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 소꿉친구에 미친놈37
* * *
"오빠···! 괜찮아요!?"
"야옹."
나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정수리에 찡한 고통이 밀려왔다.
고양이가 내 옆구리 위에 올라탔다.
"으으······ 죽일 거야······."
"먀아."
고양이는 바닥으로 달아났다.
소윤이가 내 어깨를 붙잡았다.
"오빠! 괜찮아요!?"
"괜찮아 보이냐······."
나는 손바닥을 확인했다.
다행히 피는 안났다.
······좆냥이 이 씨발 새끼.
나는 바닥으로 자빠졌다.
"이새꺄···!"
"먀앙!"
나는 고양이의 몸통을 붙잡았다.
"죄송해요!! 제가 관리를 못 해서···!"
소윤이가 내 팔 안으로 침투했다.
소윤이는 잽싸게 고양이를 채갔다.
침대 위엔 노트북이 널브러져 있었다.
"존나 아파······."
"죄송해요······."
소윤이는 내 머리를 주물렀다.
작은 손바닥이 정수리를 지압했다.
"······방송은?"
······다 들린 거 아냐···?
나는 노트북 화면을 바라봤다.
'방구뀜? 리틀보이 터지네ㅋㅋ'
'갔지? 나 밴 풀어 줘 썅년아'
······다행히 안 들렸나보다.
"으와앗···! 터졌나?"
소윤이는 노트북을 들었다.
그리고 헤드셋 코드를 응시했다.
"고장은 안났네요······."
소윤이는 헤드셋을 다시 연결했다.
"죄송해요! 고양이가 달려들어서······."
'아ㅋㅋ 죄송하면 도게자 박어."
'비명 존나굵네ㅋㅋ'
'평소목소리 왤케 굵음?'
"내 목소리가 뭐 어때서!?"
소윤이는 버럭 내질렀다.
"야옹."
"······너 마침 잘됐다."
나는 고양이를 꽉 붙잡았다.
나는 선반에 놓인 약을 집었다.
뚜겅을 돌리고 상처에 발라줬다.
"야옹······."
"니 땜에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아?"
고양이는 꼬리를 흔들었다.
"······시참? 수급할까?"
소윤이는 손뼉을 짝짝 쳤다.
"그럼 안해? 왜에······."
소윤이는 머리를 키보드에 떨어뜨렸다.
소윤이는 뒷목을 문질렀다.
"······화장실 좀."
소윤이는 헤드셋을 벗었다.
소윤이는 나에게 살금살금 기어 왔다.
"약 발랐어."
"어······ 고마워요."
소윤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윤이는 옆의 수납장을 열었다.
잠시 후, 그녀의 손에 또 다른 노트북이 집혀왔다.
"오빠, 부탁 하나만···?"
"뭐."
"합방 가능해요?"
소윤이는 노트북을 내게 건넸다.
"······야. 난 인방 안 한다."
"그거 말고······ 약간 시참?"
"난 니 방송 안보는데."
"그냥 같이 게임만 하면 돼요!"
······난 약 발라주러 온 거지. 게임할 건 아닌데?
"그냥 니가 시참해도 될 거 아냐. 왜 나한테 해 달래?"
"저한테만 참여를 안해요······."
······그게 가능해···?
나는 노트북을 받았다.
"그냥 하던 거 하면 돼요! 고마워요!"
소윤이는 고개를 푹 숙였다.
······내가 왜 이걸···?
나는 소윤이 옆에 앉았다.
"······여기 앉게요?"
"그럼 어디에 앉냐."
나는 방송노트북 옆에 노트북을 놓았다.
전원을 켜고 게임에 접속했다.
"님들! 시참 할게요!"
'회장님임?'
'아ㅋㅋ 그 똥겜 왜함?'
소윤이의 노트북에 도네가 띄워졌다.
나는 메모장을 켰다.
'언제 해?'
나는 글을 적고 창을 마구 돌렸다.
'지금 갈게'
소윤이도 메모장으로 답했다.
"님들! 어제 쏜 분이에요!"
소윤이가 크게 외쳤다.
소윤이는 메모장에 타자를 쳤다.
'마이크 켜 괜찮아 자연스럽게'
······싫은데?
나는 턱을 손바닥으로 받쳤다.
······그래. 말 안 할 거니까.
나는 마이크를 켰다.
"하이요."
"유하!!"
소윤이는 텐션을 높여 화답했다.
······내가 아는 소윤이의 모습과 달랐다.
우리는 곧바로 랭겜을 돌렸다.
"오빠, 스피커로 할게요?"
소윤이가 헤드셋을 벗고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윤이는 헤드셋의 코드를 뽑았다.
'^^1발 금발태닝이라고 아ㅋㅋ'
뽑자마자 기괴한 할아버지 소리가 울렸다.
"나가."
소윤이는 마우스를 꾹꾹 눌렀다.
나는 원딜을 골랐다.
소윤이가 서포터로 함께했다.
"회장님, 혹시 걸프렌드는 있으신지···?"
소윤이는 고개를 내게 돌렸다.
소윤이의 눈이 끔뻑거렸다.
······말 하라고?
"없는데······."
'아 이년 또 작업거네ㅋㅋ'
'듀오하고 같이 다2빙 하는거다?'
방송에 도네가 연달아 밀려왔다.
소윤이는 깔깔 웃었다.
chaeryun111(야스오):용 시야좀 잡아봐요
gksthdbs69(유미):니 유미 청년ㅋㅋ
'와드싸개가 일을 못 하네ㄹㅇㅋㅋ'
'아ㅋㅋ 후장에 와드 낀거라고ㅋㅋ'
우리는 계속해서 압박당했다.
"아 오라고!!!!"
gksthdbs69(유미): 쉬바나 생존
gksthdbs69(유미): 쉬바나 생존
gksthdbs69(유미): 쉬바나 생존
gksthdbs69(유미): 쉬바나 생존
gksthdbs69(유미): 쉬바나 생존
gksthdbs69(유미): 쉬바나 생존
소윤이는 크게 내질렀다.
'저거 억까네'
'뷰지를 대라고 아ㅋㅋ'
'라면 끌여 온나 불어터지면 서렌이다'
소윤이는 혼자서 신나게 떠들었다.
나도 뭔가 멘트를 쳐야겠지만······
"······시팔 저 면상 초음파 좆박은 게."
······아차.
나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내뱉었다.
······좆된 거 같은데···?
"초음파요?"
소윤이는 괴걸스럽게 웃어댔다.
'회장 좀 치노ㅋㅋ'
'드립력 완두콩보다 낫네ㄹㅇㅋㅋ'
도네가 연달아 울려 퍼졌다.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이대로만 하자.
나는 소윤이보다 더 말을 이어갔다.
"연패각 씨게오네. 전립선 아른거린다."
'존나 와인을 똥꼬로 먹누ㄹㅇㅋㅋ'
'유미는 아무것도 몰라'
도네가 바로 울려왔다.
수위가 높은데, 높아서 더욱 웃겼다.
서로 소통하는 건 정말 재밌었다.
나는 소윤이와 같이 키보드를 마구 두들겼다.
"아니 어떤새끼가 전적에 이퀄 싸질렀지?"
소윤이가 탄곡했다.
소윤이는 내 어깨에 머리를 팍팍 박았다.
'니가 선택한 듀오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소윤이는 내 어깨를 감싸 안았다.
소윤이의 눈살이 접혀 들어갔다
양 볼에 보조개가 띄워졌다.
······괜찮겠지.
"방송 끝. 내일 봐."
'수급 안하네 개꿀ㅋㅋ'
'이분 산부인과 가신답니다'
소윤이는 노트북을 덮었다.
고양이가 폴짝 올라왔다.
"야옹."
"그래······ 끝났어······."
소윤이는 고양이를 안았다.
소윤이는 내 무릎에 누웠다.
"······애들이 선을 넘네."
"이 정도면 좋은 거에요······."
소윤이는 한숨을 푹 쉬었다.
"······개빡쳐."
"이제 푹 쉬어."
나는 소윤이의 이마를 두드렸다.
소윤이의 입술이 기껍게 찢어졌다.
"······오빠, 부탁하나만."
"작작해."
소윤이는 깍지를 꼈다.
"저······ 우결하면 안 될까요···?"
"······뭐?"
소윤이는 고개를 들었다.
소윤이의 얼굴이 내 턱 밑까지 올라왔다.
"······그게 뭐야?"
"우리 결혼했어요."
······머리가 멍해졌다.
······결혼하자고?
3명땜에 머리아파죽겠는데.
"······들어가. 넌 좀 자야···─"
"그,그런 뜻 말고···!"
소윤이는 강하게 손사래쳤다.
"방송에서······컨셉질로······."
그녀는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하지 못했다.
"······나 방송 안 할 건데?"
"딱 한 번만 나오면 돼요."
소윤이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방송이 재미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내가 게스트여서.
선 넘는 게 엄청 힘들어 보인다.
······딱 1번?
"······진짜 딱 한 번이지?"
"네!"
"······알았어."
말이 끝나자마자 소윤이는 내 목을 붙잡았다.
소윤이는 내 품에서 들썩였다.
내 승모근이 쭉 당겨 왔다.
"야옹."
"간다. 고양이 좀 잘 챙기고······."
나는 신발을 신고 나왔다.
현관에서 소윤이가 고양이를 안고 배웅해 줬다.
나는 길바닥의 캔을 걷어찼다.
"······우결 쯤이야······."
······머리가 지근거렸다.
────────────────
"엄마, 밥."
나는 정수리를 꾹 눌렀다.
눈곱이 눈에 들어가 따가웠다.
"현준아, 나 정윤이엄마랑 차타고 강변 갈 건데, 같이 갈래?"
엄마는 옷을 차려입었다.
식탁엔 갓지어진 밥에서 김이 피어올랐다.
······정윤이랑 친해서 그런가.
부모님끼리도 많이 친해졌다.
"싫어. 집에 있을래."
"정윤이도 같이 온다는데?"
······사고가 좀 있어서······
만나기 좀 그렇다.
······아니, 그냥 만나볼까?
키스한 상대랑 뭔······
어쩌지···?
* * *