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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7화 〉제 01계-챕터 01: 에볼루션 시스템 (67/194)



〈 67화 〉제 01계-챕터 01: 에볼루션 시스템

역으로 현실에서는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 게임에서는 HP가 고갈되지 않아 살아있는 경우도 존재할 것이다.

아니, 오히려 후자의 경우가 더 많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게임에서 출혈로 인하여 최대 HP가 100만일 때 지속적으로 HP가 10씩 깎인다고 치자.

그렇다면 이 캐릭터가 출혈로 죽으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걸리는 시간은 총 10만 초

분으로 따지면 대충 1600분. 이걸 또 시간으로 나누면 26시간이다. 26시간 동안 출혈이 유지된다? 현실이라면 진작 과다출혈에 의한 쇼크로 뒤져버려야 하는 상황인 것.

얼마만큼의 피를 흘리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생명활동에 영향이 있을 수준의 출혈’이기에 생명력을 표시하는 HP에 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겠는가?

즉, 출혈의 양이 결코 적은 것은 아닐 것이란 소리. 그런데 그런 출혈을 26시간 동안 견딘다?

아니, 무슨 1초당 1리터씩 피를 생산해내는 것인가? 그게 어디 인간인가? 그래, 그런 것이다.

게임과 현실의 차이로 인하여 게임 속에서 사용되는 생명력, HP라는 개념은 현실의 생명력과는 당연히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게임에서의 HP는 생명력이 닳았기에 HP가 준다는 느낌보다는 HP가 닳았기에 역으로 그 캐릭터의 생명력이 단다는 느낌이었다.

즉, HP가 단순한 수치가 아닌 오히려 진짜 그 생명체의 ‘생명력’이라는 개념의 결집 같은 느낌이라는 소리.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HP고 나발이고 피가 미친 듯이 흘러나와 과다 출혈 상태에 들어가면 쇼크로 언제든지 세상 하직할 수 있는 게 현실이었다.

사람에 따라서는 뼈에 부러지는 것만으로 쇼크사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정신적 충격에 의한 쇼크사도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 현실의 인간은 게임의 인간과 달랐다. 너무나도 ‘쉽게’ 죽을 수 있는 것이었다. ……뭐, 경우에 따라서는 게임의 캐릭터들보다도 더 끈질기게 살아남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었다.

그렇기에 도저히 게임에서 이야기되는 HP라는 개념을 현실에서는 적용할 수가 없었다. HP고 나발이고 모가지를 부러트리면 죽는 게 인간이다.

아니, 굳이 그럴 것 없이 뇌에 바늘 하나 찔러 넣어도 죽는 게 인간인 것이었다. 그러니 스테이터스 창에서 이야기하는 신체 상태라는 것은 HP와 비슷하면서도 정 반대에 있는 개념이었다.

굳이 비유하자면 현실의 생명력, 현실의 HP인 것. 게임처럼 HP가 닳았기에 생명력이 다는 것이 아니었다.

반대로 생명력이 닳았기에 그 생명력을 표시해주는 HP가 닳는 것이었다. 즉, 다시 말해서 이 스테이터스의 신체 상태라는 녀석은…….

‘말 그대로 현재의 내 신체 상태를 수치화시켜서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요소라는 거지. 예를 들어서 내가 장기 손상에 의해서 죽어 가면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신체 상태를 나타내는 수치가 0%에 가까워진다. 반대로 내가 어떻게든 장기 손상을 치료해서 회복을 시작하면 0% 가까워지던 수치가 다시 100%를 향하기 시작하는 거고 말이지.’

팔이 부러진다면 그에 맞춰서 수치가 줄어든다. 다리가 잘라나가도 마찬가지. 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사람은 팔이나 다리가 부러진다고 해서 죽지 않는다.

그렇기에 신체 상태가 100%는 되지 않지만 0%가 되지도 않다는 이야기. 게임에서는 팔이 부러지든, 다리가 잘려나가든 데이터 상으로 해당 현상을 일으킨 공격이 HP를 전부 고갈시킬 수준의 수치를 지닌 공격이라면 그저 팔과 다르기 잘려나갔을 뿐임에도 그 캐릭터는 죽는다.

하지만 현실은 아무리 강력한 공격이라고 해도, 그 공격이 핵폭탄급의 위력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그 영향으로 팔과 다리가 잘려나갔을 뿐이라면 죽지 않을 수 있다는 소리.

‘내 신체 상태가 0%가 되었기에 죽는 게 아니야. 내가 죽었기에 나의 신체 상태를 표시하는 이 수치가 0%가 되는 거지.’

그렇기에 현실의 HP라는 것이다. 게임의 HP와는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정반대의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인과의 순서가 역이었다. 게임은 수치가 0이 되었기에 죽는다. 허나, 현실은 죽었기에 수치가 0이 된다는 이야기.

‘……다시금 이야기하자면 이 수치만으로도 일단은 내가 모르는 내 몸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건가. 이건 사용하기에 따라서 상당히 도움이 되는 항목이겠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독 같은 것에 당해서 죽어가고 있을 때 그 사실을 감각이 아닌 객관적인 수치로서 파악할 수 있다면 좀 더 기민한 대처가 가능할 테니깐 말이다.

사람의 신체라는 것은 의외로 튼튼하면서도 조잡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렇기에 막상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을 느낄 수가 없어 자신이 다쳤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때가 존재했다.

특히 외상이 아닌 내상의 경우에는 그런 경우가 더 많이 발생했다. 그런 만큼 그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체 상태라는 요소라는 상당히 도움이 되는 항목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세부사항으로서 현재의 신체 상태를 수치가 아니라 정보로서 표시해주기도 하는 모양이니까 더욱더 객관적으로 내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겠지.’

이 스테이터스 시스템은 공선자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써먹을 곳이 많아 보이는 시스템이었다.

설마하니 현대 의학으로도 확실하게 판정을 내기 어려운 자신의 신체 상태를 이렇게 객관적으로 표시해주는 기능이 딸려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으니 말이다.

21세기 지구의 현대 의학이라고 해도 완벽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진료를 받고 정밀기기로 검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이나 신체 컨디션이 나쁜 이유를 찾지 못해 객사하는 사람들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21세기의 현대 의학조차 불가능했던 일을 이 스테이터스 시스템은 가능하다는 것.

그런 만큼 또다시 의심이 들 법도 하였다. 이게 가능해? 라는 생각을 떠올리지 않으면 그건 너무 순진한 것 아닌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선자는 일단 스테이터스 시스템을 신용하기로 결정한 상황.

말했다시피 정보가 부족한 지금 이 에볼루션 시스템마저 의심한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이 이상 에볼루션 시스템을 의심하는 일은 하지 말자. 어차피 다른 선택지가 없는 이상 괜한 시간 낭비야.’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다짐한 공선자는 신체 상태의 항목을 앞으로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뒤에 그다음 항목으로 넘어갔다.

그 다음 항목은 순서대로 오라, 체력, 피로도. 오라의 경우에는 어쩌다 보니 신체 상태 항목보다 더 먼저 살펴봤으니 패스.

체력의 경우에는 도움말을 확인해보니 현재 자신의 신체에 남아있는 에너지와 세포의 피로도를 객관적으로 정보화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죽지 않은 이상 체력이 0%로 떨어질 일은 없다는 모양.

하지만 10% 이하로 체력이 고갈되면 보통 사람은 움직일 수 없다고 한다. 세부사항으로 만복도, 즉, 현재 자신의 에너지 섭취 필요성을 표시해준다는 것 같았고 말이다.

‘요컨대 말 그대로 스테미너, 체력을 의미한다는 거군. 내 신체 얼마만큼의 에너지가 남아있는가를 수치화시켜준다.’

신체 상태와는 또 개념이 조금 달랐다. 스테미너는 신체 상태의 항목에 포함될 수 있었지만 동시에 신체 상태와는 다른 의미로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항목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신체 상태와는 별개의 항목으로 표시되는 모양. 아니, 어떠면 신체 상태 아래에 존재하는 3개의 항목. 오라, 체력, 피로도의 경우에는 신체 상태라는 항목의 하위 항목에 포함되는 것일 수도 있었고 말이다.

여하튼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체력은 자신이 음식물을 섭취해서 현재 몸 안에 저장하고 있는 에너지와 신체 그 자체가 물리적으로 활동 가능한 한계를 객관적으로 수치로 변화시켜 보여주는 항목이었다.

즉, 신체 상태가 모종의 이유로 5% 이하여서 죽기 직전의 상황이라고 해도 체력은 100%에 가까울 수 있었다.

실컷 먹고 단 뒤에 갑작스럽게 독이 중독되거나 하는 경우에 말이다. 반대로 체력이 0%를 향해 달려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체 상태가 100%에 가까울 수도 있겠지.

몸 상태는 팔팔한데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가 이에 해당할 것. 물론 굶주림은 곧바로 신체에 영향을 주니 신체 상태 역시 결코 100%가 되지는 못할 테지만 말이다.

‘피로도는 현재의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인 피로도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수치로 변화시켜 나타내 주는 항목, 세부사항으로 정신 상태를 글로서 표시해준다는 모양이고…….’

딱히 고찰할 것도 없었다. 말 그대로 현재의 피로도를 이야기해준다는 것. 체력과 약간 겹치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했지만 여기에는 정신적인 피로도가 주를 차지하는 모양이니 동일한 항목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고 말이다.

‘그럼 이걸로 스테이터스 시스템에서 남은 항목은 스텟 뿐인가. 아까는 그저 대략적인 형태만 살펴봤으니까 정확하게 각 스텟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도움말 창을 이용해서 확인해보면…….’

총 5개의 세부 스텟을 가지고 있는 2개의 스텟인 신체와 사고. 이 두 가지 스텟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신체는 신체능력 전반을 통괄하는 통괄 스텟으로 높을수록 하위 스텟인 근력, 체력, 속도, 신속, 재속이 일괄적으로 상승한다, 라는 모양.

사고 역시 마찬가지로 사고 능력 전반을 통괄하는 통괄 스텟으로 높을수록 하위 스텟인 감각, 지혜 지능, 사고, 정신이 일괄적으로 상승한다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으로 각가 하위 스텟인 근력, 체력, 속도, 신속, 재속에 대한 설명이었는데…….

‘근력은 말 그대로 힘, 높을수록 신체로 낼 수 있는 물리적인 힘의 한계가 상승. 체력은 스테미너와 피로를 담당. 높을수록 스테미너의 최대치가 상승. 여기에 덤으로 영양소 전환 효율도 증가하고 같은 수준의 활동에도 피로도의 상승 폭이 줄어든다, 인가.’

남은 3가지 스텟 중 속도는 신체로 낼 수 있는 속도의 개념을 받고 있다. 당연히 높을수록 신체로 낼 수 있는 물리적인 속도의 출력이 상승한다는 것 같았다.

신속은 신경속도의 줄임말로 신경속도를 담당하며 높을수록 동체시력, 반사 신경 등의 신체의 물리적인 신경전달 속도가 증폭.

마지막 신체 스텟인 재속은 재생속도의 줄임말로 몸의 회복을 담당한다는 것 같았다. 높을수록 목의 회복속도 및 정화력, 요컨대 독과 같은 신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에 대한 대응 효율이 증폭된다는 모양.

‘사고 스텟의 경우에는…….’

감각은 감각을 담당하며 높을수록 물리적인 오감이 증폭되며 제6감인 에센스 감각 역시 증폭된다고 적혀 있었다.

신체에 물리적인 요소가 존재하는 5감 역시 이 스텟에 포함되어 본래라면 신체 스텟 쪽에 포함되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이 감각의 스텟의 가장 큰 비중은 오감이 아닌 물리적인 감각 요소가 존재하지 않고 ‘의지’에 의존하는 6감인 에센스 감각의 비중이 가장 크다고 설명해주고 있는 것.

그 외 5감 역시 정확히는 신체의 감각들이 발달하는 게 아닌 해당 감각을 통해 전달받는 정보들을 정신이 보다 확실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것 같았기에 이 스텟은 신체가 아닌 사고 스텟 쪽에 포함된다는 것 같았다.

……여기서 에센스 감각이니 하는 단어는 공선자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이 스텟이 상승하면 오감이 증폭되고 그 외에도 중심 감각 및 시간감각 등이 정확해진다는 것 같았으니 올려서 나쁠 것은 없어 보였다.

지혜는 말 그대로 지혜를 담당했다. 높을수록 임기응변, 생각의 폭이 넓어지며 예측력 역시 상승한다는 모양. 깨달음을 얻는 것에 약간의 영향을 끼친다고도 하는데 이건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

지능은 지식을 담당했다. 높을수록 학습능력, 계산의 정확성, 구현계열의 모조권능의 정밀성이 상승한다고 한다.

여기서 모조권능이란 도움말로 확인해보니 스킬의 보다 정확한 명칭이라는 모양. 물론 공선자로써는 모조권능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니 그냥 스킬로서 이해하고 있는 편이 이해하기 쉬웠기에 그렇게 하기로 결정한 것. 다음은 사속. 사고속도의 줄임말로 사고속도를 담당, 높을수록 사고속도와 상대시간, 연상속도 등이 빨라지며 모조권능(스킬)의 이미지 구축의 속도가 빨라진다.

마지막 세부 스텟인 정신, 말할 것도 없이 정신력을 담당하며 높을수록 의지가 강해지며 정신공격에 대한 내성 및 에센스의 제어력이 상승한다는 것 같은데…….

‘도대체 이 에센스라는 게 뭔데? ……문맥을 보아하니 오라랑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일단은 신체 스텟은 말 그대로 신체 능력에 영향을 끼치는 모양이었고 정신 스텟은 추정컨대 정신이나 감각, 그리고 스킬이나 아마도 미지의 에너지인 오라 쪽과 뭔가 연관이 있어 보이는 것이었다.

뭐가 되었던지 올려놓아서 나빠 보이는 스텟은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세부 스텟이 존재하는 2가지 스텟 외에도 2가지 스텟이 더 있었다.

내성이라는 이름의 스텟과 친화라는 이름의 스텟. 내성은 대충 예상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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