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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촌놈인 줄 알았는데 천재작가였다-203화 (202/216)

203화. 공개

Live 방송이 시작되고 많은 사람들이 내 주위에 있는 지인들을 알아봤다.

특히 루이나 누나 같은 경우는 에틀렌타의 유명 극장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이었다 보니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다.

그 외에는 딱히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힐다도 가끔 알아보는 시청자가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튼 내 지인들에 관한 관심보다는 지금까지 나한테 일어났던 여러 가지 일에 더 관심을 가졌다.

-뉴베리상 축하드려요!

-그렇게 소감문을 빠르게 말하신 수상자는 처음 봤어요!

-형. 뉴베리상 축하해!

우선 뉴베리상에 대한 축하한다는 시청자들이 줄을 이었다.

“하하. 고마워요. 저번 주에 방송 못 해서 타박을 들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환영해주실 줄 몰랐어요.”

-뉴베리상 축하는 축하고, 그나저나 그때 아무런 공지도 없이 방송 왜 안 한 거예요?

-맞아요! 공지라도 해주셨어야죠! 한참 기다리고 있었단 말이에요!

-맞다! 뉴베리상 때문에 깜빡하고 있었네? 저번에 왜 방송 안 했어요!

-우우! 제임스는 해명하라!

-저번에 못 했던 방송도 오늘 하라!

-고작 1시간이 뭐냐! 적어도 4시간은 방송하라!

-줄리어드 스쿨 강연 피로 때문에 이해하려고 했는데 그래도 공지 하나 없는 건 너무한 것 같아요!

시청자들의 항의에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하지만 다음으로 들려오는 말에 주위에 있던 일행들과 시청자들마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하하 죄송해요. 제가 영감을 받고 한 번 빠지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빠지거든요. 깜빡하고 있었어요.”

영감을 받았다는 건 글을 썼다는 의미였기에 시청자들과 일행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영감? 무슨 소설 쓰셨는데 영감에 빠지셨어요?

-[드래곤 마스터 2부]하고 [사막의 제국 2부]는 곧 출판 소식이 있으니까 아니겠고.

-[블랙 & 월드 2부]도 아닐 거 아니야?

-그럼 뭐지? 설마 [일곱 개의 죄악]인가?

사람들은 궁금해했고, 제임스가 약간 우물쭈물 말을 아끼는 것 같자 서둘러 답을 원했다.

「[Agatha B] : $ 1,000

얼른 알려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barbara] : $ 100

새로운 신작인가요? 네? 빨리 말해주세요! 빨리요!」

「[Me Cherry] : $ 500

어떤 소설인가요?」

.

.

.

.

답을 원하는 후원금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하자, 본래 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제임스는 어쩔 수 없이 조금만 알리기로 했다.

“자자. 알려드릴 테니까 후원금 그만 보내세요. 이러다 집 하나 사겠네요.”

-작가님 집 필요하세요? 뉴욕 맨해튼에 제 소유 아파트가 있는데 빌려드릴까요?

-애틀랜타에 오실 일 없으세요?

-저희 집은 어떠세요? 제가 나가면 되요!

-제 소유 호텔에 장기 투숙도 가능해요. 다만 사인 하나하고 양장본 하나만 주세요.

“......진짜 사겠다는 말은 아니고요. 아무튼.”

시청자들을 더 이상 기다리게 할 수 없었기에 신작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일단은..... 신작이에요.”

-너무 바쁘지 않아요? 저는 다른 것보다 [사막의 전갈 2부]에 관한 이야기였으면 했는데 아쉽네요.

-[사막의 전갈 2부] 공약도 지켜야죠? 그런데 신작이라니요?

-이미 너무 많이 쓰고 있잖아요! 현기증 나게 하지 말고 신작 말고 다른 거 먼저 집필해주세요!

“음..... 하하. 일단 다른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신작부터 말씀드릴게요.”

하긴, 내가 생각해도 너무 많이 일을 저질러 놓은 것 같기도 했다.

“우선 이번 신작은 이미 전부 적어놓은 상태에요. 브록스를 생각하자 문득 떠오른 영감을 지울 수가 없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라고 말하는 게 좋겠네요. 참고로 장르는 그냥..... 성장 일상물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거예요.”

-이미 다 적었다는 건 출판사도 선택했다는 건가요?

“네. 빌에이든 미디어하고 어울리는 소설이었거든요. 월요일에 확답이 오겠죠.”

-신작 이름이 뭔가요?

“변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인피니티 라이프]라고 지었어요.”

-무슨 내용이기에 제목이 휘황찬란하냐......

-출판 예정일은요?

-무슨 내용인지 살짝만 더 말해주실 수 없을까요?

-브록스의 과거와 관련된 일인가요?

-설마 아픈 아이가 나오나요?

-조금만 더 말해주세요! 제발요!

“하하. 그건 출판된 책을 보고 판단해주세요.”

-히잉..... 아쉽네.

-조금만 더 알려주시지.

“하하. 죄송하네요. 그보다..... 음. 오래간만에 방송해서 그런가 제 방송도 많이 달라졌네요.”

채팅 중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국가의 언어가 적혀 있었다.

그중에는 한국어도 있었고, 스페인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까지 적혀 있었다.

“아시아 쪽은 지금 저녁 아닌가? 아무튼 제 방송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그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보러 와 주셔서 고마웠다.

“오늘 추천할 책은..... 바로 이겁니다. 식당에서 추천을 하는 게 정답인지 모르겠네요. 하하.”

나는 가지고 온 책을 꺼내 들었다.

-아. 이거.

-오래간만에 신작을 추천하시네요?

-이거 저 읽어봤어요. 조금 내용이 애매해서 주춤거렸었는데.

“[잃어버린 악의]라는 책이에요. 신작이다 보니 그렇게까지 부연 설명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굉장히 우울한 분위기에서 시작한다는 점만 말씀드리고..... 웃차.”

전부 밥을 다 먹었는지 내 방송을 지켜보고 있었기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산하고 나가죠. 오늘은 저번에 하지 못했던 방송까지 이어서 하도록 해요.”

-와아! 작가님이 무슨 일이래? 저번에는 방송 안 해도 1시간만 하더니만.

-그보다 고향을 공개하신 이유가 뭐예요? 물론 어딨는지 알고 있었지만요.

“천천히 말씀드릴게요.”

우리는 식당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

식당이 있는 곳은 시내였기에 주위를 돌아다니기 좋았다.

물론 놀거리가 그렇게까지 많은 건 아니었지만, 카페도 있었고, 술 마실 펍도 있다 보니 옆 마을에서도 이곳 시내로 자주 오는 편이었다.

‘오랜만에 왔는데 변한 게 없네.’

뭐. 내가 방송을 전문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 보니, 스마트폰 봉이 아닌 손으로 들고 다녀야 해서 주위가 엄청 흔들거렸다.

하지만 나는 걸으면서 말을 멈추지 않았다.

“아마 저희 고향에 대해 이미 많은 분들이 들으셨을 거라 생각해요.”

-카페에 올라와 있더라고요. 카페 관계자분들이 서둘러 지우기는 했지만.....

-이미 많이 퍼진 상태라서 답도 없죠.

-아니 아무리 아는 사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고향에 주소까지 까발릴 줄이야......

“뭐. 그것 때문에 오늘은 제가 자주 가는 식당이나 카페에 대해서 소개 좀 할 겸 나오기는 했지만, 일단 몇 가지 주의는 좀 해주세요.”

이미 밝혀진 거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으니 조금의 선 정도는 지켜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우선 저는 고향에 관해서 알려지지 않기를 바랐어요. 시골 생활을 좋아하는 부모님이다 보니 저와 함께 LA로 가는 걸 싫어하셨거든요. 그 때문에 제 고향이 조용해졌으면 좋겠어요. 하하 물론 시장님 생각은 조금 달랐던 것 같지만요.”

-하긴, 아무리 작가님이 좋다고 해도 너무 찾아가는 건 아닌 것 같기도 하죠.

-내가 몬태나주 시장이면 이미 작가님 마을에 동상 세웠는데

-안 그래도 동상 세운다고 말이 나오긴 했죠. 마을을 관광단지로 만들고 싶다고 말하신 적도 있으시고.

“저도 고향이 떠들썩해지는 걸 원치 않아요. 쉬고 싶어서 찾아오시는 분도 있으시니까요. 거기에 온다고 할지라도 저를 만날 확률은 극히 적을 거예요. 제가 항상 이곳에 있는 게 아니니까요.”

-하긴, 그것도 그렇죠.

-그래도 작가를 꿈꾸는 사람으로선 한번 가보고 싶긴 해요.

-작가님이 보았던 환경, 느꼈던 시각, 맡았던 냄새 같은 걸 공유하고 싶어요.

-작가로서 한 번은 찾아가고 싶은데 숙박시설이 안 좋다는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막상 가보면 볼 것도 없다고.

“맞아요. 막상 와도 진짜 볼 거 없어요. 참고로 여기가 시내인데 볼 거 없잖아요? 계속 같은 말만 해서 죄송한데 와도 할 거 없어요.”

-작가님을 볼 수만 있다면 세계 어디든 갈 자신은 있는데..... 볼 수 없다면 굳이 갈 필요가 있나?

-그래도 작가님이 자라왔던 환경을 볼 수 있는 건 큰 행운이긴 하잖아?

내 말에 찬반 채팅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오신다고 해도 말리지는 않을게요. 자.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시내나 구경하죠.”

***

방송이 끝이 나고 우리는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가기 전에 마트도 한 번 들러 간단한 먹을거리를 사고 왔다.

집 앞에 내린 나는 신디와 힐다를 보며 말했다.

“공모전에 낼 소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셨죠?”

“네.”

“그것 때문에 이곳에 왔으니까요.”

“공모전에 낼 소설은 아무래도 공평성이 중요하니까 봐주지 못해요. 다만, 일반적으로 낼 소설은 제가 봐줄 수 있으니 물어보러 오셔도 괜찮아요.”

그 말에 신디와 힐다의 눈빛이 반짝였다.

“저, 정말이요?”

“물론이죠. 제시카 친구기도 하고, 글로리아님은 평소에 존경하고 있었으니까요. 다만 공모전에 낼 소설은 절대 안 돼요. 알겠나요?”

“네!”

“감사합니다!”

신디와 힐다는 웃는 얼굴로 제시카와 함께 고모부네 집으로 돌아갔다.

루이나 누나는 돌아가지 않고 방긋 웃으며 말했다.

“그나저나 방송에 정말 익숙해진 모습이네?”

“그렇게 보여?”

“응. 딱히 챙겨보지는 않지만 오늘 하는 거 보니까 시청자들하고 소통도 잘하고, 무리한 내용은 말하지 않고 잘하던데?”

“다행이네.”

“나도 이만 들어갈게. 참. 너 LA에 계속 살 거야?”

“응?”

그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LA에 계속 산다라.....’

솔직히 이유는 없었다.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이유가 빌에이든 미디어와 누나가 사는 곳에 가까워서기도 하지만, 솔직히 어디에 살든 이유는 없었다.

‘오히려 집을 옮겨야 한다고 생각까지 했지.’

고향 집이 사람들한테 알려졌다는 말에 아빠와 엄마를 데리고 집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까지 하였다.

다행히 아직까지 별일 없었고, 거기에 방송으로 어느 정도 말을 해놨다 보니 조금은 더 지켜볼 생각이었다.

“모르겠어. 근데 딱히 어딜 가든 상관없어서 당분간 살 것 같아. 그런데 왜?”

“아니 그냥. 집에 돌아오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음..... 솔직히 그 마음도 있긴 하지.”

LA에 있을 때보다 집에 있을 때 확실히 머리가 잘 굴러가기는 한다.

“그래도 아직은 LA에 있으려고.”

“그래? 알았어. 이제 그만 집에 들어가 봐.”

그 말을 마지막으로 누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우리도 들어가자.”

“네!”

집안에 먹을거리가 없다 보니, 중간에 마트에 들려 사 온 간식거리들을 잔뜩 들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로 가자 소파에 앉아 있는 아빠와 엄마와 함께 캐서린이 있었다.

무언가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우리가 들어오자 시선이 바뀌었다.

“무슨 일 있어요?”

“뭐.... 별거 없었다.”

“그래요? 흠..... 네.”

나는 마트에서 구매한 음식을 주방에 가져다 놓으며 캐서린한테 말했다.

“너도 공모전 참가하냐?”

“아니? 차기작도 제대로 정하지 못했는데 무슨 공모전이야? 아! 맞다! 차기작 가져왔는데 봐줘!”

“그래.”

나는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며 캐서린이 내미는 USB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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