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14화
아이들은 면역이 약해서 간혹 큰 병에 걸려 끙끙 앓기도 한다.
물론, 이 증세는 일반적인 생명체에게 해당할 뿐 병 자체에 완전 면역이나 다름없는 초단이에겐 해당하지 않았다.
에반젤린의 상황에 대해 알고 있던 이들은 초단이가 청단이와 홍단이로 나뉜 채 보팔레빗에게 안겨 복귀하고 에반젤린이 큰 내상을 입고 돌아온 것을 보며 기겁했다.
“내가 미쳐 진짜. 형제 자매간에 싸우는 일이야 자주 봤지만……. 대체 누가 이렇게 될 때까지 싸워…….”
문제는 평소에 절대 싸우지 않고 얌전한 초단이가 이토록 크게 싸웠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초단이가 스스로 싸울 수도 있었어? 칼디라스. 너 그런 거 가능해?”
일리나가 황당하다는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칼디라스에게 묻자 브로치 형태로 존재하던 칼디라스가 웅웅 울었다.
[그게 가능할 리가 있나. 쟤가 진짜 이단아라니까.]
어이가 없다는 목소리로 말하는 칼디라스의 말대로였다.
칼디라스는 불가능한 권능을 초단이가 많이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일 테니 말이다.
[신검이라는 것도 옛말이야…… 수르트 이 개자식이 내가 최고라면서…….]
꿍얼거리는 칼디라스를 무시한 채 일리나는 일단 닥치는 대로 구급상자들을 꺼내 들었다.
“외상은?”
“팔 쪽에. 그 외엔 대부분 내상이야.”
“신성력으로 안 돼?”
“어.”
초단이가 무슨 짓을 했는지 회복마법이 현재 청단이의 권능으로 지워지고 있었다.
이런 꼴이라면 자체 치유력에 맡기는 수밖에.
기본적인 응급치료 자체는 금방 끝이 났다. 내상이라곤 하나 에반젤린도 조심하긴 했는지 약을 먹고 푹 쉬면 괜찮은 정도였다.
이후 데이비는 성에 상비된 약을 이용해 에반젤린을 응급처치한 뒤 마나를 일으켜 홍단이와 청단이의 소모된 힘도 어느 정도 채워놓았다.
큰 고비도 넘겼고, 할 수 있는 건 다 한 셈이었다.
문제는 홍단이와 청단이 쪽이었다.
애초에 초단이 자체가 굉장한 힘을 상시 소모하는 편인데 이번에 폭주하면서 그 힘을 마구잡이로 끌어다 쓴 탓에 꽤 크게 탈진해버린 것이다.
그 외에도 초단이의 폭주를 생각하면 지친 것을 넘어 큰 타격이 가해졌을지도 몰랐다.
“홍단이와 청단이는?”
“일단은 지켜봐야지.”
“그런데 그 가면 말이야. 초단이가 힘을 끌어내는 권능이잖아. 그런데 그걸 왜 홍단이와 청단이가 사용할 수 있는 거지?”
“그걸 모르니까 답답하지.”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당장은 안정화되었지만, 그녀가 깨어난다면 다시는 이런 폭주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주거나 대책을 마련해야 하리라.
“하아…… 한시름 놨네…….”
혹여라도 잘못될까 걱정이 가득해 보이던 일리나는 긴급한 상황은 넘겼다는 말에
“아파아?”
그때 에반젤린을 올려다보던 다리안이 아장아장 걸어와 데이비에게 물었다.
“그래. 에반젤린이 많이 아파.”
“으웅…….”
손가락을 쪽쪽 빨며 에반젤린을 보던 녀석이 고사리 같은 손을 에반젤린의 배 위에 올렸다.
“자자, 자자,”
딴에는 에이리아가 자주 해주던 자장자장을 해주는 모양이었다.
편히 잠들면 아프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건지.
그렇게 황당해하고 있던 찰나. 기절한 채 끙끙대던 에반젤린의 표정이 한결 편해진 듯한 착각이 일었다.
“대따!”
“음?”
“대따!”
해맑게 웃으며 됐다라고 말하던 녀석이 이불을 꼬물거리며 끌고 왔다.
그리고는 에반젤린에게 덮어준 뒤 배 부분을 다시 토닥였다.
“자자, 자자.”
그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윽고 다리안은 쪼르르 뛰어가더니 다른 곳에 누워있는 홍단이와 청단이의 이불도 덮어주려 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움직임으로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는 법.
둘 다 이불을 덮어주려던 녀석은 한쪽만 이불이 덮어지자 마음대로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울상을 지으며 이불을 마구잡이로 흔들었다.
“으응. 이거! 이거! 이거!”
이거를 반복하며 이불을 가져다주는 모습에 심각한 상황임에도 절로 피식 웃음이 나온다.
“누나 이불 덮어주는 거야?”
“이거! 이거!”
“그래. 엄마가 해줄게.”
일리나가 이불을 천천히 들어 홍단이와 청단이에게 덮어주자 녀석이 손뼉을 쳤다.
“대따! 대따!”
천진난만하게 웃는 다리안을 보고 있자니 심란한 기분이 절로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팔짝팔짝 뛰며 데이비에게 달려간 다리안이 양팔을 들어 올렸다.
이에 데이비가 그를 안아 들기가 무섭게 녀석이 꺄르륵 웃으며 데이비의 볼에 입을 부딪쳤다.
“…….”
“풉…….”
심각한 상황인데.
다리안의 애교 한번에 분위기가 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건 또 어디서 배운 거야.”
“그댈 보고 배운 모양이던데.”
페르세르크의 능글맞은 웃음에 데이비는 헛기침을 몇 번 흘렸다.
* * *
다리안의 약손이 효과가 있었던 건지 에반젤린은 금세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고대룡의 회복력은 인간과 다른 만큼 내상을 입었어도 금방 자가 치유할 수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만큼 청단이의 힘이 약해진 탓도 있으리라.
폭주가 완전히 잠들었는지 홍단이와 청단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의 모습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고양이처럼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해대던 두 녀석은 밤새도록 곁을 지켜주고 있던 나를 발견하고는 해맑은 미소와 함께 내 품에 안겨 들어왔다.
“아빠아!”
초단이는 몰라도 청단이와 홍단이는 당시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
대지의 기억을 읽어 들이는 것으로 그 당시의 상황을 확인했다곤 하지만 청단이의 힘 때문인지 정령들의 기억이 모호해져 있어서 완전히 알 순 없었다.
“청단이 홍단이, 어디 아픈 데는 없고?”
“네에!”
해맑게 대답하는 녀석들에게 버릇처럼 머리를 푹푹 눌러 쓰다듬어준 내가 천천히 운을 뗐다.
“초단이 좀 불러줄래?”
초단이가 사용한 막대한 마나는 다시 채워놓은 만큼 합일에는 문제가 없을 터.
서로를 바라보던 녀석들이 배시시 웃는다.
“다하면 홍다니랑 노라줄 거야?”
“그럼.”
“처……청다니도 놀아줄 거야?”
“당연하지.”
새끼손가락까지 걸고 약속을 하고 난 뒤에서야 두 아이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빛으로 화했고 이내 청적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십 대 중후반 정도의 소녀로 합쳐졌다.
“초단아.”
“죄송해요. 아버지…….”
청단이 홍단이와는 달리 초단이는 당시의 기억이 났던 모양이었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괜찮아. 네 잘못 아니야.”
생각지도 못한 인지도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버린 상황에 에반젤린이 꺄르륵 대며 놀려댔으니 꼭지가 돌아도 이상하진 않다.
오히려 마검에 가까운 초단이가 너무 유한 성격이라는 게 걱정이었는데 화내야 할 땐 화낼 줄 아는 게 오히려 대견스러울 지경이었다.
“잘한 거야. 누가 널 화나게 만들면 아주 아작을 내버려.”
“그……그만하세요오…….”
부끄러움에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를 냈다.
“몸은? 아픈 곳은 없고?”
“네…….”
“그럼 잠깐 일어나서 따라와 볼래?”
내가 망설임 없이 돌아서자 초단이는 혹여 내가 그녀를 혼내거나 벌을 준다고 착각했는지 우울한 얼굴로 나를 따라왔다.
하지만 나는 초단이를 혼낼 생각이 없었다.
초단이의 상태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내 잘못이지 그녀의 잘못은 아닐 테니 말이다.
“아버지? 여긴……”
“우선 어떻게 변한 건지 알아야겠다. 그때 일 기억나지?”
“드……드문드문 정도는 기억이 나요.”
초단이가 어째서 직접적으로 힘을 발현할 수 있게 된 건지도 알아야겠지만 사실 청단이와 홍단이가 보여준 싸움방식도 상당히 놀랄 일이었다.
서로 모습을 변형시켜 상황에 맞게 공격 방식을 바꾸는 건 제법 참신하기 그지없었다.
홍단이는 물질계를 베는 힘을 지니고 있고 청단이는 비 물질계를 베는 힘을 지니고 있는 만큼 에반젤린이 물리적으로 막으려 하면 홍단이가 검이 되고 반대의 경우엔 청단이가 검이 되어 에반젤린을 압박했더랬다.
다만 초단이가 나와 공명할 때 쓰던 가면을 두 아이가 쓴 건 조금 의문이었다.
“지금 네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내가 봐야겠으니 그때 상황을 한번 다시 복기해보자.”
나는 허공을 가볍게 손등으로 때린 뒤 깨진 공간 너머에서 묵빛의 창을 꺼내 들었다.
“아……아버지…… 아버지랑 싸우고 싶지 않아요.”
“걱정 마. 확인만 하는 거니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덤벼들어 봐.”
“그래도…….”
“안 그러면 또 언제 폭주해서 누굴 다치게 할지 모르잖아?”
조심스레 다독여본다.
안 그래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테니 괜한 자극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밖에 없었다.
다 알고 있는데. 이런 건 익숙할진대.
다른 이도 아니고 내 손을 타고 태어난 초단이라 그런지 조금 더 신경 쓰이고 조심스러워지는 상황이었다.
“해볼게요.”
이윽고 초단이가 긴장한 얼굴로 양손을 펼쳤다.
동시에 그녀의 손에 푸른색과 붉은색의 스파크가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녀가 용을 쓰며 힘을 끌어내 본다.
하지만.
“후우…… 안되는 거 같아요.”
전조 현상이 있다는 건 그녀가 륀느처럼 또 한차례 각성했다고 생각했는데. 단순히 화가 나서 힘을 방출한 것일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중 내가 소리쳤다.
“작전타임!”
“이, 인정할게요!”
나는 잽싸게 대련장에서 내려간 뒤 멀찍이서 상황을 지켜보던 잔머리쟁이들을 향해 손짓했다.
“은공. 뭔가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가요?”
“초단이를 화나게 해야 하는데. 어떤 게 좋을까.”
내 말에 피크닉이라도 즐기고 있었는지 손에 샌드위치가 든 바구니를 들고 있던 유리아가 눈을 게슴츠레 떴다.
“은공은 정말 나쁜 아버지네요.”
“죽고 싶으면 계속 떠들어봐.”
“데이비 님. 륀느가 방법을 제시.”
륀느가 담담하게 내게 제안을 해왔다.
어지간해선 화를 내지 않는 초단이인 만큼 이럴 땐 특수한 조건이 필요했다.
“그러니까 은공의 말씀대로라면 우리 초단이 아가씨가 화를 내서 꼭지가 돌아버리면 자기도 모르게 힘을 발현한다, 뭐 이런 건가요?”
“일단은 그렇게 예상하고 있지.”
초단이는 비록 만들어진 검이다.
수르트가 벼려냈고, 내가 마무리를 지어낸 절세의 신검.
하지만, 일반적인 명검과 달리 홍단이와 청단이는 수천 년간 마나를 빨아들이며 기존의 예측보다 더 괴랄한 힘을 지니게 되었고, 거기에 수르트의 역작으로써 자아가 깃들면서 어떤 거대한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사실 수르트건 내가 했건 의도한 진화는 아니었기에 미지는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청단이 홍단이 아가씨도 아니고 초단이 아가씨는 어지간해선 절대 화를 안 낼 텐데요. 그렇다고 은공의 성격상 아가씨를 또 궁지에 몰아넣지는 않으실 테고.”
지금 초단이가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은 지구의 사람들의 관심이었다.
그냥저냥 티오니스 성자의 딸이라는 입장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한 경력이 생겨버린 공인이 되어버렸으니 사람들이 가까이 오는 건 예상했어야 할 결과였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던 중이었다.
문득 나는 륀느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뭐야. 이 자식 어디 갔어.”
“음? 저기 있네요?”
유리아가 가리킨 곳은 다름 아닌 초단이가 올라가 있는 연무장이었다.
성큼성큼 걸어가서 초단이를 말없이 올려다보는 륀느의 행동에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때였다.
“륀느의 기술을 높게 평가!”
그 말을 외치며 녀석이 대뜸 초단이의 치마를 확 걷어 올려버렸다.
동시에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초단이가 멍한 얼굴로 그녀를 보다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해선 완전히 무지하고 상식 밖의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정작 부끄러운 건 있는지 초단이가 입을 뻐끔거렸다.
거기에 대고 륀느는 멈추지 않고 눈은 웃지 않은 채 입꼬리만 강제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쐐기를 박았다.
“어울리지 않는 취향, 풉.”
그말과 함께 초단이가 고개를 푹 숙였다.
동시에 그녀의 전신으로 검은 기류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이내 초단이의 얼굴에 빛이 모여들며 일그러진 악귀 같은 도깨비의 가면이 씌워졌다.
“와…….”
행동 한방에 초단이를 저렇게 빡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며 나는 망설임 없이 벌떡 일어나 유리아와 함께 기립박수를 쳤다.
“미식연구회 부원이지만 정말 제가 봐도 륀느 양은 대단하네요.”
“저것도 순 또라이라니까.”
그말과 함께 청색과 적색의 기검을 꺼내 드는 초단이를 향해 나는 순식간에 접근했다.
그리고 륀느를 베어버리려는 초단이의 검을 신창 롱기누스로 막아냈다.
“컥!”
예상했던 것 이상의 충격량이 전해지자 손이 찌르르 울린다.
절로 앓는 소리를 내며 내가 초단이를 바라보았다.
“이거 생각 이상으로 너무 하이리스크인데?”
눈에 보이는 초단이의 마나가 급속도로 빠져나가는 게 보였다.
그야말로 자기 힘을 모조리 불태워 강제로 힘을 제어하고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신변을 지키기엔 최적이지만 반대로 너무 위험했다.
당장 녀석을 진정시키는 것도 좋겠지만 다시 없을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재차 이어지는 공격을 빗겨내듯 쳐낸다.
그러자 내 뒤쪽 허공이 서걱! 하며 잘려나가 비뚜름하게 미끄러지는 것을 보며 나는 감탄했다.
“진짜, 누구 딸인지 능력 한번 어마무시하네.”
내가 휘두를 때 사용하던 초단이의 권능이지만 이걸 적대하고 있는 상황에선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다.
그때였다.
스으으…….
초단이의 청적색 안광이 번뜩이더니 이내 륀느를 쫓는다.
“야. 초……초단아!”
콰아앙!!!
몸을 살짝 웅크림과 동시에 거의 짐승처럼 륀느를 향해 돌진하는 초단이를 보며 내가 당황해 무기를 던지고 그녀의 팔을 낚아챘다.
하지만 초단이의 눈엔 이미 자신을 열 받게 만든 륀느만 보이는 듯했다.
물론, 륀느는 내가 막아줄 거라 생각했는지 바닥에 다리를 펴고 주저앉은 채 샌드위치를 쩝쩝 먹어치우고 있을 뿐이었다.
괜히 열 받네.
비록 내가 시키긴 했지만 무턱대고 일을 친 주제에 저토록 여유로운 행동 꼬라지에 열이 뻗친다.
이에 나는 초단이의 팔을 놓았다.
동시에.
“아아아아!!!”
초단이가 기합을 내지르며 그대로 륀느에게 덤벼들었고, 륀느가 우물우물 삼키던 샌드위치를 꿀꺽 삼킨 채 날개를 펼쳤다.
그리고 총알같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데이비 님의 억제능력을 륀느가 낮게 평가!”
그리고는 미친 듯이 도망치기 시작했고 초단이는 허공을 모조리 찢어발기며 륀느만을 쫓기 시작했다.
원인을 제외하곤 완전히 개무시하고 돌진하는 모습은 마치 버서커, 즉 광전사 같은 느낌이었다.
초단이는 신검보다는 확실히 마검이 어울렸다.
결국, 초단이를 진정시키는 데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물론 처음처럼 그녀의 몸에 부담이 가지 않게 철저한 준비를 했던 만큼 조금 지치는 수준에서 그녀를 제정신으로 돌려놓은 데 성공한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얄미운 륀느가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그녀의 희생으로 인해 나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지친 얼굴로 숨을 고르고 있는 초단이를 향해 내가 말했다.
“오늘부터 아빠랑 연습하자.”
“네?”
“그 힘 다룰 수 있어야겠는데.”
힘을 다루지 못하면 언제 한번 큰 사고를 칠 것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힘을 제어하는 법을 익히게 만들어줘야 할 듯싶었다.
그녀의 진화, 폭주의 원인은 아직도 오리무중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