어마한 양의 자원을 보고 탄성을 금치 못했다.

그들의 앞에 쌓인 자원을 화폐 단위로 계산했을 때 그 가격은 어지간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도 감히 상상 못 할 정도였다.

물론,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사실 게임에 돈을 한화로 수억씩 쏟아 붓는 인간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을 놀라게 하였는가.

제작 직업의 경우 제작 스킬 레벨을 상승 시키는 데엔 몇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가장 흔한 방법으로 무식하게 물량을 때려 박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방식.

그리고 두 번째는 조금 돈을 들이더라도 비싼 재료를 사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두 번째에 있었다.

“충분하냐?”

“추……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데요.”

저레벨 제작 스킬이라고 해도 이같이 비싸게 물건을 사서 빨리 레벨을 올리는 방법은 말 그대로 너무 효율이 떨어졌다.

같은 레벨을 올리는 데에도 시간이 비약적으로 줄어드는 대신 제작 실패 시 경험치가 고스란히 날아가는 건 물론이고 개당 가격이 어마무시하기 때문.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레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요구 재료가 점점 말도 안 되는 수준에 이르는 탓에 후에는 매물이 없어서 레벨을 올리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돈이 있어도 물량이 없으면 구할 수 없는 게 이 게임 속 세상의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어떠한 게임에 존재하는 집을 팔아 산 검이라고 해서 ‘집판검’이라는 별명이 붙은 게임이 있다고 할 때.

그 무기를 사고도 남는 돈을 지닌 이가 있다.

그가 과연 1강을 시도할 때마다 터질 위험이 높은 그 검을 구한다고 했을 때 돈으로 풀강 ‘집판검’을 구할 수 있는가.

답은 절대 아니었다.

자본으로 해결되는 범위를 넘어서면 그때부턴 신이 점지해주는 수밖에 없으리라.

“어떤 미친 부자도 고작 재료템 하나에 수억 수십억씩 붓진 않아요. 아니. 저기 어디 다른 세상 사는 부자들은 가능할지 모르겠는데 그 사람들도 물량이 없어서 못한다고.”

마가의 짜증스런 말에 나는 그녀의 머리를 쿡 눌러버렸다.

“요지는 뭐야. 재료를 구해오면 된다는 거 아니야.”

“안 될걸요? 물질 변환사 42렙돌파 재료가 밴시의 황혼이에요. 이제 유저들이 파티플레이에 성공한 밴시 공주를 5분 내로 클리어해야 한다고요. 그것도 혼자서.”

탱커. 딜러, 힐러 포지션이 있는 이 게임에서 혼자 다해먹으려면 레벨 차이를 깡패처럼 벌릴 수밖에 없다.

그게 안 되는데 어떻게 구할까.

그런 그들은 말없이 돌아가는 내 모습에 내가 포기했구나 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 다음날.

“이거면 되나?”

내가 그들의 앞에 아무렇지도 않게 밴시의 황혼을 보여주자 그들의 입이 쩍 벌어졌다.

“무…… 슨.”

“밴시의 황혼 물량이 풀렸다는 말은 못 들어봤는데…….”

기겁하는 그들은 곧이어 이것을 어디서 구했는지 물어왔다.

그도 그럴 것이 알프 온라인 어딜 뒤져도 찾기 힘든 물건을 단 하루 만에 아무렇지도 않게 내놨으니까.

그런 그들의 질문에 나는 간단하게 답했다.

“직접 뜯어왔지 뭐.”

드랍률? 실제 전투에서 드랍률 같은 게 있을 것 같은가. 놈이 황혼, 즉 밴시 공주의 심장을 보유하고 있다면.

직접 잡아 뜯으면 그만이었다.

“마왕이나 돼서 밴시의 심장을 뜯다니.”

“반기를 든 마족은 관심 밖이야.”

난 성인군자가 아니다. 칼 들이미는 반역자를, 그것도 생판 처음 보는 놈에게 어떤 자비를 베풀까.

그들은 당황한 듯 보였지만 그들의 놀라움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내게서 받은 첫 퀘스트, 그것은 아직 유지되고 있지만 그 외에 자잘한 서브 퀘스트를 부여했었던 것도 사실이다.

보상이 다수의 제작 스킬 경험치라고만 적혀있기에 그들은 이게 얼마나 무식한 보상인지 전혀 모른 듯 했지만.

단 한번.

포도맛 캣타워가 제작레벨 18에 도달하면서 괴성을 내질렀다.

“이런 X팔!! 미쳤어!!”

“시끄러워.”

기겁하는 포도맛의 외침에 기계처럼 물질을 변환하던 마가가 손에 쥔 흐물흐물한 젤리덩어리를 그에게 던져버렸다.

익숙하게 그걸 피해낸 포도맛은 그녀가 들리지 않게 “어휴 저 정신 나간 노처녀.” 라며 험담을 뱉고는 내게 달려왔다.

“이봐요! 이거 대체 뭐예요?!”

이윽고 덩달아 퀘스트를 깨고 첫 보상을 받은 마가도 기겁한 얼굴로 내게 뛰어왔다.

애초에 그녀는 내가 퀘스트를 부여했을 때 유저가 어떻게 퀘스트를 줄 수 있는지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아직 모르는 템이 가득한 이 알프 온라인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상할 게 없다 여겼다.

“제작 스킬 경험치 10만…… 저기요. 보통 제작 스킬 경험치 보상이 200정도인건 알아요? 무슨 서브 퀘스트 하나에 10만이야?!”

경악하는 마가와 포도맛 캣타워의 말에 나는 그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보통 너희에게 의뢰를 하는 게 내 역량에 따라 주는 거 아닌가?”

“그건 맞는데…….”

“왕실 물질 변환사 길드장이 직접 주는 퀘스트도 많아야 5천인데요? 그것도 어마어마한 골드를 쏟아 부어야 겨우 하나 주는 수준이고요. 퀘스트 난이도도 괴랄맞은데다가 난이도도 높은데 경험치를 많이 줘서 일단 생기면 하려고 달려드는 정도라고요.”

요지는 그러했다.

보통 역량으론 그들에게 이런 제작 경험치를 줄 수 없다.

그런데 내가 그걸 준 것이다.

그것도 왕실 물질 변환사가 주는 퀘스트 양의 십수배에 달하는 양을.

‘솔직히 말해 봐요. 이 정도 경험치를 주려면 제작레벨 90은 가뿐히 넘겨야 될 걸요? 당신. 진짜 정체가 뭐야?’

내게 다가와 조용히 속삭이듯 뭇는 마가의 질문에 나는 조용히 답했다.

“그래서, 퀘스트 받기 싫어? 계약 다 무효로 할까?”

“……알겠어요. 약속 꼭 지켜요.”

“그래.”

내 말에 마가는 더 이상 의문을 품지 않았다.

그리고 포도맛 캣타워는 수소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일단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다시 작업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데이비. 하나 들겠어?”

이윽고 쪼르르 날아온 페르세르크가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핫도그 하나를 내밀자 나는 말없이 그것을 한입 베어 먹고는 조용히 시선을 내리 깔았다.

“아…….”

내 탄성에 페르세르크가 의아한 듯 나를 본다.

“맛이 없는 게야? 본녀는 제법 맛이 좋은데.”

“아니, 보거나 구현한 것 말고 진짜를 직접 먹어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싶어서.”

“아…….”

내 중얼거림에 페르세르크와 함께 왔던 일리나는 심판자의 세계에서 본 나의 전생이 어떤 삶이었는지 기억한 듯 씁쓸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무슨 상관이야. 맛만 좋으면 그만이지.”

그렇게 말하며 나는 픽 웃어보였다.

“고마워.”

“무엇을.”

빰빠라밤!!!

또 한 번 제작스킬 레벨을 올렸는지 팡파레가 터지는 걸 멍하니 바라보는 포도맛 캣타워를 보며 나는 스산하게 웃음을 지었다.

보통 10레벨 이하의 제작 직업 유저가 50레벨에 도달하려면 얼마나 걸릴까.

시작부터 돈을 밀만큼 밀어버린 부르주아, 기회와 기연을 얻은 유저들. 그들 중 극소수가 50레벨에 도달한다.

퀘스트도 복잡하거니와 그 노가다 양도 보통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물량이 없기에 노가다를 거의 하지 않는 서브 방법은 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저기요.”

“왜.”

“레벨업 퀘스트 왔는데요…….”

그의 말에 내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직접 만든 무기를 이용해서 포레스트 서식지를 클리어하라는데…….”

“어렵나?”

“아뇨, 대신 클리어하는데 일주일 정도 걸려요.”

“너무 길다. 두 시간.”

“아니 일주일이 평균이라니까요? 아니 뭐…… 그래, 비싸게 돈 주면 어느 정도는 줄일 수 있겠지. 5일 정도.”

“두 시간.”

“아니 이게 말이 돼요?! 일주일 걸리는 퀘스트를 5일 만에 깨는 게 보통은 불가능한데요?!”

“두 시간.”

“미치겠네! 그게 안 된다고요! 컨트롤에 미친놈도 나흘은 걸리는 곳인데!”

투덜거리는 걸 보니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닌 모양이었다.

그의 말에 나는 일리나를 흘끗 바라보았다.

“네가 해 줄래?”

“흐응~ 나한데도 뭔가 떨어져야 하지 않을까 데이비?”

“굼다가 떨어뜨린 물건 줬을 텐데.”

내 말에 그녀가 입을 삐쭉였다.

“치사하게.”

“굼다의 심장만 스킬로 가공되면 상황 보고 네 전용 아티펙트나 하나 만들어 볼게. 그리고 네 칼디라스 직접 강화시켜주마.”

수르트는 내가 거의 다 따라잡은 유일한 영웅이니까. 애초에 비전투 계통의 영웅이기에 그의 존재는 다른 영웅들과 다르게 조금 이질적이다.

일리나를 향한 것은 단순한 호의였고 변덕이었다.

이상하게 그녀에겐 이것저것 가르쳐주는 데에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으니까.

굼다가 떨어뜨린 건 심장뿐만이 아니다.

비늘도 존재하고, 몸 안에 응어리진 힘의 흔적도 존재했다.

일리나에게 적당한 아티펙트 만드는 게 무에 어려울까.

내 말에 일리나는 눈을 반짝였다.

“진짜지?! 나 간다!”

그렇게 말한 일리나는 대뜸 포도맛이 내민 장검을 받아들고는 예리한 눈으로 이리저리 검을 살펴보았다.

“나쁘진 않네. 그럼 가 볼까요?”

싸늘한 시선으로 검을 품평하는 그녀의 모습에 긴장하고 있던 포도맛은 일리나의 미소에 얼굴을 붉히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저기요? 던전까지 가는 시간 제외해도 거기가 얼마나 넓은지 모르죠?”

“그게 필요해요?”

“네?”

“포레스트 웜 정도면 그렇게 어려울 것도 아니네.”

성큼성큼 걸어 나가 버리는 그녀의 걸음걸이가 너무 여유롭고 당당한 탓에 포도맛 캣타워는 당황한 듯 그녀를 뒤따라나갔다.

“페르세르크. 같이 가서 봐 줘. 덤벙대서 실수할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능글맞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본인도 모르는 주제에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걸 꼭 본녀에게 티를 내야겠는가?”

“뭐?”

“아닌게야. 이게 옆에서 보면 생각보다 잘 보인다는 게 이런 뜻이구나 싶었던 게지.”

그렇게 말한 그녀는 내게서 초월의 종언을 받아들었고.

흩어지듯 사라져버렸다.

남은 건 공방에서 아직 노가다를 반복하는 마가와 내가 전부였다.

“어디 가요?”

“네가 원한 일을 해 주려고.”

내 말에 그녀가 침묵했다.

“혼내주는 거지 죽이라고 한 적 없어요. 난…… 그러니까…… 그 개자식이 그냥 나와 산소 근처에만 얼씬거리지 않으면.”

“그렇게 살다간 언젠가 큰코다칠 거다.”

“이 이봐요!”

놀란 그녀가 나를 불렀지만 나는 그녀가 있던 공방을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차원 열쇠를 통해 하인스 영지로 돌아오며 케인을 불렀다.

일리나와 함께 하고 있지만 케인은 아직 이 영지에 있으니까.

“뭐야 인간!”

나를 보자마자 대뜸 까칠한 태도를 보이는 걸 보아 초기에 내가 만났던 인격쪽인 것 같았다.

“너랑 할 말 없으니까 네 친구 데려와.”

내 말에 케인이 인상을 찌푸린다.

하지만 곧 조용히 눈을 감더니 분위기가 변했다.

“대충 상황은 알고 있습니다. 계시를 받았으니까요.”

“내가 지구에 간섭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단호한 말에 나는 녀석의 멱살을 틀어잡았다.

“없으면 만들어 내.”

“아직도 저를 경계하시는군요.”

“숨길 건 다 숨기는 놈을 뭘 보고 믿어줘야 하나.”

내 말에 그는 침묵했다.

그리고는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방법이 없진 않을 겁니다. 적어도 당신은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지구엔 아주 소수지만 저희 동족이 하나둘 눈을 뜨고 있으니까요.

신의 하수인. 심연과 싸우기 위해 만들어진 발키리아는 심연과 상극이지만 그렇다고 다른 존재에 대해 아무런 무력이 없는 게 아니다.

“죽…… 아니다. 죽이진 마. 그냥 쓸데없는 짓만 못하게.”

“방식은 저희 방식대로 해도 될까요?”

“제법 영향력이 큰가본데?”

“네. 제법 크지요.”

그의 미소에 나는 조용히 그의 멱살을 놓았다.

“그렇게 해.”

* * *

쇠뿔도 단김에 빼라 하였던가.

일리나와 함께 포레스트웜의 서식처인 던전에 들어가 완전 돌파하는데 정확히 두 시간이 걸린 포도맛은 이제 와서 복잡한 의심 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러나저러나 애초에 나라는 존재가 퀘스트를 주고 있는 점에서 이미 평범한 상황은 넘었으니까

대장장이 레벨이 8 언저리에서 순식간에 오르기 시작하자 그도 요령이 붙는지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그동안 나는 진정한 돈X랄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는 듯 그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애초에 밴시의 황혼이라던 밴시공주의 심장은 알프 온라인에서 구한 게 아니었다.

의외였던 부분인데 알프 온라인에 존재하는 몬스터들 대부분은 티오니스에서도 볼 수 있다.

드랍률 0.1단위의 레어 드랍템인 돌연변이 늑대의 심장이라는 물건은 리인포스 알파 기사단으로 쳐들아간 내가 그 자리에서 뮤턴트 울프를 잡아 심장을 뽑아버리는 것으로 해결한다.

방황하고 미쳐버린 공주급의 밴시를 잡아 밴시의 황혼을 얻었고, 해룡의 비늘은 해상국가로 찾아가 직접 와이번급의 해룡을 탈탈 털어내고 비늘을 강제로 뜯어버렸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엄청난 퀘스트를 동반해야 하는 피닉스의 깃털은 어떠한가.

애초에 피닉스라는 존재를 직접 본 적은 없다

하지만 비슷한 녀석이 내 곁에 있지 않았던가.

주작 불닭이.

애초에 주작과 피닉스는 다른 종이라 여겼기에 안 될거라 생각했다만.

그 효과가 비슷한 수준을 넘어 그냥 똑같은 수준이라 대충 녀석의 깃털을 두어 개 뽑아 가져다주는 것으로 때웠다.

보통 유저들이라면 상상도 못 할 지원을 받으니 속도가 빠를 수밖에.

그 외의 희귀소재는 헤르메이샤의 보고를 털어서 가져오거나 정보길드를 이용했다.

역시나 아이나 헬리샤나가 사라지면서 일처리 속도가 굉장히 느려졌지만, 그녀는 스스로가 도움을 요청할 때까지 그냥 둘 생각이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뱀파이어의 피가 필요하다는 말에 요시아와 밀피유의 팔에서 한 주사기씩 채혈하는 건 기본이고. 엘프의 머리카락, 드워프의 수염 등 별의별 재료를 모조리 공수해주니 정작 지원을 받는 두 사람은 서서히 지쳐가는 모양이었다.

그만하고 싶을 정도로 작업 반복을 시키니 점차 괴로워하기 시작한 포도맛 캣타워는 급기야 탈주를 감행했다.

계약이고 나발이고 이대로 작업만 하다간 미칠 것 같다면서 말이다.

하지만 녀석과 한 계약서.

로드오브 기어스는 끊임없이 그를 내부에서 자극했고 다시금 내 앞에 오게 만들었다.

이후 나는 그의 정신을 보조해주는 마법을 걸어주고 가속 마법까지 걸어 노가다를 반복시켰다.

갈아 넣을 거면 제대로 갈아 넣어야지.

카페인 하나 먹이고 일 시킨다고 효율이 나올까.

일을 시킬 거면…….

강제로라도 효율이 나오게끔 일을 시키라 이 말이다.

그렇게 무식한 노가다가 몇 주간 반복됐다.

그러자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밖에선 이미 흉신 굼다의 소재에 관해서 아직도 말이 많지만 다른 사건 하나가 전 세계의 공통 제작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었다.

10레벨 이하에 불과하던 제작 직종의 유저하나가.

[대장장이 현 랭킹]

[1위 블랙스미스 제작스킬 레벨 54]

[2위 포도맛 캣타워 제작 스킬 레벨 53]

[3위 로드 오브 퍼거스 52 ]

[4위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 51]

[5위 하지만 수리는 완벽해 51]

[6위 명장 장인 50]

생전 처음 보는 유저가.

세계 각지의 쟁쟁한 과금 유저들을 우습게 짓밟고 2위까지 올라간 것이다.

제작 랭킹 1등은 다름 아닌 굼다의 소재를 수억 단위에 사들이겠다고 공표했던 중동의 왕족으로 이미 방송 사이트에서도 유명한 인물이다.

그리고 2위는 로드 오브 퍼거스라는 특이한 닉네임의 중국 유저였다.

한국계 유저인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는 3위였으나 순위에 대변동이 일어나버렸다.

포도맛 캣타워.

처음 보는, 듣도 보도 못한 제작 유저가. 고작 몇 주 만에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니.

제작 관련 스킬을 올리는 이들에겐 지독한 경악을 불러일으켰다.

그들도 알고는 있었다.

이게 가능하려면 무슨 짓을 해야하는지 말이다. 그 탓에 많은 대장장이 유저가 포도맛 캣타워를 핵유저로 신고했다.

하지만 알프 온라인 진행 측에서 돌아온 답변은 너무 간단하고 심플했다.

[어떠한 핵도 사용하지 않았고 정상적인 플레이를 했다.]

정식 루트로 이만한 속도를 내는 것이 알려지자 놀랄 수밖에.

그 후에 올라온 추가 답변은 해당 유저가 방대한 물량으로 무수한 도전을 하며, 히든피스를 역이용한 npc의 퀘스트로 도움을 받아 퀘스트를 완료하고, 제작 스킬 경험치를 추가로 받아왔다고 했다.

놀라움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사이트엔 랭킹 1위 중동 왕족이자 대부자로 소문난 블랙스미스가 포도맛 캣타워를 길드에 영입하려 한다는 소식이 나돌기 시작했다.

현상금 비슷한 사례금까지 걸었으나 포도맛이 활동하는 것을 본 유저는 놀라울 정도로 나타나지 않았다.

거기에 또 한 번의 대형 소식이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었다.

[물질 변환사 현 랭킹 실화냐?]

-제목이 곧 내용임 1위 변동됨. 물질 변환사 자체가 워낙에 재료 수급도 어렵고 재미도 없어서 잘 안 하는데 그래도 랭킹 1위가 48등급인거 다들 모르는 흑우없제? 근데 며칠 전에 50돌파한 유저가 갑자기 생김.

두 곳에서 아주 난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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