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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촌놈인 줄 알았는데 천재작가였다-126화 (125/216)

126화. OTT

결국 대화가 길어지자 집에 가 있겠다고 하고 다이애나와 나는 그곳에서 나와 집으로 향했다.

결국에는 선생님을 다시 모시러 가야 했지만, 그곳에서 고양이들을 만지며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그냥 집으로 돌아오는 게 더 좋다고 판단했다.

‘수정이나 하고 있자.’

집으로 돌아온 나는 방으로 돌아가 컴퓨터 전원을 켰다.

[일곱 개의 죄악 : 【질투】]을 회고록 형식으로 하기로 했으니, 대화나 상황 설명에 더욱 살을 붙여야만 했다.

‘이거 하루 이틀 가지고는 안 될 것 같은데.....’

수정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이나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이 계속 생겨나다 보니 서서히 내용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하루면 될 거라 생각했지만, 초반 부분만 수정을 진행했는데도 몇 시간이 걸렸다.

아무래도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야 할 것 같아 일단은 바람도 쐴 겸 방 밖으로 나왔다.

“팡이야~”

-냐앙!

거실로 가보니 팡이랑 놀아주고 있는 다이애나가 있었다.

부모님은 고모부 집으로 가셨기에 지금 집에는 다이애나와 팡이밖에 없었다.

원래는 팡이도 데려가지만 중성화를 한 지금 무리하게 움직이면 실밥이 뜯어질 수 있기에 혹시나 해서 안전하게 집에 두기로 하신 것 같았다.

다이애나도 팡이랑 그냥 간단하게 냥냥펀치 식으로 놀아주고 있는 거지, 장난감을 이용해서 격하게 놀아주지는 않았다.

‘잘 노네.’

나는 그들을 한 번 보고 피식 웃으며 냉장고 문을 열었다.

냉장고에서 다이어트 콜라 캔 두 개를 들고 다이애나한테 다가갔다.

“이거 마시면서 놀아주세요.”

“아! 작가님!”

다이애나는 팡이를 끌어안은 상태로 콜라 캔을 받아들었다.

“근데 팡이는 왜 이렇게 무거워요? 아직 성묘도 아닌 것 같은데.”

“......그러게나 말이에요.”

얼굴 표정이 아직도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그런 얼굴과는 다르게 통통하게 오른 뱃살은 뽈록 튀어나와 있어 더욱 귀여움을 주었다.

그렇게 평화롭게 놀고 있으니 슬슬 선생님을 모시고 와야 할 시간이 되었다.

“슬슬 선생님 모시러 가죠.”

“네!”

다이애나는 팡이를 소파에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든든하게 차려입은 우리는 곧바로 밖으로 나갔다.

칼바람 같은 추위가 몰아쳤지만 어차피 차를 타고 가기 때문에 상관없었다.

“으휴... 추워라.”

월슨 할아버지 댁으로 이동하는 사이 갑자기 다이애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근데..... 작가님.”

“네. 말씀하세요.”

“혹시..... 작사가 그렇게 싫으신가요?”

“음..... 사실 솔직하게 생각해보면 싫은 것보다는 저번에 키라나가 말했던 것처럼 요령을 모른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그런 게 없어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더라고요. 제 작품을 써야 하는 시간을 할애해서 노래 가사를 적어야 하는 이유도 잘 모르겠고요.”

“네에......”

내 말에 다이애나는 시무룩해졌다.

아무래도 키라나뿐만 아니라 다이애나도 나와 작업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다만, 키라나는 이미 대중들한테 인정을 받은 프로듀서라면, 다이애나는 그저 학교 내에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천재라고 불리기에 키라나보다 더 조심스러운 것 같았다.

나는 그 모습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할까요?”

“네?”

“어차피 몬태나엔 작품 생각은 별로 안 할 생각으로 온 거라 이왕 휴식하는 김에 작사하는 요령을 저한테 알려주세요.”

“저, 정말요?”

내 말에 다이애나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네. 어차피 할 것도 없었고, 내심 언젠가는 배우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휴식을 취하고 있는 지금 배우는 게 좋겠죠. 대신에 너무 어렵다고 느끼면 바로 그만둘 거예요! 하하.”

“물론이죠! 저한테 맡겨만 주세요!”

그러면서 작게 주먹을 쥐며 ‘아싸!’라고 중얼거렸지만 나는 못 들은 척하며 운전에 집중했다.

‘솔직히 말해서..... 힘들긴 한데 흥미가 없지는 않으니까.’

내가 적은 가사로 완성된 곡은 딱 하나밖에 없지만, 완성된 곡을 들었을 당시의 벅차오르는 기분은 아직까지 잊지 못할 정도였다.

황홀하다고 해야 할까?

내가 쓴 글에 멜로디가 입혀지는 그 기분을 생각하면 취미 삼아 해보면 괜찮을 것 같기도 했다.

‘거기에 다이애나하고 작업은 재밌을 것 같으니까.’

키라나보다는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다이애나와의 작업이 더욱 괜찮을 것 같았다.

‘취미 그 이상으로 가면 안 되겠지만.’

취미는 취미일 뿐. 그 이상으로 가면 내 몸이 못 버틸 것 같았다.

“도착했네요.”

우리는 날이 어두워지고 나서야 월슨 할아버지 댁에 도착할 수 있었다.

***

선생님은 아쉬운지 월슨 할아버지의 집을 힐끔 바라보며 차에 올랐다.

날이 어두워졌기에 어쩔 수 없이 돌아가는 거지만, 아무래도 내일 또다시 온다고 말씀하실 것 같았다.

뒷자리에 앉은 선생님은 나를 보며 말했다.

“그나저나 작사를 배워본다고?”

“벌써 들으셨어요?”

“다이애나한테 들었네.”

“뭐..... 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취미 생활로만요.”

그 말에 선생님은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

“자네가 저번에 적은 가사를 봤을 때 솔직히 잘 적었다고는 생각하네. 다만, 너무 소설 작가의 시선으로 가사를 적어서 어려움을 느꼈을 거야.”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취미 삼아 한다고 해도 그런 새로운 배움과 지식은 자네를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을 걸세. 그 녀석도 그랬으니까.”

“.....에드월 홈즈 작가님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 그 녀석도 글이 안 써지거나, 자신의 글을 탈바꿈하려고 할 때 여러 가지 방면으로 도전했으니까.”

에드월 홈즈가 만든 노래는 아직까지도 추억을 찾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 머물러 있었다.

미국인들이 그를 좋아했던 이유는 그가 미국의 문화 인식을 높여주었기 때문인데, 그가 적은 노래와 시, 영화 시나리오나 드라마 시나리오 등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취미도 좋지만, 그래도 열심히 한 번 해보게나. 자네의 글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가져다줄 수 있으니.”

“......네!”

에드워드 선생님이 저렇게까지 말해주니 가벼운 마음으로 깔짝깔짝 배워보려던 마음이 사라졌다.

‘여러 가지 작품을 경험한다라......’

재미는 있을 것 같았다.

어차피 휴식을 취할 겸 시간이 있었으니 여러 가지 작품을 경험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다.

“마그누스 녀석한테 연락 왔는데 1월에 [사막의 전갈] 시사회를 진행한다고?”

“네. 저도 초대받았어요.”

“당연하지. 작품의 원작자 녀석이 안 가면 되나...... 아무튼 이후에는 계획이 어떻게 되나?”

“뭐 별거 없겠죠? [블랙 & 월드] 2부와 [리턴 패션 디자이너] 2권을 적어야죠. 그 사이에 다이애나한테 가사를 적는 법도 천천히 배워보고요.”

그 말에 선생님은 미간을 찌푸리셨다.

“[리턴 패션 디자이너]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그건 지금 어떻게 되고 있나?”

“아직 정해진 건 없어요. 월드 미션 컴퍼니에서 계약하자고는 하는데 조금...... 그래서요.”

“하긴, 그런 글은 미션 컴퍼니하고 어울리지 않지.”

“하하. 역시 그렇게 생각하시죠?”

그 말에 조용히 있던 다이애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저도 그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정말 많이 울었어요.”

다이애나가 제임스 소설에 푹 빠지게 되었을 때. SNS에 올라온 글을 보고 서둘러 웹소설 사이트로 가서 [리턴 패션 디자이너]까지 읽었었다.

고작 책을 읽은 것뿐인데도 그날 하루는 너무도 우울했고, 그럼에도 다음 편이 기대가 됐다.

처음 만났을 때 한 말이 [리턴 패션 디자이너]의 주인공이 언제 행복해지냐였을 정도로, 제임스가 쓴 책들 중에서 1, 2위를 다툴 정도로 좋아한다.

“그때 너무 울어서 그때만 생각나면 아직도 코가 찡해요. 얼른 다음 권이 보고 싶어요.”

“곧 볼 수 있을 거예요. 원래는 이번 주에 적으려고 했는데 휴식 기간 채우고 다음 주부터 적을 거예요.”

“그럼 벤자민은 행복해지나요?”

“하하..... [리턴 패션 디자이너] 독자님들은 항상 저한테 그 말을 하더라고요. 정답은 저도 모른다에요.”

그 말에 에드워드는 미간을 더 찌푸리며 말했다.

“더럽게 쩨쩨하네. 그냥 말해주면 될 것을.”

“할아버지! 작가님은 스포 하면 재미없으니까 더욱 큰 재미와 감동을 주시려고 저런 말씀을 하시는 거잖아요! 그런데 쩨쩨하다고 하면 안 되죠! 할아버지도 영화 스포를 본 다음에 영화를 보면 싫어하시잖아요!”

다이애나의 큰 소리에 선생님은 황당한 듯하다가 이내 나한테 슬쩍 사과의 말을 건넸다.

“......그래. 미안하네.”

“하하. 아니에요.”

아무리 선생님이라도 다이애나는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렇게 차를 타고 이야기하며 집을 가는 와중에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삐리리리리~♪

‘누구지?’

발신인을 확인해보니 에밀라였다.

“우리는 신경 쓰지 말고 전화 받게.”

“죄송해요.”

“죄송할 게 뭐 있나. 자네 차인데.”

정확히는 아빠 차지만 일단 나는 갓길에 차를 주차하고 전화를 받았다.

“오랜만이에요. 에밀라.”

-아! 작가님! 오랜만에 연락드려요!

에밀라하고 전화 통화하는 건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았다.

-늦은 밤에 연락드려서 죄송해요. 그런데 이건 작가님한테 알려야 할 것 같아서 연락드렸어요.

“괜찮아요. 말씀해주세요.”

-네! 아. 혹시 휴식 기간이 언제까지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이번 주 일요일에 Live 방송이 있으시니까요.

“음..... 다음 주 월요일이나 집에 갈 것 같긴 해요.”

-작가님이 방송하는 시간이 주말 그것도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시간대라서 시청자분들이 몰리거든요. 그쪽에서 방송하시는 건 어떠실까요?

“그건..... 한 번 생각을 해봐야겠네요. 근데 프렌이 없이 방송이 가능할까요?

-충분히 가능해요. 프렌이 매니저들과 작가님의 집에 가는 이유는 어려운 게 있어서 그런 건 아니거든요. 조금 더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함인데 어차피 매니저니까 악플은 그쪽에서 알아서 잡아 줄 거예요. 그리고 방송을 하실 때 이슈가 되는 말들은 피하시고, 자극적인 채팅도 피하고, 카메라 세팅은.....

“그건 해줄 사람이 있어요.”

-네! 핸드폰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니까요!

“그럼 일요일에 해볼게요.”

누나도 있고, 이사벨도 있고, 다이애나도 있으니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

-그리고 다음 건인데요..... 이것 때문에 연락드린 거예요.

“말씀하세요.”

-[리턴 패션 디자이너]를 드라마로 제작하고 싶다는 분이 나타나서요.

“갑자기 드라마요....?”

-네. 저도 놀랐어요.

“솔직히 영화보다는 드라마가 더 끌리기는 하네요.”

-그렇죠?

“네.”

[리턴 패션 디자이너]는 웹소설이기 때문에 매화 긴장감 있는 마무리를 끝으로 다음 화가 기다려지게 만들었다.

그렇기에 영화보다는 드라마로 제작되는 게 확실히 더 재밌으리라.

“그런데 어디서요?”

-그것 때문인데요..... 넷마이너스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판권을 구매하고 싶다고요.

“넷.....마이너스?”

세계 1위 OTT이자 갑오징어 게임을 진출시킨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터넷 제작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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