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53화
212. 6익의 숭고한 처단자. 끝없는 어둠 속의 여왕
쿠웅!!!
지면이 뒤틀리며 내려앉았다.
심연의 개체는 제대로 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내 손에 뭉개져 터져나갔다.
“후우……”
내가 현재 있는 곳은 오스트리아의 변방.
닥치는 대로 심연의 존재들을 찾아내 찢어발기는 내 행동에 시간을 지체하는 일 따윈 벌어지지 않았다.
이미 몇 차례 국가를 이동하며 심연의 공세를 틀어막고 그들을 찢어발겼다.
그뿐만 아니라 심연에서 이어진 통로를 모조리 찢어발기는 것으로 그들의 재진입까지 틀어막았다.
설마 아비트와의 접촉으로 좀 더 강해진 금기의 힘이 차원균열까지 간섭할 수 있게 될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전장을 떠나 심연의 개체들의 피가 묻은 손을 털어내던 내게 달려온 오스트리아 통수권자는 심드렁하게 떠나려는 나를 향해 몇 번이고 고맙다며 손을 꼭 잡아주었다.
“정말 고맙습니다. 우리나라가 비록 당신에게 해드릴 수 있는 건 없었습니다만…….”
“이벤트 당첨이라 생각하세요.”
담담하게 말하며 가볍게 휘파람을 불자 하늘에서 기다렸다는 듯 신수 청룡 쿠릉이가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다음은 보자…….”
심연의 공세만 잘 막으면 의식을 방해당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최선을 다해서 땅속에서 기어 나오는 놈들을…….
심연의 공세가 생각보다 거센 탓에 조금 걱정이 안 되었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된 탓에 상당히 긴장이 풀린 것도 사실이었다.
‘이대로만 가면 문제 없어. 심연의 문제만 해결되면 페르세르크도 안전해질 테고, 남은 건 카트시 하나 정도겠지.’
카트시 이외에 아직 살아남은 흉신이 하나 더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녀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나였다.
하지만. 그런 내 풀어지는 마음을 대번에 잡는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
“괘……괜찮으십니까?”
갑작스레 내가 몸을 비틀거리자 주변에서 놀라 소리쳤다.
“아…… 괜찮아요.”
“이미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쉬지도 않고 다수의 국가를 돌아다니며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지요. 가히 칭송받아 마땅한 행위이지만 그렇게 쉬지도 않고 싸움에 임하면 몸이 버티지 못할 겁니다. 차라리 조금이라도 쉬시지요. 제가 부족함 없이 대접해드리겠습니다.”
오스트리아의 통수권자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방금 건 지침으로 인해 생긴 문제가 아니었다.
“쿠릉아. 여기 남아서 나머지를 정리해. 네 선에서도 처리 될 거다.”
“데이비 왕자님?”
“잠시 한국으로 돌아갈 겁니다.”
“한…… 국이라 하심은…….”
페르세르크의 생명력이 크게 줄었다.
이게 무슨 말을 뜻하는지 모를 수가 없다.
내 말에 청룡 쿠릉이가 다시 날아오른다.
-그르르르.
“무리하지 마라. 위험하다 싶으면 도망쳐도 좋다.”
-크아아아앙!!
그럴 리 없다는 듯 자신만만하게 포효하며 날아오르는 녀석이었다.
제발. 별일이 없어야 할 텐데.
페르세르크와 결혼할 때 뱀파이어 로드 요시아 프랑소스의 권능을 이용해 그녀와 나의 생명력을 서로 연결해놓았다.
서로 간에 간섭을 할 순 없지만. 적어도 페르세르크의 몸에 큰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내가 알 수 있게 해둔 것이었다.
지금.
그것이 적색경보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빌어먹을.”
내 표정이 서서히 굳어가기 시작했다,
* * *
“크윽?!”
카트시가 몸을 비틀거리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가 당한 것은 다른 어떤 능력도 아니었다.
그가 사용하던 완전 환각.
현실과 같은 환각에 그가 고스란히 당한 것이다.
자신의 힘에 자신이 당했다.
그로썬 상당히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빌어먹을…….”
“제법 재밌는 것들을 가지고 있구나.”
차갑게 굳은 얼굴로 페르세르크가 그를 향해 쏘아붙이며 손을 휘젓는다.
동시에 시커먼 창 같은 것들이 허공에서 나타나 그를 향해 쏘아져 들어갔다.
이 또한 그의 힘이었다.
이클립스와 싸울 때 사용했던 그 힘.
그랬다.
페르세르크는 현재 카트시의 힘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카앙!! 캉!!
이에 카트시도 반격을 위해 똑같이 검은 창을 끌어내 그녀를 향해 쏘아 보냈다.
카앙!! 캉!!
흑창이 서로 충돌할 때마다 어마어마한 굉음과 충격파가 퍼져나간다.
“제아무리 남의 힘을 멋대로 가져가 사용한다 할지라도 자신의 것이 아닌 이상 한계는…… 커헉?!”
똑같은 힘의 충돌. 당연히 힘의 본 주인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카트시의 논리는 시작부터 뒤틀려버렸다.
“신의 권능이 그리 우스워 보였던 게지.”
담담하게 웃으며 페르세르크가 우아하게 한 손의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게 하여 그녀의 앞에 펼쳤다.
그러자 작고 검은 창들이 다수 나타나며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더니 이내 그녀를 보호하듯 주변을 완전히 감쌌다.
“그대가 가진 요령 숙련도, 힘을 다루는 모든 진리가 이미 본녀에게 들어온 것을.”
심연의 신 타나토스의 근본이 되는 권능. 상대를 들여다보고 그 또한 심연을 들여다 보게 한다.
별거 없어 보이지만 이것이 가지는 의미는 일반적인 생명에겐 너무 가혹했다.
심연의 존재는 대상을 들여다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겉부터 근본의 끝까지.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들여다보고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심연을 들여다보는 자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끝없는 심연의 끝을 견딜 수 있는 존재는 사실상 존재할 수 없을뿐더러.
그것을 들여다본 자들의 최후는 이클립스와 같이 미쳐버리는 일이 전부일 테니까.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더 강해지는 것이 페르세르크가 사용하고 있는 권능이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같은 힘. 같은 숙련도인데. 그녀의 힘이 카트시를 웃도는 이유.
그것은.
“빌어먹을…… 지금 당신의 힘…… 전부 제 근원을 끌어다 사용하고 있군요.”
“본녀는 그대를 보고 있으니까.”
페르세르크가 사용하는 힘의 자원. 즉 원천을 전부 카트시에게서 강제로 징수해 사용하고 있다.
이토록 불합리한 싸움이 존재할까.
카트시는 말로만 들었던 심연의 신. 황혼을 상징하는 타나토스의 힘이 상상 이상으로 끔찍하고 무섭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으으, 아아아아아아!”
카트시가 괴성을 내지르며 그녀에게 덤벼들었다.
그리고 그의 손에 검은 창이 쥐어지기가 무섭게 페르세르크의 심장을 향해 날아들었지만, 페르세르크는 느긋한 걸음으로 그에게 한발 다가가며 붉은 눈동자를 빛냈다.
“물러나거라.”
쩌엉!!! 무형의 힘이 그의 전신을 튕겨냈다.
“빌어…… 처먹을.”
염동력과는 다른 척력이 그를 튕겨내 버리자 그가 이를 빠득 갈았다.
심연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 있는 그녀의 힘을 역으로 가져올 수도 있다. 그녀의 꿍꿍이도 생각조차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간 그는 반드시 파멸하고 말리라.
심연의 끝을 들여다보고 멀쩡할 수 있는 존재는 그 어떤 존재도 없을 테니까.
결국, 일방적으로 페르세르크에게 모조리 빼앗길 수밖에 없다는 소리였다.
“다른 곳에 신경을 쓸 정도로 여유가 남았던 게지.”
카앙!! 카앙!
순간적으로 그를 압박하는 환각에 카트시가 깜짝 놀라 몸을 피해낸 그 순간.
페르세르크가 그를 향해 파고들었다.
“데이비의 앞길에 방해가 되는 그대는 여기서 없어져야겠어.”
그녀 또한 무언가 작정을 했다.
이만한 권능을 아무리 화신이라도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건 불가능할 터.
어쩌면…….
“그렇군요. 당신…… 설마 스스로를 포기한 겁니까?”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
“흥. 속이려 들어봐야 소용없습니다. 아니라면 죽이면 되는 일이지요.”
그 말에 페르세르크가 인상을 찡그렸다.
카트시의 힘을 모조리 모방한다, 본인과 똑같은 숙련도에 경험을 가지고 싸우는 와중에 그 힘의 원천을 카트시에게서 징수하고 있으니 본래라면 카트시가 이길 수가 없다.
가히 무적에 가까운 타나토스의 권능은 언 듯 보면 약점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녀는 타나토스의 화신일 뿐. 타나토스 그 자체가 아니었다.
“쿨럭?!”
카트시의 힘을 계속해서 사용하던 페르세르크의 힘은 끝없는 무한에 가까운 무언가처럼 보였지만 카트시의 이어지는 행동에 모든 것이 반전되었다.
카트시의 육신이 일순간 반절 괴형체로 변하더니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힘을 끌어다 사용하던 페르세르크에게 그대로 그 여파가 전해졌다.
“슬슬 감이 오십니까?”
“이런!”
당황한 그녀가 카트시와 거리를 벌리려던 그 순간이었다.
콰앙!!
틈을 놓치지 않고 카트시가 달려들어 그녀를 낚아채 망설임 없이 지면에 처박아버린 것이다.
“커헉?!”
끔찍한 고통에 그녀의 눈이 부릅 뜨여졌다.
“당신이 사용하는 신의 권능은 놀라울 정도로 강합니다. 권능을 제대로 사용만 한다면 그 어떤 존재도 이길 수 없겠지요. 단 한 명을 제외하곤.”
하지만.
“그 권능을 본인이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 리 없잖습니까.”
당신이 신인 것도 아니고.
카트시의 빈정거림에 피를 한 움큼 흘린 페르세르크가 검은 연기처럼 흩어졌다가 다시 멀리서 나타났다.
“다시 한번 제힘을 사용해보시지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페르세르크로써도 그럴 수 없었다. 이미 카트시를 들여다보며 그의 힘을 강제로 끌어다 사용한 것만으로도 그녀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륀느는 전신이 완전히 박살 나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채 입을 뻐끔거리며 페르세르크를 향해 힘겹게 팔을 뻗으려 애썼다.
륀느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데이비이지만 데이비의 명령에 따르면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페르세르크를 지켜야 했다.
“후우…… 애먹게 하는군요. 하지만 그 빌어먹을 심연의 중심인 당신을 여기서 죽인다면 그쪽 돌아가는 꼴도 퍽 재밌겠지요.”
콰직!!
“꺄아아아아악!!”
쓰러진 페르세르크의 팔을 강하게 짓밟아 부러뜨린 그가 스산하게 웃어 보였다.
“조금만 더 빠르게 제 목숨을 노렸다면 큰일을 치렀을지도 모르겠네요.”
콰직!!
“으끄윽!!”
나머지 한쪽 팔도 짓밟아 부러뜨린 그가 이를 악물며 페르세르크를 향해 계속해서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다.
“윽! 크읏…….”
비명도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몸이 부서져 가는 그녀를 마치 광기에 휩싸이듯 짓밟아 부숴가던 그의 발이 페르세르크의 배를 후려치자 그녀가 눈을 부릅뜨며 몸을 둥글게 말고 자신의 배를 감싸 쥐었다.
“쿨럭…… 안돼…… 여긴 안돼…….”
필사적으로 배를 감싸 쥐는 그녀의 행동에 카트시가 차가운 표정으로 그녀를 몇 차례고 걷어찼다.
묵직한 충격이 수차례 퍼져나간다. 무력화된 페르세르크는 카트시에게 저항할 수 없다. 완전히 망가져 버린 륀느 또한 마찬가지였기에 카트시는 거침없이 페르세르크를 걷어찼다.
“만들어진 육신에 본래 마족도 아닌 혼! 당신에게 제대로 된 건 하나도 없군요!”
팔이 부러져 잘 움직이지도 않는 상황이지만 그녀는 고통을 억누르며 부러진 팔을 억지로 움직여 배를 감싸고 보호했다.
“쿨럭!”
“하! 끝까지 버티신다 이겁니까. 좋습니다.”
싸늘하게 말한 그가 허공에서 검은 창을 끌어냈다.
그리고는 그녀의 몸에 창끝을 겨누었다.
“그…… 그만둘 것을 권고.”
멀리서 륀느가 필사적으로 기어오며 페르세르크를 보호하려 하지만 카트시의 행동에 거침은 없었다.
“홀른 데이비 올 라운이 없는 지금의 기회를 내가 놓칠 것 같습니까? 미안하지만 배신자인 륀느, 당신과 타나토스의 화신은 모두 이곳에서 죽어줘야겠습니다.”
그 말에 륀느의 무표정이 서서히 경련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녀의 기계 심장이 서서히 멈추기 시작하며 그녀의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죽음이 임박한 것이다.
페르세르크의 생명력이 줄어드는 것을 알았을 테니 데이비가 오고 있을 테지만 무슨 이유인지 금방 도착해야 할 그가 오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 그녀를 지킬 수 있는 건 오로지 륀느 본인뿐인데.
정작 그녀를 구하기 위해 페르세르크가 위험을 뒤집어쓴 꼴이었다.
“륀느…… 불량품…… 되먹지 못한 생체…… 골렘.”
“당신은 불량품입니다. 처단부대의 상징이었던 주제에 감히 자신의 창조주를 배신한!!”
카트시는 무엇이 그렇게 울분이 쌓였는지 륀느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거기서 지켜보십시오!! 당신이 지키고자 하는 게 무력하게 부서지는 것을!”
“륀…… 느…….”
쓰러져 피를 흘리던 페르세르크가 죽어가는 목소리로 손을 뻗었다.
“도망쳐…….”
자신이 죽어가는 주제에. 도망치라 말하는 페르세르크를 보며 륀느의 눈이 크게 뜨여졌다.
그녀는 륀느가 지킬 대상이다.
그런데. 그 대상이 오히려 륀느를 지키고 있다.
기계 심장의 박동이 서서히 멈추고. 그녀의 의식이 무뎌지기 시작했다.
그러면 안 되는데.
데이비는 분명 그녀를 지키고 의식을 방해하는 자를 막으라 했는데.
어째서 자신은 이렇게 무력하게 무너져 있단 말인가.
정작 위험할 땐 도움조차 되지 않는 자신의 성능에 불만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페…… 르…… 님.”
“안돼…… 안돼 륀느! 죽으면 아니 돼!”
죽어가는 목소리로 페르세르크를 부른 륀느의 기계 심장이.
완전히 멈춰버렸다.
활발하게 맥동하던 그녀의 기계 심장에 순환하던 힘들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아무리 잘난 심장이라도 한번 멈춘 이상 되돌릴 수 없다. 그것이 생체 골렘 륀느의 죽음이었다.
“안돼!!!”
그 모습을 보며 처절하게 울부짖는 페르세르크의 절규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순간적으로 척력을 발현해 카트시를 몰아내려 하지만 그녀가 사용하기 시작한 권능으로는 흉신 서열 1위 아틀란티스의 왕 카트시를 몰아내기에 역부족이었다.
“그럼…… 이제 당신의 차례군요.”
이윽고 륀느의 죽음을 확인한 카트시가 페르세르크의 심장을 검은 창으로 꿰뚫으려던 그 순간이었다.
심장이 멈춰버린 륀느의 눈이 기계적으로 뜨여졌다.
[프로토콜 오프라인.]
[가동중지를 확인.]
[생체 골렘 백익 륀느. 리미트 브레이커 가동.]
멈춰버리며 빛이 꺼진 심장에서 옅은 빛이 흘러나왔다.
“무슨?!”
동시에.
쿠웅!!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그녀에게서 터져 나오며 그녀를 기준으로 수차례 강대한 파장과 강풍을 퍼뜨렸다.
“큭?!”
놀란 카트시가 주춤하며 물러나기 시작했고 페르세르크는 멍하니 륀느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쓰러져 눈을 감았던 륀느의 안광이 강한 푸른 잔상을 띄기 시작했고 그녀의 등허리에 달린 날개가 서서히 커지기 시작했다.
스스슷…….
그리고, 날개가 한차례 빛나더니 마치 증식이라도 하듯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 쌍에서 두 쌍으로. 그리고 두 쌍에서 세 쌍으로.
6익.
거대한 6개의 날개를 펼치며 서서히 떠오른 그녀의 기계 심장이 폭발할 것처럼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프로토콜 온라인]
기계적인 음성이 흘러나온다.
[에너지 유입을 확인.]
[백익 세피로스화. 진행.]
[전장의 여신 가동.]
그 말과 동시에. 륀느의 머리 위의 원반이 빠르게 회전하더니 이내 특이한 형태로 변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원고리에서 마치 기하학적인 문양처럼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 어떻게?!”
경악한 카트시의 중얼거림에 륀느가 천천히 그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투웅!!!
동시에 새하얀, 아니 초고열을 머금어 새하얗게 변해버린 창이 그녀의 손에 쥐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