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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968화 (968/1,559)

제 968화

환수왕중 가장 현명하다 알려진 폭풍 용왕 메가로드리아는 자신의 그런 지위도 이제는 한물갔다고 여기고 있었다.

[망할. 너무 여유를 부렸군.]

먹잇감을 잡아놓고 살살 가지고 놀다 보니 어느새 놈을 놓쳐버린 것이다.

이 사실을 샨드라미네아나 베헤모스가 들었다면 아주 뒹굴어대면서 웃어댈 게 틀림없다.

[망할. 다른 놈도 아니고 베헤모스가 이 사실을 알았다간 몇백 년은 고개도 들지 못할지도 모르겠군.]

어쩌면 가장 똑똑한 환수왕의 위치를 노리고 있는 가소롭기 그지없는 지폭룡 샨드라미네아가 자기가 제일 똑똑하다며 비웃어댈지도 모를 일이다.

그쯤 생각이 미치자 그는 전에 없을 극도의 분노를 느끼기 시작했다.

감히 내 손에서 도망을 쳐!?

이 빌어먹을 도마뱀이!!

진상은 메가로드리아가 여유를 부리다 놓친 것이기에 결국 그의 잘못이 분명했다.

[이토록 격렬한 분노를 느껴본 적이 없다!]

그리고, 그의 분노는 곧 폭풍이 되어 숲 전체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그의 의지가 날카롭게 벼려지며 닥치는 대로 숲 전체를 뒤흔들었고 이내 수십 개의 토네이도를 만들어내며 숲에 있는 몬스터들을 휩쓸리게 만들어버렸다.

예민하기 짝이 없는 바람이 숲 전체를 뒤덮었고 이내 메가로드리아의 눈이 번뜩였다.

[거깄었구나!]

그 말과 함께 섬광이 되어 날아오르는 메가로드리아의 주변으로 거대한 소닉붐이 일어났다.

그 충격파는 일대 지면을 뒤집어엎었고 단단한 거목들조차 부러뜨리게 만들었다.

검붉은 빛이 되어 날아든 메가로드리아의 입에 폭풍의 브레스가 모여든다.

기존의 장로급 드래곤들이 모으는 브레스와 흡사하지만, 그 힘은 비교할 수준이 아니었다.

[감히 내게서 도망을 치다니!]

격한 분노를 토해내자 그의 주변으로 뇌우가 쏟아지기 시작하며 검은 먹구름이 퍼져나갔다.

언 듯 보면 최종보스라도 보는 듯한 모습이지만 그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죽음으로 그 대가를…….]

격한 분노를 토해내던 그가 멈칫한다.

스르르륵…… 피잉!!!!

거대한 빛이 터져 나와 전투 의지를 일순간 식혀버렸다.

분명 찾아온 건 빌어먹을 금색 도마뱀이었는데. 왜 눈앞에 보이는 건 거대한 2족 보행형 사자가 있는가.

그 의문이 오래가기도 전 메가로드리아는 본능적으로 눈앞에 있는 상처 입은 사자 인간이 어떤 놈인지 깨달았다.

별자리.

그의 계약자인 데이비가 노리던 존재들이다.

[니들 뭐냐.]

겉보기엔 수인과 흡사하지만, 수인은 사자의 특징을 지니고 있을 뿐 사자가 아니다. 하지만 눈앞의 존재는 사자가 인간의 몸을 지니고 두 발로 서있으면 저렇지 않을까 싶은 모습이었다.

대답 대신 수많은 별을 품고 있는 사자는 조용히 손에 쥔 무언가를 내밀었다.

그것은 망토를 고정시키는 어떤 브로치였다.

* * *

타락용의 두 번째 선발대를 모조리 쓸어버린 이후 스무 마리에 가까운 드래곤들의 시신을 확보한 나는 놈들을 적당한 순에 동면시킨 후 용의 둥지로 돌아왔다.

그리고 용의 둥지 중앙 광장에 마법적인 제약으로 묶여있는 세 드래곤을 볼 수 있었다.

하나는 그린 드래곤이자 배신자였던 카이저 장로, 그리고 또 한 놈은 예전에 로드의 신전 앞에서 나와 만났다가 대번에 기절했던 그놈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덤벨 싫어…… 근육 싫어…….”

마법으로 만들어진 사슬에 묶인 채로 손톱을 물어뜯으며 광기 어린 증상을 보이고 있는 여성 골드 드래곤이었다.

음, 상태가 많이 안 좋네.

드래곤들도 괴짜가 많다곤 하지만 저건 유별나게 상태가 심각해 보인다.

“저건 왜 저럽니까?”

내가 골드 드래곤 여성을 가리키며 묻자 온건파의 골드 드래곤인 호바나가 어깨를 으쓱였다.

“몰라, 처음 이곳에 데려올 때부터 이랬어.”

처음 올 때부터 이랬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의아하게 생각한 내가 이유를 찾아 고개를 돌린 찰나.

“아…….”

나는 그녀의 증상이 왜 저런지 이해할 수 있었다.

“너랑 보팔레빗은 절대 만나게 하면 안 되겠다.”

나를 향해 양손으로 따봉을 보여주는 우주를 담고 있는 미노타우로스, 금우궁 타우르스가 보인다.

그 옆에는 처음 보는 오크도 있었는데 그 덩치나 근육을 보니 어지간한 오크와는 비교도 안 될 덩치를 지니고 있었다.

“둥지에 외부 종족을 절대 데려오면 안 된다더니…… 저 둘은 잘도 데려왔네.”

“저들도 당신과 연관이 있어 보이기에 데려온 거야. 그리고 카이스 장로와 그 동생인 카이나를 제압한 게 바로 저들이고.”

블랙 드래곤 남매 중 동생인 아르티의 말에 나는 한숨을 내쉬며 대충 납득했다.

금우궁이 하는 짓은 도저히 나로서도 이해하기 어려우니까.

그나마 유일하게 나와 협력 중인 별자리이기도 하기에 굳이 녀석을 해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

“그나저나 이럴 때가 아닙니다.”

그때 마린 장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2차 선발대! 타락용들이 2차 선발대를 보냈다고 합니다! 여기 있는 카이나에게서 얻은 정보입니다.”

마린 장로의 말에 나는 그제야 내가 잡았던 두 블루 드래곤들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카이나라는 드래곤이 좌표를 찍고 2차 선발대가 공간 전이를 하기 시작했다고.

그 드래곤이 누군가 했더니 저기 있었다.

“안 그래도 그게 누군가 했더니. 네가 잡았었냐?”

내 물음에 금우궁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는 다시 어디서 꺼냈는지 모를 덤벨을 손에 쥐고 카이나에게 다가가자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발작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악!! 오지마!! 오지마!!”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정신력이 그렇게 강한 드래곤이 저 지경이 되는 거야.”

“우린 그저 근육의 위대함을 알려주려 했을 뿐이오.”

“그쪽은?”

“반갑소. 나는 오크의 대족장 쓰라 하오!”

쓰?

아아

린디스 제국의 가신. 오크 부족을 통솔하는 후작의 직위를 가진 오크.

이놈 예전에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에이리아와 처음 대면했던 린디스 제국의 연회에서 봤던 오크였다.

“데이비 올 라운입니다.”

“이름은 들어 알고 있소! 게다가 이 멋진 형제의 둘도 없는 친우라고!”

그가 금우궁 타우르스를 가리키며 말하자 금우궁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둘도…… 없는 친구?”

“그는 그렇게 말했소! 비록 근육은 많지 않지만, 그 단단함은 이루 말할 수 없군! 필시 엄청난 노력으로 몸을 단련해왔을 터! 아주 멋지오!”

그의 말에 내가 인상을 찡그렸다.

“아니 저놈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겁니까?”

“근육과 근육의 대화에 언어가 필요한가!!”

…….

어휴 이 또라이 새끼들 진짜.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짓자 곁에 있던 에반젤린이 질린 듯 내 뒤에 숨어버렸고 륀느가 눈을 반짝거렸다.

“이해할 수 없는 메커니즘. 륀느가 독특한 대화 방식을 높게 평가.”

저건 또 이상한데 스위치가 들어갔구나.

2차 선발대를 부르기 위해 위치를 답사하던 카이나가 오크부족에 난입 그들을 지워버리려 했으나 금우궁과 대족장 쓰에 의해 제압당했다.

그리고 아들에게 소식을 들은 대족장 쓰가 새로운 근육 형제라 할 수 있는 보팔레빗의 소식을 듣고 카이나를 이끌고 타우르스와 함께 내려오던 중 카이스와 만났다.

때마침 카이스는 근처에서 사냥을 하고 돌아가던 오크들을 죽이려 했고, 그것을 발견한 타우르스와 대족장 쓰가…….

놈을 제압했다.

“우연도 참…… 기가 막히네.”

아니 애초에 타우르스는 그렇다 치고 이놈의 오크가 이렇게 강했나?

보아하니 마스터급 이상은 되는 오크 같은데 그래 봐야 카트린느 대공에 비하면 낮은 수준. 당연히 장로급 드래곤에겐 한참 못 미치는 약자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타우르스가 놈을 제압했다는 소리인데…….

“너 점점 힘이 세지는 거 같은데 기분 탓은 아니겠지?”

내 물음에 타우르스가 손짓 발짓을 하기 시작하자 오크가 정체 모를 통역을 하기 시작했다.

“당신과의 팔씨름에서 결판을 내지 못한 이후 단 한 번도 펌핑을 게을리 한 적이 없다 하오! 아아! 어찌 이런 멋진 존재가 있는가! 그야말로 대 전사의 귀감!”

“아아. 알았으니 그건 됐습니다. 그나저나 2차 선발대가 온다고 했었지요.”

내 말에 드래곤들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의 도움이 있다면 그들과 맞설 순 있을 것이오. 물론 지금도 외부 종족의 도움을 받는 건 그리 내키진 않지만…….”

비록 생긴 것부터 통상수교거부정책을 펼쳐대는 블랙 드래곤 장로 오팔이었지만 그는 상황판단을 못할 만큼 멍청이는 아니었다.

온건파가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받아들인 순간 더 이상 그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았으니까.

“크흐흐흐. 그래. 2차 선발대가 오면 너희도 끝이다. 그곳에는 우리 용족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넘어온 강한 드래곤도 존재하니까! 제아무리 강한 존재라도 그 많은 수의 동족을 상대로……!!”

드래곤들의 표정을 본 카이스 장로가 몸을 포박당한 채 소리쳤다.

상당히 자신만만한 외침이었다.

하지만 나는 손사래를 치며 그의 자신감을 대번에 뭉개버렸다.

“아 그 문제는 다 해결했으니 신경 안 써도 됩니다.”

“뭐?”

모두의 표정에 의문이 서린다.

그럴 수밖에 본래 내가 용의 둥지를 떠난 건 뮤우를 구하러 가기 위한 것이었지 2차 선발대를 학살하러 떠난 게 아니었다.

그런데 돌아와서 내가 갑자기 2차 선발대를 끝장내버렸다고 하니 기가 막힐 수밖에.

“그…… 그럴 리가! 제아무리 인간 네 주변의 존재가 괴물 같을지라도 대부분 이곳에 있었다! 고작 인간 네놈 혼자서 2차 선발대를 이리 단시간에 제압할 수 있을 리가…….”

아, 이놈은 내가 혼자서 이곳을 습격한 드래곤들을 아작냈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 모양이다.

륀느나 환수왕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니까.

물론, 그건 그의 바램일 뿐 내가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할 이유 또한 없다.

“하니까 되더라.”

“애초에 그들이 어디서 나타나는지 네놈이 어떻게 알고!!”

카이스가 침을 튀기며 소리 질렀다. 기습을 방지하기 위해 비밀리에 집결지를 정해두었는데 그걸 내가 찾아서 아작을 내버렸다고 하니 믿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우연히 찾았네?”

정말로 우연이었다.

습격을 위해 도착한 2차 선발대의 드래곤 중 두 놈이 하필 뮤우를 건드릴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결과적으로 타락용 군세의 습격을 두 차례나 차단시켜버린 것이다.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그동안 우리들의 염원이 고작 인간 하나 때문에!!”

현실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 건 온건파도 마찬가지인 듯 보였다.

“저하. 그게 사실입니까?”

“좀 우연이긴 하지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하…… 정말 허탈하네요.”

기가 막힌 지 루델이 한숨을 푸욱 내쉬며 추욱 늘어졌다.

“하하하…… 이게 이렇게 쉽게 풀리는 일이었나? 오히려 너무 잘 풀려서 불안할 정도야.”

골드 드래곤 호바나가 웃어 보였다.

“인간! 넌 정말 우리들의 은인이야!”

그녀의 말에 내가 조용히 오팔 장로를 바라보았다.

“왜…… 왜 그러는가.”

이에 당황한 듯 안절부절못하는 그를 보며 내가 물었다.

“할 말 없어요?”

“그, 그게…….”

“고맙죠? 모로 가든 결국 도움받은 건 사실이니까.”

“…….”

“그럼 할말이 있을 텐데.”

내 장난질에 그가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고…… 고맙다 인간. 이 은혜는 잊지 않겠다.”

크으…… 취한다.

내 표정에 그의 얼굴이 터질 것처럼 붉어졌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였던 2차 선발대의 문제가 해결돼버리자 용의 둥지에 있던 드래곤들의 희비는 순식간에 교차되어버렸다.

걱정하던 온건파들의 표정은 한껏 펴졌고, 반대로 2차 선발대의 전력을 믿고 있던 카이저 장로와 카이스 장로의 표정은 더 없을 정도로 썩어들어갔다.

그 와중에도 카이나는 덤벨 싫어, 근육 싫어를 연발하며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지만 말이다.

다시 한번 보팔레빗과 타우르스를 만나지 않게 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앙에 가까운 근육 덩어리 두 놈이 만나면 상상도 하기 싫어졌다.

나는 당장이라도 축제를 벌이려는 듯한 드래곤들을 뒤로한 채 홀로 둥지 바깥으로 나왔다.

그리고 신의 영역으로 가기 위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전에 내 기감에 잡힌 어떤 존재 때문에 하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별자리가 언제 깨어난 거지? 분명 별은 침묵하고 있었는데.”

타우르스를 제외하고 별자리들은 잠들어있었다. 그건 주기적으로 내가 확인하고 있었기에 확실했다.

하지만 눈앞에 나타난 것은 분명 메가로드리아였고, 그와 함께 나타난 것은 금우궁과 동일한 별의 힘을 품은 존재.

바로 별자리였다.

[동맹을 요청한다. 별을 침묵시킨 자여.]

사자의 모습을 한 인간이 내게 다가왔다.

“동맹? 이건 또 먼 개 풀 뜯는 소리야.”

내 물음에 그는 조용히 가지고 있던 브로치를 건넸다.

[본래 우리는 중앙별 조디악의 의지에 따라 성운 전쟁을 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 하지만 지금 어떤 존재로 인해 모든 것이 어그러졌다.]

“니들 전쟁은 내 알바가 아닌데. 누가 난입했다고?”

내 물음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신에 별을 품고 있는 2족 보행형 사자는 내 머리보다 큰 손을 천천히 펼쳤고 이내 어떤 물건을 내게 보여주었다.

[셋 이상의 별자리가 장악당했다. 지금 네가 싸우고 있는 존재는 그녀로 인해 생겨난 문제 중 하나에 불과하다.]

“…….”

조금 미심쩍은 점이 많은 드래곤이 그 존재로 인해 생겨났다?

게다가 별자리들까지 본래의 목적을 잊고 내게 동맹을 요청할 정도로 심각한 무언가가?

대체 누군데.

그런 내 의문은 곧 녀석이 건네준 물건을 보고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이것은 다른 세상에 있던 그 존재가 가지고 있던 물건이다.]

그가 건넨 것은 다름 아닌 브로치였다.

하지만. 이 브로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이고. 나는 그 브로치를 가진 존재가 누군지 알고 있다.

“그러니까…….”

내가 인상을 찡그린 채 말했다.

“지금 이 미심쩍은 구석이 한둘이 아닌 드래곤의 내전이…… 오딘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고?”

지금 네가 하는 말이 그거냐?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이미 무형의 힘으로 사자의 형상을 한 별자리. 사자궁 레오를 짓누른 채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말 똑바로 해. 구라치다 걸리면 진짜 그땐 스튜도 없어.”

무형의 형체를 지닌 사자궁 레오는 내 전신에서 흘러나온 포식의 권능에 압도되어 저항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전해왔다.

[틀리지 않다. 그녀는 자신을 마신 오딘이라 했다. 그리고, 그녀의 힘은 중앙 별 조디악조차 감당할 수 없었고, 그녀로 인해 별의 균형이 뒤틀린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일 또한 그녀가 일으킨 것! 나는 다른 별자리와 다르게 유일하게 그녀에게서 도망칠 수 있었기에 네게 동맹을 요청한 것이다!]

별자리를 죽일 정도의 힘을 지닌 신격을 품은 존재. 그 힘조차 빌려야 할 만큼 상태가 심각하다.

그 말에 나는 주먹을 꽈악 쥐었다.

그러니까. 이 사태의 주범이 바로 오딘이고, 그녀가 무슨 이유인지 폭주하면서 별자리까지 제압하여 제 손아귀에 넣기 시작하자 다급해진 별자리들이 본래의 전쟁도 내팽개치고 내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인가.

그 말이 사실이라면 요쉬 대륙에서 넘어온 드래곤이 문제없이 이곳에 있는 것도, 드래곤의 내전에서 보이는 이유 모를 상황들도 모조리 이해가 된다.

차원을 관장하는 그녀가 타락한 게 사실이라면.

“그녀가 정말 오딘이 맞나?”

그 물음에 사자궁 레오가 말했다.

[틀림없다. 그녀는 표정이 없는 모습으로 모조리 뒤틀고 파괴했다. 한 남자의 명령에 따라서.]

아니, 오딘이 그 짓을 할 동안 다른 영웅들은 뭘 하고 있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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