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87화
“여기! 이쪽을 좀 더 파야 해요.”
주객전도가 이런 말을 뜻할까.
에반젤린은 마치 새로운 보금자리를 얻은 것처럼 동굴을 개척했고, 이런저런 함정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별로 필요 없어 보이는 공간까지 만들어냈다.
“열심히 하네…… 드래곤은 원래 저런가?”
“본능을 생각보다 늦게 자각해서 그런 거예요.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하잖아요?”
에반젤린은 공들여 만든 공동에 자신의 보물인 고구마와 감자를 조심스레 보관했다.
“이제 빼앗기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킵슨 8호 네게 중요한 임무를 줄게.”
그녀는 허수아비에 대고 손가락을 뻗었다.
[ㅋㅋㅋ 근데 동굴인데 왜 방송이 되는 거임?]
[그럼 무인도에서 전파가 터지는 건 말이 되냐 새끼야 ㅋㅋㅋ]
[아니 근데 너무 속 시원하게 작업해서 계속 보고 있는 거 같음.]
[방장 무친련 웃는 거 봐 ㅋㅋㅋㅋ 광기 제대로인데 개 귀엽네 ㅋㅋ 아니 킵슨 야근 그만 시키라고 ㅋㅋ]
[허수아비에 대고 이름 붙여주고, 흑역사 클립 다수 확보. 성공적.]
그녀가 움직이지 않는 허수아비에 이름을 붙여주는 꼴이 퍽 우스운 독자들은 그것들을 클립 따갈 뿐이었다.
하지만.
“움직여!”
그녀가 소리침과 동시에 그녀의 목소리에 어떤 힘이 담기자 시청자들의 예상을 아득히 넘는 결과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스르르륵…….
여러 가지 재료를 뭉쳐 만든 허수아비 킵슨 8호가 갑작스레 막대한 힘을 끌어모으기 시작하더니 주변 바위를 끌어당겨 골렘처럼 뭉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고대룡의 특성…… 가디언 창조…….”
그 모습을 본 륀느가 진이 빠진 듯 중얼거렸다.
레어를 짓고 보물을 지키는 게 그들의 피에 새겨진 본능이라면 그것을 지키기 위한 골렘을 만들어내는 용언을 내뱉는 것도 하나의 본능에 가까웠다.
[아니 니가 움직여버리면 안 되지!]
[미친 그 자리에서 뚝딱 골렘 만드는 거 보소]
[골렘술사형 각성자들 오열 각.]
[킵슨 살아있었던 거냐구!]
시청자들의 반응은 황당함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급기야 일부는 킵슨을 외치며 에반젤린과 동조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아무렇지도 않게 골렘을 만들어버린 에반젤린은 킵슨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좋아! 그럼 이제 네 임무는 여기 있는 내 보물을 지키는 거야.”
띠링
-방장! 때가 됐다! 보물을 털어간 놈들에게 응징을 가하자!
이쯤 되면 시청자들도 즐기는 입장에 이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변화 자체가 그들에겐 재미로 다가온 것이다.
긴장하고, 걱정해주어야 하는 게 정상이건만, 지금 이들의 행동거지나 티오니스 성자가 지닌 이미지를 생각하면 이 이상의 걱정은 사실상 무의미해 보였다.
“당연하죠! 이제 그놈들을 낚을 거예요. 두고 봐요. 이번엔 반드시 잡아낼 테니.”
해맑게 웃으며 그녀가 눈을 번뜩였다.
“안돼. 아직 안돼. 아직 불안정한 부분을 고쳐야 해요.”
후다닥 뛰어가 버리는 그녀를 뒤로한 채 태블릿을 들고 있던 점순이가 한숨을 내쉬었다.
[방장이 갔으니 하는 말인데. 에린이 좀 급 몰입하는 거 같은데…….]
[괜찮은 거 맞음? 아무리 그래도 여기 뭐가 있는지 모르는 무인도인데.]
방금전까지 그녀에게 동조하는 이미지였다면 지금은 그녀를 걱정하는 이미지였다.
“걱정 마세요 여러분. 아무 문제 없으니.”
[아니 미친련아 애가 상태가 점점 이상해지는 데 문제가 없다고?]
“어허, 욕은 안돼요”
유리아가 해맑게 웃으며 해당 시청자에게 강제 채금을 먹였다.
“잠깐 동안 벽보고 반성하세요.”
* * *
아주 작정하고 요새를 만들어버린 에반젤린의 행동력에 시청자들이 기함을 토하는 동안 륀느와 유리아 점순이는 머리를 마주 댔다.
“자. 여기까지는 계획대로잖아. 그럼 이제 어떻게 해?”
“데이비 님의 계획대로 에린이 이곳에 안정감을 느끼는 그때 그녀를 별장으로 인도할 것.”
그녀는 모르는 듯하지만 사실 레어가 위치한 장소 바로 위엔 아름다운 절경이 창문으로 보이는 예쁘고 큰 별장이 지어져 있다.
지금이야 데이비가 인식저해를 걸어놓은 탓에 발견하지 못했지만, 슬슬 그녀를 그곳으로 안내해야 했다.
“언제까지고 이곳에 있을 순 없어요. 몰래카메라는 원래 빠르게 치고 들어가서 빠르게 빠져나와야 하는 거죠.”
물론, 본 목적은 단순 놀리는 목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그녀가 직접 만든 레어에 애착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아가씨를 힘들게 할 이유는 없죠.”
애초에 토끼들의 목적은 에반젤린과의 충돌이 아닌 그녀의 감자 바구니를 훔쳐가는 것 뿐이었다.
실제로 그녀와 단 한 번도 무력 투쟁을 한 적이 없다는 게 그 증거였다.
“당분간 나가지 않으려 할 텐데?”
지금에 이르러서 에반젤린은 빼앗긴 감자를 찾기보다는 있는 감자라도 확실히 지키자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었다.
“데이비 님의 계획 마지막 단계. 현 레어에 숨겨진 방이 하나 있다고 보고. 그곳을 통해서 별장으로 올라갈 수 있음을 명시.“
그거면 충분하다.
알지 못했던 새로운 통로를 발견한 에반젤린은 반드시 그곳을 조사하기 위해 들어가려 할 것이다.
“말리는 척만 하다가 슬쩍 따라가면 된다 이거네요.”
“륀느가 유리아의 눈치를 높게 평가.”
“생각보다 간단하네요. 그래서. 이일의 전말을 눈치챈 아가씨가 어떻게 나올지는 대비해두신 거겠죠?”
그 한마디에 륀느가 잠시 굳었다.
“륀느는 아직 잘 모른다고 평가.”
잘못하면 에반젤린의 진심 어린 분노가 서린 드롭킥이 데이비에게 날아가는 건 아닐까.
그런 불안함도 강하게 들었다.
시청자나 에반젤린 본인만 모르는 꽤 대규모 스케일의 깜짝 이벤트라니 데이비라는 인간은 정말 피곤한 성격의 인간이라는 생각이 드는 점순이였다.
콰앙!! 쾅!!
그때였다.
갑작스런 굉음이 울려퍼지자 의견을 주고받던 셋은 눈을 크게 뜨며 빠르게 이동했고 이내 커다란 벽면에 마법을 난사하고 있는 에반젤린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지금 들키면 곤란한데…….”
“아가씨? 그곳은 무슨 일로…….”
“이거…… 내가 만든 게 아니에요. 여기 통로가 있어.”
그녀는 경계심이 가득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이내 무너져 내리는 돌무더기 사이로 보이는 커다란 길을 가리켰다.
“맞죠? 이 나쁜 자식들 내 보물고에 이런 구멍을 뚫어놔?”
씩씩거리던 그녀가 나서려 한다.
“조사되지 않은 장소, 위험하다고 륀느가 평가.”
“그래도 가야 해요. 그냥두면 그놈들이 또 이곳을 통해 들어와서 훔쳐갔을 거야.”
이에 미식연구회는 겉으로 말리는 척하며 그녀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고 말하듯 따라나섰다.
거대한 통로는 동굴의 위 지상으로 이어져 있었다.
“대체 누가 이런 구멍을 뚫어놓은 걸까요.”
유리아는 애써 웃음을 억누르며 진지하게 의문을 토해냈다.
“누가 됐건 그 곰 가죽 도둑놈들이 분명해요.”
반면 에반젤린은 불구대천의 원수를 쫓듯 진지하기 그지없었다.
쿵!! 쿵!!
그때였다.
어느 정도 넓은 통로로 나왔을 즈음 모두의 귀로 큰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치직. 륀느. 싸우는 척하다 당해. 아직 준비가 덜 됐다.
데이비의 지령이 떨어지자 륀느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유리아와 점순이에게 소곤소곤 사실을 전했다.
미식연구회의 활동자금을 위해 지금껏 노력해왔는데 여기서 말아먹을 순 없었다.
“에린! 조심할 것을 권고!!”
륀느가 과장된 제스처를 취하며 에반젤린을 밀어냈다.
본래라면 하지 않았겠지만 상관없었다.
“커헉!!”
순식간에 떨어진 곰 가죽을 뒤집어쓴 존재가 륀느의 작은 머리통을 한 손에 잡아 들어 올렸다.
“뤼…… 륀느!!”
놀란 에반젤린이 소리치지만 곰 가죽을 뒤집어쓴 거한은 륀느의 머리를 콱 틀어잡은 채 이리저리 흔들었다.
“으그그그…….”
륀느가 고통스러운 듯 머리를 붙잡은 거대한 손을 빼내려 발버둥치지만 놈은 개의치 않았다.
“조심하세요. 아가씨!! 놈은 이전의 놈들과 달라요!”
눈치 빠른 유리아가 재빨리 에반젤린의 앞을 막아섰다.
“저희가 아가씨를 지켜줄 테니 물러나세요!”
시간을 대놓고 끌 수 있는 기회를 놓칠성싶은가.
시청자들 쪽에서도 술렁임이 커지지만 소리 없는 아우성에 불과했다.
쾅!!!
이윽고 발버둥 치던 륀느를 머리통 채로 붙잡고 바닥에 꽂아버린 거한의 행동에 에반젤린의 얼굴에 격한 분노가 서리기 시작했다.
“륀느!!!”
거한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륀느를 바닥에 처박은 채 무자비하게 바닥을 부수며 난타를 가했다.
“그만두세요!”
이어서 유리아가 간이 활을 꺼내 그대로 활시위를 당겨 쏘아 보냈다.
본래라면 공격을 피하고자 몸을 날려야겠지만 이번엔 그러지 않았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거한 하나가 더 내려와 유리아가 쏜 바람의 화살을 낚아채 부러뜨린 것이다.
“하나가 아니었어…….”
유리아가 긴장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물러나. 넌 힘을 거의 쓰지 못하잖아.”
이에 점순이가 다량의 힘을 끌어내며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륀느가 한번에 당했잖아, 저거, 엄청 위험해 보이니까. 조심해.”
한쪽에는 륀느를 완전히 곤죽으로 만들 것처럼 주먹을 내리치는 거한. 한쪽엔 세 사람의 진입을 막는 거한이 또 하나.
숨 막히는 대치 속에서 에반젤린이 이를 빠드득 갈았다.
“륀느를 놔줘, 이 도둑놈들아!!”
격분한 그녀가 힘을 개방하려던 그 순간 유리아와 점순이 그리고 주먹에 맞는 척을 하던 륀느의 시선이 한순간에 에반젤린에게 향했다.
소리 없는 무음의 신호가 오간다.
콰아앙!!
동시에 곰 가죽을 뒤집어쓴 거한들이 다수 나타나 그대로 에반젤린의 앞을 막아섰다.
“비켜!!”
그녀의 분노는 상상을 초월했다.
하지만 강대한 거한들은 계속해서 나타났다.
“꺄악!!”
유리아가 당하는 척을 하며 쓰러진다.
“빌어먹을 왜 이렇게 세!!”
점순이가 다시없을 연기를 선보이며 놈에게 일격을 허용한다.
처음 당한 륀느는 계속되는 연타 속에서 조용히 왼팔을 들어 엄지를 척 세웠다.
완벽한 연기.
물론 이 엄지를 에반젤린은 보지 못했지만 말이다.
멀리서 보면 륀느가 난타를 당하는 모양새였지만 실상은 달랐다.
거한 보팔레빗은 그녀의 몸에 장막을 펼친 뒤 그 위를 두드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륀느와 유리아 그리고 점순이가 당하고 홀로 남게 된 에반젤린이 점점 구석에 몰린다.
이대로 시간을 조금만 더 끈다면…….
아드득…… 빠드득…….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궁지에 몰려야 할 에반젤린이 점점 힘을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어…… 이건 아닌데?’
셋은 본능적으로 그것을 깨달았고 그녀를 막을 수단을 강구했다.
하지만 그들이 결론을 내리기도 전 에반젤린의 눈동자에 보랏빛 안광이 번뜩이더니 이내 그녀의 손에 용신검 트와일라잇이 쥐어졌다.
서걱!!
섬뜩한 소리와 함께 곰 가죽을 뒤집어쓴 거한들이 양단되어 먼지처럼 흩어져나갔다.
“륀느를 건드리지 마! 유리아 언니도 건드리지 마!!”
상상 이상으로 분노한 에반젤린의 힘은 예상을 아득히 웃돌았다.
그리고 그녀의 분노는 이내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주변을 장악하고 있던 수많은 보팔 레빗들을 모조리 날려버렸다.
방어하려 해도 방어하려는 힘 채로 양단되어 먼지가 되듯 흩어지는 그들에게 에반젤린은 어떤 손속의 자비도 두지 않았다.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하는 그녀는 말 그대로 독무대를 만들며 종횡무진 날아다녔고, 통로 너머 중간지점으로 보이는 공동을 가득 메우던 곰 가죽 거한들을 모조리 먼지 더미로 만들어버렸다.
“하아…… 하아…….”
검신의 중검과 천마의 검술을 망설임 없이 쏟아 부어버리며 그들을 모조리 베어낸 그녀는 이내 륀느를 공격하던 거한의 머리를 낚아챘다.
“그 손 치워.”
륀느가 순식간에 주변의 흙바닥을 얼굴에 처덕처덕 발랐다.
멀쩡한 모습을 보이면 큰일 난다!
속으로 식겁한 그녀가 흙을 양손으로 슬쩍 모아 얼굴을 덮어버렸다.
멀쩡한 모습을 숨길 수 없다면 차라리 땅속에 얼굴을 묻어버리리라.
그렇게 그녀가 땅속에 박힌 시늉을 하고 쓰러진 유리아와 점순이가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유일하게 남은 가장 큰 곰 가죽의 거한이 주춤거리며 물러난다.
하지만 에반젤린은 절대 놓아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죽여버릴 거야…….”
격노한 그녀의 중얼거림에 겁이라도 먹었는지 거한은 몸을 잘게 떨었고 이내 가죽 너머로 륀느를 살짝 응시하더니 그대로 에반젤린을 향해 쇄도했다.
[중검]
[천지일참]
콰르릉!!!
벼락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검을 휘두른 에반젤린은 그대로 놈의 몸에 박힌 검을 강하게 뽑아냈다.
파스스스스…….
동시에 저항하던 마지막 거한이 조각이 되어 흩어졌고, 이내 작은 보석 같은 것을 륀느의 곁에 떨어뜨렸다.
“하아…… 하아…….”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검을 거둬들인 그녀가 몸을 일으켰다.
[이거 심각한 상황 아니야?]
[아니 셋이 당해버렸는데?]
[방장 일단 상태부터.]
이러면 곤란한데.
륀느는 흙으로 얼굴을 덮은 채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이대로 자신들이 멀쩡한 걸 들키면 곤란했다.
게다가 아직 시간을 제대로 끌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남은 수단은 하나.
그녀는 보팔 레빗이 떨어뜨리고 간 보석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는 점순이에게 시선을 보냈다.
제발 알아채기를.
이에 벽면에 처박혀 고개를 숙이고 있던 점순이가 눈을 번뜩이더니 고개를 주억거리고 에반젤린이 보지 못하게 손가락을 튕겼다.
그그그그그극!!
동시에 륀느가 쥐고 있던 아무런 효능도 없던 보석이 맹렬하게 빛나며 륀느를 감싸기 시작했다.
“뤼…… 륀느!!”
하지만 빛은 멈추지 않았다.
이윽고 빛 속에서 검은 옷에 검은 장식을 한 륀느가 공허한 눈으로 몸을 일으켰다.
마치 무언가에 잠식되어 변하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가 공허하고 감정 없는 눈으로 에반젤린을 바라본다.
-은공, 리미트 해제 부탁드려요.
가장 멀리 있던 유리아가 현재 돌아가는 둘의 의도를 파악하고 조용히 중얼거렸고 섬에 또 한 번 변화가 일어났다.
이후 륀느는 리미트가 해제된 힘을 모조리 끌어내며 한 손에 거대한 라이트 세이버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또 한 손엔 그녀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크로우바 대신 조금 기괴하게 생긴 갈고리를 만들었다.
“안돼…… 륀느…… 정신 차려!”
시간을 끌기 위해 급기야 잠식된 척까지 하긴 했지만, 죄책감도 같이 밀려온다.
속으로 그런 마음을 품고 있는 셋을 아는지 모르는지 에반젤린은 눈물까지 흘리며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륀느는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연기를 유지하며 그녀에게 무기를 겨누었다.
점순이가 허구를 현실처럼 만들어 륀느의 외향을 덮어씌우고 륀느가 그것을 이용해 잠식된 것처럼 행동한다.
마지막으로 현 상황을 가장 멀리서 쓰러진 척 지켜보던 유리아가 커멘드 센터처럼 상황을 조율한다.
그야말로 삼위일체이며 완벽한 호흡이었다.
시간 안에 절대 그녀가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이 모든 것은 미식연구회의 활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연기는 곧 현실로 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