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43화
코오나의 조부가 초대한 고요하고 고급스러운 건물로 들어가자 그는 내게 차를 한잔 대접해왔다.
“우리 가문은 오래전 전통 찻집을 했었소. 물론 지금에 와서는 그 본연의 사업은 접었지만 오랜 역사가 사라지진 않았지.”
느긋하게 차를 음미하는 그를 말 없이 바라보다 나는 찻잔을 들었다.
그리고, 언제 따라왔는지 륀느는 사용인으로 보이는 이가 건네준 과자들을 와작와작 씹어먹으며 무표정한 얼굴을 고수했다.
“당신과는 꼭 한번 만나보고 싶었소. 차 향은 어떻소?”
“거두절미하고 본론만 하시지요.”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자 마치 탐색하듯 나를 보던 그가 다시 입을 연다.
“이야기는 들었소. 코오나의 후견인이라고.”
“예. 후견인입니다.”
“하지만 버젓이 보호자가 있는 입장에서 후견인은 조금 어감이 이상하군.”
그 말에 나는 빙그레 웃었다.
“2번 남았습니다.”
부드러운 미소에 그의 표정이 살짝 꿈틀거렸다.
“아시다시피 우리 가문이 이끄는 기업이 현재 많이 힘에 부친 상황이오. 그래서 요시키 그룹과 사업 협약을 맺음으로써 위험을 넘어가려 했지.”
그런데 그게 나 때문에 망가졌다는 소리였다.
“당신이 도의적인 인물이라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소?”
그의 말에 내가 물었다.
“당신에게 코오나라는 존재는 대체 뭡니까.”
“소중한 손녀딸이지 않겠소.”
“그런 손녀딸을 기업 이윤을 위해 팔아넘겼고?”
“소중한 아이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선 본인의 자유 아니겠소?”
그 말에 나는 눈을 감은 채 생각했다.
그리고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 번 남았습니다.”
담담하게 말한 내가 그를 바라보았다.
“다시 말해보세요. 분명히 말하는데. 한번 남았습니다.”
“그 한 번을 소모하면 어찌 되오?”
“어찌 될지. 스스로 생각하세요. 그래도 코오나의 조부라고 많이 참아준 겁니다.”
“예의가 너무 없는 청년이로군.”
“못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이번 것은.”
내 말에 그가 말했다.
“코오나를 어떻게 할지는 내 자유요. 당신이 아니라.”
“맞습니다. 내가 녀석의 인생을 좌우할 권한은 없어요.”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밀어붙였다.
“코오나를 데려가시오. 앞으로는 코오나에 대한 어떤 간섭도 하지 않겠소. 대신.”
“회사의 상태를 안정화 시켜달라?”
“그걸로 되겠소? 코오나는 그렇게 싼값에 넘길 아이가 아니오.”
그렇게 말하며 그가 어떤 서류뭉치를 건넸다.
“계약서요. 당신이 코오나와 혼인하고, 차후 우리 가문의 그룹을 밀어준다는 조건이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게 싫다면 거절해도 좋소. 강제할 생각은 없으니. 하지만. 향후 코오나의 후견인이라 자처하는 건 그만둬주었으면 하는군.”
어떤 의미로든 코오나의 보호자는 그였다.
하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잊었나 본데. 그 아이의 양육권은 내게 있소! 그 아이를 어떻게 하건 그건 내 자유라는 소리지!”
그는 상당히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었다.
새삼 놀랄 것도 없었다.
비단 그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넘어가서 중동과 유럽권에서도 이런 인간은 차고 넘치니까.
“우선 정정합시다. 코오나를 어찌할지 멋대로 정하는 건 내가 아닙니다.”
“그렇지.”
“그리고.”
그그극…….
콰직!!!
근처에 있던 바닥 장판이 들썩이며 비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신도 아냐. 코오나 본인이지.”
주변을 짓누르는 압박에도 그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코오나. 결정해라.”
이윽고 내가 그렇게 말하자 문이 스르륵 열리며 한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코…… 코오나…….”
“할아버님.”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가 말했다.
“더이상 제 인생을 할아버님 멋대로 하지 마세요.”
“뭐라?!”
“할아버님께서 저를 거둬주시고 키워주신 점은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녀는 평소와 다르게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제 인생을 멋대로 흔드는 건 거절하겠습니다.”
“건방……진 것…… 널 지금까지 키우고 돌봐온 게 누구라 생각하느냐!!!”
“마지막 기회 방금 날아갔습니다.”
벌떡 일어난 그를 향해 빙그레 웃자 그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앉아.”
존대가 사라진 내 한마디에 그의 몸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이……이자가! 게 누구 없느냐!”
평소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저질렀을 일들.
하지만 그의 앞에 누가 있는지 안다면 그는 이런 선택을 내리면 안 되었다.
“욕심도 과하면 화를 부르는 법이지.”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를 내려다보았다.
“이…… 이러고도 무사할성싶으냐 코오나.”
“적어도 할아버님의 그 허황된 욕심에는 희생되지 않겠습니다.”
“코오나!!!!”
격분한 그가 지팡이를 쥐고 다시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이번엔 내가 나서지 않았다.
사실 이 상황에서 나보다 더 격분한 놈이 하나 있었으니 말이다.
콰아앙!!!!
순식간에 울려 퍼진 굉음과 함께 코오나의 조부는 비명 하나 지르지 못하고 벽면에 처박혀버렸다.
“커헉!?”
이에 놀란 그가 눈을 부릅 뜨기가 무섭게 그의 상체를 거대한 신수가 앞발로 짓눌렀다.
[감히. 내 계약자에게 위해를 가하려 들어?]
그르르르르…….
위협하듯 낮게 우는 그 울음소리는 마치 천지를 뒤흔들고 사람의 원초적인 공포를 자극하는듯한 모습이었다.
[비록 신수의 위치에 있지만 한 번만 더 코오나의 신변에 위해를 가한다면, 그땐 악신수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네놈을 물어 죽이겠다.]
“크윽?!”
인간의 원초적인 공포를 자극하는 해태의 엄청난 위압감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본래라면 해태를 말렸어야 할 코오나였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아버님께서 제게 주신 은혜는 꼭 갚겠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할아버님께서 제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건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겠어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가 나가버렸다.
그녀가 나감과 동시에 해태가 사라져버렸고 벽에 처박힌 채 숨을 거칠게 몰아쉬던 그를 향해 내가 다가갔다.
“사람이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르는 법이지.”
“네놈…… 네놈이 순종적이던 코오나를 저렇게.”
“아니지. 저 꼬맹이가 언제까지고 당신 밑에서 말 잘 듣는 어린아이일 거라고 생각했던 당신의 잘못이지.”
콱!!
그의 멱살을 틀어잡아 천천히 들어 올린 내가 웃는 얼굴로 말했다.
“쥐죽은 듯이 살아. 요시키 그룹과 다르게 당신은 그래도 코오나의 조부이니 더 이상 손대지 않는 거야.”
“반드시 후회할 것이다.”
“후회? 앞으로 당신이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고작해야 일본 내에서 유서 깊은 가문, 그리고 기업의 총수였던 그다.
그런 그가.
“날 이기려고? 무슨 수로?”
애초에 대적이 가능한 위치가 아니었다.
“이 일을…… 공론화할 것이다.”
“해보시던가.”
참고로, 여기서 가장 증언이 강하게 먹히는 이는. 그가 아니라 코오나 본인이다.
“대신 어떤 결과가 나오건 나는 모든 수단을 써서라도 당신을 지옥 끝에 처박아줄 의향이 있다.”
“…….”
“못할 거 같지? 당신 눈에 내가 그저 티오니스에서 온 이방인으로만 보이나?”
해태와는 다른 섬찟한 한기가 그를 감싼다.
그는 온몸을 파르르 떨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적어도 당신이 코오나를 정말 손녀처럼 아꼈다면 그 회사. 내가 어떻게든 살려줬을 테지만.”
적어도 당신은 그 기회를 스스로 다 날려 먹은 멍청이일 뿐이다.
그렇게 말한 뒤 거칠게 그를 내려놓은 나는 몸을 돌렸다.
“가자 륀느.”
* * *
죽음의 위기를 몇 번이고 딛고 일어선 코오나는 결국 독립을 선언했다.
물론, 그녀는 나를 따라 티오니스로 오고 싶어 했지만 나는 그런 그녀의 뒷덜미를 낚아채 일본에 있는 신성 그룹 지부에 던져넣어 버렸다.
“네 인생 스스로 개척해라. 엄한 곳에 따라오려 들지 말고.”
책임지지도 못할 일은 하지 않는 게 맞다.
그녀가 내게 묘한 마음을 품었을지도 모른다는 건 내 착각이었으면 하는 심정이지만 그 작은 추측조차 나는 허용할 생각이 없었다.
“코오나 양은 그래도 일본 최고의 각성자 중 하나야. 멋대로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본인이 신성과 계약하겠다면 이야기가 다르지. 안 그래?”
일본 정부에서는 입맛이 쓸 테지만 그걸 멋대로 거부할 입장도 아니었다.
모든 것을 결정하는 건 그녀 본인이었고, 그녀를 억압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미 한차례 겪었으니까.
“일본 내에서 활동하되 네가 지원을 좀 해줘. 어차피 코오나 정도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잖아?”
“맞아. 우리 쪽에서도 쌍수 들고 환영할만한 일이지.”
실제로 신성 그룹에선 과거 미국에서도 히어로라 불리는 최고의 각성자와 계약을 맺고 있으니 말이다.
“오빠 덕분에 일본 쪽에도 이제 자주 드나들어야겠네. 귀찮게 됐어.”
“도와주랴?”
“회사 말아먹을 일 있어?”
피식 웃는 그녀가 내 등을 두드렸다.
“꼴뚜기. 가서 다치지 말고.”
“오냐 세발낙지. 조만간 또 놀러 올 테니까 잘 있어라.”
“훠이 훠이 얼른 가버려라.”
손사래를 치면서도 그녀는 피식 웃어 보일 뿐이었다.
* * *
코오나가 조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더 이상 건드려서 이득을 볼 게 하나도 없음을 깨달은 그가 다른 수단을 쓰기도 전에 상황을 인지한 신성 측에서 작정하고 요시키 그룹과 코오나의 조부가 이끄는 두 회사를 뭉개버렸기 때문이었다.
놀라운 것은 두 회사 모두 상당히 적이 많은 회사였던 터라. 신성 그룹에서 살살 간을 보기가 무섭게 접선해와 손을 잡았다.
결국, 신성이 제대로 손을 쓰기도 전에 주변에 있던 이들에 의해 공중분해 되어버린 두 회사였다.
그 후 코오나는 뭔가 상당히 불만이 많은 표정을 지었지만, 다음에 내가 올 때를 기다리겠다며 말했다.
“꼭 오셔야 해요.”
“그래. 놀러 오마. 힘든 일 있으면 숨기지 말고. 후견인으로서 그 정도는 해주마.”
“후견인…… 그만두신다더니…….”
“한 번만 봐줬다.”
내 웃음에 그녀는 말없이 나를 올려다보다 작은 주먹으로 입을 가리며 쿡쿡 웃었다.
퍽 귀여운 미소였다.
그리고 그녀는 이내 손을 뻗어 나를 당기더니 그대로 나를 끌어안았다.
“좋아해요. 오빠.”
“오냐.”
“…….”
내 말에 그녀가 상당히 불만이 가능한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어떤 여지도 남겨둘 생각이 없었다.
“역시 저도 따라갈래요.”
“어림도 없다. 여기서 할 일이나 해.”
그리고는 그녀의 이마를 쿡 밀어버린 뒤 공간을 찢어발긴 나였다.
* * *
에이미가 마냥 업무를 보지 않게 된 이후로 하인스 영지의 업무가 조금씩 쌓여가는 실정이 되었다.
때문에 영지 업무를 대신해서 담당하던 페르세르크는 묘한 표정으로 서류 더미를 바라보았다.
“어쩌다 본녀가 이런 일을 하게 된 겐지. 언제 한번 데이비를 혼내 주어야겠어.”
힘겹게 일을 모두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가 베르닐 시종장을 불렀다.
“시종장. 그는 아직 오지 않았는가.”
“저하께선 몇 시간 전에 이미 오셨습니다.”
“뭐? 본녀가 여기서 이렇게 뺑이를 치고 있는데 그놈은 놀고 있었다 이 말인가?”
페르세르크가 웃는 얼굴로 화를 냈다.
“아니요. 마님께서 부담을 지게 둘 수 없다 하시면서 남은 일거리들을 모두 처리해놓고 가셨습니다.”
그 말에 페르세르크가 벙찐 표정을 지었다.
작정하고 매달려도 나흘은 걸릴 만큼의 일거리가 있었다.
그런데 그걸 몇 시간 만에 다 처리하고 갔다?
“그놈…… 어디로 갔다고는 하지 않았는가?”
“기사단이라는 곳에 잠시 가신다고 하시더군요.”
그 말에 페르세르크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저하께서 마님께 건네주라 하신 것입니다. 저녁 즈음엔 다시 돌아오신다 하시더군요.”
그것은 예쁘게 포장된 호두과자였다.
“호오…… 본녀의 취향은 또 어찌 알고.”
그녀는 신이 난 듯 마무리 지은 서류를 내려놓았다.
좀 전 화가 났던 것은 싹 사라졌다는 듯 그녀가 콧노래를 부르며 호두과자의 포장을 뜯었다.
그리고 하나를 입안에 쏙 넣고는 물었다.
“일리나나 에이리아에게는?”
“이미 전해드렸습니다.”
“그렇구나. 흐음…… 맛이 좋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호두과자를 오물오물 씹어 삼킨 그녀가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였다.
“음? 맛이 조금 이상한데?”
“무…… 무슨 말씀이신지?”
베르닐 시종장이 드물게 당황한 티를 내자 그녀는 호두과자를 이리저리 노려보다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데이비가 설마 이상한 거라도 집어넣었을 리도 없고.”
빙그레 웃는 그녀는 데이비가 호두과자 속에 무엇을 숨겨놓았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서서히 내부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조차도.
같은 시각.
일리나를 데리고 기사단을 방문한 데이비는 신입 기사들의 훈련 장면을 볼 수 있었다.
“크윽…….”
선배로 보이는 사내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쓰러져 있고 그 앞에 장난스런 표정으로 한 사내가 검을 빙빙 돌리고 있다.
“기대했던 것 치고 선배님들 실력이 전부 시원찮네요. 그럴 거면 다 내려놓고 떠나시죠. 기사단은 우리가 지킬 테니.”
저게 견습 기사의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
일리나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려 이 상황을 같이 보고 있던 268기 동기이자 분위기 메이커라 불리던 쌍둥이 자매에게 물었다.
“요즘 애들은 인성 교육 안 하나?”
“흐음…… 처음엔 안 저랬다고 해. 그런데 점점 자기 재능에 심취해 가지곤…….”
“아직 위기를 겪어보진 않았으니까. 그렇다고 저 애들을 대놓고 실전에 보냈다간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물의 정령사인 샤이르 렌다와 바람의 정령사인 펜디르 렌다가 말한다.
“슬슬 다른 동기들도 돌아올 거야. 기왕 온 김에 인사라도 해.”
샤이르가 내 어깨를 툭툭 치며 예쁘게 웃어 보였다.
덜컹!!
그리고 곧이어 문이 열리며 몇몇의 남녀들이 들어왔다.
거대한 병장기를 든 덩치 큰 사내인 헤그. 거병을 사용하는 녀석으로 상당히 호쾌한 성미의 동기였다.
“어? 데이비! 일리나! 오랜만이야!”
“오랜만이야 헤그.”
“결혼 축하해.”
헤그가 호탕하게 웃으며 다가와 데이비와 일리나를 한 번씩 끌어안아 주었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신관이면서 엄청난 다프네의 광신도.
루시아 쉘만이 눈을 반짝였다.
“이렇게 두사람을 만나다니! 이것도 성녀님이신 다프네 님의 가호겠죠?!”
아니야 그거.
마치 동창회라도 하는 듯한 느낌에 일리나가 즐거운지 키득거렸다.
“일리나 님. 요즘엔 소식 없으신가요?”
그때 스르륵 누군가가 나타나 일리나의 손을 꼭 잡으며 장난스레 물었다.
“윽…… 아……알리사. 너도 있었어?”
알리사 패트릭. 일리나와 같은 팔란 제국의 귀족 아가씨로. 처음 일리나와 이곳에 올 때부터 그녀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던 이였다.
“그럼요. 폐하께서 툭하면 제게 일리나 님의 소식을 알아오라 하시니까요.”
환술사이기도 한 그녀는 제법 상당한 재능을 지닌 존재였으니까 그냥 귀족 영애, 혹은 귀족 부인으로 있기엔 아까운 점이 많았으리라.
그렇게 하나둘 동기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녀석이 드디어 운을 뗐다.
“안 그래도 이번에 들어온 신입 놈들 때문에 말이 많던데. 그것 때문에 들린 거야?”
“어. 그렇지.”
“세상에…… 벌써부터 명복을 빌어야겠네요.”
루시아 쉘만이 양손을 꼭 모아 깍지 끼고 기도를 올린다.
반면 몇몇은 벌써부터 그 후배들이 어찌 될지 생각하는지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설마 우리 합동 훈련할 때처럼 할 건 아니지?”
그때 쌍둥이 자매 샤이르가 질린 얼굴로 물어왔다.
“비슷하긴 한데 같진 않아.”
더한 놈들이 와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