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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친구에 미친놈-15화 (15/39)

〈 15화 〉 소꿉친구에 미친놈­14

* * *

"다녀왔어."

"벌써 돌아왔니?"

"벌써는 뭔 벌써야······ 몇시간이 지났는데."

"밥은 먹었어?"

"응. 먹었어."

나는 피곤한 몸을 거느리며 침대에 풀썩 누웠다.

"왠지 오늘따라 훨씬 더 피곤하다고······."

평소에 밖에 안나가서 그런가······

서점에서 양 옆에 쌍으로 착 달라붙어서 그런지 몸이 뻐근하다.

위잉··· 위잉···

"······또 뭐야···?"

하아······ 귀찮다.

움직이기도 싫은데.

보나마나 누나가 보낸거 아니냐. 잘 돌아갔냐고.

"읏쌰···!"

······?

······한소윤 문자다.

또 문제 물어보기만 해봐라.

보니까 알람이 20개나 와있다.

얼마나 급하길래······

"오빠! 오빠! 지금 어때? 둘이서 싸우진 않냐고!! 왜 답을 안해?"

······

······우리가 하도 걱정됐나 보네.

이걸 어떻게 답변을 해야 할까······

"별일 없어. 재밌게 놀다가 다 돌아갔다."

위잉··· 위잉···

"진짜 별일 없는거지? 진짜지?"

"없어. 진짜."

위잉··· 위잉···

······이번엔 전화다.

하아······ 애가 뭐이리 관심이 많아. 그냥 놀고 왔다는데.

"여보세요···─"

"오빠! 진짜 별일 없어?"

"아, 없다고! 없다는데 왜 그래?"

"······없는거 맞지···?"

"응. 끊는다."

"······정윤이는 회장이 서점까지 찾아갔다는데?"

"······뭐?"

······시발.

······소윤이가 먼저 정윤이한테 물어보고 나한테 온거야···?

하아······ 둘은 언제 또 전번을 공유한 거야······

"······정윤이한테 들었어···?"

"······응. 서로 껴안았다고······."

"······껴안은 것 까진 아니고······."

어휴······ 정윤이 얘는 그걸 왜 말해서······

괜히 오해만 받게 생겼네.

"그냥 그런일도 있는 거지. 아무문제 없으니까 신경 꺼."

"······알았어. 월요일에 봐."

뚝─

······근데, 존나 좋았지?

양 옆에 쌍으로 미녀 둘이서 달라붙을 줄이야.

심지어, 아무리 6학년이라 해도 그 정도 발육은······

극락이 따로없네.

"아오······ 피곤해······그냥 자야지······."

────────────────

"······."

애니만 몰아서 보다가 주말이 다갔다.

"하아······또 이 지긋지긋한 학교······."

초등학교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학교는 학교다. 좆같다.

────────────────

"하암······."

"잘 잤어?"

"으응······."

이젠 일상이 됐다.

항상 학교갈 때면 이 골목에서 만나는 신정윤.

이제 나름대로 친분이 엄청 쌓인 기분이다.

고딩때는 전혀 상상도 못했 던 그림이지.

"······있잖아. 너 소윤이한테 그건 왜 말한 거야···?"

"어······ 뭔 말?"

얘 이거 모른 척 하네.

"······서점 일."

"어······ 어떻게 안거야···?"

"소윤이가 말해주더만. 걱정된다고."

"······."

정윤이가 미안하다는 듯이 몸을 배배 꼬며 얼굴을 붉힌다.

"아,아니······ 계속 물어보면서 이상한 행동이라도 말해달라니까······."

"하아······ 진짜 걘 답이 없네."

후배란 애가 소심한 선배한테 계속 물어봐서 답이나 얻어내고.

하아······ 그냥 좀 놀러간게 뭐 어때서.

"안녕······하세요······."

"······."

"······."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골목에서 소윤이가 튀어나왔다.

"저······ 진짜 괜찮으세요···?"

"아니, 진짜 괜찮다니까? 재밌게 논 거야. 이상한 생각 하지마."

"헤헷, 그렇다면야······."

"······."

다행히 안심하고 넘어가는 눈치였다.

······껴안은건 여전히 이상하게 보는 것 같지만······

······

······어색해···!

왜 이리 어색하지···?

소윤이도 평소와는 다르게 입을 꾹 닫고있다.

이 공기도 멈춘듯한 고요함 속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튀어왔다.

"으,으왓! 비켜비켜!"

"으아악!"

쾅!

"으으······ 또 뭐야······."

"아으······ 아파라······."

"괘,괜찮아요!?"

아오 씨발······

이 향긋한 샴푸향기를 맡아보니 분명히 이채륜이다.

처음 만났을 때엔 이렇게 만났었지······

······추억돋네. 2주밖에 안지났는데도.

"왜,왜 뛰어와서 박는거야!"

"니가 안피해서 그런 거야!"

"언니······ 왜 뛰어온거야···?"

"느,늦은거 아니야?"

"딱히 늦은건 아닌데······."

"······시계가 늦은건가?"

잠깐······ 나 아프다고······

정신은 고딩인데도 불구하고.

머리에 정통으로 맞아서 더럽게 아프다.

잼민이라도 머리에 박으면 아프다.

────────────────

"그럼, 점심때에 봐요."

"응. 이따보자."

"아직도 아파······."

"남자가 그런걸로 엄살은."

"너 그거 위험한 발언이야!"

"하아? 더 패주랴?"

"자,잠깐. 아냐아냐. 미안."

잼민이한테 주먹으로 쎄게 맞아도 안아픈데.

이상하게 얘가 패는건 아프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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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존나 크네······."

"새꺄! 일어나! 밥먹을 시간이라고!"

퍽!

"아야! 작작좀 때려라······."

"잠꼬대 잘 들었다~"

"······뭔 잠꼬대."

"가슴 만지는 꿈 꾸니까 그리 좋아?"

"······으아악!"

"······밥이나 먹으러 가자."

"으,으응······."

정윤이가 와서 우리를 중재시킨다.

한동안 대선배 때문에 얀데레가 잠들었나 싶었는데.

또 전의 눈빛이 돌아왔다······

그래도 이 정도면 뭐.

많이 나아졌지.

전에 자기만 바라보라고 할 때 보다는······

────────────────

"우음··· 맛있다."

"그리 맛있는진 모르겠지만······ 배만 채우면 그만이죠."

"안녕 얘들아! 여기에 앉아도 돼?"

"어······ 네. 그러세요."

"······에?"

"어어······."

"······."

······괜히 수락했나···?

맛있게 먹고있던 소윤이와 채륜이가 한 순간에 표정이 싸늘해졌다.

······엄청 시끄러웠던 분위기가 시간이 멈춘 듯 겨울이 되었다.

평화로운 일상 같았는데······

"어머? 전교회장이라고 무서워 할 거 없는데······."

"딱히 무섭진 않아요······."

소윤이가 침묵을 깨고 대답했다.

"그럼, 왜 이렇게 조용할까?"

"으으······."

"우리 셋이선 같이 놀러도 나갔는데~"

"으,으왓!?"

예민이가 또 나한테 달라붙었다.

······주변 반응이······

······다들 눈을 화등장만하게 뜨고 쳐다보고있다.

······존나 좋은데, 이런 사람 있는데선 좀······

"저,적당히좀 해요···!"

"에? 싫은거야?"

"사람도 있는데······."

"알았어 알았어."

······채륜이랑 소윤이는 몸이 굳었고.

정윤이는 내 시선을 계속 회피하려한다.

다 좋은데 제발 이 누나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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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너희들은 이런 도서관에 있는 거야?"

"네······ 딱히 놀 데가 없으니까요······."

1주전까지만 해도 많이 왔었는데.

요즘엔 워낙 일이 좀 많아서 못왔다.

뭔가 오랜만에 오는 느낌이다.

"으음······ 음냐······."

······또 채륜이는 자고있다.

여전히 정윤이는 내 시선을 회피하고 있고.

소윤이는 계속 힐끔힐끔 보고있다.

······계속 나한테 달라붙는 이 누나를······

"으음······ 이런 글많은건 재미없는데."

"알았으니까 여기선 좀 떨어져요······."

"흐응······."

────────────────

"그럼, 이따보자~"

"예······."

드디어 돌아갔다.

······기다렸다는 듯이 소윤이와 채륜이 둘이서 엄청 달려든다.

"이 미친 새끼야! 스킨십도 적당히 해야지!"

"뭔 스킨십이야! 뭐 사귀는 줄 알아?"

"오빠, 이번엔 좀 심했다구요······."

"······."

나도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아나.

단둘이 있을 때만 원하는데······

────────────────

"일어나! 빨리! 집가자!"

"으으······ 알았다고······."

"빨리 가자."

"······너는 또 왜···?"

이번엔 조용히 있던 정윤이까지 와서 빨리가자고 재촉한다.

단체로 애들이 왜이러는거야?

"왜,왜 이렇게 급해?"

"빨리 안가면 그 미친년이 온다고!!"

회장이랑 만나기 싫은거구나.

······이해해.

"현준아! 같이 가자~"

"우으······."

"······."

······왔다.

────────────────

"현준아! 바로 집 갈거야?"

"네······그래야죠······."

"그럼 나랑 이따 편의점에···─."

"야! 박현준! 피방가자!"

"······뭐?"

채륜이가 그동안 닫고있던 입을 열며 내뱉었다.

······피방?

······자주 가는 편이였지.

"어······ 너희들 피방도 가니?"

"이 언니가 좀 많이가긴 해요······."

"회장님도 같이 가죠!"

"으음······ 나도 게임 하긴 하는데······."

······채륜이가 참다참다 내뱉은 것 같다.

이 누나를 좀 떼어낼려고 그런 거려나···?

────────────────

"으갸악!"

"거기서 들어가면 어떡해요!"

······채륜이와 예민이쪽이 엄청 시끄럽다.

서로 뭐하냐고 시끄럽게 떠들어댄다.

"CS좀 건들지 마요!"

"니가 다른라인으로 가라고!"

그때, 소윤이가 나에게 조용히 말을 걸었다.

"오빠······ 저 둘 왜저래요···?"

"어······ 서로 몰입하나봐."

채륜이는 알고있었는데.

쟤까지 저럴줄은 몰랐다······

진짜 의외인데.

저렇게까지 몰입해서 할 줄은······

"으아악! 언니가 똥싸서 졌잖아요!"

"왜 내 탓이야? 포지션이나 잘 잡던가!"

"그,그만 싸워······ 어차피 게임이잖아?"

"이겨야 게임이거든?"

"그럴거면 차라리 둘이서 1대1이나 해요!"

"······그럴까?"

······?

"1대1 떠!!"

"지면 빵 사와라?"

"······."

채륜이가 이젠 반말까지 꺼낸다.

서로 완전 흥분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방어적인 태도로 돌변한다.

"······우린 어쩔까요···?"

"······정윤아. 3인큐 들어와라."

"······응."

────────────────

"하하핫! 자! 이걸로 21대 17!"

"1판 더 해!"

"어차피 못 뒤집어요~ 빨리 가서 콜라나 4개 사오세요!"

저녁이 될 때까지 우리는 계속했다.

특히 저 둘은 엄청 열정적으로······

"저······ 이제 슬슬 돌아갈 시간이에요······."

"에···? 벌써?"

"으으······ 내일 또 떠!"

"그러죠 뭐~ 대선배가 후배한테 쳐발리네요?"

"아오···!"

"하아······."

······이번에 알아낸 사실이 있다.

전교회장에 누나처럼 행동해도, 어차피 잼민이는 잼민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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