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89화
온몸의 힘이 흩어지는 느낌.
시초의 악마는 이 감각이 죽음으로 향하는 감각이라고 직감했다.
시초의 악마에게 있어서 불완전한 세계에는 미래가 없었고, 그의 동족들은 그를 제외하고 모두 사라졌다.
유일하게 홀로 남았음에도 여신을 기다리고 갈망하던 그는 동족들 사이에서도 독종으로 유명했다.
물론, 유일하게 시간의 힘을 다루는 만큼 시간의 흐름에 면역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조차 끝내 절망하고 무너져내릴 정도로 까마득한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그는 여신을 갈망했다. 여신의 존재는 그와 동족들의 존재 이유였으며 하나의 빛이었다.
하지만 현실을 마주했을 때. 그 또한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었다.
이미 죽은 동족들이 어떻게 자신의 몸 안에 숨어있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이 자신의 몸을 통해 부활했고, 못다 이룬 복수를 이루겠다며 말하는 것을 끝으로 그의 숨이 끊어진 건 분명했다.
하지만 죽음이 이토록 편안했던가. 죽음이 이토록 포근하고 따사로웠던가.
이해할 수 없는 감각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시초의 악마는 문득 이것이 그가 알고 있는 영면, 즉 죽음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점차 주변을 자각하며 이상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죽음에 어째서 이런 특수한 감각이 느껴지는가. 혼란스러워하는 그의 시야에 빛이 잡혀들어왔다.
빛? 자신은 죽었으므로 시야가 없을 터인데.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그는 어떤 손길을 느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을 때.
그는 볼 수 있었다.
한 여인이 소중하게 그를 안아주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다만, 본래 자신의 형태가 아닌지 커다란 농구공을 하나 끌어안고 있는 듯한 자세였다.
이 여인이 누구인지는 사실 물을 필요조차 없었다.
여신 프리아.
티오니스라는 완벽한 세계를 만들어낸 창조주이며, 한때엔 시초의 악마를 포함한 실패한 세계를 만들었던 존재였다.
그토록 그가 갈망했고, 그토록 뵙고 싶었던 그들의 어머니.
그들의 창조주.
악마종은 여신의 모습을 감히 평가하지 않았다.
놀라울 정도로 신성한 그녀를 감히 재단할 마음조차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반면, 여신을 직접 본 것에 대한 서러움과 울분이 터져 나왔다.
-어찌하여…… 어찌하여 이제야 나를 찾아주신 겁니까. 왜 이제 와서!
마치 괴로움을 토해내는 아이처럼. 그는 여신의 품에 안긴 채 절규했다.
입이 없음에도 그의 감정이 절절히 여신에게 전해지자 그녀는 말없이 구체처럼 된 그의 영혼을 끌어안아 주며 눈을 감았다.
역겨운 위선.
절규하면서도 그는 여신을 향해 그런 불경한 마음을 품었다.
화가 났다.
왜 그 많은 고통을 겪게 하고 끝내 죽음에 이르고 나서야 자신을 찾아준 것일까.
소멸하기 전에 자신에게 위선을 베푸는 것일까.
그럼에도 미워할 수가 없었다.
그저 찾아주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벅차올랐으니 말이다.
-왜 이제 와서…… 왜 이제…….
쌓인 것들을 털어내듯 분노하던 시초의 악마는 말을 잇지 못했다.
눈을 감고 있는 여신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기 때문이었다.
그가 아는 여신은 이렇게 감정을 겉으로 표출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세계가 불완전하고 창조에 실패했을 때도 이렇게 그녀의 감정이 드러난 적은 없었다.
-여……여신이시여…….
오히려 당황한 악마종을 끌어안은 채 여신은 조용히 오열했다.
[미안해…….]
그리고, 그녀의 입을 통해 그토록 듣고 싶었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너무 늦게 너를 구해 미안해. 다른 아이들까지 구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그 절절한 슬픔에 악마종은 눈이 없음에도 눈물이 흐르는 감각을 느꼈다.
고작 한마디뿐이고, 위선일지라도 이 한마디를 듣기 위해 지금까지 굳건히 버텨온 것이던가.
타나토스에게 속아 여신에 대한 증오를 불태울 땐 제대로 된 판단조차 할 수 없었기에 온전한 탈피를 거쳐 본래의 형태로 돌아온 시초의 악마에게 있어서 지금처럼 온전한 정신상태를 유지한 적이 있던가.
악마종은 그저 오열하며 여신의 슬픔을 받아들였다.
그때 익숙하면서도 두렵고, 경계해야 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저 X놈이 왜 여기 있어.”
놀란 그의 목소리에 악마종이 숨을 크게 들이켰다.
영혼 상태인 자신을 알아볼 정도.
여신을 아무렇지도 않게 알현하러 오는 오만함.
분노가 치밀었지만, 그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온전한 신격. 다른 말로 하면 아무리 여신의 창조물이며, 그녀의 손가락이나 다름없던 그조차 함부로 고개를 들 수 없는 위치였다.
타나토스와 비슷하지만 다른 계열의 신격.
그것이 그의 정체였으니까.
* * *
불편한 삼자대면이 이러할까.
마치 형제간에 싸우고 부모님 앞에 나란히 무릎을 꿇고 있는 불편함이 느껴진다.
영체만 남은 채 둥둥 떠 있는 악마종의 혼이 왜 이곳에 있는지는 묻지 않았다.
놈이 했던 말이 사실이라면 자애가 넘치는 여신은 반드시 그의 영혼을 불러들일 것이다.
물론, 이놈과 관련된 일은 할 생각이 없었다.
이놈 또한 내게 좋은 감정이 없을 터.
그런 만큼 놈과 나 사이에 좋은 기류가 오갈 구석은 어딜 찾아봐도 없었다.
하지만 여신은 달랐다.
그녀는 가만히 침묵하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불쌍하고 가련한 아이들이란다.]
“그럼 처음부터 신경을 써주셨어야죠.”
내 대답에 그녀는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시초의 악마가 내게 말했다.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말을 하는군.
“누가 너 좋으라고 한 소리인 줄이나.”
-하지만 여신께 불경한 말투는 절대 용서할 수 없다.
당장이라도 덤벼들 것처럼 영혼의 불길을 피워올리는 놈을 바라보던 나는 그대로 발을 들었다.
콰직!!!
-커헉?!
“영혼만 남은 게 어디 겁도 없이 까불어.”
악마종의 혼을 잘근잘근 짓밟아버리자 여신이 태블릿을 들어 올린다.
[그만.]
“그만두라니. 누구 마음대로 그만둡니까. 이 새끼 순 나쁜 새끼인 거 모릅니까?”
-크윽……큭!!
고통스러운 듯 신음하는 악마종은 도저히 자신을 보호할 수단이 없는 듯 보였다.
[데이비. 그만.]
그저 글귀일 뿐인데도 굉장히 엄한 느낌이 들었다.
당혹스러울 정도로 단호한 태도에 잠시 멈춘 내가 그녀를 직시하자 그녀는 내 발에 밟혀있던 악마종의 혼을 조용히 품에 안았다.
“지금 반란을 일으킨 것도 모자라서 티오니스 전복시키려는 악마 놈을 감싸는 겁니까?”
[제노엔의 목적은 너희와 다르지 않아.]
여신의 태블릿이 스스로 떠올라 그 의사를 대변해주었다.
“제노엔?”
-우리의 본래 이름이다.
여신을 대신하여 악마종, 아니 제노엔이 답했다.
-여신께서 우리를 만드실 때. 그녀는 세상을 더욱 견고하고 완전하게 만들게 하고자 하셨다.
“그런 놈이 남의 세계에 와서 이 깽판이냐?”
-돌아가려 했을 뿐이다. 너희가 나를 이 꼴로 만들었으니. 나도 너희를 이용해서 돌아가는 것이 무엇이 잘못되었지?
말이 통하지 않는 놈이었다.
“타나토스가 수작질을 부린 건 지금 인간들이 아닌데? 어디서 같잖은 논리를 들이밀고 있어.”
-그것은!
콩!
시원한 소리와 함께 미약한 감촉이 느껴진다.
이에 고개를 돌리자 프리아 여신이 담담한 얼굴로 나와 악마 놈의 머리에 꿀밤을 놓은 것이 보였다.
[그만.]
불편한 기색을 애써 숨기지 못한 채 나는 팔꿈치로 영혼을 툭 쳐 밀어냈다.
“좀 떨어져라. 뭐 이쁘다고 곁에 있냐. 저리 안 꺼져?”
-빌어먹을 놈! 좁다, 물러나라!
서로 해를 가할 수도 없고, 여신이 싸움을 엄금한 상황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가혹한 언어폭력과 기 싸움뿐이었다.
“이야기가 조금 새긴 했는데. 그래서 본론부터 들어갑시다. 여신님. 그 망할 약속. 어떻게 안 됩니까?”
그 물음에 여신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지금의 그녀는 그 약속을 철회할 힘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그 아이들은 잘못된 길을 걷고 있어.]
잘못된 길. 그게 과연 그들에게도 납득할만한 요소일지는 모를 일이다.
-여신이시여. 저는 아직도 당신을 경애하지만 반대로 원망하기도 합니다. 어째서 저희를 버려두셨나이까.
“멍청한 새끼. 보면 몰라? 안 한 게 아니라 못한 거겠지.”
-감히 전지전능하신 창조주를 우롱하는 것이냐!!
여신을 원망한다더니 극심한 광신도가 따로 없다.
한심함을 숨기지 못한 채 놈을 노려보자 놈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지 오히려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안 한다고 했다면 그것뿐이겠네 그럼.”
미래를 위해서 시련을 내린 것.
“네가 얼마나 그 불완전한 세계에서 지냈는지는 모르겠다만, 더 좋은 미래가 있으면 당장의 고통을 감내한다. 그거 아닌가?”
내 물음에 여신이 조용히 다가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이 취급하는 게 기분 나쁘긴 해도 그녀의 존재가 살아온 시간을 생각하면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 아이들의 폭주를 막기 위해 네 도움이 필요해.]
-여신이시여. 그전에 대답을 주십시오. 그들은 분명 죽었습니다. 한데. 어찌하여 제 몸 안에 그들이 남아있었던 것입니까?
그 물음에 여신은 대답 대신 손을 가볍게 휘저었다.
그러자 내 머릿속으로 어떤 장면이 스치듯 들어왔다.
-이대로 가면 우리는 영원히 복수하지 못한다.
-여신은 우리를 버렸어.
-아아…… 여신이시여…….
탈피를 벗고 인간 형태로 바뀐 제노엔. 즉 시초의 악마와 비슷한 형태의 남녀가 무수의 공간에 모여 대화하는 장면이었다.
-시간의 힘을 지닌 녀석을 제외하고 우리는 무수한 시간을 견딜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나뿐이다.
-죽은 척하고 그의 내면에 숨어들어 가사 상태에 들어간다는 것인가?
-여신에 대한 경애는 그를 따를 자가 없지. 분명 그라면 무수한 시간 동안 여신을 기다릴 터. 그리고. 그가 여신을 마주한 그 순간.
-복수를 시작한다.
시간의 권능이 없는 이들은 면역이 없는 만큼 무수한 시간을 견딜 수 없다.
수명이 없다고 해도 미치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
지금 내 옆에 있는 놈과 달리 그들이 여신에게 향하는 시선은 경애보다는 원망과 증오에 가까웠다.
[그 아이들은 증오조차 희석되지 못한 채 오랜 시간 고여왔어.]
당연 가사 상태에 있었으니 증오가 희석될 일도 없었다.
[이제 너희를 구원할 방법이 생겼으니. 전쟁을 막아야 해.]
“다 죽이는 게 아니라?”
그 물음에 여신은 조용히 나를 바라보았다.
[너를 제외한 다른 모든 이들이 나서서 도와주겠니?]
“그건 내가 결정할 문제도 아니거니와 달갑진 않네요.”
제노엔이라는 존재가 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건 이미 봐서 알고 있었다.
[하지 않으면 아벨은 영원히 돌아가지 못해.]
“염병…….”
아무리 아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도 지금의 큰 아벨은 자신의 세상이 있다. 반드시 돌려보내야 했다.
[그리고 데이비.]
그녀가 나를 본다.
[내게 반항하기 위해 마족의 왕이 되었잖니.]
“예. 화난 척하셨겠죠.”
[그 아이들이 홀른과 화해할 기회가 될 거야.]
그 말에 나는 침묵했다.
확실히 증오로 점칠된 전쟁역사에서도 공공의 적을 만나 협동하면서 그 증오가 희석되는 경우도 무릇 존재한다.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하지만.
“위험한 수단입니다. 전쟁이 벌어진 지 고작 2~3년밖에 안 됐어요. 절대 사이가 좋아질 수가 없습니다.”
인간과 마족의 화해 프로젝트는 장기적으로 봐야 했다.
“그리고 또 하나. 다프네 누님을 시켜서 그 토펜느인지 토스트인지 하는 놈을 구한 이유는 뭡니까.”
그 물음에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무표정으로 눈을 감을 뿐이었다.
“편할 때만 대답하신다 이거지.”
[이번에 네 두 아이는 영웅이 될 거야.]
에반젤린과 아벨을 말하는 것일 터다.
“그건 내가 바라지 않습니다.”
[이 불쌍한 아이들을 도와주렴.]
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그 제노엔 놈들도 결국 제약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여신님. 약속 하나만 합시다.”
내가 표정을 싸늘하게 굳힌 채 선언했다.
“그놈들이 선을 넘으면 신격을 버리는 한이 있어도 그놈들을 하나하나 잡아 찢어버릴 겁니다.
-네놈!!
“넌 좀 닥쳐. 살려두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겨야 할 놈이.”
내 일갈에 시간의 제노엔이 침묵했다.
“그리고, 이걸로 대체 뭘 노리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놈들을 위해서랍시고 이쪽에 막대한 희생을 강요한다면.”
나는 여신을 노려보았다.
“그땐 내 등에 있는 성흔을 도려낼 겁니다.”
내 선포에 그녀는 조용히 대답했다.
[조만간 그 아이들이 움직일 거야. 부디 축복이 깃들기를.]
* * *
당장 놈들이 공세를 펼치지 않는다는 말은 반대로 이쪽에서 준비할 시간을 준다는 뜻이었다.
시간의 제노엔을 내게 협력하라 시킨 진짜 이유에 대해선 모르지만 이용 가치는 충분했다.
“네 동족들 스펙부터 좌악 읊어봐. 그래야 대처가 되지.”
-내가 왜 그래야 하지?
“하기 싫으면 이쪽도 방법이 있다.”
내 말에 시간의 제노엔. 파르테논은 여신에게 무슨 언질을 받았는지 둥근 영체 상태로 한참을 침묵했다.
이놈과 나는 양립할 수 없지만, 앞으로의 일을 위해 잠시간 동맹상태에 든 것은 사실이었다.
이놈도 자신들의 동족이 비틀려서 여신에게 막무가내식 복수를 하는 건 좋지 않다고 결정을 내린 듯했으니 말이다.
처음엔 동족들이 그러는 걸 보고 좋아하던 놈이 무슨 심경의 변화인지 모를 일이다.
아마 여신과 독대하면서 생긴 변화이리라.
-우선 내 몸에서 빠져나간 동족의 수는 총 스무 명이다. 모두가 나와 엇비슷한 정도는 아니지만, 충분히 개개인의 힘으로도 이곳의 생명체에겐 치명적이지.
“그 외엔?”
시간의 제노엔 파르테논은 그 후에도 자잘한 그들의 힘의 수준이나 특수하게 신경 써야 할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상대측은 파르테논이 여신의 뜻에 의해 내 쪽으로 붙은 것을 모른다.
즉, 정보전에선 이쪽이 우위에 있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협동인데…….
돌아갈 방법이 틀어막혀버린 아벨과 에반젤린이 이번 일에 중요한 역할을 할거라는 여신의 예언이 있다고 해도 둘의 협동성을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엔 그래도 남매인데 손발이 맞겠지 했다가 지옥 파티가 열리지 않았던가.
그래도 후에는 손발이 척척 맞았으니……
-나와 싸운 네 아이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건 나로선 이해할 수 없다.
“네가 뭔데 우리 애들 기를 죽여.”
그렇게 말하며 두 아이를 만나기 위해 걸어가던 나는 정원 쪽에서 대화를 하다가 결국 서로 멱살을 잡고 바닥을 뒹굴며 투닥거리는 에반젤린과 아벨을 볼 수 있었다.
“…….”
-내가 저런 모자란 것들에게 죽음 직전까지 몰렸다는 것이…….
자괴감 어린 파르테논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너, 절대 정체 들키지 마라.”
들키는 순간 동맹은 끝이다.
나는 그렇게 일갈하며 주변에 있는 몽둥이를 집어 들었다.
“가족끼리 싸우지 말라고 내가 분명 말했는데.”
기다란 몽둥이의 끝을 바닥에 끌며 내가 말하자 한창 투덕거리며 뒹굴던 두 사람이 흠칫 놀라 나를 바라보는 게 보였다.
동시에 도망치려던 에반젤린을 차단하곤 말했다.
“에반젤린. 앉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